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기와 장소별로 인상적이었던 작품들

(1) 1970년대 중후반에는 성행위, 폭력, 고문 등.. 뭔가 하드코어한 장면을 높은 수위로 묘사하는 걸로 주목 받은 영화가 여럿 등장했다. 이탈리아 영화 중에 "살로 소돔의 120일"(1975), "카니발 홀로코스트"(1980).
일본에는 "쇼군의 새디즘"(1976)이라든가 "감각의 제국"(1976)이 다 비슷한 시기의 작품이었다.

(2) "마지막 황제"(1987)와 "시네마 천국"(1988)도 비슷한 시기에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명작 영화이구나. 스토리 배경이나 장르는 둘이 서로 다르지만.

(3) 한때 인조인간이나 사이보그, 반쯤 좀비 귀신인 인간.. 이런 장르가 아주 인기였던 것 같다. 로보캅, 터미네이터, 아 그리고 가위손..!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은 원작 소설이 아주 옛날옛적부터 있었고.

(4) 후뢰시맨-_- 같은 특촬물이라든가 애니-실사 합성 영상물(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도 쌍팔년도 시절의 참신한 촬영 기법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닥치고 다 CG가 대세가 됐다.

(5) 쉬리(1999) 이후로 본인의 대학 시절.. 딱 2000년대 초중반이 울나라 국산 영화의 중흥기 황금기였던 것 같다.
"라이터를 켜라"(2002)는 지금도 유튜브에서 요약, 평론이 올라오는 명작이고.. "지구를 지켜라"(2003)도 시대를 앞서갔던 문제작, 포스터를 너무 생뚱맞게 만들어서 망한 비운의 명작 소리를 듣는다. 이것 말고도 여러 작품들이 떠오른다.

(6) 그때 "친구", "공공의 적", "두사부일체" 등 조폭물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었다.
그 뒤 2010년대에 들어서는 범죄도시 시리즈라든가 청년경찰, 나쁜 녀석들, 베테랑, 극한직업 같은 영화들도 잘 만든 것 같다.

(7) 2012년에는 일본에서 "공포의 물고기"라는 애니가 나왔고, 우리나라에서는 "파닥파닥"이 만들어졌다. 이것도 꽤 의미심장하다.;;

(8) 2015~16년 사이에는 우리나라에서 일제 시대 배경의 반일물이 인기를 끌었다. "암살"(2015)과 "밀정"(2016).
2019년이야 3· 1 운동 100주년이니 "항거", "말모이", "엄복동", "봉오동 전투" 등의 일제 시대 배경 작품이 유난히 많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얘들은 명작까지는 못 되는 퀄리티이거나 심지어 엄청난 졸작 망작도 있었다.
이거 유행이 식고 관객들이 식상하기도 했으니, 향후 몇 년간은 일제 시대 영화가 흥행 주류가 되기 어려울 것이다.

2. 옛날 영화 제목의 음역· 번역

  • The Hidden (1987) ==> 하이든 (!!!!!!!!!)
  • The Sword And The Sorcerer (1982) ==> 스워드 (ㄷㄷㄷㄷㄷㄷㄷㄷ..)
  • The Hitman (1991) ==> 스트롱맨 (네놈을 살려 두긴 "쌀"이 아까워!!)

옛날에는 영화 제목을 우리말로 옮기는 방식이 꽤 창의적인 경우가 있었다. ㅋㅋㅋㅋ

3. 뮤지컬과의 관계

본인은 의외로 꽤 최근에 "할리우드(영화)랑 브로드웨이(연극, 뮤지컬)는 영역이 다르고 지리적인 위치도 완전히 다르구나!!" =_=;; 이걸 깨닫고는 현타를 경험했었다. ㄲㄲㄲㄲㄲㄲ

라이온 킹, 맘마미아, 시카고, 명성황후-_-, 영웅.. 길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며 봤던 뮤지컬 포스터들이 뒤늦게 떠올랐다.
대학 시절에는 노 영해 교수라고 교양 수업을 개설해서 뮤지컬을 가르쳤던 저 바닥 전문가도 계셨는데.. 그땐 난 저런 분야는 정말 까맣게 몰랐다. -_-;;

이 바닥은 영화보다 저변이 더 좁으니 소수의 연뮤덕 매니아 고인물들이 업계를 먹여살리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같은 작품이라도 매번 공연할 때마다 100% ctrl+C, V 동일한 공연이 나오지를 않으니..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사람도 있댄다.
안 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영웅"의 경우, 2009년 이후로 무려 15년째 10차례가 넘게 공연 중이며, 영화(2022)도 나오고 최근엔 심지어 뮤지컬 공연을 촬영한 실황 영화까지 만들어져 있다.

영화관이야 요즘은 입장 게이트를 지키는 검표 요원까지 차차 생략할 정도로 온통 무인화 자동화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뮤지컬은 그 특성상 여전히 직원들이 “1막이 끝났습니다. 20분 휴식 후 X시 Y분까지 극장 안으로 들어와 주세요~ 사전 승락되지 않은 촬영은 금지입니다” 등등으로 일일이 직접 통제를 한다. 지연 입장 조건도 훨씬 더 까다롭다.
그래도 뮤지컬은 영화처럼 광고만 지겹도록 10분씩 나오는 게 전혀 없고 칼같이 정시에 본 공연이 시작된다. 그거 하나는 참 좋다.. ^^

영화와 뮤지컬은.. 뭐랄까.. 기름 주유소와 LPG 충전소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다.
일반 기름 주유소는 전부 무인화 셀프화가 된 반면, LPG 충전소는 액체보다 더 위험한 기체를 다루는 관계로 법적으로 무인화를 못 한다. 가스 안전 교육을 이수한 직원만이 가스 충전기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4. 영화에서의 전쟁 전투 묘사

영화에서 각종 폭발(포탄, 자동차 등)은 화염만 실제보다 더 딥다 크게 묘사되고, 폭발음은 더 작게 묘사된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낑낑대면서 폭탄 전선 해체하는 장면 따위 없다. 발 떼면 터지는 지뢰 같은 것도 없다.

영화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끝까지 싸우다 전멸하는 연출을 좋아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훨씬 더 조심하면서 신중· 소심하게 움직이며, 병력을 반도 채 잃지 않았어도 철수하고 후퇴하고 추가 지원을 요청한다거나 한다. 현실의 전장은 영화 300 같은 스타일이 아니다.

(1) 스타십 트루퍼스: 수백 년 뒤를 다루는 SF물인데도 저그 괴물들을 상대하는데 미사일은 안 쓴다. 알보병들이 수류탄 하나 깔 생각조차 안 하고 소총만 드르르륵 갈기다가 죽어나가는 게 참 이상하다.

(2) 태극기 휘날리며: 제아무리 1950년대 배경이라지만.. 마지막 금성 전투는 너무 비현실적인 백병전 지향적으로 연출됐다. 무슨 1차 세계대전 참호전이나 그 이하 19세기의 전투 같은 스타일이다.

(3) 봉오동 전투: 독립군 장수가 일본군 장교하고 검으로 맛다이 떠서 목 따는 씬이 있던데...;;; 정말 어이가 달아나는 줄. 저 때가 1920년대인지, 아니면 기원전 삼국지 무협지 시절인지..??
근데 이런 식의 국뽕 왜곡은 중국에서도 엄청 많이 한다. 중일 전쟁 시절에 재야의 은둔 쿵푸 고수가 일본군 1개 소대를 다 쳐바른다는 식으로.. 유튜브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ㅠㅠㅠㅠㅠㅠ

(4) 그레이트 월: 이 바닥 판타지의 끝판왕.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여군들 발 묶어놓고 아래로 점프하면서 괴물들 잡는 거는.. 현실성, 전술적 가치는 안드로메다 행이다. 잊을 수 없네.

(5) 패트리어트: 이때는 전열보병이라는 그 당시 전투 방식 자체가 미친 짓이었다. 그러니 영화가 특별히 더 왜곡하고 과장하고 고증 무시할 필요가 없었다. =_=

하긴, 전투기 공중전을 찍어도 적당히 도그파이팅 하면서 그림다운 그림이 나오는 거는 1~2차 세계대전 사이가 마지막이지 싶다.
오늘날의 전투는 버튼 띡 눌러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갑자기 폭탄이 날아와서 적군을 쳐잡는 형태이기 때문에 영화 연출이 들어갈 게 별로 없다. 옛날처럼 드라마틱한 전쟁 영웅이 배출되는 형태로 전쟁이 진행되지 않는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29 08:35 2024/09/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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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전화 급 범죄들

1. 장난전화

경찰 112와 소방 119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긴급전화는 그 어떤 극한 상황에서 타전되는 신고도 받을 수 있도록 정말 엄청나게 민감하게 설계되어 있다.
얘들은 돈이 없어도 공중전화로 바로 걸 수 있으며, 개통되지 않은 핸드폰으로도 전파만 물리적으로 터진다면 걸 수 있다. 발신자의 위치는 곧바로 추적되며, 걸었다가 발신자 쪽에서 끊어도 연결이 유지된다.

이런 하드웨어적인 특례뿐만 아니라 컨텐츠 면에서도 말이다.
112 신고는 통화가 아닌 문자 메시지로도 가능하다.
그리고 범죄자가 옆에서 듣고 있기라도 해서 말을 곧이곧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도 대비가 다 돼 있다. "중국집이죠? 여기여기여기로 짜장면 좀 갖다주세요" 주문을 진지하게 하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말귀를 알아듣고 그 주소로 경찰이 출동한다.

심지어는 구체적인 조건은 잘 모르겠지만, 그만 됐다고 안 와도 된다고 철회 전화를 해도 통하지 않는다. 그것조차 악당이 협박해서 철회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경찰이 일단은 무조건 온다는 것이다. 경이롭지 않은가?

그런 만큼 이런 곳에는 장난전화를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가 정말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위급한 상황에 처하거나, 아니면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목격했을 때에나 그런 번호로 연락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 기분이 꼴린다고 무슨 불장난 하듯이 장난전화를 걸고 심지어 허위 신고까지 하면.. 이제는 나라에서 이런 것에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경범죄로 끝나던 것이 과태료이고, 상습적이고 악질적이면 민· 형사 처벌을 때리면서 혹독한 금융치료 참교육을 시킨다(경찰· 소방관들의 출동 비용). 그래야만 마땅하다.

하긴, 굳이 경찰· 소방이 아니라 어디라도 장난전화를 걸지는 말아야지. 공항이나 철도역 같은 곳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거짓말은 죄질이 아주 나쁜 부류이고,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칼부림 예고라든가.. 중국집에 음식 허위 주문도 말이다.

