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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이야기와 하는 생각

1.

내일을 위해 꾸준히 준비할 꿈과 목표와 비전,
그리고 오늘을 위해 당장 먹고 살 밥과 생계 수단과 소속이 모두 안정적으로 갖춰져 있는 것은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단지 나는 언제까지가 ‘오늘’이고 언제부터 ‘내일’이 시작될지는 장담을 하기 어려울 뿐이다.

그래도 “내일을 위해 사는 놈은 오늘만을 위해 사는 놈에게 죽는다”(<아저씨>, 차 태식) 같은 악이 받친 이판사판 죽기살기가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가?
난 그저 하루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련다.

난 우리나라가 뭐 자꾸 빈부격차가 어떻고 외국에 비해서 복지가 뭐가 어떻다는 식으로 자꾸 세상 비관하고 자기 나라에 대해서 피해의식을 부추기는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그래서 이념적으로도 우리나라 역사를 비하· 폄하하는 수작을 아주 싫어하는 것이다.

제아무리 돈 많고 떵떵거리면서 산다고 해 봐라.
내 머리에 있는 한글 입력 시스템과 글꼴 시스템으로부터 오는 희열을 그 부자들이 알 리가 없고,
돈 너무 많아서 외제차만 타고 다니느라, 새마을호에서 Looking for you 들을 기회도 없었을 테고 지하철 VVVF 구동음에 감흥을 느낄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나에게는 영원한 생명, 하늘에 거처할 mansion, 지식과 상황을 초월하는 평안, 구원, 기쁨도 있다.

사람이 정신이 건강하면... 이 사회에 공산주의 같은 건 틈탈 수가 없게 된다.
마 20:10-16 (포도원 비유)나 요 21:21 같은 남 탓 내지 상대방 비교를 하지 말고, 나 자신만 잘하면 된다.

2.

재작년(2011) 말엔 북한 김 정일의 죽음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했더니 작년 말엔 황 수관 박사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분은 1945년 하반기에 일본에서 태어난 해방둥이라는 점에서는 내가 아는 유명인사 중, 조 갑제 씨와 출생 배경이 가장 비슷한 사람이다. (그러나 머리가 하얗게 센 조 씨가 더 늙어 보임 -_-)

황 박사는 가난을 딛고 열심히 공부하여, 교사로 재직하다가 생각보다 꽤 늦게 박사 학위를 받고, 학맥도 없던 연세대 의대에 교수로 임용됐다. 그것도 문과에서 이과로 계열도 바꿨으니, 그 정도면 가히 피눈물 나는 노력을 통해 자수성가를 이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신바람, 신바람 하길래 이박사 같은 이미지만 떠올렸었는데=_= 생각보다 한 근성 하신 분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건강 박사가 자기 건강 관리에 실패해서 급사했을 리는 없다. 다른 숨겨진 이유가 있겠지..;;
사실, 의사뿐만 아니라 군 장성 출신들도 조직의 특성상 몸 관리가 투철해서인지 건강하게 꽤 오래 사는 편이다.
백 선엽 장군은 90세가 넘게 지금까지도 살아 있고, 전 두환도.. 욕 그렇게 얻어먹은 덕분인지 지금까지 아주 팔팔하고 건장하지 않은가.

(난 전땅크 각하는 대통령으로서 지도력과 업적은 나쁘지 않았으나, 시작과 끝이 국민 정서상 용납이 안 되는 사람이라 여겨진다. 행적에 비해서 퇴임 후에 너무 오랫동안 천수를 누리면서 세금· 추징금도 안 내고 떵떵거리며 편하게 잘 살고 있는 것도 굉장한 어그로감. 이건 아무리 보수 성향이라 해도 쉴드를 쳐 줄 수 없으며, 여론이 반대편으로 삐딱한 이념으로 기울어질 빌미를 주고 있다!)

뭐 어쨌든, 황 수관 박사는 예상보다 일찍 우리의 곁을 갑자기 떠났다. 그러나 자신의 재능과 명랑한 성격과 걸출한 입담을 복음을 전하는 데도 사용했던 그분을 나는 더욱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이 신바람 건강박사도 갑니다. 건강박사가 가는데 다른 박사는 안 갑니까! 다 갑니다. 가면 좋은 곳으로 가야지요. 저 천국, 저 하늘나라에 가야지요. (...) 우리 모두 천국에서 만납시다. 한 분도 빠짐없이 저 천국에서 만납시다!”

3.

KJV 내지 성경 변개 이슈에 대해 잘 아는 크리스천이라면 '안디옥' vs '알렉산드리아'라고 해서 Antioch라는 지명이 아주 익숙하다.
“...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리니라.” (행 11:26)
안디옥은 '소돔과 이집트'(계 11:8)하고는 반대로 성경에서 영적으로 아주 긍정적인 장소로 언급된다.

그런데 내가 안디옥이라는 지명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지를 한 건
다름아닌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 캠페인에서..;; ㅜㅜ
안티오크는 프로토스의 고향인 아이어(Aiur) 행성에 존재하는 지명이다. 거기는 집행자의 성지(citadel of executor)가 있었는데 나중에는 전쟁을 겪고 처참한 폐허가 된다.

게다가 스토리에서 영웅 질럿 캐릭터로 나오는 집정관은 Fenix. 사도행전 25장에 나오는 벨릭스(Felix) 총독을 패러디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안티오크에, 페닉스에... 프로토스 캠페인을 하니 사도행전이 괜히 떠오른 게 아니더라.
영화 매트릭스에서 시온, 트리니티 같은 명칭을 보는 듯한 느낌.

4.

박사 진학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난 석사가 최종 학력으로 남게 되는데..
고민 끝에 평생회비를 내고 석사 출신 학교에다 동문 등록을 했다.

평생회원이 되면 평생회원 증명 카드가 집으로 오고 동문회보가 평생 오며,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학교에서 조기를 보내 준다고 하고(발송비 본인 부담),
세브란스 병원 이용시 선택진료비 30% 감면 및 건강검진 이용시 20% 할인 혜택이 있다.
동문 회관 주차장을 최대 3시간 1년에 총 10회 무료 이용 가능하다니 이건 신촌에 차 가져올 일 있을 때 써먹으면 되겠다.

거기에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학교 도서관을 제한적이나마 계속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비록 대학원에 적을 두지 않더라도 난 앞으로 개인 연구를 하고 논문을 쓸 일이 있을 텐데, 이 점은 내게 굉장히 좋은 혜택인 것 같다. (평일엔 오후 5시 이후부터이고 토/일요일과 방학 중엔 종일)
일시불로 몇십만 원 정도 주고 평생 이런 혜택을 받는다면 투자할 명분이 선다고 판단된다.

잘 알다시피 난 모종의 사정 때문에 학부와 석사의 출신 학교가 다르며, 이 사회에서도 학교 간판은 학부나 박사 것은 쳐 줘도 콩라인인 석사는 별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인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인서울 종합 대학이 주는 혜택이, 지방에 있는 공대가 주는 혜택보다 현실적으로 훨씬 더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

Posted by 사무엘

2013/03/05 08:31 2013/03/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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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물 2013/03/06 11:25 # M/D Reply Permalink

    헐 동문 등록을 하는데도 돈을 내야 한다는건 처음 알았네요.
    역시 세상은 돈이 중요하다는 ㅎㅎㅎ

    같은 국립 지방 공대라고 해도 제가 다닌 대학하고는 차이가 많이 나는 곳이잖아요.
    거긴 학교 이름만 가지고도 서울 안에 있는 학교보다 더 대우를 받는 곳(거리가 있어서 편의시설 이용이 불편하다는 것 뿐이죠)

    1. 사무엘 2013/03/06 12:49 # M/D Permalink

      뭐, 돈 안 낸다고 해서 학교에서 졸업생의 학적을 말소하면서 너는 법적으로 동문도 아니라는 식으로 내몰지는 않지요. 단지, 제한된 학교 시설로 수많은 졸업생들에게 저 정도 혜택을 다 줄 수는 없으니 저렇게 제도를 운형하는 것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고 여겨집니다.
      사실, 동문 명단(졸업 앨범 말고요)에 이름 올리는 데도 한 몇만 원은 기부하는 셈치고 반강제로 내야 하지요. 저는 학부 출신 학교 동문회로부터도 연락 받아서 그렇게 한 적이 있습니다.

  2. Lyn 2013/03/11 11:30 # M/D Reply Permalink

    저도 석사때문에 고민이 많네요 ㅡㅜ 대체 어떻게해야할지

    1. 사무엘 2013/03/11 13:47 # M/D Permalink

      업계가 아닌 학계에서 공부 더 하고 논문 쓰고 연구하고 싶은 게 꼭 있다면
      지도교수 및 연구실을 잘 알아보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얼마 전에 프로그래머의 학력과 관련해서 김 민장 님이 블로그에다 올렸던 글 보셨을 겁니다)
      물론, 학비나 생활이라든가(학교가 지금 주거지에서 멀면), 지금 다니는 직장과의 관계 같은 변수까지 생각하면 쉽지만은 않은 문제이겠지만, Lyn님 정도면 전산 분야에서 충분히 굉장한 고수/능력자 아니신지? ^^

      제 경험상, 대학원 진학은 연구실과 지도교수 관심분야를 꼼꼼히 살펴보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느 분야를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2. Lyn 2013/03/13 16:51 # M/D Permalink

      분산컴퓨팅을 전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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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타이포그라피 학교 수강

1. 한글 운동꾼

평생을 '한글 운동'에만 몸바친 어르신이 한 분 계신다.
한글 운동이 뭐냐고? 일상생활이나 대외적으로(도로 표지판, 간판, 출판물 등) 최대한 한글을 많이 쓰게 하고 드러나게 하고, 세종대왕을 밀고, 덤으로 바른 한글 맞춤법과 순우리말을 가능한 한 미는 일체의 활동을 일컫는다. 한국어와 한글은 서로 다르지만, 그렇다고 완전 무관한 별개도 아니니...

일부 운동은 국문과 전공자가 보기에도 좀 과격하고 융통성 없어 보이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국수주의· 전투종족스러운 인상이 느껴지기도 할 정도이다. 허나 이런 분들의 헌신 덕분에 CJK 중 한국만이 한자를 일상생활에서 사실상 완전히 떼어 낸 편리한 자국 문자 전용을 이뤄 냈고, 끈질긴 전투 기질 덕분에 한글날을 빨간날로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그 열정과 노력을 폄하하지 말지어다. 이거 그냥 된 게 아니다. 문자 습관이라는 건 인간 문화에서 굉장히 보수적이고 안 변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내가 그분에 대해서 놀라는 면모는 인맥 네트워크이다. 한글 운동계에서 연륜과 짬밥에 관한 한, 이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만렙이다 보니, 언어학, 공학, 역사학 등 갖가지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가 뭔가 깨달은 게 있어 한글 덕후가 된 후학들은 알아서 이분을 제 발로 찾아가서 무릎 꿇고 “선생님, 한 수 가르쳐 주십쇼”를 한다. 자기 전공에서는 자신이 그 선생님과 비교가 안 되는 더 전문가인데도, 자기가 쓴 책이나 논문을 그분께 알아서 “드.. 드리겠습니다!”도 한다. 나 자신도 그분께 그랬고, 다른 사람들이 그러는 것 역시 내가 종종 봤다.

이쯤 되면 그분이 누구신지 눈치 채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본인의 아버지보다도 연세가 더 많으신 그 운동꾼 선생님께서 쓰시는 글이나 주장은 내용이 거의 한글교 교리 수준이다. 내가 내 스스로 철도교 신자라고 하는 것만큼이나, 비하나 비꼬는 의미가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그분은 늘 강조하셨다. “한글에 희망이 있다. 한글을 잘 활용하여 이 나라를 일으키고 잘 살아 보자. 한글 속에 (심지어) 돈벌이 아이템도 있다.”
과연 그럴까?

한글은 어린 시절부터 나의 오덕질 장난감이었다.
내가 비록 언어학이나 세계 문자학의 권위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주변의 메이저 문자들을 살펴봐도 세상에 조형적으로 이렇게 오묘한 문자는 없다. 단군의 후손들이 세계에 가장 강렬하게 내세울 수 있는 자기 정체성이자 고유 아이템은 아무리 봐도 한글밖에는 없는 게 분명해 보였다.
게다가 이런 문자가 그 정도의 수난사를 겪고 변모해 왔다니 피끓는 젊은 청춘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지 않은가?

2. 나의 적성과 진로 고민

그 원동력으로 본인은 지난 13년간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만들었다.
이 분야와 관련된 완전 독자적인 노하우와 기술만 빼면 나는 그렇게까지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아니며, 어쩌면 IT쪽 체질 자체가 아닌지도 모른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10년쯤 뒤에 난 철도로 업종을 바꿔 있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남들은 다 대기업, 공무원, 의사 등등을 노리는데 난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바라고서, 사용자가 1억도 안 되는 자국 문자를 위해 이런 일을 한 걸까?
난 지인들로부터 내 능력에 비해 내가 다닌 대학원이나 지금 다니는 회사의 수준은 아깝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 사람들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허나, 예전에도 이미 내 심경에 대해 토로한 바 있듯, 내가 지금과 같은 처지에 있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그것보다 더 수준 높은 대학원이나 연봉 캡숑 많이 주는 회사에서 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런 게 적성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평양 감사도 자기가 싫으면 그만이다. 내가 박사 진학에 괜히 실패했겠나?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만드는 것 말고 다른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더 빠른 컴퓨터를 만들거나, 대박 내는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일엔 아무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건 나보다 더 똑똑한 공돌이들이 알아서 실컷 발전시켜 줄 분야들이다.
그렇다고 초창기 몇 년만 좀 허세 부리며 편하게 살자고 나의 피와 땀이 담긴 날개셋 핵심 기술을 대기업에다 홀랑 다 넘긴 뒤, 나중에 토사구팽 당하는 건 더욱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현실과 이상을 나름 가장 잘 절충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 있게 된 것이다.

덕업일치를 바라지 않을 거면 차라리 나도 애초에 IT와 무관하면서 적당히 편하게 칼퇴근이 보장되는 공무원 사무직 같은 거나 구한 뒤, 퇴근 후의 개인 시간에 오덕질을 실컷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은 한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공무원 사무직이 무슨 동네 개 이름처럼 쉽게 구해지는 직업도 아닐 뿐더러, 그랬으면 또 그거 준비하느라 잃었을 기회비용도 만만찮고, <날개셋> 버전 자체가 애초에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도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세상에 거저 되는 쉬운 일은 없다.

3. 글꼴 공부 시작

그래서.. 나도 나이가 있고 사회적인 책임이 있으며, 언제까지나 돈 안 되는 오덕질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 어떻게든 내가 하는 일로 부와 명성을 쌓고 싶다. 나도 결혼도 하고 가정도 좀 꾸려야지 이제? -_-;;;

한글을 변형해서 무슨 외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만들고 보급..? 그런 건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하도 많이 봐 왔고 이젠 바라지도 않는다.
무슨 맹목적인 한글 쇼비니즘 따위도 허상과 오류를 지금까지 이골이 날 정도로 경험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은 scope을 한국/한국어로 한정한다 해도 정말 뛰어나고 멋진 문자이다. 그냥 관습상 쓰던 것처럼만 활용하는 건 너무 아깝다.
한글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선보일 만한 아이템이 '아직까지는' 있으며, 남이 먼저 발견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이걸 발굴하면 아까 그 운동가 선생님께서 부르짖으신 메시지가 실현될 가능성이 단 몇 퍼센트라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

그래서 한글 입력기로 시작한 연구를 출력에 해당하는 한글 글꼴로 끝낼 계획이다. 그래서 한글 공학의 종지부를 찍고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박사 과정에 진학을 못 한 대신 자그마한 학원을 다니면서 수업을 듣고, 멘토 교수님과 종종 만나면서 연구를 할 생각이다.
2013년은 본인에게 한글 글꼴 연구의 원년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1/21 08:28 2013/01/2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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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섭 2013/01/22 05:22 # M/D Reply Permalink

    스마트폰용 한글 프로그램은 도전 하지 않으실건가요? 블루투스 키보드만 가방에 넣어다니면 어디서나 간단하고 정확하고 빠르게 한글 입력이 가능할텐데 애플이나 구글이나 세벌식은 공식 지원 안해서요. 그나마 안드로이드엔 삼구공 자판 프로그램 만든분이 있어서 나은 편이긴 한데 최종은 앞으로 지원할 일 없다더라구요. 용묵님께선 계획 없으신가요?

    1. 사무엘 2013/01/22 10:25 # M/D Permalink

      제 혼자 힘으로 커버할 수 있는 범위는 아무래도 Windows가 한계인 것 같습니다. :(
      제가 스마트폰용 한글 입력기를 만들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는, 안드로이드용 390 입력기 개발자/개발사에 최종 글자판 추가를 요청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네요. ^^

  2. 김재주 2013/01/27 20:21 # M/D Reply Permalink

    음... 한글 하니 떠오르는데, 몇 개월 전에 병영도서로 들어온 책이 있는데 내용이 좋더군요.

