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와 승강장의 배치 방식

※ 1번과 2번은, 교통평론가 한 우진 님이 정리한 자료를 또다시 본인의 말로 정리한 것이다.

1. 선로 배선 방식

2. 지하철 승강장의 형태 종류

지하철을 타다 보면 승강장의 형태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승강장이 바깥쪽에 위치하여 한쪽 방향으로만 탈 수 있는 형태가 있고, 중앙에 위치하여 양방향 어느 쪽으로도 탈 수 있는 형태가 있다.

한쪽으로만 탈 수 있는 형태는 ‘상대식’ 승강장, 중앙에 위치한 형태는 ‘섬식’ 승강장이라고 부른다. 상대식은 승강장이 서로 상대하여 놓여 있다는 뜻이고, 섬식은 플랫폼이 선로 사이에 섬처럼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승객 입장에서는 반대편 열차를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섬식이 더 좋아 보인다.

승강장의 형태가 이처럼 다른 것은, 승강장을 선택할 때 역 주변의 지질조건, 역 지상의 도로 폭, 노선의 선형 및 배선 계획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 자세한 내역은 다음과 같다.

단선(1): 선로|폼

지하철은 복선으로 건설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단선 승강장은 노선의 말단 종착역이나 특수하게 설계된 편도운행 구간에서만 볼 수 있다.

▲ 1호선 경원선 노선의 단선 종착역인 소요산 역. 북쪽 말단의 동두천-소요산은 단선으로 경원선 CDC와 소요산 행 전동차가 공용하는 구간이다. 승강장이 하나뿐인 덕분에, 역에 들어가서 계단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도 바로 열차를 탈 수 있어 편리하다. 7호선 장암 역도 이와 같은 구조이다. 단, 이 역에서 CDC를 타려면 건너편의 다른 승강장으로 계단을 이용해서 이동해야 한다.

상대식(2): 폼|선로|선로|폼

상대식은 가장 일반적인 구조인 승강장으로, 선로의 바깥쪽으로 승강장이 놓여 규모를 적절히 선택할 수 있으므로 효율적이고, 시공도 용이하다. (승강장 규모는 3호선 남부터미널 같은 소규모에서 6호선 월드컵 경기장이나 2호선 종합운동장 같은 대규모까지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나중에 승강장 확장 공사를 하기도 쉽다. 선로를 건드리지 않고 승강장만 앞뒤로 연장하거나 폭을 넓힐 수 있다.

▲ 6호선 버티고개 역. 다른 역과는 달리 천장이 높고 양 선로를 가로막는 기둥도 없어 매우 시원스런 느낌을 준다. 전차선은 가로등처럼 생긴 받침대에 매달려 있다.

섬식(2): 선로|폼|선로

선로 가운데 승강장이 놓여 있는 구조로, 승강장의 앞뒤로 승강장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선로가 굽게 된다. 이런 승강장은 환경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건설된다.

▲ 6호선 응암 역. 단선 쌍굴 루프로 진입하는 지점이므로 섬식 승강장이 유리하다. 사진에서 왼쪽의 봉화산 방면은 직선으로 끝까지 뻗어 있지만, 맞은편의 루프 진입 방면은 오른쪽으로 휘어 있다.

승객의 관점에서 섬식 승강장의 큰 장점은 앞에서 말했듯이 반대 방향 열차를 쉽게 갈아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객이 많아서 반대 방향 열차를 잘못 타는 승객도 덩달아 많은 역은 섬식으로 건설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각 시간대 별로 상행과 하행의 이용객이 큰 차이가 나는 역도 섬식이 유리하다. 상대식이라면 한쪽 승강장은 놀려야 하지만, 섬식은 공통의 승강장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단선 쌍굴이 아니라 단일 굴에 지은 섬식 승강장은 시설 면에서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 인접해 있던 상하행 레일의 사이에다 승강장을 지으려면 사이를 벌리기 위해 승강장 앞뒤로 불필요한 공간을 만들어야 하므로, 공간 이용의 효율이 떨어지고 공사비가 증가한다. 그뿐만 아니라 섬식 승강장을 확장하려면 앞뒤로 확장할 때나 승강장 폭을 늘일 때나 모두 선로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공사가 매우 까다로워진다.

그러나 이 경우, 섬식 승강장의 앞뒤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간에다 회차선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열차를 주박· 회차시킬 필요가 있는 역의 경우 의도적으로 섬식 승강장을 설치하기도 한다. (예: 1호선 서울역, 청량리, 2호선 삼성) 그 반면 상대식 승강장에다 회차선을 설치하려면 별도의 공간을 또 내어야 한다. (예: 5호선 왕십리, 7호선 건대입구)

섬식 + 승강장 추가 (2): 선로|폼|선로|폼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지상 전철 구간에는 상행과 하행의 내리는 문 방향이 서로 다른 역을 볼 수 있다. 사실 두 승강장 사이에 선로가 하나만 있는 구조 자체가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1호선 신도림 역 1번과 2번 승강장 사이에는 선로가 하나만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전동차 출입문이 양쪽 다 열리는 것은 아니다.