20여 년 전에 용궁반점은 도대체 언제 어디서 벌어진 일인지 모르겠다만, 전설적인 장난전화 사례였다. 당장 들으면 웃기지만 이건 범죄에 가까운 수준으로 멀쩡한 가게에다 영업 방해를 저지른 게 아닌가? 아무래도 불편하게 들린다.
그러고 보니 '멘탈 갑 콜센터 직원' 이거는.. 장난전화라기보다는 그냥 무례한 깽판 진상 고객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직원이 갖고 놀면서 잘 대처한 거구나. 이거는 사이다 같다.

지난 2012년에는 이 대웅이라고 당시 군복무 중이었던 청년이 나라 망신을 단단히 시켰다.
마치 IP 주소 속이듯이 발신자 번호를 속이는 앱을 이용해서 미국 뉴저지 경찰서를 상대로 자살 예고 내지 테러 협박 허위 신고를 수 차례 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은 위험물이 진짜 있는지 경찰 특수부대가 출동하면서 수색을 해야 했고 엄청난 시간 낭비, 행정력 낭비가 초래됐다.

결국 수사가 시작됐고 범인은 이듬해에 잡혔다. 번호를 속여 봤자 결국은 추적하면 다 잡히는데 저런 바보짓을 왜 한 걸까.
저 친구는 다행히 미국으로 송환까지 되지는 않고 국내에서 벌금형만 받았다. 하지만 미국의 트라우마 역린을 제대로 건드리는 중범죄를 저질렀으니, 이제 미국엔 평생 못 가게 됐다. 자기 인생에 스스로 걸림돌을 놓고 장렬히 자폭을 한 거다.
장난전화를 걸 때는 짜릿하고 "등신들 엿먹어라~" 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그게 자기한테도 그대로 돌아왔다.

뭐.. 미국 내부에서는 더 과거이던 2004년경, 어느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에 웬 경찰 사칭 전화가 와서 "거기 모 백인 여자 알바생이 손님 돈을 훔친 걸로 의심되니 퇴근시키지 말고 소지품과 몸을 수색해라"...;;;를 시작으로 말도 안 되는 끔찍한 성희롱 성추행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점장은 그게 진짜 경찰의 지시인 줄 알고 그 짓을 진짜로 알바생에게 행했기 때문이다.

천조국이라면 이런 범죄는 정말 엄하게 처벌됐겠으나.. 천조국은 한편으로 악마의 변호사도 많은 나라인 듯하다.
정신병자 급인 가해자 당사자는 심신미약 비스무리한 이유로 형사처벌을 거의 받지 않았다. 그 대신 민사가 걸렸고, 애먼 맥도널드 본사만 직원 교육을 똑바로 시키지 않아서 이런 상황에서 대처를 잘 못 했다는 명목으로 배상금을 물게 됐다.

전화기는 얼굴 안 보이는 통신 수단이니 거 참, 정말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람이 낚일 수도 있구나 싶다.

2. 비슷한 유형의 다른 범죄 사건

(1) 이 대웅 이후로 거의 10년 뒤엔 권 도형이라는 친구가 암호화폐 관련 사기를 쳐서 세계를 거하게 농락했다. 미국 행인지 한국 행인지 아직도 결정이 안 됐나?
요 몇 년 잠깐 동안은 떵떵거리며 살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쟤는 인생 끝났다. 젊은 시절은 몽땅 다 구치소· 교도소에서 보내게 되겠다. 재산 추징과 몰수도 행해지겠지?

(2) 그리고 또 생각나는 건 얼마 전에 착륙하는 여객기 안에서 비상구를 열어젖혀서 난동을 부린 친구이다. 이건 형사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으로 작년에 판결이 이미 났다.
벌금형이 아니라 징역이다. 비록 집행유예이지만 저 형량은 집유가 가능한 거의 상한선을 찍은 엄청난 중형이다.

비행기에서 헛짓거리 한 걸 국가 공권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중한 죄라고 여겼는지를 알 수 있다.
게다가 저걸로 끝이 아니고, 이 역시 금융치료가 남아 있다.
민사에서는 7억 3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이.. ㅡ,.ㅡ;; 저 애 부모는 정말 뒷목 잡지 않았을까 싶다.

비행기의 비상구 문은 잘 가고 있을 때는 열 필요가 없고, 바람 압력 때문에 열 수도 없다.
그러나 비상 상황이라면 저속 저고도 상태일 때고, 이때는 손으로 힘 줘서 열 수 있어야 한다. 비행기는 타 교통수단과 달리, 유리창을 깨고 탈출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상구 문은 한번 열었으면 도로 닫으면 되지, 그것만으로 뭐 탈출 슬라이드까지 다 펼쳐지고 비행기에 저 정도로 비가역적인 손상이 가해지나 궁금해지긴 한다.

(3) 얼마 전에 경복궁 담장에다가 스프레이 낙서질을 했던 미친놈들도 중고삐리여서 형사처벌은 면했으나, 금융치료는 비껴 가지 않았다.
1억 수천만에 달하는 복구 비용(약품값, 장비 대여, 복구 인력 인건비)이 청구됐다.

이상이다.
뒷일 생각 안 하고 지금 당장의 짜릿함이나 스트레스 해소, 화풀이를 위해서 장난전화 허위신고를 한다거나, 어디 불을 지른다거나 공공시설을 망가뜨리는 짓이 오늘날까지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불과 관련된 사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분야에도 싸이코가 적지 않았다. 숭례문을 불지른 놈, 지하주차장의 차들을 다 태워먹은 놈, 습관적으로 10여 년 동안 산불을 저질렀던 봉대산 불다람쥐놈, 등등.
음 그리고.. 지 기분 꼴린다고, 혹은 처음에 금전 거래로 상호 동의와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멀쩡한 상대 남자를 성추행 강간범으로 신고하고 무고하는 것도 장난전화 허위신고의 범주에 들겠다.

이런 것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이며, 어떻게 해야 저런 미친놈들이 더 나오지 않게 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의 탈을 쓰고 경제관념이 어째 저렇게 지지리도 없을 수가 있는지 참..
거짓말의 여파라든가 자기가 저지른 일의 뒷감당, 책임이라는 개념이 그런 인간들 머리 속에는 없는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26 19:35 2024/09/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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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 놓고 보니 군대 이야기가 많아졌다.;;

1. 하이브리드 업종

세상엔 하이브리드 업종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먼저 연기 쪽.. 뮤지컬 배우는 연기를 기본으로 하면서 노래도 어지간한 성악가나 가수 수준으로 하는 사람이다. 두 영역의 능력이 다 필요하다.
쿵푸 무술 배우는?? 이연걸, 견자단 같은 사람을 생각해 보면 당연히 일반인보다야 훨씬 더 몸 좋고 힘 좋고 싸움 잘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연기를 위한 무술은 진짜 실전용 무술하고는 영역이 다르다.

연기용 무술은 실제로 상대를 타격하고 제압하고 무력화시키는 격투술 호신술보다는 화려한 연출 시범에 초점이 더 맞춰져 있다.
실제로 소림사에서도 레알 무술인 지망생이랑, 무술 연기 지망생은 따로 구분해서 무술을 가르친다고 한다. 사격만 스포츠 사격이랑 군대 사격이 다른 게 아니구만.
군인과 무인이 영역이 달라지고, 무술인과 연기자도 영역이 달라지는 건 필연인 듯하다. ㅎㅎ

다음으로 기상캐스터는.. 뉴스 아나운서나 방송 리포터 급으로 격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본격 연예인이나 레이싱모델도 아니다. 정체성이 뭘까..??

옛날에 김 동완 아저씨가 현역이던 시절에는 예보자가 라이브로 일기도를 그려 가면서 날씨 설명을 해야 했다.
하지만 크로마 키 기반의 화려한 CG가 발달하면서 사람은 각본대로 손짓 하면서 대본을 또박또박 읽기만 하면 되게 되었고, 예전에 비해 기상학 쪽으로 필요한 전문성은 다소 줄어들었다. (아예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님)
그래서인지 1990년대 이 익선 아나운서 이후부터 기상캐스터 자리는 그야말로 방송사별로 예쁜 아가씨들 각축장이 됐다.

각종 스포츠의 중계 방식을 보면 업계 경력이 있는 해설자, 그리고 해설을 일반인들에게 걸출한 입담으로 풀이해 주는 캐스터 2인으로 편성되는 편이다. 일기예보 하는 사람은 해설자이던 게 캐스터로 성격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하긴 일기예보가 하도 자주 틀리니 이제는 날씨 예보가 아니라 중계로 바뀌고 있다는 드립도 나돌곤 한다.;;

2. 각종 군종과 병꽈의 경계

군용기라는 게 꼭 공군에서만 운용하는 게 아니다. 공군은 비행기를 띄우기 때문이 아니라 제공권 장악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공군이다.
비행기를 몰더라도 공군이 아니라 육군 항공대에서 헬기 조종을 주로 할 수 있고, 해군 항공대에서 함공모함 함재기 조종을 주로 할 수도 있다.

회전익기는 고정익기하고는 영역, 성격, 조종 특성이 완전히 별개라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공격헬기 조종사를 양성할 때 무슨 5G~6G짜리 가속도를 견디는 훈련을 시킨다거나, 헬기 조종석에 사출 좌석을 설치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함재기는 그 특성상 아무래도 지상 기지에서 발진하는 공군 전투기보다는 작고 항속거리도 짧다. 하지만 훨씬 더 짧은 활주로에서 이착함 하는 게 훨씬 고되고 힘들 테니 그런 쪽으로 고충이 있다.
오죽하면 "공군 조종사는 비행 시간으로 짬이 차지만 함재기 조종사는 이· 착함 횟수로 짬이 찬다" 이럴 정도니까 말이다.

그래도 지상 기지 전투기와 항공모함 함재기가 근본부터 완전히 다른 비행기는 아닌 모양이다. 전투기 제조사에서는 같은 기체를 베이스로 해서 약간만 변화를 줘서 공군 에디션과 항모 함재기 에디션을 모두 만든다고 한다.
마치 과거에 같은 선체 베이스로 전함도 만들고 항공모함도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자동차는 같은 차체 프레임으로 트럭도 만들고 버스도 만든 것에다가 비유할 수 있겠다.

한편, 육· 해군에서 항공대를 운용하는 것처럼 반대로 공군에서도 지상 기지에서 미사일 터렛을 운용하는 게 있다.
대공포는 육군이 아니라 공군 관할이다. 그렇기 때문에 활주로가 있는 비행장뿐만 아니라 웬 산꼭대기에도 공군 부대가 있을 수 있다.

뭐, 육군은 보병과 포병이 주된 전투 병과인데.. 포 중에서 박격포는 포병이 아니라 보병 관할이다. 얘는 여느 화포와는 성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완전히 같은 물건은 아니겠지만 뭔가 바주카 포와 비슷하달까? FPS 게임으로 치면 로켓 런처와 비슷하다.

