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힘이 그래서 강력한 것입니다. 사람의 감각으로 느낄 수 없는 개념까지 사고의 범위를 확장해 주니까요.
집합의 논리 연산도 변수가 2~3개 정도 있을 때는 벤 다이어그램을 그려서 해결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오로지 각종 계산 법칙을 통해서만 식을 줄여 나가고 풀이할 수 있죠.
벡터의 내적은 2~3차원일 때 기하학적인 의미를 가지지만 4차원 이상에 대해서도 대수적으로 풀이가 가능합니다.
신앙 생활에서 성경도 묵상해야 하지만 수학 역시 깊은 사색과 느낌, 묵상(?)이 필요한 학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4차원 상의 구는 3-sphere라고 하며 그 겉넓이는 2 pi^2 r^3, 부피는 1/2 pi^2 r^4입니다. (물론 "겉넓이"와 "부피"의 정의가 좀 빡센데 3차원 상에서 적분을 통해 정의하는 걸 확장하다고 생각하면 될 듯...) n차원 상에서 일반화하면 n-sphere라고 하는데 역시 식이 있습니다.
구와 관련되어 흥미롭고 굉장히 어려운 문제로 Kissing number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임의의 차원에서 구 하나 주변에 다른 구들을 겹치지 않게 놓아서 가운데 구와 인접하게 할 때, 최대로 놓을 수 있는 구의 갯수를 구하는 문제입니다. 3차원에서는 이 숫자가 12인데, 놀랍게도 이 값이 나오는 구 배치에서 다른 구들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가운데 구와 그 옆의 구를 같이 빼내는 게 가능합니다. 그래서 한동안 12냐 13이냐 하고 논란이 많았죠. (증명은 몇십년 전 쯤에 나왔지만...)
역시 수학을 좋아하는 아라크넹 님께서 강림하심. ㅋㅋㅋ
4차원 이상의 구(하이퍼스피어)는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3차원의 세계에 갇혀 사는 우리 같은 중생-_-들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죠. 부피(?)야 그냥 적분만 한 번 더 하면 유도될 것 같은데 겉넓이는 정말로 정의하는 것부터가 빡셀 것 같습니다. r의 차수가 하나 더 올라가는 건 물론이고 이제 파이까지 제곱이 됐군요.
그나저나 kissing number는 정말 말 그대로 흥미롭고 어려운 문제로군요. 뭔가 충돌 감지 알고리즘과도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 4차원 이상부터는 역시 낭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