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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드립

인류 역사상 자동차라는 물건이 발명된 지 150년이 채 되지 않았고, 일반 서민들이 자가용이라는 걸 굴리기 시작한 역사는 미국 기준으로나 겨우 100년 남짓이다.
자동차가 인류와 수천 년을 함께 한 보편적인 필수품으로 정착했다면..

  •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대신 "바늘 도둑이 차 도둑 된다"가 속담이 됐을 것이다. Grand Theft Auto!!!!!!
  •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차 잃고 주차장 고친다, 차 잃고 이모빌라이저 장만한다" 정도로.. ㄲㄲㄲㄲㄲㄲ
  • "일찍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가 아니라 "일찍 도착한 차가 주차 자리를 차지한다"가 훨씬 더 공감될 것이다.;;

예수님도 나귀가 아니라 무슨 컨버터블 오픈카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을 것이다. -_-;;;;
"맞은편 마을에 들어가면 어귀에 아무도 탄 적이 없는 팬더 칼리스타 한 대가 키가 꽂힌 채 세워져 있을 것이다. 그 차를 타고 시동 걸어서 몰고 오너라. 만약 주변에서 너 뭐 하는 거냐고 따지면 주님이 필요하다고 하신다고만 말하면 될 거다" (막 11:2-6)
(성경에는 직접 기록돼 있지 않지만, 당연히 그 차주, 아 아니 나귀 주인에게도 예수님이 꿈 같은 수단으로 미리 언질을 주셨을 것이다. ㄲㄲㄲㄲㄲ)

2. 진행 방향 전환

(1) 보행자
보행 중에 언제든지 마음대로 멋대로 방향을 틀어도 된다. 걷는 사람끼리 부딪혔다고 딱히 사망· 중상 같은 사고가 나지는 않으니까.
단, 신호 없는 횡단보도에서 차와 애매하게 타이밍이 겹치게 되면 그냥 손을 "위로" 들고 빨리 건너자.
서로 애매하게 눈치 보느니, 확실하게 보행자가 먼저 가겠다는 의사를 표현해 주는 게 운전자한테도 훨씬 더 낫다.

(2) 자전거
평소엔 차도의 우측 끝(N차로)을 쭉 달리지만, 주· 정차된 차를 피하려고 왼쪽으로(N-1차로) 좀 가야 할 때가 있다.
방향 전환을 할 때는 팔을 "옆으로(특히 왼쪽으로) 뻗어서" 수신호 정도는 해야 뒷차에게 도움이 된다.
신호 없는 횡단보도에서 차와 마주칠 때 손을 "위로" 들고 건너는 건 보행자와 동일.
공원의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자전거들이 많이 지나다니는데 교차로에서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면 역시 안전을 위해 좌우 수신호를 하는 게 좋다.
이러니 자전거는 보행자와 자동차의 중간쯤 되는 방향 지시 개념이 있는 것 같다.

(3) 자동차
차로를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진로를 전환할 때 모두. 직진이 아니라면 원칙상 깜빡이를 언제나 켜야 한다.
난 우회전 중인 차가 내가 건너는 횡단보도에서 대기 중인 경우.. 우측 깜빡이를 "켜고" 대기한다면 달리기를 해서 최대한 빨리 비켜 준다.
그러나 깜빡이 안 켜고 있으면.. 평소 걷는 속도대로 천천히 간다. "저 운전자는 느긋해서 여길 빨리 통과하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라고 생각하고 넘긴다. ^^

3. 처벌

(1) 촉법소년 애새끼들 범죄와 어른들 음주운전은 제발 좀 지금보다 훨씬 더 엄하게 처벌할 수 없는지 너무 답답하다. 둘은 별개가 아니다. 전자도 어째어째 차를 몰 수 있게 되면 바로 똑같은 사고를 칠 테니 말이다.
편의점에서 미성년자한테 속아서 술 팔았다고 족치는 건 좀 적당히 하고, 음주운전 사고가 났을 때 그 운전자에게 술을 판 식당한테도 좀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나 싶다. 최소한 술 취한 손님이 차를 어떻게 몰고 가는지 정도는 감시하고 단속해야 된다.

(2) 그리고.. 무단 장기 방치 자동차, 무단 장기 알박기 텐트도 말이다. 좀 어찌할 수 없나?
이 나라가 경제 행정 안전 치안 안보.. 뭐가 부족해서 겨우 저딴 게 관련법이 미흡해서 사회적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소유자와 일정 기간/일정 횟수 이상 연락이 닿지 않으면 강경하게 싹 임의처분 가능하게 해야 된다. 지시에 일정 횟수 이상 불응하면 초병이건 경찰이건 발포하는 거랑 완전 동급인 거다.

특히 캠핑카는 자동차와 텐트의 하이브리드이다.
자동차는 생계용으로 필요하다는 핑계라도 통하지만, 캠핑카는 전혀 그렇지 않은 사치품일 뿐이다. 저런 건 당연히 차고지 증명이 된 사람한테만 판매해야 되지 않느냐 말이다.
저게 무료 저가 공영 주차장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니 말도 안 된다. 놔 둘 곳이 없다면 아예 사지를 말고, 그냥 여름 휴가철에 렌터카처럼 대여만 해서 잠깐만 써야 한다~!

글쎄,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에 취업해 있는 프로그래머, 엔지니어조차 거기 집값이 너무 비싸서 캠핑카에서 산다는 얘기는 있는 거 같더라만.. 그거는 우리나라 사정으로 치면 농막을 불법 개조해서 거기서 먹고 자는 사람들 얘기와 비슷해지는 것 같다. 이 주제는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한다.

4. 그냥 강한 처벌밖에 답이 없는 문제

요 근래에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서 애꿎은 보행자가 사망하는 천인공노할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도 아니고 인도에서 멀쩡히 서 있었는데 차가 돌진하는 건 정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다.
지난 4월에 대전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 아니 사건은 전국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렸다. 그리고 얼마 전 분당 AK 플라자 칼부림 사건 때도 차가 인도로 돌진해서 보행자 1명, 혹은 사실상 2명을 숨지게 했다.

이때 피해자 유족이 뉴스 인터뷰에서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며 공통적으로 언급했던 말이 있었다. 인도와 차도 사이에 안전 펜스가 있었으면 애/사람이 죽지 않았을 거라는 거. 결국 이것도 나라 탓인 거냐?
유족의 그 마음이야 무슨 수로 위로하겠느냐만, 글쎄... 작정하고 싸패 미친놈 약쟁이 꽐라가 정신줄 놓고 인도로 돌진하는 걸 겨우 그런 울타리로 막을 수 있을까?

일반 도로에 있는 중앙선 분리봉은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같은 물건이 아니다. 일부 도로에 설치되어 있는 인도/차도 펜스는 고속도로의 가드레일 같은 물건이 아니다.
전국의 모든 도로의 인도에다 그런 울타리를 도배할 수는 없는 노릇이며, 이런 울타리가 너무 많이 쭉 깔리면 솔직히 보행자도 평소에 생활이 많이 불편해질 거다.
직접 겪어 보면 안다. 저 앞의 횡단보도를 빨리 건너야 할 때, 버스를 빨리 타야 할 때.. 저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완전 100% 자율주행이 실용화되지 않고 사람이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는 한, 저런 사고를 근본적으로 100% 예방 봉쇄하는 건 불가능하다. 저런 0.01%급의 예외적인 또라이 미친놈들이 무서워서 자동차 최고 속도를 20km/h로 제한하고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21세기 신 '적기 조례'라도 시행할 참인가?

그냥 사고가 났을 때 가해자의 신체와 명예와 재산을 탈탈 털어서 조지고 "나는 음주운전 살인마입니다" 팻말 달고 길거리 조리돌림 매장해 버리고, 처벌이 무서워서 미친 운전을 할 엄두를 못 내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
음주운전 가해자 쪽에서.. 부끄러움과 죄책감을 견디다 못해 당사자든 가족이든 누가 ㅈㅅ했다.. 이런 말 나오는 게 정상이다. 이 정도면 피해자 유족의 분노와 원한이 좀 풀리지 않겠는가?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 게 국가 공권력이 국민의 교통 안전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이다. 이런 데 쓰이는 세금은 아깝지 않다.

그러니 저런 피해자 유족은.. 다른 쓸데없는 거 탓을 할 게 아니라 그냥 제발 좀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 달라고 빡침의 절규를 내뱉는 게 최선의 인터뷰일 것이다. 아 물론 그런 말도 다들 하기는 했다만, 더 강하게 해야 한다.
성선설을 전제로 깔고 만든 법과 규칙은 공산주의와 동급으로 처절하게 실패한다는 것이 인류 역사를 통해 증명돼 있다.

이렇게 처벌을 강하게 할 생각을 안 하고 어디서 사고 한번 났다 하면 연대책임 단체기합으로 비보호 좌회전이나 점멸 신호이던 게 몽땅 다 24시간 느릿느릿 답답한 적록 신호로 바뀌는 거..
사고 한번 났다 하면 거기 주변에 저런 울타리가 도배되는 거.. 선량하고 정상적인 다른 운전자들까지 몽땅 다 초등학생이라고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시간대에도 닥치고 느릿느릿 비효율적인 거북이걸음을 해야 하는 게 난 너무 싫다.

연대책임을 물을 거면 그 음주운전자놈의 동승자 내지, 놈에게 술을 팔고는 놈이 뭘 타고 집에 가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식당한테나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옛날에는 우한 폐렴 백신 강요라는 국가 시책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난 그것보다도 규제 일색의 비효율적인 교통 정책이 더 싫다.

5. 이상한 비유

그나저나 하나 또 생각나는 게 있다.
승차 다이빙(보행자)이나 꼬리물기(자동차) 따위를 하지 말라고 계도하는 캠페인 내지 공익광고가 있다. 뭐... 그 취지는 이해한다.

그런데 거기서 펴는 논리가 "겨우 5초 아끼려고 남에게 민폐 끼치시렵니까? / 5초만 참으세요" 같은 식이더라. 그걸 보니 심기가 많이 불편해진다.
장난하나.. 5초가 아니잖아.
이 차를 놓쳐서 뒷차를 타게 되면 최하 3분 이상, 보통은 5~10분을 날리고 기다려야 된다. 그 시간을 아끼려고 승차 다이빙을 하는 게 아닌가? 좌회전 신호도 이때 꼬리물기를 해서라도 못 건너고 다음 신호로 가면 날리는 시간이 도대체 얼마냔 말이다.

꼬리물기나 승차 다이빙이라는 행동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랑, 그 행동이 절약해 주는 시간을 완전히 혼동하고 착각했다.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다.
쓸데없이 시간 아끼는 드립 치지 말고 말이다. 저런 행동이 도로 흐름을 꼬이게 만들어서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뺏는 거, 운전사/기관사에게 큰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차량 운행을 지연시키는 내역을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 그걸 입증해 보여야 광고가 설득력을 지닐 것이다.