하긴, 옛날에 공용화기로서 육중한 기관총이란 게 처음 발명됐을 때는 이걸 보병에다 넣어야 하나 포병에다 분류해야 하나 말이 많았었다고 한다. 인류의 전쟁사에 한 획을 그을 너무 획기적인 무기가 발명됐기 때문이다.
기관총 하나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전쟁이 종결돼 버릴 거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는데.. 실제로는 그 정도는 아니었고 핵무기가 발명된 뒤에야 옛날 같은 형태의 전쟁이 많이 없어졌다.

3. 한 분야 특화

뭔가 한 분야에 특화된 성능을 발휘하는 튜닝 물건은 험악한 환경에서의 안정성, 신뢰성, 생존성(?)이 떨어진다. 이게 자연의 보편적인 등가교환=_= 법칙인 듯하다.

(1) 살코기를 많이 만들도록 품종개량된 식용 가축 동물은 야생에서는 제대로 못 산다.
과육 열매를 많이 맺도록 품종개량된 농작물도 야생에 내던져지면 잡초와의 경쟁에서 당연히 못 버틴다.
똑같이 식물이 자라는 곳이어도 논밭이 진짜 자연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지극히 인위적인 장소가 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아무 데서나 무단경작을 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 농사가 유난히 고달픈 일인 이유, 성경 창 3:18-19의 의미와도 모두 일맥상통한다.

(2) 철이나 알루미늄 같은 금속은 돌보다 더 단단하고 튼튼하고, 한편으로 예쁜 광택이 나고 얇게 펼 수도 있고.. 여러 모로 활용하기 좋다.
특히 열에도 훨씬 더 강하다. 마그마나 용암은 용광로 쇳물이 아니다. 저런 건 삽으로 퍼서 철제 양동이에 아무 문제 없이 퍼 담을 수 있다. 뜨거움의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그러니 "쓰레기를 몽땅 다 화산 분화구에다 집어넣어서 태워 없애면 어떨까?"는.. 쓰레기를 우주로 날려 보내는 것만큼이나 현실성· 실용성이 없다. ㅎㅎ)

이러니 금속이 좋기는 한데.. 금속은 일반적인 돌덩어리에는 해당되지 않는 골치 아픈 문제가 있다. 화학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거.. 녹과 부식에 취약하다. 금속은 유기물 같은 부패는 없지만 부식이란 게 있다.
금속을 녹이고 가공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 전에 광석으로부터 산소 원자를 떼어내고 순금속을 추출하는 것부터가 고열을 동반한 엄청난 첨단 기술이었다. 원시시대를 석기, 청동기, 철기로 괜히 나누는 게 아니다.

금속은 마치 과육만 많이 잘 만들고 생존력은 비실비실한 농작물만큼이나 부자연스러운 상태를 인위로 만들어서 억지로 유지시키는 것에 가깝다. 그 억지라는 건 페인트칠이나 도금 같은 걸 말한다.

(3) 옛날의 구닥다리 화승총은 현장 조달한 조악한 쇠구슬을 넣고도 쏠 수 있었겠지만 오늘날의 최첨단 초정밀 소총은 어림도 없다.
100년 전 구닥다리 자동차 엔진은 저질 기름을 넣어도 꿀럭거리기만 할 뿐 일단 돌아가기는 하겠지만.. 오늘날의 초정밀 자동차의 엔진에다 그랬다가는 큰일 난다. 배기가스 정화 계통이 다 망가지고, 엔진에 불순물이 끼고.. 그야말로 비가역적인 손상을 입는다.

(4) 일반 육군 보병들이야 사격의 유효사거리를 거의 100~200m 정도로 잡는다. 쟤들은 실전에서도 특정 타겟 조준사격보다는 다같이 엄호· 기선제압 사격을 훨씬 더 많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총 멘 채로 진흙탕도 구르고 유격에 각개전투에 별 짓 다 한다.

그렇지 않고 조준경 달고 2~3km 거리에서 저격을 하는 스나이퍼라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런 초정밀 총은 초민감한 악기 다루듯이 전용 케이스에 넣어서 신줏단지 모시듯 보관해야 하고, 총과 저격수가 완전히 물아일체여야 한다. 사수는 그 감이 무뎌지지 않게 수시로 혹독한 훈련을 해야 하고, 총도 수시로 닦고 조이고 초정밀 관리를 해야 한다. 저격소총을 땅개들 돌격소총처럼 험하게 다뤘다간 큰일난다.

(5) 군인들을 위한 전투용 총기는 한없이 무겁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하루 종일 들고 다닐 군인들의 부담을 생각해서 말이다. 하지만 스포츠 사격이나 저격수용 총은 반동을 줄이는 것에 특화되어 엄청나게 무겁다.
칼도 다 같은 칼이 아니어서 사형 집행용 참수검은.. 찌르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베는 것에만 특화돼 있다. 그리고 엄청 둔기 수준으로 엄청 무겁다. 여느 검도용 검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저격수 사격은 스포츠 공기총 사격과도 영역이 완전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최소한의 공통 테크닉 이후부터는 노하우가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똑같이 피아노를 전공해도 재즈 피아노랑 클래식 피아노가 호환되지 않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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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4 08:35 2024/09/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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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전하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열받았던 순간

하루는 본인은 시속 90~100으로는 밟아도 될 정도로 곧게 뻗은 4차로 도로의 1차로를 주행하고 있었다.

이 도로는 중간에 교차로나 횡단보도 없고, 보행자 튀어나올 일 없고, 근처에 초등학교 따위는 더욱 없고, 시야가 가려지는 것도 없고.. 지형적으로는 시화 방조제 같은 도로다. 위험 요소라고는 단 1도 없다.
그런데 여기는 4km 남짓 전 구간에 정말 빌어 쳐먹을 60 구간 단속이 걸려 있어서 운전할 때마다 열이 뻗치고 분노가 치민다.

그렇게도 과속이 싫으면 한두 군데 ‘지점’에만 80 이하 정도 단속만 걸어도 충분하다.
도대체 여기를 왜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병적으로 변태적으로 차를 못 달리게 하는 걸까?

이건 진짜 모든 대한민국 운전자를 잠재적 교통사고 유발자 범죄자로, 아니면 초등학생이나 유치원뻘 지능으로 취급하는 무식하고 우악스러운 규제 만능주의의 산물이다. 이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게 아니고 그냥 놀이공원 범퍼카 운전이다.
운전자들이 다 자기가 정당하게 달릴 권리를 빼앗기고 10분 만에 갈 거리를 20분 넘게 가느라 시간을 빼앗기고, 자기 인생을 부당하게 빼앗긴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말 같지도 않은 "안전을 위해.." 가스라이팅에 세뇌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차를 천천히 부드럽게 운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로지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서이다. 기름값 걱정 없이 오로지 안전만이 목적이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과격하고 운전하고 세게 밟아도 된다!!

이렇듯, 저기는 안 그래도 마음에 안 드는 도로인데.. 그 날은 내 앞의 1차로와 2차로에 차 두 대가 비슷한 간격으로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심지어 그 느린 60으로 달리는 것도 아니고 더 느리다.
당장 추월하고 싶은데 1차로 차는 2차로로 비킬 생각을 안 하고(옆에 뻔히 공간 있음!!) 내 옆의 2차로 차는 속도를 줄일 생각을 안 한다.

나 정말 분노가 치밀었다. 이거 정말 어디서 배워 쳐먹은 운전 매너냐?
내가 면허 딴 이래로 이 정도로 앞차에다가 빵빵대고 상향등 오래 켠 적이 없었다.
결국은 2차로 차가 속도를 줄여서 추월 자리를 만들어 주는 듯했으나.. 1차로 그 운전자는 정말 끝까지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비키질 않았다. 야 정말 제발..

* 도로는 뒷차 운전자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다.
* 나의 뻘짓 병신짓 때문에 뒷차가 안 걸릴 신호에 더 걸려서 2~3분을 날릴 수 있다.
* 난폭운전 칼치기가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칼치기를 유발한 진상 운전자 잘못도 아마 6~70%는 있을 거다.


이걸 좀 명심하라고.
천천히 가고 싶으면 그냥 n차로 맨 가에서 찌그러져 있고 수시로 뒷차한테 비켜 주기만 하면 정말 아무도 뭐라 안 한다. 도로 평화가 유지되고 난폭이니 보복운전이니 그런 거 생길 일 없다.
이런 마인드로 운전을 해도 시원찮을 텐데. 하여튼 우리나라는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담으로, 기억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난 2019년 여름엔 시화 방조제에서 시속 무려 200을 넘게 밟으며 질주하던 어느 오토바이가..
저 앞에서 2차로로 쓰윽 변경을 하던 승용차와 부딪히는 바람에 운전자가 즉사하는 끔찍한 사고가 났었다.
그런데 그 사고 이후에 정말 엉뚱하게도 시화 방조제 도로에 시속 60 구간단속이 생겼었다고 한다.

미친 거 아냐..?? 도대체 오토바이 혼자 날뛰다가 뒤진 거랑.. 오토바이도 아니고 애꿎은 자동차들을 강제로 포복 단체기합 주는 게 무슨 상관인데..?? 나라의 교통행정이 이 따위로 멍청하고 저능하고 미개한 거다.
그리고 그 구간단속은 지역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도로 철거됐다. 차들이 빠릿빠릿 못 빠져나가서 정체가 너무 심해진다고 말이다.

그거 카메라 설치했다가 철거할 돈 있으면 그냥 나한테나 주지 제기랄..
난 구간 단속이랑 24시간 상시 어린이 보호구역 시속 30 단속이 너무 혐오스럽다. 내가 운전하던 시간대엔 전국의 모든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13세 이하 어린이가 거기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걸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2. 신호대기

세상에서 제일 무의미하고 쓸데없이 허무하게 낭비되는 시간은 바로 교통수단의 신호대기이다. 시간 낭비, 기름 낭비.
근데 인간이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생명체이다 보니 이걸 원천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 없앨 수 없다면 그 시간을 누구든 그나마 최대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호대기 중이라면 시내버스들이 중간 승하차를 조건부로 좀 허용해 줬으면 좋겠다. (짐 없고, 잽싸게 빨리 타고 내릴 수 있는 소수 인원 한정.. 하다못해 몇백 원 추가 운임을 받아서라도)
그 대신, 그때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100% 전적으로 승객 책임. 기사에게 절대 책임 묻지 않는다는 걸 법으로 명시하고 말이다.
정류장에서 얼마 떨어지지도 않았구만 뻔히 승객을 태울 수 있는데 기사가 법 운운하면서 생까는 걸 보면.. 참 열받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빌어먹을 신호대기 중이라면 운전기사가 간단히 개인 폰 카톡을 확인하거나 통화하는 것도 허용했으면 좋겠다.
그 대신 파란불 됐는데도 2초 안에 제때 출발 안 하거나 딴짓을 티가 나게 하는 게 적발되면 당연히 쎄게 징계.
나는 큰 자유, 큰 책임 신봉자다.

