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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매우 위험한 물건이며(무게와 속도..) 그걸 운전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실수를 할 수 있는 존재이다.
또한, 현실은 컴퓨터 속 게임이나 매트릭스처럼 0과 1의 배열을 바꿔서 undo가 가능한 가상 공간이 아니다. 생명체를 포함해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들은 속도가 붙었다면 물리 법칙을 거슬러 움직일 수 없으며, 한번 죽은 생명은 결코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운전자는 자동차를 몰기 전에 사고에 대비해 최소한의 undo buffer 장치를 돈의 힘으로 마련해 놔야 한다. 차 굴리면서 실컷 잘 살다가 교통사고 한 방에 가해자 집안이 사고 피해를 보상하느라 기둥 뽑히고 훅 가 버린다면 무서워서 아무도 운전을 선뜻 할 수 없을 것이다. 보험이라는 게 이래서 필요하다.

옛날에 보험이라는 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위험한 바다로 나가는 뱃사람(선원· 선주)에게 주로 필요한 것이었다. 그 영향으로 지금도 보험 회사의 이름에 무슨무슨 '화재'뿐만 아니라 무슨무슨 '해상'이 있다. 저 해는 손해(害)가 아니라 말 그대로 바다(海)이다.
현대 사회에 자동차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배와는 달리 팔다리 멀쩡한 일반인이 대부분 굴리는 흔한 존재가 돼 있다. 그래서 여기에 붙는 보험도 여러 계층으로 나뉜다.

1. 자동차 보험 - 책임보험 (의무보험)

이건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무조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안 그러면 처벌을 받는다. 가입만 안 하고 있으면 과태료, 그 상태로 운전까지 하다가 걸리면 징역/벌금이니, 무보험은 사실상 무면허 운전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험사의 입장에서도, 차를 소유하고 있고 면허가 살아 있는 고객이라면 사고를 자주 내는 진상이라 해도 이거 가입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 단지 보험료를 좀 비싸게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보험의 존재 목적은 보험 가입자인 나 자신이 아니라 사고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민사상의 보상이다. 병원 치료비를 대거나 부서진 차량· 시설을 물어주는 대인1과 대물배상으로 끝이다. 액수 한도도 유한하다.
자기 차야 보험 안 들고 버티다가 사고 나면 자비 들여 몽땅 수리하건, 아니면 평소에 보험료 내고 보험 들어 놨다가 사고 때 저렴하게 수리하건 차주 마음이다. 단지 남에게 입힌 피해는 반드시 보상해 줘야 하기 때문에 가입이 의무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책임보험은 간단하게 의무보험이라고도 불린다.

자동차 보험은 여타 분야의 보험과는 달리 1년 주기로 갱신이 필요하며, 보험료는 운전자의 연령과 사고 경력, 자동차의 가격과 옵션과 연식 등의 영향을 받아 업데이트된다. 해마다 적산거리계를 검사해서 운행을 그리 많이 안 하는 운전자(가령, 1년 10000km 이내), 블랙박스가 있어서 보험사의 과실 따지는 부담을 덜어 주는 운전자에게는 보험료를 살짝 할인하거나 사후환급하기도 한다. (남 조금, 나 없음)

2. 자동차 보험 - 종합보험 (의무보험 + 임의보험)

책임보험은 말 그대로 정말 최소한의 법적으로 기본필수 보험일 뿐이기 때문에 보상의 폭이 매우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 운전자들은 돈 더 내고 종합보험 형태로 자동차 보험을 든다.
종합보험은 책임보험의 superset 상위 호환이다. 대인2 (치료비 자체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손해와 기회비용까지), 그리고 '자차 보상'이 종합보험의 대표적인 혜택이다. 드디어 자기 차량까지 보험 혜택을 받아 수리가 가능해지며, 여기에는 굳이 교통사고가 아닌 도난이나 침수 같은 피해에 대한 보상이 포함된다. 또한 사고가 아닌 고장 처리의 범주에 드는 긴급출동· 견인 같은 서비스도 이 계층의 옵션으로 신청 가능하다.

대인2의 보상 한도가 '무한'인 종합보험에 들면, 사망· 중상해 발생 내지 11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실드가 생겨서 형사 처벌이 되지 않는다. 보상의 한도가 충분히 크므로 피해자와 언제나 합의가 된 걸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를 규정하는 것이 그 유명한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이다. 어지간히 악질적이거나 심하지 않은 교통사고들은 다 형사 처벌 없이 보험빨로 민사 보상 수준에서 끝내서 운전자를 졸지에 전과자로까지 만들지는 않겠다는 취지이다.

이 등급의 보험부터는 법적으로 필수가 아닌 option이 된다. 대물 보상 한도도 옛날에는 최대 몇천만 원이 고작이던 것이 요즘은 억대~수십억도 나온다. 대물 한도를 올리면 보험료가 몇만 원 오르겠지만 그래도 외제차 잘못 건드렸다가 집안 파탄나는 꼴을 면할 수 있다. 고급 외제차와 사고가 나면 내 과실 0%가 아닌 한, 단 10%라도 수리비가 억소리 나는 수준이기 때문에 절대 안심할 수 없다.

종합보험에서 책임/의무에 속하지 않는 자차 보상 같은 파트를 임의보험이라고도 부른다. 사고 몇 번 내서 보험 처리를 했더니 이듬해부터 자동차 보험의 가입이 거절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건 대인 대물이 아니라 다 자차 얘기다. (남 많이, 나 조금)
사실, 자가용에는 대인1의 유한한 수준인 책임보험까지만이 법적인 필수이지만, 버스나 택시 같은 영업용 차량에는 대인2까지 무한인 보험이 필수이다.

3. 운전자 보험

자동차 보험 말고 운전자 보험이라는 것도 있다.
이건 자동차 보험의 수준에서 감당이 안 되는 사망· 중상해 및 11대 중과실 사고에 대해서 벌금, 합의 비용, 변호사 선임 비용, 의료비, 자기가 일 못 해서 얻는 경제적 손실 등을 보상한다. 자동차 종합보험 대인2의 '자기 자신' 버전뻘 된다.

운전자 보험이 위력을 발하는 건 내가 자동차 보험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의 실드 범위를 넘는 심각한 사고를 내 버렸을 때이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음주운전, 도를 넘는 과속 같은 11대 중과실로 인한 사고를 냈다면.. 그리고 굳이 그런 걸 어기지 않았더라도 고속도로에서 깜빡 졸다가 정체 구간에서 앞차를 고속으로 들이받아서 누가 죽거나 사지절단· 평생 휠체어 급의 장애인이 됐다면? 혹은 갑툭튀한 무단횡단자를 좀 고속으로 쳐 버렸다면..?

그러면 가해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가 아닌 저 특례법에 대한 위반 혐의로 기소된다. 피해자 앞에서 싹싹 빌고 합의를 봤다 해도 양형에 참작만 될 뿐 여전히 형사 처벌이 기다리고 있다. 집행유예로 끝난다 해도 구속과 구치소 생활은 피할 수 없으며, 사람이 여러 명 죽었을 정도이면 판례로 볼 때 수 개월~수 년 금고형이 나온다. (2016 봉평터널 사고, 2010 인천대교 사고)

11대 중과실은 과정 관점이고 사망· 중상해는 결과 관점이다. 보통은 바늘과 실이 따라다니듯이 둘이 따라다니는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아까도 언급한 졸음운전이다. 졸음운전은 음주운전 같은 악질적인 교통법규 위반이 아니라 고의성 없고 불가항적인 실수로 여겨지기 때문에 11대 중과실에 속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차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졸아 버리면 얼마든지 처참한 사고가 나며, 이 정도면 고의성이 없다는 것만으로 형사 처벌을 면하는 수준은 넘어서게 된다.

자차를 아무리 탄탄하게 들어 놨더라도,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자동차 보험 수준에서 자신에게 보상해 주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병원비나 차량 수리비, 중고차 렌트비 정도이다. 그 이상의 무형의 비용까지 보상 받으려면 운전자 보험이 필요하다. 그러니 정말 조심성과 대비성이 많고 평소에 운전 왕창 많이 하고 고속도로를 밥 먹듯이 다니는 사람들은 이런 보험까지 드는 편이다.

다시 말해 운전자 보험은 남에게 끼친 피해를 보상하는 게 아니라 전적으로 운전자 자신의 피해만을 보상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1년마다 갱신하는 식의 체계도 아니고 자동차 보험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보험이다. (남 없음, 나 많이)

이상.
자동차에서 보험료는 기름값이나 자동차세와 거의 동급인 고정 지출 유지비인 셈이다. 자동차를 굴리려면 이런 어마어마한 유지비가 깨지는데 그러고도 남는 유익과 이익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가 이렇게 많이 존재 가능할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 보면 책임과 종합보험의 차이, 자동차와 운전자 보험의 차이 이렇게 둘끼리는 많이 설명돼 있는데 셋을 다 연계해서 설명한 곳은 거의 없더라.

당연한 말이지만 그 어떤 보험도, 심지어 운전자 보험이라 해도 신호· 속도· 주차 위반 범칙금 딱지 같은 걸 보상해 주지는 않는다. 그건 애초에 형사상의 벌금도 아니니. 그리고 음주운전 교통사고의 가해자에 대해서는 자차의 보험 처리 보상이 되지 않는다.

* 보너스: 명백하게 비현실적이고 허점이 있지만, 딱히 현실적인 대안도 여의찮은 안습한 교통 관련 규제들

1. 한여름에 시내에서 대기 중인 관광· 전세 버스의 엔진 공회전 단속: 버스 기사들이 아무 이유 없이 공회전을 하는 게 아님. 차내에서 에어컨이라도 틀 수 있게 전기나 그에 준하는 동력 공급을 따로 해 줘야 될 듯하다.

2. 노란불: '이미 정지선을 넘어 교차로에 진입하고 있는 경우엔 신속하게 밖으로 진행' 이건 너무 당연한 얘기지, 그 상태로 서 버릴 수는 없으니 말이다.
아직 정지선을 넘지는 않았지만 지금 그대로 감속하더라도 정지선 앞에 맞춰 서는 게 불가능한 '애매한'(=모호한) 상황에 대한 규정이 명문화돼 있지 않아서 문제다. 그래서 사람들 헷갈리게 하고, 단속 카메라 통과하는 기분을 괜히 찝찝하게 만들고, 도로 주행 시험에서 '애매한'(=억울한) 신호위반 불합격자를 양산하고 있다.

차라리 파랑 노랑 어느 불이든 신호등 차원에서 시간 제한을 명문화하는 게 나을지도.. 아니면 비행기에 이륙 결심 속도가 있는 것처럼 자동차도 교차로 통과 결심 속도와 거리라는 개념이 필요할 거 같다. (이 지점 이후에서 이미 최대 속도 상태였다면 중간에 노란불이 됐더라도 서지 말고 교차로를 빨랑 지나가라)

3. 하이패스 통과 속도: 고속 주행 중이라도 차량 인식과 과금에는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으니, 당연히 겨우 시속 30km보다야 훨씬 더 상향 조정해 줘야 한다. 그리고 일부러 감속을 유도하려고 입구의 폭을 아주 좁게 만든 게 아니라면 이 역시 넓혀 줘야 한다.

4. 고속도로 사고 시 후방에 삼각대 설치 규정: 2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규정인 건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차량을 갓길로 옮기지도 못하고 불가피하게 도로에다 세우게 됐을 때, 사람이 혼자 뒤로 그만치 이동해서 삼각대를 설치하는 것도 매우 위험한 일이다. 삼각대에 원격조종으로 자체 이동하는 기능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2차 추돌 사고가 났다면, 잘 안 보이는 커브나 언덕 내리막에다 차를 내버려 둔 것, 비상등 켜거나 트렁크 열어 두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해당 차량의 과실을 더 크게 부여해야 할 것이다.

5. 이륜차
(1) 자전거: 차도에서 역주행을 하는 것만 엄격히 금지하고(특히 교차로 부근..), 다른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인도냐 차도냐 선택 유도리를 줘야 한다고 본다. 또한, 이미 자전거 차로가 그어져 있는 인도라면 통행 방향을 분명히 정하고, 사고 시 과실 비율을 이를 감안하여 정해야 할 것이다.

(2) 오토바이: 고속도로까지는 몰라도 평범한 자동차 전용 도로는 특정 배기량 이상, 특정 시간대에 한해서라도 허용해도 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차로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걸 허용하는 조건을 제한적으로나마 명문화해야 한다고 여겨짐.

Posted by 사무엘

2017/09/06 19:34 2017/09/0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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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면허 갱신

본인은 올해에 운전 면허증을 갱신했다.
지금이야 1종 면허도 유효 기간이 10년이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갱신을 했던 때는 2종만 10년이고 1종은 기간이 아직 7년이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2010년 이후 이제야 또 면허 업데이트를 하게 됐다.

2종은 말 그대로 나 살아 있다고 신고만 하면 갱신되며, 이제는 젊은 나이 때는 사실상 갱신이 필요하지 않은 지경으로 더 간소화됐다.
1종은 책임감이 더 큰 면허여서 그런지, 주기적인 갱신에다 형식적이나마 적성검사(신체검사)가 추가된다. 다만, 1종 보통은 최근의 직장인 건강검진 결과 같은 걸 제시해서 신체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 1종 대형이나 특수는 그런 거 없고 면허 시험장에서 신체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되기 때문에 일이 더 번거로워진다.

그래도 내 주변엔 "남자는 당연히 1종 보통"이지 정도가 아니라, 크고 아름다운 차를 몰고 싶은 욕심에 대형 면허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차덕이 좀 있다. 평생 버스 같은 차를 몰 일이라고는 없을 전공과 업종의 종사자인데도 반쯤은 허세 때문이다.
대형 버스는 같은 각도를 회전할 때 승용차보다 핸들을 두 배쯤 더 많이 돌려야 할 텐데~ 그래도 나도 버스나 심지어 비행기, 철도 차량 같은 것도 운전· 조종을 해 보고 싶다. 선박까지는.. 그건 아직 모르겠고.

2종 보통 면허는 무사고로 일정 기간 경과하면 면허 종류를 1종으로 승격할 수 있다. 4톤 트럭까지만 몰 수 있던 게 11.5톤으로 커지고, 승합차는 9인승이던가 그게 한계이던 것이 15인승으로 커지는 효과가 있다.
물론 2종 자동은 그런 '자동 승격'이 없다. 자동 변속기만 몰다가 수동 변속기를 몰려면 면허를 별도로 따야 된다.

한편으로, 노인 인구가 늘고 고령 운전자가 신체 능력 저하로 인해서 사고를 내는 일이 잦아지자,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자를 상대로 면허의 자진 반납을 장려하고 '아름다운 은퇴' 운운하며 각종 복지 인센티브를 주는.. 뭐 그런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고도 들었다. 우리나라에도 도입되는 날이 올지?
노인 어르신들은 투표는 얼마든지 해야겠지만 자가운전은 좀 별개로 생각할 문제라 하겠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노인이 전철이 전면 무료인 것만으로도 그 지역에서는 이미 어마어마한 복지이며, 꼭 운전을 해야 할 필요를 많이 상쇄시키고 있다.

면허 시험장이라는 게 도심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는 시설은 아니니, 정말 형식적으로 얼굴만 비추고 오는 것인데도 꽤 멀리까지 발품을 팔아야 했다.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더라도 면허증을 수령하는 건 결국 본인이 시험장이나 경찰서로 직접 가야 된다.

이번에 면허를 갱신할 때는 서부 시험장을 이용했다. 근처에 학교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경기장 역은 하늘 공원, 매봉산(옛날에 유류 저장 기지가 지어졌던 언덕) 같은 곳을 갈 때 이용한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다른 용건으로 거기를 찾아갔다.

면허 갱신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엔 근처에서 박 정희 기념· 도서관을 발견해서 거기도 찾아갔다. 5년 전에 아예 차를 몰고 가서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지하철역에서 시험장으로 가는 길목에 저게 있는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난 면허증에 이어 여권은 내년에 유효기간 만료다. 그 전에 어디든 외국에 좀 나갔다 와야 된다..;;

2. 음주운전 단속

평소에 자주 이용하는 자동차 전용 도로 진출입로가 오늘 밤은 막힐 시간대가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차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저 앞에서는 경찰들이 차선을 틀어막고 양방향으로 음주운전 단속을 벌이고 있더라. 이미 몇 번 겪어 봤다.
운전석 창문을 내리면 연두색 야광 조끼를 입은 경찰이 먼저 경례를 하고 나도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라고 답례를 한다.

