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급한 개발 일정 때문에 가끔 야근을 넘어 밤 11시~자정을 찍는 철야가 이어질 때가 있는데..
이때는 회사에서 택시 귀가를 지원해 주고 이튿날 재량껏 몇 시간 남짓 지연 출근까지 허용하곤 한다.
그런데 하루는 내가 지금까지 탔던 택시들 중에 제일 세게 밟는 운전사가 걸려서 퇴근길이 스릴 있고 즐거웠다.

신호를 받아서 출발할 때 내가 이렇게까지 뒤로 쏠렸던 적이 없었다. 이런 G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정도에나 느꼈던 것 같은데.. ㅎㅎ
요즘 차들은 계기판에 초록-하양-빨강 3단계로 연비 효율(eco??)을 표시하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이 차의 계기판을 보니 어찌나 밟아대는지 타코미터의 레드 존까지는 아니어도 eco 상태가 수시로 빨강을 드나들었다.

특히 압권은 앞차를 바싹 붙어서 달리다가 커브를 돌면서 바로 추월할 때였다(물론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내가 들은 게 정확하다면 단순 엔진 소리가 아니라 바퀴가 헛도는 특유의 그 끼익 소리까지 났다.

요즘은 시내버스도 무슨 이상한 연비 감시 장치가 달려서 한강 다리를 건널 때도 시속 60조차 절대 안 넘기고, 심지어 오르막에서도 완전 굼벵이 기어가듯이 힘없이 간다. 이 암울한 말세에 이런 큰 믿음과 기백을 지닌 택시를 타다니 기뻤다.

내가 택시 앱에서 운전사를 평가할 때 보통은 별 5개 중에서 4개를 주는데.. 이 아저씨에게는 5개 만점을 줬다. 승객의 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택시가 앞으로 더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과속 단속 카메라를 매우 싫어한다.
커브를 틀자마자 바로 횡단보도나 신호등 교차로가 나오기 때문에 정말로 주의해야 하고 속도를 줄여야 하는 곳이라면 모를까.. 그러나 그 정도로 극단적인 곳을 제외하면 지금 전국에는 단속 카메라가 불필요한 곳에도 너무 많다.

이것들 대부분은 그냥 변태적이고 악랄한 쓰레기 장비일 뿐이다. 멀쩡히 잘 가고 있는 차들을 괜히 불필요하게 브레이크 밟게 만들고, 시간 낭비 기름 낭비 유령 정체 유발시키고, 교통사고 예방엔 별 도움도 안 되고..
이것도 남이 나보다 잘 사는 꼴 못 봐 주는 빨갱이 공산주의 사고방식에서 유래된 게 아닐까? 남이 나보다 먼저 빨리 가는 꼴 못 봐 주는 거 말이다.

특히 구간 단속은.. 아오 빡쳐.. 미친놈들. 세금이 어지간히도 고픈가 보군.
경부 고속도로 경주-영천 6차로 확장 구간에도 하나도 위험하지 않은 구간에 영천-건천 사이에 길다란 구간 단속 때문에 톨비가 아까워지고 고속도로를 이용할 마음이 싹 사라진다. 그냥 근처의 4번 국도를 타고 말지.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던 시절엔 갓길도 없고 길이 구불구불 진짜로 위험했기 때문에 시속 100도 아닌 80으로 구간 단속을 했던 것을 이해한다. 이 구간에서 실제로 사고가 잦기도 했는지.. 거의 애원하는 수준으로 "제발 천천히 가삼"이라는 표지판이 곳곳에 깔려 있었다.
하지만 길이 멀쩡하게 넓게 다 뚫린 뒤에 도대체 저기를 특정 지점도 아니고 구간 단속을 시켜 놓은 이유가 도대체 뭘까..?

감포로 가는 긴 토함산 터널도 멀쩡하게 길 닦아 놓으면 뭐하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꼴랑 시속 80 구간 단속..;; 아예 포복으로 기어 가라고 해라.. ㅡ,.ㅡ;;
이건 “과학고 애들은 의대 진학 무조건 금지 / 대형 마트는 특정 요일 특성 시간대에 무조건 셧다운”에 맞먹는 막장 악법 폭거이다.

요즘 우리나라 위정자들은 어느 분야건 일어나는 현상 그 자체만 찍어누르고 금지하고 규제하고 벌 주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바보들 같아서 몹시 답답하다.
교통사고도 나기만 하면 맨날 하는 짓은 닥치고 속도 제한 걸고 신호등과 단속 카메라를 늘리는 것뿐.. 문제의 본질은 건드리지도 못한 채 다른 비효율과 부조리와 꼼수 편법만 늘린다.
그럼 음주운전 교통사고 가해자 같은 범법자에게 벌이라도 속 시원하게 엄청 세게 주냐 하면 그것도 아니니 더 열불 날 지경이다.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하는 게 없다~!

난 에스컬레이터 주행 속도는 지금보다 2배 이상 좀 올려 놓은 뒤에나 “걷거나 뛰지 마세요” 캠페인을 하든가 하고..
굳이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거면 시속 150 이하(고속도로), 120 이하(국도) 정도로나 해야 한다는 소신이다. ㄲㄲㄲㄲ
과속보다 10배 100배까지는 아니어도 2~3배 이상 더 단속해야 하는 건 지정 차로 안 지키는 애들, 1차로에서 버젓이 천천히 지속 주행하는 애들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하루는 비가 철철 내리는 날에 자동차 전용 도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아무리 날씨가 안 좋다지만 차들이 인간적으로 너무 천천히 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겨우 이 정도 젖은 건 요즘 자동차로는 100~120씩 밟아도 미끄러질 일 없고, 커브도 약간만 감속하면 안전하게 돌 수 있다.

어떨 때는 나는 커브의 더 안쪽에 있고(더 작은 회전반경) 앞차는 더 바깥쪽에 있는데... 나는 70~80의 속도로 브레이크 안 밟고 쓰윽 커브를 돈 반면, 앞차는 더 완만한 커브를 더 천천히 돌면서도 뭐가 그리 불안한지 브레이크 경고등이 수시로 켜지는 게 보였다.

내 경험상, 이렇게 어두컴컴 비 내리는 날씨에 100 넘게 밟는 차보다 더 위험한 민폐는.. “헤드라이트 안 켠 스텔스” 차들이다!!
안 그래도 백미러도 물방울이 달라붙어서 시야가 안 좋은데.. 낮이더라도 불을 켜 줘야 안전하다.

이런 식으로 무식하게 과속 탓만 할 게 아니라 지정 차로, 헤드라이트 등 도로의 안전을 저해하는 더 치명적인 요인은 얼마든지 있다. “아우토반은 아예 속도 무제한이고 150~200씩도 막 밟는데 어떻게 사고가 거의 안 날까?” 한국인이 독일인보다 유전자 차원에서 열등하고 선천적으로 운전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인 게 아니라면, 그건 다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의 차이 때문인 것이다.

혹시 오해할까 봐 얘기하는데, 내 차는 무슨 외제차 슈퍼카 따위가 절대 아니다. 그냥 평범한 국산 양산차일 뿐이다.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유령 정체를 유발하지 않고 도로의 소통을 원활히 하려면 지정 차로를 반드시 지키고, 브레이크를 쓸데없이 밟지 않아야 한다.

본인의 경우, 평소에 차를 아주 부드럽게 천천히 모는 건 전적으로 기름을 아끼기 위해서일 뿐이다.
연료비를 전혀 생각할 필요 없이 오로지 안전만이 목적이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과격하고 빠르게 몰아도 충분히 안전하다.

* 참고

(1) 단속 카메라의 단속 조건

길거리에 있는 신호· 속도 위반 무인 단속 카메라들의 단속 기준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는 관대한 편이다.
신호의 경우, 빨간불이 된 뒤에 정지선을 넘어가고 교차로의 중앙까지 통과해서 완전히 건너가야만 신호 위반으로 처리된다.
단순히 노란불일 때 교차로를 통과한 것, 또는 급히 정지는 했지만 정지선을 살짝 넘은 것만으로는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니 걱정 안 해도 된다.

다만, 노란불에 교차로를 급히 통과하느라 과속을 하기 쉬우니 이건 주의해야 한다. 신호에 안 걸리는 대신 과속에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카메라에 단속은 되지 않더라도 그 상황에서 사고가 나면 골치 아파지는 건 변하지 않는다.. 정말 예상 불가 회피 불가였다는 정황을 입증하지 못하면 신호 위반 때문에 과실이 추가될 수 있다. 특히 도로 주행 시험 중이라면 노란불 딜레마 상황에서 대처를 잘못하는 바람에 운 나쁘게 실격당할 수 있다.

신호 다음으로 과속은.. 난 얼추 10%까지 유도리인 줄로 알고 지금까지 알고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더 관대하더라.
시속 60인 시내 도로에서는 71까지, 시속 100인 고속도로에서는 122까지, 거의 20% 초과까지는 단속하지 않고 봐 준다.
다만, 이 역시 카메라가 단속하는 기준은 법적으로 과속인 조건(+10km/h 초과)보다는 약간 더 널널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10이라는 숫자는 측정 오차를 감안한 유도리일 뿐이다.

(2) 과속방지턱

잘 닦인 도로에 저렇게 신호등 교차로와 단속 카메라가 있다면, 시골길에는 회전 교차로와 '과속방지턱'이 있다.
과속방지턱은 단속 카메라와는 완전히 다른 원리로 차들이 속도를 못 내게 만드는 물건인데..
사실 도로에 칠만 해 놨지 실제로 봉긋 튀어나오지는 않은 허수아비 훼이크 과속방지턱도 적지 않다.

운전을 하면서 저 무늬가 진짜 방지턱인지 아니면 훼이크인지를 최대한 빨리 인지하는 게 속도를 즐기는 드라이버에게 꼭 필요한 눈썰미 덕목이라 하겠다.

(3) 안전벨트

자동차 계기판에 달려 있는 여러 표시등· 경고등들은 성격과 중요성에 따라서 초록/노랑/빨강으로 색깔이 나뉜다. 가령, 연료 부족은 노랑이지만 냉각수, 브레이크 경고등은 빨강이다.
그런데 자동차의 기계적인 상태와 전혀 무관하면서 가장 심각한 빨강으로 당당히 깜빡거리는 거의 유일한 경고등은 바로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등이다.

2010년대 이후부터 나온 차들은.. 법적 의무 사항이 강화되기라도 했는지, 운전석뿐만 아니라 조수석과 뒷좌석도 사람이 탔는데 벨트가 채워져 있지 않으면 경고등이 켜질 정도로 더 똑똑해졌다. 경고등만으로는 탑승자의 귀차니즘을 자극하기에 충분치 않은지 귀에 거슬리는 경고음도 나며, 그것도 옛날 차들처럼 수 초 후에 그치는 게 아니라 무려 2~3분 동안 지겹도록 난다.

장내건 장외건, 운전 면허 시험을 칠 때는 벨트를 안 하고 출발하면 감점이 아니라 바로 실격이다. 주차 브레이크를 깜빡 잊고 안 내리면 감점이지만 벨트는 대접이 차원이 다르다. 그만큼 자동차 업계에서는 안전벨트를 코로나 시국의 마스크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셈이다.
자동차에 운전자의 음주 상태를 자동 체크하는 기능이 들어간다면, 알코올을 감지했을 때 음주 경고등도 이런 식으로 시뻘겋게 켜지면서 시동과 주행을 거부해야 할 것이다.

안전벨트 착용이 법적으로 강제 의무인 곳

  •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 전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필수이다. 이 때문에 도시형 시내버스 말고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광역 급행 좌석형 버스는 입석 전면 금지가 논란이 됐던 것이다. (법과 현실의 괴리)
  • 비행기 이착륙: 이 때문에 여객기는 아무리 가축수송 노선이라도 육상 교통수단 같은 입석이 있을 수 없다.

반대로 안전벨트가 없는 곳

  • 시내버스: 시내에서 워낙 천천히 다니면서 처음부터 좌석보다는 입석 승객 위주로 운용되므로. 벨트가 의미가 없음.
  • 오토바이: 처음부터 탑승자가 실외에 노출되는 교통수단은 결박을 해서 더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 이륜차는 벨트 대신 헬멧 착용이 상시 의무이다.
  • 철도 차량: 평소에 워낙 잘 통제되어 있어서 자동차 같은 급커브 급제동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보다 훨씬 빠르게 달리더라도 입석이 얼마든지 허용된다.