이런 게 잘 정착되려면 빨간불 남은 시간 초수를 신호등에 좀 표시해 주고, 신호등은 교차로 건너편에 설치했으면 좋겠다.
운전자가 아닌 보행자 입장에서도 차량 신호등은 건너편에 있는 게 "훨~씬" 낫다.
그래야 보행자도 차량들 신호를 파악하면서 내 횡단보도가 언제쯤 파란불이 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횡단보도에다가 빨간불 남은 시간 표시를 해 주는 게 더 좋겠지만.

차들이 정지선 약간 좀 넘어와도 좋으니 나로서는 저런 정보가 더 필요하다.
도 넘게 침범한 차가 있으면 횡단보도 건너면서 차 툭툭 치고 쌍욕 좀 퍼부어 주고 건너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 해소 된다. 아니면 점잖게 신고해서 금융치료 때리던가. (차라리 욕만 먹고 뒤끝 없이 넘어가는 게 더 나을 거다! ㅋ)

좌회전 유도차로도 공간을 아주 효율적으로 쓰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인데.. 왜 없애고 난리인지 모르겠어..
자꾸 시동을 껏다 켜면 엔진에 무리가 가는지 아닌지 모르겠다만, 난 ISG 같은 장치도 찬성 지지 소신이다. 쓸데없는 신호대기 때 소모되는 기름은 단 100cc라도 아깝다.
나 좀 강박관념이 심한 건가~~??^^

3. 유령 정체는 사회적 낭비이자 사회악

고속도로에는 악명 높은 상습 정체 구간이 있다.
교통량 대비 차로가 부족하고 길이 좁다던가, 전방에 차량들의 대규모 분기· 합류가 발생한다면 뭐 어쩔 수 없다.
공사나 사고· 고장 차량 때문에 차로가 줄어들어서 막히는 거면.. 그것도 뭐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막힐 이유가 전혀 없는데.. 갑자기 차들이 속도를 줄이면서 지체· 서행· 정체되는 구간이 있다. 터널을 앞두고 꼭 그런 경향이 있더라.

아무 이유 없이 막히다가 터널만 통과하고 나면 거짓말같이 소통이 다시 원활해지는 거.. 특히 오르막 터널 말이다.
천안-논산 고속도로 차령 터널. (남풍세-정안 사이)
중앙 고속도로 다부 터널 부근.

이건 착각이나 기분 탓이 아니며, 교통공학적으로 원인이 다 규명돼 있다.
터널 앞에서 유령 정체가 제발 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도로공사에서 2차 사고 방지를 위한 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하던데.. 그것보다도 유령 정체를 없애고, 색출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을 스마트하게 좀 찾아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즘은 그렇잖아도 고속도로에 터널과 교량이 많이 그것도 길게 만들어지는 추세이다.
그 긴 구간들을 쓸데없이 실선으로 만들지 말고, 차로 변경과 추월을 좀 자유롭게 허용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진짜로 1차로에서 천천히 가는 인간들 단속도 하면서 저것도 같이 단속해야 형평성이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환경이 후손으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라면, 도로는 뒷차 운전자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다. 내가 쓸데없이 밟는 브레이크가 뒷차에게 큰 민폐와 도로 정체를 야기할 수 있다. 마치 연쇄적인 내리갈굼처럼 말이다. 이에 대한 경각심이 전국적으로 좀 형성돼야 한다.

4. 우회전 사망 사고

정말 잊을 법하면 맨날 우회전 중에 차와 보행자가 부딪혀서 보행자가 죽었다는 소식이 보도되곤 한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우회전 사망 사고에서 대형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36%라고 하는데.. 엥, 겨우 36%밖에 안 돼? 레알?

그런 멍청한 사고는 그냥 십중팔구, 90% 이상은, 사실상 몽땅 대형 트럭이나 버스만 내는 거 아님? (트럭 기준 4.5톤 이상, 에어 브레이크가 장착되는 정도의 크기)
내가 지난 6개월 동안 뉴스로 봤던 우회전 사망 사고 뉴스 보도는 전부 대형차였는데?
승용차 레벨에서는 우회전 사고를 내는 게 더 어려울 거 같은데. 안 믿어진다.;;

난 솔직히 말해서.. 우회전 직후에(직진 말고) 나오는 파란불 횡단보도에서.. 주변에 건너는 사람이라고는 코빼기도 없는데도 파란불 끝날 때까지 멀뚱멀뚱 멍청하게 서 있는 앞차 때문에 짜증난 적이 더 많았는걸 말이다.
그런 횡단보도 앞에서는 일시정지 했다가.. 주변에 보행자가 없으면 그냥 가면 된다!

언론에서 대한민국 운전자들이 우회전을 비보호로 안전하게 할 능력조차 없는 저능아 멍청이 빙신 쪼다로 몽땅 매도해서 저기까지 일일이 다 적록 신호등 설치하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으니 내가 숨이 다 막힌다.

5. 나머지

(1) 고속도로를 처음에 4차로로 만드냐 6~8차로로 만드느냐 하는 게 전철 운행을 4량으로 하냐 6~8량으로 하냐 하는 것과 아주 비슷하게 느껴진다.
분당선이 처음에 10량 기준으로 건설됐다가 지금은 끽해야 8량(역 시설) 내지 6량(현재 전동차 편성)만 쓰는 건 컴터에서 80비트 부동소수점이 현실적으로 쓰이지 않고 최대 64비트만 쓰이게 된 것과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2) 고기집에서 손님이 직접 고기 뒤집고 굽는 건 수동 변속-_-이고, 그걸 직원이 다 알아서 해 주는 건 자동 변속기 차량 같다. 후자는 인건비가 추가되어서 고기값이 더 비싸다. =_=;;;

(3) 2000년대부터 운전 중에 DMB 보다가, 혹은 휴대폰 통화하다가 부주의로 사고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건 좀 냉정하게 보면 음주운전 사고와 비슷하다.
요즘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건.. 고속도로에서 크루즈만 믿고 정신줄 놓고 있다가 정체 구간에서 앞차를 들이받는 거다. 이건 그냥 졸음운전 사고와 하나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4) 운행 중인 교통수단을 실행 중인 컴퓨터 프로그램 프로세스에다가 비유하자면..
블랙박스를 장착하는 건 디버그 정보를 추가해서 빌드· 실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사고가 나는 건 일종의 예외 상황이라 하겠다. 급발진은 SUAException 같은..

(5) 난 대한민국 땅에서 남자로 태어나서 토익 900과, 시속 200을 못 넘어 본 게 한이다...;;; 둘 다 비슷하게 근접만 해 봤을 뿐 저 리미트를 넘어 보지는 못했다.
영어는 듣기가 도저히 안 되니 지금보다 점수를 더 올리지는 못할 것이고, 스피드도 안전이나 차 성능 문제가 아니라 이놈의 과잉 단속 때문에 도저히 제대로 밟기 어렵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21 08:35 2024/09/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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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호박 농사 근황

8월이 가고 9월이 됐지만 날씨가 여전히 너무 덥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 아래로 내려갈 생각을 않는다.
그나마 열대야가 없어졌고 밤과 새벽에 약간 시원해진 것이 일말의 다행스러운 점이다. 그래도 밤에 집에서 에어컨을 틀어야 하는 건 여전하다.
이 와중에 오늘은 호박 농사 소식을 오랜만에 전하도록 하겠다.

지난 7월 말에 암꽃이 여러 송이 연달아 핀 덕분에 8호 이후로도 9호와 10호가 맺혔다. 그리고 내가 직접 수분을 못 했는데 고맙게도 11호가 자연수분으로 추가로 맺혔다~!!

하지만 경사는 여기까지였다. 8월 초의 이 아이들 이후로는 이 호박에서 암꽃이 지금까지 한 달이 넘게 전혀 피지 않았다.
아니, 수꽃도 피는 게 갈수록 뜸해지고 꽃을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흐음~ 물은 1~2일 간격으로 충분히 주는 편이었고 이따금씩 비료도 줬는데.. 얘들도 더위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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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8월 11일까지만 해도 이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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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두 주쯤 뒤의 모습이다.
막 대놓고 시들고 죽어가는 건 아니지만, 기세나 생명력이 좀 깎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요즘은 잎들에서 호박잎의 상징인 허연 힘줄 줄무늬가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 뭐가 문제인 걸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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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이미 소개됐던 8호는 8월 초 당시부터 색깔이 서서히 누래져 갔다.
주름 없는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잘 자랐고 8월 중순 언제쯤엔가 땄다.
8호를 키우던 덩굴은 기력이 다했는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팍 죽어 버렸다. 8호를 배출해 낸 덩굴에게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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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땄던 호박 1,2,3호에다가 8호를 같이 늘어놓은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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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는 지난번 글에서 갓 수분 성공한 초기 모습만 소개됐었는데, 그때 이후로 이렇게 동글동글한 민무늬 모양으로 잘 자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주 남짓 뒤에는 이렇게 사과나 배 같은 모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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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신비로운 건.. 10호였다. 처음에는 9호와 비슷한 동글동글한 모양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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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거랑 저게 같은 호박이라는 게 믿어지는가?
8월 4일 다음으로 8월 10일. 개인 사정 때문에 엿새 가까이 현장을 모니터링하지 못하고 있던 사이에.. 이 아이는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바뀌어 버렸다!
비슷한 시기에 수분된 9호와 10호가 외형이 이렇게 서로 극과 극으로 달라지다니..! 변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해서 몹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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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본인이 올해 얻은 호박들 중에서 제일.. 맷돌호박의 FM에 충실한 모양인 것 같다..!!
동글동글하고 납작하고 쭈글쭈글
하고.. 너무 예쁘지 않은가?
심지어 나중에 따 보니 부피 대비 무게(밀도)도 제법 나가고 단단하고 묵직했다.
비록 크기는 이전의 1호, 2호보다 작지만. 정말 역대급 초우량 호박이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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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막내 11호는 8월 10일인데 아직 꽃잎이 붙어 있을 정도이니 제일 늦둥이이긴 하다.
쟤는 1주일쯤 뒤에 저렇게 바뀌었다. 주름이나 무늬는 적당히 이전의 1호나 2호와 비슷한 외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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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에 9호, 10호, 11호를 모두 땄다. 9호는 훨씬 더 늦게 맺힌 11호보다도 크기가 작고 색깔이 허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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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3호와 8~11호를 모두 한자리에 늘어놓아 보았다. 이때는 8월 31일.
4~7호들은 애호박 상태로 일찍 따서 먹었기 때문에 없다. (4호와 7호는 더 자라지 않고 낙과, 5호는 상처 부위 때문에, 6호는 가지 정리하다가 실수로 따서)

25일 이후 1주일 남짓한 시간 동안 10호는 짙은 초록색 기운이 더 빠지고 더 누래진 것을 알 수 있다. 8호는 두 말할 나위도 없고.. ^^
제일 고참인 1호와 2호는 이미 진작에 초록색이 완전히 없어져서 늙은 호박으로 바뀌었다.
이 아이들을 보면 그저 기쁘고 흐뭇할 따름이다. 호박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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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삼아 1호를 드디어 도축해서 호박전을 만들어 먹었다. 과육은 상태가 양호하고 아주 맛있었다.
수분되고 나서 겨우 3주 남짓한 시간 만에 땄지만 속에 씨가 제법 맺혀 있었고, 심지어 한두 개는 열매 안에서 싹이 터 버려서 콩나물로 바뀌어 있기도 했다.
이제 호박을 분해하는 일에 고맙게도 본인의 여친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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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이 새순과 함께 암꽃을 만들려고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그 시도가 과연 얼마나 성공할까?