    책 제목은 "한글의 탄생" (노마 히데키 저) 입니다. 서쪽으로부터 자음문자가 어떤 경로를 걸쳐서 한국에까지 이르렀는지 자음 로드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설명하고, 한국에서의 한자 음독 훈독에서 구결 이두를 거쳐 한글에 이르기까지, 그 창제 과정과 제자 원리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고, 뭐 최만리와 세종대왕 사이의 신경전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시선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보통 최만리에 대해서 사대주의자 같은 딱지를 붙여서 부정적으로 기술하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한자로 이름을 받고 한문을 공부하고 한문으로 문자생활을 하다가 묘비에까지 한문과 한자로 적었던 사대부 입장에서 과거 세상에 존재했던 어떤 문자와도 비슷하지 않은 훈민정음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지적하더군요. 그런 식으로는 생각한 적이 없었습니다.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것도 흥미롭죠. 그럼에도 한글의 탄생은 知의 혁명이요 문자사의 기적이라고까지 하니... 그저 어깨가 으쓱해지더라고요.

    역시 한글은 우리 민족이 자랑할만한 유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1. 사무엘 2013/01/28 00:36 # M/D Permalink

      와, 군대에서 그런 책을 보셨다니 대단합니다. ^^;
      일본은 한국의 고유 아이템에 대해서 한국 사람보다 더 열심히 연구하는 기질이 있는 게 참 놀랍고 두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거북선도 그렇고 한글도 그렇고.. 이 승만 박사의 저서도 한국어보다 일본어로 더 먼저 번역돼 나왔죠?

      저 역시 최 만리는 악의적인 만고역적이었다기보다는, 그냥 자기 사고방식으로는 한글 창제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냥 우직한 보수주의자였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에 한 표 드립니다. 엄청 옛날에 TV에서 방영되었던 <역사의 라이벌 - 최 만리와 세종대왕> 다큐멘터리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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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소식, 내 계획 짬뽕

1.

2012년이 다 저물어 가고 있다.
일단, 올해 하반기에는 문화· 정치적으로 모처럼 아주 기쁜 소식이 있었으니 그것부터 먼저 회고하고 넘어가야겠다.
바로 한글날이 22년 만에 다시 빨간날로 회복된 것! 그것도 미우나 고우나 이 명박 정권 때 이뤄졌다.
결정이 하도 지지부진하니 내년 달력을 만드는 업자들이 “이거 한글날은 빨간날로 해야 됩니까, 말아야 됩니까? 빨리 결정해 주세요!” 라고 독촉을 할 정도였다고 하는데.. 결국은 통과됐다.

알다시피 한글날은 원래 과거의 식목일처럼 공휴일인 기념일이었다. 그랬는데 노 태우 정권 때 공휴일에서 제외되어, 근처의 '철도의 날', '학생의 날'처럼 안 쉬는 여러 기념일 중 하나로 전락했다.
노 무현 정권 때는 국경일로 승격됐으나, 제헌절처럼 “안 쉬는 국경일”이라는 희대의 이상한 어정쩡한 날이 되었다.

그래서 한글 학회, 한글 문화 연대 같은 순수주의 어문 운동 단체에서는 수 년째 정부를 상대로 청원을 넣고 시민 계몽을 하고, 올해는 특히 온갖 기자 회견과 퍼포먼스를 연 끝에 드디어 승리를 쟁취해 냈다.
너무 무리하게 말을 순화하자는 식으로 약간 극단적인 주장에 모두 공감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 단체들이 정말 훌륭한 일을 해 냈다. 잘한 건 잘한 것으로 인정하고 이들의 열정을 칭송해 주자.

한글날 공휴일 지정을 가로막아 온 최종 보스는 역시나 경제 단체였다.
경제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에 산업 기능 요원 제도도 병무청이 단호하게 못 없앴다는 점을 감안하면, 얘들이 하는 짓이 다 병크는 아니다. 허나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논리로 한글날 공휴일화를 반대하는 건 이미 안 통하는 논리이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노동자들의 근로 시간이 이미 세계 최상위를 다툴 정도로 길며, 우리나라는 대체 공휴일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날짜수만 평균 이상이지 실질적인 노는 날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설령 공휴일이 정말 너무 많다면, 성탄절과 석가탄신일부터 칼질을 하는 게 순리일 것이다. 종교 공휴일 때 노는 나라는 주변의 CJK 중에서도 K밖에 없다. 이것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바인데 왜 국민들 뜻대로 선뜻 안 되는 걸까?

“국경일 중에 삼일절 같은 날은 중요한 날이긴 하지만, 딱히 기쁜 날은 아니다. 그러나 한글날은 해당 국가의 정치나 종교와 관련이 없으면서 오로지 문화적으로 레알, 진정으로 경축할 가치가 있는 기쁜 날이다.” 이 점을 기억하자.
한글날도 공휴일이 됐는데 이제 사형 집행만 좀 부활하면 정말 잃어버려진 과거 회복이고 기쁜 일이 될 텐데...

2.

자, 그리고 비주얼 스튜디오 2012를 드디어 회사에서 깔아서 써 봤다.

외형이 또 심하게 달라졌다. 아무리 버전업이 돼도 3.x나 6.x나 아이콘 하나 안 바뀌고 외형이 심하게 변화가 없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에 비하면 MS의 변화를 위한 변화 저력은 정말 대단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2012는 우중충한 군청+보라 배색이던 2010과는 달리, 은색· 회색· 흰색 배색으로 확 바뀌었으며, 2010과는 달리 non-client 영역에 일반적인 thick frame조차도 없다. 무슨 말이냐 하면 옛날의 아래아한글 97급으로 외형이 독자적인 형태가 됐다는 뜻이다.

16컬러풍으로 회귀한 아이콘 디자인, 그러데이션에서 단색(solid color)으로, 동그란 모서리에서 각진 사각형으로 회귀한 건 영락없이 10여 년 전의 VS .NET 첫 버전을 떠올리게 하는 외형이다. 아니, 윈도우 8 자체가 전반적으로 복고풍이다.
물론, 배색만 단순해졌을 뿐, 안티앨리어싱이 적용되어 아이콘의 색상 수 자체는 여전히 트루컬러급이다. 16컬러 “풍”으로 바뀌었을 뿐이지, 진짜 16컬러로 후퇴한 건 아님. ㅎㅎ

외형뿐만 아니라 2012는 기능도 무척 강화되어, IDE 에디터에서는 사용자가 선언한 명칭이 청록색으로 따로 표시되고, 굳이 Ctrl+Space를 누르지 않아도 첫 타부터 인텔리센스 자동 완성이 슝슝 튀어나온다. 오오~~

그리고 성능 분석과 프로파일링 기능이 더욱 강화되었으며, 소스 코드 정적 분석 기능이 드디어 추가되어 고품질 코드를 만드는 데 더욱 기여하게 되었다. 정적 분석 기능은 이전 버전의 VS에서도 있긴 했으나, 제일 비싼 엔터프라이즈급 버전에만 있었기 때문에 개인 인디 개발자가 접하기는 어려웠다.

<날개셋> 당장 다음 버전은 여전히 VS 2010으로 빌드할 예정이나, 이 버전의 사용 기간은 의외로 짧아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정적 분석을 돌려서 소수나마 코드에 존재하는 몇몇 논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3.

지난 12년간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통해 얻은 것은

  • 수능, 내신 다 씹어먹고 대학 진학 성공
  • 한글 연구 진영에서는 절대부동의 인지도 확보. 병역특례 TO도 사실상 그것 덕분에 얻은 거나 마찬가지
  • 인디 소프트웨어 개발자(개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의 인지도 확보
  • 보수적으로 잡았을 때 국내외에 몇천 명 정도로 추정되는 사용자와 잠재적 지지자. 국내는 물론이고, 생각지도 못했던 나라의 현지인이나 교포에게서 한글 로마자 입력 방식, 신세벌식, 세벌식 무한 낱자 수정 등등을 고맙게 잘 쓰고 있다는 연락 받았을 때 굉장한 보람 느꼈음.
  • 몇 차례의 대회/소프트웨어 공모전 입상을 통한 통산 몇백만 원 정도의 상금 수입
  • 거기 들어간 기술의 일부를 떼어 주는 개인 개발 용역으로 통산 1천몇백 만원 정도의 수입 (그리 큰 액수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쉽고 재미있게 덕업일치를 이루면서 번 돈이라는 게 중요)
  • 학부 시절, 졸업/개별연구 명목으로 5학점 정도의 전공 학점 기여. 학술지 논문 1회 게재
  • 석사 논문 주제와 학위

그리고 무엇보다, 한글을 내가 원하는 어떤 방식으로도 입력하고 다룰 수 있으면서도 마치 기계식 타자기를 컴퓨터로 옮겨 놓은 듯한 한글 오덕질용 작고 가벼운 에디터. 그리고 Windows 운영체제에서는 거의 만렙을 찍은 한글 IME가 내 컴퓨터에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정신적 만족감. 그걸 내가 혼자 다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성취감. 이로부터 파생되는 한글에 대한 자부심, 애국심 등등이다.

다음으로 잃었거나 어쨌든 줄어든 것은..

  • 적절한 대학 GPA (ㅋㅋㅋㅋㅋ)
  • 의대, 공무원, 대기업, 공기업 등에 들어가기 위한 스펙 쌓을 기회 (정말 하나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 여타 분야나 IT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익힐 여유
  • 연애와 결혼 기회 (...)

이 정도면 수지 맞는 장사이려나..? ㅋ

4.

내가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한국어 공학'에 비해서 '한글 공학'의 위상이 굳건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한국어 공학과 한글 공학은 목표는 비슷하지만 다루는 대상과 방법은 상당히 다르다.
그리고 내 관심분야는 '한국어 공학'이 아니라 '한글 공학' 쪽이다.

한글 자체만으로 오덕질을 할 거리가 전혀 없고, 더 발전할 거리가 보이지 않았다면 나도 그냥 사전학, 코퍼스 언어학, 자연 언어 처리 같은 데 관심을 뒀을 수도 있다.
아니, 언어학 쪽에 관심을 둘 필요조차 없이 그냥 자동차나 컴퓨터, 심지어 철도만 연구하는 평범한 공돌이의 길을 갔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문자가 저렇게 있는 걸 보니, 그걸 연구하지 않고서는 다른 분야는 도저히 못 파겠다..

물론, 지금 분위기를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다.
지금이 옛날 같은 타자기나 XT/286 컴 시대도 아니고 문자 기계화 자체만으로 뭘 더 연구할 게 있는지 의아해할 만도 하다.

그래서 '한글 공학'은 문과 계열보다 오히려 언어학을 전공하지 않은 여타 분야 이공계(특히 입력기 쪽)나 디자인 분야(당연히.. 글꼴 쪽) 종사자들이 더 연구하는데.. 그쪽에서는 반대로 언어학 기반이 없으니 연구의 깊이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한글은 주변의 한자나 라틴 알파벳이나 일본 가나와는 구조가 확연히 다른 문자이고, 그 조합 원리 자체만을 이용해 얼마든지 오덕질을 하고 입출력 기능을 더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내가 늘 말하지만 한글은 두벌식으로만 입력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천편일률적인 정사각형 네모꼴로만 쓰기에도 너무 아까운 문자이다. 그래서 그런 학문 경계들을 허물고, 한글 입력과 출력 모두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만드는 게 꿈이긴 하나...

대학원의 박사 진학은 일단 좌절되었다.
나는 정말 이 분야를 가고 싶고 특정 교수의 학풍을 계승하고 싶은데 실력이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라면, 몇 번이고 입시에 재도전을 했겠지만, 나는 그런 경우가 아니니 내 연구 주제를 감당이나 지도를 못 하겠다고 교수님들이 날 받아 주지 않았다.

내 연구 주제는 특정 단과에 맞아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딱 석사를 마쳤던 대학원에서 박사를 안 받아 주면 나는 딱히 다른 대학원을 갈 데도 없다. 그러니 난 최종 학력은 그냥 석사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
논문 쓰는 게 힘든 한편으로 재미있었고 이런 걸 또 쓰라면 쓰겠는데, 그걸 하지 말라니 어쩔 수 없지. 이해를 하며, 원망은 안 한다.

한편으로는 이게 밥벌이가 돼야 할 텐데 하는 우려도 좀 든다. 당장 내가 몇 달 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 날개셋 마이너 업데이트 (6.7x. 다음 달 초-중순쯤 나올 예정)
  •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 놓은 것들에 대한 문서를 재정비. 홈페이지와 프로그램 도움말 주요 내용을 영작
  • 날개셋 메이저 업데이트 (6.9? 7.0? 윈도우 8용 IME 온전히 완성)

정도. 이미 내가 벌여 놓았고 관성 때문에 계속 진행해야 하는 일들은 이 정도에서 몇 개월 안으로 슬슬 끝을 볼 생각이다.
그 다음으로는 공부가 너무 소홀했던 IT 여타 분야 기술과 지식도 좀 독학하고, 무엇보다도 글꼴로 체제 변환을 하여 비밀 프로젝트를 몇 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그 결과물을 학계와 업계에 발표했는데도 이와 관련된 다른 일자리나 추가 수입이나 반향이 없다면..
2015년쯤 이후부터는 본인도 한글 관련 연구는 다 접고, 그냥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돌아가거나 심지어 철도 업종으로 전업을 하거나, 공무원/고시 준비생-_-으로 돌아갈지도 모르겠다.

뭐, 그 정도의 최악의 상황까지도 각오는 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20대와 30대 초반을 정말 건전하고 뜻있는 일을 하는 데 정열을 바쳤다는 사실에는 어떤 경우든 후회가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12/11/29 08:29 2012/11/2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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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2/11/29 20:48 # M/D Reply Permalink

    형제님이 하시려는 일이 아무래도 매우 독특하다 보니 교수님들이 재미있어 보인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아마 안 된 것이 아닌가 싶네요. 날개셋처럼 어느 정도 만들어서 공개하면(버전 3은 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1.0 Hell이라는 표현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죠...), 어느 정도 가망성이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1. 사무엘 2012/11/30 07:27 # M/D Permalink

      제가 나이가 들고 세상 물정 알게 되고 특히 신랑감 신붓감으로서 '스펙'을 가늠하는 처지가 되고부터는.. 사람들이 왜 닥치고 안정적인 직업만 찾고 거기에 들어가려고 일찌감치 준비를 하는지 더욱 실감을 하게 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그것 때문에 약간의 불안, 허탈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회는 없습니다. 어차피 그들과 나는 갈 길이 완전히 다르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며, 지금 내 모습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옛날에 제게 제 모습을 바꿀 여유나 기회 따위는 없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제가 10년, 15년 전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에만 몰두를 안 했으면 저는 인간 못 됐을 겁니다.

      3기 서울 지하철 계획이 취소되고 그 대신 민자 광역전철이나 경전철로 대체되는 것 같은 현상이 제게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식 대학원생 명목으로 연구를 못 해도 다른 형태로 회사 승인을 얻어서 하려는 연구는 계속할 겁니다.

      형제님도 이제 한 달도 안 남으셨군요..!
      정말 추울 때 가시게 되어 좀 힘드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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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지름

난 초등학교 때 컴퓨터를 처음으로 접했고,
중학교 때 PC 통신,
고등학교 때 인터넷과 이메일,
대학교 때 휴대전화와 개인 홈페이지를 순서대로 접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순서가 아주 점진적이고 자연스럽고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은 무려 대학원 석사를 졸업한 뒤, 2012년 11월에야 장만하게 되었다. 대수로는 제5대째이다.
물론 이것은 어지간한 여타 사람들에 비해서는 시기적으로 굉~장히 엄청나게 늦게 도입한 것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안 쓴 이유는 딱히 없었다.
이게 일부 분야에서 매우 편리한 물건인 건 사실이지만, 난 이미 PC로 필요한 정보 처리와 프로그래밍은 다 하고 있으며 이미 쓰는 전화기를 만족스럽게 쓰고 있고, 스마트폰이 그저 남들이 다 쓴다는 군중 심리만으로 그 가격을 투자하면서까지 쓸 가치가 있는 새로운 물건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다른 기기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또한 스마트폰은 기존 PC와 본질적으로 거의 동일한 기능이 좀 더 작은 기계에서 돌아간다는 차이만 존재할 뿐, 과거에 컴의 성능이 16비트에서 32비트로, 단색에서 트루컬러로 바뀌던 것처럼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는 정도의 신기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글자를 빨리 못 입력하는 게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일찌감치 컴퓨터를 썼던 경험이, 지금은 오히려 유행에 대한 반응을 둔감하게 만든 셈이다.

그러다가 기존 전화기가 고장이 나면서 스마트폰을 도입하게 됐다. 시대가 시대인데 피처폰을 굳이 수리까지 하면서 쓸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내가 스마트폰이 특별히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면모는 다음과 같다.

  • SNS 앱 연동
  • 지도 + 길/장소 찾기
  • 어디서나 부담없는 크기와 무게의 기기로 무선 인터넷 접속. 노트북은 WIFI에 붙는 것만 가능하지만 폰은 자기가 직접 연결을 할 수 있다.
  • 유용성뿐만 아니라 그와는 별개로 일단 품위와 간지

태생적인 한계이겠으나, 피처폰이든 스마트폰이든 모바일 기기는 문자 입력이 제일 불편한 건 변함없다. 제조사의 특성상 입력 방식이 천지인밖에 없다. 골수 나랏글 유저인 본인에게 천지인은 직관적이지 않아 너무 불편하고, 두벌식 쿼티는 각각의 버튼이 너무 작아서 오타가 잘 난다.