열차가 달리다가 누가 죽을 정도의 큰 사고가 난다면(탈선· 추락) 그건 정말 안전벨트 따위로 감당 가능한 사고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륜차는 고속도로를 포함한 자동차 전용 도로에 들어갈 수 없다. 단, 이건 우리나라가 세계 추세 이상으로 법이 너무 경직된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4) 과적/정원 초과

자동차에는 속도 규제뿐만 아니라 승차 정원 초과(사람)나 과적(물건)에 대한 규제도 있다. 둘 다 법적으로 10% 초과까지는 봐 준다.

그러니 법적으로는 최소한 10인 이상 타는 봉고 승합차부터는 합법적인 승차 정원 초과가 가능하다. 단, 13세 이하 초등학생은 2/3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5인승 승용차에 어른 3 + 초딩 3이 탄 것은 10% 유도리와 무관하게 합법이다.
그리고 승차 정원의 10% 유도리는 고속도로를 주행하지 않을 때에만 허용된다. 입석형 시내버스는 이런 승차 정원 제한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예외이다.

택시에 운전사를 제외하고 4명 이상 승객의 탑승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승차 거부이다. 트럭에 위험한 과적을 강요하지 말아야 하는 것만큼이나 정원 초과도 승객이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09 08:34 2021/09/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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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군대 관련

지난 2011년에 해병대가 총기 난사와 여객기 오인 사격 사건 때문에 욕 먹고 구설수에 올랐다면, 2014년은 육군 전방 부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와 가혹행위 살인 사건 때문에 난리가 났었다(22사단 임 병장, 28사단 윤 일병). 둘 다 지금으로서는 제법 먼 과거의 일이 됐지만 말이다.

그런데 저 2014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승용차로 군 입대 이동 중이던 일행에 의한 고속도로 교통사고가 두 건이나 발생하기도 했다. 차는 아마 렌트한 거지 싶은데, 둘 다..

  • 승용차에는 사람이 빈틈 없이 꽉 타고 있었고,
  • 갓길에 정차 중이던 대형 트럭을 들이받았으며,
  • 탑승자 중에 사망자가 발생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5월엔 의정부 306 보충대로 가던 차량이 저렇게 사고가 나는 바람에 탑승자 6명 중 2명이 사망했다. 군 입대 당사자는 중상을 입어서 보충대 대신 병원으로 가게 됐다. (참고로 306 보충대는 2014년 말에 폐지되어 없어짐)

그 뒤 10월 28일에는 아마도 논산 입소대대로 가는 중이던 차량이 호남 고속도로 거의 같은 사고를 냈다. 차가 완전히 박살 나면서 운전자, 입대 당사자를 포함한 5명의 청년들이 전원 사망하고 말았다.

어휴~ 이러니 자동차 보험이 26세 이하는 보험료가 왕창 비싼 것이지 싶다.;;
군대와 관련하여 제일 어이없고 안습하고 안타까운 교통사고는 2018년 12월 말, 화천에서 군 복무 중이던 아들을 면회 후 귀가하던 차량이 산길에서 전신주와 나무를 들이받고 수로로 굴러 버린 사고이지 싶다.

더 큰 차량과 부딪친 것도 아닌 단독 사고이고 무슨 수십 m 아래의 절벽으로 떨어진 것도 아니고, 운전자는 음주나 졸음 정황도 없었는데.. 탑승자들은 운전자인 부친을 제외하면 모두 여성이었고(모친, 누이 둘, 여친),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던 것 같다.
차가 구르는 동안 운전자를 제외한 4명 전원이 차 밖으로 튕겨 나가고 ‘사망’했다..;;

그 아들은 그 당시 즉시 위로 휴가, 청원 휴가를 잔뜩 받긴 했다고 전해지는데.. 일가족이 몰살당한 군인한텐 휴가 정도가 아니라 아니라 아예 의병/의가사 제대라도 시켜 줘야 하지 않을까?
운전자도 2016년 부산 싼타페 급발진 당사자와 동일한 트라우마에 평생 시달릴 것 같다. 저 사고도 일가족 4인 몰살에 운전자만 살아남은 비극이었으니..

갑툭튀 한 짐승 같은 걸 피하려고 핸들을 꺾다가 이런 참극이 벌어진 건지? 나로서는 이 정도 추측밖에 못 하겠다.
저기가 무슨 시속 100 이상으로 밟을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주변 현장을 봐도 길을 좀 이탈해서 사고가 나 봤자 단독으로는 사람이 죽을 정도는 절대 아니었을 것 같은데.. 탑승자들이 운이 지독하게 나빴던 것 같다. 그래, 과거에 이런 일도 있었다.

2. 안전벨트

탤런트 석 광렬과 조 문정. (전자는 모르겠고 후자는 대우 전자 “탱크주의 제품이거든요. 저희가 노력할수록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잖아요?” 그 멘트를 날렸던 여성 연구원을 연기한 배우...;; )
각각 1968년, 1970년생인 비슷한 연배인데, 모두 1994년에 자가용 교통사고로 겨우 20대 중반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그 사고라는 게 음주도 아니고, 고속도로에서 한 150 넘게 밟다가 박은 것도 아니고, 중앙선 침범 정면충돌이나 화재나 추락이나 대형차 사이에 끼인 것도 아니고..
둘 다 그냥 미끄러져서 혼자 주변 구조물을 들이받은 ‘단독사고’에 지나지 않았다.

요즘 차량이라면 일단 ABS가 무조건 필수가 됐으니 저런 사고 자체가 안 나거나 사고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고, 거기에다 에어백과 안전벨트의 도움을 받았다면 겨우 저 정도 사고로 운전자가 죽기까지 할 가능성은 0으로 쫙 수렴했을 것이다.

허나, 25년 전에 그랜저급이 아닌 승용차였으니(각각 스쿠프, 액센트) ABS와 에어백은 없다 치고.. 거기에다 두 분 다 벨트를 안 했지 싶다. 그래서 충돌과 함께 어디 심하게 부딪치고 튕겨나가고 그 결과가 각각 뇌사와 즉사로 돌아온 것이다. 그러니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3. 대인 역과 사고

교통사고 중에는 차와 차끼리 부딪히는 것 말고 차와 보행자가 부딪히는 것도 있다. 이런 사고는 대물 보상을 할 것은 별로 없을지 모르지만, 저속에서도 사람이 죽거나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차 vs 차 사고보다 훨씬 더 높다.
특히, 사람이 죽을 정도로 차가 과속을 한 게 절대 아니었는데 피해자가 현장 즉사 급으로 죽었다면.. 그건 피해자가 내던져지고 튕겨나갔기 때문이 아니다. 그 자리에서 넘어져서 차 바퀴에 깔리고 짓이겨졌기 때문이다.

(1) 2016년 11월, 서울 도봉 운전 면허 시험장에서는 한 응시생이 앞의 출발 신호만 보고 출발했다가 앞에 불쑥 걸어 들어오던 다른 응시생을 보지 못하고 살짝 쳤다. 가해 응시생은 너무 놀라서 허둥대다가 또 악셀을 밟아 버렸고, 피해자는 바퀴에 깔려서 즉사했다. 이건 군대 사격장에서 사람이 아무 통제 없이 총구 앞을 서성거리다가 오발 사고가 난 거나 마찬가지인 비극이었다.

(2) 2021년 1월, 그 유명한 파주 시내버스 롱패딩 문 끼임 사고도 피해자가 결국은 질질 끌려가다가 신체가 버스 뒷바퀴에 깔리는 바람에 즉사했다. 보아하니 피해자는 내릴 때 카드 태그를 깜빡해서 팔만 황급히 차내로 도로 집어넣다가 변을 당한 것 같다.

(3) 그리고 2021년 5월, 승용차가 좌회전 하다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어느 모녀를 친 사고도.. 애엄마는 바퀴에 깔리는 바람에 현장에서 즉사했다. 저런 곳에서는 그렇잖아도 A필러에 가려지고 못 봐서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내기 쉬운데.. 운전자가 말 그대로 눈깔이 썩어-_- 있는 상태에서 운전을 강행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여론은 어지간한 음주운전 대인 사고 급으로 크게 분노했다.

4. 나머지

(1) 뒤집힌 채로 머리부터 아래로 떨어짐

  •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사고 때 교각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가 아래로 추락한 시내버스는 탑승객 31명 중 운전사 포함한 29명이 모두 사망했다.
  • 2010년 7월 일명 인천대교 김여사 사고.. 공항 리무진이 사고 차량을 피하려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뒤집힌 채로 아래로 추락해서 승객 24명 중 12명 사망했다.

(2) 큰 차의 아래로 쏙 들어감. 엔진룸이 아니라 A필러 쪽만 그대로 충격을 받고 승객 탑승 공간이 짜부러진다. 탑승자 몰살을 면하기 어려움.

  • 아까 언급했던 2014년 10월자 군 입대 친구 배웅 사고. 커브를 잘못 돌아서 갓길에 세워졌던 작업용 트럭을 그대로 들이받음.. 입대자 당사자를 포함한 5인 전원 사망.
  • 역시 아까 언급했던 2016년 8월, 부산 싼타페 급발진 사고. 계속 피하다가 결국 대형 트레일러의 뒤꽁무니를 들이받는 바람에 운전자 제외한 나머지 탑승자 4인 사망.

(3) 반대로 큰 차가 승용차를 들이받거나 심지어 올라타 버려도..

  • 2009년 4월, 서울 우이동 교차로에서 공차회송 중이던 관광버스가 긴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나서 앞에 서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추돌하고 밟고 올라감. 마침 차 한 대에 정원 초과 탑승하여 계모임 장소 이동 중이던 성인 여성 7인 전원 사망.
  • 2016년 7월, 영동 고속도로 봉평터널 인근 연쇄 추돌 사고.. 졸음운전을 하던 관광버스가 앞의 렌터카 승용차를 시속 100km 남짓한 속도로 그대로 추돌. 운전자 제외한 탑승자 4인 사망.
  • 2017년 7월, 경부 고속도로 양재IC 인근에서 M 광역버스가 역시 졸음운전으로 앞의 승용차 추돌하여 탑승자 2인 전원 사망.

(4) 작은 차가 큰 차의 앞뒤로 끼임

  • 2013년 12월, 경부 고속도로 하행선 경주-울산 부근의 정체 구간에서 벽돌을 가득 실은 25톤 트럭이 앞의 아반떼 승용차를 추돌함. 승용차는 앞의 25톤 탱크로리와 뒤의 트럭 사이에 끼여서 완전히 구겨지고 아작남. 승용차엔 마침 두 집의 어머니와 각각의 아이들 둘.. 총 6명이 타고 있었는데 이 사고로 전원 사망..
  • 2016년 5월, 남해 고속도로 터널 9중 추돌 사고. 모닝 승용차 하나가 대열 운행 중이던 버스 두 대 사이에 앞뒤로 끼여서 탑승자 4명이 전원 사망했다.

(5) 승용차는 뒤에 연료탱크가 있다. 뒤를 세게 추돌 당하면 낮지 않은 확률로 불이 날 수 있다. 그런데 이건 하필 전부 다 음주운전 사고들이네..

  • 2012년 6월 새벽, 음주운전 승용차가 앞에 멀쩡히 잘 가고 있던 승용차를 시속 180km 속도로 추돌.. 앞차는 화재가 발생해서 공항 직원 일가족 4명이 전원 사망했다.
  • 2015년 2월 새벽, 구미에서도 음주운전 차량이 앞의 경승용차를 엄청난 과속 상태로 추돌.. 앞차는 불이 나서 탑승자 4명이 전원 사망했다.
  • 그리고.. 다음과 같이 안타깝고 암을 유발하는 사례가 또 있었다.

5. 고속도로 1차로에서 2차 사고 + 차량 전소 + 여성 운전자 사망

(1) 지난 2021년 1월 4일 밤 11시 무렵, 경부 고속도로 상행선 판교IC 부근에서,

  • 어떤 30대 여성 운전자가 칼치기 차량 때문에 놀라 피하다가 핸들을 잘못 꺾고.. 1차로의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단독사고 냄.
  • 그래서 멈춰 서 버렸는데.. 얼마 후 뒤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맹렬한 속도로 역시 1차로를 달리다가 저 차를 들이받음. (심야이기 때문에 버스 전용차로가 시행 중이지는 않음. 승용차도 1차로 주행 가능)
  • 차에 불 나고 여성 운전자 사망.