10월쯤 돼서 계절이 완전히 바뀌고 날씨가 추워지면 호박들이 자기가 죽을 때가 된 걸 알고 경쟁적으로 몸을 짜내서 암꽃을 피우기는 한다. 그때쯤에라도 얘들이 암꽃을 좀 피웠으면 좋겠다.
튼실한 열매가 하나 맺히면 얘들은 상자째로 실내로 옮겨서라도 11월 이후까지 계속 키울 테니 말이다.

다음 농사 소식글에서는 부디 12호, 13호 소개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참, 여기서 일일이 언급은 안하지만 호박뿐만 아니라 대파와 깻잎도 약간 수확해서 잘 먹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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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농사 얘기는 이 정도면 된 것 같고..
바야흐로 9월이니 이제 가락시장에서 올해 수확된 늙은 호박을 볼 수 있게 됐다. (사실 거의 8월 중순쯤부터 볼 수 있음)
물론 이런 호박을 동네 채소 가게나 할인마트에서도 보려면 10~11월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시장에서 사 온 호박에 비해 내가 직접 키운 호박은 크기가 참.. 장난감 수준이다.
어떡하면 저렇게 큰 호박을 만들 수 있을까? 나도 저렇게 키워 보고 싶다.

가락시장을 돌아다녀 보면 엄청나게 큰 호박들도 볼 수 있는데, 그건 대체로 판매 중인 상태가 아니다.
열려 있는 가게에 진열된 게 아니라, 문 닫은 가게나 공터에 대충 쌓여 있는 편이다.
그런 호박들은 판매 준비 중인 건지, 아니면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호박을 대량으로 가공하는 다른 업체에다 납품하는 건지.. 모르겠다.
늙은호박은 애호박이나 단호박과는 다른 그 무언가인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18 08:35 2024/09/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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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폭염이 극심했던 올여름 8월 동안 전국 이곳저곳을 누볐다. 바다와 계곡에서 두루 물놀이를 했다.

1. 홍천 아름다운마을

지난 광복절 연휴에 교회 수련회를 여기로 다녀왔다. 행정구역 상 홍천이지만 동쪽 끝의 내면 소재여서 인제· 강릉과 가까웠다.
3주가 넘게 지속된 열대야 때문에 고통받던 와중에.. 여기까지 먼 길을 운전해서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새벽 최저 기온이 겨우 18~19도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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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 숙소 근처에는 이렇게 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사실, 여기까지 갈 것도 없이 가는 길에도 곳곳에 강과 계곡이 많이 보였다. 거기서 물놀이를 하는 일행도 눈에 띄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만 아니었다면 나도 몇 번이고 차를 세우고 물놀이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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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구간은 성인 남자의 가슴과 목까지 찰 정도로 물이 꽤 깊었다.
물놀이를 정말 원없이 했고, 미리 챙겨간 말통에다 이 맑은 물을 잔뜩 담아서 40~50리터 가까이 채웠다. 이것들은 모두 우리 호박이들 농업용수로 쓰였다.

그나저나, 수련회 강의 주제가 "약속의 땅 이스라엘"이었던지라.. 준비 찬송으로는 '여호와 하나님', '허락하신 새 땅에 들어가면서', '나는 순례자, 낯선 나라에'처럼 뭔가 이스라엘스러운 곡을 골랐다.
그리고 갈 때와 올 때 모두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명불허전 상습 정체 구간(화도-서종-설악)의 지긋지긋한 위력을 체험했다.

2. 강원도 양양

교회 수련회는 여친과 함께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친과는 두 주쯤 뒤인 8월 말에 바다로 여행을 따로 다녀왔다.
양양과 속초 사이, 대포항과 물치 해수욕장보다 약간 남쪽에 있는 모텔방을 잡았다. 여기는 7번 국도에 바로 붙어 있고 동해 해변도 바로 내려다보여서 경치가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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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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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주변에도 누군가가 텃밭 일구고 호박을 잔뜩 키우고 있어서 몹시 반가웠다. 동업자가 있구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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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비가 내렸고 하늘이 우중충했지만.. 기온으로나 수온으로나 물놀이를 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본인과 여친 모두 물에 들어갔다.
다만, 날씨가 날씨여서 그런지 파도가 강한 편이었다. 하반신 이상 물이 차는 곳으로는 들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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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으로 이런 오글거리는 말을 하기는 좀 뭣하지만.. 바다는 남자의 가슴을 흥분시키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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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로사 커피점이 우리나라 브랜드라는 거, 그리고 본점이 강릉에 있다는 거.. 이 두 가지를 처음 알게 됐다. 지난 6월 에디슨 박물관에 이어 또 다른 강릉 명소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릴 때 이런 곳에서 여친과 함께 커피와 후식을 먹어 보니 아주 운치 있었다.

오후에 돌아올 때는 오랜만에 영동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이때가 8월 29일이었는데, 일본의 무슨 태풍 때문인지 강릉 일대에서는 정말 앞이 안 보일 정도의 물폭탄 폭우가 쏟아졌었다. 대관령 서쪽에 들어서가 날씨가 거짓말같이 바뀌어서 맑아졌다.

영동 고속도로는 2000년대 초에 대대적으로 선형개량이 됐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더 나중에 만들어진 서울-양양보다는 선형이 열악해 보였다. 급커브와 급경사가 많고(물론 고속도로 설계 기준에는 맞췄겠지만), 일부 내리막은 시속 80 구간 단속까지 있었다. 세월의 격차와 기술력의 차이가 느껴졌다.

3. 영종도 왕산 해수욕장

8월 31일, 동해를 다녀오고서 이틀 뒤 주말엔 서해 끝자락인 영종도의 왕산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을왕리의 바로 옆 이웃인데, 여기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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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이런 분위기..
한낮에 갔더니 밀물이어서 물이 많고 나름 파도도 쳤다. (동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사람들도 바글바글 엄청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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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방수빽에다가 전화기를 집어넣은 채로 사진을 찍었다. 이게 있으니 소지품 걱정을 할 필요 없고, 해수욕 중에도 전화기를 늘 몸에 지닐 수 있어서 좋았다만.. 그 대신 사진의 화질을 많이 희생하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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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님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사진은 아니라고 판단되어 그대로 수록한다~~

* 번외편: 길고양이

여친님은 나처럼 회사 다니는 직장인이 아닌 관계로, 작업실 내지 스튜디오를 따로 구해서 평일엔 거기서 일한다.
거기 주변에는 닝겐뿐만 아니라 주인 없는 길고양이가 여럿 돌아댕기는 것 같았는데.. 어쩌다 보니 아주 귀엽고 애교 많은 검은 고양이 한 마리와 마주치게 됐고 얘와 친해져 버렸다. 요것도 지난 8월에 있었던 주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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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요놈이다.
아니, 여느 야생 길고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한테 대뜸 다가와서는 발등에다가 얼굴을 부비고, 벌렁 퍼질러 눕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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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작업실에도 몇 번 초대해 줬더니 거기도 돌아다니면서 자기 영역 표시를 하고, 벌렁 나자빠져서 행복한 표정을 짓더라. 딴 고양이 냄새가 전혀 없는 아지트를 발견했으니 오죽 좋겠어?
이제는 우리 커플의 얼굴과 목소리를 기억한다. 내가 아침이나 저녁에 찾아가서 "냐아옹~" 흉내를 내면 걔도 야옹 거리면서 나온다. 집으로도 쭐래쭐래 따라온다.
여느 고양이한테는 이러면 그냥 경계하고 달아난다. 절대로 얘처럼 반응하지 않는다. 진짜로 집고양이였다가 버려졌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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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반려묘로 키워야 하나 싶은데.. 일단은 밥만 하루에 한두 번꼴로 주고는 밖에 도로 내보낸다. '츄르'라는 간식을 고양이가 그렇게도 좋아한다고 하는군..
얘는 맛있는 참치나 닭가슴살만 먹고 다른 평범한 사료는 남기는 '편식'까지 할 줄 알더라. 주변에 다른 캣맘들도 있으니 대놓고 밥을 쫄쫄 굶지는 않는 듯하다.
그런데 얘는 꼬리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사고나 학대를 당해서 잘리기라도 한 건지.. 그리고 사료에 비해 물을 너무 안 마시는 것 같다.

작업실 주변에 개집.. 대신 고양이집을 하나 마련해 줬는데, 얘가 거기에 들어가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겨울이 되고 날이 추워진 뒤에 저 안에다가 핫팩 하나 던져 주면 어떨까? 그러면 거기서 밤을 보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길고양이들이 겨울엔 따뜻한 곳을 찾아서 갓 시동 꺼진 자동차의 엔진룸 안까지 들어간다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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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작업실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심지어 저 아이의 친구인 듯한 다른 고양이도 가끔 목격되곤 했다. 얘는 꼬리가 있고, 쟤보다 야위었다는 것만 빼면 둘이 색깔이 완전히 동일하고 빼닮았다.
얘는 작업실 근처까지 온 적은 없어서 우리가 직접 밥을 주지는 못했다.
뭐 이런 일이 있었다~~ ^^

Posted by 사무엘

2024/09/15 08:35 2024/09/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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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편

성경의 시편은..

  • 하나님 쪽은 내가 죄 때문에 너무 더러워서 차마 나아가기가 민망하고
  • 인간 쪽은 당장 악인 원수들로부터의 해코지가 두렵고..

이렇게 양측으로부터 샌드위치 신세가 된 사람의 처절한 고뇌가 많이 담겨 있다.

물론 시온이 어떻고 땅 상속이 어떻고 하는 건 구약 관점의 보상 얘기이다.
원수에 대한 저주나 보복이 종종 언급되는 건 하나님 관점 내지 재림 관점에서이다. 신약 크리스천의 행실 교리로 참고할 사항은 아니다.

허나, 신약 크리스천도 정규분포 안에 드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영적 전쟁을 치른다면.. 저렇게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낀 시편 기자의 심정을 거의 똑같이 경험하게 되는 게 정상이다. 시편 얘기가 지금이라고 해서 별개가 절대 아니다.