시간 드립이라면 차라리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는 현실 고증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한 표어인 것 같다.
(저건 한국 도로공사에서 쌍팔년도 시절에 공모해서 실제로 사용했던 입상작 표어라고 한다. 이런 표어는 입상작에게 상금을 주는 대신, 저작권이 주최 측으로 넘어가는 형태이다.)

6. 나머지 관련법들

- 총기 쪽에 '총기 소지 허가'와 '수렵 면허'라는 게 별도로 운용되는 것처럼 자동차에도 자동차 소유와 관련된 보험과 등록 등의 법이 있고, 사람에게는 '운전 면허'라는 게 나뉘어 있다. 심지어 보험조차도 자동차 보험과 운전자 보험으로 나뉜다.

- 이제는 자동차 운전 면허는 1종과 2종의 구분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그냥 '대형/특수 - 보통 - 오토 전용(기존의 2종 자동) - 소형(오토바이)' 정도로 간소화했으면 싶다. 영업용 차량을 몰기 위한 트럭/버스 자격증은 따로 있기도 하니 말이다.

- 자동차 등록증과 면허증은 기록이 다 전산화된 덕분에 상시 실물 지참 의무가 사실상 없어졌다. 오늘날까지 오프라인 아날로그 실물 방법론이 여전히 유효한 분야는 선거-투표 내지 여권, 민사에서 사람 유언 기록 같은 쪽이지 싶다.;;

- 우리나라야 영업용 차량(바사아자)과 렌터카(하호허)는 번호판 차원에서 바로 식별 가능하다. 법인 차량은 완전히 개인용 자가용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내버스· 택시 급으로 승객을 태우며 운전 영업만 전문적으로 하는 차량은 아니어서 위치가 애매한데.. 얘들도 바로 식별 가능하면 뭐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카셰어링이나 리스 같은 공유 차량은 자가용과 렌터카 사이에서 위치가 좀 애매한 듯..

- 도로에서는 시속 60 이상 낼 수 있는 '자동차'만 주행 가능한 '자동차 전용 도로'와, 보행자 '만' 출입 금지이고 오토바이 정도는 주행 가능한 도로가 좀 구분됐으면 좋겠다. 국도 정도면 보행자만 못 들어가게 하면 되지 오토바이까지 갑자기 동선이 꼬여서 불편해지는 경우가 있다.

끝으로..
예전에도 했던 말이지만 과식과 과속은 훌륭한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다.
늘 뒷차를 배려하고 남의 시간을 존중하고, 뒷차가 "예측" 가능하게 움직여 준다면 아무리 과속해도 위험하지 않고 도로에서 싸울 일도 없고, 교통사고나 보복운전 따위가 사라질 것이다.

지금처럼 집요하게 변태적으로 단속하고 근절해야 하는 건 과속이 아니라 꼬리물기나 지정차로 위반 같은 거다. 그리고 맨날 AI AI 그러는데 스마트한 감응 신호, 그리고 꼬리물기 상황에서는 신호등 자체가 파란불을 안 주는 식으로.. 이런 거나 좀 똑똑하게 바꿔야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09/16 08:35 2023/09/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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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주행과 변속

1. 주행 중에만 사용 가능한 기능

시동 얘기가 많이 길어졌는데..
한번 시동이 걸린 엔진은 이전 행정 사이클 때 얻은 힘(폭발력)으로 다음 행정까지 진행하면서 연료를 연소시키고 꾸준히 돌아간다. 특히 4행정 엔진은 첫 회전인 흡입-압축 때는 폭발이 없고 새 동력이 생성되기 전이니, 영락없이 이전 사이클에 의한 관성이나 스타터 모터(최초)의 도움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동차에서 엔진의 동력을 필요로 하는 건 바퀴 구동축만이 아니다. 가장 먼저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는 엔진 동력에다 빨대를 꽂아서 돌아간다.
다만, 자동차에서 기름을 태워서 생산된 전기는 원자력이나 석탄(!!)으로 증기 터빈을 돌려 생산된 발전소 전기보다 훨~~씬 더 비싼 전기라는 걸 잊지 말자.;;; 대형 발전소에 비하면 에너지 효율이 매우 나쁘다.

자동차의 에어컨도 엔진 동력을 직통으로 사용한다. 에어컨의 냉매 압축기는 소형 승용차용이라도 수 마력은 우습게 까먹을 정도로 동력 소모가 많은데.. 자동차용은 일반 실내 에어컨의 실외기처럼 굳이 전기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 엔진 동력을 바로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그 밖에 엔진이 지속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내부의 각종 유체들을 공급하는 냉각수 펌프, 연료 펌프도 전기 모터가 아니라 그냥 엔진 동력을 미량이나마 끌어다가 동작한다. 물론 이건 에어컨이나 발전기에 비하면 부담이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심지어는 축의 회전 속도를 측정하는 타코미터나 속도계도 엔진 동력을 극미량 깎아먹으며 동작한다. 전압· 전류량을 표시하는 테스터도 그 자체가 전력을 아주 약간 깎아먹으며 동작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동작하는 게 순도 100% 공짜가 아니다.
이렇듯, 바퀴 구동축 말고 엔진 동력을 직통으로 사용하는 장치들에게 동력을 연결해서 공급해 주는 끈이 '팬 벨트'이며, 이건 자동차에서 아주 중요한 부품이다.

배터리 정도면 방전됐더라도 어떻게든 시동을 걸어서 엔진을 공회전만 시키면 알아서 충전된다.
그러나 에어컨은 겨우 공회전 수준의 동력으로는 어림도 없어서, 실제로 악셀을 밟고 주행을 좀 해야 찬바람이 나오는 편이다. 특히 연비 주행 에코 모드 같은 걸 켜면 에어컨의 냉기도 눈에 띄게 소심해진다. 내 차 기준으로 말이다.

쌍팔년도 급의 먼 옛날 자전거를 탔던 기억이 떠오른다. 옛날 자전거에는 아주 원시적이면서 기묘한 형태의 헤드라이트가 장착된 경우가 있었다.
앞바퀴를 소형 교류 발전기의 회전축에다가 접촉시키고, 거기서 나오는 전기를 전원으로 삼는다. 그래서 자전거의 주행 속도에 비례해서 밝은 빛이 나오며, 차가 정지하면 불이 완전히 꺼진다.;;

발전기가 바퀴와 연결돼 있으면 자전거가 마치 짐을 더 실은 것처럼 가속이 약간이나마 더뎌진다. 발전기를 돌리기 위한 성능 오버헤드가 있기 때문이다.
옛날 자전거가 겨우 헤드라이트 오버헤드가 있었다면.. 자동차 급에서는 에어컨이 그 정도로 오버헤드가 큰가 보다. 더운 여름에 차가 막혀서 못 가고 있으면 에어컨도 찬바람이 나오지 않아서 애로사항이 더 커진다.;;

옛날에는 철도 차량조차도 통일호/비둘기호 급의 구형 객차는 별도의 발전차가 딸린 게 아니라 그냥 구동축에 발전기가 연결된 경우가 있었다. 이런 빈약한 발전량으로는 전등 켜고 천장의 선풍기 정도나 돌리지, 에어컨은 당연히 어림도 없을 것이다.
천장 선풍기는 정화조 없는 비산식 화장실과 비슷한 옛날 유물이라 하겠다. 아 하긴, 비산식 화장실도 "정차 중 사용 금지"였으니 마치 옛날 자전거 헤드라이트처럼 주행 중에만 유효한 존재였다. ㅋㅋㅋ

2. 자동 변속기

컴퓨터에 C:\로 대표되는 붙박이 보조 기억장치로는 ‘하드디스크’라는 게 있었다. 이건 원통형 디스크에다가 모터가 달린 기계식 하드가 당연히 원조이다. 하지만 2010년대쯤부터는 플래시메모리 기반인 SSD라는 것이 도입되어 비싸지만 더 빠른 하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차의 자동 변속기도 상황이 비슷하다. 클러치 페달 없이 동력비 변환을 자동으로 해 주는 그 물건은 토크 컨버터 기반의 유압식이 원조이다.
이게 제일 무난한 방식이긴 하지만, 결국은 동력이 간접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동력 손실이 있다. 꿀렁거림과 시동 꺼짐이 없다는 장점도 바로 이런 대가를 치름으로써 얻었다는 뜻이다.
변속을 자동으로 한다는 결과물은 동일하지만, 내부 동작 원리는 통상적인 유압식이 아닌 물건이 몇 종류 존재한다.

(1) CVT
일명 무단변속기라고 불린다. 기존 변속기가 단수별로 지름이 다른 톱니바퀴를 갖추고 있다면, 얘는 단면의 직경이 연속적으로 달라지는 원뿔을 갖추고 있다. 거기서 적절한 기어비가 나오는 부위를 벨트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변속한다.

그래서 얘는 이론적으로 1 2 3 4단이 아니라 그냥 범위 내에서 임의의 동력비를 구현할 수 있어서 변속 충격이 없고 아주 좋다. 살짝 악셀을 밟아서 엔진 회전수는 2000rm으로 균일한데 변속기의 동력비만 유동적으로 달라지면서 차의 속도가 20에서 70km/h까지 쭉 오른다면 환상적이지 않겠는가? 거기에다 변속기가 차지하는 부피도 작다.

하지만 이렇게 융통성 뛰어난 변속이 기계적으로 다른 아무 부작용 없이 구현 가능한 건 아니기 때문에 CVT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가령, 최적의 동력비로 얻은 효율을 벨트를 고정하느라 낭비한다. (이거 고정을 제대로 안 하면 벨트가 헛돌기 때문)
나도 모든 기계적인 디테일은 모르지만, CVT는 아주 작은 경차나 소형 승용차급에서만 한정해서 쓰이고 있다. 옛날에 마티즈의 CVT 결함도 국내에서 CVT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을 짙게 깔았었는데 그건 너무 옛날이니 제끼고..

(2) DCT
유압식도 CVT도 아니면서 요즘 각광받고 있는 자동 변속 기술은 ‘이중 클러치’이다.
얘는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클러치 페달이 없고 똑같이 PRND 기어봉이 있는 게 영락없는 자동 변속기처럼 생겼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어 기반의 수동 변속기에 더 가깝다. 거기에다가 자동화 기능을 추가했으며, 그 자동화 기능을.. 홀수 단용 클러치와 짝수 단용 클러치를 따로 내장하는 식으로 구현했다는 게 핵심이다.

얘는 한 클러치가 변속을 위해 활성화됐더라도 다른 클러치가 엔진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동력 손실이나 변속 충격이 적다. 동력을 간접이 아닌 직접 전달하면서 자동 변속기의 부드러운 변속에다가 수동의 성능을 고스란히 살릴 수 있다.
단점으로는 기계적으로 더 복잡하고 비싸다는 것.. 수십 년 전, 맨 처음에 자동 변속기가 괜히 유압식으로 개발된 게 아니었다. 그때는 유압식 자동 변속기만으로도 차값을 10% 가까이 더 올릴 정도로 비쌌으니 말이다.