경찰이 먼저 들이미는 건 (1) 음주 감지기이다. 여기에 굵고 짤막하게 훅~ 불어 주고 아무 반응이 없으면 무사통과이다.
술이라는 게 액체이고 알코올도 기본적으로 체내 혈액에 녹아 들어갔다가 간에서 분해되는 것이지만, 그래도 알코올이 휘발성을 지닌 물질이기 때문에 날숨으로도 감지 가능하다. 만취자 꽐라는 곁에만 있어 봐도 술 냄새가 진동하니까 말이다.

감지기에서 경보음이 들리면 운전자는 일단 내려서 빨대 물고 수 초 동안 더 세게 오래 입김을 부는 (2) 음주 측정기의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찰관이 맨날 "더더더더더~"이러는 기기는 바로 측정기이다. 결과도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기계가 분석하느라 2~30초 정도 시간이 걸리는가 보다. 그 대신 함수의 리턴값도 감지기처럼 boolean이 아니라 int 내지 float로, 구체적인 농도 숫자이다.

단속 기준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 500ppm 이상이다. 감지기에는 걸렸지만 농도가 500ppm 미만으로 나와서 훈방조치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이게 제일 해피한 결과이겠지만 그게 교통사고 예방의 관점에서까지 해피한 건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여기서 걸려 버렸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면 (3) 병원 가서 채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술을 정말로 안 마셨는데 구강 소독약의 알코올 성분 때문에 입가에서만 알코올이 잘못 감지될 수도 있으니, 오판에 대한 구제책은 제도적으로 다 마련돼 있다.
허나, 이미 받은 측정기 검사를 또 받을 수는 없다. 그리고 정말로 술을 마셔서 걸린 거라면, 채혈 검사로 가 봤자 어차피 최초로 단속에 걸린 "시각" 이후로 지금까지 알코올이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고 보정한 농도가 통보된다. 그렇기 때문에 고의로 개기면서 시간 끌어도 별 소용 없으며, (3)이 딱히 운전자에게 유리한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는 드물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500ppm 이상이 나와 버리면 운전자의 인생은 대략 꼬인다. 최소 농도 + 초범으로 교통사고 없이 단순히 걸리기만 했을 때 제일 가벼운 처벌 견적이 약 100일간의 면허 정지에 100만원대의 벌금부터 시작한다.
겨우 몇만 원대인 불법주차 내지 과속· 신호위반 과태료(또는 범칙금)와는 차원이 다르다. 벌금은 체포에 약식기소 같은 처분까지 동원되는 형법상의 범죄이기 때문이다.
당장 차가 어찌 되는지는 내가 안 걸려 봐서-_-;; 모르겠지만, 면허증은 당일 확실하게 빼앗기는 듯하다. 임시 운전 허가증을 받아서 면허 정지나 취소가 시작되는 날짜를 최대 40일가량 늦출 수 있을 뿐이다.

2010년대 초였나, 오래 전이다만 본인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
밤에 인적이 드문 대로에서 운전을 하다가 좀 쉬어 가려고 길가 공터로 들어가 정차했다. 그런데 저 멀리 앞에 있던 경찰들이 내 차로 달려오는 것이었다. "응? 여기는 차 세워도 되는 곳인데, 왜?" 이런 생각을 했는데 경찰이 말하길, 지금 음주운전 단속 중인데 내가 도주하는 줄 알았댄다. 그래서 흔쾌히 훅 불어 주고 모든 오해를 푼 뒤 경찰을 돌려보냈다.
이런 일을 겪었지만 나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저분들이 세금값 하는 공무를 수행 중이었으니까.

통신 기술의 눈부신 발달 덕분에 요즘은 "지금 요 지점에서 음주운전 단속 진행 중" 정보를 공유하는 스마트폰 앱까지 나와 있다.
스팸 전화번호를 공유하는 앱이나 웹사이트는 유용하지만, 저런 건 공유해서 뭐 어쩌자는 건지.. 기술이라는 것도 참 활용하기 나름이다. 그리고 음주 단속은 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예고 없이 불시에 하고 시간과 장소가 바뀌니 공유라는 게 스팸 전화번호만치 큰 의미가 있지 않다. 피해 갈 생각 말고 술을 안 마시거나, 아니면 마셨으면 깔끔하게 택시 타거나 대리 불러야 할 것이다.

TV에서 음주운전 금지 계도 방송을 할 때면 어김없이 나오는게 도로 교통 공단에서 제공하는 운전 시뮬레이터 화면이다. 실제로 차를 몰 때에야 음주운전 따위 절대 할 생각이 없지만, 그래도 술 마시면 감각이 어떻게 되고 운전 스타일이 얼마나 막장이 되는지 나 자신이 시뮬레이터로라도 한번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은 종종 든다.

3. 면허 취소 사유

애써 운전 면허를 취득했더라도 다음과 같은 다양한 조건에 걸리면 면허가 취소된다. 면허 취소는 행정 처분이기 때문에 '교통사고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같은 형사 처분과 별개로 행해진다. 하지만 교통사고 야기와 관련된 취소 조건은 아무래도 형법과 한데 맞물려 돌아가는 구석이 있다.

(1) 운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체 능력 상실: 양 팔을 잃거나 시력 또는 청력을 완전히 상실한 경우, 자동차 운전석 시트에 앉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불구 기형이 됐다면 당연히 면허가 취소된다. 적성 검사에 불합격하는 것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그래도 이건 다양한 면허 취소 사유들 중에서 그나마 제일 평범하고 선량한 케이스이다.

(2) 적성 검사를 기한 내에 안 받고 그 상태로 무려 1년이 경과해 버렸을 때: "이 사람은 운전을 할 의사가 없구나"로 간주되어 면허가 취소된다. 그냥 취소만 되는 게 아니라 과태료도 날아온다.

(3) 교통법규를 너무 많이 위반해서 벌점이 일정 수준 이상 적립: 그러게 평소에 운전 습관을 처음부터 좀 곱게 들일 것이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몇 년 전에.. 도로교통법을 몇 개 어겼는지 카운트조차 어려울 지경이던 난폭운전 블랙박스 영상을 자랑스럽게 인터넷에다 올리기까지 했던 정신나간 견인차 운전사는 딱 요 케이스로 걸려서 기소됐고 면허가 취소됐다.

(4) 사람이 "많이" 죽거나 다친 중대한 교통사고: 벌점이란 중앙선 침범 몇 점, 신호위반 몇 점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가해자에게 사망자 한 명당 몇 점, 중상자 한 명당 몇 점 이런 식으로도 매겨진다. 악의적이지 않은 사고를 냈는데 이런 식으로 벌점 폭탄을 맞아서 면허가 취소된 사람은 대체로 버스 운전을 생업으로 삼다가 안타깝게 자기 과실로 대형 사고를 낸 경우이다.

(5) 음주운전: 혈중 알코올 농도 1000ppm 이상인 채로 적발되면 곧장 취소이고, 500ppm 이상이면 일정 기간 '정지'이다. 단, 500~1000ppm 이더라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죽거나 다치는 교통사고를 낸 경우, 혹은 일정 기간 동안 수 회 이상 연이어 적발되면 역시나 면허가 취소된다.
단속에 대한 불응· 거부도 당연히 여기에 포함되며, 이건 최고 농도로 적발된 것과 동급이다. 주차증이나 승차권 같은 걸 잃어버려서 당일 전체 주차료 내지 최장거리 운임이 부과되는 것과 동일한 상황이니까.

(6) 뺑소니: 사람이 다치는 수준 이상의 교통사고를 냈는데 사후조치를 안 하고 도주했다면 괘씸죄로 형사 처벌을 받을 거 다 받으면서 추가적으로 면허도 취소당한다. 이런 파렴치범은 자동차 핸들을 잡을 자격이 없다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7) 강력 범죄: 아무리 사고 안 내고 도로교통법의 모든 조항을 지키면서 모범적으로 운전했다 하더라도, 차를 몰고 민통선 지대에 무단 잠입해서 월북을(!!) 시도한다거나, 남을 납치하고 피해자 시체를 운반하는 등 자동차를 흉악 범죄· 안보 범죄에 활용한 것이 적발되면 면허가 취소된다.

(8) 면허증 관련 부정행위: 내 면허증을 다른 무면허자에게 대여· 양도하거나 면허 시험에 대리 응시하는 것은 살인· 강도 같은 격의 범죄는 아니지만 얄짤없는 면허 취소 사유이다.

(9) 자동차 소유 관련 범죄: 남의 자동차를 탈취해서 굴리거나,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자동차(대포차..!)를 몬 것이 걸리면 꼭 사고를 내지 않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형사 처벌뿐만 아니라 면허까지 취소되는 엄한 처벌을 받는다.

이 정도..
아울러, 면허 정지를 먹은 상태에서 차를 몰다가 걸려도 '정지' 처분이 '취소'로 바뀌며, 교통 단속을 하는 경찰의 정당한 지시에 불응하고 경찰을 폭행하는 것도 도가 지나치면 면허 취소 사유가 된다.
'정지'는 일정 기간만 지나면 다시 차를 몰 수 있지만 '취소'는 자동차 학원에 등록해서 안전 교육 이수하고 연습 시간 채우고 면허 시험을 다시 응시해야 하니 대단히 번거롭다. 사유야 어떻든 기왕 면허를 다시 따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 남자의 경우 이 기회에 예전의 1종 보통 대신 1종 대형을 노리는 경우가 있다.

보다시피 (1), (2)를 제외한 나머지 사유들은 전부 뭔가를 크게 잘못했기 때문에 면허가 취소된 상황이다. ((2)는 잘못하긴 했어도 '크게' 잘못한 거라고 보기는 어려우니..) (3)~(6)은 교통사고 야기처럼 운전이라는 행위 자체와 관련된 잘못이고 나머지는 그와는 성격이 약간 다른 분야의 잘못이다.
(1)이야 이제 평생 죽을 때까지 운전은 하고 싶어도 못 할 것이고 (2)는 과태료만 내고서 곧장 재응시가 가능하지만 나머지 것들은 죄의 경중에 따라서 결격기간이 1년부터 최대 5년까지 정해져 있다. 그 기간이 경과해야 면허 시험에 재응시할 수 있다.

(3)~(6)을 한데 싸잡아서 음주+사상+뺑소니라는 3관왕 그랜드슬램 콤보들 동시에 달성할 정도이면 결격기간이 최장 5년으로 당첨된다. 그래도 평생 운전을 못 하게 만드는 영구 박탈은 없나 보다.
뭐, 어차피 결격기간 5년을 달성했을 정도의 개막장 운전자라면 면허 박탈에 앞서, 이미 교도소에서 신체의 자유가 박탈돼 있을 것이다. 수감 기간과 함께 면허 결격기간 시계도 같이 흘러가는지, 아니면 그건 또 따로 계산되는지 모르겠다. 5년 뒤에 면허를 다시 땄더라도 그 사람은 자동차 보험사 업계에선 이미 블랙리스트 고객으로 이름이 당당히 올랐을 것이고 자차· 종합보험을 들기는 굉장히 어려워져 있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7/07/16 08:27 2017/07/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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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동차계, 특히 자가용이 아닌 상용차 분야에 존재해 온 노인학대의 예를 꼽자면 새한 덤프 트럭이라든가 영운기, 제무시 트럭 같은 물건이 있다. 이 블로그에서도 예전에 소개한 적이 있다. 이 분야를 더 파고들어 보면 제무시 트럭보다 더한 무지막지한 사례도 발견할 수 있다.
먼 옛날에는 증기 기관차가 있었으며 북한에는 아직도 저게 현역으로 굴러다닌다. 일제 말기에는 연료가 부족하자 군부에서는 송진 등 별 희한한 폐급 물질을 집어넣어서 비행기를 띄우고 배를 굴리려 했다.

이런 것까지는 나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옛날 유물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일명 '목탄차' 되시겠다.
옛날에 물자가 부족하고 못살던 시절엔 자동차에 이런 동력원이 쓰이기도 했다는 걸 난생 처음 알았다. 이거 무슨 바이오 디젤 기술의 전신격인가? 완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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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에 자동차나 비행기 엔진에다 위스키 같은 독주를 부어서 연료로 썼다는 얘기는 본인도 들어 봤다. 그런데 자동차에 웬 나무라니?
참고로 증기 기관 얘기가 아니다. 증기 터빈 같은 외연 기관은 육중한 보일러 때문에 저런 덩치의 자동차에는 애초에 탑재할 수가 없다. 발전소나 선박급은 돼야 한다.

목탄차는 나무(또는 더 품질 좋고 잘 타는 숯)를 태웠을 때 같이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및 탄화수소 계열 기체, 일명 '목가스'를 수집 후, 이걸 폭발시켜서 힘을 얻는다. 그러니 고체 연료 기반이긴 하지만 엄연한 내연 기관이다. 하긴, 이 문맥에서는 '태우다'보다 '건류'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일산화탄소처럼 최소한의 연소 에너지가 있는 배기가스를 얻으려면 목재를 산소가 충분치 않은 곳에서 불완전 연소로 어째 잘 태워야 하기 때문이다.

목가스.. 옛날에 아동용 과학책에서 산화와 연소 이런 단원에서 보고서 몇 년 만에 처음 보는가 모르겠다.
그럼 목가스 엔진은 휘발유 같은 점화 플러그 방식일까, 아니면 디젤 같은 압착 점화 방식일까? 자료가 부족해서 잘 모르겠지만 후자가 기술적으로 만들기 더 어려우니 아마 여느 휘발유나 LPG 차량과 마찬가지로 전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특히 미국 차들은 옛날에 버스나 트럭조차도 쿨하게 휘발유 엔진으로 많이 만들기도 했으니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자동차 제조사들이 애초부터 목탄차 같은 가난한 형태의 자동차를 만든 적은 없다. 목탄차는 처음에는 다 정상적인 석유 자동차로 만들어졌는데 차를 굴릴 석유가 없자 나중에 다 현지에서 목탄차 형태로 '개조'된 물건들이다.
안 그래도 넉넉한 짐받이 공간이 있는 트럭이 개조하기 제일 좋다. 물을 끓이지는 않으니 물탱크 같은 건 없고, 그냥 나무를 건류하는 아궁이가 마치 화물인 것처럼 짐받이 맨 앞쪽에 달린다. 그리고 조수 역할을 하는 화부(?)가 짐받이에 타서 매캐한 연기 마시면서 나무를 집어넣어 줘야 한다. 증기 기관에서부터 첨단 로켓 엔진에 이르기까지 어느 엔진이건 고체 연료는 연료 공급의 자동화와 적절한 화력 조절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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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탄차의 열악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어떤 나무를 태우느냐에 따라 희든 검든 연기가 엄청 많이 올라올 뿐만 아니라 엔진 내부에서 재를 치우고 그을음을 닦아내는 정비도 자주 해 줘야 한다.
시동 거는 것도 핸들 옆의 차키를 깔끔하게 돌리는 형태는 전혀 아니고 192, 30년대 자동차처럼 조수가 뒤의 크랭크축을 죽어라고 돌려 줘야 걸릴까 말까다. 즉, 목탄차는 근본적으로 1인 운전을 할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습한 건 성능이다..;; 겨우 저렇게 목가스를 박박 긁어 모아서 굴러가는 차가 정상적인 기름 차량처럼 매끄럽게, 힘 좋게, 빠르게 굴라갈 거라는 기대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남한에서는 1940년대에, 북한에서는 2000년대까지 돌아다닌 그런 소/중형 트럭급의 목탄차는 평지에서는 그냥 소 달구지보다 약간 빠른 정도로나 달릴 수 있었다. 평지에서 컨디션이 최고 좋아야 시속 3~40km, 약간 오르막은 10km안팎.. 그냥 달리기로 따라잡힐 수 있다.

잘 가다가도 언제 퍼질지 몰랐으며, 그나마 짐 가득 싣고 오르막 오르는 건...? 불가능이었다. 조수는 슬금슬금 오르던 차가 퍼져서 뒤로 밀려서 미끄러져 내려가지나 않게 뒷바퀴 뒤에다가 굄목을 얹을 준비를 해야 했다.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 다같이 힘을 합쳐서 차를 밀거나.
물론 이건 목탄 엔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연료 탓이 더 큰 문제였다. 목탄차를 굴려야 할 정도인 가난한 동네에 나무라도 질 좋은 게 많이 있을 리가 없으니까 말이다.

먼저 우리나라의 옛날 기록부터 살펴보자.

2차대전을 일으킨 일본이 군용차에 쓰기 위해 이 땅에서 휘발유를 몽땅 착취해 가자 그 대용으로 등장한 목탄가스 자동차들은 광복을 맞은 직후까지 운행됐다. 당시의 목탄버스는 꽁무니에 달린 숯불 화통에 숯 두 포를 넣고 풀무질을 해 가스가 발생하면 그 힘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숯을 싣고 다닐 자리가 없어 시골버스 정류소에는 매일 오전 또는 오후에 한 번씩 숯 포대를 싣고 다니며 배급해주는 숯 배달 버스가 나타나기도 했다.