죄에 대해서 "그래서 뭐 어쨌다고? 어차피 남들도 다 똑같이 하는데?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잖아? 니 혼자 도도하게 굴어 봤자 밥이 나오나 돈이 나오나?" 이렇게 치부하는 게 아니라~~~
"이런 죄를 하나님이 싫어하시는구나~! 이런 죄를 지은 대가가 누군가의 피흘림과 죽음이구나! 이런 더러운 마음 상태로 어찌 주 앞에 나아갈 수 있으리요?"

이렇게 하나님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하나님이 싫어하는 것을 같이 싫어하는 거.
"세상에서 부귀영화 누리면서 1천 일보다, 주와 함께 초막에서 단 하루가 더 낫다~~ 금은보화보다 더 낫다"
이러는 그 심정, 그 영성을 시편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이건 정말 평범한 상태로 기록할 수 있는 시가 아니다.

복음서 이후 신약 성경의 상당수를 바울이 기록했다면, 시편 대부분은 다윗이 기록했다.
왜 하나님이 다윗을 사용하셨는지(한때 간음 살인이라는 흉악한 죄를 지었는데도), 반대로 사울이 인간적인 평가 대비 하나님이 왜 학을 떼 버리셨는지? 이런 것들을 알 수 있다.
이래서 성경은 겨우 인간의 생각대로 막연하게 “그냥 우리끼리 차카게 살자” 스타일로 써 갈긴 책일 수가 없는 것이다.

2. 찬송가

우리가 부르는 찬송가들 중에는 작사자가 주변 가족, 친지, 연인을 질병이나 사고로 잃고 나서 극심한 슬픔과 고난 가운데 가사를 지은 것이 여럿 있다.

(1)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 내 영혼 평안해 (호레이쇼 스패포드)
작사자의 4살짜리 아들이 병으로 죽고, 나머지 네 딸들을 여객선 충돌 사고로 모조리 익사.. (19세기 말. 인제 증기기관 여객선이란 게 처음으로 등장했던 시절임)

(2) 죄짐 맡은 우리 구주 (조세프 스크리븐)
작사자의 약혼녀가 결혼식 바로 전날에 강물에 빠져 익사함. 그 뒤 모친이 중병에 걸려서 위독하다는 소식까지..

(3) Near to the Heart of God (Cleland B. McAfee)
작사자의 어린 조카딸 2명이 디프테리아에 걸려서 죽음 (19세기 말, 이런 후진국형 전염병이 아직 현역이던 시절)

(4) 그 날 다가오네 - 얼마나 영광스러운 날일까 (제임스 힐)
작사자의 장모가 갑자기 근육마비에 걸리고 얼마 후 세상을 떠남

이것 말고도 다른 예들이 또 있겠지.
본인은 교회에서 집회 전 준비찬송을 인도할 때 가사 내용이 서로 비슷한 거, 조나 박자가 비슷한 것, 단조로만 이뤄진 것, 혹은 뒤에 이어질 설교 및 강의 주제와 관련 있는 것, 후렴에 ‘주여’가 나오는 거, 같은 작사-작곡자 쌍인 것 이런 것들을 묶어서 편성해 봤다.

그랬는데 한번은 "작사자가 가족· 친지를 잃고서 지은 곡들"만 골라 보니 저렇게 아주 그럴싸한 조합이 나왔다. 심지어 카테고리도 기도와 간구, 위로와 평안, 천국과 재림 이렇게 다양하다.
물론, 그 특성상 즐겁고 경쾌한 곡은 별로 없고 장송곡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저런 찬송가를 굳이 장례식장에서만 불러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3. 여담

- 성경에 주석 성경이 있다면 찬송가에는 해설 찬송가가 있다. 원래 영어가사라든가 이 곡이 만들어진 계기와 배경과 사연, 작사자와 작곡자에 대한 신상 정보 같은 것들을 알면 그 곡에 대한 애착이 더 생길 수 있다.
물론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 검색으로 저런 것들을 대번에 다 찾아볼 수도 있지만 말이다.

- 요즘 사람들은 아예 19~20세기 클래식 찬송가가 아니면 마커스니 어쩌구 하는 2010년대 이후 CCM이다.
그 사이에 낑겨 있는 1980~90년대 초창기 CCM/복음성가는 차차 잊혀지고 못 들어 본 세대가 늘어나는 것 같다. =_=;;

- 성경에 따르면 철저하게 "하나님의 왕국과 그분의 의를 먼저 구하라", "하나님 사랑" 그 다음에 "이웃 사랑"이다. 비싼 향유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 자선을 하는 게 아니라 예수님 발에다가 향유를 끼얹어 버린 것은 허비 낭비가 절대로 아니었다. 정반대.. 주님이 귀하게 받으시는 경배로 인정됐다~!!

- 사도행전에 기록된 베스도와 아그립바(행 26:24,28)의 반응은.. 오늘날에도 복음을 거부하는 불신자들의 전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정말 동일한 패턴이다.

- 성경에 기록된 기도들 예시만 갖고도 설교나 강해를 하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다니엘서 9장이나 사도행전 4장은 고난이 깃든 가운데 정말 기도를 예쁘게 잘한 것이다. 왕상 8 솔로몬의 기도도 이런 범주에 들까?
그에 비해 삼손이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기도는.. 그냥 안습하고 처절한 기도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13 08:35 2024/09/1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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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글이 부쩍 늘었군. 이런 거 한데 정리하는 게 재미있다. 한번 꽂혔을 때 몽땅 다 정리하고 글을 마무리 지으련다. =_=;;;

1. 시동

자동차 엔진은 타이어 구동축은 물론이고, 발전기나 에어컨 공기 압축기, 파워 핸들과 브레이크(!!!), 냉각수 펌프 등 동력을 필요로 하는 여러 쇳덩어리 payload들이 한데 연결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돌리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강한 토크가 필요하며, 동력 공급이 끊기면 관성이고 뭐고 없이 금세 멈춰 서 버린다. 자동차 엔진 크랭크축은 선풍기 날개 회전축 같은 물건이 아니다.

자동차는 시동을 걸려면 처음에 그 무거운 크랭크축을 외부에서 돌려 줘야 한다. 그런데 스스로 4행정을 반복하면서 그 시동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일정 속도 이상 '빠르게' 돌기도 해야 한다.
그러니 차 시동을 걸 때는 순간적으로 꽤 많은 힘이 필요하며, 배터리의 경우 꽤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크랭크를 수동으로 죽어라고 돌려서 시동을 걸던 100년 전 자동차나 옛날 경운기를 생각해 보시라.

옛날에 배터리가 방전된 수동 변속기 차량을 밀어서 시동 걸 때도.. 잘못해서 박았다가는 큰일 날 정도로, 세우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빠르게 밀어야 했다. 최소한 사람이 다리로 달리는 것과 비슷한 속도이다. 주차된 차를 겨우 밀어서 옮기는 정도하고는 급이 다르다.

2. 엔진 과열

인간이 발명한 동력 기계 중에 자동차 내연기관은 엄청난 괴력을 내서 수 톤에 달하는 차량을 앞으로 굴려 준다.
한편, 에어컨 실외기는 공기를 압축해서 냉매가 빼앗은 실내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 준다.
다들 물리학적으로 '열기관'이다 보니, 열을 수반하고 열을 취급한다.

40도에 가까운 한여름 땡볕에 이런 기계들을 빡세게 굴리다 보면.. 곧 과열되고 퍼지지 않을지 우려될 때가 있다.
하지만 얘들은 처음부터 인간보다 훨씬 더 뜨거운 곳, 더운 곳에서 동작하게 만들어진 물건이다.
지금이 기계 품질이 들쭉날쭉하던 쌍팔년도 시절도 아닌데, 통상적인 폭염? 40~50도쯤은 기계 동작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자동차 엔진의 냉각수는 애초부터 적정 온도가 무려 85도에서 100도대이다. 사람이 일사병 걸렸을 때 냉찜질용으로 쓰는 냉수가 전혀 아니다.
컵라면을 끓일 수 있고 사람 피부에 닿으면 바로 화상을 입을 정도의 물이 엔진을 식히는 데 쓰인다. 이게 단백질 생체와 금속 기계의 차이이다.

엔진오일이나 냉각수가 갓 시동 건 직후의 너무 차가운 상태이면 오히려 그게 엔진에 안 좋다.
130~140도는 돼서 냉각수가 펄펄 끓고 증기가 나올 정도가 돼야 엔진 과열 위험 징조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냉각수가 새거나 냉각 계통이 통째로 고장 났을 때나 발생한다. 그러면 뭐 한여름이 아니라 한겨울이라도 차 엔진이 과열되고 퍼질 수 있다.
단순 폭염 속에서 통상적인 주행만으로는 절대로 저렇게 과열되지 않는다. 한여름에는 엔진보다는 타이어나 브레이크의 과열을 더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주행풍을 받을 수 없는 정지 상태에서 엔진 공회전을 몇 시간씩 시키면 역시 엔진이 과열될 수 있다. 풀악셀만 차에 무리를 주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수랭식이지만, 그 냉각수를 식힐 때는 주행풍(공랭)에도 어느 정도 의존하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즉, 자동차를 원래 쓰라는 용도대로만 잘 쓰면 과열 걱정 안 해도 된다.

자동차 계기판의 냉각수 온도계는 온도를 곧이곧대로 표시하는 게 아니다. 어지간해서는 꼼짝 않고 가만히 있게 만들어져 있다. 진짜 위험한 상황이 아니면 운전자의 주의를 끌지 말라고 말이다.
(사실, 연료계나 속도계도 이런 식의 보정이 살짝 들어가 있다. 자동차 계기판에서 언제나 현재 상황을 100% 있는 그대로 표시하는 유일한 계기는 엔진 회전수 타코미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으로 에어컨 실외기도.. 땡볕에서 더 더운 공기를 내보내느라 고생 많아 보이지만, 어설프게 식혀 주려 애쓸 필요 없다. 바람이 잘 빠져나가게 주변에 통풍만 신경 써 주면 된다.
실외기 주변이 꽉꽉 막혀 있으면 그거야말로 사람이 배설 배변을 제대로 못 해서 몸이 붓고 탈나는 것과 같은 심각한 상황을 야기한다.

그리고 특히..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바람? 폐열을 이용해서 뭐 딴 기계를 돌리고 무슨 활용을 하겠다느니 그런 헛짓이나 절대 하지 말고, 그런 데(사업 아이템????)에 속지 마시라.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짓일 뿐만 아니라, 그거 갖고 뭔가 유의미한 동력이 나올 정도이면 에어컨 실외기의 동작이 심각한 지장을 받는 상태일 것이다!!

3. 과부하

인간이 발명한 모든 교통수단들은 0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비해, 100에서 2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야말로 비교할 수 없이 훨씬 더 길다.
가속이 더 안 되는 이유는 일단은 공기 저항이 급격하게 너무 커지기 때문이고, 그리고 엔진도 점점 힘이 부치면서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엔진의 배기량은 제한돼 있는데 거기에다 연료나 공기만 무식하게 퍼 넣는다고 해서 그에 상응하는 출력이 나오는 게 아니다. 엔진 부품이 못 버텨서 퍼지고 터질 가능성이 높아지며, 애초에 연소가 제대로 안 되고 과열도 되는 등 온갖 부작용이 터진다.