DCT는 CVT가 한계에 도달하는 차급부터.. 나름 큰 차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편이다. 얘가 기존 유압식 자동 변속기까지 대체하고 자동 변속기의 주류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3/09/13 19:35 2023/09/1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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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시동

1. 시동

내연기관은 정지 상태였다가 돌아가려면 시동을 걸어 줘야 한다.
큰 불을 피우기 위해서 맨 처음 작은 불씨를 일으켜야 하듯, 그리고 컴퓨터의 유사 난수 생성기에다가 맨 처음에는 '무작위한' 씨앗을 하나 공급해 줘야 하듯, 동력을 생성하는 엔진도 시동을 걸기 위해 첫 순간에는 외부로부터 힘을 공급받아야 한다.

자동차처럼 스타터 모터가 달린 내연기관에서는 시동을 거는 절차가 간단한 편이다. 키를 꽂아서 옆으로 살짝 돌리거나 아니면 그냥 start 버튼을 누르는 게 전부이다. 그러나 자동차보다 더 작고 열악(?)한 물건에서는 시동을 거는 방식이 생각보다 더 다양했던 것 같다. 특히 옛날에 말이다.

  •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인 벤츠 모터바겐을 포함해 100년 전의 옛날 자동차, 그리고 농촌 경운기는 뒤에서 엔진 크랭크축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묵직한 회전축을 힘껏 돌려 줘서 시동을 걸었다.
  • 기계톱이나 자그마한 모터보트, 예초기 같은 부류는 줄을 푸덜덜 당겨서 시동을 건다. 전문 용어로는 '리코일 스타터'라고 부른다.
  • 요즘은 안 그런 것 같다만.. 옛날 오토바이는 페달을 밟아서 시동을 걸곤 했다. 전문 용어로는 '킥 스타터'. 죽어라고 시동이 안 걸려서 고생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어린 시절에 본 기억이 있다.

묵직한 엔진을 스스로 계속 돌아갈 수 있게 만들려면.. 처음에 힘을 생각보다 많이 전해 줘야 한다. 수~십수kg에 달하는 부하가 걸려 있는 회전축을 충분히 빠른 속도로 여러 바퀴 돌려야 한다.
수동 변속기 차량을 밀어서 시동을 거는 것만 해도 얼마나 힘든지를 생각해 보자. 이중주차된 차를 슬쩍 미는 정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시동을 걸기 위해 걸어 줘야 하는 최소한의 회전수와 토크, 그리고 시동이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최저 회전수나 허용되는 최대 토크(부하) 같은 걸 수식으로 구하고 표현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자세히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걸 인력으로 때우는 게 불편하니 자동차에는 20세기 초반쯤에 스타터 모터라는 게 발명되었다. 덕분에 시동을 거는 게 더 편리해졌지만, 그 대신 자동차는 배터리의 방전에 더 취약한 물건이 됐다.

차가 이미 시동이 걸려 있는데 공회전 엔진음이 너무 조용하다 보니 운전자가 실수로 키를 또 start로 옮길 수 있다.
옛날에는 실수로 그러면 스타터 모터가 뭘 잘못 건드리는지 아주 시끄럽고 불쾌한 소리가 나서 운전자가 "앗차~!" 하면서 키를 황급히 on으로 돌려 놓곤 했다.

자동차 취급 설명서에는 "시동이 이미 걸렸는데 키를 start로 또 옮기지 마십시오. 그러면 스타터 모터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라고 쓰여 있긴 하다. 하지만 한두 번 실수로 잠깐 그러는 것만으로 차가 바로 심각하게 망가지거나 고장 나지는 않는 것 같다.
뭐, 요즘 같은 버튼식 차량에서는 한 버튼이 상태별로 시동 on/off를 모두 겸하니, 저런 실수 자체가 아예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라이터나 가스레인지 같은 화기를 켜는 절차도 내연기관의 시동과 비슷한 구석이 있어 보인다.
라이터는 과거의 '플린트 락' 총기처럼 소형 부싯돌 같은 걸 마찰시켜서 불꽃을 만든다. 그러나 가스레인지는 전기 스파크를 이용해서 불꽃을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용 붙박이 가스레인지는 대형 건전지를 넣는 부위가 있거나 아니면 아예 가정용 교류 전원을 사용한다.

가스레인지의 점화가 자동차 시동과 다른 점은.. 불이 켜진 뒤에도 다이얼이 START에서 ON으로 이동하는 게 없이, 그냥 자기 상태가 화력에 대응한다는 점일 것이다.;;
정비 상태가 불량한 물건은 다이얼을 돌려도 딱딱거리기만 할 뿐 죽어라고 켜지지를 않는데.. 이는 자동차가 시동이 죽어라고 안 걸리는 것과 비슷한 답답한 상황이다. 전기 스파크의 화력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불이 피어오르는 화구 주변이 젖어서 착화가 잘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식당에서 쓰이는 무슨 대형 가스레인지 중에는 가정용 가스레인지와 같은 점화 장치가 없는 물건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건 라이터나 성냥불 같은 걸 가까이 대 줘야만 불이 붙는다.
요즘 일반인이 성냥불을 켜는 건 뭐... 생일 축하 케이크에다가 양초 꽂고 불 붙일 때밖에 없지 싶다.;;

자동차 정도야 대형 버스나 트레일러라도 키를 꽂아서 돌리거나 on 버튼을 누르면 곧장 시동을 걸 수 있다.
그러나 대형 선박이나 철도 기관차, 비행기 같은 건.. 시동을 거는 절차가 더 복잡하고 시간도 더 오래 걸린다고 들었다. 하긴, 화력 발전소를 정지 상태에서 첫 가동하는 것도 그렇게 까다롭다고 하던데.. 뭐 더 자세한 사항은 나도 궁금하긴 하지만 아는 게 없으니 글로 쓸 게 없다.;;

2. 시동과 관련된 보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영화적 허용 중 하나는 주인공이 주변의 자동차를 너무나 쉽게 탈취한다는 것이다. =_=;;
차 몰던 엑스트라 운전자가 하필 주인공 주변에서 급똥 해결하려고 차 문 열어놓은 채로 황급히 자리를 비운다거나..
주인공이 열쇠 구멍을 들쑤셔서 손쉽게 차문을 연다. 핸들 주변의 내부 배선을 뜯어서 금세 시동을 건다. 그러면서 "이 차는 이제 제 껍니다.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가 된다.

요즘 차들도 영화에서 하는 것처럼 내부 배선을 뜯어서 스타터 모터에다 강제로 전류를 흘려보내면 키 없이 시동 걸어서 엔진을 돌아가게 만들 수는 있다고 한다. 이 상태로 악셀 페달을 밟으면 차가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엔진을 강제 가동시켰더라도, 이때는 놀랍게도 잠겼던 핸들이 풀리지 않는다. 차가 정말 직진· 후진과 정지만 할 수 있지 핸들을 돌려서 방향 전환을 할 수 없다.

그러니 이 상태로는 차량의 운행이 불가능하다. 이는 차키 없이 자동차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 장치이다.
핸들이야 어떤 방법으로든 차내에 전기가 들어오기만 하면 당연히 풀리는 게 아닌가 싶지만.. (시동이 걸려 있지 않으면 파워핸들만 동작하지 않을 뿐..) 그렇지 않다.

차에서 키가 꽂힌 걸 확인하고, 요즘 같으면 거기 안의 칩에 기록된 ID가 자기 것과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서 인증을 통과해야만 핸들이 풀린다(이모빌라이저). 잠겼던 핸들을 인증 없이 강제로 풀려면?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시동 배선뿐만 아니라 핸들 주변의 부품을 더 뜯어서 비가역적인 손상을 가해야 한다고 한다.

이렇듯, 차에는 철옹성 수준은 아니어도 최소한의 제 역할을 하는 보안 장치가 다 갖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키 없이 차를 구동하는 건 실용적인 수준에서는 매우 어렵다.
차를 훔치려면 유리를 깨든지 해서 차내에 들어간 뒤, 시동을 강제로 걸고 핸들도 풀어야 하니 말이다. 맨 처음에 차키 없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차문을 열기만 해도 바로 도난방지기가 작동해서 시끄러운 경보음이 울려퍼질 것이다.

핸들이 한쪽으로 꺾여 있으면 차키를 꽂아도 acc나 on쪽으로 안 돌아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보안 장치라고 한다. 핸들을 한쪽으로 힘을 줘서 돌리면 금세 키도 돌아간다고 한다. 무슨 원리로 구현된 건지는 모르겠다만.. 요즘은 뭐 다들 스마트키를 쓰니 이런 걸 볼 일이 없겠다.

그리고 자동차에 온갖 첨단 보안 장치가 갖춰져 있더라도 차주가 그냥 차문을 잠그지 않은 채로 자리를 비워 버리거나, 심지어 차키까지 안에 놔 둔 채로 떠나는 멍청한 짓을 하면.. 그 차는 범죄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작게 끝나면 그냥 차 안에 놔 뒀던 금품만 털릴 것이고, 최악의 경우는 차를 통째로 도난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글쎄, 드물게 차 내부의 부품을 털리는 건 그 중간에 속하는 걸까? 사고로 부서진 게 아니라 도난 당해서 털린 건 자동차 보험으로 보상도 잘 안 된다. ㄲㄲㄲㄲㄲ

저렇게 덤벙대는 차주라면 차를 세우고 나서 백미러도 접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기 때문에 절도범들은 주차장에서 그런 차부터 먼저 노린다고 한다. 백미러가 접히지 않은 차가 문도 잠기지 않았을 확률이 실제로 유의미하게 높기 때문이다. 극악의 초보 고문관 운전자는 접었던 백미러를 펴지 않은 채 운행(!!!!!!!!)하는 전설적인 경우가 있다는데, 주차 때 백미러를 접지 않는 건 그 반대편의 극단이라 하겠다.

아무쪼록 집뿐만 아니라 차의 문단속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군대에서는 군인에게 총을 니 애인처럼 소중하게 간직하고 남에게 절대로 건네주지 말라고 교육을 시킨다. 이와 비슷하게 키가 차 안에 있거나 심지어 시동이 걸려 있는데 차에서 내려서 자리를 비우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여담이지만.. 도둑이 차를 성공적으로 탈취는 했는데, 하필 수동 변속기인 바람에 계속 시동 꺼뜨리고 운전을 도저히 할 수 없어서 절도에 실패한 사례가 미국과 우리나라에 좀 있었는가 보다. ㅉㅉㅉㅉ 훔치기 전에 변속기와 페달 모양을 제대로 확인했어야지..