정류소에 도착한 버스는 손님이 내리고 탈 동안 조수가 꽁무니 화통에 숯을 가득 채우고 풀무질을 해 불을 벌겋게 피워 놓아야 다음 정류소를 향해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과 곡식자루 장보따리들을 가득 싣고 가다가 높은 고개라도 만나면 거북이 흉내를 내야 했는데, 이런 때 개구쟁이들을 만났다 하면 그들의 노리갯감이 되기 일쑤였다.

고개주변 마을의 꼬마들이 버스만 오면 뒤따라 올라가며 장난을 치고, 심지어는 화통의 가스밸브까지 열어 놓아 가스가 몽땅 빠지는 바람에 힘겹게 올라가던 버스가 서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부터 조수와 개구쟁이들 사이에 쫓고 쫓기는 일대 추격전이 벌어진다.


그리고 유튜브 동영상도 있다. 1분 47초 이후 지점부터.

그나마 휘발유가 모자라 목탄이나 카바이트로 달리던 트럭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참나무 숯 한 포대를 트럭 위 보일러에 넣고서 엔진을 돌리면 눈물이 나도록 매운 시꺼먼 연기가 나고 크랭크 축에 연결한 쇠막대를 열심히 돌려야 시동이 걸리던 목탄차.
걸핏하면 고장 나서 산길 어디서든 수리를 해야 했던 그 털털이 고물 트럭이라 할지라도, 잘해야 소 달구지 정도 얻어 타거나 아니면 그저 걷고 또 걸어야 했던 시골 사람들의 눈에는 신기하게만 보였습니다.

그러기에 쌀 석 되 값을 추렴해 삼십 리 장터를 다녀오던 사람들은 흔들리는 트럭 짐받이를 꼭 잡고서도 자랑스러운 얼굴이었고 들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잠시 허리를 펴고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산허리로 가느다란 연기가 솟고 털털거리는 목탄차 소리가 나면 차를 향해 냅다 뛰었습니다.


이야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제무시 트럭도 1940년대부터 운용되었고 이건 힘이라도 왕창 좋아서 2000년대에까지 쓰인다지만 목탄차는 도대체 뭐냐..;;
그리고 남한은 그나마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일제 대신 미군정이 들어서면서 아무리 늦어도 1950년대 이후로 목탄차 얘기는 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북에서는 이거 몰면서 개고생했던 탈북자의 증언은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을 검색하면 얼마든지 열람할 수 있다.

목탄차를 5년간 직접 몰았었다는 장 씨는 “목탄차의 원료로 가장 좋은 것은 참나무 숯인데 그 숯이 귀하다 보니 지름이 5cm 이상만 되는 참나무는 닥치는 대로 차량 연료로 사용하고 나중엔 그것도 구하기 어려워 알갱이를 털어낸 강냉이 속대를 목탄차 연료로 사용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 연료나 마구잡이로 사용하다 보니 툭하면 고장에다 평지에서는 소달구지보다 조금 나을 정도이고 언덕길에서는 타고 가던 사람이 내려서 밀어야 하는 게 목탄차”라면서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런 차를 5년이나 몰았는지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야 석유가 부족해서 그거 대체제로 목탄차가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목탄차마저 운용을 중단하는 추세라고 한다. 환경 문제나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나무조차도 없고 산에 나무가 씨가 마를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목탄차를 굴릴 필요가 없어져서가 아니라 목탄차조차 굴릴 여건이 안 되게 됐다는 뜻이다.

어느 나라든지 화석 연료가 대기를 오염시키긴 하지만 역설적으로 화석 연료가 나무를 보호해 주기도 하는 걸 느낀다. 남한만 해도 과거의 산림 녹화 사업이 석탄· 석유의 보급 시기와 잘 맞물린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고 말이다. 또한 이와 비슷한 이유로 인해 바이오 디젤이 마냥 화석 연료의 대체제가 되기도 어렵다.

증기 기관차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기름 먹는 올드카도 아니고 나무를 저렇게 활용하는 기괴한 물건이 옛날에 있었다는 것이 심히 놀랍기 그지없다. 남북 공통으로 목탄차에 가장 좋은 연료가 '참나무 숯'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하긴, 북한도 한동안은 목탄차 따위 안 굴리다가 병신짓 때문에 나라 내부 경제가 완전히 붕괴한 1980년대 이후부터 다시 등장한 것이다.

이상, 서울 지리 역사에 이어 자동차 쪽의 역사 얘기를 늘어놓아 보았다.
이거 무슨.. 아이티(나라)에서는 가난한 서민들이 진흙 쿠키-_-를 먹는다는데 그거 자동차 버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자동차는 기계이니 수틀리면 저렇게 목탄차로 개조라도 하지만, 사람은 아무리 굶주리더라도 다른 가축이 먹는 풀이나 종이나 흙, 육식동물이 먹는 상하고 썩은 고기를 그것도 날로 먹을 수는 없다. 신체를 생화학적으로 개조하는 건 가능하지 않다. -_-;;

Posted by 사무엘

2017/06/25 19:22 2017/06/2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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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의 역사

우리나라에서 시내버스라는 게 역사상 최초로 운행된 건 1920년 7월 1일, 대구에서이다. 서울이나 부산이 아니다. 거기는 노면전차와 철도가 국내 최초였고 길거리에 택시는 다녔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시내버스 같은 건 없었다. 서울에서 시내버스가 등장한 건 그로부터 8년 가까이 지난 1928년 4월의 일이다.

그때는 시내버스만 해도 아무나 탈 수 없었으며, 버스 운전사는 지금의 철도 기관사나 여객기 조종사에 준하는 완전 뽀대 나는 유니폼 착용 전문직이었다. 한 마디로 지금보다 지위가 훨씬 더 높았다.

예전에 버스에 대해서 한번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버스의 외형과 시설의 변천사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마 가장 큰 이유로는 검색해 보니 이 주제를 워낙 잘 정리해 놓은 사이트가 이미 있어서 내가 따로 글을 쓸 생각을 안 했기 때문이지 싶다. 그러니 이 블로그에서는 그냥 변화의 큰 추세를 요약만 좀 해 보겠다.

1. 1950년대: 원박스화

먼 옛날, 20세기 초중반에 자동차들의 디자인 트렌드는 소형차건 대형차건 엔진룸은 전면부 중앙에 튀어나오고 앞바퀴 펜더가 돌출된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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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1950년대쯤부터는 엔진룸이 별도로 튀어나오지 않고 차체 바닥 밑으로 간 원박스형(혹은 R캡이라고도 불림) 버스가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이때는 버스의 디자인이 지금과 비슷해지기 시작한 일종의 과도기라 볼 수 있다. 50년대 말에 등장한 시발디젤 버스도 그런 형태이며, 관련 사진은 이 블로그를 검색해 보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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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의 부산 정치 파동 때 국회의원들이 탔던 버스도 사진을 보니 정확한 차종과 제조사는 알 수 없지만 원박스형 버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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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960년대: 디젤, 안내양

이때부터 시내버스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어서 시민의 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1960년대 후반에는 서울과 부산에서 노면전차가 폐지되었다.
버스의 차체가 더 커지기 시작했고, 엔진이 휘발유에서 디젤 기반으로 바뀌었다. 시발 버스도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냥 버스가 아니라 '디젤 버스'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리고 시내버스에는 공식적으로 '여차장'이라 불리던 안내양이 등장했다. 모든 승객이 타거나 내린 뒤, 안내양이 차를 툭툭 치며 "오라이!"라고 운전사에게 외치는 게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도 나온다.

지하철 업계에는 승객을 강제로 밀어넣는 푸시맨이 있었던 것과 비슷하게, 옛날에 시내버스는 문을 닫을 수 없을 정도로 승객이 너무 많이 탔을 때의 대처법이 있었다. 일단 출발 후 운전사가 직선 도로에서도 오른쪽으로 살짝 급핸들 조작을 해서 사람들을 원심력 때문에 왼쪽으로 강제로 쏠리게 했다. 그 사이에 안내양이 문을 닫았다. 그런 기동이 벌어지기도 했댄다.

옛날엔 시골에서 무작정 올라와서 가진 것 배운 것 없이 맨몸만으로 돈을 벌기 위해 버스 안내양 직업을 선택한 여성들이 많았다. 이들의 애환과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전해진다.

버스 요금을 차내에서 현금으로만 거래하던 시절에는 돈 관리도 안내양이 했는데, 정확한 승차자의 집계가 안 되니 승객으로부터 받은 돈의 일부를 안내양이 슬쩍 '삥땅', 횡령하는 경우도 있었다.

회사 역시 이 사실을 알기 때문에 안내양들이 근무 중일 때는 개인 돈을 절대로 지참하지 못하게 하고, 지금의 관점에서는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인권유린일 정도로 가혹한 방식으로 불시 몸수색을 했다고도 한다. 그래도 그때는 약한 을인 안내양들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지 않았다.
(참고로 조폐공사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지금도 작업장에 드나들 때 개인 돈은 절대 지참하지 못한다. 개인 사물함에다 몽땅 보관해야 한다.)

3. 1970년대: 두짝 문, 고속버스

과거의 버스들은 앞바퀴가 차체의 굉장히 앞에 있었으며, 출입문은 가운데에 한 군데에만 있었다. 지금은 마이크로버스만이 이런 형태인데 말이다. 안내양은 바로 그 문의 문지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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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레알 말죽거리 잔혹사 시절 시내버스의 모습이다.)

그러다 70년대 후반쯤부터 대형 시내버스들은 요즘 버스처럼 앞문과 뒷문 구분이 생겼으며 앞문은 앞바퀴보다 더 앞에 놓이게 되었다. 단, 문은 수동 개폐식이었으며 뒷문도 앞문처럼 폴더(?) 형태로 접혔다. 이런 버스 보신 분 계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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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타는 문과 내리는 문을 분리하고 나니 승객의 승하차가 더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아울러, 시내버스 얘기는 아니지만 1970년에는 경부 고속도로의 개통 덕분에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고속버스라는 게 등장했다.
그 시절에도 경부선 열차를 타면 서울-부산을 5시간 이내에 주파할 수 있긴 했지만 그건 관광호 내지 새마을호처럼 서민이 범접하기 어려운 매우 비싸고 빠르고 정차역 적은 최고 등급 열차를 탔을 때에나 가능했다.

그런데 고속버스라는 '자동차'를 이용해서도 열차 만만찮은 빠른 장거리 여행이 가능해졌으니 이때 고속버스의 인기는 대단했다.
고속버스 운전사는 지금의 KTX 기장 같은 대우를 받았으며, 고속버스에도 안내양이 탑승했다.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안전벨트를 챙겨 주고 짐 나르는 걸 돕는 등, 지금 비행기 스튜어디스가 하는 일을 차내에서 했다. 가고 서기를 반복하는 시내버스 안내양과는 하는 일이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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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980년대: 리어 엔진, 토큰, 하차벨, 자동문

그 뒤 1980년대에는 후방 엔진 버스가 등장해서 대형 버스들은 다 이런 형태로 바뀌었다. 전방 엔진은 앞부분에 타는 곳이 굉장히 높으며, 운전석 옆에 따끈한 물건 거치대가 있었다. 그 대신 맨 뒷좌석은 봉긋 솟아 있지 않고 높이가 다른 좌석들과 동일했다.

그 밖에 이 시기에는 시내버스에서 안내양이 퇴출되는 기술적인 기반이 차근차근 마련됐다. 먼저 현금 대신 버스 토큰이 등장하여 차내에서 번거로운 잔돈 거래를 하는 여지가 줄었다. (서울 시내버스에서의 첫 도입 시기는 1977년)
그리고 차내에 하차벨이 생겼으며, 사람이 일일이 뭘 돌리지 않고 버튼만 누르면 별도의 동력으로 개폐되는 자동문이 등장해서 이쪽으로도 동작이 수월해졌다. 뒷문은 폴더가 아니라 미닫이 형태로 바뀌었다.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1인 승무 시내버스의 원형은 이때쯤 대부분 완성되었다.

5. 1990년대: 에어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1989년 12월 말을 끝으로 안내양은 전국의 시내버스에서 법적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여차장을 둬야 한다는 법 조항 자체가 개정과 함께 삭제됐다.
그리고 나라가 좀 살 만해지고 자동차 기술의 발달 덕분에 엔진 출력도 넉넉해지면서 버스에 냉방기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90년대에는 전철도 아직 천장에 선풍기가 달려 있고, 지하철역 승강장은 여름에 너무 덥다고 뉴스에서도 난리를 칠 정도였다.

시내버스에 자동 변속기가 도입된 것도 이 무렵에 도입된 현대 애어로시티가 최초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대형 상용차에 자동 변속기는 비싼 추가 옵션 가격과 연비· 효율 문제로 인해 2010년대인 지금까지도 보급이 더딘 편이다.

6. 2000년대와 이후: 저상버스, 천연가스 버스, 환승 할인, 정거장 안내방송, 위치 안내

21세기에 시내버스는 생각보다 굉장한 발전을 거듭했다.
먼저 타고 내리기 쉬운 저상버스가 등장했으며 버스들이 동력원도 천연가스로 바뀌어서 대도시의 공기 질 개선에 굉장히 큰 기여를 했다.

그 밖에 IT 기술과 접목하여 환승 할인, 정류장 위치 안내 시스템도 20세기에는 사람들이 경험할 수 없던 것들이었다.
요 근래에는 그냥 도착 안내만 하는 게 아니라, 오는 버스들의 내부 혼잡도를 같이 표시해 주는 기능도 추가되어 매우 유용하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시내버스 요금은 먼 옛날과 비교했을 때 평균 물가 상승률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많이 오른 요금에 속한다.
버스 요금은 처음에 단가 자체가 절대적으로 굉장히 저렴했으며, 지금은 버스의 수송 분담률이 옛날보다 매우 낮아져서 개인당 단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거기에다 우리는 각종 IT 인프라 덕분에 옛날 사람들보다 훨씬 더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비싼 요금이 마냥 바가지인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7/05/31 08:26 2017/05/3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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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동차 산업 합리화 조치 이전에 현대에서 만들었던 소형 트럭과 승합차

내가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라고 블로그에다 글을 올린 것들이 사실은 그냥 현대 자동차의 역사인 경우가 적지 않다. 내가 딱히 특정 기업으로부터 향응을 받았거나 거기 입장을 대변하는 처지인 건 전혀 아니고, 어렸을 때 많이 접했고 경험과 기억이 더 남아 있는 것들이 거기 자동차여서 그런 것일 뿐이다.

본인은 현기차의 빠도, 까도 아니다. 물론 걔네들이 무엇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는지 정도는 그럭저럭 안다. 하지만 걔들이 역사적으로 볼 때 정말 맨땅에서 죽도록 고생해서 '기술' 개발에 전념해서 우뚝 일어선 건 까든 빠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팩트이며, 본인은 그런 것에 흥미가 가서 추억을 정리한 글을 올리는 것임을 이 자리를 통해 밝힌다. 사실, 코티나가 어떻고 최초의 고유 모델, 최초의 전륜 구동, 최초의 DOHC 이런 198, 90년대 소사는 지금 현대 그룹에 다니는 직원들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오늘날 현대 자동차에서 생산하는 1톤 트럭의 이름은 잘 알다시피 '포터'이다. 모델이 여러 번 변경되면서 원조 포터는 이제 길거리에서 거의 찾을 수 없어졌지만, 이 각진 원조 포터의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은 지금도 많이 있을 것이다.
요즘 차들에 비해 각진 헤드라이트의 모양, 그리고 문짝에 새겨져 있는 사선형 무늬가 특징이다. 저 사진에서는 흰색 배경에 무늬가 하늘색이지만, 반대로 하늘색 배경에 무늬가 흰색인 도색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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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은 이것보다 더 옛날 모델도 있었으며, 걔도 '포터'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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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명의 이니셜을 딴 일명 HD1000. 얘는 일본 미쓰비시에 생산하던 트럭+승합차이던 델리카를 들여온 모델이었으며, 트럭에는 특별히 '짐꾼'이라는 뜻인 포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워낙 희귀한 차량이어서 인터넷을 뒤져도 저 하얀 도색의 모습밖에는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
난 저 트럭에 대한 기억은 정말 아주 희미하게.. 거의 영운기나 SMC 8톤 덤프트럭과 비슷한 급으로 남아 있다.

