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인은 서해선 전철을 시승했다. 이 전철은..
- 경기도 서남부의 종축 광역전철이다. 참고로 경강선은 경기도 동남부의 횡축 전철이다. 종축인 동해선 전철도 있긴 하지만 그건 소재지가 부산이다.;;
- 노선색이 연두색인 게 우이 경전철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 4량 편성이고 경의선과 비슷하게 평일 낮 기준 1시간에 3대(20분..) 간격이다.
- 원시-소사까지 편도로 다 완주하는 데 딱 30분 정도 걸렸다.
- 모든 역이 지하이지만 시흥시청-신현 중간에 딱 한 번 마치 8호선 복정-산성처럼 잠시 밖에 나왔다가 들어간다.
- 코레일 직영이 아니어서 그런지 시종착 때 여느 코레일 전동차와는 다른 희한한 음악이 흘러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 특징이 있었다. 특별히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전철 시승을 마친 뒤엔 계속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경치 구경을 계속했다. 여기는 안산선도 수인선을 따라 만들어진 구간이기 때문에, 답사하는 게 넓은 의미에서의 수인선 일대 답사라고 볼 수 있다.
신길온천 역의 주변은 듣던 대로 온천 개발을 하려다 만 공터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 땅이 다른 용도로 개발되지도 않고 역명이 바뀌지도 않고(공단도 초지라고 바뀌었는데~!) 시간이 정지한 듯한 느낌이었다.
서쪽으로 향하던 안산선이 오이도 역 부근에서는 갑자기 동북쪽으로 코너를 트는 게 마치 서울 지하철 5호선의 방화 역 부근의 선형 같다. ㄲㄲㄲㄲ
오이도 역의 동쪽은 바로 앞이 야산 언덕이고, 예나 지금이나 한가한 농촌이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이때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안산선을 넘어 수인선 구간에 진입했다. 본인이 찾아간 곳은 구 수인선 협궤가 사용하다가 지금은 인도교로 바뀐 소래 철교였다. (건너편의 교량은 당연히 현재의 수인선 복선전철 교량)
여기 근처를 찾아갈 일 자체는 두어 번 있었지만(부모님 볼일, 사랑 침례교회 방문 등), 다리를 직접 건너 본 적은 없었다. 기왕 수인선 답사를 왔는데 여기는 내 발로 디뎌 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칠곡에서 호국의 다리(낙동강)를 건너 봤듯이 말이다.
공교롭게도 호국의 다리와 소래 철교 모두 비 내릴 때 우산 쓰면서 다녀 보게 됐다.
다리 아래는 온통 갯벌 뻘밭이었다.
인천 쪽에는 '장도포대지'라고 조선 시대에 쓰였던 해안 방어용 대포 터렛도 전시돼 있었다.
이제 시각이 오후 4시 무렵이 됐다. 본인은 지하철 4호선의 종점명으로는 맨날 귀가 따갑게 들었던 오이도를 찾아갔다. 총신대입구? 서울대입구? 한대앞? 그 어떤 전철역들도 역명과 실물이 오이도만치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오이도는 야산 언덕이 있는 부분만이 실제 섬이었고 나머지 식당과 공장들이 있는 평지는 모두 바다를 메운 간척지이다.;;;
직접 가서 보니 뭔가 포항 죽도시장 어시장 같은 분위기였다. 본인은 밥을 여기서 먹고 갯벌 구경을 좀 했다.
'함상 전망대'라고.. 해군이 아니라 해양 경찰이 사용하던 퇴역 경비함을 리모델링한 전시관과 전망대가 있었다. 1980년부터 2009년까지 거의 30년을 굴렸던 배이다. 물론 여기도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다.
슬슬 날이 저물어 갔다. 이제 잘 곳을 찾아야 했는데.. 캠핑을 하더라도 최소한 천장이 있는 곳으로 가야 했다. 비가 의외로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기 때문이다. 공원은 많지만 비를 피할 정자가 있는 곳은 찾기 쉽지 않았다.
근처에 오이도 선사 유적 공원이 있었는데 왜 거기를 떠올리지 못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사람 없고 한산 썰렁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달월 역 주변도 노숙하기 좋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공장 단지 주변을 배회하다가 옥구 공원 주차장 근처의 어느 풀밭 언덕에 텐트를 치고 잠들었다. 그리고 이튿날 아침엔 오이도 역에다가 차를 세우고 이번 여행의 메인 테마인 수인선 전철을 수원에서 인천까지 드디어 시승했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