(2) 2020년 7월 22일 밤 10시 45분쯤, 제3경인 고속화도로 고잔TG 부근에서,

  • 1차로를 달리던 차량 A가 앞차 B를 살짝 추돌해서 사고 처리 때문에 둘 다 멈춰 섬.
  • 그런데 이때 20대 여대생 두 명이 탔던 차량C는 1차로를 달리다가 얘들을 발견하고 간신히 멈춰 섬.
  • C는 슬슬 차로를 바꿔서 다시 출발하려 했는데.. 1차로에서 차량D가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다가 저 차를 추돌. 차량C는 불이 나서 전소하고.. 탑승해 있던 여대생 두 명은 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

(2)의 경우, A와 B 일행은 트렁크 개방이나 삼각대 같은 안전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
게다가 가해자 B는 음주 사실이 들통나지 않으려고.. 여느 사설 바가지 견인차가 아니라 도로 관리 시설에서 안전을 위해 사고 차량을 무료로 밖으로 견인해 주겠다는데도 거절하고, 30분이 넘게 1차로에서 시간 끌며 차 안에서 버티고 있었다. 명목상 자기 보험사의 견인차를 기다린 거라고는 하는데..

요컨대 (1)은 들이받은 차가 음주였고, (2)는 차를 멈춰서게 만든 민폐 당사자가 음주였다. 들이받은 가해자 당사자의 죄질은 그냥 평범한 전방주시 태만과 과속이었다. 그런데 피해는 정말로 된통 당했어야 할 B가 아니라 애매한 C가 고스란히 뒤집어쓴 것이다.;;
괘씸하긴 하지만 그래도 음주운전자가 C 차량 탑승자를 직접 죽인 건 아니어서 인과관계를 따지기가 참 난감하다.

상황이 이러니.. 일반 도로에서는 지방 경찰청이 (1) 신호와 (2) 과속만 죽어라고 단속하고, 고속도로에서는 신호 걱정은 딱히 안 해도 되니 (1) 졸음운전과 (2) 2차 사고를 예방하려고 애쓰는 듯하다.
마치 강의 수위를 올리는 것은 폭우와 댐 방류이지만 바다의 수위를 올리는 것은 지진이나 달 인력인 것처럼.. 두 도로는 운용되는 성격에 차이가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8/09 08:35 2021/08/0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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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일반 공도에서 주변 민폐를 끼치면서 차나 오토바이로 과속· 폭주를 즐기는 양아치한테 일반인들이 흔히 하는 핀잔 중 하나는 "그렇게 폭주가 좋으면 그런 짓은 서킷에나 가서 해라"이다.

본인도 나름 성질이 급하고 운전대를 잡으면 과속을 즐기며, 난폭운전은 직접 하는 것과 남의 차에 탑승하는 걸 다 좋아하는 취향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짓을 주변 차에다가 피해를 주면서까지 하지는 말아야 한다. 차가 없고 시야가 확보돼 있는 한적한 고속도로에서야 150~200km/h까지도 밟지만, 엄폐물이 많고 당장 앞과 옆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좁은 골목길에서는 시속 20도 안 밟으면서 천천히 가는 게 베스트 드라이버의 덕목이라 하겠다.

그건 그렇고 본인은 이 시점에서 의문이 들었다. 그 말로만 듣던 서킷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더 나아가 Formula 1처럼 지금까지 말로만 들어 온 자동차 경주라는 업계의 사정은 어떠할까..?

1. 도로 시설

서킷은 통제된 환경에서 프로 선수들이 처음부터 작정하고 차를 위험하게 다루면서 극한의 속도 경쟁을 하는 곳이다. 공도가 전혀 아니며, 통상적인 도로교통법이나 자동차 보험 등에서 완전히 열외되어 있다. 일반인이 차를 슬금슬금 몰다가 실수해서, 혹은 극소수의 술 먹은 미치광이가 난입해서 사고가 나는 곳이 아니다.
이는 군인이 전투 중에 적군을 사살하는 건 살인죄가 전혀 아니며, 반대로 자기가 전사하는 것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민간 생명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것과 같다. 위험도와 사고 발생 형태가 규모와 차원 면에서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발명된 이래로 자동차 경주라는 건 경마의 업그레이드 버전 차원에서 옳다구나 거의 곧장 존재해 왔다. 물론 이건 말 그대로 기름을 길바닥에다 뿌리는 짓이며, 장비값, 기름값, 보험료, 선수 인건비 등 돈이 굉장히 많이 깨지는 비싼 스포츠이다.
하지만 자동차 경주는 나름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기 제품의 기술력을 뽐내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이런 이벤트가 하나쯤 있는 것은 자동차 산업의 관점에서 이해타산이 맞고도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경주 대회는 망할 일이 없으며, 기업 후원을 통해 꾸준히 잘 유지되고 있다. 아니, 그저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 아니라 올림픽이나 축구 월드컵에 맞먹는 팬을 보유하고 있고 장사가 잘 된다. 물론 경주용 자동차들의 표면과 레이서들의 옷은 온~~통 스폰서의 광고들로 덕지덕지 도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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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0여 년 전에 전라남도 영암에서 F1 서킷을 건설하고 경기를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를 진행해 보니 수지가 맞지 않고 적자만 쌓인지라, 몇 년 못 가 중단됐다.
우리나라는 세계 선진국들의 평균 추세에 비해 경주처럼 자동차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영 발달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니 모터쇼도 자동차가 아니라 반쯤 레이싱걸 모델 전시장처럼 됐고 말이다..;;

2. 레이서

레이싱에서는 머신(자동차)뿐만 아니라 레이서, 즉 사람의 역량도 매우 중요하다. 사고가 나지 않을 만치만 차의 성능을 극한까지 짜내면서 최대의 급가속 급선회 기동을 적절한 타이밍 때 수시로 구사해야 한다. 그리고 전투기 조종사만큼이나 사방에서 발생하는 가속도를 잘 견뎌야 한다.

그래서 이 사람들도 몸 쓰는 게 아니라 기계를 조종한다고 해서 심신 단련을 안 하는 게 절대 아니다. 여느 운동 선수나 정예 군인에 준하는 수준으로 한다.
키와 체중은 일정 수준 이하여야 하며 높은 시력도 타고나야 한다. 말 타는 기수도 아니고 몇백 마력의 출력을 자랑하는 자동차를 모는데 체중이 10kg 가까이 더 나가 봤자 무슨 차이가 있겠는지 이해는 안 되지만.. 그 바닥 사정이 그러하다.

오죽했으면 세계적으로 봤을 때, 각 스포츠 분야의 1인자들 중에서 연봉과 사회적 지위가 제일 높은 사람은 무슨 축구나 농구 스타가 아니라 특급 카레이서이다~! 물론 여기에는 위험 수당도 있고, 타 스포츠와 달리 자동차 산업으로부터의 자본 투입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3. 차량

그럼 서킷을 달리는 차들은 어떤 형태일까?
레이싱의 성격에 따라서는 일반 양산차를 쓰기도 하고 그보다 더 뛰어난 스포츠카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속도가 생명인 경주용 차들은 공도를 달리는 평범한 차들과는 지향하는 특성이 다소 차이가 있다.

  • 무게 최소화: 일반 양산차로 경주를 한다면, 불필요한 좌석이나 편의장치를 몽땅 떼어내는 정도의 개조가 무조건 필수이다.
  • 접지력 최대화: 그래서 스포츠카들은 조금만 툭 튀어나온 과속방지턱도 제대로 지나기 어려울 정도로 바닥이 낮다(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어야..). 그리고 주름이 하나도 없는 타이어를 장착한다. 주름 없는 타이어는 접지력은 좋지만 도로가 조금이라도 젖으면 미끄러져서 위험하다. 공도에서는 이런 타이어를 장착하고 주행할 수 없다.
  • 공기 저항 최소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러니 자동차 경주에서는 양산차도 아니고 부가티· 포르셰 같은 차도 아니라, 큼직한 바퀴가 네 짝 달리긴 했는데 굉장히 특이하게 생겼고 한 명만 탈 수 있는.. 그 경주 전용 자동차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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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들은 그야말로 배기량이 제한된 엔진의 힘을 이용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일 먼저 결승선에 도달하는 것만을 목표로 아주 특수하게 커스텀 제작된 물건이다.
부가티· 포르셰 같은 차는 성능에다가 일반인 운전자의 편의성까지 생각한 자동차이지만, F1용 머신은.. 오로지 성능 지향이다.

그런데 F1 경주라고 해서 무슨 부가티· 포르셰 급의 8기통 이상 6000~8000cc짜리 엔진이 장착된 차량이 달리는 게 절대 아니다.
이런 경주에서 엔진에 아무 제한을 걸지 않으면 온갖 기상천외한 짓거리를 한 머신이 등장해서 사고의 위험이 커지며, 자동차 제작 비용이 너무 치솟아서 경기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게 된다. 거기에다 아무리 속도만을 즐긴다고 해도 배기가스 환경 문제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격투기에 체중에 따른 체급 구분과 제한이 있는 것처럼 자동차 경주에는 엔진의 배기량 제한이 있는데.. 이게 낮아지고 낮아지기를 반복한 끝에 2014년부터는 F1 기준으로 겨우 1600cc라고 한다..;; 헐~~ 쏘나타보다도 작은 아반떼 배기량인데..

요즘 F1 차량은 그 배기량만으로 1000마력이 넘는 출력을 내고 2~3초대의 사기적인 제로백을 자랑한다. 즉, 튀어나가는 성능은 당연히 부가티· 포르셰에 뒤지지 않는다.
차 무게를 600kg대까지로 후려치고, 엔진 내구성도 후려치고.. 차량을 그야말로 경주를 위해 몇 시간 동안만 돌아가는 사실상의 일회용품 수준으로 쥐어짠 덕분이다.

컴퓨터계는 해커들이 겨우 100KB짜리 압축된 실행 파일로 거의 5분, 10분짜리 3차원 그래픽 데모를 선보이는 미친 최적화를 하기도 하는데, F1 머신에는 그런 식의 마개조가 일상이다.

그 대신 이런 F1 머신 같은 차들은 시동 걸고 운전하는 방식이 일반 차들과는 완전히 다르며, 사실 일반 공도를 제대로 주행하지도 못한다. 일반 자동차들은 동력원이 전기로 바뀌고 자율 주행 기술이 도입되고 있으니 경주용 자동차와는 개발 방향이 더욱 달라지고 이질화되고 있다. 스포츠 사격과 군대 저격수의 사격이 성격이 서로 다른 것처럼 말이다.

※ 그 밖에

(1) 지금까지 주로 F1을 기준으로 얘기했지만.. 이것보다 더 작은 체급으로 '카트'를 이용한 레이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넥슨의 캐주얼 게임인 카트라이더의 인지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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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너무 작기 때문에 아무래도 큰 엔진을 얹어서 막 빠르게 달리지는 못한다. 그래도 바닥에 주저앉다시피해서 달리기 때문에 체감 속도는 굉장히 높게 느껴진다.
F1 프로 레이서들도 어린 시절에 카트부터 먼저 시작한 경우가 많다. 카트는 아무래도 양발을 한데 모을 수 없으니 브레이크는 어쩔 수 없이 언제나 왼발로 밟게 된다.

(2) 비포장 도로를 주행하는 오프로드 레이싱이라는 것도 있다. 얘들은 아무래도 속도에만 최적화된 타 레이싱과 같은 속도를 느낄 수는 없지만, 또 다른 방면으로 스릴과 박진감을 선사한다.
여기를 달리는 차들은 아주 큼직한 타이어를 장착하고 차체가 높은 게 특징이다. F1 머신과는 디자인이 정반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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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에 Ivan "Ironman" Stewart's Super Off Road, 일명 방구차라는 게임이 바로 오프로드 레이싱을 다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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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자동차 경주 게임이지만 화면 스크롤이 없다~! 한 화면에서 모든 경주가 행해진다. 스크롤도 없고 콩알만 한 자동차 스프라이트로 무슨 박진감을 표현하겠나 싶지만 평면에서 나름 복잡한 지형과 입체적인 자동차의 움직임을 그 시절 하드웨어로 표현하는 것은 딱 봐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 보인다. 방향과 각도별 스프라이트 로직 설계를 어떻게 했을까? 나보고 저것과 똑같은 게임을 만들라고 하면 못 하거나 엄청 고생하지 싶다.

우리 주인공은 빨간 차인데, 노랑과 파랑은 제끼고 회색 차가 유난히 잘한다. 쟤만 따돌리면 된다.
이 게임의 별명이 '방구차'인 이유는.. Nitro라는 아이템을 먹어서 그걸 터뜨리면 마치 스타크래프트 마린이 스팀팩을 쓰듯이 일시적으로 차의 추진력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3) 사회 각지에서 금녀의 벽이 허물어진 지 오래이지만, 교통수단을 다루는 분야는 여성의 진출이 더딘 편이다.
옆의 레이서들에게 양산 씌워 주거나 자동차 옆에서 포즈만 취하고 있는 레이싱걸 병풍 말고.. 현업 여성 카레이서도 있다. '권 봄이'라는 사람이 지난 2010년대 동안 꽤 유명했는데 요즘은 뭘 하고 지내나 모르겠다.