Posted by 사무엘

2023/09/11 08:36 2023/09/1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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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엡 6:14-17을 펼쳐 보면 그 유명한 전신갑주 장구류가 나온다. 진리의 허리띠, 구원의 투구, 의의 흉배 어쩌구~ 이런 비유들은 사 59:17 같은 성경적인 근거가 있는 한편으로,  그 당시의 로마 군인의 무장을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많이 세속화되고 타락해서 그런지, 요 근래엔 저 말씀을 보니... 바이크 라이더가 딱 떠오른다. ㄲㄲㄲ
흉갑, 신발, 투구 등등은 오토바이 탑승용 부츠, 장갑, 재킷, 수트, 상체 보호대, 헬멧 등등에 얼추 대응한다.
리터급 할리 데이비슨 바이크를 떡~ 타고 검 대신에 샷건 하나 들면 터미네이터 되는 건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현대의 전쟁에서는 무기의 위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갑옷 같은 건 아무 의미가 없어져서 퇴출됐다. 그 대신 방어구를 주렁주렁 장착하는 분야가 육군 보병 대신 오토바이 쪽으로 옮겨진 것이다.
말이나 이륜차 같은 부류는 탈것에서 빨리 떨어져나가야 안전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탈것에다가 탑승자를 고정하는 벨트 같은 안전장치가 없다. 그 대신 안전장치를 탑승자가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성경을 보면 공격 무기는 말씀의 검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방어구이다.
특히 "구원의 투구"... 구원 교리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에다 매핑이 돼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오토바이도 다른 모든 방어구는 선택사항 옵션이지만, 헬멧만은 모든 탑승자에게 무조건 법적 의무이다. 안 쓰고 주행하다가 걸리면 과태료이다.
물론 이건 보행자로 치면 무단횡단(횡단보도이기는 하지만 빨간불), 자동차로 치면 깜빡이 미점등과 비슷한 급으로 경미한 법규 위반이기 때문에 액수 자체는 저렴하다.
하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지.. 솔직히 최소한의 물리 법칙 감각과 겁대가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헬멧 안 쓰고 이륜차 타고 쌩쌩 달릴 때 본능적으로 겁을 먹고 거부반응이 느껴져야 할 것이다.

낚시를 즐긴다거나, 갑자기 애완동물을 키운다거나, 오덕질에 심취한다거나...
이런 건 아무래도 부모나 배우자 같은 가족에게 좋은 소리를 못 듣는 활동이다.
그런데 "나 오토바이 탄다~"는 그 이상으로 평이 매우 좋지 않은 편이다. 너무 위험하다고 말이다.

허나.. 비행기만 해도 일단 추락 사고가 나면 매우 끔찍하지만, 사고 자체는 좀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는 자동차 이상으로 매우 안전한 교통수단이지 않던가?
그것처럼 오토바이도 일단 사고가 나면 자동차보다 매우 끔찍하긴 하지만 전반적인 사고율이나 위험성은 지나치게 과장된 구석이 있어 보인다. 오토바이를 지나치게 기피하거나 거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오토바이 자체가 기술적으로 결함이 있어서 멀쩡히 잘 달리다가 저절로 폭발하거나 주저앉는 물건이기라도 한 게 아닌 이상 말이다.

이륜차든 일반 사륜 자동차든, 철딱서니 없는 얼라들이 사고를 왕창 많이 낸다. 이런 편견은 안타깝지만 매우 유의미한 상관관계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그게 자동차 보험의 액수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면허는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딸 수 있지만, 실질적인 자가용 운전은 대학 졸업하고 남자는 군대도 갖다 온 20대 중후반부터나 가능하다.
그 전 연령은 사실상 "넌 아직 운전하지 마" 수준으로 보험료가 정말 살인적으로 비싸다는 걸 자가용 굴리는 분이라면 다들 아실 것이다.

자동차는 이런 경제적인 진입장벽이 철딱서니 없는 사고를 상당 부분 차단해 주고, 극소수 예외적인 카셰어링 오남용이나 부모 차 몰래 가져 나온 무면허 사고나 나는 반면.. 오토바이는 그런 장벽이 없기 때문에 사고율이 높고 위험해 보일 뿐이다. ㄲㄲㄲㄲㄲ

처자식 없이 혼자 살면서 자동차까지 굴리기에는 주차 공간 없고 유지비 없는 사람..
그렇다고 전동 스쿠터 같은 간단한 퍼스널 모빌리티가 감당하기에는 장거리를 빠르게 뛰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틈새시장인 오토바이가 제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이 더 타거나 짐을 많이 실어야 하고 악천후에서도 안정되게 주행하고 싶다면 경차라도 자동차를 골라야 할 것이고,
동승자 없이 스피드를 즐기고 산간오지 좁은 골목까지 깊숙히 들어가려면 오토바이가 더 유리할 것이다.
"무조건 이것만 해"가 아니라, 자기 여건과 처지와 목적에 맞는 도구를 공평하게 취사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오토바이가 유용성에 비해서 법의 보호도 제대로 못 받고 너무 괄대받고 있기는 한 것 같다.

세상에는 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20대 여성도 있고, 고속버스를 운전하는 여성, 지게차나 굴삭기를 조종하는 여성도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바이크 운전을 취미로 즐기는 아가씨 누님들도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적극적으로 유튜브를 하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는 '세아로그'와 '이래도 될래나' 채널을 종종 보고 있는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가 바이크를 타고 그걸 당당히 홍보까지 할 정도이면 생활력이 보통은 아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오토바이는 엔진 출력 대비 워낙 가볍기 때문에 출발 가속은 뭐.. 자동차 따위가 절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한다.
하지만 시속 100이 넘어가는 고속에서는.. 정말 의외이지만 공기 저항 때문에 자동차에게 크게 밀린다. 쟤들은 자동차처럼 매끄럽고 날렵한 유체역학적인 차체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전거든 오토바이든, 시속 100 이상 달린 물건들은 다 특수 제작된 차체를 씌웠다거나, 앞에 바람막이를 해 주는 차량을 뒤따라가는 식으로 공기 저항을 어찌어찌 한 덕분에 그런 기록을 낸 것이다.

다만, 바이크로 시속 200씩 밟을 때는 밟더라도, 자기 안전은 절대적으로 확보해 놓고 달려야 한다.
지난 2011년에는 미국에서 어떤 바이커가 헬멧 의무 착용 강제는 개인의 자유 침해라고 맞서면서 일부러 헬멧 없이 바이크 타고 질주했다.
그랬는데 차체가 삐끗 해서 사고가 나 버렸고.. 그 사람은 머리를 크게 다쳐서 즉사했다.

그는 2011년도 다윈 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ㄲㄲㄲㄲㄲㄲ
angry wheelchair man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2010년도 우리나라 수상자에 필적하는 엽기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23/07/18 08:35 2023/07/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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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결 차량

삼륜차가 아닌 오늘날의 일반적인 자동차들은 바퀴가 4개 이상 달렸고,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다들 사각형 상자 형태이다.
그러나 덩치 큰 버스 중에 굴절버스는 길이 대비 회전반경을 줄이기 위해 회전 중에 차량의 앞뒤가 살짝 꺾일 수 있다. 그리고 트레일러나 캠핑카(캐러밴? 카라반?)는 꺾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서로 다른 차량이 견인되는 형태이다.

우리나라의 법--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단일 차체 자동차의 최대 길이는 13m, 그리고 트레일러는 최대 16.7m까지 가능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보다 더 큰 차량은 일반적인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공도를 주행하려면 해당 지역의 수장으로부터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짐을 가득 싣는 대형 트레일러는 바퀴가 뒤쪽 끝에 몰려 있는 반면, 캠핑카는 바퀴가 차체의 정중앙에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실리는 payload의 무게, 바퀴의 크기 같은 특성을 고려해서 이런 차이가 생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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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공차 중량이 750kg 이하인 소형 트레일러 내지 캠핑카는 일반 승용차 운전 면허만으로 견인 운전이 가능하다. 이보다 더 큰 차를 끌고 다니려면 별도의 면허(특수)를 취득해야 한다.
검색을 해 보니 요 정도 크기의 캐러밴이 무게가 730kg여서 특수 면허 없이 견인 가능한 상한인 듯하다. 4~5인 가족이 넉넉하게 지낼 만한 크기는 아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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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1종 '보통' 면허를 따고 나서 1년 뒤에 '대형' 내지 '특수'로 면허 테크트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 대형이야 버스나 축 3개 이상짜리 거대한 트럭을 몰기 위해 필요하지만, 특수는 다른 차량을 견인하는 차를 몰기 위해 필요한 면허로, 얘 내부적으로 또 '대형, 소형, 구난'이라는 세부 등급이 나뉜다.

'특수-소형'은 750kg 초과 3t 이하짜리 차량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캠핑카 정도에 대응한다.
수출용 컨테이너나 강철 코일, 심지어 자동차 따위를 잔뜩 실은 그 거대한 트레일러는 당연히 '특수-대형'이다. 옛날 일본식 발음 용어로는 '츄레라'..;;
원래는 츄레라 면허 하나만 있었으나, 캠핑 인구의 증가로 인해 2016년쯤부터인가 '특수-소형'으로 기존 면허의 간소화 축소 에디션이 따로 추가됐다.

이렇게 동력 없이 처음부터 피견인용으로 만들어진 차량 말고 다른 멀쩡한 고장· 사고 차량을 견인하려면 '특수-구난' 면허가 있어야 한다. 영역이 살짝 다르다. 사다리차가 이사용과 소방용이 용도가 다르듯이 말이다. 도로 위의 양아치로 악명 높은 사설 견인차 기사는 나름 '특수-구난' 면허 소지자인 것이다.
요건 옛날 일본식 발음 용어로는 '렉카 면허'였다.

일반 승용차야 캠핑카를 끌고 있지 않으면 상관없지만, 대형 트랙터는 트레일러를 견인하는 형태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상황이 좀 다르다. 트레일러의 연결 없이 트랙터만 단독으로 운전할 때라도 운전자에게는 특수 면허가 있어야 한다.
이는 대형 버스에 아무도 타지 않았더라도(15인 초과..) 버스를 운전하려면 대형 면허가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람이 적게 타는 트럭은 무려 11.5톤짜리까지도 1종 보통 면허만으로 운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여담이지만, 교통 관련 법규들을 찾아보면.. 이렇게 일정 규모 이하까지는 간단한 편이다가 그 한계를 넘어갈 때부터 절차가 급격히 복잡해지는 선이란 게 있는 편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 드론(무인기)은 연료 제외 기체의 무게가 12kg 이내까지가 커트라인이다. 이보다 작은 드론은 비행 신고나 조종자· 장비 증명 같은 절차가 훨씬 더 간편하지만, 그 이상부터는 까다로워진다.
  • 이륜차는 배기량 125cc 이하까지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 자전거이고, 이거 초과부터는 이륜자동차로 분류된다. 운전을 위해 필요한 면허의 종류가 얘를 경계로 살짝 달라진다.

2. 굴절 차량

연결 차량과 관련하여 꽤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뒤에 끌려다니는 트레일러나 캠핑카 카라반은 앞의 트랙터나 승용차와 별개인 독립된 차량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단독으로 등록을 해야 하며, 자신만의 번호판을 부여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차는 앞쪽(견인차) 번호판과 뒤쪽(피견인차) 번호판의 번호가 서로 다르다. 다른 게 정상이다~!! 오.. 처음 알게 됐다.