쿼티라 해도 그 작은 기기에서 열 손가락을 다 동원하는 타자 따위는 기대할 수 없으며, 검지-엄지의 독수리 타법의 부활이다. 역시 문자 입력은 PC를 따를 기기가 없음을 느낀다.
카카오톡을 깔고 나니 “오오, 사무엘 님 드디어 카톡 들어오셨어요?” 인사가 막 들어오는데.. 타자가 불편해서 카톡질은 오래 못 하겠다. 카톡이 있으니 PC뿐만 아니라 폰으로도 인스턴트 메신저가 하나 더 생긴 거나 다름없는 반면,. 나의 폰타는 PC에서의 세벌식 타속에 비해 고작 1/4~1/3밖에 안 된다. ㄲㄲ

또한, 쿼티 배열을 쓴다 하더라도 나오는 배열은 1~3단으로 국한이지 4단은 없다. 그래서 모바일에서는 숫자와 기호를 섞어 쓰는 것조차도 매우 심하게 불편해진다. 인터넷 URL 내부에 무심코 들어있는 숫자가 유난히도 입력하기 귀찮고 성가시게 느껴지는 건 PC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경험이다.

내가 예전에도 잠시 글로 썼듯이, 스마트폰에서는 두벌식 세벌식 논쟁도 PC에서와 같은 의미는 사실상 없다. 마치 유니코드 앞에서 조합형 완성형 논쟁이 김이 확 빠지고 의미가 없어진 것과 비슷한 맥락이랄까. 어차피 열 손가락으로 제대로 된 타자를 할 수가 없고 장타도, 모아치기도 필요 없으며, 세벌식은커녕 두벌식을 집어넣기에도 화면이 부족한 공간에서 굳이 세벌식에 연연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모바일은 두벌식이고 세벌식이고를 떠나서, 두벌 세벌 논쟁의 주 무대이던 타자기 식 글쇠배열 패러다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죽이 됐든 밥이 됐든 어떻게든 글쇠를 구겨 넣어서 스마트폰에서도 “도깨비불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원론에 충실한 한글 입력 방식이 좀 있긴 해야 할 것 같다. 신세벌식 같은 글쇠 중첩은 확실히 이런 데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직업병이다 보니 문자 입력 얘기가 또 길어져 버렸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면서 굉장히 아쉬워진 것 중 하나는 역시나 배터리 용량이다. 하루를 놔 두니까 진짜 배터리의 절반이 싹 소모되어 버린다. 매일 충전 안 하면 못 견딜 것 같다.

과거의 피처폰은 송· 수신 안 하고 가만히 놔 두면 이틀을 놔 둬도 세 칸이 그대로 유지되었었다.
지난 가을에 회사 야유회로 제주도로 놀러 갔을 때, 본인은 전화기를 완전히 충전시켜 놓은 채로 그대로 가져서 2박 3일을 잘 버티고 돌아왔다. 별도의 충전기를 챙겨 가지 않았다. 제주도까지 가서 딱히 전화질을 할 일도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쓰는 다른 사람들은?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숙소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틈만 나면 자기 전화기를 충전하려고 방의 콘센트마다 난리가 났었다. 멀티탭을 챙겨 다녀야 할 지경이다. 그리고 이제 나도 스마트폰 세상에 끼어든 이상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난 휴대전화는 모름지기 통화 품질 좋고 배터리 오래 가고, 충격에 강하고 튼튼하면 장땡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통화 품질은 모르겠지만 고가의 컴퓨터와 디스플레이와 네트워크 장비를 내장하느라 내구성은 오히려 떨어지고 배터리 많이 먹는 방향으로 변화한 게 틀림없으며, 그건 나로서는 아쉬운 점이다.

아무튼, 난생 처음으로 써 보는 스마트폰은 내 삶의 양상도 앞으로 적지 않게 바꿔 놓을 것 같다. 다만, 내가 앱을 본격적으로 만드는 날이 과연 올지는 모르겠다. 현실은 PC에서 윈도우 8 메트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찰 테니.

내가 비록 PC는 맥북을 갖고 있지만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계열이 선택되었다. 요즘 IT 트렌드를 잘은 모르겠지만, 스티브 잡스 옹의 별세 이후 애플이 잡스 시절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중이라는 건 틀림없어 보인다. 지인 중에는 아이폰 쓰다가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안드로이드로 갈아타는 사람까지 있다.
차라리 애플 계열의 모바일 제품은 더 나중에 아이패드를 써 볼까 싶은데, 이건 언제쯤 지르게 될지 아마 까마득히 먼 미래의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 ㅎㅎ

그나저나, 스마트폰을 장만한 뒤에도 KT를 사칭하는 스마트폰 교체 광고 전화는 시도 때도 없이 걸려 온다.
재고 단말기들을 처분 못 해서 이 인간들이 정말 난리인가 보다.

Posted by 사무엘

2012/11/24 08:35 2012/11/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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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2/11/24 09:41 # M/D Reply Permalink

    1. 핸드폰은 "문자와 전화가 되는 시계"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인 제가 스마트폰을 쓸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2. 충전기를 회사 다닐 때에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3. MS 역사상 1%:90% 점유율 뒤집은 것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엑셀, 워드, IE 등.

    "전화기도 뒤집어질까"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해 보게 됩니다.

    1. 사무엘 2012/11/24 13:14 # M/D Permalink

      1. ㅋㅋㅋ 고수 프로그래머 중에 핸드폰에 대한 생각이 저와 비슷한(비슷했던) 분이 그것도 비슷한 연령대에 또 계셔서 무척, 아주 반갑습니다. ^^

      2. 들고 다닌다기보다는 회사에 놔 두고 다니는 사람이 아닐까요? ㅎ 물론 주말을 버틸 수는 없으니 금-월요일엔 들고 다녀야겠죠.

      3. 네, 그게 저도 굉장히 궁금해지네요. Windows가 ARM에까지 포팅되다니..
      물론 MS도 MSN이라든가 인터넷 쪽으로 대차게 망하고 줄곧 말아먹은 사업 분야가 있긴 합니다만,
      애플의 몰락과 안드로이드 진영의 분열이 겹치면 미래가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윈8도 아직까지 그렇게 평이 좋은 상태는 아니니, MS의 입장으로서는 어떻게든 윈8을 박리다매로 무조건 뿌려야 할 처지입니다.

  2. 김 완수 2012/11/24 11:25 # M/D Reply Permalink

    1. 요즘 제가 졸업 작품으로 안드로이드용 옛한글 입력기를 만들고 있는데, 키 배치하고 오토마타는 그럭저럭 만들어지는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이것 이외에도 고려해야 될 사항(주로 키를 누를 때의 효과에 관련해서)이 많아서 막히고 있네요.

    2. 안드로이드 키보드 기본 예제(영문 키보드)를 보니 단어 자동 완성 기능까지 있고, 한 키에 두 개 이상의 문자를 배당하면 같은 키를 반복해서 눌러서 입력할 문자를 선택하는 것(기존 휴대전화 영문 키패드처럼)이 자동으로 되네요.

    3. 여러 가지 안드로이드 키보드 어플을 보니 기존 휴대전화에서 같은 키를 여러 번 눌러서 입력할 문자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 드래그 입력에, 길게 눌러서 다른 문자 입력하기(주로 특수 문자에), 인식률이 미묘하지만 음성 인식, 필기 인식 등 여러 가지가 있네요.

    4. 주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보니, 한글 자판은 대부분 제조사에서 기본으로 나온 기존 휴대전화용 자판을 많이 사용하네요.

    1. 사무엘 2012/11/24 13:15 # M/D Permalink

      1.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Windows용 IME로 처음으로 만들 때, 운영체제의 특성과 관련된 문서화되지 않은 특성들과 온갖 버그 때문에 삽질 했던 건.. 말도 못 할 수준입니다. 그 과정을 거친 덕분에 지금의 날개셋이 있을 수 있었겠죠.

      2. 구조가 직관적이어서 PC에서는 아무래도 NLP 기술이나 사전 데이터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는 라틴 알파벳 같은 문자도, 모바일로 가면 그런 기술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3. 그렇게라도 불편을 극복해야 하니까요. 모바일은 아무래도 PC보다야 문자 입력이 훨씬 불편할 수밖에 없으며, 구조적인 불편은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낸다고 해서 해결 가능한 수준이 아니기도 하죠.

      4. 네. 앱은 보통 게임-_-이나 생활 정보, SNS 관련 프로그램을 구해서 쓰지, 문자 입력은 그냥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쓰고 그런 데에까지 창조적인 탐색을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거예요.

  3. 삼각형 2012/11/25 19:56 # M/D Reply Permalink

    1. 결국 이 대열에 들어서셨군요.

    시계 + 전화 + 문자 중에서 전화 품질은 오히려 떨어진 것 같습니다. 문자는 인터넷 메신저가 들어 간데다가 피처폰 보다는 타자가 나아지긴 했으니 더 나아진 것 같고요. 그러고보면 이전에 3G 망은 정말 널널하기 그지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2. 저도 그렇게나 입력이 불편한 스마트폰에서 자판 배열에 별 신경을 안쓴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블로그질을 하는 건 아닌 만큼 유용하고 압축성 있는 정보보다는 인스턴스 성의 짧고 감정적인 정보가 많이 공유되기 때문에 그런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게 인터넷 줄임말이 더 확산되는 계기이지 싶습니다. 팔뚝만한 키보드에서도 귀찮다고 줄여 쓰던 사람들이니 말입니다.
    그래도 찾아보니 꽤 신기한 아이디어의 자판들이 있긴 하던데 실용적이지는 못하더군요. 그나마 나은게 추천 단어 기능인데 사전 기반으로 단어를 추천해 주는 것은 한국어 DB가 부족한 듯 했습니다.

    3.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가장 유용하게 느끼는 기능은 성경 보기입니다. 거기에 흠정역이 지원되는 성경어플들이 있더군요. 오히려 개역개정의 경우 저작권 가지고 거는지 유료 어플로 제한적으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공예베에서 성경 가지고 다니기가 귀찮아서인지 스마트폰 성경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도 합니다.

    1. 사무엘 2012/11/26 05:47 # M/D Permalink

      응? 뭔가 댓글이 바뀐 것 같네요.
      아무래도 스마트폰 같은 환경에서는 아무리 기가 막힌 입력 방식을 생각해 내더라도 근본적으로 PC에 필적하는 타자 능률이 나오는 건 불가능하겠죠. 그러니, 생산되는 글의 깊이나 품질도 그리 고퀄을 기대할 수는 없을 거예요.
      줄임말이라.. 과거 PC 통신 시절엔 전화비를 줄이려고 존재했는데 지금은 물리적인 타자 환경 자체가 불편하니까 존재하는 셈이군요. 시대가 많이도 바뀌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저도 흠정역 성경 어플은 장만해야겠네요.

  4. 김 기윤 2012/11/24 19:48 # M/D Reply Permalink

    1. 스마트폰 대열에 어서오세요!

    2. 충전기를 회사에 들고 다니는 사람 여기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220V AC에 꽂는충전기가 아니고, pc 에 꽂는 usb 단자일 뿐이지만, 컴파일하는 시간 동안에 할 게 없(-_-)어서 폰만 만지작 거리다보니, 충전기를 쓰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더군요.

    3. 안드로이드계열이라면 입력기를 선택할 수 있지 않나요? "제조사의 특성상" 이라는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안습니다;

    4. ("제조사의 특성상" 다른 입력기 사용이 불가능하시다면 이 항목부터 살포시 무시) 삼성계열이라면 "삼성 모아키 통합키보드" 를 사용해보시는 건 어떤지요.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org.samsung.app.MoAKey 는 제가 이전에 방명록에서 한번 설명한 적이 있는 한글 입력 어플입니다. 그 밖에 라이센스를 취득했는지, 설명한 방식 외에도 기존의 나랏글, 천지인, 스카이로도 설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불편한 점이라면, 다른 한글입력과는 다르게 혼자서만 자체조작으로는 다른 입력기로 전환이 불가능하고 안드로이드의 키보드 전환을 사용해야 합니다. (I.C.S. 기준으로, 드롭메뉴에서 변경가능..)

    5. 그 밖에 특이한 한글 입력 어플로는 한세글이란 것이 있더군요.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duallog.hansegul2_LITE 저는 잠깐 써보다가 적응하지 못해서 사용을 그만 두었습니다(..)

    6. 일본어 입력 어플로는 Simeji가 있습니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adamrocker.android.input.simeji 특징은 드래그를 통해 히라가나를 모두 입력할 수 있다는 것 정도..? 주변분에게 일본어 입력 어플을 물어보니 전원이 이 어플을 추천하더군요..;

    7. 이미 알고 계실거라 생각하지만, 휴대폰 자체에 구글 ID 연동을 하셨다면, play.google.com 을 PC 에서 들어가서 pc로도 휴대폰에 어플 설치가 가능합니다. 요약하면 play.google.com에서 로그인한 뒤, 어플 설치 버튼을 누르면, 기기 선택창이 뜨고, 기기 선택 후에 설치 버튼을 누른다면, 자동으로 휴대폰에서 해당 어플을 설치합니다. pc에서 설치하고 싶은 앱을 찾아놓고, 번거롭게 휴대폰에서 한번 더 찾을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

    1. 사무엘 2012/11/26 05:47 # M/D Permalink

      유경험자의 좋은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제조사의 특성상 처음에 기본으로 주는 게 천지인밖에 없다는 말이지, 이게 무슨 아이폰도 아닌데 다른 입력 방식을 전혀 설치할 수 없다는 말은 물론 아니에요.
      저는 한세글 개발자분과도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예요.

  5. 세벌 2012/11/25 06:32 # M/D Reply Permalink

    스마트폰에서는 두벌식 세벌식 논쟁이 별로 의미가 없죠.
    컴퓨터에서 쓰는 키보드에 대해... 세벌식 자판이 인쇄된 세벌식키보드 공구 소식이 있네요.
    http://cafe.daum.net/3bulsik/623N/101

    1. 사무엘 2012/11/26 05:47 # M/D Permalink

      네, 저도 그 소식 들었습니다.

  6. 박상대 2012/11/26 01:45 # M/D Reply Permalink

    안드로이드OS에선 "MN 로그인 키보드" 라는 어플이
    세벌식 최종 자판과 신세벌식 자판을 지원합니다.

    다만, 무료 버전에서는 자판 위에 광고가 뜬다는 단점이 있지만
    세벌식 최종 자판만은 자판이 네 줄이라서 광고가 안 뜹니다.
    현재 공세벌식을 지원하는 유일한 어플입니다.

    저는 스마트폰으로 바꾸자마자 MN 로그인 키보드 어플을 설치하고
    신세벌식 자판을 쓰다가 지금은 한세글 어플을 쓰고 있습니다.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익숙해지니까 그럭저럭 쓸 만 합니다.

    1. 사무엘 2012/11/26 05:47 # M/D Permalink

      저는 '세나'밖에 몰랐는데 ( http://www.hopark.info/?page_id=1023 )
      단순 세벌식 수준이 아니라 PC용 공 병우 세벌식 글쇠배열까지 그대로 옮긴 입력기가 있는가 봐요?
      한세글 사용자가 더 계시고..
      역시 스마트폰용 입력기는 단순히 버튼을 누르는 것 이상으로 드래그 같은 다른 동작을 떠올려야 입력이 더 빨라질 수 있나 봅니다.

  7. 근성인 2012/11/26 11:27 # M/D Reply Permalink

    솔직히 말해서 한 2014년까지는 구매 안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놀라웠다?

    충분히 유용하게 쓸수 있을거라 생각해? 네이버 웹툰 어플을 깔아서 김성모 럭키짱 웹툰을 꼭 보길 바래?

    음 근데 자판 진짜 많이 써봤지만 결국은 천지인으로 정착함. 폰 특성상 세벌식 쓰기가 너무 힘들다? ㅠㅠ

    1. 사무엘 2012/11/26 19:26 # M/D Permalink

      예상보다 예전 폰이 더 일찍 고장나서 시기가 일러진 것이다?
      나름 문명의 이기를 잘 활용해 보려 한다?
      난 세벌식까지는 아니어도 나랏글이 정든 친구인데 이걸로 입력을 못하면 모바일 환경이 심히 골룸해진다?

  8. 근성인 2012/11/27 10:04 # M/D Reply Permalink

    나랏글 쓰려면 반츄키보드같은 어플을 찾아보길 바래? 각 회사별 피쳐폰 자판을 다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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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의 길을 가는 자세

이 절대공간 블로그의 글들을 꾸준히 구독해 오신 분이라면 이미 잘 아시겠지만, 본인은 개인적인 취향 및 성향이 심각하게 마이너하다. 쓰는 글자판부터 마이너하고, 프로그래머라지만 주 관심사와 주력 개발 소프트웨어도 엄청 마이너한 분야에 속해 있다. 종교관도 꽤 마이너하고, 취미는 가히 안드로메다 화성인 급이다.