내연기관들은 일정 회전수 이후부터는 토크가 떨어진다. 그리고 회전수가 더 올라가면 토크의 감소폭이 더 커지고, 이제는 토크에다가 회전수를 곱한 출력조차도 오히려 더 떨어지게 된다.
자동차 타코미터를 보면 최대 출력을 찍고 역으로 출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회전수부터가 레드존으로 지정돼 있다. 휘발유 승용차는 보통 6000rpm 이후부터이다.

4. 바퀴의 차이

철도 차량의 쇠바퀴는 고무 타이어와 달리, 공기압을 관리하는 게 없다.
안 그래도 쇠와 쇠 끼리는 마찰이 작은데, 굴러가면서 바퀴 내부의 마찰로 인한 운동 에너지 손실도 없다. 바퀴의 부피나 형체가 달라지는 게 없으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철도 차량은 평지에서 한번 가속되고 나면 아주 길게 오랫동안 타력(관성) 주행이 가능하다. 자동차보다 더 적은 엔진 출력으로도 그 무거운 객차와 화차를 줄줄이 꿰어서 견인할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그 대신 철도는 오르막 경사에 자동차보다 훨씬 더 취약하고, 길 상태에도 더 민감하다. 레일 표면이 자동차 도로 정도로 울퉁불퉁 까끌까끌하면 뭐.. 바퀴가 못 견디고 작살이 날 것이다.
그런데 도시철도 중에는 고무 타이어로 레일 위를 달리는 철도 차량도 있다. 얘는 연비가 쇠바퀴 정도로 좋지는 못하지만 승차감이 좀 더 좋고 접지력도 더 좋아서 더 높은 경사도 오를 수 있다.

아무쪼록 덜컹덜컹 이음매 없는 레일과, 켜질 때 깜빡거리지 않는 형광등은 둘 다 2000년대 이후 비슷한 시기에 대세가 된 것 같다.

5. 서스펜션

도로건 심지어 철길이건 교통수단의 바퀴가 굴러가는 길들은.. 모든 구간이 한 치의 요철이나 기복이 없이 매끄럽고 반들반들 평평한 이상적인 평면이 아니다.
그러니 비가 잔뜩 내리기만 해도 빗물이 고이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생긴다. 제아무리 쇠로 된 레일이라 해도, 제아무리 시멘트나 아스팔트로 포장됐다고 해도 예외가 없다.

시속 100 이상의 고속 주행 때는 아주 미세한 요철이라도 차체를 큰 충격과 함께 들썩거리게 만든다. 탑승자에게는 당연히 엄청난 불쾌감을 야기한다.
레일의 경우, 매일 연마를 하지 않으면 그 다음날에 열차의 승차감이 바로 차이가 날 정도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육상 교통수단에는 바퀴로부터 전해진 충격을 흡수하고 완화하는 서스펜션, 쇼바=_=라는 현가장치가 있다. 이건 자동차뿐만 아니라 철도 차량, 심지어 마차나 수레에도 있고 그 느린 자전거에도 어떤 형태로든 있다.
이게 없으면 차량은 조금만 빨리 달리다가 조금 요철을 만나면 탑승자가 들썩 떠 버리고.. 과속방지턱을 조금 빠르게 넘었다가는 앞바퀴가 통째로 들려 올라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체에서 서스펜션의 중요성은 생각보다 크다.

서스펜션은 그 특성상 탄성이니 스프링이니 하는 장치와 접점이 있다. 다만, 소형 승용차의 서스펜션과 대형 트럭· 버스의 서스펜션은 방식이 다르다.
둘은 엔진도 다르고(휘발유 / 디젤), 브레이크도 다르고(브레이크액 / 에어, 디스크 / 드럼), 그것처럼 서스펜션의 종류도 다른 셈이다. 다만, 대형차에 적용되는 서스펜션은 저렇게 부품이 빠지고 부러지는 것에 더 취약한 것 같다.

쌍팔년도 시절 옛날 차들은 2000년대 이후 요즘 자동차에 비해 유리의 썬팅이 더 연해서 차량 내부가 더 잘 보이고.. 그리고 또 서스펜션도 더 물렁물렁 들썩들썩했던 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라면 스프의 맛이 미묘하게 바뀌었다는 식의 얘기 같은데, 이런 것들도 옛날 차와 요즘 차가 마냥 같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물렁물렁할 때와 딱딱할 때의 장단점이 있다고 들었는데 난 자세히는 잘 모르겠다.

6. 원격운전

컴퓨터에서 완전 자동 번역과는 별개로, 단순히 '컴퓨터 보조 번역 CAT' 기술이란 게 있다. 실제 번역은 사람이 하지만, 그래도 여러 사람들이 방대한 텍스트를 나눠서 번역할 때 각종 번역 용어들이나 번역 문체가 일관되게 유지되게 체크 정도는 컴터가 해 준다.
그것처럼 자동차도 완전 자율주행 이전에 크루즈 컨트롤이나 차로 유지, 정체 구간에서의 가다 서기 반복, 아니면 주차 같은 일부 덜 위험한 노가다성 운전 정도만 사람을 보조하는 기술이 개발돼 있다.

그런데 원격운전..?? 이건 지향하는 바가 자율주행과는 좀 차이가 있지만 뭔가 그럴싸해 보인다.
전투기도 무인 원격조종을 하는 세상인데 자동차 원격운전이야 당연히 하위호환으로 가능할 듯하다.

운전자가 현장까지 굳이 가지 않고도 오피스에서 남의 차 운전을 할 수 있다면 자동차(신차/렌터카) 탁송이라든가, 대리운전 쪽은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운전자 인증, 보안이나 신뢰성 문제 같은 것만 해결되면 말이다.

컴터에서 '원격 데스크톱 접속 허용' 옵션을 켜듯이.. 차에도 그런 걸 켠다. 자동차가 일종의 서버처럼 되는 거다.
인증된 사용자 "xxxx가 님하의 자동차를 운전하고자 합니다. 허용하시겠습니까?" 이거 동의해 주면 끝.
대리 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고, 대리 기사도 힘들게 발품 팔 필요 없다.

아니면 자가용이 아니라 정규 노선만 다니는 대중교통· 영업용 차량 한정으로만 원격운전을 한다면? 그건 뭐 배터리 전기차가 아니라 가공전차선 트롤리버스나 다름없는 운용이니 더 쉽게 정착 가능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10 08:35 2024/09/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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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태 이상

자동차는 오랫동안 정비를 받지 않으면 주행 중에 여러 형태로 외형적인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

  • 방향지시등 램프가 일부 고장 나면 릴레이들에 걸리는 전기 저항이 줄면서 깜빡거리는 주기가 몹시 짧아진다. 일부 버스나 트럭이 그런 상태가 된 것을 본인은 몇 번 본 적이 있다.
  • 급브레이크가 아닌데 제동 중에 하이톤의 ‘끼익~’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건 브레이크 패드가 오늘 내일 하는 상태라는 뜻이다. 저런 소리가 안 나야 정상이다.
  • 엔진 공회전 중에 ‘두두두두.. 드드드드~’ 소리가 깊고 강렬하게 들리는 것은 노킹 현상이며 이건 심각한 문제이다. 조속히 엔진 정비를 받아야 한다.
  • 엔진 작동 중에 주기적으로 하이톤의 ‘휙휙휙.. 끌끌끌..’ 소리가 들리는 것은 팬 벨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면 바퀴 말고도 엔진의 동력에 의지해서 동작하는 발전기, 에어컨 공기 압축기, 냉각 라디에이터 등의 동작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본인이 지난 10여 년 동안 내 차를 기준으로 겪었던 상태 이상과 조치 내역은 다음과 같다.

(1) 언제부턴가 시동이 되게 힘겹게 끼룩~끼룩끼룩 간신히 걸렸음. 그로부터 며칠 뒤, 아예 시동 안 걸림.
==> 배터리 교환. 3~4년 정도 썼는데, 긴급출동 기사의 말에 의하면 전압이 이미 위험 수준으로 팍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2) 핸들을 놓고 가만히 주행하고 있으면 핸들이 좌우로 덜덜 떨렸음. 차가 대놓고 삐딱하게 치우쳐서 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 타이어 교환. =_=;;;
저 증상만을 해결하는 게 목적이었으면 휠 얼라인먼트 정도만 해도 충분했을 듯하다. 하지만 그 당시 차 구매 이래로 타이어를 한 번도 교환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냥 가게 아저씨의 말대로 좀 호구짓에 응해 줬다. 어쨌든, 타이어를 다 교환했더니 문제도 해결됐다.

(3) 처음 출발하면서 기어가 차차 고단으로 올라갈 때 꿀럭꿀럭 변속 충격
==> 큰맘 먹고 변속기 오일을 최초로 교환하고 나니 증상이 싹 없어졌다.
참고로 엔진 오일을 교환해도 처음에 잠깐 동안은 이런 현상이 없어졌다. 하지만 곧 재발함.

(4) 시동이 걸린 직후에 엔진 회전수가 불안정하고 부들부들 떨림. 조금 지나면 안정화됨
==> 점화 플러그를 교체하니 문제 해결.

(5) 날씨 더울 때 차 시동 건 직후에 에어컨이 찬바람이 너무 안 나옴. 한참 주행을 많이 해야 나옴
==> 찬바람이 전혀 안 나오는 건 아니니 냉매 쪽 문제는 아니고.. 그냥 압축기의 노후 고장 문제였다. 이것도 차를 구매하고 나서 처음으로 전면 교체를 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다만, 본인은 직접 몰았거나 탑승했던 자동차에서 엔진 과열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겪거나 목격한 적이 없다.

2. 배터리 방전

개인적으로는 자동차 빳데리의 방전도 화상처럼 경미한 거, 중대한 거 구분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 빳데리의 출력 부족 때문에 스타터 모터가 시동 유지 속도를 만족할 만치 돌지 못하는 건 1도. (끼룩끼룩끼룩끼룩..)
  • 출력이 더 약해져서 스타터 모터가 아예 돌지 못하고 까탁까탁 더 거칠고 기분 나쁜 소리만 내는 건 2도..
  • 아예 전기가 완전히 나가서 차내의 모든 전기 공급이 끊기고 차의 이모빌라이저도 동작하지 않고, start로 돌려도 아무 반응이 없는 건 3도.

