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상 정지 / 탈출 / 자폭

교통수단에는 위급한 상황에서 (1) 자기 차체/기체/선체 따위를 강제로 세우고 정지시키고, (2) 탑승자를 붙잡고 감싸거나 (3) 반대로 강제로 내보내서 보호하는 안전 기능이 존재한다.

자동차는 (2)에 속하는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있다. (3)은 버스 한정으로 유리창을 부수는 망치가 해당되는 듯하다.
오토바이는 어느 쪽으로든 그런 안전장치를 장착할 여건이 도저히 안 되기 때문에 탑승자가 헬멧을 써야 한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다음으로 철도 차량은 (2)나 (3)의 범주에 드는 안전 장치가 없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안전벨트는 무의미하고, 유리창도 자동차 같은 정도의 강화 유리를 쓰지 않는다.
얘들은 승객이 아니라 차량이 '독 안에 든 쥐' 수준으로 매우 정교한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1)이 크게 발달해 있다. 선로와 차량이 연계해서 조금이라도 조건에 어긋나면 바로 감속하고 차량을 강제로 세운다. 심지어 기관사가 일정 간격으로 생존 인증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차량이 비상 정지한다.

사실, (2)/(3)보다는 (1)이 더 발달된 교통수단이 원론적으로 더 안전한 교통수단이기도 할 것이다. (2)/(3)은 사고가 난 뒤의 대처이지만, (1)은 사고가 애초에 나지 않게 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공중에 뜬 비행기나 우주 발사체 정도가 되면 (1)이 아예 가능하지 않다. 비행기의 GPWS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pull up!" 경보만 하염없이 내보낼 뿐, 철도의 ATS/ATC/ATO처럼 기체를 안전하게 세운다거나 착륙시키지는 못한다.

비행기 중에서 경비행기와 전투기는 (3)형에 속하는 비상 탈출용 낙하산을 갖추고 있다. 전투기의 경우 더 빠르게 기체로부터 이탈하라고 사출 좌석까지 있다.
유인 우주발사체에는 비슷한 개념으로 비상 탈출용 로켓이 있다. 선박으로 치면 구명보트나 튜브에 대응한다.

이렇게 교통수단별 안전/탈출 시스템을 살펴봤는데, 문득 드는 생각은..
운전 중인 자동차가 갑자기 통제가 안 되고 폭주할 때 어떡하느냐 하는 것이다.

시동도 못 끄고, 어디 옆에 쫘악 긁거나 들이받을 데도 없고 도저히 세울 방법이 없는데, 앞이 낭떠러지이거나 사람들이 가득 있으면..
자동차에 대해서 (1)에 해당하는 강제 정지 조치는 핸들을 옆으로 확 돌려서 차를 전복시키는 것이지 싶다. 실제 상황에서 이런 것까지 차분하게 판단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더 큰 사고를 막으려면 그렇게라도 해서 굴러가는 차 바퀴를 지면에서 떼어 놓고 차를 어떻게든 세워야 된다.

차가 어디 부딪히지 않고 혼자 뒤집히는 것만으로는 탑승자가 사망· 중상 급으로 다치지 않는다. 벨트를 단단히 매고 에어백과 튼튼한 A필러의 도움까지 받는다면 말이다.
다만, 벨트를 안 한 채로 차가 뒤집혀서 탑승자가 머리를 아래로 향한 채로 바닥에 떨어지거나 심지어 원심력 때문에 차 밖으로 튕겨나가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그렇게 되면 사람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러니 차 탈 때 안전벨트는 꼭 매야 한다.

우주 로켓은 통제력을 상실하고 아무 방향으로 폭주할 때를 대비해서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말라는 취지로 자폭 모드라는 게 있다. 1986년 챌린저 호 폭발 사고 때도 고체 연료 부스터가 제멋대로 날아가기 시작하자 지상 기지에서 원격으로 명령을 내려서 그걸 자폭시켰었다.
육상 교통수단이라면 어떻게든 강제 정지만 시키면 되겠지만, 쟤들은 비행선도 아니고 공중에 혼자 둥실둥실 떠 있을 수 없다. 그러니 격추나 자폭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셈이다.