청개구리마냥 일부러 속세와 담을 쌓기로 작정하고 이런 길을 간 건 절대 아닌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돼 버렸다. 난 태생적으로 남들이 보편적으로 즐기는 것에는 “저런 거 도대체 왜 하나” 싶어서 관심이 안 가고, 내가 양심적으로 옳다고 여기고 지지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엔 지지자가 별로 없는 걸 난들 어떡하겠는가?

난 성격이 굉장히 직설적이고 다혈질적이고 내 진심을 못 숨긴다. 그리고 뭔가 이념적인 프로파간다에 잘 영향을 받고 감화하는 편이었다. 쉽게 말해서 좀 순진해 빠진 구석이 있다.

나도 내 성격에 대해 경험적으로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남에게 천박해 비치지는 않으려나 우려하여 요즘은 이 성격을 자제하려 애써 보기도 하지만, 천성을 부정하고 가식을 부리는 게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해야 할 말을 당장 내뱉지 않고서는 못 견디겠더라.

1990년대 말, 뭔가 감화를 받고 깨달은 바가 있어서 세벌식 글자판을 쓰기 시작했다. 전국민의 1%도 채 쓰지 않는 걸로 추정되는 듣보잡 글자판을 말이다. 그런데 그게 정말 “옳다는” 강한 확신이 왔다. 한글은 두벌식으로만 쓰기엔 너무 아까운 문자인 게 와 닿았으며, 세벌식이 두벌식보다 얼마나 편리하고 활용 가능성이 더 높은지를 알아 버린 이상 여기에 완전 몰두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를 소재로 상상을 초월하는 이상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가히 빼도 박도 못할 세벌식 하드코어 덕후 기질을 만천하에 알리고 말았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 못 할 분은 없을 것이다.

2002년 무렵엔 킹 제임스 성경이라는 희한한 성경을 밀기 시작했다. 안 믿을 거면 아예 완전히 때려치우고 안 믿고 말지, 성경을 믿는다면서 변개된 역본을 옹호하는 건 내가 보기엔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10여 년 뒤, 나는 그 진영에서도 여러 글들을 쓰고 이런 저런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미 굉장한 요주의(?) 인물이 됐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2004년, 철도와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내 인생은 또 완전히 뒤바뀌었다.
새마을호에서 Looking for you 음악이 내 귓가에 울리는 순간, 나는 정말 머리 구조가 확 바뀌어 버렸다.

어떻게 우리나라에 이런 철도 같은 교통수단과 새마을호 같은 천국 열차가 있을 수 있는지..!
어떻게 대중교통에서 이런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음악이 흘러나올 수 있는지..!
이 철도라는 교통수단의 정체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어떻게 존재했으며 무슨 원리로 움직이는지??

철도는 내게 삶에 의욕과 동기를 일깨워 줬고, 감성과 정서, 교양을 듬뿍 함양했다. 철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식과 정보와 학문이라면 머릿속에 닥치는 대로 집어넣었다. 철도로 인해 내 인생에 생긴 선한 변화를 그리스도의 심판석에서 기쁘게 보고를 드릴 수 있을 수준이 됐다. 이것이 내가 철도를 만난 일종의 간증이다.

내 블로그는 그런 오덕질 주제들로 구성된 일종의 멀티 패러다임 체계인데, 이 블로그를 가장 많이 구독하는 계층은 KJV 크리스천들이 아니요, 철도 동호인도 아니요, 그냥 IT 종사자/프로그래머 쪽이다. 일반적인 크리스천들이 보기엔 이 블로그에는 오덕력이 철철 넘치는 어려운 내용이 너무 많다. 그리고 철덕들이 보기에는 이 블로그엔 이미 다 아는 식상한-_- 내용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대외적으로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개발자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마이너 분야들을 섭렵하면서 본인은 철도는 차치하고라도 세벌식이면 세벌식, KJV면 KJV처럼 자신이 속한 분야를 남에게 알리려 애쓰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곤 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일반인들에게 이들의 인지도는 정말 안습한 수준이다. 세벌식이라는 게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도 많고, 한국의 많은 ‘교인’들이 아직도 KJV에 대해 들어 보지도 못했거나, 혹은 ‘KJV = 말보회 = 이단’과 동일시하고 있다.

명분상으로는 옳지만 심하게 마이너하고 당장 돈도 안 되는 밑 빠진 독 같은 분야에, 지지자를 많이 끌어들이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본인은 여기에 대해 지금까지 그렇게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보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아라크넹 님이 세벌식 사용자로서 꽤 시원시원하고 단호한 어조로 세벌식 evangelism에 대한 비평을 자기 블로그에다 올렸다. 본인은 이를 재미있게 읽었다.

이 친구는 워낙 똑똑하고 아는 게 많으며, 세상을 보는 안목도 나보다 더 객관적이고 냉철하다 보니, 이념적인 면모 같은 건 일단 배제하고 그냥 두벌식보다 객관적으로 정말 더 좋으니까 세벌식을 익힌 케이스이다. 그에게 세벌식에 대한 지식은 자신의 여러 많고 많은 지식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념적인 떡밥(글자판의 역사, 타자기 어쩌구저쩌구)에 대해 무지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며, 오히려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라크넹 님은 맹목적인 세벌식 우월주의에 들어있는 허상과 이것이 잠재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역효과에 대해서 잘 짚었다. 나 역시 당연히 공감한다.

그는 어떻게든 세벌식 자판을 쓰는 사용자를 늘리려면, 주변에 최대한 조용하게 딱 이렇게만 말하라고 권한다.

“한국어로 타자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세벌식 최종이라는 글자판이 무척 좋을 텐데 관심 있으면 써 봐라. 표준 두벌식보다 손이 편하고, 더 빠르게도 칠 수 있다고 경험적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 운영체제에서나 설정만 바꾸면 바로 세벌식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도 없다.”

저 글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그는 지금 당장 세벌식 글자판을 쓰는 것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곁다리는 처음부터 절대 입 밖에 꺼내지 말라고 강조한다. 타자기 시절부터 시작된 한글 기계화 왜곡의 역사, 한글 창제 원리 드립, 두벌식 도깨비불 현상, 세벌식 모아치기, 기계식 타자기, 기계간의 글자판 통일, 무한 낱자 수정, 직결식 글꼴 등등등!

골수 세벌식 매니아라면 저런 주제에 대해서 입이 근질거려서 견딜 수 없겠지만, 진정 남을 배려하고 한 명이라도 세벌식 사용자를 더 늘리고 싶다면 일단 참으라고 말이다. 그건 일단 세벌식 개종자를 만들어 놓은 뒤, 그 친구가 차츰 의문을 갖기 시작할 때 설명해 줘도 늦지 않다. 그래, 그게 백 번 옳은 접근 방식이다.

하지만 저건 내게는 개인적으로 좀 가혹하게 느껴지는 요구사항이다. 나는 아라크넹 님과는 정반대이다. 세벌식이 그저 손이나 약간 편하고 영문 쿼티와 드보락 자판의 관계처럼 배열만 더 효율적으로 바꾼 수준이라면, 난 애초에 세벌식에 이 정도로 애착을 갖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글쇠배열 몇 개나 바꾸는 수준으로는 결코 극복되지 않는 두벌식과 세벌식의 근본적이고 원론적인 차이를 감지하고서 세벌식 매니아가 됐다. 한글 기계화의 역사와 공 병우 박사의 삶에 대해서 감화를 받아서 지금과 같은 길을 가게 됐다. 철저하게 이념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남에게 세벌식을 소개할 땐 내가 세벌식에 대해 가장 강점이라고 여기는 특징을 배제하라니? 그 친구도 세벌식의 진짜 강점이 뭔지를 몰라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절대로 아니다. 그러니 딜레마이다. 사실은 그런 원론적이고 이념적인 부분은 얘기해 봤자 사람들은 혼동만 할 뿐 당장 이해를 못 한다.;;

복음 전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신이 존재한다면 왜 세상이 온통 죄악으로 넘쳐나고 선한 사람들이 고통 받나?”, “서양 선교사가 들어오기 전에 조선 시대 사람들은 다 죽어서 무조건 지옥으로 갔나?”, “평생 착하게 산 사람도 예수 안 믿었다는 이유 때문에 지옥 가나?”

복음에 대해서 별 희한한 트집을 잡는 사람들이 많다.
신앙 변증에 이미 다 통달해 있는 베테랑 복음 전도자가 그런 고전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알지 못해서 쩔쩔맬 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거듭나지 못한 그런 불신자가 그 성경적인 답변의 문맥과 배경을 이해할 리도 없다. 그러니 그런 불신자의 페이스에 휘말려서 나도 화려한 성경 지식과 신학 논리로 맞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선한 의도로 시작했던 복음 전파가 어느 샌가 논쟁과 병림픽으로 바뀐다. 그럼 어떤 결과가 야기될지는 흠..

그 불신자는 그 질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기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며, 그 의문이 해결되면 선뜻 예수 믿겠다는 의향으로 질문을 하는 게 아니다. 그러니 복음을 전할 때는 FM대로 죄와 심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 예수님의 인성과 신성, 죽으심과 부활, 대속, 복음, 하늘과 지옥 같은 개념만 진심을 담아 전할 뿐, 쓸데없는 논쟁엔 휘말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복음 다음으로 성경 이슈 문제로 넘어가 보자.
과거에 킹 제임스 성경을 전한 사람들은 성경에 대해서 충격적이고 센세이셔널한 정보들에 너무 압도당한 나머지 전하는 자세가 서툴렀다. 오로지 ‘없음’ 처리되어 삭제된 13구절과 6만여 군데의 변개된 구절에만 열폭하기에 바빴다. 그래, 그건 크리스천에게 당연히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다. 그게 중요하지 않거나 그 자체가 글러먹었다고 반박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런데 성경이 잘못되면 왜 큰일나는지 관념 자체가 아직 없는 사람들에게 앞뒤 문맥 다 끊고서 개역성경은 사탄의 성경이고 NIV는 불쏘시개감이라고 욕하고, 비성경적인 이단들과 기존 개신교회의 비성경적인 관행을 욕하고 비판밖에 할 줄 모르면, 일반 신자들은 당연히 마음을 꽝 닫게 되지 KJV로 전향을 하겠는가?

그 사람들은 그런 중요하고 충격적인 성경 이슈에 대해서 절대로 KJV 진영에게 문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네 교회 목사에게 문의를 할 것이고, 그 목사는 당연히 하다못해 자기 기득권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KJV에 대해서 부정적인 답변을 할 확률이 99.9%에 수렴할 것이다. 그럼 게임 끝이다.
겨우 이러려고 KJV를 믿고 성경 번역까지 한 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요즘은 흠정역의 경우 광고를 할 때 처음부터 자극적인 변개/삭제 내역부터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 그냥 종교 개혁자들이 쓴 성경, 뿌리와 연륜이 있고 정통성이 있는 성경, 역사적으로 부흥을 가져다 준 성경, 정확한 문법으로 읽기 쉽게 번역된 성경이라고만 홍보한다. KJV는 이단은 절대 아니라고 기성 교회 사람들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한다!

10년이 넘게 KJV 연구만 한 KJV 골수 프로 전문가들이 오죽 하고 싶은 얘기가 없겠는가? 뉴에이지 사상이 들어간 구절, 성적 문란함을 부추기는 구절, 예수님의 신성을 부정하는 구절, 믿음으로 얻는 구원을 부정하는 구절, 하나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뚜껑 열리고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주제들이다. 그래도 일단은 참는다. 왜? 역설적으로 KJV 개종자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서이다.

어휴, 끝으로 이런 원리를 내 개인적으로는 철도에다가도 적용해야 할 것 같다.
나야 개인적으로는 Looking for you를 들으면서 신흥 종교 교주에 맞먹는 천지개벽을 경험하고 철도 때문에 내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바뀌었는지 간증하자면 시간과 지면이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얘기만 늘어놓으면 오히려 난 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할 것이고, 특히 여자친구를 사귈 확률은 0으로 수렴하게 될 것이다.. ㅠㅠㅠㅠㅠ

결정적으로 오늘날은 새마을호는 은퇴 직전이고 Looking for you 실황 연주는 없어진 지가 수 년째이다. 그러니 내 철도 간증은 남들에게는 덕이 되지도 못한다. 마치 타 언어가 타 언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덕이 되지 않듯이 말이다. (고전 14:4, 9, 11)

그러니 남들에게 철도를 전하려면 “서울에서 부산 갈 때는 가능한 한 열차를 이용해 보세요. 철도는 정체가 없고 멀미도 없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는(전기 철도 한정) 저탄소 친환경 녹색 교통수단입니다.” 이런 말부터 시작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전동차 구동음이 음악 소리 같다는 식의 오타쿠스러운 주제는 좀 나중에..;;

그래, 나야 철도가 그저 멀미 없고 안 막히는 저탄소 친환경 교통수단에 불과하다면 애초에 철덕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에게 철덕 spirit을 전수해 주려면, 여타 마이너 주제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부터 유추해 보더라도 일단은 철덕이 아닌 사람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면모부터 차근차근 순서대로 알려 주는 게 순서일 거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걸 장터에서 약을 팔려는 약장수에다 비유하는 분이 계셨다. 처음에는 원숭이든 코브라든 꺼내서 재주를 부리게 해서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그래서 주변에 사람들이 우글거리게 되면 그때야 약을 꺼낸다. 처음부터 심각한 본론으로 들어가면 사람이 모일 수 없다.

그런 것 같기는 한데 나는 그 심각한 본론에만 미친 듯이 몰두하고 연구하면서 인생을 살아 왔고, 원숭이를 어떻게 키워서 재주를 부리게 해야 할지를 도통 모르겠다. 약을 빼면 할 얘기가 없다. 이 때문에 나를 만난 사람들은 다들 내가 완전 별종 괴짜라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진지하고 심각하고 내 진심이 바로 드러나는 이야기를 우회 없이 온라인 공간에다 덥석 써 버리고, 정치관이나 종교관도 대놓고 자주 노출하는 편이다. 양심적으로 정말 해야겠다 싶은 말은 안 하고는 못 배기는 습성으로 지금까지 살아 왔다. 외람된 말씀 인용인지는 모르겠으나, 비유하자면 렘 20:9 같은 기질이다.

이왕 이런 기질을 천성적으로 못 버린다면 그 기질이 목숨과 재산과 명예가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정말로 진리를 위해서도 발휘되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전시 상황이 아닌 평시에는 앞에서 여러 예를 들며 언급했듯이, 조금만 더 대중 친화적으로(?) 나의 마이너한 취향을 남에게 소개하는 기법을 익혀 나가야 할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12/11/10 08:25 2012/11/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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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각형 2012/11/12 08:32 # M/D Reply Permalink

    저 역시 이런 점에 관하여는 이 정도 길이의 포스팅을 하나해도 모자랄 만큼 느낀 점입니다. 저 포스팅 역시 읽었었고요.

    1. 제가 세벌식을 포기한 이유도 느끼신 것과 같이 타자연습이 아닌 실제 타자에서는 생각의 속도 이상으로, 타수가 나오기만 하면 답답함을 느끼지 않게 되고 컴퓨터 세상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실제로 제가 해보니 그렇게나 연습했는데 세벌식 타수 역시 300타를 넘지 않더라고요. 거기에 영어는 지금도 150타도 안나오지만 쿼티일 때도, 드보락일 때 역시 비슷했기 때문에 그냥 타자에 제능이 없나보다하고 치웠습니다. 영어로 그 정도의 생각의 속도가 나오기나 하면 좋겠네 하고 말이죠.

    물론 용묵님은 저 같은 이유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먼 길을 오셨지요. ㅎ 거기에 세벌식의 해택을 충분히 누리는 대다가 둘을 같이 구사하실 수도 있으니(전 해도 안되더군요) 저 같은 이유에 해당하지 않을 겁니다.

    리눅스 역시 현실적으로 해적판 OS가 충분히 풀여 있어서 기업이 아닌 이상 라이센스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가끔씩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들 때문에 포기한 것이고요.

    2. 이런 것들은 제가 육신적, 영적으로 성숙하면서 세상적인 사소한 문제(개인의 선택)이라고 넘어간 측면인 반면 KJV문제는 확실히 다릅니다.

    하지만 과거처럼 포도주, 포도즙 문제, 요한의 콤마, 없음 문제 따위에 집중하기 보다는 바른 성경을 싫어하는 인간의 본성에 더 집중하게 된 것 같습니다.
    결국 이 문제의 핵심은 지적하셨듯 부패한 목회자들이고, 그들이 바르고 정확한 성경 보다는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하기 쉽게 모호한 성경을 원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요구는 세속적인 신자들로 인해 생긴거고요.

    이제는 개역성경이라도 편견 없이 보고, 그 성경대로라도 좀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역 성경 정도만 해도 신학적으로는 문제는 많지만 현실적으로는 구원 받고, 중급 신앙인까지 올라오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더라고요. 거기에 목사들도 개역성경 가지고라도 바른 복음을 전했으면 하고요. 그렇게 해서 신앙이 조금 더 성숙하고 성경의 중요성에 대해 안 사람들에게 KJV를 보여주면 요 10:3 대로 들을 귀 있는 자는 듣겠죠.

    그렇기는 한데 이것을 위해 내가 할 일이 없다는 게 참... 아는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는 것도 힘든 일입니다.
    차라리 허락해 주신다면 매주 토요일마다 등산로 입구에서 성경 한권 들고 나가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1. 사무엘 2012/11/10 19:54 # M/D Permalink

      삼각형 님, 오랜만에 뵙네요. 반갑습니다.