또한, 여성 오토바이 라이더들도 모임이 있을 정도이며, (☞ 링크)
20대 여성 고속버스 기사 (☞ 링크),
20대 여성 트레일러 기사 (☞ 링크),
도 있다~!
한때는 " '이 운전사는 저의 아버지가 아닙니다.' / '이 아이는 제 자식입니다' 그럼 저 버스 기사의 정체는?" (아이의 어머니)
이게 "논리야 XXX" 시리즈 책에 실려 있을 정도로.. 짙은 선입견 때문에 일반인이 답을 선뜻 떠올리기 어려운 퀴즈였는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27 08:36 2021/04/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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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동차에 넣어 주는 액체들

항목 주성분 색깔(대체로) 주입 형태 주입 주기(km)
변속기 오일 기름 빨강 변질-교환 수만~10만
엔진 오일 기름 누렁~황갈 변질-교환 수천~1만
냉각수+부동액 초록 변질-교환 수만
와이퍼 워셔액 파랑 소모-보충 수천
연료 기름 투명 소모-보충 수백

개인적으로는 자동차에서 엔진 오일보다 교환 주기가 더 긴 소모품이나 부품을 꼼꼼히 점검하고 교환하는지의 여부가 차를 잘 알고 관리하는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경계라고 생각한다. (수만 km 주행 또는 수 년 이상) 이 표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배터리, 타이어, 브레이크액, 각종 필터, 더 나아가 팬 벨트 같은 것도 포함된다.

성격이 소모-보충이 아니라 단순 변질-교환인 액체들은 아무래도 차알못 오너로부터 아오안이 되기 쉽다. 고장이 나서 대놓고 새는 게 아닌 이상, 양이 줄어들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자동차 안의 윤활유도 오래되면 치킨집에서 닭을 수십 번 튀긴 기름처럼 될 수 있다.

변속기 오일은 처음엔 거의 와인이나 피 같은 시뻘건 색이다가 나중에는 거의 코코아나 커피 같은 색깔로 바뀌는 게 인상적이었다.
자동차가 앞의 엔진룸이 다 박살 나는 정면 충돌 사고가 났을 때, 현장에서 시뻘건 액체가 새어나와 철철/줄줄 흐르는 걸 볼 수 있다. 그건 탑승자의 혈액..;; 이 아니라 변속기 오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얘는 엔진 오일보다 교환하기 더 어렵고 시간도 더 오래 걸린다. 교환 주기는 엔진 오일 교환 주기의 거의 8~10배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일부 매뉴얼에서는 휘발유 엔진 + 좋은 주행 여건 한정으로 무점검 무교환까지 가능하다고 쓰여 있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건 좀 오바 근자감인 것 같다.

수동 기준으로 반클러치라는 게 변속기에게 안 좋은 짓이라 일컬어지는데..
자동에서는 악셀 페달 없이 D로만 놔서 차가 슬슬 기어가고 있는 것을 브레이크가 아니라 오르막 같은 다른 외력으로 강제 정지시키는 것이 얼추 비슷한 상태이다.
변속기 오일의 과열이나 기계 고장을 예방하려면 D N R 상태는 말 그대로 전진 정지 후진 용도로만 맞춰서 쓰는 게 좋다.

2. 자동차 계기판

자동차의 계기판에 표시되는 계기 중에 엔진 회전수를 나타내는 타코미터만이 일체의 보정이나 오차 없이 현실을 즉시 100% 반영해서 보여준다.

속도계는 타이어의 지름의 변화로 인해 미세하게나마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과속을 억제하기 위해 실제 속도보다 약간이나마 더 큰 값으로 표시되는 경향이 있다. 보정이 없는 진짜 정확한 속도는 GPS를 기반으로 내비 화면에 찍히는 속도이겠지만, 얘는 업데이트 주기가 길어서 신속하지 못한 게 흠이다.

연료계와 냉각수 온도계(수온계)는 곧이곧대로 수위나 온도를 표시하는 게 아니며, 생각보다 훨씬 더 둔하게 동작하게 돼 있다. 눈에 띄는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기 전까지는 바늘이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는다. 운전자의 주의를 쓸데없이 끌지 않기 위해서이다.

연료계는 일정 시간 동안 연료 수위의 평균값이 표시된다. 그래서 기름을 넣어도 바늘이 움직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며, 기름을 다 넣고 나서 시간이 더 지나야 바늘의 상승이 멈춘다. 그리고 주행 중에 기름통 안의 기름이 진동으로 좀 출렁거리거나 경사 때문에 한쪽으로 쏠린다고 해도, 호락호락 바늘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게 자동차 연료계의 정상적인 동작이다.

그리고 수온계도..
엔진 과열이 차를 망가뜨리는 위험한 현상이긴 하지만, 냉각수의 온도가 너무 낮은 것도 차의 시동과 주행에 좋지 않다. 그런데 어지간한 차들의 수온계는 오로지 고온에서의 과열 경고만 할 뿐, 너무 낮은 온도 또는 적당한 온도에 대한 표시가 별로 없으며 바늘이 너무 움직이지 않아서 아쉽다.

하긴, 연료계와 수온계가 뭔가 판단과 보정을 하는 게 없이 아주 단순무식한 계기이던 시절, 1980년대의 엄청 옛날 자동차들은 시동을 꺼도 이들 바늘이 바닥으로 내려가지 않고 24시간 제 위치를 가리키고 있었다.
시동을 꺼도 동작하고 있는 게 더 좋아 보이긴 하지만, 그건 똑똑하게 동작하는 게 아니었다.

비슷한 예로, 창문만 해도 수동식 닭다리 크랭크일 때는 시동이 꺼져 있을 때도 개폐가 가능했지만 요즘처럼 전동식 파워 윈도로 바뀐 뒤부터는 off는 물론이고 acc 상태일 때도 조작을 할 수 없게 됐다. 반드시 on까지 가야 조작 가능하다.

3. 일반적인 법이 적용되지 않는 자동차

바퀴가 굴러가기는 하지만 통상적인 자동차처럼 등록되어 번호판이 장착되지 않으며, 일반적인 공도를 주행할 수 없고 자동차관리법/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지도 않는 물건의 예는..?

  • 에버랜드 입구-주차장 간 셔틀버스: 크기가 너무 커서 국내에서 합법적인 자동차로 등록조차 할 수도 없다. 놀이기구로 등록됐다고 하던데.. 저렇게 다니는 곳만 다니며, 번호판에는 '구내운송용'이라고 적혀 있다.
  • 공항 계류장 안의 에이프런(램프) 버스, 토잉카: 역시 폐차될 때까지 공항 밖을 나가지 못하는 특수한 차들이다. 에이프런 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길이와 폭이 더 큰 편이다.
  • 운전 학원 안의 장내 기능 연습/시험용 차량들: 이런 차들은 정식 번호판이 달려 있지 않다. 이런 차를 몰고 학원 밖으로 나가는 것은 불법이다. 장외 도로 주행 연습/시험용 차량과는 다르다~! (이때는 차는 번호판이 필요하고, 수험자도 연습용 임시 면허를 형식적으로나마 발급받아야 함)
  • 서킷 안의 경주용 자동차: 역시 통상적인 도로교통법뿐만 아니라 자동차 보험으로부터도 완벽하게 열외되어 있다. 군인이 전투 중 전사하는 게 통상적인 민간 생명보험으로 보상되지는 않는 것과 같은 이치...
  • 촬영 소품용 차량(영화/드라마), 특히 주행 가능한 올드카: 이건 내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마치 소품용 가짜 돈뭉치처럼 법적으로 특별한 취급을 받지 않을까 싶다. 펑펑 구르고 터지는 역할로 등장하는 초저가의 싸구려 중고 양산차야 큰 값어치가 없겠지만, 포니· 브리사 같은 레어템 올드카는 대우가 다를 것이다.
  • 군용차: 탱크, 자주포, 장갑차처럼 자력 이동 가능하지만 병기에 더 가까운 물건들. 자동차로 간주되지 않는다.
  • 초대형 트럭 및 건설기계, 농기계: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거대한 노천광산에서 활약하는 엄청 거대한 트럭은 크기나 축하중이 법이 규정하는 공도의 한계를 초과한다.
    대형 덤프트럭은 법적 취급 형태를 일반 화물차 또는 건설기계 중 유리한 것으로 취사선택 가능하다. 그 밖에 트랙터, 경운기는 시골 농로를 다닐지언정 일반 공도를 주행할 일은 없다.

4. 운전 면허 취소 조건

우리나라의 도로교통법 제93조는 운전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 조건을 20여 가지나 나열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그걸 다음과 같이 분류해서 8가지로 요약해 보고자 한다. 이렇게 정리하니 뭔가 쏙 와 닿는 것 갈다.

등급 운전 자체 관련 면허, 자동차 등 나머지 행정 관련
1. 선량하거나 제일 가벼운 잘못 적성검사 불합격, 운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체 능력 상실, 고령으로 인한 면허 자진 반납 기한 내에 적성검사 미응시 (과태료)
2. 비교적 가벼운 범죄 교통법규 위반 벌점 누적 (과속, 신호위반 등) 면허증 타인 양도, 면허 시험 대리응시 등의 부정행위
3. 좀 무거운 범죄 사망· 중상해 교통사고 벌점 누적 (5년 이하 금고) 자동차 절도, 비등록· 무보험· 대포차 운행
4. 심각한 흉악 범죄 음주(만취, 인명 사고, 상습 재범)· 뺑소니· 무면허 자동차를 다른 강력 범죄 도구로 사용 (납치, 피해자 시체 운반, 월북 시도 등..)

이런 식으로 비교도 가능하다.

등급 사람을 죽임 자동차 급제동 추돌 사고
면책 정당방위, 긴급피난 정당한 급제동 (앞차 때문, 갑툭튀 장애물 회피)
실수 과실치사 정당하지 않은 급제동 (운전미숙, 전방주시 태만)
형사범죄 고의 살인 보복운전, 고의 사고 유발

Posted by 사무엘

2021/04/19 08:35 2021/04/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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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크 밸브

요즘은 트럭이나 버스가 아닌 승용차 차급에서 수동 변속기라는 게 사실상 전멸했다 보니, 어지간한 일반인 운전자들은 면허를 딴 뒤부터 클러치 페달이라는 걸 밟은 경험이나 기억이 전혀에 가깝게 없다.

오르막을 출발할 때의 떨림 찾기, 반클러치, 시동 꺼뜨림, 반대로 배터리가 나갔을 때 밀어서 시동 걸기.. 이런 것들을 모르는 사람이 주류가 되고 있다. 그러니 수동 차량은 대리 운전을 시키거나 중고로 파는 게 갈수록 난감해져 간다.
그래도 수동 변속기는 대형 상용차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멸종할 일은 없다. 쟤도 마치 에어 브레이크만큼이나 대형차만의 전유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운전과 관련하여 지금은 완전히 멸종했고 수동 변속기보다도 더 하드코어한 과거 유물은.. 초크 밸브이지 싶다.
연료 분사가 지금처럼 전자화· 자동화되기 전, 원시적인 카뷰레터(기화기)가 쓰이던 시절엔 연료 분사량을 조절하는 악셀 페달과는 별개로 공기 주입량을 조절하는 밸브도 운전석에서 수동 조작 가능한 기기 형태로 존재했다.

엔진의 출력이라는 함수값은 단순한 1변수이지만, 내연기관은 연료뿐만 아니라 공기까지 감안해서 동작하는 2변수 함수이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선회를 위해서 자동차처럼 단순히 핸들을 꺾는 게 아니라 pitch와 roll이라는 2축, 2변수를 조절하는 것처럼 말이다.

추운 겨울에 디젤 엔진에다 시동을 걸 때는 초크 밸브를 이용해서 공기를 더 불어넣어 줘야 했다. 그리고 반대로, 공기를 수동으로 차단하지 않으면.. 지금으로서는 믿어지지 않지만, 키를 뽑는다고 해서 엔진 시동이 즉각 꺼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가파른 내리막에서 저단+높은 rpm 상태로 엔진 브레이크가 걸렸을 때 연료 공급이 차단되는 fuel cut도 없고.. 이 정도로 공기 공급과 연료 공급이 서로 맞물려서 효율적으로 통제되지 않으니 엔진 출력 대비 불완전 연소 매연과 그을음(특히 디젤)이 심하며 연비도 요즘 자동차보다 훨씬 더 나빴다.