그 반면, (1) 굴절버스는.. 앞뒤의 번호판이 동일한 단일 차량이며, 애초에 앞뒤 파트의 분리가 가능하지 않다. 이런 차는 운전을 위해 특수 면허도 전혀 필요하지 않으며, 그냥 대형 면허만 있으면 된다.
그래도 이런 차도 주차를 위해 후진할 때 트레일러를 몰고 후진하는 것과 비슷한 운전 테크닉이 필요하기는 할 것 같다.

(2) 개인적으로 몰랐던 사실 하나 더..
시내를 다니는 대형 굴절버스는 길이가 16.7m조차 넘어서 거의 18m에 달한다고 한다.
현행법으로는 굴절버스를 포용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저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무려 114조에 가서야 특례가 추가되었다.
동법 1항의 별첨 31에 따르면 굴절버스는 최대 길이가 19m까지 허용된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인터넷 상으로 찾기도 굉장히 어렵다.;;

(3) 그러고 보니 굴절 버스는 "앞바퀴 - 중간바퀴 - (관절) - 뒷바퀴"인 편인데.. 엔진과 구동축은 어디에 장착되는 걸까..??
버스는 맨 처음에 트럭과 같은 FR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RR이 정착했다. 굴절 버스가 처음 개발되었을 때는 이 RR의 뒤에다가 관절과 차축만 그대로 추가한 형태인 "중간 엔진, 중간 바퀴 MM(??)"이 쓰였다. 이게 더 직관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승객 탑승 공간이 있어야 할 곳에 엔진이 들어가는 건 보기 좋지 않고 정비성도 열악했다. 그래서 오늘날의 굴절버스들은 관절까지 넘어서 여느 버스들과 마찬가지로 닥치고 맨 뒤에 엔진과 구동축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이건 다 좋지만 관절보다도 뒤에 무거운 엔진과 구동축이 실리니.. 가속 중에 관절 앞뒤가 꺾여 버리는 잭나이프 현상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사실은, 엔진 차원에서 그걸 제어하는 기술도 다 개발됐다고 한다.

3. 트레일러 버스

지금이야 대형 버스는 엔진이 뒤에 장착되는 게 국룰이며, 사람이 타고 내리기 편하라고 바닥을 최대한 낮게 만든다. 이는 트럭과는 완전히 다른 특성이다.
하지만 옛날, 20세기 초중반에는 대형 버스도 엔진이 앞에 장착됐고, 트럭과 동일한 프레임에다 뒤쪽만 살짝 바꿔서 버스를 만들곤 했다. 그렇게 하는 게 간단하고 쉬우니까.. 버스와 트럭 사이에 구조적인 차이가 더 적었고 서로 비슷했다.

이와 관련하여 ‘트레일러 버스’라는 게 있었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놀랐다.
우와, 참신한데? 트랙터에다가 이런 객차를 연결하면 버스가 되고, 여느 화물칸을 연결하면 트럭이 되겠다. 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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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 기술이 부족하고 자동차가 아주 비싸고 귀하던 시절에는 이런 식의 운용이 의미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이건 이내 구닥다리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차체가 수송 가능 인원에 비해 불필요하게 길어지고, 운전사와 차장이 반드시 따로 필요하며, 코너링이나 후진 같은 운전이 대단히 어렵고 사고의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레일러 버스는 20세기 중반의 과도기 유물로 전락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날 굴절버스는 트레일러 버스의 후신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근데, 쿠바 같은 일부 나라에서는 트레일러 버스가 아직도 현역인가 보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4. 이륜차 등 소형차

(1) 그러고 보니 시골의 딸딸 경운기도 뒤의 짐받이 부분은 엄밀히 말하면 아주 자그마한 트레일러이다. 하지만 이런 농기계는 번호판 등록이 필요한 차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2) 오토바이에다가도 사이드카나 트레일러를 연결해서 사실상 삼륜차로 개조하는 경우가 있다. 오토바이는 전통적으로 번호판이 뒤에만 장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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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요즘 오토바이는 배기량 50cc짜리 초소형이라도 다 환경을 위해 4행정 엔진을 쓰고, 운행을 위해 번호판 등록과 면허를 요구하니 자동차의 특성과 갈수록 비슷해지고 있다. 즉,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작고 단순한 쪽은 전동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처럼 배터리 기반의 퍼스널 모빌리티로 넘어가고 있다.

(4) 자동차라는 게 발명되기 전, 소가 끄는 달구지야 한반도에서도 오래 전부터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느다란 고무 타이어에 철제 프레임이 달린 현대적인 형태의 리어카가 최초로 등장한 곳은 1920년대의 일본이라고 한다. 소가 아니라 사람이 끄는 것에 최적화된 수레.. 역시 인력거를 발명한 나라에 걸맞은 발상인 것 같다.

(5) 서양에서는 마차가 발달했지만 동양? 혹은 조선 한정은 가마라는 게 있었다. 오히려 죄인을 호송하는 수레를 소가 끌고 가곤 했었다.;;
그 뒤 오늘날은 사람이 끄는 수레는 공항이나 마트에서의 쇼핑카트, 그리고 바퀴 달린 여행 가방으로 형태가 바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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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3/04/21 08:35 2023/04/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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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는 말

예전에 몇 차례 글을 쓰기도 했었다만.. 본인은 운전 습관이나 도로 교통 정책에 관한 한 골수 우파이다.
마치 빈부 격차처럼 빠른 차와 느린 차의 격차를 인정하고 큰 효율, 큰 자율과 큰 책임, 정부 개입의 최소화를 추구한다. 나라에서 불필요하게 쓸데없이 지나치게 규제하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 공권력은 뺑소니나 음주운전자들 잘 잡아내고 걔네들 반 죽여 놓는 형벌 집행만 잘 하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환경이 후손으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라면, 공공 도로는 뒷차 운전자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다~!!
고객의 시간을 아껴 주는 버스/택시 운전사가 존경과 예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부드럽게 가는 건 안전이 아니라 기름 아끼는 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본인이 강조하고 싶은 생각과 의견이 여럿 있기 때문에 또 글로 정리해 놓고자 한다.

1. 우회전 후에 나오는 횡단보도가 청신호일 때의 답답함

요즘 도로교통법이 바뀐 것 때문에 예상되고 우려됐던 부작용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중이다. 이 때문에 차들 흐름은 더 꼬이고 도로 정체가 더 심해지고 운전 스트레스가 더해지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교차로 우회전 “후”에 나오는 횡단보도는 파란불이더라도 건너는 사람이 전혀 없으면 비보호로 조심해서 그냥 통과하면 된다..!!!!! 이 규칙이 달라진 적은 없었다!!!!!
차들이 그것까지 일일이 우두커니 하염없이 기다렸다가 가면 이거 뭐 우회전을 할 수가 없고 도로가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근데.. 우회전하면서 이 횡단보도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차를 한두 번 봤어야지.. 어휴~ 성질 같았으면 그냥 빵빵~ 하고 싶다.
최근에 바뀐 건.. 신호 없는 횡단보도나 아까 같은 우회전 후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근처에 서 있기만 해도 차가 알아서 정지해라”이다.
그게 적용된 거지, 딴 게 바뀐 게 아니다.

하지만 나라에서는 최대한 차들 속도를 줄이고 차를 멈추게 만드는 쪽의 홍보만 댓다리 하지, 불필요하게 서 있지 말고 빨리 지나가라는 쪽의 홍보는 절대 안 한다.
기름값 인상분 반영은 광속이고, 하락분 반영은 거북이 속도인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젠장 제기랄..
이런 건 도대체 어떻게 해야 바로잡을 수 있을까?

2. 구간 과속 단속은 정말 사회악 적폐 쓰레기 (거친 표현 주의)

먼 옛날 1945년 8월 15일엔 우리 민족이 일본의 압제로부터 해방됐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운전자들이 빌어먹을 저주받을 이 개썅 미친 변태 적폐 사회악 암유발, 시간 낭비 기름 낭비 공해 유발 백해무익 ㅈ같은 과속 단속 카메라의 학정 압제로부터 해방은 언제쯤 될까? 누구나 자유롭게 악셀 콱 밟으며 운전하는 날이 오기를 염원해 본다.
아 그래서 예로부터 8 15 광복절 폭주족이 있었던 거구나 이런 깊은 뜻이..!

이 멀쩡한 경주 토함산 터널에 전 구간을 틀어막고 시속 70km 구간 단속이라니.. 진짜 미친 거 아니냐..?
카메라를 넣을 거면 70 마일로 하라고.. 킬로미터가 아니라..?
씨발 200으로 밟으면서 쌩 지나가도 시원찮을 이 곧은 길을 말이야?
터널 닦은 근로자와 자동차 개발한 연구원들이 통곡을 하면서 울겠다!

서울 수도권만 이런 줄 알았더니 이런 깡촌 시골에까지 뭔 놈의 카메라가 이렇게 생겼냐..??
그렇게 차들 강제로 발을 묶어 놓으니까 만족스럽냐 이 색X야?
담당 공무원놈 멱살 잡고 죽빵 날리고 싶다.

리 승만 할배를 존경하는 자유 우파들은.. 1930년대의 자동차로도 미국 시내를 100 넘게 밟으면서 경찰 단속을 따돌리고 사고 한 번 안 내고 발표 강연 스케줄을 소화했던 할배의 전설적인 행적과 근성을 본받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과속이 나쁜 게 아니라 주변 차들의 흐름을 깨는 게 더 나쁘다는 선진적인 인식이 자리잡혀야 할 것이다.

3. 꼬리물기를 억지로 계도하기보다는 신호등을 개선해야

“교차로에서 꼬리물기 좀 하지 마세요~ 교차로 건너편에 차들이 막혀서 못 지나가고 있으면 파란불이더라도 당신도 지나가서는 안 됩니다. 앞차가 안 가고 있을 때 빵빵거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백 날 홍보하고 계도해도 별 소용 없다.

꼬리물기 차들 때문에 엉키고 엉망이 된 교차로를 보면서 “역시 조선놈들은 교통 문화가 미개하고 답이 없다. 앞으로 꼬리물기 적발 차량은 신호 위반과 동급으로 벌점 얼마에 과태료 얼마, 12대 중과실..” 이것도 별 영양가가 없는 짓이다.

감흥 신호 개발하고, 꼬리물기 차량을 자동으로 적발하는 무인 탐지기를 개발할 정도의 기술과 자금이라면.. 그걸로,
교차로 건너편에 차들이 못 가고 있는 걸 감지해서 그때는 애초에 파란불을 주지 않는 스마트 신호등을 만드는 게 훨~~~씬 더, 월등히 더 깔끔하고 더 나은 해결책이다.

어떻게든 운전자를 벌 주고 괴롭히고 차를 못 가게 만드는 쪽으로 머리를 굴리지 말고, 운전자가 누구나 수긍 가능한 합리적인 쪽으로 문제 해결책을 개발해야 한다.
옛날에 시스템 클럽에서 예시를 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조선 엽전들이 질서 의식이 없다고 탓할 게 아니라 번호표를 도입해 놓으니까 은행 창구에서 무질서가 싹 사라졌었다.