      1. 저같은 경우는 세벌식을 쓰면서 얼마 안 되어 두벌식으로는 절대로 못 내는 속도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얼마 안 있으니 두벌식의 기억도 되살아났고 둘을 모두 최고 속도로 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둘 다 똑같이 편견 없이 최선을 다해서 쳤을 때도 세벌식이 훨씬 더 빨리 쳐지고 두벌식은 구조적으로 불편해서 더 빨리 못 치겠더군요. 어찌 보면 세벌식 고안자가 의도했던 가장 이상적인 경우가 되었지요.

      그래도 저 혼자 그런다고 다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다 저처럼 만들 홍보 방법을 꾸준히 연구해야 합니다.

      2. 마치 구약 이스라엘에서 언약궤라는 물건 자체가 만능은 아니었듯, KJV라는 역본 자체가 사람을 컨트롤할 수 있는 만능 전부는 아니에요. 하지만 여타 변개된 성경이라면 발생했을 이단들을 KJV는 많이 예방해 줄 수 있죠.
      KJV에도 성경 자체의 특성상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지만, 변개된 성경에는 대놓고 모순과 오류가 더 존재하지요.

      그러나 성경 로마서가 말하는 '불의 안에서 진리를 붙잡는 자'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그 진리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구원이야 많아야 수십 구절의 성경 구절로 입증해 보일 수 있지만, 영적 성장을 위해서는 31000여 구절의 성경 말씀이 모두 필요하니까요.

  2. 팥알 2012/11/12 13:59 # M/D Reply Permalink

    삼각형님이 세벌식 자판 쓰기를 포기했다고 하셔서 좀 슬픕니다.

    통신망에 올라온 세벌식 자판 체험담들에 귀 기울여 보면,
    똑같이 3-91 자판(공병우 최종 자판)을 쓰고 있더라도
    3-90 자판을 먼저 익혔는지, 바로 3-91 자판을 익혔는지에 평가와 만족도가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도스 쓸 적에 3-90 자판을 익혔다가 윈도 환경에서 개인 PC에 3-91 자판 딱지를 붙인 채로
    색이 바래 보이지 않을 때까지 열 해쯤 썼습니다.
    이미 3-90 자판을 익히고 나서 3-91 자판의 한글 배열에 적응하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3-91 자판의 특수기호 배열은 오래 보아서 머리로 알고 있는데도,
    실제로 한글을 칠 때에는 영문 자판으로 바꾸어 놓고 기호를 치기 일쑤였습니다.
    #, $, ^, &, | 같은 기호들을 꼭 영문 자판에서 넣어야 하는 것 때문에 버릇이 드는 것 같습니다.
    3-90 자판의 세 줄로 된 숫자 배열보다 3-91 자판의 두 줄로 된 숫자 배열이 더 마음에 드는데도,
    숫자를 영문 자판 상태에서 넣는 버릇이 들어서 그런지 3-91 자판을 쓰는 내내 숫자 치는 것이 서툴렀습니다.

    사람은 정교한 학습기가 아니어서 사소해 보이는 것까지도 학습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내용과 분량이 같은 지식을 가르치더라도 학생들은 어떤 과목을 먼저 배우는지,
    어느 시간대에 배우는지, 단계를 어떻게 밟아 배우는지에 따라 받아들이는 지식의 질과 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더 따진다면 학생이 앉은 의자/책상이나 필기구의 상태도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3-90 자판을 먼저 익힌 사람이 3-91 자판에 잘 적응하는 것은 이미 익힌 두벌식 표준/영문 쿼티 자판의
    기호 배열도 발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3-91 자판을 바로 익히면 연습보다도 실전에서 기호 배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한글을 칠 때의 타자 동작에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이를 어떻게 입증할 수는 없지만, 3-91 자판부터 쓰려고 하면 3-90 자판을 익힐 때만큼 한글 배열 연습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3-91 자판이 불리는 이름이 '세벌식 최종'이 아니라 '문장용'이었다면,
    사람들이 3-91 자판에 너무 매달리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최고', '베스트', '나이스'가 붙은 상표는 소비자의 오해를 부를 수 있어서 상표 등록을 못하게 하는 것처럼
    '최종'이 붙는 자판 배열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3-91 자판의 이름 문제를 어떻게든 정리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앞으로 더 개선할 여지가 없을 만큼
    완벽한 공병우 세벌식 배열이 나오더라도 영원히 '세벌식 최종'에 밀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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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 여러 잡설

1.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체중계 눈금을 보는 게, 집 앞 주유소의 휘발유 값을 보는 느낌이다. (올라서는 안 되는 숫자인데 찔끔찔끔 조금씩 오르고 있다 ㄲㄲㄲ)

2.
원소 주기율표하고 한자 부수 테이블은 웬지 서로 뭔가 묘하게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이들은 해당 분야 학문의 근간을 이루는 정보이며, 각각 화학 교재와 옥편의 속표지에 어김없이 등장한다. 원자의 합성 원리하고 한자의 합자 원리에 묘하게 유사점이 보이는 듯하다..

3.
요즘 잘 알다시피 자영업자들이 너무 어려워서 못 살겠다고 난리이다.
내수 수요는 위축되어 가는데 관리비와 유지비는 계속 오르고, 하지만 함부로 제품 가격을 올리기에는 주변 경쟁 가게에 비해 눈치가 보여서 그러지도 못하겠고...
특히 치킨집 같은 식당은 마치 택시 기사 내지 편의점만큼이나 진입 장벽이 낮고 시장의 규모에 비해 '너도 나도' 너무 많이 뛰어들다 보니 공멸의 길로 가는 일종의 red ocean처럼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음식을 없어서 못 파는 맛집도 여전히 존재한다.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대형 음식점 브랜드 체인점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리고 사실 요즘은 브랜드 체인점이라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은 자기 가게만의 독자적인 맛을 개발하고, 자기 집이 매스컴을 한번 타서 맛집으로 소문나게 하는 데 사활을 걸고 목숨을 거는 모양이다. 자영업의 양극화 기질인 듯하다.

4.
언뜻 보기에 비슷한 주제를 다루지만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이 다른 학문 분야의 쌍으로는 어학과 문학이 있고, 과학과 공학이 있다.
이에 덧붙여 정보 올림피아드의 경시부와 공모부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시부는 제한된 시간과 자원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빠르고 정확하게 작성하는 게 목표이고,
공모부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창의적이고 완성도 높은 완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게 목표이다. 둘은 관점이 서로 완전히 다르다.

마치 촘스키를 능가하여 현대 언어학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문법 체계를 내놓는 것하고,
셰익스피어를 능가하여 전세계를 울리는 노벨 문학상급 베스트셀러 소설이나 희곡을 쓰는 것은 격이 서로 완전히 다르듯이 말이다.

하지만 소설가· 시인이라고 해서 언어학을 전혀 모르는 게 아니듯,
나 같은 공모 출신도 전산학,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관념이 없는 건 물론 절대 아니다.
단지 경시 출신처럼 거기에만 완전 최적화된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를 않았을 뿐임.

5.
내 경험상, 고가 도로의 아래에서는 길 찾고 운전하기가 엄청 어렵다. 고가 도로의 기둥들이 하부의 도로를 분할하고 길의 선형을 왜곡하며, 찾아가기 어려운 복잡한 갈림길들을 만들기 때문. 내부 순환로의 아래, 아현 고가 차도의 아래 등에서.. 내비를 뻔히 켜 놓고도 초행에서 길을 제대로 든 적이 거의 없었다. ㅜㅜ

그리고 곡선 형태로 된 길에서 차들이 앞에서 신호 대기를 하고 서 있을 때 굉장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직선일 때와는 달리, 앞차와 나와의 간격이 정확히 얼마가 되는지를 알기가 어렵다. 조심 안 하면 추to the돌..;; 경험상 이런 길이 많지는 않지만, 이런 곳에서는 뒷차 배려를 위해 비상등이라도 켜고, 추돌을 당하더라도 내가 또 앞 차를 들이받아서 연쇄 추돌이 나지 않게 앞차와는 살짝 간격을 두고 서 있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신호 대 기가 아니라 사고 때문에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커브 구간에 멈춰 선 거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6.
경부 고속도로를 경부라고 안 하고 1번 고속도로라고 일관되게 부르는 분을 난생 처음 봤다. 모 대학교의 전산학과 교수님. 교통덕이 아닌 이상, 고속도로의 번호에 신경 쓰는 사람이 도대체 누가 있나? 방송에서도 거의 안 쓰는데. ㅋㅋ

그분은 교통 덕후여서는 아니고, 유학 생활 덕분에 미국물을 많이 드셔서 미국 프리웨이의 체계에 익숙해진지라 한국 고속도로도 번호로 식별하는 걸 선호하신다더라. 그 반면에 나는 철덕에서 파생된 교통덕이어서 미국 생활과는 무관하게 번호를 외우고 있는 것이고.

7.
내가 여러 번 경험했는데, 서울 지하철 2호선은 다른 노선들에 비해 배차가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무슨 말이냐 하면, 어떨 때는 거의 6~8분 가까이 열차가 안 오는데 그 차의 뒷차는 겨우 한 정거장 차이로 앞차를 바싹 뒤쫓아 오고 있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이때는 배차만 불균등한 게 아니라 승객의 분포도 불균등하다.

오랫동안 안 오다가 갑자기 오는 앞차는 필연적으로 승객이 쏠려서 혼잡하다. 급하지 않으면 그 열차를 보내고 바로 뒤따라 오는 차를 타면 훨씬 더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2~3분만 투자해서 텅 빈 차를 타고 앉아서 갈 이유는 충분하다. 그렇잖아도 그 앞차는 지연을 먹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내릴 승객만 내리게 하고 그냥 빨리 보내 주는 게, 지연을 만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2/07/27 08:37 2012/07/2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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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물 2012/07/27 11:37 # M/D Reply Permalink

    2호선 배차간격은 사람이 제일 많이 타는 노선이라는것도 원인이 되겠지만, 지선도 문제가 될겁니다.

    신도림역까지만 가는 열차가 있을 경우

    신도림역 전에 사람들은 그 열차와 다음 열차를 모두 보겠지만 신도림역 이후 사람들은 신도림역까지만 가는 열차는 못보고, 그 다음에 오는 열차만 보게 되니 간격이 조금 늘어나겠죠.

    1. 사무엘 2012/07/27 20:45 # M/D Permalink

      네, 좋은 지적입니다. 공감합니다.
      특히 한낮에 2호선이 의외로 열차가 굉장히 안 오는 때가 있는데, 그건 중간에 한 열차가 기지로 빠져 버렸기 때문인 것도 크게 작용합니다.
      반대로 중간에 뉴비 출고 열차가 삽입되면, 배차와 승객 분포가 필연적으로 불균등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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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졸업

1. 석사 논문 통과

한글 입력· 편집기의 통합적 설계와 구현에 관한 연구
김 용묵 (연세 대학교 대학원 언어정보학 협동과정 언어공학 전공)

석사 학위 논문이 본심까지 통과했고 난 무난히 대학원 졸업을 앞두게 됐다. 현재 나의 진학 구분은 '재학'에서 '졸업 예정'으로 바뀌었다. 당연히 기쁘다. 대선 후보가 이제 대통령 당선인이 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 논문의 지도 교수(논문 주심)는 연세대 국어국문과의 한 영균 선생님. 국문과에서 이공계 감각이 가장 뛰어나고 세벌식이 뭔지, 국어 정보학 쪽이 뭔지 아시는 분이다.

나의 논문 주제는 뻔하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이론 배경과 의의, 주요 기능 명세에 대해서 썼다.
이건 뭐 1, 2년 연구해 온 게 아니기 때문에 나는 다른 석사 지망생들과는 어차피 출발선의 위치가 다른 것도 사실이었다.

논문 심사 중에는 “너 2003년에 투고했던 김 용묵· 김 진형 논문 때에 비해서 지금 달라진 게 뭐냐?”란 질문을 받곤 했다.
생각 같아서는 “그걸 질문이라고 하십니까. 당연히 넘사벽 급으로 달라졌지.. ㅜㅜ;;”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2003년 논문은 <날개셋> 엔진 버전이 겨우 2.x이던 시절인데.. 지금은 그때 없던 개념이 수두룩하며, 오토마타만 해도 옛날엔 지금 같은 수식도 아니고 진짜 흑역사 수준의 유치한 장난감으로 기술했었는데 지금 것하고는 비교 자체가 실례이다. =_=;;

한글 입력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들은 통상적으로 그저 글쇠 배열이 어떻고 손가락 움직임이 어떻고 하는 쪽에 치우쳐 있다.
그러나 나의 관심사는 그보다 훨씬 더 fundamental한 것이다.

그 어떤 한글 입력 방식을 만들더라도 결국은 한글 조합 로직이 있어야 한다.
내 프로그램의 내부 구조와 이념을 아는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다양한 한글 입력 로직을 '기술'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래서 한 프로그램에서 무슨 입력 방식을 불러와서 쓰고, 편집하고 저장할 수 있게 했다. 그게 2장의 내용이다.

“한글 입력 오토마타야 이미 1980년대에 이론이 다 정립됐고 지금은 누구나 당연히 그저 그러려니 하고 쓰는 시스템인데, 그것만 전문적으로 또 연구할 게 있냐?”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지 모르나 나는 그것만을 소재로 연구를 많이 해 냈다.

다음 3장은 내가 개인적으로 이 논문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다.
2장에서 제시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컴포넌트들을 응용하여 이런 저런 입력 방식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글자판 종류별로” 분류하여 제시했다. 바로 두벌식, 두벌식과 세벌식 사이의 절충 방식, 그리고 pure 세벌식 이렇게 세 종류.

두벌식에 대해서는, 세벌식 입력 방식을 설계할 때는 거의 필요하지 않은데 두벌식이기 때문에 음절 구분과 관련해서 추가로 필요한 구성요소들을 소개했다. 초+종성 공유 낱자 결합 규칙이라든가 특수 도깨비불 규칙, 조합 종료 타이머가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절충 방식에서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범용적인 기능을 활용하여 복벌식이라든가 신세벌식 같은 입력 방식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pure 세벌식은 초· 중· 종성이 모두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모아치기부터 시작해 무한 낱자 수정, 특정 낱자 바로 지우기 등이 모두 가능함을 보였다.

이런 식으로 세 개의 케이스를 나눠서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을 이번 논문 학기 때 최초로 생각해 냈는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든다.
지금 프로그램의 도움말도 그 논문 스타일로 개편할 예정이다.

4장은 한글 입력기가 글자 입력 자체의 범위를 넘어서서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는 텍스트 변환이나 검색 기능을 다뤘다. 잘 알다시피 낱자 재결합이라든가 한글-영타 변환 같은 것 말이다. 한글을 입력하면서 활용 가능한 알고리즘은, 이미 입력된 한글에 대해서도 일괄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5장은 구현체 소개로, 잘 알다시피 동일 엔진에서 편집기와 IME 모듈, 입력 패드라고 Windows 플랫폼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프런트 엔드가 다뤄졌다.

요컨대 논문은 앞으로 그 어떤 한글 입력 방식을 만들더라도 공통적으로 적용될 기술 기반을 닦아 놓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리고 지금처럼 논문을 구성한 것은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내 자신에게 떳떳하고 정말 체계적으로 잘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감사의 글에는...

  • 너님은 학부 출신만으로 재능을 썩히기엔 너무 아깝다며 대학원 꼭 가라고 내게 독려를 해 주신 분.
  • 수많은 태클과 딴지를 통해 나의 학문적 방어력을 키워 주시고, 프로그램 매뉴얼을 일말의 논문처럼 보이게 기여해 주신 논문 지도교수님
  • 야간도 아니고 일반 대학원에 불쑥 입학해 버렸는데도 괘씸하다고 날 짜르지 않고, 학위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고 직위를 유지시켜 주신 회사 관계자
  • 2년간 동고동락했던 학교 입학 동기와 과 선배, 친구들

이 들어갔다. 위에 언급된 분들은 정말로 감사를 드려야 하기 때문에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 문단에는

“끝으로, 한글 기계화의 선구자로서 우리 겨레의 은인이며, 특별히 제게는 책과 글을 통해 10대 시절부터 세벌식 한글 사랑 정신으로 큰 감화를 주신 고 공 병우 박사님의 영전에 이 논문을 바칩니다.”


라고 써 넣었다. 뭉클~~ 이 논문의 이념과 성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글쎄, 이것도 학교나 과에 따라서는 분위기가 다소 차이가 나는 모양이다. 박사도 아니고 석사 나부랭이 주제에 뭔 학문 업적을 이룬 게 있다고, 세상사를 다 달관한 듯이 벌써부터 감사의 글을 논문에다 넣냐고 의아하게 보는 곳도 있다고 함. 하지만 우리 학교 우리 과는 안 그렇기 때문에... ㅎㅎ

논문 작성 과정이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작품은 이미 다 나와 있는데 그걸 글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어찌나 힘들었는지, 온갖 스트레스에 머리를 쥐어짜면서 날밤 새기도 했다. (물론 논문 학기 중에도 코딩이 전혀 없었던 것도 또 아님)
하물며 연구 주제도 못 잡은 채 덜컥 논문 학기를 맞이한 학생은 얼마나 고생이 심할까?

