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이 맞다면, 국어사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아래아의 정확한 음가는 '모른다'가 정설이었습니다. 다들 워낙 제각각의 주장을 해서 말이에요.
아래아의 실제 음가는 이미 몇백 년 전에 소실되어서 ㅏ나 ㅡ로 역할이 흡수되었고, 글자는 진작부터 캐잉여로 전락해 있었습니다. 그걸 일제 강점기 때 조선어 학회가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제정하는 과정(사전을 만들기 위해)에서 잉여 옛글자를 정리했는데, 이때 아래아도 퇴출된 것입니다.
아래아의 음가는 그렇다 치더라도, 조선 총독부가 한글 맞춤법에 무슨 관여를 해서 특정 자모를 없애기라도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저야 개인적으로 최종 매니아이긴 합니다만, 너무 잉여력이 강한 겹받침과 더불어 모바일 시대에 맞지 않는 기호 배치 같은 사소한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최종과 390 중에서는 390에 더 가까운 절충안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팥알 님의 글자판은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죠.
Paul Sohn님의 '이상글쇠 상태방정식'에 뿜었고, 사무엘님 말씀에 쑥스러워지네요.^^
언젠가 사무엘님이 세벌 자판을 입체 교차로에 빗대셨는데, 저는 두 개씩 있는 겹홀소리 글쇠에서 그 뜻을 찾았습니다. 아쉬운 데가 조금 있는 3-90 자판과 3-91 최종 자판이지만, 군더더기 같은 요소에 업무 능률을 끌어올릴 만한 포석이 깔려 있음을 알고 감탄했습니다. 저도 두 세기(?)에 걸쳐 최종 자판을 썼는데, 왜 몇 달 전에야 그걸 깨달았는지 아쉽습니다.
저는 공병우 자판이 더 사랑 받으려면 다른 자판으로 해내기 어려운 기능을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흔한 한글 넣기는 사람들에게 두벌식이든 세벌식이든 차이가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옛한글을 넣을 때는 공병우 자판이 아닌 것을 쓰기가 너무 끔찍합니다. 옛한글 넣기에서의 장점을 강조한다면 공병우 자판을 표준으로 밀고자 할 때에도 승산이 설 거라고 봅니다. 타자기 쓰던 때의 틀에서 벗어나, 배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옛한글이나 그림말(이모티콘) 따위를 넣는 타자 대회를 열어 보는 것도 공병우 자판의 강점을 알리는 길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의견에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세벌식이야 걸기적거리는 게 없이 병렬화=_= 입력에 유리하니 개념적으로 신호 대기 없는 입체 교차로에 잘 대응하겠죠.
옛한글의 경우 자모 글쇠가 더 많이 필요해지는데, 두벌식은 굳이 장점을 찾자면 글쇠를 추가하기가 더 유리한 반면, 세벌식은 음절 구분에서 명백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 학위 논문에서도 역시 글쇠배열에 관계없이 세벌식의 원론적인 장점을 내세우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만, 그게 훗날 제 논문을 읽게 될 사람들에게 잘 와 닿길 바랄 뿐이네요. ^^
딱 떨어지지는 않고 좀 복잡하지만, 영문 자판의 글쇠 배열을 평가할 때에 공식을 만들어 쓰는 걸 봤습니다.
한글 자판도 어떻게 점수(또는 벌점)를 더해 갈지 가닥만 잡는다면, 타자 행동 분석기를 써서 여러 자판들의 평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연구한 사람에 따라 다른 식이 나올 수 있겠네요. 위아랫줄 오가기, 같은 손가락 쓰기, 제자리 치기 따위에 대하여 사람마다 겪은 바가 다르고 느끼는 바도 다를 테니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