이런 역은, 처음에는 승강장이 하나만 있는 섬식으로 건설되었다가 나중에 이용객 증가로 인한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승강장을 한쪽 끝에 추가로 건설하여 방면 별 승강장 사용을 분리시킨 경우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 승강장 좌우로 선로가 지나고 있으면 확장이 매우 어렵다.) 1호선 신도림 역의 완행 승강장이 대표적인 예이고, 1호선 외대앞 역도 같은 형태이다. 지하철에는 이런 사례가 없다.

2폼 3선식 (3): 선로|폼|선로|폼|선로

열차의 출입문은 섬식 승강장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열리지만, 섬식 승강장과는 달리 맞은편 열차로 바로 갈아타지는 못한다. (가운데에 있는 선로 때문에) 이 구조는 선로가 세 가닥 있는 승강장의 전형적인 형태로, 열차의 중간 회차가 매우 유리하다.

예를 들어 7호선 수락산 역의 구조를 보면, 상행(도봉산 방면)으로 가던 수락산 행 열차가 가운데 선로로 진입하여 종착한다. 그래서 상행 승강장으로 승객을 내려 주고, 되돌아서 출발할 때는 하행 승강장으로부터 승객을 받는다. 따라서 수락산 역에서 후속 열차를 타고 상행 방면으로 계속 진행하려는 승객이나, 같은 열차를 타고 있다가 하행 방면으로 되돌아가려는 승객이나 모두 계단을 이용할 필요가 없으며, 열차도 회차선까지 들어갔다 나올 필요 없이 곧바로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종착역 자체도, 3선으로 만드는 것이 단순히 복선에다가 말단 쪽에 회차선만 두는 것보다 유리하다. 한 열차는 가운데 선에 진입했다가 바로 되돌아 나오고, 다음 열차는 회차선까지 갔다가 나오는 방식을 쓰면, 종착역을 드나드는 열차가 많은 상황에서도 회차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예: 5호선 방화· 상일동, 6호선 봉화산, 7호선 온수) 열차가 다음 운행을 시작할 때까지 종착역에 머물러 있는 시간은 일반역에서 정차하는 시간보다 길기 때문이다.

▲ 5호선 방화 역. 추가 선로는 열차의 회차 용량을 증가시켜 주기 때문에 시종착역이나 중간 주박역이 대개 이런 구조로 설계된다. 7호선 청담 역도 2폼 3선식이다.

1상대 1섬식 (3): 폼|선로|선로|폼|선로

선로는 2폼 3선식과 마찬가지로 세 가닥이나, 여분 선로의 용도가 약간 다르다. 이런 형태의 승강장은 대개 차량기지에 연접한 역에서 볼 수 있으며, 아침 등 차량출고가 빈번한 시각에 출고에 여유를 두게 해준다. 즉, 출고된 열차가 곧바로 본선에 들어가는 부담 없이 일단 1상대, 1섬식 역의 섬 한쪽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시간에 맞춰서 본선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7호선 광명사거리 역의 경우, 차량기지와 연결된 선로가 하나 더 있으며 2호선 성수 역(남쪽으로 3선만 보았을 때), 3호선 수서 역도 있다. 6호선 새절 역은 이런 구조로 건설은 되었지만 노선 운영 계획 변경으로 인해 여분 선로는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또한 분기역의 경우, 두 방향에서 오는 열차가 한 선로로 한꺼번에 합쳐지는 것에 여유를 둘 수 있다. 열차가 본선에서 곧바로 합쳐지는 부담 없이, 우선 승강장에 들어가서 여유를 찾은 후에 출발할 수 있다. (예: 상일동 발과 마천 발이 합류하는 5호선 강동)

▲ 1상대 1섬식 형태인 5호선 강동 역. 하행은 이 역을 지난 후 입체교차로 각각 상일동· 마천 방향으로 선로가 갈라지며, 방화 방면 상행(사진에서 먼 쪽)은 이 역을 지난 후 두 선로가 합쳐진다.

쌍섬식 (4): 선로|폼|선로|선로|폼|선로

환승역이 아닌(2호선 성수, 1호선 금정· 회기 등) 단일 노선 승강장이 선로가 4개나 되는 경우는 등급이 다른 열차와의 환승 때문이거나,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차량기지 입출고를 앞두고 여유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전자의 경우는 방향별 복복선으로 완행열차과 급행열차가 다니는 경인선이 국내에서 대표적인 예이다. 반대 방향 열차를 타려면 계단을 이용해야 하지만, 같은 열차의 완행과 급행 환승은 바로 맞은편 쪽 열차만 타면 된다. 2복선뿐만 아니라 단순 복선 선로에서도 급행열차가 완행열차를 추월할 수 있도록 승강장을 쌍섬식으로 만들기도 한다.

▲ 1호선 온수 역. 완행 전동차는 2복선의 외선에서 달리고, 급행 전동차는 내선을 사용한다.