이쪽은 문과 기반인 협동과정이기 때문에 이공계 대학원처럼 연구실에 틀어박혀 사는 게 아니다. 석사 때부터 교수의 push를 받아 가며 공동 프로젝트 진행하고 학술지 논문 게재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위 논문 주제까지 정하는 형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은 랩비가 아니라 따로 취업을 해서 일하면서 벌고, 개인 사정 때문에 논문 준비를 못 하면 졸업이 n학기 수준으로 한없이 늦어지게 된다.
그래도 난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다만, 창작의 고통보다 더한 걱정은...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차후의 연구 방향과 내가 하고 싶어하는 연구 방향이 미묘하게 어긋난다는 점이다.
디테일한 사항을 이 자리에서 얘기하지는 않겠으나,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지금 석사 졸업은 시켜 주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나랑 코드가 안 맞을 거면 넌 내 밑에서 박사는 계속 못 한다” 처럼 좀 됐다. ㅜㅜ 어이쿠..

뭐, 말은 그렇게 하셔도 설마 제자를 그렇게 내쫓지는 않으시겠지... 나중에 입시철이 됐을 때 선생님 찾아가서 또 데꿀멍 좀 하면.. =_=;;
코스웍 이수하면서야 뭘 공부할 수도 있고 선생님이 원하시는 무슨 과제나 프로젝트를 하고 무슨 학술지 논문을 쓸 수도 있지만,

다음 학위 과정에서의 최종 학위 논문은 한글 글꼴을 주제로 쓸 것이다.
입력으로 시작해서 글꼴로 공부를 끝내겠다는 마스터 플랜은 사실 대학원 석사 지원하기 전부터 분명하게 생각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이건 타협이나 양보를 할 수 없다.

2. 나의 적성과 정체성

많은 사람들이 나보고 “넌 정말 천재다”, “네 능력에 겨우 지금 회사에서 그 연봉은 너무 아깝다”, “넌 공부 더 해야 된다.”, “대학원 꼭 가라. 유학 가라. 두 번 가라” 같은 말씀을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현재 겉보기 역량에 비해서 훨씬 작은 사회적 지위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 역량들이 기성 사회 조직에서는 거의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나의 스펙을 보고는 내가 모든 것을 뭐든지 잘하는 천재인 줄로 무척 오해를 하셨다. 카이스트 출신이니까,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혼자서 다 만들었을 정도니까 시험만 쳤다 하면 100점 받겠지, 이런 것 개발도 잘하겠지, 뭘 잘하겠지 등등...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나는 실제로는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것밖에 잘하는 게 없고 그것 말고는 안중에 없다. ^^;;;;;

고집과 외곬수도 못 말릴 정도로 아주 강하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가 기존 학교나 대학(원), 회사에서 정상적으로 소속되어 일하는 사람이 상상하거나 기대하거나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겠는가? 그건 애초에 1.0부터가 고3 때 수능 공부 다 때려치우고 만들어진 건데 말이다.

이런 집념에 비해서 나는 지금보다 더 빠른 컴퓨터를 만든다거나 SNS 데이터를 분석해서 의미 있는 동향을 뽑아 낸다거나, 수학적으로 더 엄밀한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만든다거나 기가 막힌 웹 표준 기술을 만든다거나, 심지어 스마트폰용으로 기가 막힌 게임 앱을 개발하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난 전산학과 대학원에는 가지 않은 것이다. 평양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런 진로의 특수성 고민 때문에
나의 다른 과학고/카이스트 동기들은 패스트 석· 박 통합 코스를 밟아서 지금의 내 나이가 되기도 전에 박사까지 다 마친 반면,
나는 인제 겨우 석사를 마친 수준인 것이다.

난 공무원, 대기업, 공기업 같은 조직에 못 있는다. 의사, 변호사 같은 거 못 한다.
난 오로지 내가 붙들고 있는 아이디어를 다 작품으로 옮기기 전에는 단언하건대 다른 일은 죽어도 못 할 것 같다. 오로지 이것만 미는 수밖에 없다.;;

3. 소감 & 이후의 계획

- 대학원에 있으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역시 국어 '운동꾼' 말고 실제 '학자'들이 한국어와 한글에 대해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그럭저럭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일부는 내가 너무 편견에 빠져 있었고, 그렇게 특수하지 않은 현상에 너무 의미를 두고 집착하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아직 학부의 사고방식에서 제대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던 입학 초기엔, “어? 한 학기에 최대 12학점밖에 못 들어? 대학원은 안 그래도 등록금도 학부보다 더 비싼데 이거 너무 적은 거 아냐?“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이야 그런 생각 따위는 개나 줘 버린 지 오래이다. 한번 12학점씩 들어 본 뒤로는 다시는(앞으로 박사 마칠 때까지도!) 12학점씩이나 듣지는 않을 것이다. -_-;;

- 사전학, 텍스트 마이닝 등 언어학의 응용 분야는 역시 여러 학문 분야의 복합 성향이 짙다는 걸 느꼈다. 나의 관심 분야인 글꼴 쪽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 첫 학기 때 기본기 보충 차원에서 국문과 학부 수업을 청강했던 '국어 통사론' 과목은 나 같은 공대 출신 비전공자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됐다. 언어정보학 했다는 사람이 한국어 문법에 대해서 그래도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지.

- 그 외에 국문과 대학원 수업은 그럭저럭 강의 듣고 리포트도 안 뒤쳐질 만큼은 써 냈지만, 그릇의 크기의 부족으로 인해 내가 제대로 못 받아들인 내용도 적지 않았다.

- 우리 과에서 자체적으로 개설한 수업은 내용이 다채롭고 좋은 편이지만, 학생들이 워낙 출신이 다양하고 배경 지식 및 관심 연구 분야가 제각각이다 보니 국문과면 국문과, 전산학과면 전산학과 같은 단과 대학원 수업에 비해서 내용의 깊이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건 불가피해 보였다. 이것은 협동과정의 단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코스웍과는 별개로 나처럼 똘끼 충만한 학제간 연구 주제를 이미 갖추고 있는 사람에게는, 협동과정이 장점과 기회로 작용할 수 있겠다. ㄲㄲㄲ

- 원래는 사전 연구실에서 시작해서 전산 언어학, 말뭉치 언어학, 사전학 쪽을 표방하던 이 과가 이공계 협력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요즘은 점점 한국어 교육 쪽 비중만 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늘 느끼는 것이지만,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경제적으로 떵떵거리며 잘 살고, 다른 나라들에게 꿈과 희망과 롤모델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국어 수요도 계속 있을 것이고 한국어 교사들도 먹고 살 수 있을 텐데.

- 그래도 나는 이런 여건에 아무리 못 하더라도, 최하 마지노선으로 석사 학위는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앞으로 뭘 더 하든지간에 지난 2년간의 투자는 아깝지 않다. 이제 나는 개인적으로 한글 입력 소프트웨어에 대해 연구한 걸 대학원 세계에서도 당당히 어필할 수 있게 되었다.

- 올해 하반기엔 일단 회사로 전업 복귀한다. 이번 논문 학기 동안 심신이 다소 피폐해졌다. 어서 컨디션을 추스리고 <날개셋> 한글 입력기 다음 버전(일단 6.7)을 올해 중에 내놓을 생각이다. 어서 이거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한 7.0 정도까지 만든 뒤에는 본격적으로 글꼴 연구 모드이다..

- 아니 그보다도, 앞으로 논문이 조만간 완전한 책 형태로 인쇄돼 나오면, 온갖 지인들한테 나눠 주면서 인사 드리고 만나서 노는 게 우선이다. 최하 50부 정도는 뽑아 둬야 할 듯.

Posted by 사무엘

2012/06/27 08:27 2012/06/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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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 완수 2012/06/27 11:40 # M/D Reply Permalink

    석사 졸업 축하드립니다. 저는 지난 학기에 복학했는데 세 과목의 조별 과제를 혼자서 다 한 정도로도 힘들어서(한 달 가까이 밤샜습니다) 방학이 된 지금은 그냥 늘어져서 쉬고 싶을 뿐인데 대단하십니다.

    1. 사무엘 2012/06/27 18:44 # M/D Permalink

      김 완수 님, 오랜만이네요. 고맙습니다. ^^ 지금도 울산에 계시나요?

    2. 김 완수 2012/06/27 22:14 # M/D Permalink

      네, 여전히 울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2. 아라크넹 2012/06/27 13:41 # M/D Reply Permalink

    대학원 학점은 보통 학부 학점 곱하기 2~2.5 정도로 계산하는 게 보통입니다. 12학점 들으면 실제 로드는 학부 24~30학점 수준... 12학점 풀로 듣는 경우는 보통 대부분이 (연구실에 있는 걸로 합산되는) 연구학점이죠.

    1. 사무엘 2012/06/27 18:45 # M/D Permalink

      이거 무슨 현재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코드 라인 수 vs 내 코딩 스타일을 감안한 실질적인 코드 라인 수의 비율 같군요. ㅋㅋㅋㅋ

  3. 주의사신 2012/06/27 17:39 # M/D Reply Permalink

    1.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졸업 미리 축하 드립니다.

    2. "관악산의 대학원에 들어가 수련을 하고, 모교에 연구실을 하나 만들어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여러 번 받았답니다.

    개인적으로 "전산학의 확장"보다는 "지금 있는 기술을 활용하여 사람들이 쓰기 좋은 소프트웨어 만들기"에 관심이 더 많은지라 그 제의를 거절했답니다...

    1. 사무엘 2012/06/27 18:45 # M/D Permalink

      주의사신 님의 진로에 대해서는 이미 들은 적이 있어서 어렴풋이 압니다.
      모교로부터 그런 제안을 받을 정도이면 공부를 정말 굉장히 잘하셨나 봅니다. 그런데도 뜻이 있어서 지금 같은 진로를 의도적으로 선택하신 거라면 열심히 노력하셔서 '물건' 하나 꼭 만들어서 목표를 꼭 이루셨으면 합니다. ^^

  4. 김 기윤 2012/06/28 07:33 # M/D Reply Permalink

    1. 우선 졸업 축하드립니다!

    2. 그 논문 한번 꼭 보고 싶군요 ㄲㄲㄲ

    3. 어쨋든 앞으로도 <날개셋> 잘 투닥르닙디ㅏ.

    1. 사무엘 2012/06/28 13:44 # M/D Permalink

      감사합니다. ^^
      글 아랫부분의 오타가 꽤 심오한 형태로 났군요. 복원하면 '부탁드립니다'이겠죠? ㅎㅎ

      저는 이제 막 인쇄소 직원에게 논문 출판을 주문하고 인준서 원본을 전달했습니다.

  5. 팥알 2012/06/28 19:27 # M/D Reply Permalink

    큰 산을 넘으셨군요. 저도 졸업을 미리 축하 드립니다.
    모차르트·베토벤·슈베르트처럼 뛰어난 음악가들이 아무리 많더라도,
    그 음악가들이 만든 음악을 악보로 옮길 방법이 없거나 너무 번거로우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없었겠죠.
    한글을 음악에 빗댄다면, 날개셋은 악보를 가장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날개셋을 아는 사람이 늘수록 한글 입력법에 관한 논의나 성과물도 더욱 질이 높아질 것 같습니다.
    논문을 통하여 세벌 자판을 쓰는 않는 사람들에게도 날개셋의 기능과 가능성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1. 사무엘 2012/06/29 00:22 # M/D Permalink

      제 프로그램의 취지와 의미를 잘 아시는 분이 이렇게 계셔서 제게도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이 분야를 연구하는 후속 연구자가 늘어서 제 논문이 추후에 자주 인용되고 컴퓨터에서 다양한 한글 입력 방식과 기술이 개발되면 좋겠습니다. ^^

  6. 정 찬일 2012/06/28 23:06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저도 졸업 축하드립니다~ 여기 코멘트 다는 건 처음이네요.
    나중에 뵙게 되면 피땀어린? 논문 어떻게 쓰셨나 읽어보고 싶네요. (근데 이해할 수 있으려나--;;)
    아무튼 꾸준히 들르면서 글들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어린 시절 책에서 읽은 남극점 도달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고 다시 보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직후에 용묵님이 글을 포스팅하셔서 놀랐습니다.

    1. 사무엘 2012/06/29 00:22 # M/D Permalink

      반갑습니다. 형제, 요즘은 어디서 뭘 하고 지내나요?
      제 논문은 영어와 수학식만으로 도배되어 있는 괴물 같은 논문이 아니니, 그냥 무난히 술술 읽힐 거라 생각합니다..만 ^^;; .... 연구 분야와 방법론을 이해 못 하는 분들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시더군요.. ㅜㅜ
      예전처럼 교회에서도 다시 봤으면 좋겠네요. 요즘은 형제가 좋아할 만한 새로운 친구들도 청년부에 들어와 있습니다.

  7. 비밀방문자 2012/06/29 12:45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사무엘 2012/06/29 16:50 # M/D Permalink

      지금은 방학하고 집에 왔나?
      내가 당분간 주말은 다른 약속이 차 있고, 7월 중순 이후쯤의 주말이나 다른 날에 한번 만나자구 ^^;;

  8. 정 찬일 2012/06/29 22:04 # M/D Reply Permalink

    저는 방학해서 서울로 올라와서 얼마 전에 아는 분이 창업한 개발 업체에서 스마트폰 게임 개발을 하고 있고요, 게임 유닛, 스테이지, 밸런스 등의 설계 및 AI 작성을 맡게 되었는데 딱 제 흥미와 적성에 맞는 일이라서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어떤 분들이길래 '형제가 좋아할 만한 새로운 친구들'이라고 쓰셨을까 궁금해지네요ㅎ 조만간 교회 갈까 생각하고 있는데요, 가게 되면 미리 연락드리겠습니다.

    1. 사무엘 2012/07/01 18:01 # M/D Permalink

      적성에 잘 맞는 일을 하고 있다니 참 반갑네요. 형제도 전산학을 학술적으로 파는 것보다는 그걸로 디자인 같은 것도 결부해서 창의적인 컨텐츠를 만드는 일이 적성에 더 맞나 봐요.
      당장 여기에 댓글 남긴 사람 중에도 몇 명은 교회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 ^^

  9. 백성 2012/06/30 16:08 # M/D Reply Permalink

    1. 제가 그 논문을 썼다면, 두벌식과 세벌식의 절충안 그런 건 안 넣고 My way 식으로 세벌식 최종만 넣었겠지 말입니다 ㅠㅠ
    사무엘님하고 흥미를 가지는 방향이 얼추 비슷한데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밍공학 vs 수학 및 물리학, 한글 오토마타 vs 한글 표기법, 철도 vs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2. 그러니 유학 가세요. 두 번 가세요. <<

    ※이번주는 교회 나옵니다. 이거 얼마동안 안나와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신앙이 막장이 되어가는 추세라서요. 시험은 끝났습니다.

    1. 사무엘 2012/07/01 18:02 # M/D Permalink

      미래에 대학원 가서 논문 쓰게 되면 내 논문을 인용해서 새로운 학설과 작품을 만들어 보세요. ㅎㅎ
      오늘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10. Lyn 2012/07/01 14:18 # M/D Reply Permalink

    존경스럽습니다. 석사논문까지 ㅜ.ㅜ

    1. 사무엘 2012/07/01 18:02 # M/D Permalink

      과찬이십니다. ^^ 요즘 세상에 박사도 아니고 석사는 그렇게까지 대단한 게 볼 건 아니에요. :D

    2. Lyn 2012/07/01 19:20 # M/D Permalink

      에잉... 전 그 안대단한 석사도 못하는중 ..

  11. Lyn 2012/07/02 09:54 # M/D Reply Permalink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20702061704304

    재밋는 기사가 올라왔네요

    1. 왕배덕배 2012/07/02 13:31 # M/D Permalink

      새로울 건 없고요, '가림다문'을 검색해 보시면 많은 정보가 나올 겁니다.

    2. 사무엘 2012/07/02 15:45 # M/D Permalink

      뭐, 한글과 여타 고대 문자 사이와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것은 fact만을 찾는 일이라면 나쁠 게 없지만, 저는 지금까지 제기된 예를 생각해 봤을 때 다소 회의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우연히 비슷한 글자가 몇 자 나왔을 뿐이지, 그 글자의 실제 음가가 오늘날의 한글과 같았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요.

  12. Lyn 2012/07/02 15:35 # M/D Reply Permalink

    음... 환단고기는 판타지소설 아닌가요ㅡ.ㅡ;

    1. 왕배덕배 2012/07/08 00:31 # M/D Permalink

      그러니까 그런 기사도 역시 믿을 만한 게 안 되는 것이겠죠.

  13. 사무엘 2012/07/03 17:12 # M/D Reply Permalink

    논문이 제본돼 나왔다. 그리고 학교 도서관에다 온· 오프라인으로 제출하는 것까지도 다 승인 완료됐고 끝났다.
    졸업 후에도 나중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눠 줄 걸 생각하면 50부보다 더 많이 주문해도 될 뻔했다. 논문도 무슨 전동차 반입하는 것처럼 1차 도입분, 2차 추가 도입분처럼 되려나?