본인은 내 차에서 저 세 현상을 모두 겪어 봤다. ㄲㄲㄲㄲㄲ

그리고, 모든 화학 배터리들은 실제 사용 여부와 별개로 저온에 취약하다. 전기차는 -10도 이하의 혹한에서 과연 잘 켜진다는 보장이 있을까?
마치 수도관이 혹한 속에서 동파되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 평소에 수돗물을 약하게 틀어 놓듯, 배터리가 혹한 속에서 퍼지는 걸 막기 위해 평소에 전기를 써서 열선 같은 걸로 배터리를 보호해야 하지 싶다.

3. 제동 이상

(1) 브레이크 계통이 너무 열받으면 베이퍼 락(vapor lock) 또는 페이드(fade)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전자는 브레이크액이 과열된 나머지 기화해 버려서 사람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게 브레이크로 전해지지 않는 현상이다. 마치 브레이크가 기계적으로 망가지기라도 한 것처럼 페달이 쑤욱 깊게 밟히는데.. 제동이 발생하지를 않는 거다.

대형 버스나 트럭은 브레이크액이 아니라 압축 공기를 매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베이퍼 락 현상으로부터 자유롭다. 그 대신 브레이크 페달을 너무 자주 밟아서 압축 공기의 소모량이 충전량을 상회하게 되면 언젠가 제동력이 고갈되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차량들은 계기판에 브레이크의 압축 공기 게이지가 반드시 존재한다. 이게 엔진 냉각수 온도계에 맞먹는 매우 크리티컬한 정보이다.

(2) 페이드 현상은 그냥 브레이크 패드 등의 제반 부품들이 달궈져서 마찰이 작아지고 제동력이 감소하는 현상이다.
이건 디스크 브레이크건 드럼 브레이크건, 액압식이건 압축 공기이건 보편적으로 발생 가능한 현상이다. 압축 공기의 고갈이나 베이퍼 락 같은 더 심각한 현상의 전조 증상으로 먼저 발생하는 편이다.

4. 주행 이상

여기서 말하는 주행 이상이라는 건 엔진이나 전동기의 기계적인 고장과는 전혀 무관한 별개의 얘기이다. 그냥 차가 주행하는 것만으로 핸들과 브레이크로 통제가 안 되어 위험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빙판에서는 차가 미끄러지기 쉽고, 블랙아이스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아주 위험하다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위험 요인이 더 있다.

(1) 비행기는 활주로를 고속으로 질주할 때 양력을 받아서 하늘로 뜨라고 옆구리에 날개가 달려 있다. 그러나 자동차, 특히 스포츠카 같은 건 정반대.. 시속 200~300의 고속으로 달리더라도 양력이 절대로 생기지 말라고 뒷쪽에 '스포일러'라는 공기 흐름 제어 장치가 달려 있다. 자동차가 떠 버리면 조향력과 접지력을 상실해서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 핸들 조작 중에 차량의 뒤쪽이 접지력을 상실해서 좌우로 요동치는 것.. 일명 fish tail (피시테일) 현상도 아주 위험한 상황이다. 도로의 상태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다.
사태를 극복하려고 핸들을 좌우로 요리조리 꺾다 보면 진동이 상쇄되는 게 아니라 더 커지고, 결국은 차가 전복돼 버린다.
상황에 따라서는 브레이크를 밟을 게 아니라 오히려 가속을 해서 뒤쪽에다가 무게를 실어 줘야 하기도 한다.

피시테일의 철도 버전은 바로 사행동(snake)이다. 그 무거운 철도 차량이 고속 주행 중에 좌우로 구불구불 요동치면 선로나 대차가 손상을 입을 수 있으며, 심하면 탈선 사고까지 날 수 있다.
자동차도 단독으로 달릴 때보다 캠핑카나 트레일러 같은 걸 끌고 다닐 때 피시테일 현상에 더 취약해진다.

(3) 흔히 빗길 운전이 위험하다고 다들 그런다.
도로에 비가 많이 내려서 물이 고이면 시야가 흐려지며, 특히 밤에는 차선이 잘 안 보여서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얼음도 아니고 그냥 물이 특별히 길의 마찰을 줄이고 길을 더 미끄럽게 만드는 게 있을까?? 비가 내린다고 딱히 스노 타이어나 체인을 장착하지는 않는데 말이다.

물이 고인 딱딱한 도로 위를 차가 쌩~ 달리면 그 물 위로 차가 얇게나마 떠 버릴 수 있다. 일명 수막 현상. 앞서 말한 공기 양력이나 빙판과는 다른 별개의 현상이다.
글쎄, 물이 살짝 고인 밥상 위에서 가끔씩 밥그릇이 정지 마찰이 없어진 채 쓰윽 움직이는 것도 수막 현상의 일종인 건지? 부력이 어떻게 작용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5. 급발진

개인적으로 자동차 급발진의 존재 가능성은 UFO의 존재 여부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
가능성이 0은 물론 아닐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UFO 신고가 99.99%는 전부 착각이나 불빛 오인 신고인 것처럼.. 자동차 급발진 주장의 신빙성도 거의 그런 급인 것 같다. 인간이 악셀과 브레이크를 저렇게 헷갈릴 수 있구나..!

전국민이 주머니에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오늘날이.. 198~90년대 가정마다 필름 카메라 한 대씩 겨우 들고 다니던 시절보다도 UFO 주장 사진이 더 없다니 매우 신기한 노릇이다. 초능력이나 외계인 같은 게 유행이 한물 갔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처럼 요즘은 차의 전자 장비들이 운전자의 성별도 아니고 나이를 너무 가리면서 편파적으로 맛이 가는 것 같다. 내가 현실을 알고 나니까 옛날처럼 마냥 대기업 악덕기업(?) 욕만 할 수가 없다.

나는 정말 만에 하나 차가 폭주하면서 브레이크만으로 통제가 도저히 안 된다면 시동 강제로 끄기, 옆을 긁으면서(가드레일, 담벼락 등) 강제로 세우기, 앞차 들이받기 등 파괴적인 방법을 동원할 것이고..
그것마저도 도저히 시전할 수 없으면 최후에 최후의 마지막 극단적인 수단으로 핸들을 확 돌려서 내 차를 강제로 전복시키는 것까지도 각오하고 있다.

아무도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않는 극약 처방이지만.. 차라리 저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어떻게든 바퀴를 지면에서 떼어내는 거니까. 차가 데굴데굴 구르느라 안의 탑승자가 경상을 입을 수는 있겠지만 그건 에어백과 벨트의 도움으로 대미지를 줄일 수 있는 사항이다.
최소한 어설프게 요리조리 피하다가 시속 150으로 인도로 돌진해 버린다든가, 산길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는 것보다는 전복 자폭이 더 나을 거라고 본다.

수동 변속기 시절에는 운전자가 실수로 시동 꺼뜨리는 일이 잦았는데 요즘은 차가 정반대로 시동이 안 꺼지고 브레이크도 안 밟히고 엔진이 폭주한다고 그런다. 참 격세지감이다.

요즘 고령 운전자에게 면허 반납을 장려한다고 하는데, "페달 블랙박스 의무 장착"을 조건으로 내걸고 허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실수로 사고 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거짓 급발진 호소는 못 하게 말이다.
25살 이하 젊은 애들은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차를 못 모는데,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노인들 대상으로도 자동차 보험료가 지금보다 크게 오를 것 같다.

지난번에 서울 시청 부근에서 큰 사고를 친 그 아저씨는 정말로 통제 불가능한 급발진이었다 하더라도 대처를 너무 못 했다. 오죽했으면 나도 "에라이 너 죽고 나 죽자!!" 흥분해서 인도로 일부러 돌진한 부부싸움설을 의심했을 정도였다. 그게 아니면 도저히 설명이 안 되니까.
아무리 고의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사람이 9명이나 죽은 건 사고를 너무 크게 쳤다. 하물며 급발진 주장조차 거짓이었음이 밝혀졌으니.. 이건 몇 년 감방에 가는 건 감내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07 08:35 2024/09/0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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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관련 개드립들

1. 세상 학문과의 관계 #1

- 성경 수비학의 관점에서는 3이나.. 특히 7이 완전한 수라고 간주된다.
그러나 수학에서 말하는 perfect number 완전수는 6, 28 같은 수이다. (자신을 제외한 약수들의 합이 자신과 같은 수)

- 성경에서 말하는 tree of life는 에덴 동산에 있었던 생명나무.. 그야말로 환상의 아이템이다.
그러나 진화생물학에서 말하는 tree of life는 생물들의 진화 계통을 나타낸 트리 네트워크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세상 역사에서 말하는 그리스 아테네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는 수학· 기하학이 발달하고 헬라 문화가 태동하고 민주주의가 발생했던 곳이다.
그러나 성경에서 그리스(헬라)나 알렉산드리아의 평판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급이다.

2. 세상 학문과의 관계 #2

계 7:1 땅의 네 모퉁이를 보고는 “성경에 따르면 지구는 평평하다”라고 어거지 부리는 건..
대하 4:2 같은 구절을 근거로 “성경에 따르면 원주율은 3이다” 라고 주장하는 것과 아주 비슷해 보인다. =_=
(거대한 원형 놋쇠 대야--솔로몬의 바다--가 지름은 10큐빗인데 둘레가 30큐빗이라고 나와 있음)

나는 성경에 수학· 과학적으로 고증오류가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전혀 아니다.
성경은 수학· 과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책이 아니며, 과학 저널 논문 문체가 아니라는 거.
오히려 수학· 과학의 영역 밖의 초월적인 주제를.. 문과 이꽈 불문하고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용어와 문체로 다뤘다는 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학과 접점이 있는 주제를 언급한다면 그건 절대로 오류가 없이 맞다는 거. (예: 흐르는 물에다 손 씻으라는 권면 하나만으로도 엄청 시대를 앞서갔었음)

이렇게만 알면 된다.

3. 난폭운전

오~~ 성경에도 난폭운전이란 게 있구나!! 완전 마음에 든다. ^^

"저 사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병거를 모는 폼이 님시의 아들 예후 같습니다. 그 친구는 평소에 병거를 미친 듯이 격렬 난폭하게 몰잖아요." -- 왕하 9:20

심지어 영어로는 furiously이다...!!!
분노의 질주 fast and furious 할 때의 그 단어이다. 내 차에다 인쇄해서 붙여 놓을까 보다.
주변 옆 차로는 씽씽 잘 가는데 내 차로만 못 가고 멈춰 있는 걸 차마 눈 뜨고 못 봐 주는 것.
바로 이것이 모든 과속 난폭운전의 기본 발상이다.

4. 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왓~~ 문구가 대박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도대체 어디서 만들었냐??
이제 전도서 3장을 읽다 보면 이태리타올이 생각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색깔

사용자 삽입 이미지

blue, purple, scarlet.
어쩌다 보니 집에 진열돼 있는 수건들의 색깔 순서가 출애굽기 성막을 떠올리게 한다..!!
성경 덕후는 별의 별 현상이나 패턴을 보고도 성경과 연관시킬 수 있다. ㅋㅋ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24/09/05 08:35 2024/09/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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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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