초크 밸브까지 적절히 활용해야 하던 포니 같은 승용차는 운전하는 난이도와 느낌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치면 암울하던 16비트 시절에 HMODULE과 HINSTANCE라든가 원거리 근거리 포인터 구분 등.. 지금은 신경쓸 필요가 없는 별 복잡한 요소들을 구분하고 따로 취급해야 했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

이런 번거로운 기기는 전자식 연료 분사 기술이 도입되면서, 아니 그 전에 카뷰레터 자체도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사라졌다. 1980년대 중후반에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에서 버스 안내양이나 항공 기관사와 시기가 비슷하다.
그래도 이 정도로 옛날 차는 요즘 차에 비해 침수(!!)나 저질 연료에 강하고 엔진음이 더 터프하고 웅장(?)하고, 악셀을 밟았을 때 밟은 대로 튀어나가는 반응성 하나는 좋았다고 한다.

2. 휠

옛날에는 자동차 타이어에 장착된 휠이라는 게 완전히 희거나 검은 표면이 있고, 중심부와 가장자리에 동그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서 마치 사람 얼굴처럼 보였다. 중심부의 동그란 원은 입, 휠너트는 콧구멍, 휠너트 주변의 돌출된 부위는 뽈살(!!), 그리고 제일 바깥쪽에 숭숭 난 동그라미들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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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식으로 말이다.
그에 비해 요즘 승용차들의 휠은 굵직한 스포크 몇 개가 전부이고 나머지 부위는 다 뚫려 있어서 안쪽의 디스크 브레이크 패드가 다 보일 정도이다. 그리고 옛날 휠에 달리, 은색의 반들반들한 광택이 난다.
옛날 방식의 전통적인 휠은 트럭· 버스 같은 상용차에서나 볼 수 있다.

난 이게 단순히 디자인 트렌드의 차이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 재질부터가 다르다. 옛날 휠은 철제(스틸)인 반면, 나머지 더 뽀대나는 휠은 알루미늄 재질이다.
옛날에는 외곽의 '눈' 부위가 저렇게 아주 납작해서 눈을 흐리멍덩하게 떴다거나 우는 듯한 모습인 것도 있었지만, 원래는 모든 구멍을 그냥 원 모양으로만 뚫은 게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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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떤 자동차에서 아무 옵션도 장착하지 않은 제일 저렴한 사양에 최하위 모델은 휠이 요런 모양이었다. 아니면 같은 차종이라도 자가용 말고 택시의 휠 역시 요런 편... ^^
조금 상위 모델로 가면 저기에다가 껍데기 하나 씌워 주는 게 관행이었다. 스틸 휠의 단조롭고 추레한 외형에 좀 변화를 주도록 말이다. 옛날엔 고속버스 타이어 휠에 반들반들한 휠캡이 따로 달렸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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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는데 요즘은 "철제 휠 + 휠캡 껍데기" 관행이 사라지고 알루미늄 휠이 대세가 된 듯하다.
그렇다고 가느다란 스포크가 수십 개씩 박힌 건 내구성이 약해서 그런지 자전거나 리어카 타이어의 휠에서나 볼 수 있고..
이런 것도 변화라면 변화라고 하겠다.

3. 엔진음과 동력원

(1) 요즘은 길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에서도 일반적인 부르릉이 아니라 전기 기관차 같은 조용한 웨에엥~ 전자음이 많이 들리기 시작해서 기분이 묘하다. 소형차에서 카르릉~ 디젤 엔진 소리가 나는 것 이상으로 이색적이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전기, 수소 연료전지 같은 변종들이 갈수록 늘고 있긴 하다. 전기차는 내연 기관 같은 냉각 계통이 필요하지 않으니, 이런 차는 앞에 라디에이터 그릴도 없다.

(2) 그리고 요즘은 쬐끄만 소형 스쿠터(발을 한데 모을 수 있는..)들도 예전 같은 하이톤 앵앵앵 대신, 일반 오토바이와 동일한 부르릉 털털털 소리가 난다. 신기하지 않은가? 이제 이륜차도 내연기관형은 다들 2행정이 아닌 4행정 엔진을 쓰기 때문이다. 아니면 덩치 작은 놈은 아예 전기 모터로 바뀌고 말이다.

2행정은 구조가 간단하고 배기량 대비 더 큰 출력이 나지만, 엔진 내구도와 환경면에서 4행정보다 불리하다. 이제 소형 2행정 엔진은 교통수단이 아니라 제초· 제설 장비 정도에서나 볼 수 있다. 휴대용 엔진 발전기조차도 휘발유, 디젤, 터빈 등 다양한 엔진이 쓰이지만 2행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3) 하지만 군용차라든가 대형 버스나 트레일러는 저런 트렌드를 다 씹어먹고 여전히 디젤이 본좌다. 제아무리 깨끗하고 다재다능한 전기 에너지라 해도, 말통에다가 석유 담듯이 많은 양을 화학적으로 곱게 축적하는 효율은 인류의 과학 기술로는 아직 메롱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기 에너지는 실시간으로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해 있으며, 그나마 연료 전지는 배터리와 엔진의 중간 위상인 타협안이다. 현대차에서 열심히 연구· 노력한 덕분에 수소 연료전지 정도가 승용차 레벨을 벗어나 대형차 버전까지 만들어져 있다.

(4) 그리고 EQ900, 롤스로이스 같은 초호화 기함급 승용차들도 역시.. 하이브리드고 디젤이고 전기고 다 필요 없고, 안정성이 검증된 땡 휘발유 다기통 대용량 엔진이 사용되는 중이다. 부유하고 높으신 분들이야 길바닥에 돈을 줄줄 흘리고 다녀도 걱정할 게 없기도 하니.. 디젤과는 반대편 극단에 속한 분야라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08 19:33 2021/04/0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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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이미 언급했던 아이템들도 좀 있지만 도로 철도 항공 몽땅 한데 통틀어서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단선 터널

육상 교통수단에서 단선이란 건 선로를 따라 매우 정교한 신호와 통제가 가능한 철도에서나 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그리고 요즘은 철도도 교통량이 아주 적은 곳이 아니라면 최소한 복선으로 만드는 게 기본이다. 철도가 넘사벽의 접근성을 자랑하는 자동차와 경쟁해서 이기려면 자동차로 도저히 불가능한 고속 대량 수송에 올인해야 하는데, 그건 단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상황이 달랐다. 자동차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도로를 닦는 기술과 자본도 부족하다 보니 도로에 지금 같은 엄격한 상· 하행 구분이나 차량과 보행자의 구분 자체가 별로 돼 있지 않았다. 일제 시대만 해도 경성 시내 도로에 깔끔하게 중앙선과 차선이 그어져 있고 신호등이 설치된 것을 내가 본 기억이 없다. 노면전차 때문에 공중에 전차선들만 어지럽게 늘어서 있었을 뿐..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정말 믿기 어렵지만, 자동차 도로 터널이 겨우 1차로로 만들어진 게 있다. 짤막한 굴다리 수준이 아니라 나름 600m가 넘는 길이이며, 일방통행도 아니고 상· 하행 공용인 게 말이다.
2020년 현재 국내에는 딱 두 곳이 있는데, 하나는 여수의 '마래 터널'(현재는 정확히는 마래 제2 터널로 개칭)이고, 다른 하나는 울릉도의 '통구미 터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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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터널의 입구는 교차로나 횡단보도 따위가 없어서 그냥 직진만 하면 됨에도 불구하고 신호등이 있다. 한쪽에 차량이 진입했으면 맞은편에서는 차량의 진입을 막아야 한다.
자동차 도로가 이렇게 되는 건 보통은 왕복 2차로 도로에서 차로 하나가 사고나 공사 때문에 막혔을 때일 것이다. 이때는 현장의 인부가 일정 주기로 상행과 하행의 통행을 허용하면서 교통을 정리하는 편이다.

그런데 터널이 통째로 1차로인 건.. 무려 1920년대의 여건 하에서 산의 암반을 힘겹게 뚫어서 차로 하나만 개통시킨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해야 했기 때문이다.
마래 터널은 단면이 철도 터널처럼 생겼으며 마침 전라선 구선로(여수 엑스포에 맞춘 복선전철화 이전)도 근처를 지난다. 그러니 마래 터널이 전라선 철도의 진짜 오리지널 구간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도 든다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자동차용 터널 중에 이런 비좁은 물건이 있는 게 흥미롭지 않은가..?
참, 여담이지만 인터넷으로 찾아 본 바에 따르면, 울릉도는 모든 도로가 시멘트로만 포장돼 있고 아스팔트 포장은 없다고 한다. 도로가 처음으로 포장되던 시절에 아스팔트 포장을 위한 중장비를 거기까지 동원하는 건 여러 모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2. 2차로 고속도로

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라는 건 통행료를 내야 이용 가능한 대신, 평면교차가 없고 보행자도 없고 길이 가장 곧고 상태가 좋아서 차가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최고급 도로이다.

요즘은 지방에 국도도 중앙분리대를 갖추고 고속도로 못지않은 고속 주행이 가능한 고퀄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것들도 시내로 들어가면 다시 신호를 받기 시작하며 지속적으로 빠르게 달릴 수 없다.
그리고 상하 구배나 커브가 레알 고속도로보다는 아무래도 더 급격하다. 운동 에너지라는 게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는 만큼, 시속 80 기준 설계와 100/110 기준 설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그런데 이렇게 도로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고속도로가 겨우 왕복 2차로라면..?? 그 도로는 제대로 추월을 할 수 없으며 사실상 고속도로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역사적으로 왕복 2차로의 열악한 반쪽짜리 고속도로가 존재했으며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 영동 고속도로의 강원도 구간은 20세기까지 아예 국도/고속도로 공용을 표방하는 막장 2차로 산길 형태였다. 그러다가 2001년이 돼서야 지금과 같은 깔끔한 새 길이 완공됐다.
  • 우리나라 최후의 왕복 2차로 고속도로는 잘 알다시피 88 올림픽 고속도로였다. 하지만 2015년에 전구간이 4차로인 대구광주 고속도로로 리모델링 됐다.
  • 중앙 고속도로는 나름 장거리 횡축 간선인 주제에 2차로 형태로 건설되고 있다가 뒤늦게 4차로로 다시 만들어졌다.

그래서 2020년 현재, 우리나라는 수십 km 이상 간선 고속도로 중에 2차로짜리는 완전히 전멸했다. 그나마 남아 있는 건 제2경인 고속도로에서 인천대교로 이어지는 학익-옥련 사이의 아주 짤막한 구간, 그리고 151번 고속도로의 말단인 동서천 IC-동서천 JC 구간이다. 간선이 아니라 고속도로 연결선에 가까운 자동차 전용 도로일 뿐인데.. 법적인 이점을 얻기 위해서 명목상 고속도로라고 등재해 놓은 듯하다.

어떤 도로가 고속도로라면 한국 도로 공사 관할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해당 지자체의 관할이 된다. (경부 고속도로 vs 양재IC 이북의 경부 간선 도로의 차이처럼..)
그리고 고속도로의 주변 부지는 다른 도로의 주변에 비해 개발 제약이 더 심하기 때문에 지금 미리 고속도로라고 찜해 놓는 게 나중에 이 도로를 확장하는 데 더 유리하게 된다.

3. 철도

(1) 신호(재래식 통표 폐색): 정선선의 끄트머리인 정선-아우라지가 최후의 보루이다. 정선선은 20여 년 전에 비둘기호의 최후의 보루였는데 이제는 통표 폐색 방식을 마지막까지 간수하고 있나 보다.
여기 말고 전라선 모 구간에서 2000년대까지 아직 통표가 쓰이는 곳이 있었다고 하지만.. 복선 전철화가 모두 완료되면서 옛날 이야기가 됐다. 호남선은 주요역 위주로 호남고속선이 새로 깔렸지만 전라선은 본선 자체가 준고속선으로 개량됐다는 차이가 있다.

(2) 오르막 급경사(인클라인/스위치백): 영동선 통리-심포리 구간이 전국 유일의 스위치백 구간으로 잘 알려져 있었으나, 이미 2012년에 루프식 터널(솔안 터널)로 바뀌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전국에 루프식 터널은 내가 알기로 중앙선에 두 곳(치악), 함백선, 그리고 저기 저렇게 총 네 곳 있다.

(3) 기관차 방향 전환: 증기 기관차 시절의 엄청 옛날 이야기이다만, 그때는 서울에서 출발한 열차들이 대전에서의 정차 시간이 꽤 긴 편이었다. 호남선이 서울 방면과 곧장 연결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호남선과 전라선 열차는 대전에서 기관차를 열차의 뒤쪽으로 바꿔 달아야 했다. 그리고 경부선 열차라 해도 어차피 150km 정도 달린 뒤에는 물 보급이라든가 기관차 상태 관리 때문에 10분이고 20분이고 쉬어 줘야 했다.
대전 역이 우동(가락국수)으로 유명해진 이유가 이 때문인 것은 이미 다들 아실 것이다. 호남선에서 서울 방면으로 곧장 진입 가능해진 것은 1978년에 호남선 북쪽 구간이 복선화된 뒤부터이다.