4. 교차로 통과 결심 지점

난 예전에도 말했지만, 노란불 딜레마로 인한 사고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교차로 통과 결심 속도” 표식 같은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지점을 시속 60 이상으로 지났다면, 중간에 신호등이 노란불이 되더라도 속도를 더 줄이지 말고 그냥 통과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브레이크 밟고 서시오” 말이다. 비행기의 이륙 결심 속도(V1)에서 착안한 개념이다.;;

난 자동차에 대해서는 파란불은 남은 시간 표시에 반대 소신이다. 남은 시간이 촉박할 때 교차로를 난폭하게 통과하거나, 아니면 자기는 시간 넉넉하다고 뒷차를 배려하지 않고 세월아 네월아 너무 느리게 갈 수 있다.
예수님이 부작용을 우려해서 재림 날짜를 인간에게 예고해 주지 않고 있듯, 저런 건 굳이 예고할 필요가 없다. 파란불 잔여 시간 대신에 저런 교차로 통과 결심 힌트만 있으면 된다고 본다.

그 대신, 빨간불의 잔여 시간은 표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10초나 5초 이하로 남았을 때는 도로 숨긴다. 이때부터는 예측 출발을 하지 말고 파란불이 되는 것만 보라고 말이다.

5. 기타

(1) 비보호 좌회전이라든가,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해 주는 좌회전 유도 차로 같은 것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전자는 멍청한 사고가 몇 번 난 뒤엔 또 무식하게 오래 기다려야 하는 적록 신호로 바뀌어 버린다.
후자도.. 멍청한 운전자가 노란불에 쫄아서 말단 지점에서 멍하니 서 버리면.. 본의 아니게 꼬리물기를 저질러서 옆 차로의 진행을 틀어막는 민폐를 끼치곤 한다. 그러면 또 없어지고.. 으이구~~

그러고 보니 앞서 얘기했던 교차로 통과 결심 지점이라는 건 이런 좌회전 유도 차로 같은 데서 더욱 필요한 것 같다. 이 지점을 지났으면 여기서는 노란불이더라도 멈추지 갈고 지나가라는 것을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2) 자동차 전용 도로의 진출로나 분기 지점 근처에서 차들이 막히고 있을 때 말이다. 뒤에는 차들이 못 가서 줄줄이 늘어서 있는데.. 정작 앞에는 차들이 너무 띄엄띄엄 천천히 여유롭게 가는 건 큰 문제이다. 이러면 뒤에서 줄서 있는 차들이 호구 바보가 되고, 눈치껏 앞에서 끼어드는 새치기 차량이 더 빨리 가게 된다.
새치기 차량을 욕하고 벌줄 게 아니라, 새치기를 조장하는 앞차들의 운전 습관을 바꾸도록 계도해야 한다.

(3) 주행 중에 뒷차가 빵빵거리는 것보다, 앞차가 불필요하게 쓸데없이 브레이크 밟아서 브레이크 경고등이 깜빡거리는 게 더 짜증나고 불편하고 싫은 지경이라면..
당신은 운전자로서의 인격이 한 단계 성숙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이 반찬이듯, 성질 급해서 답답한 게 최고의 운전 교사가 될 수 있다.

(4) 터널과 교량에서 차로 변경이나 추월을 금지하는 무식한 규정도 이제 좀 완화하거나 없앴으면 좋겠다. 비행기 이· 착륙 때 전자기기 사용 금지처럼 거의 의미가 없는 짓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3/03/31 19:35 2023/03/3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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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도시의 도로가 다른 중소도시· 시골의 도로와 다른 점은 가장 먼저 (1) "차로가 많고 폭이 크다는 것", 그리고 신호 대기조차 없는 입체 교차 "자동차 전용 도로"가 많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즉, "무신호, 점멸 신호 내지 자그마한 로터리 < 일반 적록 신호 < 입체교차로"의 순으로 도로의 규모가 커진다.

여기는 엄청나게 많은 차들이 몰려들고 이들을 빠르게 소통시켜야 하니.. 다른 지역에는 해당되지 않는 시설 투자가 많이 이뤄진다. 국도나 고속도로가 아니고 평범한 시내 도로도 아니면서 '도시 고속화도로'라는 건 또 뭘까? 대도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물건일 것이다.

20세기 말까지는 단순히 폭이 큰 길을 넘어서 (2) 고가 차도라는 게 간지 나는 산업화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없는 길을 만들어 내는 제일 무난한 방법이 고가이기 때문이다. 강 위로든, 기존 도로 위로든..
하지만 21세기부터는 진출입로 주변이 여전히 심하게 막혀서 교통 혼잡을 부추김, 고가가 주변 건물이나 아래쪽의 거주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침, 환경이나 보행자에게 친화적이지 못함 등의 이유로 인해 고가 도로를 더 만들지 않으며, 이미 있는 것도 서서히 철거하는 추세이다.

물론 멀쩡히 잘 닦여 있는 고가를 일부러 때려부숴 없애는 건 아니다. 그런 것들은 한번 만들어 놓고 끝인 반영구적인 물건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데.. 마침 수십 년 전에 만들었던 시설이 노후화가 너무 심해서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면 이 참에 그냥 없애는 것이다.
서울 시내에서는 서울 역 고가 차도, 그리고 서대문 고가 차도가 2015년경에 철거돼 없어진 것이 유명하다. 더 전에 2003년쯤엔 청계 고가 차도가 없어졌었다.

2000년대 이후부터 존재감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 중 하나는 (3) 산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긴 터널이다.
20세기에는 길이가 1km 남짓이나 그 이상 되는 메이저한 '인서울' 터널은 남산 터널 3형제가 전부였다. 얘들은 서울 시내에서 보기 드문 유료 도로이기까지 했다. 원효대교나 북악 스카이웨이가 처음에 유료였다가 한참 전에 무료로 풀린 것과 달리, 남산 터널만은 2호를 제외한 1호와 3호가 줄곧 유료이다.

그러나 남산 터널은 밤 시간대와 공휴일엔 무료이며, 차에 3인 이상이 타고 있어도 면제이다. 또한 아주 특이하게도 하이패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전국에 이런 특이한 시스템과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유료 도로는 저기 말고는 없지 싶다. 역사가 긴 만큼 남산 터널만이 지닌 독특한 점이라 하겠다.

남산 터널 이후로는 2004년 초에 우면산 터널이라는 유료 터널이 개통했다.
그 다음으로는 용마산· 아차산· 망우산의 중앙을 횡축으로 관통하는 용마 터널이 2014년에 개통했다. 비슷한 시기에 경주에서는 토함산 터널도 개통했기 때문에 본인의 기억에 더 강렬하게 남아 있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산을 최단거리로 횡단하는 터널 수준을 넘어, 대놓고 (4) 산이나 시내의 아래를 지나는 장거리 지하 도로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첫 시작은 2016년 7월, 강남 순환로였다. 그 동네에는 남부 순환로라는 옛 도로가 있긴 하지만 이미 느린 시내 도로의 퀄리티로 전락해 있었기 때문에 대체 도로가 필요했다. 남부 순환과 강남 순환의 관계는 거의 통일로와 자유로와 비슷한 정도랄까..

그러니 호암산과 관악산 아래로 새 길을 뻥뻥 뚫어 버렸다. 특히 이 길은 안양 부근에서 서울 강남으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줬다.
그 뒤 이듬해엔 제2 경인 고속도로의 연장인 안양-성남 구간도 비슷한 방식으로 산 아래로 뚫렸다. 강남 순환로가 서울대와 가깝다면, 이 고속도로는 경인교대 근처를 지난다는 유사점이 있다.

2010년대 말~2020년경엔 서울의 좌우 양쪽에 17과 29라는 종축 고속도로가 만들어져서 한강 이북에도 무려 폐쇄식 요금 고속도로 시대가 열렸다.
그 전까지는 한강 이북에 존재하는 고속도로는 오랫동안 100 외곽순환(수도권 1순환)밖에 없었다. 얘는 말 그대로 순환선이고 개방식 요금 구간이기 때문에 다른 장거리 고속도로와는 느낌이나 성격이 많이 차이가 났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그 무렵에 동부 간선 도로의 북쪽 구간이 통째로 지하로 들어갔고..
2021년에는 신월-여의 지하 도로(4월)와 서부 간선 복층 지하 도로(9월)가 개통했다.
신월-여의는 여의도에서 경인 고속도로(120)로 빠르게 연계하는 횡축 도로요,
서부 간선 지하는 월드컵대교에서 서해안 고속도로(15)로 빠르게 연계하는 종축 도로이다.

얘들은 건설 비용을 낮추고 싶었는지, 처음부터 작은 승용차들의 트래픽만 흡수하려 했는지, 터널의 높이를 겨우 3미터 남짓으로 아주 낮게 잡았다.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에서는 공도 주행 가능 자동차의 높이 한계를 4미터로 규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높이가 3미터를 초과하는 대형 버스나 트럭은 구조적으로 이런 곳을 지나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무슨 열악한 굴다리도 아니고 새로 건설한 번듯한 지하 터널이 높이가 이렇게 낮은 건 생소한 트렌드였다. 그래서 대형차가 별 생각 없이 여기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천장을 긁는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곤 했다.
사실, 이 정도로 물리적인 높이 제한이 없더라도 우면산 터널이나 강남 순환로조차 수십 톤급 트레일러는 통행을 제한하곤 했다. 그리고 이게 고속도로와 시내 고속화도로의 큰 차이점이지 싶다. 고속도로는 건설 취지의 특성상 산업용 대형차들을 당연히 무조건 받아들여야 할 테니 말이다.

이제는 시내 고속화도로를 넘어서 (5) 기존 고속도로조차 경인과 경부는 수도권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겠다는 말이 나오는 중이다. 특히 경인은 엄청 옛날에 만들어져서 지반이 어차피 만만한 평지이며 고속도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한 상태이니.. 고속도로는 통째로 지하로 내리고 기존 평지 도로는 시내 도로로 바꾼다는 것이다.

이건 마치 철도에서 지상의 용산선을 지하의 공항 철도/경의선으로 바꾼 것과 비슷한 발상 같다.
아 그리고 요즘은 대학교 캠퍼스나 아파트 단지도 지상을 몽땅 공원처럼 꾸미는 게 유행이다. 단지 내에서 지하 주차장 입구를 만드는 게 아니라, 그냥 단지 입구에서부터 자동차를 싹 지하로 넣어 버린다.

이런 식으로 아파트 단지 내 도로부터 시작해 간선 도로와 고속화도로, 심지어 고속도로까지.. 자동차 도로는 지하로 내려가는 것이 최후 테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부터 전깃줄이 지하로 내려가더니 이제는 도로까지 그 뒤를 따르는 듯..
물론 지하 차도는 고가 차도보다도 건설비와 유지비가 훨씬 더 비싸기 때문에 모든 도로가 그렇게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지하 차도는 화재에도 훨씬 더 취약하다는 걸 감안해야 할 것이다. 단순 고가나 교량은 옆으로 도망칠 곳이 없다는 점만 낭패이지만 지하나 터널은 숨까지 제대로 못 쉬게 될 테니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3/03/27 08:35 2023/03/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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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도로들 중에서 격이 가장 높은 존재는 단연 '고속도로'이다.
자동차만이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자동차 전용 도로여서 심지어 최저 속도라는 것도 있고,
신호 대기라는 게 없어서 모든 교차로가 입체교차이며, 유료이다.