트럭이지만 뒷바퀴가 작은 바퀴 한 쌍이 아니라 앞바퀴와 완전히 동일한 형태인 게 인상적이다. 그래서 기아 세레스와 좀 닮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레스는 HD1000보다 나중에 등장했으며, 헤드라이트가 저렇게 두 겹(?)이 달린 적이 없었다. 설마 HD1000도 사륜구동이기까지 했는지는 모르겠다. 자료가 없다.

HD1000은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생산되었다. 즉, 포니, 그라나다, 코티나 등과 동연배인 상용차였던 것이다. 승용차에서는 포니는 나름 고유 모델이고 코티나와 그라나다는 포드 사 자동차의 면허 생산인데, 포드와의 관계가 틀어지고 나니 현대에서는 미쓰비시와 이런 식으로 기술 제휴를 맺기 시작했다.

이 트럭은 가성비가 좋았는지 나름 잘 팔리고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5공 초기, 자동차 산업 합리화 조치로 인해 현대는 상용차를 생산할 수 없게 되면서 단종되고 흑역사가 되었다. 오일 파동 속에서 기름을 아끼고 자동차 회사간의 쓸데없는 중복 투자 과열 경쟁 낭비를 막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런 식의 무식한 규제와 칼질로 인해 자동차 회사들 간의 건전한 경쟁 구도까지 망가지고, 자기들끼리 구축하던 기술 노하우와 미래 연구 계획이 무자비하게 짤린 것은 업계의 입장에서 큰 손해를 끼쳤다.

기아의 경우 승용차 브리사가 짤려서 흑역사로 전락했다. 훗날 대우 자동차가 내놓은 로얄 디젤만큼이나 브리사를 디젤 모델로도 개발할 작정이었는데 실현되지 못했다.
그렇게 1980년대 초중반까지 자동차 업계의 중세 암흑기가 계속되는 동안 기아는 그래도 봉고라는 승합차와 트럭을 만들면서 회생에 성공했다. 봉고는 당사자들조차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엄청난 대성공을 거뒀으며, 국내에 봉고라는 이름을 소형 승합차를 상징하는 보통명사로 정착시켜 버렸다. "봉고차!"

앞서 거론되었던 세레스도 1983년, 바로 이 기간에 만든 사륜구동 영농 최적화 트럭이다. 세레스의 모습을 위의 HD1000 트럭과 비교해 보시라. 맨 처음에는 헤드라이트가 각진 사각형 프레임 안의 원형이다가 중간에 텔레비전 브라운관 같은 둥근 사각형으로 바뀌었고, 그러다 곡선 프레임 안의 원으로 돌아온 듯하다. 어떤 경우든 HD1000처럼 1970년대 유행이던 쌍라이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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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훗날 차종 생산 규제가 풀리면서 기아는 잽싸게 승용차 프라이드를 내놓았으며, 현대는 우리가 아는 그 포터와 그레이스를 내놓게 되었다.
이들과는 달리 대우 자동차에서 내놓았던 바네트와 엘프 같은 상용차는 정말 존재감이 없이 묻혀 버렸다. 오히려 경차인 다마스와 라보만이 불멸의 경지에 올라서 지금까지 생산 중이다.

2. 신칸센 0계와 미쓰비시 데보네어 1세대

끝으로, 과거에 현대 자동차의 기술 파트너였던 일본 미쓰비시 얘기를 하겠다. 한일 합작으로 만들었던 그랜저와 에쿠스가 한국에서는 대박을 친 반면 일본에서는 몽땅 망한 이야기는 차덕이라면 이미 잘 알 것이다.

그랜저의 경우, 한국에서는 1980년대 중반에 국산 고급 승용차를 개발하려는 시대적 필요가 있었다.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철도계에서는 서울 지하철 3, 4호선을 만들었고 새마을호 유선형 객차를 도입했다. 도로 쪽으로는 한강 종합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올림픽대로를 닦았으며(김포 공항에서 올림픽 경기장까지 한강 따라 한번에!),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랜저도 개발해서 출시하게 됐다.

한편, 일본에서는 미쓰비시의 대형 고급차가 데보네어 1세대였는데 얘가 1963년? 1964년에 처음 나오고 나서 일체의 개량 없이 20년이 넘게 굴러가고 있었다. 자동차계의 살아 있는 화석 실러캔스라고 까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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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데보네어의 신버전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으며, 한국과 일본은 이런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져서 각그랜저 내지 데보네어 2세대를 공동 개발하게 됐다. 첫 작품이 나온 게 1986년의 일이다.

그런데 1964년부터 1986년까지 22년을 버틴 데보네어 1세대의 연대기는 일본의 고속철인 신칸센 0계와 연대기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신칸센 0계도 1963년부터 1986년까지 23년간 동일 차체가 죽어라고 폐차와 교체를 수십 번, 정확히는 무려 36차 도입분까지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식빵 모양 초저항 전동차가 1974년 이래로 12년 동안 1986년까지 도입한 게 끝이었고, 서울 메트로 것도 1989년이 마지막임을 감안하면 동일 차량을 얼마나 오래 우려먹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나저나 각그랜저가 '88 서울 올림픽 대비라면, 데보네어 1세대 역시 신칸센 0계와 마찬가지로 '64 도쿄 올림픽을 대비해서 개발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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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차량인 신칸센 100계는 도입 연도가 1985년부터 1992년까지로, 얘 역시 각그랜저의 생존 주기와 얼추 비슷하다. 뉴 그랜저는 1992년 가을에 출시됐으며, 신칸센 300계도 1992년에 등장했다. 300계는 우리나라의 고속철 차량 입찰 경쟁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철덕은 자동차의 역사를 동일한 시기의 철도의 역사와도 연계해서 생각할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16/12/23 08:32 2016/12/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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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형차가 대형차를 추돌

요즘 자동차들은 안전 장치들이 워낙 발달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가 폐차 수준으로 박살 날 충돌· 전복 등의 사고가 나도, 탑승자는 벨트만 잘 매고 있으면 어지간해서는 경상 수준을 넘지 않고 잘 살아남는다.
하지만 이런 발전하는 기술에도 불구하고, 소형차가 대형차를 들이받으면 여전히 십중팔구 중상· 사망 급의 사고가 난다. 당연히 소형차에서.

물론 차량의 덩치와 무게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양 차체의 높이 차이로 인해 소형차가 범퍼와 엔진룸부터 충격을 받는 게 아니라, 앞유리와 A필러를 직통으로 거쳐(;;) 캐빈(탑승 공간)이 곧바로 박살나기 때문인 게 무척 크게 작용한다.
영화 <테이큰>에서도 공사장 차량 추격씬에서 이게 잘 묘사돼 있다. 브라이언을 쫓던 마지막 악당이 불도저의 블레이드 부분과 정면충돌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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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앞이 꽉 막힌 담벼락을 꼬라박는 것보다도 이런 유형이 더 치명적인 사고인 것이다. 저 악당은 목숨을 부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가로등도 안 켜진 깜깜한 길가에 그것도 커브길에 불법주차된 대형 트럭을 뒤늦게 발견하고 들이받는 바람에 승용차 운전자가 골로 간 사고 사례가 종종 전해지곤 한다. 링크를 거는 이 사고에서도 탑승자 2명이 모두 숨졌다.

이런 유형의 사고의 극단적인 사례로는 지난 2014년 10월 28일, 호남 고속도로 상행선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있다. 군 입대를 하는 친구를 배웅하러 애들이 5명이서 승용차를 렌트해서 달렸는데.. 과속 상태로 커브를 틀다가 균형을 잃고 갓길에 서 있던 4.5톤 트럭(도로 보수 차량) 후미를 들이받았다.
차가 트럭의 밑으로 말려 들어가면서 딱딱한 트럭 짐받이가 딱 저렇게 캐빈을 강타했으며, 이 때문에 차는 그야말로 박살이 났다. 그리고 입대 당사자를 포함한 탑승자 5명은 전원 사망하고 말았다.;;; 당사자의 지인뿐만 아니라 여친까지 다같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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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자동차 회사들은 범퍼뿐만 아니라 앞유리와 A필러(앞유리+앞좌석 사이의 지지대)도 최대한 튼튼하게 만든다.
먼저 앞유리야.. 더 말이 필요하지 않다. 아무리 충격을 받아도 금만 쩍쩍 갈 뿐 '와장창' 깨지지 않게 유리에다 온갖 첨가물을 섞어서 특수한 방법으로 제조된다.

다음으로 A필러도 단순한 금속 기둥이 아니며, 여기에도 자동차 회사들의 기술이 집약된다. 그래야 (1) 차량이 전복되거나 (2) 차량 위로 위험물이 떨어지거나, (3) 저렇게 차체가 높은 장애물과 충돌하더라도 차의 형체가 '최대한' 유지되고 캐빈 내부가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1)과 (3)은 그렇다 치더라도 (2)도 적재 불량 화물차에서 뭔가가 떨어질 때 내지, 도로에 떨어진 이물질을 앞차가 밟으면서 튕겨 올라가서 뒷차를 강타할 때처럼 생각보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돌발상황이다.
물론 이렇게 하고도 탑승자가 사망 혹은 중상으로 귀결되기 십상이지만 이것도 그나마 옛날 자동차보다는 생명을 많이 구한 결과이다.

평상시에야 A필러는 차량이 모퉁이에서 회전할 때 운전자에게 측면 사각지대를 만들어서 회전축 안에 있는 장애물이나 사람을 못 보고 부딪치게 만드는 위험 요소이다. 그러나 이게 사고 시에는 자동차 내부의 탑승 공간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꽤 중요한 안전 장치 역할을 한다. 이렇듯, <테이큰> 영화 한 장면으로부터도 자동차 안전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할 수 있었다.

2. 대형차가 소형차를 추돌

위의 경우와는 반대로 대형차가 소형차의 뒤를 추돌하면..
이것도 역시 상황이 별로 다르지 않을 듯하다. 소형차는 다 박살이 날 것이다. 특히 대형차가 엄청난 운동량을 이기지 못해 소형차를 깔고 올라타는 지경에 도달하면 제아무리 단단하게 만든 A필러라 해도 다 짓이겨질 것이고 탑승자는 전원 사망 확정이라고 봐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2009년 4월 23일의 서울 수유동 대형 관광버스 교통사고이다. 관광버스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모두 하차시켜 주고 공차 회송 상태였다. 버스 기사는 모든 업무를 마쳤으며, 이제 차를 회사에다 세워 놓고 퇴근하는 일만 남은 상태였다. 그런데 하필 이때 날벼락이 떨어졌다. 평소에도 정비 불량으로 인해 맛이 갈 기미를 보이던 브레이크가 4· 19 묘지 인근의 어느 내리막길에서 드디어 말을 전혀 듣지 않기 시작했다.

급발진 수준은 아니었겠지만 내리막이니 차량은 점점 속도가 붙었으며, 가로수와 승용차 몇 대를 들이받고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 한 대를 추돌한 걸로도 모자라 그 차를 밑에 깔고서 160미터 가까이를 밀고 갔으며, 더 앞의 승용차 7대를 추가로 들이받고 전신주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승객이 탄 것도 아니고 빈 버스인데도 속도가 붙자 엄청난 파괴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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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게 깔린 채로 끌려간 승용차에는 계모임을 마치고 찻집으로 이동하던 학교 교직원들이 하필 7명이나 구겨서 타고 있었는데.. 아무도 차에서 살아서 나오지 못했다. 그 어떤 알량한 안전장치라도 이 정도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도움이 될 수 없었다.
이 사람들은 자기 인생이 이렇게 끝나게 될 거라고는 전혀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투신 자살하는 사람한테 깔려 죽는 것만큼이나 정말 운 한번 더럽게 없다.
듣기로는 2차를 가지 않고 먼저 귀가한 계 멤버 딱 한 명만 화를 피해서 살아 남았다고 전해진다. =_=;;;

이 사고로 버스 운전사, 버스 회사 사장, 버스의 정비 업체까지 줄줄이 경찰에 소환되었다. 너무 큰 피해가 났기 때문에 버스 운전사는 징역 2년 6월형을 받았다. (참고로 2010년 7월 3일, 인천대교에서 고장난 마티즈 CVT를 피하려다가 교각 아래로 추락해서 14명의 사망자를 낸 공항 리무진 운전자는 금고 3년형이 선고됐다. 1차 원인 제공자인 김여사는 금고 1년.) 그만큼 무거운 대형차 운전자는 사고가 났을 때의 책임이 막중하다.

그리고 또 안타까운 사고가 더 있었다. 2013년 12월 14일, 경부 고속도로 하행선의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방면에서는 승용차 간의 접촉사고 때문에 후속 차량들의 정체가 시작됐는데, 이걸 뒤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또 4중 추돌 사고가 났다.
문제른 부딪친 차량들의 배열 순서였다. 맨 앞은 그랜저였고 그 뒤는 25톤 탱크로리. 그 뒤엔 벽돌을 가득 실은 25톤 화물차였는데.. 양 25톤짜리 대형차의 사이에는 승용차가 한 대 있었다.

25톤 화물차는 운동량을 주체하지 못하여 앞의 승용차를 그대로 짓눌렀고, 승용차는 양 대형차 사이에서 완전히 으스러졌다. 승용차에는 두 집에서 제각기 남편만 빼고 아내와 자녀 두 명이 타서 총 6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 사고로 모두 끔살 당했다. 두 집의 가장들은 하루아침에 처자식을 모두 잃는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이런 사고는 올해에도 계속됐다. 지난 5월 16일엔 남해 고속도로의 터널에서 대열 운행을 하던 관광버스들이 정체 구간 급정거로 인한 9중 연쇄 추돌 사고를 냈는데, 전후의 관광버스 사이에 끼여 있던 모닝 승용차가 다 짜부러지는 바람에 거기서만 탑승자 4명이 모두 숨졌다. 그리고 이걸로도 모자라서 7월 17일엔 영동 고속도로 봉평 터널 인근에서 관광버스가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은 채 앞차를 네댓 댄가 연달아 들이받고 특히 바로 앞의 K5 승용차를 완전히 짓뭉갰다.

영동 고속도로의 사고는 대열 운행도 없었고 브레이크 고장도 아니었고 순수하게 운전 기사가 졸다가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낸 것이었다. 앞차엔 강원도로 피서 여행을 다녀 오던 20대 여대생 4명이 차를 꽉 채워 타고 있었는데 모두 남해 고속도로 사고처럼 비명 한 마디 못 지르고 전원 즉사했다. 운전자 남성 한 명만 중상.
이 글에서는 사진 첨부는 생략하지만 이들 역시 잔해의 모습이 위에서 소개한 것들 만만찮게 처참했다. 소형차는 대형차의 곁을 달려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진리를 확인하게 된다.

그럼, 이런 충돌 사고가 났을 때 꼭 대형차의 탑승자만 생존에 무조건 유리하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2013년 8월 7일, 중부 고속도로에서는 운전 중 시비가 붙어서 한 승용차 운전자가 고속도로 위에서 차를 고의로 급정거하는 미친 짓을 했다. 시비가 붙은 차와 추가로 뒷차 3대까지는 급정거를 했지만, 다섯 번째로 달려오던 5톤 트럭은 제대로 정지하지 못하고 앞차를 모조리 들이받았다.

그런데 이 사고에서는 가장 큰 차를 몰고 가장 뒤에서 추돌한 트럭 운전자 한 명만 숨졌다. 트럭은 승용차와는 달리 전방에 엔진룸이 없어서 전방을 들이받으면 운전석이 곧장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 모든 사고와 비극을 야기한 고의 급정거 운전자는 징역 7년 구형에 3년 6월형이 확정되는 엄벌을 받았다. 앞서 거론된 버스들의 사고보다 사상자 수는 적지만 죄질이 워낙 나쁘기 때문이다. 부디 길을 틀어막고 만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보복· 위협운전이 근절되기를.

3. 음주운전자가 낸 후방 추돌 교통사고

지금까지 차량 대파와 인명 사고를 야기하는 교통사고를 후방 추돌 위주로 살펴봤다.
후방 추돌은 정면 충돌보다야 충격량이 작을지 모르지만, 승용차의 경우 연료 탱크가 뒤에 있기 때문에 이걸로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서 더욱 위험하다.

아무리 천천히 가더라도 멀쩡히 잘 가고 있는 앞차를 뒷차가 대놓고 들이받는 경우는 잘 없다. 시내 도로 교차로라면 신호 대기 중인 차를 뒤늦게 발견해서이고,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는 갑자기 정체 구간 또는 사고 현장이 나타난 걸 대처를 못 해서 사고가 나는 편이다. 대처를 못 하는 원인으로는 (1) 브레이크 고장 같은 대형차의 기술적인 사정뿐만 아니라 (2) 무리한 떼빙(좁은 간격으로 대열 운전), (3) 과로로 인한 졸음 운전이 있다.