2. 주행 방해· 위험 행위

대중교통의 운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수십~수백 명에 달하는 탑승객의 시간을 빼앗고 안전을 위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중범죄로 강하게 처벌된다.

먼저 자동차는? 열차나 비행기 등의 타 교통수단과 달리 차체가 아주 작기 때문에 운전석이 객실과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운전사가 악성 진상이나 취객이 저지르는 범죄에 노출되기도 쉬운 편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지금으로부터 10~15년 쯤 전, 지하철역들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때와 비슷한 시기에 시내버스의 운전석이 투명 플라스틱 칸막이로 둘러지기 시작했다. 즉, 이것도 처음부터 당연히 존재해 온 물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승강장 투신 자살이 여러 건 터진 뒤에야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었듯, 지상에서는 버스 운전사 폭행 사건이 몇 건 터진 뒤에야 이런 칸막이가 생겼다. 물론 버스 운전석 칸막이는 스크린도어보다는 훨씬 더 저렴할 것이다.
외국의 경우(아마 일본?), 버스보다 더 작은 택시도 운전석이 칸막이로 둘러진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굳이 차내가 아니라 밖에서는 도로에다가 압정이나 쇳조각 같은 자그마한 장애물을 설치하는 것만으로 타이어 펑크를 유발할 수 있다. 길거리에서 무한궤도 차량이 다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비슷한 원리로, 철길 레일 위에다가 짱돌을 올려놓는 것도 굉장히 위험한 짓에 심각한 범죄로 간주된다. 열차는 비록 타이어 펑크는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그런 장애물을 부수지 못하고 타고 올라가다간 탈선 사고가 날 수 있다. 철도에서는 이게 제일 큰 위험이다.

정말 자그마한 과속방지턱 하나만으로도 자동차의 통과 가능 속도가 얼마나 낮춰지는가? 이게 바퀴의 약점이며, 철도 차량은 그런 약점의 파급 효과가 더욱 크다.

비행기야 내부 보안이 철도역이나 버스 터미널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이 삼엄하기 때문에 민간인이 지상에서 비행기에 호락호락 접근해서 해코지를 할 수는 없다. 조종실에 잠입하는 것도 과거에 테러 몇 건을 겪고 나서는 보안이 강화되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 대신, 지상의 민간인이 저공 비행 중인 비행기에다가 의외로 쉽게 테러를 저지르는 방법이 있다. 바로.. 비행기를 향해 레이저 포인터 불빛을 쏘는 것이다.
이건 테란 메딕의 기술인 옵티컬 플레어의 실사판이며, 밤에 자동차 운전자끼리 구사하는 하이빔 테러보다 더 치명적이다. 비행기 조종사의 시야를 일시적으로 차단하고, 심하면 영구적인 안구 손상까지 야기하기 때문이다. 레이저를 겨우 선글라스로 차폐할 수 있지는 않을 테고.. 비행기에다 기계적인 대미지를 전혀 주지 않으면서 안전을 치명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그럼 반대로 생각하면.. 전시에 적국 군용기의 야간 작전 수행을 이런 식으로 방해할 수도 있겠는데? 하지만 그러면 조종사는 레이저 불빛이 발사된 쪽으로 폭격을 하면 될 테니 실용성은 별로 없겠다.;;;
도로에 압정과 유리 조각, 철길에 짱돌, 공중으로 레이저.. 흥미롭다.