국도는 애초에 서로 다른 도로를 쭉쭉 이어 놓은 형태인 게 많기 때문에 관리 주체도 도로가 속해 있는 각 광역단체별로 찢어져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는 그 방대한 구간이 모두 '도로 공사'라는 전국구 단일 전문 기관의 관할이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고속도로는 아주 특수하고 특별하고 차별화된 장소라는 쪽으로 계도과 홍보를 많이 해 왔다.
일단은 안전을 위해서이다. 이런 곳에 보행자나 오토바이는 절대로 들어가지 말며 무단횡단도 절대로 안 하도록 단속해야 하니까 말이다. 경부 고속도로라는 게 처음으로 생겼을 때는 이런 거 홍보를 마치 휴대전화 진동 모드를 홍보하듯이 했었다.

그런데, 경부 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40년을 넘어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의 관점에서는..?
고속도로도 전국 방방곡곡에 거미줄처럼 깔려서 생활의 일부일 뿐이다. 이제는 고속도로가 지나는 도시가 특별한 게 아니라, 반대로 고속도로가 없는 도시가 낙후된 오지라는 소리를 듣는다.
197,80년대에야 여권을 소지한 것만으로도 대학 나온 엘리트 내지 유학생, 사업가, 정부 관료 소리를 들었겠지만 지금은 어중이떠중이 아무나 다 여권 만들고 외국 여행을 갈 수 있지 않은가? 고속도로도 이와 비슷한 이치이다.

그러니 고속도로에 대한 너무 경직된 인식도 조금은 바뀔 필요가 있다.
장거리 뛰는 운전자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건 "이젠 이름 대신 번호로.. 고속도로도 국도나 미국 프리웨이처럼 그냥 번호로만 인지하고 부르는 게 훨씬 낫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다음 경우를 생각해 보자.

1. 이름은 추후에 바뀔 수 있다.
가령, 서울외곽순환은 몇 년 전부터 '수도권1순환'이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걸 일일이 인지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이 기회에 100번 내지 100호선이라는 번호를 기억하도록 하자. (공항 철도 "인천 국제공항" 역이 "인천공항 1터미널"이라고 바뀐 것과 비슷한 개명인 듯 ㄲㄲㄲㄲ)
다음으로.. 88 올림픽 고속도로도 '대구광주'라고 이름이 바뀌었는데, 그냥 12번이라고 기억하는 게 낫다.

2. 여러 구간이 합쳐진 경우가 있다.
호남인지 논산천안인지 따지지 말고 그냥 25번.
통영대전인지 중부인지 따지지 말고 35번.
인천-안산 구간이 왜 '영동 고속도로'라고 불리는지 생각하지 말고 그냥 50번..이 낫다.
경주-울산-부산의 새 고속도로는 이름이 뭘까? 북쪽의 동해-속초 동해 고속도로와 동일한 65번이라고 생각하도록 하자.

3. 도로가 확장되면서 공식 명칭이 자꾸 달라질 수 있다.
경춘인지, 서울홍천인지 서울양양인지 따지지 말고 그냥 60번.
특히 종축 말고 횡축은 인지도가 안 그래도 듣보잡인 편인데 자꾸 확장되고 연결돼서 시종점 기반의 이름이 수시로 바뀐다. 서울에서 가까운 60이나 50뿐만 아니라 40번, 30번, 20번도 다 필요 없고 번호만 기억하면 된다.

4. 그리고 결정적으로.. 시· 종점 작명법은 순서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상주영천인지 영천상주인지 고민하지 말고 301번.
용인서울인지 서울용인인지 고민하지 말고 그냥 171번이라고만 기억하면 된다.
자, 이러니 번호가 여러 모로 편하지 않은가?

고속도로의 이름은 옛날에 고속도로가 철도처럼 매우 드물고 희귀하고 특별한 존재이고, 국가 단위로 수백 km짜리 단일 구간이 한꺼번에 뚝딱 건설되던 시절에 유효했다. 경부, 중부, 서해안처럼..;;
그러나 지금은 고속도로가 국도처럼 거미줄처럼 너무 많이 생겼고, 찔끔찔끔 지선이 많이 건설되어서 일일이 이름을 붙이는 명분과 효율이 많이 떨어졌다.

물론 이제는 번호도 너무 중구난방처럼 된 구석이 있다. 고속도로 번호에도 세 자리 수가 늘어나고, 두 자리 수의 1자리에도 통상적인 0/5 말고 7, 9, 4 같은 세부 번호가 더 자주 눈에 띄고 있다.
하지만 번호이니까 양반이지 이런 걸 다 이름으로 감당시킨다면 복잡도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도로공사에서는 없애고 싶어하는 고속도로 레거시 양대 산맥이 바로 (1) 재래식 톨게이트와 (2) 재래식 명칭들이다. 하지만 둘 다 단기간에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게 실현될 정도이면 고속버스 운임에다가 부가가치세는 좀 넣지 말며, 궁극적으로 (3)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는 터미널과 각종 운행 시스템을 완전히 통합하는 게 좋을 것이다. 고속도로는 특별하고 사치스러운 도로가 아니며, 두 버스의 구분도 사실상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지경으로 가고 있으니 말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고속버스에 부가세가 한시적으로 면제되긴 했는데.. 지금은 어찌 됐나 모르겠다. 내 생각엔 이젠 우등조차 굉장히 흔해졌는데 프리미엄 우등 정도에나 부가세를 매기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고속도로 시설과 관련해서 욕심을 더 낸다면..
(4) 고속도로 나들목들에다가도 지금 지하철 역들처럼 번호를 다 부여하고, 각종 분기점에서 동서남북 방향을 더욱 분명히 명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신갈 분기점에서 영동 고속도로 강릉 방향 문막 IC라고 하면.. 각각의 명칭들은 우리나라 지리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코드북 암호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반면, 50번 고속도로 동쪽 방향으로 나가서 20번 IC라고 하면.. 앞으로 IC를 몇 개 더 거친 뒤에 나가면 되는지도 알 수 있으니 초행길 외국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니, 자국인조차도 깜빡 잊고 있다가 근처 나들목으로 황급히 나가려고 급 차로 변경하다가 사고를 종종 내곤 한다. IC 번호는 이런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10여 년 전부터 국내 고속도로들이 분기점에서 방향별로 분홍-초록 컬러 유도 차선이란 게 도입돼서 굉장히 편리하고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 분홍-초록 컬러링이 동-서나 남-북 중 하나로 일관된 원칙 하에 부여되기라도 했나 문득 궁금해지는데.. 당연히 일관되게 했으리라 믿는다. =_=;;

※ 덤: 고속도로의 갓길, 차선색 등

일반 도로에서는 길가의 차선이 길가 주차 가능 여부를 나타낸다. (백색 실선은 언제나 가능, 황색 점선은 5분 이내 정차만 가능, 황색 실선은 주정차 금지, 황색 복선은 절대 금지)
그러나 고속도로 같은 자동차 전용 도로는 갓길을 나타내는 차선이 백색 실선이지만 거기에 임의로 주차를 해도 되는 건 당연히 아니다.

고속도로의 갓길은 일반 도로의 ‘안전지대’와 비슷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평소에는 차량이 주행이나 정차를 해서는 안 되며, 사고· 고장 같은 정말 불가피한 이유 때문에 주행이 불가능해진 차량을 잠깐 동안만 세워 놓는 게 허용된다.
단순히 한숨 자거나 용변(!!)을 해결하려는 용도로도 세워서는 안 된다. 사실, 저 맹렬한 속도로 달리는 차량 중에 누가 맛이 가서 내 차를 들이받을지 모르는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갓길에 차를 세우라고 해도 겁나서 세우지 않는 게 이치에 맞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앙선과 안전지대를 모두 황색으로 표기하다 보니, 일반 차선은 백색이고 황색은 뭔가 건드리거나 범접해서는 안 되는 선이라고 인식이 딱 박혀 있다. 하지만 일본 같은 외국에 가 보면 중앙선이 그냥 백색인 경우도 있어서 좀 헷갈린다.
고속도로는 중앙선이 없이 그냥 중앙분리대가 있고, 통상적인 평면교차 신호나 주차 같은 개념도 없다 보니, 황색으로 뭔가 그어진 걸 볼 일이 별로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23/03/24 19:35 2023/03/2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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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태우 대통령이 서거한 지도 벌써 1년이 넘게 지났구나. 이 글에서는 노 태우 시절에 잠깐 생산됐던 추억의 자동차 얘기나 좀 꺼내 보고자 한다.

대우 임페리얼... 1989년 초에 대우 자동차에서 야심차게 개발한 최고급 기함급 승용차였다.
로얄 시리즈의 약발이 다해 가고 적진에서는 그랜저라는 걸출한 고급차까지 내놓으며 인기몰이를 하니, 대우 진영에서도 그에 대응하는 카운터를 내놓은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얘는 그 당시 국산 승용차 중에서는 최초· 최대였던 6기통 3000cc 배기량을 자랑했다. 이땐 그랜저도 아직 2400cc 모델까지만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에서는 임페리얼에 대항하기 위해 6기통 3000cc 모델을 1989년 말에 내놓게 됐다.

(2) 그리고 임페리얼은 국산 승용차로서는 매우 드물게 V형이 아니라 선형(inline) 직렬 6기통 형태였다.
다른 피치 못할 이유나 사정이 없다면.. 왕복 엔진의 실린더야 자동차의 주행 방향과 수직인 일렬로 단순하게 쭉 늘어놓는 게 제일 무난하다. 하지만 실린더가 6개씩이나 되면 늘어놓는 길이가 자동차의 폭 대비 너무 길어져서 직렬 배치가 좀 난감해진다.

게다가 안 그래도 부족한 엔진룸 공간을 더 부족하게 만드는 건 전륜구동 되시겠다. 전륜구동이 여러 장점이 많긴 하지만, 객실의 하부를 관통하는 구동축이 없는 대신에 엔진룸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여건 하에서 제한된 엔진룸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실린더를 1*6이 아니라 2*3으로, 그리고 I자가 아니라 V자 모양으로 지그재그로 배치하는 방식이 고안되었다. 이를 V형 엔진이라고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V1, V2 이러는 건 보통 버전과 관계 있지만 자동차에서 V6, V8 이러는 것은 실린더 개수가 그 정도인 V형 엔진임을 뜻한다.

V형 엔진은 엔진 공간의 이용 효율을 얻은 대신, 같은 배기량일 때 전체 부피가 더 크고 내부 구조가 더 복잡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엔진음이나 진동, 승차감 쪽도 직렬 엔진보다는 미묘하게 못한 구석이 있다. 그걸 상쇄하려면 기술이 더 발달해야 하니 엔진 제조 비용도 더 올라간다.

