성경 노선도

지금 각종 SNS와 포털, 검색엔진에서 '성경 노선도'라는 이름으로 떠돌고 있는 아래 그림은 원저자가 본인이다. 김 용묵, 즉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개발자가 고안한 것임을 이 자리를 통해 밝힌다.

이것은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철도와 성경이라는 두 분야를 서로 융합해서 표현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 도안을 최초로 떠올리고 만든 건 2006년경이다. 너무 남사스러운 거 같아서 그림에다 딱히 저작권 표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자기가 만들지 않은 작품을 누군가가 자기 것이라고 사칭하는 일은 막기 위해서 최소한의 출처를 알려서 공식 사이트에서 정식 배포하기로 했다.

노선도의 의미는 이러하다.

주황과 분홍 같은 붉은 계열은 신구약 성경의 배경 지식이 되는 기초에 속한다. 구약에서는 모세오경, 신약에서는 복음서이다.

파란색은 역사서이다. 구약에서는 역사서가 모세오경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에스더 구간이 저런 선형을 하고 있는 이유는 시간적으로 느헤미야보다 이전이기 때문이다.

신약에서는 역사서가 사도행전이 전부이며, 이 책은 사복음서 중 당연히 누가복음에서 파생되어 나온다.

자주색은 소위 선지서(대언서)로, 신약에서는 계시록이 유일하다. 구약에서 위쪽은 대선지서이고 아래쪽 호세아부터는 소선지서이다.

사무엘하~열왕기하, 그리고 역대상~역대하는 병렬로 배열되어 있고, 이를 선지서가 수직으로 관통한다. 왼쪽은 다윗 이전이고, 오른쪽은 다윗 이후이다. 그리고 에스라와 그 오른쪽의 책들은 바빌론 포로 귀환 이후의 시간대이다.

다음, 연두색은 문학서이다. 욥기는 창세기 시대에서 파생되어 나온다. 룻기는 역사적으로는 사사기 중간에 속하지만 결말이 다윗의 계보로 끝나는 점을 감안하여 그림과 같이 분류했다. 문학서는 위쪽을 차지하면서 예레미야서와 교차하여 예레미야애가로 끝나게 배치한 것이 특징.

신약을 보면, 사도행전 중간부터 바울이 활동하기 시작하므로 바울 서신서의 노선은 그림과 같이 분기되어 나온다. 시기적으로 사도행전 28장까지 다 끝난 뒤에(로마 감금 내지 그 이후 4차 전도 여행) 기록된 것은 사도행전보다 오른쪽에 놓인다.

데살로니가 서신은 바울 서신들 중 상당히 초기에 기록된 서신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히브리서는 바울 서신과 일반 서신의 경계에 있는 독특한 책이므로 응당 저렇게 배치된다.

즉, 이 노선도는 성경 각 책의 성격, 책이 다루는 연대나 기록된 연대, 그 책이 성경 전체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적당히 시각적으로 나타내면서 책의 66권 배열 순서도 크게 안 흩뜨리려 했다. 사소한 고증 오류가 있을 수는 있으나, 취지는 충분히 설명되었으므로 이 정도면 성경에 대한 시청각 교육에 유용한 자료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아무쪼록 우리 인류에게 성경을 남겨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고, 한국 철도에게 영광 돌리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