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보안 쪽 잡설

2010/03/23 10:15

1.
엑셀에는 셀 안에다 긴 텍스트를 집어넣은 후, ‘자동 줄 바꿈(wrap text)’을 적용하여 내용이 여러 줄에 걸쳐서 출력되게 하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이 기능은 굉장히 괴상하게 구현되어 있다. 엑셀이 제공하는 ‘자동 줄 바꿈’ 기능은 위지윅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 문서의 확대 배율만 바꿔도(셀이나 문서의 폭, 심지어 프로그램 창 크기도 아니고) wrap 결과가 뒤죽박죽으로 바뀌고, 화면으로 보는 결과와 인쇄 결과도 당연히 일치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인해 화면상으로는 3줄로 wrapping이 됐는데 인쇄해 보니 문장이 2줄에 다 들어가서 마지막 한 줄은 텅 비기도 하고, 화면상으로는 딱 맞는 크기였는데 인쇄하니까 칸이 부족하여 숫자가 ####로 바뀌어 출력되기도 한다. 엑셀을 직업적으로 다루는 분이라면 이런 특성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건 워드 프로세서라면 상상도 못 할 현상일 텐데, 왜 이런 것일까?

엑셀은 잘 알다시피 표 형태의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워드 프로세서처럼 소숫점 단위로 위지윅을 보장하면서 정확한 페이지 정돈과 문단 정렬에 최적화되지는 않은 듯하다. 성능상의 이유로 인해 그냥 정수 픽셀 단위로 줄을 wrap하니, 화면 배율만 바꿔도 문단 정렬 결과가 확 달라지는 것이다. 글자 크기뿐만 아니라 셀의 크기까지 동일한 비율로 바뀌는데도 말이다.


2.
플래시 메모리 스틱으로 전파/감염되는 악성 코드는 정말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
(카드는 아니고.. 플래시 메모리는 말이 좀 길고, 그렇다고 USB라고 부르는 건 너무 심했고-_-.. 적당한 말이 없어서 고민인데, 이 글에서는 편의상 그냥 스틱이라고 부르겠다.)

내 스틱을 남 컴퓨터에다 꽂았다가 다시 갖고 오니 루트 디렉터리에 지저분한 dll, bat-_- 파일이 묻어 있다거나, 남의 스틱을 내 컴에다 꽂아서 파일을 보니 역시 괴파일이 숨김 속성으로 들어있다.
당연히, 내 스틱을 내 컴퓨터들끼리만 쓰면 그런 현상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저런 경우를 한두 번 본 게 아니어서.. 도대체 악성 코드에 감염된 컴퓨터가 얼마나 되는지 감을 못 잡겠다.

저게 어떻게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궁금할 따름이다. 어떻게 나의 동의도 없이, 악성 코드에 감염된 컴에다 내 스틱을 꽂았다는 이유만으로 루트 디렉터리에 저런 파일들이 복사될 수 있을까?
옛날에도 글로 썼지만 본인은 컴퓨터 보안에 관한 한, 굉장한 안전 불감증의 소유자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고가 안 났지만, 사고가 났을 때의 대처 능력 역시 검증된 적이 없는 일본 신칸센과 같은 상태이다. 이러다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나..;;

구글이라든가 크롬 웹브라우저가 특히 국내 포털 사이트 내부에 대해서 "이 사이트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경고 내는 것도 굉장히 귀찮아하고 싫어한다. 잘만 드나들고 지냈으며, 그러고 나서도 아무 일도 없었는데 양치기 소년 같은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첨부 파일, ActiveX 설치 절대 안 하는 사람에게 도대체 뭐가 안전하지 않다는 건지 모르겠다.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는데, 생활 안전을 소재로 무슨 '에듀테인먼트' TV 프로가 있다.
헬멧을 썼을 때와 안 썼을 때 사람이 다치는 정도의 차이를 비롯해, 음식을 태운 냄비를 물로 식혀서는 안 되는 이유 등을 생생한 실험으로 보여주는데,
그것처럼 보안/업데이트를 전혀 하지 않은 컴퓨터가 어떻게 뚫리고 어떻게 악성 코드에 감염되는지 그런 실험 결과를 보여주는 TV 프로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도무지 실감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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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소프트웨어, 엑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