(4) 나무 침목, 자갈밭과 레일 이음매: 우리가 철도 선로에 대해서 흔히 생각하는 이 모습조차도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갈수록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요즘은 그냥 다 하얀 시멘트인지 콘크리트인지 노반이 침목과 자갈 역할을 다 하고 있다. 교량이고 평지고 터널을 가리지 않고 말이다.
도로는 시멘트 포장과 아스팔트 포장이 장단점이 있어서 현재까지 모두 쓰이고 있지만, 철도는 뭔가 획일화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4. 비행기

(1) 엔진 수: 기술의 발전 덕분에 요즘 여객기는 어지간해서는 쌍발 엔진만으로 다 커버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3발기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보기 힘든 퇴물이 됐으며, 4발기도 2010년대부터 대형 비행기(A380, 747..)들이 몰락하면서 갈수록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2) 앵커리지 중간 기착: 과거에는 비행기의 항속거리가 지금만치 길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국까지(서부· 동부 불문) 직통으로 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미국 본토까지 미묘하게 덜 간 알래스카 앵커리지가 중간 기착 허브로 굉장히 각광을 받았다. 과거의 한국 철도에다 비유하자면 저기가 마치 대전 역의 비행기 버전 같은 지위에 오르기라도 한 것 같은데..
한국-미국 직통 비행이 가능한 보잉 747-400이 1990년대에 등장하면서 앵커리지의 명성은 퇴색하기 시작했다.

(3) 항로 안내: 지금이야 GPS라는 게 자동차와 개인 스마트폰에도 다 들어있어서 지도와 현재 위치 표시 서비스(내비게이션)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제공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여객기에 기장· 부기장에다가 항공기관사와 항법사까지 조종실에 탑승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훗날 항법사가 항공기관사에 흡수되고, 더 나중엔 후자까지 없어짐) 게다가 항로 측정에 착오가 생겨서 적성 국가 영공에 잘못 들어갔다가 여객기가 격추 당한다니... 이것도 지금이야 소설 같은 일이지만 1980년대에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였다.

Posted by 사무엘

2021/01/12 19:35 2021/01/1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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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운전자들

1. 최초의 여성 운전자

조선에서 갑오개혁이 일어나기도 한참 전이던 1886년, 독일의 공돌이 발명가 칼 벤츠는 인류 최초로 상용화된 내연기관 자동차를 개발해서 세상에 내놓았다. 증기 기관차만치 거대하지 않고, 그렇다고 말이 끌지도 않는 아주 기괴한 디자인의 수레?를 선보인 것이다.

'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이라는 이름의 삼륜차는 954cc짜리 단기통 휘발유 엔진으로 최대 출력은 겨우 0.75(초기형)내지 2마력(후기형??), 변속기는 2단에 최대 속도 16km/h 남짓밖에 안 됐다.

20여 년 뒤에 조선 땅에 들어온 순종 어차도 거의 5000cc급 배기량으로 최대 출력은 3~40마력대밖에 안 됐던 걸로 기억한다. 요즘 승용차가 저런 배기량이면 마력수 뒤에 0이 하나 더 붙을 텐데..;;
그리고 요즘 954cc면 그냥 경차 배기량이고, 그걸로도 70마력 정도는 나올 것이다. 이게 바로 100년이라는 세월이 만들어 낸 기술력의 차이이다.

그 시절의 자동차 발명가들은 기술적인 난관뿐만 아니라 교통사고의 증가로 인한 규제, 기존 마차 업자들과의 마찰, 사람들의 회의적인 반응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그런데 그때 칼 벤츠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조력자는 그의 아내인 '베르타 벤츠'였다.

약혼 시절부터 결혼 자금까지 동원해서 남친의 창업 자금을 대 주고, 결혼해서 애도 다섯이나 낳아서 키우고..
남편의 발명을 격려하기 위해 1888년 8월 5일엔.. 애들 둘만 태우고 남편 몰래, 성인 남자 없이 혼자 직접 '모터바겐'을 몰고 약 106km 떨어진 친정집까지 다녀오는 근성의 대장정을 감행했다! 이 기괴한 자동차만 있으면 나 같은 아녀자도 간편하게 장거리 이동을 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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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차가 퍼지면 "어머 오또케 오또케.. ㅠㅠㅠ" 퍼질러앉은 게 아니라, 직접 뚜껑 열어서 차를 수리하고 땜질하고.. 연료가 떨어지면 주변 약국에서 휘발유인지 벤젠인지를 사 와서 해결했다. 덕분에 이분은 세계 최초의 여성 운전사.. 그리고 그 약국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 주유소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획득했다.

베르타는 남편에게 "자기야, 나 자기 차 혼자 몰고 친정집에 잘 갔어!"라고 전보를 보냈고, 사흘 뒤에 자가운전으로 귀환도 무사히 했다.
칼은 너무 감격해서 일기에 "She drove more than a car, she drove an industry" 라고 썼다고 한다.
거의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같은 대사가 아닐 수 없다.

그 뒤로 벤츠는 성능이 더욱 개량된 자동차를 개발하고 갖가지 특허를 따면서 승승장구 했다. 세상을 바꿔 놓은 자동차 산업의 태동기를 주도했던 여걸의 이야기가 어찌나 멋있게 들리는지!
그나저나 요즘 벤츠 승용차에 4MATIC은 승용차 주제에 찦차처럼 사륜구동도 된다는 뜻이었군. 처음 알게 됐다.;;

  • 차량 제작사에서는 진작에 이 일화를 짤막한 광고 영화 두 편으로 각색한 바 있다. The First DriverThe Journey That Changed Everything을 참고하자. 그 당시 상황에 대한 실감나는 현장감을 경험할 수 있다.
  • 메르데세스-벤츠에서 '메르데세스'도 여자 이름에서 유래됐다. 다만 이 여인은 차량의 개발에 직접적으로 영감을 주거나 기여한 인물이 아니다. 자세한 것은 타 사이트의 글을 참고하라.
  • 벤츠는 저런 훌륭한 부인의 내조를 받으면서 자동차를 개발했지만, 그로부터 10~15년쯤 뒤에 미국의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와 부인을 둘 다 신경 쓸 시간은 없다"...;;는 지론과 함께 평생 독신으로 살며 비행기를 발명했다. 단지, 교사이던 여동생의 내조를 받긴 했다. 공돌이들의 인생은 그냥 케바케인 것 같다.
  • 독일에는 어째 유명한 약국이 몇 군데 있다. 세계 최초의 주유소 역할을 한 약국뿐만 아니라, '티거 전차'에서 모티브를 딴 '호랑이 약국'을 운영했던 독일군 탱크 운전수 오토 카리우스도 있기 때문이다. ㅎㅎ (전후에 약사가 됨)

벤츠가 최초로 만들었던 페이턴트 모터바겐 원품이야 지금은 전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기계의 설계도가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에 원품과 100% 동일한 레플리카, 그것도 시동 걸리고 주행 가능한 레플리카가 여러 대 만들어져 있으며, 그게 굴러가는 유튜브 동영상도 있다. 이런 팔팔한 레플리카가 있는 게 후세들에겐 차라리 더 나을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이다. 자필 원본 따위야 진작에 다 소멸되고 없지만, 원본과 동등한 권위를 갖고 지금도 동일하게 살아 역사하는 필사본과 번역본이 고스란히 보존되어서 전해지고 있다. 다 낡아빠진 죽은 골동품의 형태가 아니다.

2. 최초의 한국인 폭주족

한국인 중에 자동차 과속 폭주족의 원조는 바로 초대 대통령인 이 승만 할배다. 오토바이 말고 사륜 자동차 말이다. 다음 글을 보자.

"... 84세의 프란체스카 여사는 낙엽 뒹구는 이화장 뜨락에서 10월 8일의 ‘결혼 50주년’을 앞두고 대통령과의 카라이프를 회고한다." (☞ 링크)

그이는 난폭에다 지독한 과속운전을 했죠. 그러나 나를 보고는 ‘당신은 실키 드라이버야’라고 칭찬을 했어요.
독립운동을 하느라 밤낮없이 넓은 미국 땅을 돌아다닐 때였어요. 그이는 여기 저기 약속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운전대만 잡았다 하면 과속에다 난폭 드라이버로 돌변했어요. 시속 140km 이상은 예사였지요.

“제발, 오 제발... (please)”
“여보, 뒤를 보지 말아요. 나를 믿으시오.”

이때 순간적이지만 ‘이분과는 헤어져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차를 탈 때마다 간이 콩알만 해지니 살 수가 있어야죠.


참고로 프란체스카는 할배 이전의 독일인 남편도 '카레이서'였다. (헬무트 뵈룅.. 이혼)

경찰은 연설을 마치고 나오는 우남은 쳐다보지도 않고 나를 향해 말했어요.
“기동경찰 20년에 내가 따라잡지 못한 최초의 교통법규 위반자는 당신 남편이오. 일찍 천당 안 가려거든 부인이 조심시키시오.”


인터넷에 굴러다니는 이 일화의 출처는 월간 자동차생활 1984년 10월호이다.
자동차생활은 바로 전인 1984년 9월에 창간됐다! 창간되자마자 거의 곧장 할배의 폭주족 일화를 소개했다는 게 매우 흥미롭다.
표지를 보면 "특별 취재 -- 대통령의 첫 번째 운전사는 나, 프란체스카였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제로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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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시절 미국의 자동차들은 성능과 제원이 어느 정도였을까?
미국 GM에서 1936년에 제작했던 수동 변속기의 원리 고퀄 강의 동영상을 보면.. 서민용 승용차에 변속기는 꼴랑 3단까지 있고, 속도계 눈금은 시속 100마일, 160km/h까지 적혀 있었다. (9분 18초 지점)

진정한 선각자는 1800년대 말에 이미 민주주의를 생각하고 감옥에서 영한사전을 만들고 독립정신 책을 썼다. 그리고 1930년대 자동차로도 시속 140~160을 밟았다. 그러면서도 교통사고는 당연히 전혀 내지 않았다.

할배 대통령을 존경하는 후예라면 무슨 나라를 세우거나 구하는 일은 못 하더라도.. 할배가 남겨 준 자유를 누리면서 훨씬 더 성능 좋은 자동차와 훨씬 더 잘 닦인 고속도로에서 못해도 시속 200은 밟아 줘야 하지 않겠는가?

3. 최초의 경부 고속도로 폭주족

세월이 흘러 대한민국도 산업화 근대화의 길을 갔으며, 원조가카의 영도력 하에 경부 고속도로라는 게 개통했다. 이 도로에서 악셀을 사정없이 밟은 최초의 폭주족은 바로.. 20세기 중반을 풍미한 톱스타 배우인 신 성일 씨였다. 이 사람도 한 스피드 했었다.
그는 겨우 34세의 나이로 얼마나 성공해서 억만장자가 됐는지.. 1960년대 말에 이미 집값보다 더 비싸던 빨간 외제차 포드 머스탱(무스탕)을 자가용으로 뽑았다.

그 옛날에 남한에서 8기통에 7300cc가 넘는 배기량의 차량이라니.. 그 시절에 새나라 내지 도요타 코로나 같은 일반적인(?) 승용차가 20~30만 원대였고 이것만으로도 서민들이 범접할 수 없는 사치품이었는데, 신 성일의 애마의 가격은 그런 차량의 2~30배에 달하는 무려 640만원이었다고 한다. 지금으로 치면 람보르기니 포르셰를 넘어 롤스로이스니 부가티 급이나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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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 고속도로가 전구간 개통됐던 1970년 7월 7일에 원조가카 일행은 부산에서 서울로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왔다.
그런데 신 성일은 그 날 반대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를 시속 200으로 밟으면서 딱 중간 지점인 영동-추풍령 일대에서 대통령 일행을 쌩~~~~~ 하고 지나쳐 가 버렸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1970년에 한국 땅에서 말이다. 대통령의 스케줄과 동선을 알기도 쉽지 않던 시절에 시간 계산을 꽤 절묘하게 해서 일부러 대통령 일행을 마주보며 초고속으로 쓱 스쳐 지나가는 똘끼를 부린 것이다. (☞ 관련 기사)
버스나 트럭이 아니라 웬 외제 승용차가 고속도로 개통 당일에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이 따위로 과속 폭주를 하다니.. 원조가카는 눈이 휘둥그래져서 "뭐야 저건..? 저 차 운전자를 잡아 왓!" 호통을 쳤다.

