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하반기부터 서울 시내 대중교통은 외형이 상당히 큰 변화를 겪었다.
버스와 지하철이 환승 연계가 가능해지고 요금이 통합되었으며, 특히 지하철의 경우 구간제로 운영되던 운임 체계가 완전히 거리 비례제로 바뀌었다. 지선에서부터 간선, 광역 컨셉으로 4색 버스가 등장한 것 역시 이때부터인데, 이 컨셉은 여타 지방에서도 차츰 도입되는 중이다. 비록 X랄염병(GRYB) 같은 병크도 있었지만 버스 개편 자체는 성공적이었고 외국에서도 서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게 되었으며, 이것은 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에도 기여한 업적이 되었다.
개편 당시에는 환승 할인 대상이 아니던 빨간 광역 버스가 지금은 드디어 환승 할인 대상에 포함되었으며, 인천을 포함한 대부분의 경기도 버스들도 서울 버스의 운임 체계에 편입되어 한 교통수단처럼 이용할 수 있게 인프라가 더욱 좋아졌다. (분위기가 이러한데 공항 철도는 과연 환승 할인이 시행될 날이 오려나 모르겠다.)
이렇게 운임 체계가 바뀌면서 당장 단거리를 버스, 지하철 환승하며 다니기는 무척 편해졌지만 거리별 임율은 현실화가 되면서 2004년 당시로서는 상당히 비싸졌다. 서울 시내에서도 지하철 운임이 1000원이 넘어가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때의 요금이 2009년에 딱 한 번 또 인상된 상태.
다만, 상호 환승이 없이 버스 아니면 지하철 이렇게 단일 교통수단만 이용하는 경우라면 거리 비례 운임에서 열외되어 장거리를 상대적으로 싸게 다니는 방법이 여전히 존재는 하므로 이를 알아 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하철에는 정기권이라는 게 있다. 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고 지하철만 죽어라고 타고서 직장과 교회를 오가는 사람이라면 이것보다 좋은 아이템이 없다. 44회분 요금만으로 한 달간 무려 60회를 탈 수 있다. 서울 정기권의 경우 종점에서 종점까지도(가령 방화 - 상일동 같은) 무조건 1회로 계산되며, 거리 비례 정기권도 원래 운임에서 15% 가량 할인된 운임을 기준으로 44회분 요금이다. 집이 지하철 역까지 좀 멀다면, 버스 환승을 하지 말고 자전거를 이용해서 지하철 정기권 덕을 보는 게 좋겠다.
그럼 버스에는 무슨 장점이 있는가?
환승 없이 단일 노선의 편도 승차는 종점에서 종점까지 가더라도 그냥 기본요금이다. 따라서 내릴 때 카드를 접촉할 필요가 없으며, 기본 거리 이상을 간 후에 내릴 때 접촉하더라도 요금이 추가되지 않는다. 그 추가분은 다음 교통수단에 30분 이내에 환승으로 탑승할 때에야 계산된다. (처음 탄 버스에서 내릴 때 카드를 접촉하지 않았다면 환승 처리 자체가 되지 않고 또 기본 요금 청구)
그렇기 때문에 한 버스 노선이 내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한번에 쭉 가 준다면 버스가 좀 지하철보다 돌아 가고 느리더라도 지하철보다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버스는 지하철보다는 더 가까이서 타고 목적지에 훨씬 더 가까운 곳에 내려다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도 없고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건물이니 얼마나 좋은가? 이 특성을 이용하여 본인의 지인 중에는 서울 강북에서 무려 분당까지 900원 기본 요금만으로 출퇴근 잘 하는 분도 있다.
(보통 지하철로는 문에서 문까지 걸리는 시간이 버스로는 순수하게 버스 안에 있는 시간만 그 정도 걸리는 듯.)
본인은 여기까지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서울 버스가 아닌 경기도 버스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환승을 안 하더라도 내릴 때 카드를 무조건 접촉해야 한다고 들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환승시 할인 혜택을 못 받는 정도가 아니라, 다음에 버스를 탈 때 예전 승차가 종점에서 종점까지로 간주되어 거리 비례 운임이 바가지로 부가된다나?
마치 지하철 승차권을 분실하는 바람에, 최장거리 이용 추정 요금 정산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경기도 버스 중에도 비록 붉은 도색은 아니지만 서울 교외에서 서울까지 장거리를 운행하면서 광역 성격을 지닌 버스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달랑 900원만 받아서는 수지가 안 맞기 때문에 모든 승객들의 이용 거리를 정확하게 계산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 최소한 경기도 시내만 이용하는 승객과, 서울을 오가는 승객은 구분하려고 말이다.
그런데 본인이 보기에 이건 말이 안 되는 게.. 그럼 현금 승차자는 어떻게 가려내냐는 것이다.
현금으로 타면 어차피 경기도 버스가 애초부터 비싼 광역 급행이 아닌 이상, 1000원만 내고 이론적으로 종점에서 종점까지 타고 다닐 수 있으며 그걸 기사가 일일이 분별할 길이 없다. 버스도 지하철처럼 이용 구간 정보가 담긴 1회용 토큰 같은 걸 만들지 않는다면 말이다.
사실, 서울 버스가 단일 노선의 편도 승차는 기본 요금만으로 허용하는 것도 현금 승차자와의 형평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경기도 버스들은 이용 요금 부과를 어떤 식으로 하는지 궁금하며, 여기에 대해 더 잘 아는 분의 답변을 기다린다.
그나저나 요즘은 4색 버스의 경계가 많이 문란하다.
노란 버스는 여의도나 강남이 아니면 도무지 볼 일이 없으니 존재감이 없고,
초록색과 파란색은 구분 기준을 도무지 알 수 없다. 원래 2004년 당시의 계획은 초록색과 파란색의 기본 요금부터 다르게 하자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기본 요금이 900원보다 싼 소형 마을 버스를 노란색이나 초록색으로 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 그것도 초록색이고, 시외를 오가는 장거리 간선도 초록색이 있다. -_-;
빨간 버스는 거리만 장거리일 뿐, 일부 고속(화)도로를 지나갈 때를 제외하면 여전히 모든 정류장 정차이고 느린 완행이긴 마찬가지이다. 어차피 시민들 기억 속엔 예전처럼 도시형 버스 아니면 광역 좌석 버스 같은 두 시스템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