이것보다 좀 더 어처구니없는 원인은 (4) 운전 중 스마트폰/DMB 조작하다 전방 주시 태만이 있다. 제일 죄질이 나쁜 건 두 말할 나위 없이 (5) 음주운전 되시겠다. 그래도 음주운전은 개인의 승용차 레벨에서 발생하지, 트럭 운전이 생계인 대형차 기사가 대놓고 겁대가리 상실하고 음주운전을 하지는 않는다.

지난 6월엔 이 지선 씨가 UCLA에서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받고 졸업했다. 안면이 다 타고 일그러지는 중화상을 그 쌩고생을 해서 치료하고 피부 이식을 해서 복원한 게 겨우 저 모양이다. 16년 전인 2000년 7월경에 음주운전자가 낸 7중 추돌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그분의 인생이 저렇게 달라진 것이었다. 그나마 얼굴이 그렇게 다 불타는 와중에 렌즈까지 끼고 있던 눈은 다치지 않아서 시력을 전혀 잃지 않은 건 기적적인 천만다행이었다. (그분 수기에 언급돼 있음)

2012년 6월 11일 새벽, 인천 공항 고속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앞에 멀쩡히 가던 승용차를 거의 전속력으로 추돌했다. 이 때문에 피해 차량에서는 불이 났으며, 공항에서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가장을 포함해 일가족 4명이 기절한 채로 불타는 차에서 모두 몰살을 당했다.

그런데 인간은 어째 역사로부터 배우는 게 없나 모르겠다. 2015년 2월 3일 새벽에는 고속도로가 아닌 구미 시내에서 만취 음주운전자가 외제차로 앞의 경차를 추돌했다. 아까와 똑같이 경차에서는 불이 났고, 운전자인 학원 선생과 여고생 3명, 탑승자 4명이 모두 숨졌다. 이것도 시속 100이 훨씬 넘게 밟으면서 급발진 급의 추돌 사고를 낸 것이니 차와 탑승자가 멀쩡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2016년 6월 10일 밤, 인천 청라 국제도시에서는 또 음주운전자가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아서 이번엔 불은 안 났지만 일가족 3명이 숨졌다. 전~부 후방 추돌이다. 그리고 피해자는 탑승자 전원이 몰살이지만 가해자는 경상에 그치고 살아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더욱 분통 터진다.

음주운전자가 추돌 사고를 낼 거면 아까처럼 세워져 있는 대형차나 들이받아서 자기 혼자나 죽을 것이지, 꼭 왜 저런 식으로 남까지 죽이는 사고를 내나 모르겠다. 글쎄, 가해자도 죽은 사고도 있긴 했지만 이미 죽은 사람은 따로 음주 측정을 안 해서 안 알려진 건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음주운전자가 가로수를 들이받거나 고가에서 추락해서 그나마 민폐는 덜 끼치고 자기 혼자만 다친 사고 사례도 있긴 하다.

2014년 7월 20일 새벽에 대전에서는 (1) 한 음주운전자가 신호 대기 정차 중에 퍼질러 자 버려서 파란불이 됐는데도 출발 안 함. (2) 그 차량을 다른 음주운전자가 추돌해서 사고를 냈고, 덕분에 경찰 조사 과정에서 (3) 두 운전자가 모두 혈중 알코올 농도 0.1% 초과급의 음주운전이 적발되어 둘 다 사이좋게 면허 취소됨.. 요렇게 음주운전자끼리 병맛스러운 팀킬을 벌인 일이 있었다. 경찰의 입장에서는 한 번 단속으로 일석이조 실적을 올렸다.

그리고 2016년 1월 26일, 청주에서는 눈에 뵈는 게 없던 한 음주운전자가 경찰서의 순찰차 주차 구역에다가 제 발로 차를 몰고 와서 차를 당당하게 세우는 바람에 곧바로 경찰에 현행범으로 검거되기도 했다. "거기는 일반 주차 구역이 아니에요. 아저씨, 차 빼 주세요. → 어라? 아저씨 좀 술냄새가 심하게 나네요?"처럼 된 셈. 이건 사고를 낸 것도 아니고 차라리 귀여운 사례이다.
아무튼 술 마신 뒤에는 제발 운전대 좀 잡지 말자.

* 여담

교통사고에 대해서만 글을 잔뜩 썼다가 또 얘기가 부득이하게 옆길로 새게 됐다만.. 말이 나왔으니 이 지선 씨와 관련된 여담도 좀 늘어놓자면 이렇다.

- 정확한 시기와 발표 주체는 기억이 안 나지만, 이분의 개인 홈페이지는 2000년대 중반경에 어디선가 조사한 국내 개인 홈페이지들 중에 전체 트래픽/방문자수 2등을 차지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참고로 1등은..? 시스템 클럽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_=;; )

- 교통사고 화재 현장의 화상뿐만 아니라 화공 약품 테러로 인한 화상도 끔찍한 사고 내지 사건이다. 앞서 이 지선 씨는 그래도 눈은 멀쩡히 남았지만, 1999년 5월 20일.. 입에 담기조차 끔찍한 대구 어린이 황산 테러 사건의 피해자인 김 태완 군은 전신 3도 화상에다가 실명까지 한 채로 7주간을 깜깜한 사경을 헤매다가 결국 패혈증으로 숨졌다. 도대체 어떤 놈이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는 밝혀지지 못한 채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 2009년에 겨우 20대 중반의 나이로 회사에 체납 임금 청구 소송을 벌였는데 악덕 업주로부터 황산 테러를 당한 모 여직원도.. 지금은 그나마 많이 회복됐고 이 지선 씨와 마찬가지로 사회 복지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대외적으로는 마치 과거의 지존파 피해 여성처럼 가명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건 실명은 아니다. 어쩌다가 저런 블랙 기업에서 첫 발을 잘못 디디는 바람에 이런 불행을 겪었는지가 안타깝다.

Posted by 사무엘

2016/08/29 08:21 2016/08/2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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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이야기

※ 들어가는 말 + 자전거의 브레이크

육해공의 모든 교통수단들은 가속 장치만 있는 게 아니라 제동 장치도 어떤 형태로든 갖추고 있다. 어찌 보면 잘 가는 것보다도 제때에 잘 서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제일 간단한 교통수단인 자전거에 달린 것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세기쯤, 옛날에 자전거가 단순히 앞뒤로 배치된 바퀴 둘에다 안장 달린 수레에 불과했을 때는 땅을 발로 차서 가속하고 제동도 발바닥으로 땅을 끌어서 했다. 굉장히 원시적이었고 신발에 무리를 많이 줬을-_-;; 것 같은데, 페달이 발명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브레이크도 응당 도입되었다.

자전거 정도야 림(rim) 방식이라고 타이어의 금속 테 부분에다가 브레이크 패드를 압박해서 제동을 거는 간단한 방식이 많이 쓰인다. 그러나 접촉 부위가 물이나 흙먼지 등으로 오염되면 제동력이 쉽게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고속 주행용 고급 자전거에는 크기만 더 작을 뿐 자동차의 것과 별 차이 없는 정교한 디스크 브레이크가 달려 있기도 하나, 너무 고퀄인 브레이크는 비싸고 무엇보다도 차체를 무겁게 한다는 단점도 있다는 걸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자전거는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만큼, 가벼워야 한다.)

림 브레이크는 앞바퀴에서 주로 쓰이는 듯하다. 뒷바퀴는 다른 부분이 꽉 조여지면서 제동이 걸리는데 이건 무슨 방식이라 불리는지 잘 모르겠다.
잘 알다시피 자전거는 양 핸들에 브레이크가 모두 있어서 각각 앞바퀴와 뒷바퀴에 대응한다. 옛날에는 오른손 핸들이 앞바퀴, 왼손 핸들이 뒷바퀴에 대응했으나, 2010년부터 모종의 이유로 인해 규정이 반대로 바뀌었다. 이것도 무슨 좌측통행 우측통행 같은 사연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 자동차의 브레이크

다음으로 자동차의 브레이크는 사람의 누르거나 밟는 힘으로 감당하기란 택도 안 되게 무거우면서 또 넘사벽급으로 빠르게 운동하는 기계를 신속하게 세워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가 더 복잡하다.

자동차의 브레이크 페달은 오르간처럼 엔진이 돌아가고 브레이크 내부에 공기가 있는 동안만 동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동이 꺼진 뒤에는 한두 번 밟아서 공기를 소진한 뒤부터는 브레이크 페달이 밟아지지 않으며, 브레이크가 더 동작하지 않는다. 이건 "D에 해 놓고 있으면 액셀을 안 밟아도 차가 알아서 슬금슬금 나아간다"만큼이나 자전거에는 존재하지 않는 자동차의 흥미로운 특성이다.

자동차야 군용차 4WD가 아닌 이상 엔진의 동력을 전하는 구동축은 앞이나 뒤의 일부 바퀴에만 존재한다. 그러나 브레이크는 모든 바퀴에 달려 있으며, 브레이크 페달 하나만 밟아도 모든 바퀴가 균일하게 제동이 걸린다. 차가 쏠리거나 미끄러지지 않게 상황에 따라 바퀴별로 가변적으로 제동을 거는 건 VDC 같은 다른 고차원적인 안전 장치가 재량껏 하는 일이다.

자동차 브레이크의 메커니즘은 크게 디스크 방식과 드럼 방식으로 나뉜다. 차축 주변에 크고 반들반들 윤기 나는 금속 원판이 보이고 타이어 휠의 비주얼도 그걸 다 노출하는 형태이면 디스크 브레이크이고, 그냥 꽹과리 내지 솥뚜껑 같은 작고 납작한 금속판만 보이면 드럼 브레이크이다. 그래서 옛날 차들과 요즘 차들은 휠의 디자인 트렌드도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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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앞바퀴는 디스크, 뒷바퀴는 드럼 방식 브레이크를 썼다. 그러나 오늘날은 어지간한 승용차들은 100% 디스크이고, 경차 또는 반대로 트럭· 버스 같은 대형차들은 뒷바퀴 드럼을 고수하는 중이다. 드럼 방식은 디스크보다 가격 대 제동성능이 더 좋지만,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과열(베이퍼 록· 페이드 현상) 위험이 더 높다는 단점이 있다.

유독 대형차들이 언덕길에서 갑자기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사고를 내는 빈도가 더 잦은 건 (1) 근본적으로 차가 워낙 크고 무거워서, (2) 워낙 저렴하게 혹사당하는 상용차이다 보니 주행 거리가 매우 길고 과적· 차량 노후· 정비 불량 등의 위험이 있어서 외에도 (3) 드럼 브레이크라는 점도 적지 않게 작용한다. 그러니 한여름에 긴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주행할 때에도 자꾸 페달만 밟지 말고 엔진 브레이크 같은 다른 보조 제동 방법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다만, 100% 디스크 브레이크인 차량도 주차 브레이크만은 여전히 드럼 방식을 쓰고 있다.
시동을 끄고 차를 세웠을 때에도 차가 내리막 같은 데서 미끄러지지 않게 하려면 시동이 꺼졌을 때에도 차를 잘 고정시켜 놓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이런 브레이크는 주행 중인 차를 세우는 브레이크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자동차들은 두 가지 제동 메커니즘을 모두 갖추고 있다.

주차 브레이크는 페달 브레이크보다는 덜 중요하니 보통 뒷바퀴에만 장착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가 달리고 있을 때 주차 브레이크를 확 당기면 십중팔구 차는 옆으로 요동치고 쏠리게 된다.
자동 변속기 차량의 경우 P도 차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과 주차 브레이크는 어떤 관계인지 잘 모르겠다.

버스를 타 보면, 신호대기로 인해 정지했을 때 기사 아저씨가 무슨 스위치를 조작하고 차에서는 "축~ / 취익!" 이렇게 공기 빠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나는 걸 볼 수 있다. (문을 여닫을 때도 비슷한 공기 빠지는 소리가 나지만, 아직 문도 열리기 전이고 멈춘 직후에)
그건 그 잠깐 서 있는 동안에도 주차 브레이크를 채우는 소리이다. 대형차는 한번 밀려 움직이기 시작하면 대재앙이 벌어지니까. 그리고 앞서 말한 이유로 인해 페달에만 의존하지 말고 주차 브레이크나 엔진 브레이크 같은 보조 제동 수단을 최대한 적절히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 엔진 브레이크

끝으로, 앞서 거론된 엔진 브레이크라는 건 감속· 제동을 위해 자동차에 따로 장착되는 기계 장치를 가리키는 게 아니다. 이미 있는 엔진의 특성을 이용해서 차의 속력을 슬금슬금 줄이는 일종의 운전 테크닉에 가깝다.
자동차에서 엔진이 돌아가는 것과 바퀴가 돌아가는 것 사이의 관계는 뭐랄까 참 미묘하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엔진이 돌아가는 것에 비례해서 바퀴가 돌아가지만, 반대로 바퀴가 관성을 따라 계속 굴러가는 것이 엔진을 덩달아 회전시켜 주기도 한다.

즉, 엔진은 굳이 가속 페달을 밟아서 연료가 확 공급되고 있을 때만 rpm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바퀴의 회전에 이끌려서 고rpm이 일시적으로 유지되기도 한다. 물론 후자는 연료 공급으로 가속한 게 아니니 회전수만 일시적으로 높을 뿐 토크는 꽝이지만 말이다.
정지+중립 상태에서 자동차 시동을 켜고 액셀 페달을 밟으면 정말 살짝만 밟아도 rpm이 일시적으로 확 치솟는다. 그러나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엔진 회전수는 거의 즉시 아이들링 rpm으로 신속하게 돌아온다.
그 반면, D에 놓고 주행을 시작하면 아무래도 바퀴에 걸리는 부하가 큰 상태이니, 액셀을 밟아도 공회전+중립 상태일 때만치 rpm이 치솟지는 않는다. 그러나 차가 달리고 있기 때문에 액셀에서 발을 뗀다고 해서 엔진 회전수가 바로 1000 이하로 떨어지지도 않는다.

엔진 브레이크의 본질은 강제로 기어를 낮춰서 바퀴가 굴러갈 때 엔진을 덩달아 회전시키는 것을 굉장히 어렵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아무리 내리막이라 해도 차가 호락호락 미끄러져 내려가지 않게 된다. 1단으로 고정이라도 시키면 차가 조금만 가속되어도 엔진 회전수가 팍 치솟으면서 굉장히 큰 저항 같은 게 걸린다. 물론 엔진 브레이크를 오· 남용하면 변속기를 포함한 파워트레인 계통이 퍼질 위험이 있지만, 그건 무슨 시속 100에서 1~2단 고정을 시켜서 엔진 회전수가 레드존 이상으로 치솟았을 때에나 걱정할 사항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변속기를 D로 놓고 주행하던 중에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잠시 뗀 상황은 정말 순수하게 자전거 페달에서 발을 떼고 관성만으로 달리는 것과 같은 상황이 아니다. 정말 순수하게 관성 주행을 하려면 변속기를 N으로 옮기든가, 수동 변속기라면 클러치를 밟고 있어야 한다. 엔진이 바퀴와 연결되어 있는 한 고단 상태라도 아주 약하게나마 엔진 브레이크가 걸려 있는 셈이다.

관성만으로 자동차 바퀴를 굴리고 바퀴와 연결된 엔진까지 돌리는 상태는 오래 가지 못한다. 자동차는 지금 설정된 단의 기준으로 아이들링 rpm에 해당하는 최저 속도까지 서서히 감속될 것이고 엔진 rpm도 비례해서 줄어들 것이다. 액셀을 안 밟고 계속 방치하면 힘이 부족해서 현재의 '단'도 공기 저항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유지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자동 변속기는 알아서 더 저단으로 변속을 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자동차는 최저단인 1단에서 그냥 슬슬 기어가는 상태로 되돌아가게 된다. 단순히 공기 저항 같은 요인 때문에 감속되는 게 아니라 엔진 브레이크가 걸려서 그렇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속도로 같은 데서 크루즈 주행을 할 때는 한번 쭉 밟아서 가속했다가 한참을 페달 안 밟고 관성(+미약한 엔진 브레이크) 주행 후, 다시 액셀 밟아서 가속을 반복하는 것보다도...
차라리 아주 약하게 살짝 액셀러레이터를 시종일관 밟아서 '락업 클러치'를 유지하는 게 연비에 더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 경우 요즘 자동차들은 아주 똑똑하게 연료 분사와 동력비 조절을 해 준다고 한다.

엔진 브레이크는 브레이크 페달의 부담을 일부 분담해 줄 뿐 얘 단독으로 차를 완전히 세우지는 못한다. 회전수 편차가 큰 휘발유 엔진이 엔진 브레이크의 성능이 더 좋은데, 정작 드럼 방식 브레이크 기반이고 엔진 브레이크가 더욱 절실히 필요한 차량들은 디젤 엔진 차량이라는 게 역설적이다.