    이제 스케줄 잡아서 차근차근 지인들 만나면서 논문 조공 셔틀로..;; “논문 내놔 임마!” “드.. 드리겠습니다.” “필요 없어!”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언어 순화를 위해 '임마'로 대체)
    그래도 이런 셔틀은 해도 즐거울 것 같다. 내 논문을 내 차에다 실어서 오니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14. 다물 2012/07/11 15:07 # M/D Reply Permalink

    전 학사 논문 쓰는것도 어렵던데 석사 논문 통과까지
    축하드려요 ^^

    1. 사무엘 2012/07/12 08:48 # M/D Permalink

      감사합니다. 옛날에는 그러고 보니 학사 졸업 때도 논문을 썼었지요. ^^

  15. ellif 2012/07/14 16:31 # M/D Reply Permalink

    잘 되면 내년 초에는 논문을 riss에서 볼 수 있겠네요.

    1. 사무엘 2012/07/14 22:12 # M/D Permalink

      네, 학교에 논문을 제출도 했고, 학술 정보 사이트에 전체 공개도 허락했습니다. ^^
      제 논문을 인용하거나 언급하는 관련 후속 연구가 앞으로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16. nanmoo 2012/10/06 09:10 # M/D Reply Permalink

    용묵이형 ^^ 석사 졸업 축하드려요 !!!

    날개셋 정말 잘쓰고 있습니다 ^^

    감사드립니다 ^^

    1. 사무엘 2012/10/06 12:21 # M/D Permalink

      감사합니다. 그런데 '형'이라니.. 닉네임만으로는 짐작이 안 되네요, 누구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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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프로 지름

지난 3월 24일, 맥북 프로 13인치형 모델이 본인의 제 5대 개인용 노트북 PC로 취임했다.
본인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노트북 PC를 사용한 이래로 14년 만에 애플 계열 컴퓨터를 개인용 컴퓨터로 장만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제4대 노트북은 2008년 5월에 도입되었고 윈도우 비스타 + 코어2 Duo 기종이었다. 오늘날의 PC 기준으로는 완전히 구닥다리로 전락한 셈.
좀 나중에 석사 졸업 기념으로 컴을 바꿀 생각이었지만, 마침 고향에서 부모님께서 새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하여 지금 내가 쓰던 걸 고향으로 보내고 나는 새 컴을 예정보다 더 일찍 장만하게 됐다.

초대 노트북은 분실, 2~3대 노트북은 고장 폐기였던 것에 비해, 4대 노트북은 약 4년에 가까운 임기를 마친 후 비교적 명예롭게, 그리고 예상보다 살짝 더 일찍 은퇴했다. 빠진 키캡 정리와 하드디스크 정리, 사소한 접촉 불량 수리 같은 정비를 받은 후, 고향으로 갔다.

지금까지 정말 유용하게 잘 사용해 왔고 키보드와 터치패드의 모든 감도가 손에 착 익은 정든 놈이긴 하지만, 이제 성능이 너무 뒤쳐졌고 액정 화면도 슬슬 누렇게 뜨는 등 노후화의 기미는 피해 갈 수 없었다. 물론 이것도 고향에 있는 컴퓨터보다는 훨씬 더 좋은 기종이다. 지금까지 부모님께서 쓰시던 컴은 이제 정말로 갖다 버릴 때가 됐고.. ㅜㅜ

구입한 새 노트북에 대해 스펙 차원에서 좀 아쉬움을 감수한 것은,
운영체제를 두 개나(윈도우와 맥 모두) 쓰는 것치고는 좀 부족한 감이 있는 하드디스크 용량.
그리고 지금 노트북보다 화면 해상도 픽셀수가 가로와 세로 모두 떨어진다는 점이다.
게다가 4:3이 아닌 요즘 대세인 와이드 화면을 쓰는 만큼, 이제 task bar를 가로가 아닌 세로로 배열해야겠다.
이질적인 키보드· 마우스 사용법은 덤.

Windows 운영체제는 내가 알아서 장만이라도 해서 깔아야 하는지 우려됐는데(OS 자체의 설치는 그렇다 치더라도 각종 드라이버들은 어떻게 잡으라고!!), 다행히 웃돈만 주면 판매처에서 아예 알아서 설치까지 한 채로 제품을 준다고 해서 안심을 했다.

Windows에다가는 단골 18번지 프로그램들을 설치해서 내가 늘 하던 일만 쭉 하고, 오픈소스 크로스 플랫폼 형태로 존재하는 프로그램들은 가능한 한 맥용으로 설치하는 방법으로 맥OS에 차츰 적응을 해 나갈 생각이다. 물론, 단골 18번지 프로그램들이 다들 단순 취향을 넘어서 내 생업과 관련된 일들을 하기 때문에, 나는 Windows를 아주 떠나서 살 수는 없다.

당장 개발툴만 예로 들어 보면, Windows에다가는 비주얼 스튜디오를, 맥에다가는 xcode와 Eclipse를 설치했다. 이클립스를 굳이 윈도우에다가 설치할 필요는 없으니까. 나도 드디어 윈도우 7 + 비주얼 스튜디오 2010으로 완전히 갈아탔다. 거기에다 호환성 차원에서 2003도 여전히 설치.

나는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혼자서 만들었을 정도로 Windows 환경 개발에 정통한 것에 '비해서'는 여타 운영체제를 너무 안 다뤄 봤고 너무 모른다. 가령, 그 정도 기술 수준의 프로그램을 만들 줄 알면서 유닉스 명령을 나 정도로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지 싶다. 지금까지 쓸 일이 없었으니까. 오로지 Windows 독식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번 맥북 장만은 약간 risk도 감안하면서 내린 결정이긴 하다만, 15년에 가까운 나의 Windows 독점 풍토에 뭔가 새로운 바람을 수혈해 넣을 거라는 기대를 해 본다.
비록 나는 이제 예전에 맨대가리 헤딩으로 프로그래밍에만 매달려서 윈도우 API를 공부했듯이 맥OS API를 새로 처음부터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람 미래라는 건 알 수 없으니까 말이다.

같은 데스크톱급 PC로도 모자라서 스마트폰은...;; 글쎄다. 이것도 언젠가는 안드로이드든 아이폰이든 써 보면 좋을 것 같지만, 딱히 길 안내 기능 말고는 그 돈까지 주면서 일부러 앞장서서 사서 쓸 매력을 느끼지는 않는다. PC에서 벌여 놓은 일이 너무 많아서 이것저것 다 쫓아가다간 다 놓친다. pruning이 필요함.

컴퓨터를 새로 세팅하다 보니, 이제 운영체제와 각종 소프트웨어들을 온통 업데이트해 줘야 하고, 맥 기반 개발툴들도 다 인터넷을 통해서 구해야 한다. 고로 수백~수 GB에 달하는 트래픽이 예상되는데, 언제 날잡아서 안정적인 유선 네퉉으로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사무엘

2012/03/31 08:22 2012/03/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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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사신 2012/03/31 09:37 # M/D Reply Permalink

    맥북을 보면, 나사 구멍이 하나도 없고, 그 흔한 팬 돌아가는 소리조차 없어서 이거 어떻게 만든거지 싶을 때가 많더라고요.

    친구들과 "나사 구멍은 잘 끼워 맞춰서 없는 거고, 열은 기계 통채로 식히기 때문에 없는 거다"라고 추측은 해 봤습니다만 아직도 정확한 것은 모르겠습니다.

    1. 아라크넹 2012/03/31 15:33 # M/D Permalink

      맥북에도 팬은 있습니다. (macbook fan 같은 걸로 검색해 보세요.) 보통 노트북의 팬 구멍과 완전히 다르게 생겨서 잘 모를 수 있는데, 사실 힌지 부분을 잘 보시면 배출구(exhaust)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나사 구멍 역시 있는데 잘 안 보이는 것 뿐이고요, 다만 모양이 너무 특이한 까닭에 특수한 드라이버가 필요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2. 사무엘 2012/03/31 16:07 # M/D Permalink

      Windows 운영체제로 조금만 맥북을 써 보면 쌔애앵 하는 맥북 팬 소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ㅎㅎ
      맥북은 동일 사양의 일반 노트북보다 비싸고, 일반 PC에 당연히 갖추고 있는 키나 단자가 빠져 있는 게 좀 의아하지요. 하지만 다른 방면으로 매력도 충분히 있긴 합니다.

  2. 근성인 2012/04/01 01:21 # M/D Reply Permalink

    이럴수가? 못본 사이에 사무엘 가이가 앱등이가 되었어? 축하해?

    1. 사무엘 2012/04/01 14:03 # M/D Permalink

      근성인님 오랜만이다? 잘 지내시는가!
      맥북 써 보면 세상에 Windows하고는 이렇게 다른 운영체제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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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오덕질 근황

날씨는 봄 기운이 만연하고 좋다.
그런데 기름값은 또 왜 이리 미친 듯이 지구 종말 수준으로 오르고 있는지? 2000도 모자라서 2100 돌파. 그래도 진짜 지구 종말 직전엔 기름값이 3천~5천 원 이상이 될 수도 있으니, 그런 극단적인 표현은 나중을 위해 아직은 아껴 두고 있다.

3년 전에 나의 일기장에 “기름값이 1600원대로 폭등했다”란 문장이 있는 걸 보고는 그저 쓴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성경에 예언되어 있는 말세의 반이스라엘 감정은 아마 기름값 하나만으로도 아주 쉽게, 금방 조장되고 달성될 것이라 본인은 믿는다.
어쨌든 그건 그거고 오랜만에 각 분야별 내 오덕질 근황이나 좀 올려 본다.

1. 본업

난 이번 학기가 석사 논문 학기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학기는 정말로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못 할 것 같다.
논문 작성 과정에서 대략 아래와 같은 애로사항이 꽃피고 있다.

내용 채워 넣는 난이도 10
남에게 설득, 어필하는 난이도 30
형식에 맞춰 쓰는 난이도 60 ㅠㅠㅠㅠㅠㅠㅠ


다만, 이 달 말쯤 <날개셋> 한글 입력기 6.51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6.7로 바로 건너 뛰는 건 좀 무리이고, 6.51로 결론. 6.5 이래로 주로 바뀐 곳은 편집기이기 때문에, 외부 모듈을 쓰는 분은 별로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주요 변화 사항은 현재까지 다음과 같다.

  • 예전에 블로그에다 글을 올렸듯, type 3 키보드에서 한자 키의 보정 방식을 바꿈 (이건 외부 모듈에도 적용되는 공통 사항)
  • 오토마타에, 3.0 이래로 -7까지 있던 대체 상태에다 -8과 -9라는 새로운 대체 상태 추가 (이건 아주 특수한 기능이고 말 한 마디로 설명하기가 곤란해서...)
  • 편집기에 있는 여러 사소한 버그들 잡음. (그냥 평범하게 쓰는 데는 별 영향 없음)
  • 북한 표준 두벌식 글쇠배열의 오류를 바로잡고, 글쇠배열이 아닌 입력 유형 파일로 제공. 고증을 거쳐서 낱자 결합 규칙과 오토마타까지 북한의 실제 한글 입력 방식을 재현함.
  • 완전히 잉여 기능이긴 하지만, 2.0 이래로 10년째 변함없이 갖고 있던 한컴 2바이트 완성형 옛한글의 변환 테이블에 존재하던 일부 오류 수정

진짜로 작업하고 싶은 것들은 규모가 훨씬 더 큰 것들인데.. 이거 작업은 아무래도 논문 통과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 단어 단위 한자 변환 기능은 도대체 언제 넣나. ㅜㅜ

2. 철도

<자유 여행 패스와 함께하는 경전선 3일 여행> 클릭.
본인은 지난 겨울방학 때 하나로 티켓으로 경전선을 완주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저런 글은 정말 뼛속까지 철덕력으로 넘치는 사람만이 쓸 수 있다는 걸 적극 공감한다. 한 우진 님께 그저 존경과 찬사를 보낼 뿐이다.

‘두 역 갔다가 한 역 되돌아오기’라는 게 있을 수 있다는 걸 본인은 알고 있었지만, 이걸 저 글에서처럼 이론으로 정립한 건 처음 본다.
대전에서 서울까지 직통 열차가 좌석이 없을 때도 대전-천안, 천안-서울처럼 구간을 나누면 두 구간 모두 대체로 좌석이 생긴다. 이런 것처럼 열차는 중간 정차역이 있다는 특성상 단순 point-to-point 교통수단인 고속버스나 비행기보다는 뭔가 ‘테크닉’이 많이 발달할 수 있는데, 이런 것도 철도의 매력임이 틀림없다.

3. 기독교

모처럼 UCC 하나 공개한다.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찬양인 <놀라운 주의 은혜>(Wonderful Grace of Jesus)의 1절을 혼자 아카펠라 4부 합창으로 불러 봤다. 여자친구라도 있으면 듀엣이 됐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그냥 싱글 코어이다. ㅋㅋ 들어 보시라. 이것이 화음의 위력이다.

그리고 본인은 작년 겨울방학 때, 킹 제임스 성경과 기독교회사에 대한 아주 유익한 다큐멘터리 영화 A Lamp in the Dark의 대본 번역에 참여한 바 있다. 그 영화가 드디어 자막이 삽입된 영상물로 완성되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클릭해서 보시기 바란다. 무려 3시간에 달하는 분량.

난 2010년부터 블로그로 홈페이지 체계를 고친 이래로, 종교 관련 글에 내가 믿는 게 좋다는 식의 글은 잔뜩 올렸어도, 남이 믿는 게 잘못됐다는 글은 거의 올리지 않고 그런 건 최대한 자제하면서 지냈다.

그랬는데 요 최근에 성경의 역사 시리즈와 천주교 시리즈처럼 수위가 센 글이 갑자기 올라온 이유는... 바로 이 번역 작업을 하면서 동기 부여를 받아서였다. 이건 좀 양심상 글로 좀 정리해서 올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마음의 부담이 들어서이다. 이 영화를 보면 참된 교회사와 천주교의 정체, 바른 성경과 부패한 성경의 출처와 원인 등의 모든 것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강추.

4. 한글 진영

어제(17일 토), 정말 오랜만에 한글 학회를 찾았다. 지금까지 연락을 너무 안/못 하고 지낸 분들께 인사도 드릴 겸 해서이다. 임원 모임과 더불어 <한국어의 힘>이라고 김 미경 교수의 특별 강연도 있었는데, 무척 유익한 내용이었다. 대략 이런 요지.

  •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단일 모국어가 공식 언어로 통용되어 계층간에 위화감이 없고 소통에 불편이 없는 사회가 얼마나 복 받은 것인지 알아야 한다.
  • 모국어라는 건 그렇게 호락호락 취사선택 가능한 게 아니며, 이중 언어 국가들은 두 언어가 동등하게 공존하고 있는 구도가 결코 아니다. 복 거일 씨의 영어 공용화론은 가정 내지 전제 조건부터가 잘못 설정되었다.
  • 한국인만치 이민 2세가 자기 모국어를 쉽게 저버리는 민족은 별로 없다. 교포와 국내 외국인들에 대한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이 절실하다. 모국어 실력은 국가 경쟁력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내가 다니는 대학원 소속의 다른 학생들도 들으면 참 좋았을 텐데(특히 한국어 교육이 세부 전공인 분들) 아쉽다.
김 선생님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런 언어 이슈에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아쉬워하셨는데, 그때 현장에 있던 사람은 나 빼면 진짜로 전부 5, 60대 이상 중년들밖에 없었다.;; 안타깝지만 한글 학회에서 여는 모임들이 대부분 그런 분위기이다. ㅡ,.ㅡ;;

철도와 성경 덕질에 한동안 밀려 있던 이쪽 분야에 오랜만에 새 기운을 좀 충전했다. 그나저나, 한자 진영은 이 2012년에 아직도 초등학교 한자 교육 시행에 목숨을 걸고 있다니, 정말 놀랍다.. ㅜㅜ

5. 노트북 교체

본인, 조만간 새 노트북을 장만할 예정이다. 무척 정들었지만 구닥다리가 되어 버린 코어 2 듀오 기종을 거의 4년 가까이 썼다. 마침 부모님께서 쓰시는 더욱 고물 구닥다리 컴퓨터는 듣자 하니 이제 하드웨어가 맛이 가고 진짜로 폐기할 때가 된 듯하다. 그래서 지금 내 컴을 고향으로 보내고 나는 새 걸 장만하는 게 계획인데.. “맥북이냐 아니냐” 때문에 너무 고민된다.

  • 장점: 10년 넘게 Windows 독점만 경험하다가 이번 기회에 좀 새로운 세계로.
  • 단점: 내가 모든 걸 알고 통제하지 못하는 운영체제를 써야 하는 데서 예상되는 굉장한 이질감과 적응 기간 (비록 Windows를 같이 쓴다 하더라도 불편 불가피)

일반 유저가 아니라 개발자, 프로그래머이기 때문에 맥북을 더욱 써 봐야 할 명분이 있는 반면, 역설적으로 그 이유 때문에 Windows 기득권을 희생하기도 대단히 곤란한 처지이다.
뭐, 내가 10년 전 고등학생 시절처럼 인제 와서 본격적으로 xcode와 맥 프로그래밍을 공부할 여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윈도우 하나만 해도 앞으로 8이 나오면 또 이상한 게 잔뜩 도입되어 바뀌어 있을 텐데. IT계는 정말 너무 복잡하다.

