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여러 잡설

1.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체중계 눈금을 보는 게, 집 앞 주유소의 휘발유 값을 보는 느낌이다. (올라서는 안 되는 숫자인데 찔끔찔끔 조금씩 오르고 있다 ㄲㄲㄲ)

2.
원소 주기율표하고 한자 부수 테이블은 웬지 서로 뭔가 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이들은 해당 분야 학문의 근간을 이루는 정보이며, 각각 화학 교재와 옥편의 속표지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원자의 합성 원리하고 한자의 합자 원리에 묘하게 유사점이 보이는 듯하다..

3.
요즘 잘 알다시피 자영업자들이 너무 어려워서 못 살겠다고 난리이다.
내수 수요는 위축되어 가는데 관리비와 유지비는 계속 오르고, 하지만 함부로 제품 가격을 올리기에는 주변 경쟁 가게에 비해 눈치가 보여서 그러지도 못하겠고...
특히 치킨집 같은 식당은 마치 택시 기사 내지 편의점만큼이나 진입 장벽이 낮고 시장의 규모에 비해 '너도 나도' 너무 많이 뛰어들다 보니 공멸의 길로 가는 일종의 red ocean처럼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음식을 없어서 못 파는 맛집도 여전히 존재한다.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대형 음식점 브랜드 체인점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리고 사실 요즘은 브랜드 체인점이라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은 자기 가게만의 독자적인 맛을 개발하고, 자기 집이 매스컴을 한번 타서 맛집으로 소문나게 하는 데 사활을 걸고 목숨을 거는 모양이다. 자영업의 양극화 기질인 듯하다.

4.
언뜻 보기에 비슷한 주제를 다루지만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이 다른 학문 분야의 쌍으로는 어학과 문학이 있고, 과학과 공학이 있다.
이에 덧붙여 정보 올림피아드의 경시부와 공모부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시부는 제한된 시간과 자원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빠르고 정확하게 작성하는 게 목표이고,
공모부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창의적이고 완성도 높은 완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게 목표이다. 둘은 관점이 서로 완전히 다르다.

마치 촘스키를 능가하여 현대 언어학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문법 체계를 내놓는 것하고,
셰익스피어를 능가하여 전세계를 울리는 노벨 문학상급 베스트셀러 소설이나 희곡을 쓰는 것은 격이 서로 완전히 다르듯이 말이다.

하지만 소설가· 시인이라고 해서 언어학을 전혀 모르는 게 아니듯,
나 같은 공모 출신도 전산학,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관념이 없는 건 물론 절대 아니다.
단지 경시 출신처럼 거기에만 완전 최적화된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를 않았을 뿐임.

5.
내 경험상, 고가 도로의 아래에서는 길 찾고 운전하기가 엄청 어렵다. 고가 도로의 기둥들이 하부의 도로를 분할하고 길의 선형을 왜곡하며, 찾아가기 어려운 복잡한 갈림길들을 만들기 때문. 내부 순환로의 아래, 아현 고가 차도의 아래 등에서.. 내비를 뻔히 켜 놓고도 초행에서 길을 제대로 든 적이 거의 없었다. ㅜㅜ

그리고 곡선 형태로 된 길에서 차들이 앞에서 신호 대기를 하고 서 있을 때 굉장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직선일 때와는 달리, 앞차와 나와의 간격이 정확히 얼마가 되는지를 알기가 어렵다. 조심 안 하면 추to the돌..;; 경험상 이런 길이 많지는 않지만, 이런 곳에서는 뒷차 배려를 위해 비상등이라도 켜고, 추돌을 당하더라도 내가 또 앞 차를 들이받아서 연쇄 추돌이 나지 않게 앞차와는 살짝 간격을 두고 서 있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신호 대 기가 아니라 사고 때문에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커브 구간에 멈춰 선 거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6.
경부 고속도로를 경부라고 안 하고 1번 고속도로라고 일관되게 부르는 분을 난생 처음 봤다. 모 대학교의 전산학과 교수님. 교통덕이 아닌 이상, 고속도로의 번호에 신경 쓰는 사람이 도대체 누가 있나? 방송에서도 거의 안 쓰는데. ㅋㅋ

그분은 교통 덕후여서는 아니고, 유학 생활 덕분에 미국물을 많이 드셔서 미국 프리웨이의 체계에 익숙해진지라 한국 고속도로도 번호로 식별하는 걸 선호하신다더라. 그 반면에 나는 철덕에서 파생된 교통덕이어서 미국 생활과는 무관하게 번호를 외우고 있는 것이고.

7.
내가 여러 번 경험했는데, 서울 지하철 2호선은 다른 노선들에 비해 배차가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무슨 말이냐 하면, 어떨 때는 거의 6~8분 가까이 열차가 안 오는데 그 차의 뒷차는 겨우 한 정거장 차이로 앞차를 바싹 뒤쫓아 오고 있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이때는 배차만 불균등한 게 아니라 승객의 분포도 불균등하다.

오랫동안 안 오다가 갑자기 오는 앞차는 필연적으로 승객이 쏠려서 혼잡하다. 급하지 않으면 그 열차를 보내고 바로 뒤따라 오는 차를 타면 훨씬 더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2~3분만 투자해서 텅 빈 차를 타고 앉아서 갈 이유는 충분하다. 그렇잖아도 그 앞차는 지연을 먹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내릴 승객만 내리게 하고 그냥 빨리 보내 주는 게, 지연을 만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2/07/27 08:37 2012/07/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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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물 2012/07/27 11:37 # M/D Reply Permalink

    2호선 배차간격은 사람이 제일 많이 타는 노선이라는것도 원인이 되겠지만, 지선도 문제가 될겁니다.

    신도림역까지만 가는 열차가 있을 경우

    신도림역 전에 사람들은 그 열차와 다음 열차를 모두 보겠지만 신도림역 이후 사람들은 신도림역까지만 가는 열차는 못보고, 그 다음에 오는 열차만 보게 되니 간격이 조금 늘어나겠죠.

    1. 사무엘 2012/07/27 20:45 # M/D Permalink

      네, 좋은 지적입니다. 공감합니다.
      특히 한낮에 2호선이 의외로 열차가 굉장히 안 오는 때가 있는데, 그건 중간에 한 열차가 기지로 빠져 버렸기 때문인 것도 크게 작용합니다.
      반대로 중간에 뉴비 출고 열차가 삽입되면, 배차와 승객 분포가 필연적으로 불균등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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