※ ABS

굴러가던 차가 멈추는 건 바퀴의 회전만 멈춘다고 되는 게 아니다. 바퀴 회전 속도의 변화를 접지면이 충분한 마찰력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잘 알다시피 바퀴는 멈췄는데 차는 진행 방향으로 계속 미끄러져 나아가는 일종의 skidding(스키드) 현상이 일어난다. 이 현상을 차량 전체의 관점에서는 skid라고 표현하고, 타이어의 관점에서는 잠김(lock)이라고 표현하는가 보다.

자동차의 바퀴가 지면과 제대로 접지되어 있지 않으면 제동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향도 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위험해진다. 제동거리가 길어져서 장애물 앞에 멈춰설 수가 없다면 방향을 바꿔서 장애물을 피할 수라도 있어야 하는데, 차가 애초에 말을 안 듣고 내 마음대로 컨트롤을 할 수 없게 된다. 이건 여느 브레이크 고장과는 성격이 다른 위험 현상이다.

이럴 때 브레이크를 꾸욱 밟고 있는 것보다는 떼었다가 밟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게 물리학적으로 제동력의 향상에 도움이 된다. 작아지는 운동 마찰력이 아니라 정지 마찰력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발상에서 착안하여, ABS는 바퀴가 잠기는 현상이 감지됐을 때 운전자의 브레이크 동작을 기계적으로 수 차례의 밟기+떼기 트레몰로로 구현해 준다. ABS는 anti-lock brake system의 약자이다.

즉, ABS는 브레이크의 물리적인 제동 성능을 버프시키는 장치가 아니다. 단지, 바퀴의 접지력을 향상시켜서 미끄러짐 + 조향 불가 상황을 방지하며, 이로써 브레이크가 원래 갖고 있는 제동력을 급브레이크 내지 빙판· 빗길 같은 상황에서도 차분히 발휘 가능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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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ABS가 하는 일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정말 센스 대박이다~!! ㅋㅋㅋㅋㅋ 한눈에 바로 이해된다.
옛날에는 ABS는 그야말로 중형 이상 고급 차에서나 볼 수 있던 선택사항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는 얘는 모든 승용차에 필수 장착 의무사항이 돼 있다.
하긴, 나야 어렸을 때 ABS라는 단어는 각종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절대값을 구하는 함수로 훨씬 더 친숙하게 알고 있었다.

ABS는 착륙 직후에 활주로에서 강력한 제동을 걸어 줘야 하는 비행기에서 먼저 도입되어 쓰였으며, 그 뒤 철도 차량(원체 마찰이 작은 길 위를 달리니..)을 거쳐 자동차에도 채택되었다.
굳이 빗길이나 빙판이 아니어도, 고속 주행 중에 그야말로 강한 관성이 느껴지고 타이어의 스키드 자국이 생길 정도로 브레이크를 강하고 깊게 밟으면 ABS가 발동된다. 스키드 자국이라는 게 타이어가 멈춘 채로 차체가 움직여서 타이어가 길바닥에 질질 긁혔다는 뜻이니 말이다.

이때 브레이크를 밟는 발에서 부르르르~ 떨림이 느껴질 것이다. 트레몰로가 연주되었다는 흔적이다. 브레이크를 사뿐히 즈려밟고 부드럽게 정지하는 평상시에는 ABS의 존재를 체험할 일이 없다.
사실, 오늘날은 ABS는 차체 자세 제어 장치(현대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VDC)라는 최첨단 주행 안전 시스템의 일원, 구성원이 되어 있다. 자동차가 운전자가 의도했던 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아니면 미끄러지는 중인지, 어느 방향으로 무슨 가속도가 작용하고 있는지를 몽땅 파악해서 타이어별로 서로 다르게 구동력/제동력을 공급해 주는 경지에까지 도달해 있다.

본인도 옛날에 눈이 내리고 얼어서 빙판이 된 '오르막' 비탈길을 차를 몰고 오른 적이 있었는데... 뭔가 미끄러지겠다 싶은 상황에서 차가 미끄러지지는 않고 그 대신 부르르르~ 떨면서 계기판에는 생전에 본 적이 없는 경고등이 잠깐 켜졌다가 꺼지는 걸 봤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VDC가 동작한 것이었고, 떨림은 VDC의 명령을 따라 ABS가 발동된 흔적이었다.

일상생활에서 뭔가 도구 차원에서 접지력을 향상시켜서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스노우 타이어와 체인(자동차), 아이젠(등산) 같은 게 쓰인다. 그러고 보니 유리병 뚜껑 같은 게 너무 조여져 있어서 안 따지고 손으로 돌려도 손만 미끄러질 때도, 옷이나 헝겊류를 씌우고 그걸 돌리면 뚜껑이 돌아가서 열리는 경우가 생긴다. 이건 병따개나 손톱깎이처럼 지레의 원리로 토크를 키운 게 아니라, 순전히 접지력을 올리는 좋은 예이다. 회전력만 세다고 해서 장땡이 아니다.

※ 여담: 전동기 차량에 달린 브레이크

지금까지 주로 자동차, 아니면 끽해야 자전거의 브레이크 얘기를 늘어놓았는데, 엘리베이터 중에도 한 30층 정도 되는 고층 건물에서 운행되는 초고속 엘리베이터는 브레이크가 있다. 도착층의 3~4층 전부터 이미 감속하는 게 느껴질 정도인 엘리베이터는 우리가 흔히 탈 수 있지는 않아 보인다.

자동차든 철도 차량이든 전기로 달리는 놈은 차축을 발전기에다 연결해서 "기왕 제동을 걸 거면 이미 가진 운동량으로 에너지 생산이나 덤으로 하면서 서자"라는 발상을 실현한다. 이것도 방법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어서 '발전 제동'과 '회생 제동'이라는 메커니즘이 있다.

역에 정차할 때 전동기 인버터에서 나는 소리가 가속 구동음의 역순으로 주파수가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것들이 있다. 이건 개념적으로 자동차의 단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거나 다름없는데, 일종의 엔진 브레이크이기라도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나저나 1세대 KTX(떼제베)는 내부적으로 제동을 어떻게 하는지, 역에 정차할 때 여느 절도 차량에서도 들을 수 없는 시끄러운 굉음이 나는 걸로 악명 높다. 좀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16/08/26 08:32 2016/08/2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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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퀴, 엔진, 문 등의 내부 배치가 특이한 놈

요즘 자동차들은 대형 고급 승용차가 아니면 트럭 정도만이 FR(앞쪽 엔진, 뒷바퀴 구동)이다. 중형 이하의 작은 승용차들은 다 연비와 공간에 더 유리한 FF(앞쪽 엔진, 앞바퀴 구동)로 물갈이됐고, 버스들은 1종 보통(대형이 아닌) 면허로도 운전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10몇 명짜리 '봉고차'급이 아닌 이상, 공간 확보와 조향에 더 유리한 RR(뒤쪽 엔진, 뒷바퀴 구동)로 바뀌었다.

승용차는 대형이 FR인데 버스는 소형이 FR인 게 흥미롭다. 이를 종합하면 트럭이 아닌 승용· 승합차는 차량의 크기에 따라 FF-FR-RR의 형태로 엔진과 구동 형태가 바뀌기라도 하는가 보다. (뭐 외국엔 승용차도 경차 위주로 RR이 일부 있기도 하니, 이게 절대적인 경향은 아니지만..)
아무튼 이런 이유로 인해 대형 버스는 다른 차들과는 달리 엔진 소리가 뒤쪽에서 들리며, 엔진과 연결된 팬벨트가 돌아가는 것도 뒤쪽에 보인다. 대부분의 차량들의 앞면에 으레 붙어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버스의 앞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1980년대까지는 국내의 대형 버스에도 전방 엔진 모델이 있었다. 본인도 초딩 시절에 시골에서 그런 버스를 탄 기억이 남아 있다.
전방 엔진 버스는 운전석이 있는 앞부분의 바닥이 유난히 높았고, 운전석의 오른쪽 중앙이 보다시피 뭔가로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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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맨 뒷좌석이 위로 봉긋 솟아 있지 않고 높이가 앞의 다른 좌석들과 동일했다.
요즘 버스들은 맨 뒷좌석은 위로 한두 계단 높이 솟아 있는 게 당연시되고 있는데, 이 버스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게 어릴 때도 굉장히 신기하게 느껴졌다.
비행기로 치면 보잉 사가 개발한 전무후무 유일한 삼발기인 727을 보는 느낌이다. 날개 밑에 엔진이 달려 있지 않은 게 신기함.

후방 엔진 버스에서는 맨 뒷자리가 폭도 좁은 데다 시끄럽기까지 한 최악의 폭탄 자리인 반면, 전방 엔진에서는 맨 뒷자리에 그 정도까지 페널티는 없을 듯하다.
반대로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버스는 무거운 엔진이 전방에 달려 있는 데다 옛날엔 파워 스티어링마저 없었을 테니 정지 상태에서 조향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다. 하물며 주차는 완전 고역이었겠다. 지금처럼 후방 카메라나 경보 장치가 있지도 않았을 테니까.

현대 FB(전방 엔진) 버스와 RB(후방 엔진) 버스는 외형으로는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맨 뒷좌석의 높이를 보면 구분 가능하다. 대우 자동차도 BF105 같은 초기 모델은 전방 엔진 FR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일대우(대우 자동차에서 버스 생산 부분만 계승한 후신)에서는 현대 자동차와는 달리 지금까지도 유일하게 전방 엔진 버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전량 수출만 한다. 외국에 무슨 특별한 수요가 있어서 어째 수출 전용으로라도 생산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뭐, 이 글에서는 주로 전방 엔진 얘기만 했지만 잠깐 버스의 외형 얘기를 조금만 더 하고 넘어가겠다. 미국의 스쿨버스처럼 앞에 보닛이 달린 버스, 그리고 무슨 10~20톤 이상급 초대형 트럭처럼 뒷바퀴에 바퀴가 앞뒤로 두 줄이 달린 버스도 국내에서는 볼 수 없다.
화장실이 달린 버스가 달리기엔 우리나라는 국토가 너무 좁다. 철도계에서 열차의 주행 속도가 올라가면서 침대차가 사라졌듯이, 버스도 고속도로와 휴게소 인프라가 발달하면서 자체적으로 화장실을 내장할 필요는 없어졌다.

옛날 버스 중에는 앞쪽 출입문이 요즘 버스처럼 앞바퀴의 앞에 있는 게 아니라 앞바퀴의 뒤에 달린 버스도 있었다.
물론 현대 카운티처럼(예전의 코러스/콤비.. 그러고 보니 전부 'ㅋ' 돌림 이름이네.) 중형 버스까지는 오늘날까지도 그런 형태의 차들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더 커 보이는 차가 그런 형태인 건 참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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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에 선보인 시발 자동차의 자매품 버스..;; '씨X 뒈X' 같은 욕설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이리라. -_-;;

2. 동력원이 특이한 놈

바로 앞의 사진에서 버스의 앞면에 걸린 현수막 문구를 제대로 읽어 보면.. '국산 시발 디젤 버스'이다.
버스 같은 대형차는 만약 기름으로 달린다면 디젤 엔진 기반인 게 너무 당연한 얘기인데, 그때는 디젤 차량을 국내에서 만들어 낸 것 자체가 특별한 일이라서 저렇게 써 붙인 것이었다.

그러다가 천연가스로 달리는 버스들이 1990년대 이후부터 야금야금 등장하기 시작했고, 다른 버스는 몰라도 최소한 대도시의 시내버스들은 거의 다 물갈이가 됐다. 천연가스 버스는 이제 특이한 놈이라고 볼 수도 없을 정도로 주류이다. 석유 내연기관은 소형차용 휘발유와 대형차용 디젤로 나뉘는데, 어째 천연가스 엔진은 소형차(택시)와 대형차(버스)에 모두 쓰인다는 게 신기하다.

서울 시내의 공기가 시골에 비해 썩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천연가스 버스의 도입은 공기 질의 개설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잘 알다시피 디젤 차량은 선진국들에서 정말 찍어 누른다 싶은 수준으로 배기가스 규제를 걸고 있다.
과거의 디젤 버스들은 엔진이 달린 후면부에 매연 그을음도 시커멓게 잔뜩 묻어 있어서 몹시 더러웠다. 이건 단순히 흙먼지가 묻은 게 아니었다.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는 알고 보니 휘발유도 디젤도 아니고 진작부터 가스 전용이다. 그런데 웬 배기가스 규제를 받고 그것 때문에 차를 단종하네 마네 말이 있었나 모르겠다.

한편, 2010년대부터는 서울에서 남산 투어용으로 하이브리드도 아닌 순수 전기 버스가 다니고 있다. 요렇게 생긴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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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는데 환경 보전을 위해 전기를 선택한 건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안 그래도 전기차는 배터리 문제 때문에 지금도 소형차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대형 버스가 그것도 배터리 집전 방식만으로 승객을 가득 싣고 에어컨 틀고 산길을 오를 수 있는지가 우려되기도 한다.
실제로 운행 개시 후 얼마 못 가 이런 애로사항이 잔뜩 제기되었다. 하지만 예전에 남산에 갔을 때도 버스가 다니고 있는 걸 보니, 문제점을 수정해서 운용은 계속하고 있는가 보다.

고질적인 배터리 충전+항속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 자동차에서는 몇 년 전에 수소 연료전지 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금은 연구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양산과 실용화 단계까지 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배기구가 있긴 하지만 그냥 수증기+물만 나온다고 한다.

외국에는 더 엽기적인 발상을 해서 버스 차체에다 배터리 대신 가공전차선을 장착한 '트롤리버스'라는 게 있다. 비록 바퀴는 궤도 위에 놓여 있지 않다는 점에서 노면 전차와 다르지만, 공중에 있는 전차선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궤도 교통수단이나 마찬가지이다. '무궤도 전차'라고 불리기도 한다.
뭐 그럴 거면 "조향을 아예 할 필요가 없는 노면전차나 경전철을 만들고 말지, 저딴 걸 왜 만들어?"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위치가 좀 콩라인스러운 면모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버스의 입장에서는 정교한 레일을 만들 필요 없고 버스도 안에 간단한 집전 장치와 모터만 있으면 되고 배터리 충전 필요 없이 풍부한 전기를 팡팡 끌어다 쓸 수 있으니 나름 괜찮다. 얘도 아까 말한 전방 엔진 버스와 마찬가지로 맨 뒷좌석이 위로 툭 튀어나와 있지 않다.
외국에는 차선이나 하나 떼 낸 버스 전용 차선이 아니라 아예 버스 전용 고가 도로도 있다고 한다. 이것과 트롤리버스가 연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교통 평론가 한 우진 님의 블로그에 소개돼 있다.

전기 모터는 열과 폭발 뒷감당을 하는 내연기관보다 작고 조용하다. 냉각수나 엔진오일, 배기가스 촉매 변환 계통 따윈 없어도 되고 정비성과 유지보수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이 때문에 차량 내구연한을 기름 차량보다 훨씬 더 길게 잡아도 된다.

당장 이북의 평양에도 트롤리버스가 있으며, 영화 <태양 아래>에서는 하필 퍼진 버스를 시민들이 밀고 가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그리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버스가 가파른 비탈길을 매연 안 내뿜고 깨끗하게 오르기 위해서 재래식 케이블 전차와 더불어 트롤리버스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트롤리버스라 하면 노면전차만큼이나 좀 낡고 꼬질꼬질하고, 못사는 나라에서 노인학대급 차량을 굴리는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편견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3. 외형이 특이한 놈

버스와 트럭을 정확한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시내버스 중에서 덩치가 가장 큰 슈퍼 에어로시티는 길이가 거의 11미터에 달하며 엔진 배기량은 10리터, 엔진 최대 출력은 300대 초반 마력이다. 이 덩치에 얼추 대응하는 트럭은 8톤 초장축 정도 된다.
(1종 보통 면허로 사람이 많이 타는 버스는 15인승까지밖에 운전할 수 없지만, 트럭은 이 8톤보다도 더 큰 12톤 미만까지도 운전할 수 있다. 그러니 운전 면허라는 건 단순히 기술 수준보다는 법적 책임감을 두고 제정되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그런데 버스 한 대의 덩치를 더 키우고 대당 수송력을 더 키우기 위해 두 가지 시도가 있었다. (1) 위로 층수를 더 늘리거나 (2) 버스의 앞뒤 길이를 더 늘이는 것이다. 그리고 선뜻 믿어지지 않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 두 종류의 버스를 생각보다 옛날에 서울에 도입하려 한 적이 있었다.