Posted by 사무엘

2012/03/18 08:20 2012/03/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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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yn 2012/03/19 13:15 # M/D Reply Permalink

    맥북은.... 느려요 =_=;

    1. 사무엘 2012/03/19 20:50 # M/D Permalink

      헐.. 그런가요? ^^

  2. 주의사신 2012/03/19 15:54 # M/D Reply Permalink

    1. 논문 쓰면 여학생들이나, 마음 약한 남학생들은 한 번 쯤 울게 될 정도로 어렵다고 하시던 말씀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2. 친구가 맥북을 쓰길래 잠깐 써야 할 필요가 있어서(아마 졸업 작품 코드 작성이었을 것입니다. 그 친구랑 저랑 같이 졸업 작품 만들었거든요.) 사용했는데, 쓰면서 몇 번 "한영키 좀 주세요"하면서 썼던 기억이 납니다. 없어서 많이 불편했습니다.

    3. 애플 제품을 한 번 쓰기 시작하면, "애플의 복음(?)" 전하는 사람이 된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1. 사무엘 2012/03/19 20:50 # M/D Permalink

      백지 위에다 형식과 격식을 갖춰서 나의 학설을 수십 페이지 분량으로 주장하는 게 논문이니, 논문(특히 학위 논문)은 그야말로 학술 활동의 꽃이 아닐 수 없죠. 예심까지 이제 한 달도 채 안 남아서 벌써부터 떨립니다.;;

      맥북 계열에 한영 키가 없다는 건 익히 알고 있습니다. 키보드/터치패드의 사소한 동작 차이 때문에 야기되는 불편은 오히려 양반이죠. 비싼 기계 덥석 사 놓고 혼자 관리를 못 하는 지경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간지 나는 것만 보고 선택하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죠. 각종 드라이버나 쓸 만한 소프트웨어의 부재도 우려됩니다.

      그나저나 저는 스잡빠가 되기엔 Windows 기반의 기득권이 너무 많은 사람입니다. ^^;;

  3. Lyn 2012/03/20 17:16 # M/D Reply Permalink

    맥북은 일단 ... LLVM 이 VC보다 느리고 (...) 같은 가격일때 스펙도 전반적으로 낮고 애니메이션 보여주느라 안그래도 느린 퍼포먼스를 다 점유하죠...

    하기사 =_=a 맥이 애니메이션이 화려한 이유가 OS느린걸 감추기위해서란말도... 심리적으론 뭔가 움직이는게 보이면 느리다고 안느낀다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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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황

1. 바쁘고 잠 부족

매일 5시간 이하로 자는 나날이 3일 이상 지속되었을 때 사람 정신이 얼마나 피폐해지는지를 요즘 체험하면서 지낸다. 미치겠다. 조금만 틈만 나면 정신줄을 확 놓고 싶어지고, 짜증나고 일의 집중도와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말년이 표현했듯이 생명체의 4대 의무 중 하나가 잠의 의무이다. -_-;;

1999년쯤, 당산 철교가 재시공 중인 관계로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서쪽 고리가 끊어져 있던 시절, 노조가 파업까지 해서 비전문가인 대체 기관사가 투입된 적이 있었다. 그랬는데 그 중 어떤 사람은 극심한 과로로 인해 눈 뜨고 잠드는 경지에까지 이르렀고, 두단식 승강장이 되어 버린 합정 역의 수동 운전 구간에서 열차를 못 세우고 선로가 끊어진 곳으로 열차를 탈선시키는 아찔한 사고를 냈었다. 조금만 더 갔으면 열차는 끊어진 다리를 넘어 강으로 추락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 사람 심정이 이해가 된다. 난 잠에 약하니, 아무래도 나폴레옹 같은 위인은 못 되는 게 틀림없다. 덕분에 블로그 글 비축분도 예전에 비해 줄어드는 중.

그런 와중에도 <날개셋> 한글 입력기 다음 버전 개발은 틈틈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열몇 가지에 달하는 개선 사항들 중, 요 근래엔 굉장히 좋은 성과가 있어서 하나 소개하겠다. 프로그램의 모든 과정에서, 운영체제의 known, system DLL 말고 일반 DLL을 로딩할 때는 언제나 절대 경로를 지정하게 개선함. 이것은 아주 바람직하고 진작에 취했어야 할 조치인데, 이로써 얻은 긍정적인 효과는 다음과 같다.

- fake DLL을 잘못 로딩하거나 인식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여 프로그램의 잠재적인 보안 위협을 크게 줄였다. 가령, <날개셋>과 전혀 관계가 없는 동명이인(namesake) NGS3.DLL을 로딩하는 프로그램 내부에서도 이제 <날개셋> 외부 모듈이 잘 동작할 수 있다.
- FireFox Nightly에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 외부 모듈이 전혀 구동되지 않는다는 버그 신고가 들어와 있었는데, 이를 덩달아 해결. (FireFox 구버전에서는 그런 현상이 없었다 함)
- 드디어.. 서로 API가 호환되지 않는 <날개셋> 버전을 사용하는 타자연습과 입력기 외부 모듈이 “동시 구동이 가능해졌다!” 이제 앞으로는 타자연습에서 외부 모듈을 같이 쓰기 위해서 두 프로그램을 항상 동시에 업데이트해야 할 필요가 없다.

2. 국어 정보 처리 시스템 경진대회

국어 정보 처리 시스템 경진대회라는 게 있다. 문화 체육 관광부와 국립 국어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 대회는, 가장 직접적으로는 방대한 양의 세종 말뭉치를 효율적으로 조회하고 의미 태깅을 똑똑하게 해 주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한국어· 한글과 관련된 뭔가 독창적인 소프트웨어는 무엇이든 응모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공모전인데 왜 경진대회라는 표현이 쓰였는지 모르겠다. 2009년부터 시행해서 올해로 3회째이다.
한 달도 더 된 뒷북이긴 하다만, 본인은 <날개셋> 한글 입력기 6.3을 출품해서 은상을 받았다. 대상과 금상에 이은 3등.

사실, 내 프로그램은 다른 작품들과는 체급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11년 전에 1.0이 이것보다 더 큰 대회에서 1등을 한 적도 있는 걸... 그리고 내 프로그램은 말뭉치라든가 사전, NLP 같은 분야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도 않는다. 이런 프로그램이 나올 거라고 심사 위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소재의 프로그램이다만(오히려 심사 위원 중에 내가 과거에 두벌식 제정 위원 중 하나였다고 말한 분도 있었다-_-)...
그래도 내 프로그램은 국어 정보 처리와 분명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저 정도로 입상을 했으니 옛날 생각이 나고 기분은 좋다. 입상작들의 수준도 그렇게 호락호락 허접한 편은 결코 아님.

금상을 받은 분은 나이 지긋한 개인 개발자이신데 세종 전자 사전 통합 검색 시스템을 만들었다.
대상을 받은 울산 대학교 팀은 전산학과의 한국어 처리 연구실에서 한국어 형태소 분석기를 개발하면서 몇 년째 작정하고 이 대회만 공략한 경우이다. 한 우물만 파면서 2010년 금상에 이어 이번에 대상을 수상했다.

3. 늦가을의 불청객, 모기

11월이 꺾여 가는 와중에도 아직까지 날씨가 별로 춥지가 않다. 특히 이상 고온이 기승을 부리던 월초엔 집에서 여전히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야 할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본인은 이놈의 모기 때문에 홍역을 치르며 악몽 같은 가을을 보냈다. 하긴, 뉴스에서도 보도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저녁에는 가능하면 선풍기· 에어컨을 가동하기보다는 문을 개방하여 집안을 냉각시키고 싶은데, 그럴 때면 정말 어김없이 모기가 기어들어오곤 했다. 피 빨아먹지, 게다가 귓가에 날아다니는 소음은 사람 기분 잡치기에 최적이다. 차라리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는 문을 열 생각 자체를 안 하고 무조건 에어컨 콜인데, 지금은 그게 아니다 보니 모기가 더욱 부각되는 것 같다.

때려잡자니 피 빨아먹은 모기는 벽에 지저분한 혈흔을 남기고, 살충제는 사람에게도 무척 해로운 화학 약품이고... 처리하는 방법도 딜레마이다.

하루는 한밤중에 한적한 주택가에다 차를 세워 놓고 차 안에서 잠을 잤다. 냉각과 환기를 위해 창문을 약간만 열어 놨는데... 그게 실수였다. 그로부터 30분이 채 되기 전에 팔뚝에 가려움이 느껴졌고, 실내등을 켜서 차내를 둘러봤을 때 나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그 좁은 틈새를 타고 모기가 이 작은 승용차 안에 서너 마리씩이나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ㅜㅜ 이런 썩을..;; 이놈들은 잠도 안 자나.;;

제아무리 살생을 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박애주의자라 하더라도 파리· 모기를 죽이지 말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체벌 반대, 사형 반대, 채식주의, ‘자연으로 돌아가자’ 이런 식의 주장에 본인은 성경적으로 100% 동의하지 않는다. 자연으로 돌아간다 해도, 이미 죄로 인해 타락하고 저주받은 자연은 인간에게 어차피 좋은 것만 선사하지는 않는다. 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해진 필요악이나 그 말단의 나쁜 결과만 지워 보려 애써도, 그 본질적인 원인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4. 노트북 키캡 이탈

지금 쓰는 제 4대 노트북은 용하게도 최초로, 3년이 넘게 키캡 하나 안 빠지고 잘 쓰고 있었는데
드디어 키캡 하나 이탈.. ㅜ.ㅜ
보통 단골로 빠지던 키캡은 Space나 화살표 키, 엔터 같은 부류인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문자 키인 기본 자리 F 키가 빠졌다. 문자 키의 키캡이 빠진 경우는 본인의 노트북 인생 13년 만에 처음이다.

뭐, 화살표나 엔터도 이미 키캡이 덜렁덜렁하고 상태가 위험하긴 마찬가지임.
노트북 키보드는 이거 좀 튼튼하게 만들 수 없나 아쉽긴 하다.
나중에 키캡이 세 개째까지 빠져 버리면 키캡을 전면 교체할 생각이다.
그나저나 키보드 밑에 껴 있던 먼지와 온갖 솜털의 양을 보고 기겁함. 먼지는 그렇다 치지만 이 털들의 정체는 뭐냐!!

5. VMware로 녹음하기

VMWare에서 돌리고 있는 guest OS에서 마이크 녹음이 안 되는 걸 보고 놀랐다.
guest OS에서 나는 소리를 녹음하는 게 아니라, host에서 꽂은 마이크의 소리를 guest에다가 전달하여 녹음하는 것 말이다.

host는 비스타이고 guest는 XP. 물론 하드웨어 계층의 차이가 많이 나는 OS이긴 하다만, USB에 네트웍에 별걸 다 잡아 주는 천하의 VMWare가 마이크를 못 잡아 주다니?
녹음을 시키면 마이크 소리는 없이 그냥 잡음만 녹음될 뿐이다.
한국어와 영어 키워드로 인터넷 검색을 해 봐도 딱히 답이 안 나온다..;; 원래 잘 안 되나 보다.
윈도우 XP에서만 돌아가는 음성 인식 관련 기능을 좀 테스트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1/11/15 08:29 2011/11/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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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삼각형 2011/11/15 22:17 # M/D Reply Permalink

    1. 자잘한 버그를 그때그때 잡는 것이 아닌, 큰 것을 해결하셨군요. 동명이인의 처리는 참으로 난감하죠. 그런데 이름 말고 상대 경로로 해도 상대 경로에서 같은 이름이 나올 수 없지 않나요. 에초에 이름이 같은 파일은 파일 시스템 단에서 존제할 수 없게 막아두었으니 말입니다.

    옛부터 있었던 고질적 문제들이 해결되었네요.

    2. 쓸만한 한글 관련 소프트웨어 하니 맞춤범 검사기라던가 단어 통계 분석이 생각나는군요.

    3. 전 그냥 모기약으로 처리합니다. 그런데 모기약이 독하니 환기를 시켜야 하는데 그러면 또 모기가 들어오죠. 계속 반복...

    4. 최신 하드웨어에 열광하는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 불가의 부분입니다. 키보드는 1년도 못쓰고 다 바꿔버리거든요.

    5. 버추얼 머신에서 인터넷 잡는 방법으로 버추얼 박스는 자기가 드라이버를 설치해서 로컬의 모든 인터넷을 장악한 후, 호스트 OS와 게스트 OS로 분배하는 방법을 쓰더군요. 녹음도 그런 식이라면 될텐데 말입니다. 예로 게스트 OS에서 USB를 잡으면 호스트 OS에서는 사라져버립니다. 그런 식으로 가로체가 버리는거죠.

    1. 사무엘 2011/11/15 23:16 # M/D Permalink

      1. 윈도우 운영체제가 전통적으로 DLL을 찾는 방식은, 과거에 최대한 자원을 많이 공유하고 어중이떠중이가 다 시스템 디렉터리를 활용하던 시절의 산물입니다.
      그게 지금은 시스템 디렉터리의 과포화 + DLL hell + DLL 피싱으로 인한 각종 보안 문제로 불거져 있지요.
      결국 로딩할 DLL을 식별하는 명칭은 외부에서 쉽게 바꾸고 옮길 수 있는 파일명이 아니라 파일 내부의 다른 수단이어야 합니다. 아니면 최소한 전체 경로를 다 지정해 줘야 하고요.

      2. 울산대(형태소 분석기 지존)와
      부산대(아래아한글에도 내장돼 있는 권 혁철 교수님의 맞춤법 검사기)가 이 분야로 아주 유명합니다. 둘 다 컴퓨터공학과 소속. 그리고 어째 다 영남권이군요.

      3. 네, 그거 제대로 악순환이죠. 공감해요. ㅋㅋㅋ

      4. 뜨악, 운영체제 재설치 주기도 아니고 키보드를 그렇게 자주 교체하다니 대단한걸요? 그건 더구나 컴퓨터 성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부품도 아닌데.. ㄷㄷㄷ

      5. 버추얼 머신에서 인터넷이나 USB 정도는 물론 잡힙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USB 포트는 host와 guest 중 한 번에 한 곳에서만 사용 가능하지요. 흠, 그러고 보니 그럼 마이크도 일반 사운드 입력 단자가 아니라 USB에다 꽂는 놈을 쓰면 되려나 고르겠습니다. 어쨌든 현재 마이크를 guest에서 못 써서 대략 불편합니다. ㅜ.ㅜ

    2. 소범준 2011/11/16 01:51 # M/D Permalink

      오히려 겨울이 돼도 건물 내부의 따뜻한 공기때문에 해충들이 잘 죽지 않는 환경을 조성해 놓은 탓인가봅니다. 하긴, 인류가 더 튼실한 집을 짓느라 해충없는 생활이라는 기회비용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니깐.

  2. 소범준 2011/11/16 02:04 # M/D Reply Permalink

    1. 저도 부끄럽네효.;; 이렇게 부쩍 잠이 없어졌으니..
    저도 형제님과 서로 이유는 다르지만(물론 저는 특유의 게으름-_-; - 잠언서에 게으름-_- 쫓는 말씀들 계속 읽고 정신차려야됨) 저도 형제님과 같은 심정입니다. 이래서 인간에게 잠이 정말로 중요한 듯. 그렇다고 잠만보-_-는 또 아니지만요.

    2. 저희 집에는 휴대용 전기 벌레잡이가 있습니다. 그걸로 주로 모기를 잡는데
    이게 문제는 피복 없는 전선이 방사처럼 얽힌(여기서 키르히호프 법칙을 연상시킴) 포충부에 손이나 피부가 닿으면 높아진 전압 내지는 센 전류로 인해 감전되는 위험성이 크고 벌레 타는 단백질 냄새-_- 또한 진동을 하겠지만, 머니머니해도 벽이나 손에 피가 흥건히 묻거나 화학약품에 노출될 위험성도 적어 대략 경제적이긴 합니다.

    1. 사무엘 2011/11/16 13:46 # M/D Permalink

      잠을 안 자면, 몸이 어째 리소스가 고갈된 윈도우 9x처럼 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ㄲㄲㄲ
      혹은, 잠을 garbage collector에다가 비유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시스템 자원이 많이 회수되니까요.
      (전자는 컴덕후, 후자는 전산학도 관점에서의 비유이군요. ㅋㅋ)

      그런데 그렇게 피곤해도 교회 가기 전날 토요일에 유독 늦게까지 잠이 안 오는 건
      경험상 진짜 배후에 영적으로 뭔가가 있기라도 한 것 같습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

  3. 세벌 2011/11/18 17:38 # M/D Reply Permalink

    미래형 한글 문자판 포럼 2011.11.17. 에서 김구룡 선생을 만났는데 김용묵님 얘기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의 한글계를 이끌어갈 아주아주 중요한 사람이라는 :) 요즘 바쁘셔서 시간 내기 쉽지 않죠? 저 역시 회사일이 있어 시간내기 쉽지 않은데 어제는 6시칼퇴근해서 행사에 참여했었다는...

    1. 사무엘 2011/11/19 08:58 # M/D Permalink

      감사합니다. 저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황상 잠수 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어서... 관계자분들 뵐 일 있으면 제 안부 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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