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조형이 상당히 기하학적이고 기본획 분해가 용이하기 때문에, 예술적 접근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링 관점에서의 접근도 상당히 흥미진진한 문자인 게 느껴집니다.
물론, 그렇다고 공돌이 마인드만 있어서는 편하게 잘 읽히는 글꼴을 만들 수 없구요. (요즘 느끼는 점. ㅜㅜ) 정말 학문간 협업이 필요합니다. 저는 아무 글자에나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이론이나 테크닉보다는 진짜 한글에만 적용 가능한 원리를 좀 더 찾고 싶더군요.
유니코드에서는 같은 문자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있는데, 맥OS는 내부적으로 문자열들을 가장 길게 풀어서 표현하는 NFD 정규화를 사용합니다. 가령, U+C1 같은 문자도 한 글자가 아니라 A+'같은 식으로 풀어서 일관되게 표현하고, 한글도 그런 식으로 처리하지요.
MS와는 달리 애플은 도스, 텍스트 모드, 2바이트 한글 코드 같은 문화를 경험한 적이 없는 동네여서 쿨하게 그런 정책을 쓰는 것 같습니다. ^^
풀어지는 이유는 해당 운영체제나 글꼴이 NFD 정규화로 표현된 한글 자모를 모아서 보여주는 걸 지원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구요.
본문에 언급돼 있듯, 저는 유니코드에 지금과 같은 형태로 11172 음절과 조합용 자모가 같이 등록된 것이, 현실과 이상을 절충하여 적절하게 잘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 중에서도 한글이 유니코드 BMP 영역의 1/6 가까이를 쳐묵쳐묵하는 걸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분이 있긴 해요. (본문에서도 종교적인 신념 대립 수준이라고.. -_-) 한글을 글자 단위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이득이었는지 그걸 실감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