높이를 키우거나 길이를 키우면 대당 수송력은 일반 버스보다 확실히 1.몇 배가량 더 증가한다. 입석까지 감안하면 차 한 대에 100명 이상은 너끈히 탈 수 있다. 하지만 외제차를 소량 수입하는 것이다 보니, 수송력 대비 차량 단가는 일반 버스의 2배 이상으로 훨씬 더 증가하고 정비도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어서 가성비 문제 때문에 도입이 무산되곤 했다.

먼저, 2층 버스 얘기부터 하자면.. 얘 원조는 역시 빨간 2층 버스를 굴리던 영국이다. 유명한 런던 명물이니 사진 첨부는 귀찮아서 생략한다.
2층 버스는 여행객을(특히 외국인) 대상으로 굴리는 도시 관광버스 계열이 있는가 하면, 본격 노선 버스(일반 시내버스) 계열이 있다. 전자는 2층은 천장이 없이 뚫려 있기도 하다.

그리고 일반 시내버스용으로는 국내에서 1991년 10월부터 2개월간 서울 시청 - 사당 - 과천 노선을 시범 운행한 적이 있다. 차종으로는 독일 '네오플란'이라는 메이커 수입차를 3대 도입했다. 본인은 그 당시 자동차생활 같은 잡지에서 이에 대해 흥미롭게 다뤘던 걸 본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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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버스는 딱히 회전반경이 걸리는 건 없겠지만 아무래도 무게중심이 높다 보니 커브를 돌 때는 특별히 조심해야겠다. 승용차보다 약~간만 차체가 높은 SUV만 해도 고속 회전 중에 전복 위험이 더 커지니 말이다.
또한 2층 버스는 당연한 말이지만 노선을 짤 때 중간에 높이가 4~5미터 남짓한 육교, 교량, 신호등 따위와 부딪치지 않는지를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2층으로 인해 같은 면적에 걸리는 하중이 증가하는 건 바퀴를 더 달면 해결 가능하다. 하지만 승하차 시간이 길어지는 건 감안해야 할 문제 되겠다. 2층 버스의 구조에 맞는 복층 승강장과 출입문이라도 만들지 않는다면 말이다. 열차로 치면 승강장 길이보다 더 긴 열차가 들어와서 앞의 일부 출입문만 열리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당시에 저 2층 버스를 베타테스트 해 봤다. 도로 주행에 딱히 문제는 없었지만, 총체적으로 볼 때 시내 대중교통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으며, 차량을 놀이공원 셔틀버스 부류로 용도변경 처분했다. 그 동안 오히려 철도에서 ITX-청춘이라는 국내 최초의 2층 열차가 등장했으나 얘는 아직 경춘선에서만 볼 수 있다.

2층 다음으로, 일명 아코디언 버스라고 불리는 굴절 버스 차례다. 철도 차량이나 트레일러 트럭처럼 중간에 꺾이는 부분을 만들어서 차체의 길이를 늘렸다(11미터 → 거의 18미터). 얘도 의외로 역사가 오래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여름경에 서울 시내에서 스웨덴제인 스카니아-볼보 차량을 도입해서 테스트한 적이 있었다. 기술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역시 유지· 정비 비용 같은 가성비 문제 때문에 흐지부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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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묻혔던 굴절 버스는 그로부터 20여 년 뒤, 2004 서울 버스 대개편 때 다시 등장했다. 이때는 이탈리아 이베코 차량이 살짝 로컬라이즈와 원가 절감 디버프를 거쳐서 들어온 뒤, 470 같은 일부 파란 간선 버스에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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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4자리 번호인 초록 버스와 3자리 번호인 파랑 버스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버스 개편 당시의 원래 의도는 둘을 훨씬 더 차별화하는 것이었다. 파랑 버스는 진짜 '대로'급의 간선에서 버스 전용 차선 위주로만 달리고 정거장도 적고 심지어 빨강 버스처럼 요금까지 더 비싸게 받으려 했다. 그리고 그런 파란 버스에 굴절처럼 수송력이 큰 차량을 집어넣는다는 게 계획이었다.

얘는 탈 때 계단을 덜 올라도 되는 저상(1번. 내부 배치 특이)에다 엔진도 기름이 아닌 천연가스 기반이어서(2번. 동력원) 버스의 여러 분야에서 신기원을 개척했다.
운용하는 데 2층 버스만치 기술적으로 어렵거나 위험한 요소는 없지만, 주차나 회차는 좀 아슬아슬할 듯하다. 그리고 중간문이나 후문에서 운전사의 시선을 교묘하게 피한 불법 무임승차를 주의해야 할 것이다. 뭐 CCTV로 잡아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서울 시민들이면 잘 알다시피 저상 버스는 2000년대의 시즌 2에서도 오래 버티지 못했으며, 몇 년 못 가 시내 도로에서 사라졌다. 고장이 나면 국내 기술자들이 뒷감당을 할 수 없었으며, 디버프가 너무 심하게 됐는지 엔진 출력이나 냉방 조절도 기사 재량으로 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기획예산처에서는 굴절 버스의 도입을 세금 낭비 돈지랄로 끝났다고 깠었는데, 이에 대해 한 우진 님은 그렇지 않다는 반박글을 썼었다.
이때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현대 자동차에서 국산 굴절 버스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베코 외제차가 보였던 냉방 같은 문제까지 해결해서 말이다. 하지만, 양산은 더 되지 않았다. 뭔가 포니 쿠페처럼 묻혀 버린 것 같다.

지하철에서는 6호선의 609편성 국산 인버터 지하철이 고장이 너무 잦아서 퇴출되고 다시 외제 인버터로 돌아갔는데.. 버스는 반대로 외제가 정비가 힘들어서 퇴출되고 다시 국산차로 돌아간 것이 특이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6/08/10 08:32 2016/08/1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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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허국현 2016/08/15 09:41 # M/D Reply Permalink

    모 심고 달리는 버스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건 그냥 모판만 위에다 올린 거였던가요? 그것도 역대급 희귀한 버스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1. 사무엘 2016/08/15 19:21 # M/D Permalink

      으음.. 2층 버스 천장에 말인가요? ㄷㄷㄷㄷ 아마 그건 차량 자체를 개조했다기보다는 그냥 모판만 위에 올린 거였지 싶습니다. 저도 딱히 기억이 남아 있지는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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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승용차의 종류

자동차에서 일반 서민들이 범접할 수 없는 최고급 승용차라고 하면 크게 두 갈래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말 그대로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벤틀리처럼 대통령, 대기업 총수 등이 운전수를 부려서 타는 기함 계열이다. 차체가 크고 내부엔 온갖 편의 시설이 즐비하다. 뒷좌석에도 팔걸이 다리 받침대가 있고, 개인 모니터와 냉장고도 있다. 차 문과 트렁크는 스위치 조작으로 자동 개폐가 가능하다. 주행 중에도 워낙 조용하고 진동이 안 느껴져서 밖이 고속 주행 중인지 알기가 어렵다.

겨우 네댓 명이 타는 승용차 주제에 공차중량이 2톤을 넘으며, 5000~7000cc에 달하는 배기량으로 300~500마력짜리 출력을 내는 8기통짜리 엔진은 그 규모와 성능이 거의 대형 버스나 트럭과 비슷하다. 그것도 버스· 트럭과는 달리 디젤이 아닌 휘발유 엔진으로 그렇게 달린다. (그럼 연비가..;; ) 힘이 워낙 넘치기 때문에 변속기도 5~6단이 아닌 8단 이상급이며, 1000대 중반 rpm만으로 시속 100km쯤은 거뜬히 넘어간다. 에어컨을 켜도, 무거운 짐을 가득 실어도 고속도로쯤은 슬금슬금 적당한 경제 속도 주행일 뿐, 경차처럼 힘겨운 고rpm 주행이 아니다. 아, 나도 이런 차 몰고 싶다..

이런 차는 진짜 높으신 분들의 보안을 위해 장갑을 장착하여 방탄 의전 차량으로 개조되어 운용되기도 한다. 기관총 탄환은 물론이고 차 밑에서 폭탄이 터져도 어지간히 방어할 수 있다.
물론 장갑이 장착되면 차체는 무슨 군용차처럼 굉장히 무거워진다. 하지만 엔진이 원래부터 워낙 고성능이니 이 정도 부담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크고 호화로운 차' 말고 다른 갈래로는 스포츠카 내지 슈퍼카 계열이 있다. 여기도 포르쉐, 부가티, 람보르기니, 페라리 같은 역사 깊은 메이커 계보가 있다. 이런 차들은 떡대와 갑빠, 안락함이 아니라 말 그대로 날렵함과 스포티함을 추구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게 높이가 낮고 정말 매끄럽게 생겼으며, 문도 대체로 쿠페형이다.
사실, 시속 300km 이상은 엔진 출력만 크다고 달성 가능한 게 아니라 속도에 비례해서 폭발적으로 커지는 공기 저항의 제어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같은 고급차여도 단순 호화로운 기함급과 스포츠카 차급의 디자인 철학이 달라진다.

이런 명품 스포츠카들은 너무 성능이 좋으니.. 오토바이도 아닌 것이 그냥 쑥 밟으면 단 몇 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로 진입한다. 운전자는 관성 때문에 뒤로 확 밀릴 것이다. 이런 차를 일반 승용차 몰듯이 밟았다간 그야말로 급발진 사고에 준하는 큰일이 난다.

실제로 2012년 10월엔 이런 일이 있었다. 억대의 포르쉐 카레라 S 한 대가 차주의 경제 사정 때문이었는지 은행에 압류 당해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었다. 차량은 경기도 화성시에 소재한 자동차 안전 연구원(교통 안전 공단 산하)에 넘겨져서 간단한 검사를 받았는데.. 일반 직원이 이 차를 몰고 시운전을 해 보다가 차가 폭주해 버렸고, 빗길에 미끄러져서 충돌 사고 발생. 운전자는 중상을 입었으며, 차는 경매가 불가능할 정도로 박살 나는 바람에 폐차 처분되었다..; 다시 말해, 압류 자산 값을 못 하고 허무하게 일생을 마쳤다.

호화형이든 스포츠형이든 대도시 시내 도로에서 이렇게 지나치게 고성능인 차들이 제대로 달릴 만한 공간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도 세상엔 우리나라보다 땅이 넓은 나라도 많고, 자동차라는 게 남자의 재력 과시와 질주 본능이라는 지극히 원초적이고 육신적인 욕망을 잘 충족하는 물건이다 보니, 저런 데에 집착하는 부자들이 꼭 있다.

그리고 이런 명차들은 한때는 다 수제 주문 생산을 했기 때문에 더욱 비싸고 희귀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아무한테나 팔지도 않았다. 하지만 요즘 같은 자본주의 규모의 경제 시대에는 아무리 명차 메이커라 해도 그런 방식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내고 살아남을 수가 없어서 다른 자동차 대기업에 합병됐거나 마케팅 방식을 바꿨다. 옛날 같은 고자세를 버리고 돈만 주면 당연히 아무에게나 팔며, 고급차라 하지만 운전수가 태워 주는 구도뿐만 아니라 차주가 오너 드라이빙을 하는 것도 고려해서 뒷좌석만 너무 고급스럽게 꾸미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현대 자동차에서도 이런 이미지의 쇄신을 위해서 이례적으로 에쿠스라는 브랜드를 접고 제네시스 EQ 900을 기함으로 계승한 것이라 생각된다.

※ 국회의원들의 이동 수단

우리나라는 1952년, 아직 6· 25 전쟁 중이고 수도가 부산으로 임시로 옮겨져 있던 시절에 '부산 정치 파동'이라고 불리는 사건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간단히만 말하면 이 승만 대통령이 2선에서도 확실하게 당선되고 독재 기반을 다지기 위해, 자기를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을 강제로 연행하고 구속한 사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이 승만을 정치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잘 알 만한 사건이다. 그런데 그때 이 승만 정권이 국회의원들을 납치한 방식이 지금의 우리로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이야 국회의원들은 그야말로 평범한 회사원 월급쟁이들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돈 많이 벌고 온갖 예우를 세금으로 공짜로 받으면서 호화롭게 산다. 출퇴근 할 때도 당연히 '검정 고급차'를 끌고 다닌다. 과장 좀 보태면 "남들은 전부 외제차인데 나만 에쿠스예요" 이게 그 바닥에서는 겸손이랍시고 나오는 말일 지경이다. 덴마크의 국회의원들은 자전거로 통근하는데 우리나라 국회의원과 너무 비교된다고 까는 글도 인터넷에 올라온 적이 있다. 마치 같은 폭설이 내렸는데 미군과 국군에서 간부들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다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1952년 저 시절엔 우리나라가 몹시 가난했고, 게다가 나라가 전쟁 중이었다. 그러니 국회의원들도 얄짤없었다. 무슨 공장 출퇴근하는 노동자마냥 한데 모여 통근버스를 탔었다. 그랬기 때문에 저 때는 검문을 핑계로 그 버스를 강제로 세운 뒤, 헌병대가 군용차를 동원해 버스를 통째로 코렁 시설로 끌고 가는 방식으로 야당 의원들을 간단히 연행할 수 있었다. (!)

지금 느닷없이 옛날 독재가 어떻고 세금값 월급값 못 하는 국회의원(놈)들이 어떻고 하는 골치 아픈 정치 얘기를 꺼내고 싶지는 않다. 그건 잠시 잊고, 단지 고위 정치인의 이동 수단에도 시간과 공간에 따라 이런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한번 생각해 봤다.

※ 1000마력짜리 스포츠카

세계의 명품 스포츠카/호화 고급 승용차들이 다들 세 자리 수 마력대의 성능을 내고 있을 때, 프랑스의 '부가티 베이론'이 8기통 엔진을 두 개 붙인 16기통 엔진에다 터보차저도 4개나 들여서 1000마력을 돌파했다. 그렇게 해서 최고 속도를 시속 400~430km까지 달성했다.
프랑스는 그렇잖아도 바퀴식 고속철도도 세계 최고 속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2007년, 574km/h!!!) 자동차까지.. 상상 이상의 속도 덕후 과학 기술 강국인 것 같다. 어디 그 뿐인가? 프랑스는 옛날에 콩코드 초음속기도 영국과 공동 개발할 정도였다!

하지만 콩코드와 마찬가지로, 속도가 올라갈수록 가성비는 정말 돈지랄에 가까운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엔진 두 개를 붙였다고 해서 속도도 기존 300대짜리 슈퍼카의 두 배에 준하는 시속 5~600이라도 나오는가 하면 그렇지 못하다.
눈에 안 보여서 그렇지 이런 엔진은 기름뿐만 아니라 공기(=산소)도 어마어마하게 소비한다. 세상에는 질량 보존의 법칙이 있는데 없어지는 연료가 다 어디로 가겠나? 다 같은 질량의 배기가스(혹은 기껏해야 + 물)로 바뀌어서 차 밖으로 나간 거다. 겨우 한두 명의 탑승자를 이동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지금 속도가 얼마인지와 무관하게 연료를 태운 양에 정확하게 비례해서 속도가 더 올라가는 건 진공의 우주 공간 속을 비행하는 우주선에서나 가능하지, 공기 속에서 움직이는 자동차나 비행기는 결국 일정 속도 이상부터는 더 속도를 올리기가 급격하게 힘들어지는 것 같다. 이건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가속이 더 어려워진다는 상대성 이론하고는 전혀에 가깝게 무관하며, 광속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저속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공기 저항, 타이어가 받는 마찰열 등..

하지만 비행기는 역설적으로 그런 공기 저항을 받아야 뜰 수가 있으며, 자동차는 지면 마찰이 어느 정도 있어야 바퀴를 굴려서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이다. 뭔가 비선형적인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수학적으로 정밀하게 기술하려면 역시나 복잡한 미분 방정식을 풀 줄 알아야겠다. 중등교육 수준의 물리 시험 문제에서는 '단, 공기 저항은 무시한다' 단서가 아무 생각 없이 나왔겠지만 대학 이후의 고등교육 전공부터는 이상이 아닌 현실을 다루니까. 이 분야를 정밀하게 연구해서 자동차와 비행기의 엔진 성능을 더 끌어올리려면 풍동 실험실 같은 게 필요하고 기계공학 석박사 이상의 학력과 연구 경력이 필요하겠다.