과거에 현대에서는 10여 년 전에 2000cc 배기량을 갖고도 V6 엔진을 얹어서 '그라나다 V6' 같은 차를 면허 생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겨우 그 배기량에 6기통씩이나 얹는 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그리하지 않는다.

고급차들이 V6 이러니까 V형 엔진 자체가 아주 고급차의 상징인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며, 그냥 어쩌다 보니 고급차에 V형 엔진이 장착될 뿐이다.
그리고 후륜구동도 V6 이상으로 여전히 고배기량 대형 승용차의 상징 관행으로 오늘날까지 통용되고 있다. 임페리얼은 V형 6기통이 아니라 직렬 6기통 엔진에 후륜구동이었으니 그랜저와는 특성이 상극이다.

임페리얼의 제원상 최대 출력은 174마력으로, 그랜저 V6 3000cc SOHC 모델의 161마력보다도 더 높았다.
하지만 4단까지밖에 안 되는 자동 변속기의 기어비가 비효율적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는지, 고속도로에서 끝까지 밟았을 때의 최고 속도는 195가량이 한계였다고 한다. 200을 넘기지는 못했다.

임페리얼이 우리나라 승용차 역사상 전무후무한 직렬 6기통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더라. GM대우 시절의 토스카와 매그너스도 직렬 6기통 엔진을 얹긴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차들은 정말 존재감이 없이 잊혀져 있다.

(3) 그리고 임페리얼은 ABS가 장착되어 나온 최초의 국산차였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유리창에까지 ABS 글씨를 써 놓은 게 보일 것이다.
지금은 이게 의무 필수 사양이 돼서 일개 경차에도 무조건 달려 나오지만, 저 때는 ABS가 완전 신기술 첨단 안전 장치 자랑거리였던 것이다.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임페리얼의 다음으로 그랜저 V6도 응당 그 뒤를 이어 ABS를 장착했다.
그리고 ABS의 다음으로 에어백이 최초로 장착된 최초의 국산 양산차는 1992년에 출시된 뉴 그랜저였다. 초창기 원시적인 SRS 방식으로 말이다.

(4) 그 밖에 국산차 중에 임페리얼만의 전무후무했던 특징은 뒤의 C필러에 둘러진 가죽 외장.. 미국의 고급차를 흉내 낸 건데, 옛날에 고속버스 타이어에 장착됐던 휠캡만큼이나 정말 상징적인 외형이었다. 출시 직후부터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1990년형 후기형부터 적용된 것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 임페리얼은 기계판이 100% 디지털이어서 주행 속도가 10진수 아라비아 숫자로 표시됐다. 그리고 얼마나 쓸모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헤드라이트에도 와이퍼가 달려 있었다.;;
이런 건 그랜저에는 존재했던 적이 없으며, 주류가 되지도 못하고 유행이 지나 사라진 기능이다. 하지만 대우에서 임페리얼 이전의 최고급 모델이었던 슈퍼 살롱(1987)에는 이미 적용되어 있었다.

이렇듯, 임페리얼은 여러 분야에서 그랜저에도 없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고급차였다.
하지만 심혈을 기울여서 들여온 외국산 부품들을 한국 사정에 맞게 현지화를 제대로 못 했으며, 컴터 소프트웨어로 치면 버그도 너무 많이 들어갔다.

주행 중에 엔진이 과열이 너무 잘 되고 잘 퍼져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았다. 최고급 기함급이라는 승용차가 품질 관리가 안 되면 어쩌라고.. ㅠㅠㅠㅠㅠ
결국 얘는 전국적으로 1000대도 채 못 팔고 국산 고급 승용차의 주도권은 그랜저로 완전히 넘어가게 됐다.

본인은 초딩 꼬마 시절에 이 차 현물을 봤던 기억이 있다. 1990년대 고향 시골에서 임페리얼이 굴러가는 걸 본 건, 2020년대 서울 시내에서 롤스로이스나 유명 외제 스포츠카가 굴러가는 걸 보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었다.

  • 대우에서는 고급스러움을 표방하면서 1980년대까지 차 이름을 로얄, 프린스, 듀크, 임페리얼처럼 뭔가 왕족· 귀족 명칭으로 짓는 편이었다. 그러니 나중에 레간자, 누비라 같은 이름은 상대적으로 간지가 덜(?) 나 보일 정도이다.

  • 임페리얼이 수립한 최초 최대 배기량 3000cc 기록은 5년쯤 뒤, 1994년에 출시된 뉴 그랜저 3500cc 모델에 의해 깨졌다. 그랜저 다음은 1999년에 출시된 에쿠스..

  • 에쿠스 1세대는 국산 승용차에서 최초로 무려 8기통 4500cc 배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현대 진영의 차들은 그랜저는 물론이고 얘조차도 대형 승용차로서 이례적으로 여전히 전륜구동이었으며, 2008~9년 사이, 제네시스와 에쿠스 2세대가 돼서야 후륜구동으로 바뀌었다.

음, 표로 정리할 걸 그랬나.. ㅎㅎ

Posted by 사무엘

2023/01/03 19:35 2023/01/0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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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자동차 주차와 관련해서 다음 사항들은 오해와 분쟁이 벌어지지 않게 적절한 법과 관행이 마련되고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1. 고속도로 휴게소에서의 장기 주차

한적하고 공간 넉넉한 임시 주차장 휴게소 같은 데서는 도입을 검토할 법도 하지 않을까? 장기 주차가 등록된 차량은 그 기간 동안 고속도로 내부에서 24시간 이상 체류 가능하다.

동일한 목적지로 가는 개별 운전자들이 여기에다 자기 차를 세워 놓고, 대표의 다른 차로 합류하는 거다. 즉, 이건 고속버스 환승이나 대중교통 환승의 자가용 버전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수요가 장기 주차 시스템을 유지 보수할 만치 많지 않다면 굳이 이런 걸 만들 필요가 없겠지만 말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와 휴게소들은 대부분 중간 회차 같은 기동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것도 생각할 점이다. ㅡ,.ㅡ;;

2. 주차장에서 아직 오지 않은 차를 위해 일행이 자리를 미리 찜해 놓기

일단, 관리자가 없는 무료 주차장 내지, 아파트 입주민처럼 주차장의 아무 자리나 동등하게 이용할 권한이 있는 사람끼리는 저런 관행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냥 먼저 차 끌고 자리 댄 놈이 임자여야 한다.
이건 지정 좌석이 없는 시내버스나 지하철 같은 곳에서 지금 없는 사람의 자리를 맡아 놓는 것과 마찬가지인 행동일 것이다. 혹은, 한 명만 줄 서서 기다리다가 중간에 갑자기 자기 일행을 잔뜩 끼어들이는 소극적인 새치기에다가도 비유할 수 있다.

하지만 주차한 순간부터 시간에 비례해서 요금이 부과되는 유료 주차장이고 자리가 부족하다면? 먼저 온 일행이 차 번호를 말하고 주차 공간을 선점하는 시스템 정도는 도입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이 경우, 실제 차가 아직 안 들어와서 일행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안도 주차 시간에 포함되어 요금이 좀 더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일행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거나, 올 거라는 차가 일정 시한까지 오지 않으면 그 자리는 그냥 다른 차에게 넘어간다. 그리고 노쇼에 대해서는 보증금을 낸 것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의 페널티를 받게 된다.

이것도 이런 복잡한 시스템을 굳이 개발해야 할 정도로 발생하는 빈도가 높지 않다면.. 이 역시 내 상상 잉여 뇌피셜만으로 끝날 수 있다. 어떤 경우건 ‘주차 자리 선점 금지’만으로 깔끔하게 끝내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ㄲㄲ

3. 장애인, 여성 주차 등

지하철 안에는 객차의 양 끝에 노약자석이 있으며, 시내버스 안에는 앞쪽에 역시 노약자석 내지 휠체어석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건물 주차장에는 건물과 가까운 쪽에 장애인 주차칸이라는 게 법적 의무 차원에서 반드시 만들어져 있다.
장애인의 인권을 배려하려는 차원에서인지.. 장애인 주차 위반은 여느 평범한(?) 불법 주차보다 과태료가 굉장히 세다.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의 위반에 맞먹는다.

원래는 부정 주차보다 불법 주차가 죄질이 더 나쁘고 과태료가 더 비싼 것이 인지상정이다. 전자는 단순히 "차를 댈 수 있는 곳이지만 그게 니 차는 아님" 수준인 반면, 후자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 아무도 주차해서는 안 됨. 버스 정류장이나 횡단보도, 교차로, 소화전 근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주차 위반에 대한 처벌은 부정을 넘어 불법으로 보는 수준이다. 그만치 강경하다.

뭐, 그에 대해서 나 역시 큰 이의는 없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인권의 척도가 진정한 선진국의 척도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각종 관공서나 마트에서 장애인 자리는 10여 군데가 텅~~ 비어서 썰렁한데 다른 사람들은 주차 자리를 못 찾아서 뺑뺑이 치는 걸 보노라면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상시 무조건 비워야 하는 자리는 일부만 놔 두고, 나머지는 약간 유도리를 둔다. 진짜로 몸 불편한 장애인 탑승 차량이 들어온 경우, "나중에라도 전화 오면 군소리 없이 15분 안으로 달려와서 차 빼는 조건으로 주차. 불응 시 주차료 가중 부과" 이렇게라도 하면 안 될까? 물론 장애인 탑승 차량도 자리 좀 확보해 달라고 마트에다가 미리 연락을 하고 말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개인적으로는 여성 전용칸은 법적 강제력도 없고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지하철에도 임산부 배려석이라고 앉을지 말지 고민되는 굉장히 어정쩡한 좌석이 몇 곳 표시돼 있는데, 그와 똑같은 모양새이다.

이것도 굳이 시행을 할 거면 평소에 무조건 비워둘 정도까지는 아니고, 실제 해당자가 왔을 때만 비켜 주는 형태가 됐으면 좋겠다.
진짜로 평소에 늘 비워져 있는 건 고속도로의 1차로(추월 차로)여야 하는데, 이건 또 안 비워져 있다. -_- 이러니 대한민국의 교통 문화가 노답인 것이다. 뭐, 쌍팔년도 시절에 비해서야 많이 나아지기도 했지만 말이다.

끝으로, 경차 전용 주차칸도 말이다. 자그마한 경차 전용 주차칸은 그거 혜택을 입는 사람이 평소에 얼마나 되며, 그거 갖고 경차 구매 동기를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난 좀 회의적이다.;; 없는 자투리 공간의 틈새를 경차 전용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라, 멀쩡한 구간을 일부러 좁혀서 경차 전용으로 만드는 짓은 자제했으면 좋겠다..;;

아무튼.. 통신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했으니 주차와 관련된 시스템도 이런 식으로 좀 더 스마트해졌으면 좋겠다. 횡단보도는 보행자 작동식, 교차로는 감흥 신호를 더 늘리고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2/09/24 08:35 2022/09/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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