한편, 차량기지와 연결된 종착역이 선로가 3개보다도 더 많은 4개로 쌍섬식인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여러 열차가 한꺼번에 차량기지를 드나들 때에도 한 열차를 같은 방향의 다른 쪽에 정차시켜 둔 채, 준비 작업을 할 수 있다. 즉, 차량기지로 들어갈 열차나 차량기지에서 갓 나온 열차가 일단 종착역에 정차한 뒤, 청소원이 차내를 청소한다던가 하는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다. (예: 분당선 오리)

이런 보조선로가 없으면, 앞 출고차가 처리를 완전히 마치고 역을 빠져나갈 때까지 후속 출고차가 차량기지의 출고선에서 계속 기다리게 되는 문제가 생기지만, 쌍섬식이라면 후속 출고차도 동시에 승강장에 미리 들어가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쌍섬식은 단순히 빠른 회차 이상의 목적으로 차량을 준비하기에는 좋은 구조이나, 중간 회차역으로 사용하기에는 승객에게 불편을 끼친다.  2폼 3선식과는 달리 상· 하행 승객이 공유하는 회차 선로가 없기 때문이다. 4호선 산본 역의 경우, 산본 종착 하행 열차는 하행이 아닌 상행 승강장으로 종착하기 때문에 후속 열차를 타고 안산 방면으로 계속 가려는 승객은 계단을 이용하여 하행 승강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아니면 이전역에서 미리 내려서 더 남쪽으로 가는 후속열차를 거기서 기다려야 한다.

쌍상대식 (4): 폼|선로|선로|폼|선로|선로|폼

우리나라에서는 1호선 신길 역을 포함하여 경부선 구로-용산 구간의 수도권 전철에서 볼 수 있다. 기존 복선의 상대식 승강장에 추가로 복선이 선로별 복복선으로 설치되면서, 상대식 승강장이 옆에 덧붙여진 구조이다.

이러한 승강장은 방향별 복복선을 하든 선로별 복복선을 하든, 완행과 급행열차의 환승 시에 계단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다지 쓸모가 없다. 그래도 복복선이 완급분리로 운행될 때는 아쉬운 대로 쓸모가 있지만, 승객들에게 어떤 승강장에 열차가 먼저 오는지 안내할 필요가 있다. 왼쪽 상행 승강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오른쪽 상행 승강장에 열차가 먼저 도착하는 불합리한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쌍상대식 승강장은 성격상 서로 관련이 없는 열차가 한 승강장을 공유하기 때문에, 완급 환승이든 방향 전환이든 거의 모든 환승객이 계단을 이용해 다른 승강장으로 건너야 한다. 좋지 않은 방식이다.

한편 1호선 화서 역도 쌍상대식이다. 다만 화서 역은 방향별 복복선(경부선)의 내선에서 달리는 급행과 일반열차가 모두 무정차 통과하기 때문에, 가운데 놓여있는 승강장은 현실적으로 쓸 일이 없다.

3. 반대편 횡단을 할 수 없는 승강장

흔하게 발생하는 일은 아니지만, 지하철을 타고서 졸다가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쳤다면 반대 방향 열차로 갈아타서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때, 섬식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하철 승강장들은 반대 방향 승강장으로 갈 때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계단을 올라가 보면 집표기가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역이 있다. 이럴 때는 역무원에게 양해를 구하고서 급기야는 집표기나 울타리를 타넘어서 건너편으로 가야 한다.

▲ 5호선 답십리 역. 집표기가 반대 방면 승강장으로의 횡단을 가로막고 있다.

반대 방향 열차를 섬식 승강장처럼 손쉽게 갈아타기 어려운 것부터도 큰 불편인데, 집표기를 뛰어넘기까지 해야 하는 역은 왜 이렇게 만들어진 것일까?

1기 지하철들은 터널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층을 또 만들기가 어렵다. 하지만 2기 지하철들은 대체로 깊어서 중간 통로와 집표 구역을 층을 따로 둔 경우가 많다. (7호선 논현 역, 6호선 버티고개 역)

기본적으로 환승역들은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는 통로를 이용하면 집표기를 통과하지 않고도 100% 반대편 승강장으로 갈 수 있다. 2호선 선릉 역은 분당선이 개통되면서 반대편 승강장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노선의 말단 종착역은 반대편으로 쉽게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관례이나 부산 1호선의 노포동· 신평 역은 처음에 시공될 때부터 이 점을 간과한 듯하다. 5호선 마천 역은 서울 지하철 중 유일하게 반대편 횡단이 안 되는 시종착역인데, 초기에는 횡단이 가능했으나 2번 출구의 공사로 인해 매표소 위치를 옮긴 관계로 지금과 같이 변했다.

한편, 반대편 방향으로 갈아탈 때 집표기를 뛰어넘어야 하는 역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쪽 출구에서 다른쪽 출구로 가려면 집표기를 통과해야 하게 된 역도 적지 않다. 모든 출구가 비집표 구역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가정은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뜻이다.

2007년 2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