그렇잖아도 무려 1970년에 대한민국 땅에서 저런 짓을 할 수 있는 갑부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차량 번호를 몰라도 대략의 차종과 색깔만으로도 곧장 추적해 낼 수 있었다.
운전자가 배우 신 성일 씨라는 얘기를 듣자, 원조가카는 고개를 저으며 "젊은 친구가 ㅉㅉㅉ.. 오래 살고 싶으면 운전 좀 살살 하라고 그래" 하면서 넘겼다고 한다.

자기 말고는 자동차가 없다시피하고 과속 단속 카메라 따위도 하나도 없었을 그 긴 도로를 혼자 200을 밟으며 달렸다니.. 정말 부럽지 않은가? 1970년이면 안 그래도 콩코드 초음속기에 아폴로 우주선이니 하던 시절이었는데..
나도 야밤이나 새벽에 그렇게 풀 악셀 밟으면서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싶다. 과속과 과식은 매우 훌륭한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기 때문이다.

단, 얼마 못 가 석유 파동이 벌어지자 국가에서는 고배기량 차량을 사치품으로 간주하여 온갖 방법으로 규제했으며, 극도의 기름 절약과 내핍을 강조했다. 꼴랑 2000cc 배기량을 6기통으로 구현하기도 하던 시절에 장관들의 관용차를 4기통 엔진 차량으로 제약했을 정도이니 말 다 했다.
그때는 신 성일 씨도 어쩔 수 없이 머스탱을 처분하고 자가용을 작은 국산차로 바꿔야 했다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21/01/02 08:36 2021/01/0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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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 고속도로 개통

지난 11월경엔 서울 서쪽에 서울-문산 고속도로(17)가 개통했다. 17이라는 번호 자체는 평택-화성, 수원-광명이라는 여러 고속도로들에 의해 쪼개진 형태로 부여되어 있었는데 그 번호를 쟤가 최북단에서 또 계승한 것이다.
이로써 동쪽의 구리-포천(29)에 이어 서울 한강 이북의 동서 양 끝에 종축 고속도로가 나란히 생겼다. 얘를 이용하면.. 강을 따라 빙 우회가 심한 편인 자유로보다 더 짧고 곧은 경로로 서울에서 파주까지 갈 수 있다.

이 고속도로는 타 고속도로와 연결이 안 돼 있고 거리도 아주 짧은 주제에 통행료 징수 방식이 전구간 폐쇄식이다. (각 IC별로 톨게이트) 그런데 중간에 개방식 고속도로인 수도권 1순환 고속도로(100)와 모든 방면으로 교차한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분기점의 남북으로 요금 정산을 하는 고양JC남, 고양JC북이라는 톨게이트가 둘이나 불가피하게 놓였다.
여기는 임진강 임진각이 얼마 안 남았고 북쪽으로는 더 가지도 못하는데, 그냥 개방식 톨게이트나 하나 놓고 말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동쪽의 29는 100과 만나지만 분기점 없이 지나치기 때문에 이런 고민이 없다. 갈매동구릉 톨게이트 이북부터는 몽땅 폐쇄식이며, 그 이남은 당장 북부 간선과 연계하기 위해 개방식 내지 무료 구간으로 바뀐다. 물론 한강 건너고 남한산성을 지하로 통과하는 구간까지 개통하고 나면 남쪽부터는 다시 폐쇄식으로 바뀔 것이다.

버스 안내양이 없어졌고 여객기 항공기관사가 없어졌으며, 지하철역 단순 개표/매표 요원이 없어진 것처럼 톨게이트 매표 요원은 10~20년 안으로는 없어지지 싶다.
더 장기적으로는 개방식도 사실상 폐쇄식으로 바뀌어서 구분이 없어지고, 민자/국영이 스마트하게 통합된 통행료 과금 시스템이 적용될 것이다. 과거에 볼록 튀어나와 있던 톨게이트 부근의 넓은 부지는 공원이나 휴게소 따위로 바뀌고 말이다.
시스템이 하도 복잡하니 이제는 하이패스 없이는 진짜로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리고 2001년부터 시행된 고속도로 번호도 처음 제정됐던 20년 전에는 10 20 30, 15 25 35.. 일관성 있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지선 고속도로들이 미로처럼 거미줄처럼 하도 많이 만들어지다 보니.. 숫자들 역시 점점 더 알아보기 힘들고 복잡해지는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횡축인 울산-함양 고속도로도 1단계 구간이 개통했다는 것도 참고로 알아 두자. 얘는 완전히 새로운 구간과 선형이다 보니 14라는 새 번호를 받았다.

2. 박물관 전시

(1) 저 고속도로들 개통과 비슷한 시기에 인천 시립 박물관엔(송도 역에서 약 1km 거리) 수인선 협궤 객차 1량이 전시됐다.
이건 서울 부암동에 있는 목인(전통 목각인형) 박물관을 운영하던 관장 어르신이.. 수인선이 폐선되던 당시에 철도청으로부터 사비로 구매해서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던 물건이었다. 그런데 수인선 전철 개통을 계기로 이분이 생각이 바뀌었는지 이 차량을 인천시에 기증을 했다고 한다.

뭐, 수인선 협궤 객차는 의왕의 철도 박물관에도 하나 있긴 하다만.. 차량을 볼 수 있는 곳이 더 생겼다니 일면 반가운 일이다.
인천 시립 박물관 근처엔 인천 상륙 작전 기념관도 있다. 재작년의 인천 여행 때 못 들렀던 곳인데 나중에 둘 다 들러 봐야겠다.

(2) 우리나라에 이 종원 씨라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국 최고의 버스 덕후 전문가가 있다. 이 블로그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다.
아직 나이 30도 안 된 1996년생이.. 직접 타 본 적도 없었을 80년대 전방엔진 버스들의 계보, 안내양이 있던 시절, 천장에 에어컨이 아닌 선풍기가 달렸던 버스 분위기 등등을 다 꿰뚫고 있는 건 정말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분은 우리나라에서 진작에 폐차되고 미얀마로 수출됐던 1981년식 새한-대우 BF101 초기형 버스를 국내로 도로 역수입해서 1980년대 모습으로 복원하는 정말 놀라운 기행을 사비와 펀딩만으로 벌이기도 했다.
포니나 브리사 같은 작은 승용차도 아니고.. 그 큰 버스를 어떻게 저렇게 가져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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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스는 내년에 개관 예정이라는 안산 산업 역사 박물관(고잔 역에서 약 800m 거리)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특이한 취미와 취향으로 한 가지에 빠져서 미친 사람들이 이렇게 세상을 윤택하고 다채롭게 바꾼다는 걸 알 수 있다.
나는 새마을호 Looking for you 현장 영상을 유튜브가 아직 완전 까마득한 불모지이던 2008년에 올려 놓은 덕분에.. 저걸 직접 들어 본 적도 없었을 꿈나무 후세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ㅎㅎ

3.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

우리나라의 유일한 경상용차인(= 경차 혜택을 받는 승합차/트럭) 다마스와 라보가 2021년, 드디어 단종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첫 생산된 지 거의 30년 만의 일이다. 사실은 제조사에서 진작부터 단종시키지 못해서 안달이던 상태였는데 이제야 완전히 숨통이 끊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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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스와 라보의 중간에 속하는 물건은 다마스 밴이지 싶다. 출입문과 천장이 달린 외형은 기존 다마스와 동일하지만, 운전석 뒤엔 좌석이 아니라 화물 적재 공간만 있으니까.. 뭔가 탑차와 비슷한 위상이 된다.)

얘들은 길이와 폭뿐만 아니라 폭도 겨우 1400mm로, 철도 궤간 사이에 양 바퀴를 쏙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자동차 전용 도로까지 달릴 수 있는 네 발 달린 자동차 중에 제일 저렴한 차로, 2020년 물가로도 신차 가격이 아직 1000만원을 넘지 않는 유일한 물건이다.

얘들은 워낙 저렴한 가격과 유지비, 압도적인 경제성 덕분에 서민 소상공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대신 얘들은 서민형 생계형이라는 실드와 원가 절감이라는 명목 하에, 일반적인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입각한 자동차 기술 발전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 성능, 안전성, 편의성이 잔혹에 가까운 수준으로 희생됐다.

(1) 편의성이야 뭐 자동 변속기, 파워 스티어링, 파워 윈도, ABS, 에어백 전부 없음. 이 2020년대에 아직도 창문 개폐용 닭다리 크랭크를 볼 수 있는 극소수의 차다.
여름에 에어컨조차 옵션이다. 에어컨을 틀면 안 그래도 배기량과 성능 부족한 차가 성능이 얼마나 더 떨어질까? 천장 뚜껑 달린 오토바이가 따로 없다.

(2) 우리나라의 경차 배기량 한계가 2008년부터 1000cc로 상향됐음에도 불구하고 얘들은 여전히 옛날 기준인 800cc에 맞춰져 있다.
어차피 디젤도 아닌데 큰 의미는 없겠지만, 배기가스 환경 기준 열외.
차 엔진을 뭔가 개량을 하려면 저걸 통과해야 하는데 다마스/라보는 그 정도 기술 개발을 해 봤자 투자 비용을 회수하고 이익을 낼 수 없었다. 그러니 그냥 산소 호흡기 꽂은 채로 옛날 기술 원형대로만 계속 찍어내서 생산하는 거다.

(3) 그리고 안전성 검증을 위한 충돌 테스트도 열외..
소형 트럭은 그렇잖아도 앞에 엔진룸이 없어서 충돌 사고 때 승용차보다 더 위험한데.. 더욱 얇은 철판 두께로 원가 절감과 실내 공간 최대화를 실현한 얘들은 충돌 테스트가 무의미한지라 열외돼 왔다.
마치 시내버스는 안전벨트 장착이 열외되고, 예체능 계열이나 신학 대학들은 일반적인 졸업생 취업률에 입각한 대학 경쟁력 평가에서 열외됐듯이 말이다.

한국GM 입장에서는 다마스와 라보는 처음부터 자기들이 만들지도 않았고 너무 저렴해서 딱히 이윤도 안 남는데, 국민 정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혼을 담지 않고 좀비처럼, 대중교통 적자 노선 지원하듯이, Windows XP와 IE6 지원하듯이 생산하는 사생아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쟤들은 경차라는 장르 하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이나 메리트를 확보할 기회조차 단 1도 얻지 못했다.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과는 완전 극단적인 반대편에 선 물건이라 하겠다.

트럭인 라보는 승용차 기반의 소형 상용차이던 포니 픽업, 엑셀 밴의 역할을 대체했다고 볼 수 있다.
승합차인 다마스의 경쟁 차종으로는 '타우너'가 있었지만 얘는 이미 2000년대 초에 단종되고 사라졌다.
이 바닥의 맥이 완전히 끊어지는 건 더 먼 옛날의 생계형 경상용차이던 '삼륜차'의 단종과 비슷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일본처럼 시장이 갈라파고스화될 정도로 자국 경차만 너무 많이 만들어지는 것까지는 안 바라지만.. 그래도 다마스와 라보 같은 장르의 차들도.. 비록 차값이 좀 더 오를지언정, 이렇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연명하다가 단종되는 것보다는 더 나은 미래가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Posted by 사무엘

2020/12/21 08:35 2020/12/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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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로 굴러가는 자동차나 철도 차량이 밟은 대로 나아가지 않고 핸들을 꺾은 대로 정확하게 방향 전환이 되지 않는 상황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1. 바퀴가 헛돎

전근대 시절에 인간이 만들어 낸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가 바퀴라고 한다. 육상 교통수단들은 바퀴가 지면을 구를 때 두 물체 사이에 발생하는 마찰력을 이용해서 움직인다. 굴러가는 바퀴에 밟힌 작은 돌멩이 같은 게 확 튀어오르는 걸 생각하면, 평소에 바퀴가 구르면서 지면에다 전하는 힘이 결코 만만찮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지면과 바퀴의 마찰이 너무 작으면 바퀴만 혼자 헛돌면서 차체는 가속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반대로 제동을 걸어도 바퀴는 멈춰섰지만 차체는 계속 미끄러져 움직일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는 바퀴가 모래나 진창에 파묻혔을 때, 또는 빙판길에서 미끄러질 때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철도는 구름 마찰력이 작아서 동력 효율이 우수한데 그 장점이 이런 데서는 악재가 된다. 기관차가 출력만 높고 충분히 무겁지 않으면 바퀴가 미끄러지거나 헛돌기 쉽다. 철차륜이 고무 타이어처럼 끼이익~ 거리면서 레일에다 스키드마크를 남기지는 않겠지만 저런 현상이 발생하는 건 철도 시설에 절대로 좋지 않다.

8200호대 전기 기관차라든가 과거의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는 엔진 출력은 좋은데 험준한 지형에서 저런 공전 현상이 발생하는 게 심각한 문제였다. 그래서 화물용 전기 기관차는 더 무거운 물건으로 따로 만들어졌고, 새마을호 PP는 산악 철도인 중앙· 영동· 태백선에는 투입되지 못하고 퇴역했다.