※ 우리나라의 스포츠카 컨셉 차량의 역사

1976년에 천신만고 끝에 이탈리아 디자인과 일본 엔진으로 포니라는 고유 모델을 겨우 만들어 낸 우리나라에서 하루아침에 포르쉐나 람보르기니 같은 명품 스포츠카가 만들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기술로나 경제력으로나 정서로나 모두.
그나마 쥬지아로가 같이 설계해 줬던 포니 쿠페조차도 "이런 디자인은 경제성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 우리나라 정서와 미풍양속(?)과 맞지 않는다. 높으신 분들의 눈 밖에 나겠다"라는 이유로 양산되지 못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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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 쿠페. 당시 포니의 개발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훗날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쿠페 모델이 컨셉트 카만으로 묻힌 걸 무척 아쉬워했다.)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쿠페형으로 스포츠카 비스무리한 물건을 최초로 시도한 것은 1990년에 출시된 현대 스쿠프이다. 엑셀과 비슷한 외형과 크기이고(동일한 하체 프레임, 엔진 배기량도 1500cc로 동일) 성능도 외국의 스포츠카에 비해서는 택도 없었지만, 엑셀에서는 선택사양이던 리어 스포일러가 기본으로 달려 있고 뭔가 날렵한 외형이 젊은 연령의 운전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스포츠/경주용 자동차에 리어 스포일러는 그저 폼이나 장식으로 다는 건 아니고, 고속 주행 시에 차량에 발생하는 양력을 억제해서 주행 안정성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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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스쿠프 1 (1990), 엑셀 X2 (1989. 뉴 엑셀 말고), 쏘나타 Y2 (1988)는 전방의 램프 모양이 서로 굉장히 비슷했다. 이 중에 가장 먼저 나온 것이 중형차인 쏘나타 Y2이고, 얘는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인의 끝물을 본 작품이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쏘나타의 디자인이 더 작은 차급인 스쿠프와 엑셀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겠다.
포니부터 시작해서 스텔라(쏘나타의 전신)와 프레스토(엑셀의 전신)까지 다 쥬지아로의 디자인인 반면, 당시 최고급 승용차이던 그랜저(1986)만은 쥬지아로가 관여하지 않은 디자인이라는 특징이 있다. 얘는 일제와 합작해서 만들어진 거니까.

스쿠프는 젊은 컨셉답게 유난히 파란색이 많았고 빨강도 심심찮게 보였던 것 같다. 무채색 중에는 차라리 검정. 드물게 하양도 있었지만, 스쿠프가 엑셀· 쏘나타 같은 평범한 승용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은색 도색인 건 내가 본 기억이 없다. 여러 모로 독특한 차였다.

외형 다음으로 엔진을 논하자면, 그랜저가 1986년 처음엔 2000cc 엔진으로 시작했다가 2400cc를 거쳐 나중에 3000cc V6 모델을 출시했듯, 스쿠프도 처음에는 미쓰비시 오리온 엔진을 사용하다가 1991년 봄에 최초의 자체 개발 알파 엔진을 얹고, 그 해 가을에는 터보차저까지 얹는 식으로 성능을 끌어올렸다. 특히 최초의 휘발유 터보 엔진을 장착함으로써 스쿠프는 1500cc 배기량에서 엔진의 최고 출력이 세 자리수 마력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제로백이 10초 이내로 당겨졌으며, 최대 시속이 200km를 돌파했다. 기념비적인 업적이다.

스쿠프 이후로 스쿠프 2가 나왔고, 그 뒤 현대 자동차에서는 엘란트라를 시작으로 아반떼라는 준중형 승용차를 내놓았다. 스쿠프가 터보를 소개했다면 엘란트라는 DOHC 흡기 방식을 도입하여 고성능을 표방했다.
이 엘란트라의 후속 모델로는 잘 알다시피 아반떼가 나왔다. 1세대 아반떼는 가성비 최강에 그야말로 불후의 명차로 대접받았는데.. 이 아반떼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쿠프의 뒤를 잇는 스포츠 쿠페 후속 모델이 나왔다. 바로 티뷰론.

현대 자동차가 거의 1990년대 초부터 애지중지 연구했던 컨셉트 카로 HCD-II가 있는데, 그게 양산된 게 티뷰론이다. 마치 철도계에서 컨셉트카 HSR-350x가 양산된 것이 KTX-산천인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4분 30초짜리 티뷰론 광고 영화 동영상은... 뭐랄까 스케일 한번 참 거창하게 만들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보기엔 좀 중2병스럽기도 해 보인다.
악당들이 포르쉐를 탈취해 가는데 경찰들은 자기 경찰차로는 쟤들을 따라잡질 못함. 그런데 때마침 베일에 싸인 티뷰론을 수송하는 트레일러가 지나간다. 경찰들은 거기로 진입해서는 트레일러 운전사에게 신분증 제시하면서 "우린 경찰입니다. 좀 협조해 주시죠"..와 함께 그 티뷰론을 공권력-_-을 동원해 빌려 타고.. 쌩쌩~~

저게 고딩 시절에 거원 제트오디오 CD 안에 예제 동영상으로 들어있기도 했다.;; 사이버 가수 아담 뮤직비디오와 더불어 말이다. ㅎㅎ
옛날에 엘란트라 아우토반 CF도 그렇고 현대차 관계자들은 자기 회사 차로 외국 스포츠카를 따라잡는 걸 그렇게도 부각시키고 싶었던 것 같다.

티뷰론 이후로 2000년대에는 '투스카니'라는 스포츠형 쿠페가 나왔다고 한다. 이제 현대도 기술이 많이 발달했고 차의 배기량도 2700cc로 뛰어서 그럭저럭 무늬만 스포츠카에서 레알 스포츠카로 진입하는 단계라는 소리를 들었다. 국내외로 평도 좋았다. 하지만 본인은 이 차는 정말 본 적이 없고 기억도 전혀 없다. 스쿠프만 해도 그 어리던 시절에 지방에서도 종종 봤던 것 같은데 얘는 왜 이리 생소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200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현대 자동차가 밀고 있는 스포츠형 쿠페는.. '제네시스 쿠페'이다.
에쿠스 다음으로 대형이던 후륜 세단을 베이스로 한 차량답게 얘 역시 후륜이다. 게다가 세단 제네시스와 동일한 3800cc 엔진도 얹혔는데, 세단과는 달리 저렴한 중형급의 2000cc 모델도 추가로 존재한다.
뭐 가격이 수억에 달하는 외국의 초고성능 슈퍼카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제네시스 쿠페 정도면 제로백도 5초대까지 왔고 세계 어디를 가도 진정한 스포츠카 체급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그게 21세기에 와서야 달성된 것이다.

현대 자동차는 과거의 에쿠스 같은 호화형 차량에다, 고성능 스포츠카까지 최고급 승용차는 모두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로 판매하려는가 보다.
또한 스포츠카의 포지션이 처음에는 엑셀과 비슷한 소형에서 시작했다가(스쿠프), 준/중형(티뷰론, 투스카니)을 거쳐 중/대형(제네시스 쿠페)로 점차 커져 온 것을 현대 자동차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 주행 시험장

우리나라에서는 현대 자동차가 기아 자동차까지 같은 계열사 안으로 흡수한 뒤, 그야말로 국내 톱급 규모의 자동차 제조사로 군림해 있다. 그래서 대졸 신입 사원의 연봉도 업계 최강인 것부터 시작해 모든 것이 풍족하다. 국내의 자동차 제조사들 중엔 유일하게 차량 수송을 위한 철도 차량을 자체 보유하고 있으며(울산-성북.. 아니 태화강-광운대), 또 기술 연구소 내에 자체적인 주행 시험장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예전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

태화강 역 근처에 있는 현대 자동차 주행 시험장은 트랙에서 직선 도로의 길이가 1km가 채 되지 않아 다소 작은 감이 있다. 물론, 대도시에다 철도역까지 가까운 곳에 그 정도 시험장이라도 있는 게 감지덕지이겠지만..
화성시에 있는 남양 연구소의 주행 시험장은 트랙의 직선 길이가 2km 남짓으로 훨씬 더 길며, 그렇기 때문에 시속 200km급의 고성능 주행 시험도 그럭저럭 가능하다. 그보다 더 북쪽에 있는 교통 안전 연구원의 주행 시험장도 인터넷 지도로 보면 크기가 그 정도이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볼 때 움직이는 물체가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서 커지니, 슈퍼카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테스트하는 데는 그 정도 크기로도 부족하다. 현대 자동차는 미국 모하비 사막에도 국내의 시험장보다 더 큰 주행 시험장을 건립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름하여 Hyundai/Kia Proving Grounds. 트랙 내부의 직선 도로는 거의 4km에 육박한다.
참고로 보잉 747을 연료 만땅 상태에서 이륙시키기 위해 필요한 활주로의 길이가 이미 2.5~3km에 달하며, A380이나 An-225급이라면 진짜 저렇게 4km 정도는 돼야 한다.

참고로 이 모하비 주행 시험장은 모하비 공항(겸 우주항)과 꽤 가깝다. 직선 거리로 10km 남짓 떨어진 건 미국의 땅 넓이를 감안하면 이웃집이나 마찬가지인 거리이고 무엇보다도 위도가 거의 같다. 모하비 공항은 세계에서 실려 온 노후 중고 항공기들의 보관소이며 민간 우주 왕복선이 뜨고 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끝으로, 모하비 주행 시험장보다도 더 긴 유명한 주행 시험장은 독일에 있는 Ehra-Lessien test track인데, 트랙 직선 거리는 거의 9km에 달한다. 아까 언급되었던 부가티 베이론의 최고 속도는 이 시험장에서 측정되었다. 자동차의 속도가 극단적으로 빨라지면 모든 게 불안해지는데, 오버런 내지 커브 전복 사고를 안 내려면 최고 속도를 찍자마자 허겁지겁 감속을 해야 했을 것 같다. 물론 대형차가 아니니 그게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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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속 자동차는 아예 정식 주행 시험장에서 테스트를 하지도 못하고 얄짤없이 사막 모처로 가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_-

Posted by 사무엘

2016/08/07 08:39 2016/08/0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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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칼리스타(1992)와 기아 엘란(1996).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그 옛날에 저런 자동차도 팔았나 싶은데, 위의 두 자동차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 본인은 직접 본 경험이 전무하다. (초딩 시절에 대우 임페리얼조차 길거리에서 본 적이 있건만, 저것들은 정말 듣보잡. 그나마 칼리스타는 자동차 잡지를 통해서 접하긴 했었다.)
  • 나름 2인승 스포츠카 컨셉으로 영국제 자동차를 그대로 들여 와서 생산했다.
  • 생소한 컨셉에다 너무 비싼 가격으로 인해 망했음. (수제 생산 크리)

굳이 나 말고도 자동차 매니아들이라면 국내의 자동차 역사에서 두 차량이 갖는 유사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1. 기아 엘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아 자동차는 1980년대 말에 외제차 수입 규제가 완화되자마자 3000cc급 대형 고급차 컨셉으로 머큐리 세이블이라는 미제 승용차를 수입 판매한 적이 있었다. 그로부터 10년 쯤 전인 1970년대 말에 현대 자동차에서 최고급차 컨셉으로 포드 그라나다를 포드 사 CI조차 안 걷어내고 그대로 판매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머큐리 세이블은 무엇보다도 도어에 번호 기반 자물쇠가 장착돼 있는 게 정말 신기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그 뒤로 기아 자동차는 스포츠카를 만들 결심을 하게 되고, 영국 로터스 사의 스포츠카인 엘란을 생산 라인을 인수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건 외제차를 하나도 안 고치고 100% 똑같이 만들어 판 건 아니며 엔진, 서스펜션, 내장재 등 여러 곳에 변형과 로컬라이제이션이 가해졌다.

현대 자동차에서 1990년대 초에 '엘란트라'라는 준중형 승용차를 내놓았는데, 그때는 얘를 수출할 때 이 '엘란'과의 이름 충돌을 의식해서 '엘'은 빼고 '란트라'라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이름으로 수출해야 했다.
하지만 나중에 기아 자동차가 '엘란'에 대한 모든 권리를 인수하고 그 기아 자동차를 현대 그룹이 꿀꺽 해 버리니, 그때부터는 이름 충돌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어졌다. 이제 '엘란트라'는 후속 모델 아반떼의 수출명으로도 당당히 쓰이고 있으니 참 세상 많이 변했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의 중간 체급이라고 전륜구동 준대형 '아슬란'을 만든 건 망한 듯하지만, 그래도 엘란트라처럼 엑셀과 쏘나타 사이의 준중형 체급은 굉장한 선견지명으로 판명됐으며 오늘날까지도 잘나가는 중이다. 자동차 엔진 기술을 개발하는 것 자체뿐만 아니라 이렇게 평균적인 소비자들의 수요 심리를 잘 읽는 것도 자동차 회사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능력일 것이다.

엘란은 범퍼 위로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는 게 인상적이다. 이게 그 시절에 스포티한 디자인 유행이었던 것 같다. 대우 에스페로와 현대 아반떼 초기형 말고는 이런 디자인을 거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엘란은 20년 전 물가로 3천만 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었으며, 전국적으로 1055대 남짓만 생산된 뒤 단종됐다. 이것도 나중엔 차를 좀 팔려고 제작사에서 원가 미만인 2천만 원대 후반 가격으로 손해를 감수하고 팔기도 해서 얻은 실적이었다. 참고로 대우 임페리얼이 최종 생산량이 863대였다.

2. 쌍용 칼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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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란이 미래지향적이라면 칼리스타는 딱 봐도 복고풍의 컨셉이다. 원 제작사는 영국의 팬서(panther. 만화 주인공 핑크 팬더도 곰이 아니라 표범임) 웨스트윈드 사로, 이를 쌍용 자동차에서 인수하여 SUV 말고 쌍용 최초의 승용차 명목으로 국내에서 생산했다. 영국 본토에서는 동일 모델의 차명이 '리마'(Lima)였다고 하는데, 칼리스타는 도대체 무슨 어원이고 누가 지은 이름인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옛날 자동차의 주 특징 중 하나가 바로 휀다(바퀴 덮개)가 저렇게 돌출돼 있는 것이다. 외국의 차덕들도 서양이 아닌 웬 동북아시아 대한민국에서 이런 차가 생산되다는 것에 관심을 가질 정도였다고 하지만, 딱 봐도 이런 자동차는.. 매니아들 말고는 일반 서민들에게 많이 팔리게 생기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대기업 총수 같은 부자들이 그랜저 대신 이런 차를 굴리지는 않을 테고.

스포츠카를 표방하고 있어서 엔진의 성능은 나쁘지 않았으나, 자동화 대량 생산을 못 한 탓에 차 가격은 1990년대 초 물가로 역시 무려 3천만 원을 넘어섰다.
결국 앞의 엘란만치도 못 팔았다. 연 판매량은 10~20대에 불과했으며, 1994년까지 누적 판매 100대를 채 못 채우고 단종됐다(78대). 그것들도 다 국내에서 굴러다닌 게 아니라 수출 처분되기도 했다.

칼리스타 이후로도 이런 복고풍 로드스터 승용차는 국내에 현재까지 다시 등장한 적이 없다. 엘란보다도 먼저 만들어진 차인데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였던 것 같다. 엘란이 등장한 때는 칼리스타가 이미 단종된 뒤였다.

* 이 외에 대우 르망 이름셔(Irmscher, 1991)도 생각난다. 이건 완전히 새로운 차종은 아니고 그 당시에 생산되던 대우 르망을 '이름셔'라는 외국 회사에서 스포츠형으로 튜닝해서 고급화하고 성능을 올려 놓은 것이다.
르망은 분명 엑셀· 프라이드 같은 소형차 체급인데 이름셔 에디션(?)은 엔진 배기량부터가 중형차급 2000cc로 버프되어서 엄청난 성능을 자랑했으며, 그 외에 다른 내외장제도 더 고급스러운 것으로 바뀌었다.

보통 국내에서는 세금 규제를 피하려고 이미 있는 외국 원판 차량도 배기량을 줄여서 내놓곤 한다. 옛날에 그라나다도 그랬고 대우 에스페로도 준중형 차급에 비해 너무 작은 1500cc 엔진을 얹은 게 화근이어서 빌빌댔다. 이름셔는 그와는 정반대 케이스였다.
하지만 이름셔 역시 인지도 부족과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별로 인기를 못 얻었다. 1000몇백만 원에 달했는데, 그 돈 쓸 거면 아예 대놓고 중형차를 사는 게 나았기 때문일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07/23 19:32 2016/07/2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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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yn 2016/07/27 00:05 # M/D Reply Permalink

    칼리스타라 하니 https://namu.wiki/w/%EC%B9%BC%EB%A6%AC%EC%8A%A4%ED%83%80 얘밖에 생각 안나네요 ㅎㄷㄷ

    1. 사무엘 2016/07/27 00:37 # M/D Permalink

      저는 반대로 국산차 칼리스타는 초딩 시절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게임 캐릭터 칼리스타가 생소하네요..! ㅎㅎ
      '엑셀'도 옛날에는 자동차 이름이 더 우세하고 스프레드시트로는 로터스 1-2-3이 주류였는데, 지금은 이름의 의미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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