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두르고 있는 띠 문제

2010/07/17 17:13

아는 분들은 이미 다 알 만도 한 문제이지만...;;

우리가 사는 지구가 편의상 반지름이 대략 6400km 정도 되는 완전한 구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 지구의 적도 부분을 띠로 둘러서 꽉 조인 매듭을 만들었다고 치자. 그러면 이 띠의 길이는 원의 둘레에 해당하므로, 반지름에다 2π를 곱한 약 4만 km 정도의 길이가 될 것이다.

그런데 원둘레에 딱 맞던 이 띠의 길이를, 사람 키보다 약간 큰 정도인 2m만치 더 늘렸다. 다시 말하자면 4만 km에 달하는 띠의 길이를 겨우 2m 더 늘린 것이다. 띠는 이제 원둘레보다 눈꼽만치 더 길어졌고 헐렁해졌다. 그래서 띠를 지표면으로부터 모든 구간을 균일하게 띄워서 다시 빳빳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 띠는 지표면으로부터 얼마나 떠 있을까? 띠가 더 길어진 게 티가 나긴 할까?

이 문제의 답을 감으로 당장 떠올린 것과,
연필을 들고 수학 공식을 세워서 푼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생각해 보자.

.
.
.

잘 알다시피, 띠를 겨우 2m 확장했을 뿐이지만 그 넓은 지구의 지표면으로부터 띠는 무려(?) 30cm가량은 지표면으로부터 균일하게 떠 있게 된다.
그리고 이 30cm라는 수치는 행성의 반지름과는 전혀 관계없다. 지구가 아니라 목성의 적도를 두르고 있는 띠라 하더라도, 띠를 2m 확장했다면 띠의 반지름은 지표면으로부터 무조건 30cm씩 더 올라가게 된다. 그러므로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이고 띠의 길이가 4만 km라는 사실에 주의를 환기시킨 것은 훼이크요 낚시 교란 작전일 뿐이었다.

지표면에서 30cm 뜬 것 자체도 반지름이 이미 수천 km에 달하는 지구의 관점에서 보면 새 발의 피, 손톱의 때도 안 되는 보잘것없는 변화량이다. 그러나 우주의 관점에서 본 변화와 지표면에서 본 상대적인 변화의 폭은 서로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으며, 인간의 직관은 그런 것을 혼동하기 쉽다. 이 문제는, 마치 인간의 눈이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것만큼이나 인간의 생각 역시 편견과 실수에 빠지기 쉬움을 보이는 좋은 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인간 두뇌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수학이라는 사고 체계가 발달한 것이다.

Tags

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