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InnoSetup이 델파이로 만들어져서 파스칼을 써야 설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해 줘서, 올해 내에는 파스칼을 써볼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3. 넷스케이프가 망한 것은 MS한테 대들어서라고 다들 생각하지만, 제일 큰 실수는 넷스케이프 4.0 코드를 다 버리고 새로 브라우저를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다음 버전인 6.0(5.0은 없습니다!)이 나오기까지 3년이 걸렸고, 그 새 사람들이 다 IE로 몰려갔지요.
MS의 역사를 조금 보면, 작은 실수는 여럿 있지만, 큰 실수는 거의 안 한 것이, 망하지 않고, 계속 그런 거대한 모습을 계속 유지하게 한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해 보게 됩니다.
윈도우 플랫폼에서 네이티브 코드를 생성해 내는 개발툴로 비주얼 C++만 빼면 델파이만치 오늘날까지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고 살아남은 물건은 없을 겁니다. 대단하지요.
이걸로 패키지 소프트웨어도 만들고 게임도 만듭니다만, 델파이의 진짜 영역은 사무 자동화 및 각종 정보 관리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개발입니다. 불특정 다수보다는 특정 분야에서만 쓰이는 주문형 소프트웨어들 말이죠. 저는 대학원 와서 연구실 내부에서 사용하는 국어사전 공동 작업용 소프트웨어를 봤는데, 이것 역시 델파이로 개발되었습니다.
끝으로, 말씀하신 대로, 넷스케이프는 전적으로 MS의 독점 행위 때문에만 망한 건 확실히 아닙니다. 자폭을 야기한 삽질을 많이 했죠.
이미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윈도우라는 놈 자체가 완전 초창기에는 파스칼로 개발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16비트 시절의 실행 파일 바이너리를 보면 import/export 심볼들이 대소문자 구분이 없이 대문자로만 적혀 있고, 심볼 문자열도 null-terminate 대신 글자수+문자열 형태로 기록된 게 있습니다.
비록 윈도우 API는 곧 C 언어 기반으로 정착했지만, 저런 함수 호출 규약도 초기 파스칼의 잔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