바퀴로 움직이는 차량은 비행기나 선박과 달리, 닥치고 가볍고 엔진 출력만 높을수록 장땡이 아닌 셈이다.
공항 계류장에서 대형 여객기를 견인하는 토우카 역시 이런 이유로 인해 자체적으로 왕창 무겁게 만들어진다.

2. 조향 중에 미끄러짐

고속 주행 중에 핸들을 급하게 틀면 차가 원심력을 이기지 못하고 전복되기 쉽다. 그런데 길이 아주 미끄러운 상태이거나 코너를 도는 동안에도 확 밟아서 가속을 한다면... 차는 전복되기보다는 그렇게 곧이곧대로 돌지를 않고 확 미끄러질 수 있다.

  • 차가 의도한 회전 반경보다 더 크게 돌면서 커브의 바깥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언더스티어라고 한다. (= 핸들을 덜 꺾은 것과 같음)
  • 반대로, 차가 앞부분이 홱 과격하게 돌면서 의도한 회전 반경보다 더 작게 급격하게 도는 것을 오버스티어라고 한다. (= 핸들을 더 꺾은 것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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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륜구동은 언더스티어 성향이 더 강하며, 후륜구동은 오버스티어 성향이 더 강하다. 마치 추우면 옷을 더 입으면 되지만 더운 건 답이 없듯이.. 오버스티어는 사람이 테크닉으로 제어가 가능한 반면, 언더스티어는 감속 자체 말고는 제어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자동차 매니아 중에서는 후륜구동을 선호하는 사람이 좀 있다. 물론 일반인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굳이 전륜/후륜구동의 스티어링 성향의 차이를 인지할 정도로 과격하게 운전할 일은 없는 게 정상이겠지만 말이다.

전륜구동(FF)은 무거운 전방 엔진이 실린 바퀴가 구동하기 때문에 초반 가속이 미끄러짐 없이 안정적이다. 눈이 쌓인 빙판길에서 전륜이 후륜보다 미끄러짐이 덜하며 훨씬 더 잘 나아간다.
그러나 급가속 때는 관성 때문에 차의 뒷쪽에 무게가 쏠리기 때문에 후륜구동이 더 유리해져서 상황이 좀 바뀐다.

이륜차가 아니라 양쪽 바퀴로 굴러가는 차들은 아무래도 액체(선박)· 기체(비행기) 같은 유체가 아니라 딱딱한 고체 표면 위를 굴러가니 기본적인 안정성은 보장된다. 곧은 길에서 직진 주행만 한다면 딱히 좌우 무게 균형을 맞춰야 한다거나 전복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급커브에서 과속을 하면 사고가 나고, 열차의 경우 탈선할 수 있다.

3. 좌우 요동이 갈수록 심해짐

일명 fish tail(피시테일) 내지 sway(스웨이)라고 불리는 위험한 현상을 말한다. 고속 주행 중에 차체의 뒤쪽(= 후륜)이 옆으로 힘이 가해지는 바람에 차가 접지력을 잃고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한다. 그럼 운전자는 당황해서 핸들을 쏠리는 쪽의 반대로 틀고 브레이크도 밟는데, 차는 이번엔 반대쪽으로 더 크게 쏠리기 시작한다. 런닝머신 위에서 장난감 차량을 굴린 예시를 보면 무슨 현상인지 정확하게 이해를 할 수 있다. (☞ 동영상 링크)

요동은 갈수록 커지고 결국 차는 스스로 전복되거나 도로 한쪽(중앙분리대 내지 가드레일)을 들이받게 된다. 주변의 멀쩡히 가던 차와 높은 확률로 충돌도 한다. (☞ 2013년경의 유명한 피시테일 단독 사고 영상) 비행기로 치면 실속에 빠진 것과 비슷해 보인다.

이건 무슨 급발진도 아니면서 발생 원인이 의외로 딱 정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고 한다. 어떤 자료에서는 오버스티어 성향이 있는 FR 차량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하고, 어떤 자료에서는 반대로 FF 차량에서 더 잘 나타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구동륜의 구분 없이 다 나타날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급브레이크를 밟지는 말고 핸들을 침착하게 쏠리는 방향의 반대로 틀면서 오히려 가속을 해 줘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가속이란 관성 때문에 차체가 뒤로 쏠리는 걸 의미하며, 그렇게 해 줘야 뒤에 무게가 실리고 접지력이 그나마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후륜구동 차에서는 더욱 절실히 저렇게 해 줘야겠다.

차가 혼자가 아니라 뒤에 캠핑카 같은 걸 끌고 있으면 고속 주행 중에 이런 요동 현상에 더욱 취약해진다. 후진만 어려운 게 아니라 전진에도 애로사항이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속 및 급핸들 조작을 더욱 삼가고 운전을 조심해야 한다. 일정 무게 이상의 트레일러 차량을 운전하기 위해 특수 면허가 괜히 필요한 게 아니다. (☞ 외국에서 캠핑카를 끌던 차량이 요동치다가 사고 나는 장면)

철도는 조향이란 게 없으니 자동차 같은 수준의 피시테일 현상은 없겠지만.. 그래도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 레일과 바퀴가 꽉 조여진 게 아니기 때문에, 고속 주행 중에는 어쩌다 생긴 좌우 진동이 커지면서 차량이 요동칠 수 있다. 이것을 그 업계 용어로는 사행동(snake motion)이라고 한다. 승차감을 저해하고 레일과 바퀴를 손상시키고 최악의 경우 탈선 사고까지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현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행동이 발생한 채로 굴러가는 철도 차량 대차을 각각 앞에서 본 모습,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Posted by 사무엘

2020/11/28 08:32 2020/11/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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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교량(다리)이라는 건축물들을 보면 (1) 교각이라고 불리는 기둥들이 물 위에 일정 간격으로 박혀 있고, 그 교각들을 한데 잇는 길이 위에 놓여 있다. 그 이상 딱히 다른 특이사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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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 평범한 다리의 예: 한남대교 ㄲㄲㄲ)

하지만 어떤 교량은 추락· 투신을 방지하기 위한 난간의 규모 이상으로 (2) 거대한 철골 구조물(트러스? 아치?)이 놓여 있다. 자동차보다 훨씬 더 무거운 열차가 다녀서 그런지 한강철교가 이런 형태이다. 그 밖에 서울 지하철이 다니는 동호대교(3호선)과 동작대교(4호선)도 이런 범주에 들며, 특히 후자는 동그란 아치 모양의 철골 구조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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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든 철교가 이런 형태인 건 아니다. 그리고 철골 구조물이 그냥 다리 하부에 상판과 기둥 사이에 설치된 것도 있다. 성수대교 내지 구 당산철교(부실 시공 붕괴 위험으로 인해 1997년에 철거됨)가 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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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버트러스 공법이 사용된 성수대교. 유난히 야경이 많이 검색돼 나온다.)

경부 고속도로의 초기 개통 구간 중에는 비록 강을 건너는 건 아니지만 아래의 지형을 훌쩍 타넘는 고가 교량이 몇 군데 있었다. 대전 육교와 당재 육교가 대표적인데, 미관을 살리고 아래에 차지하는 공간도 최소화하기 위해 교각이 아치 형태로 만들어졌다. 1960년대 말에는 이 정도 건축물을 만드는 것도 굉장히 어렵고 위험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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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대형 교량 중에는 (3) 다리의 기둥을 아득히 초월하는 높은 주탑이 세워져 있고, 다리 상판이 케이블에 매달린 형태인 게 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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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의 어마어마한 위용..)

사장교는 상판의 각 지점이 주탑과 직통으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 주탑으로부터 덕지덕지 뻗은 케이블은 직선 모양이다. 서울에서는 올림픽대교가 사장교의 유명한 예이며, 서울과 인천 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 그리고 당진과 평택을 잇는 서해안 고속도로의 서해대교도 사장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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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교는 이런 게 사장교라고 작은(?) 주탑 하나로 데모를 보인 수준이다.)

그 반면 현수교는 양 주탑이 주케이블로 연결돼 있고, 주케이블에 일정 간격으로 매달린 보조 케이블들이 상판들을 지탱하는 형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케이블의 선형은 곡선이다.
영종대교, 부산의 광안대교, 울산의 울산대교가 현수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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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색깔이 빨간 게 인상적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Golden Gate)는 현수교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이다. 1940년에 바람에 흔들려 요동치다가 붕괴된 걸로 유명한 미국의 타코마 다리 역시 현수교였다.
현수교는 현존하는 다리들 중 기둥 사이 간격을 압도적으로 제일 멀리 벌릴 수 있는 형태이다(거의 2km 이상도).

울산대교는 인도가 존재하지 않는 자동차 전용 도로 교량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주행 중에 차에서 갑자기 내려서 뛰어내리는 자살 시도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거기에다 무슨 마포대교 같은 급의 거대한 난간과 자살 방지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건 불가능하다. 케이블이 상판을 지탱하는 현수교의 특성상, 다리가 버틸 수 있는 하중이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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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교~!!)

사장교와 현수교는 경제성 및 안정성 면에서 제각기 장단점이 있다. 사장교는 주탑이 하나만 있어도 되지만 현수교는 그 특성상 적어도 둘 이상 필요하다.
한강의 하류 서울 시내 구간은 폭이 1km 남짓이니 강치고는 굉장히 큰 편이지만, 그래도 사장교라면 모를까 현수교가 필요할 정도의 길이는 아니라고 여겨진다.
사장교와 현수교의 차이를 한눈에 쏙 들어오게 그림으로 묘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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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렇게 (1)뿐만 아니라 (2)나 (3) 유형의 다리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히 바다를 건너는 길이 수 km짜리 거대한 교량은 굳이 엄청나게 높은 주탑까지 세우면서 (3)과 같은 형태로 만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저 미관과 폼 때문에? 그렇지 않다. (2), 특히 (3)은 같은 무게를 지탱하는 다리라도 “기둥 수를 최소화해서”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자잘한 기둥 여러 개를 그냥 커다란 주탑 하나와 케이블로 퉁치는 게 더 저렴하다는 것, 콘크리트 구조물이 그냥 물도 아닌 바닷물 소금물에 쩔어서 좋을 건 하나도 없으니 적을수록 좋다는 것 따위는 부수적인 이유이다. 무엇보다도 다리 아래로 일정 규모 이상의 큰 선박이 지나갈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건 강이 아닌 바다 위의 교량이라면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된다.

과거에는 이럴 때 자동차와 선박의 건널목 평면교차나 마찬가지인 도개교를 만드는 게 유행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인해 다리 자체를 엄청 크고 높게 만들고 말지, 교통수단 간의 평면교차는 만들지 않는 추세이다.
이렇게 다리의 유형 종류를 알고 나면 다음에 자동차나 열차로 다리를 건널 일이 있을 때 이 다리는 어떤 방식인지를 더 주의 깊게 보게 될 것이다.

현수교와 관련해서는 꽤 의외의 사실이 있다. 현수교의 주케이블이 자연스럽게 형성하는 선은 현수선이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매달려 있기만 할 때는 현수선이지만, 일정 간격으로 주렁주렁 매달린 보조 케이블로부터 힘을 받으면서 유사품(?)인 포물선에 가깝게 변형된다.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현수선은 걸리는 무게가 선 자체의 길이에 비례해서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에 살펴본 바와 같이 미분 방정식에 거리 적분이 들어갔으며, 이게 cosh라는 함수의 근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수선 아래에 하중이 걸리는 것은 선 자체의 길이나 기울기와 전혀 무관하게 그냥 x축의 일정 간격으로 균일하게 힘이 가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미분 방정식이 f(x) = x 급으로 아주 간단해지며, 문제의 함수는 포물선을 그리는 이차함수로 귀착된다.

다만, 선형이 완벽하게 포물선이 되기 위해서는 걸리는 하중이 띄엄띄엄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일정하게 걸려야 하며, 줄 자체의 무게는 걸리는 하중과 비교했을 때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없다시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현실에서는 선형이 현수선과 포물선 사이의 어중간한(?) 모양이 되겠지만.. 포물선과 현수선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한도 내에서는 어차피 서로 매우 비슷한 모양이라고 여겨진다.

1600~1700년대에 고전 역학과 미적분학이란 게 처음 생겨나던 시절에는 뉴턴, 호이겐스, 베르누이, 라이프니츠 같은 당대의 날고 기는 수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궤적이 포물선일까 현수선일까 긴가민가 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 시절엔 충분히 헷갈릴 만도 했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사무엘

2020/11/16 19:35 2020/11/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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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 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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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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