3. 철도 차량의 관절대차

우리나라에 KTX, 고속철도라는 게 등장한 지 좀 있으면 무려 20주년이 된다.
외국물 먹은 KTX 차량은 지금까지 국내의 기존 철도 차량에는 존재하지 않던 흥미로운 특성이 있었는데.. 하나는 바로 ‘관절대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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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특히 트럭 업계에서는 바퀴가 장착되는 부위를 차축 내지 축(axle)이라고 부르는 반면, 철도 차량에서는 상응하는 동일 부위를 ‘대차’(bogie)라고 부른다.
그리고 자동차 차축이야 말 그대로 차량의 좌우에 달리는 바퀴 한 쌍을 끼우는 작대기 하나만을 가리키지만, 철도 대차는 그 작대기를 앞뒤로 2개, 즉 한 쌍 단위로 묶어서 바퀴를 총 4개 끼우는 형태인 게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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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랜딩기어도 트럭의 복륜이라기보다는 약간 철도 대차처럼 생긴 구석이 있어 보인다;; 둘 다 굉장히 단단하고 무겁다는 공통점도 있다.)

자동차가 앞바퀴 뒷바퀴가 있는 것처럼 철도 차량도 평범하게 차량의 앞과 뒤에 대차를 하나씩 장착하는 게 보통인데..
관절대차는 대차 하나가 앞차의 뒷부분과 뒷차의 앞부분을 담당하게 한 것이다. 굉장히 신기한 형태이다.

이렇게 하면 같은 개수의 차량을 굴리는 데 필요한 대차의 수가 일단 절반에 가깝게 줄어든다.
그리고 튼튼한 대차가 앞뒤의 차량을 동시에 굳게 붙들고 있기 때문에 차량이 옆으로 뒤집히고 탈선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 차량의 주행 안정성이 더 나아진다는 것이다.

과거에 국내에서는 광명 역 탈선 사고(2011), 강릉선 탈선 사고(2018) 같은 꽤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허나, 그 정도 충격량에도 불구하고 관절대차 덕분에 차량이 뒤집히거나 더 심하게 부서지지 않았으며, 인명 피해도 더 적을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안전에 관한 한 관절대차는 확실히 메리트가 있었다.

그렇다고 관절대차가 장점밖에 없는 만능인 것 역시 아니다. (1) 그 특성상 당연히 객차를 분리하는 유동적인 편성이 불가능한데.. 뭐, 이건 기관차-객차가 아닌 동차에서 원래부터 크게 희생하는 특성이긴 하다.

그리고 대차의 수가 줄어드는 만큼, (2) 차량 하나의 길이와 무게 한계에 제약이 더 커진다. 그런데 이 역시 고속 주행을 위해서는 어차피 공기 저항을 극복해야 하고 차량의 피지컬을 크게 최적화해야 하니 그리 큰 단점이 아니다.

고속철도 차량의 관점에서 관절대차의 진짜 큰 단점은 (3) 동력분산식 구조와 같이 연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뭐,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서로 어울리는 형태가 아니다. 동력차와 무동력차가 한데 연결되었을 수도 있는데 바퀴는 양 차량에 걸쳐 있으면 설계가 좀 난감할 것이다.;;

일본의 바로 다음으로 고속철 차량을 의욕적으로 개발했던 프랑스는 관절대차를 최초로 도입했다. 쟤들은 동력집중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관절대차가 단점보다 장점이 확실히 더 크다고 본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KTX와 KTX-산천에서 관절대차가 채택되어 있으며, 김포와 부산 김해, 그리고 서울 우이라는 경전철 차량도 의외로 관절대차 기반이다.

그 반면, ITX-청춘/새마을, 그리고 심지어 KTX-이음은 동력분산식이어서 그런지 관절대차를 채택하지 않았다.
일본의 신칸센이야 골수 동력분산식이기 때문에 역시 관절대차와 인연이 없으며, 독일의 ICE도 마찬가지이다.

1985년 8월에 발생했던 일본 최악의 항공 사고인 JAL123기 추락 말이다.
이거 사고 원인은 뒤쪽 벌크헤드의 수리를 부실하게 했기 때문으로 밝혀져 있다. 아래의 그림에서 원래 위처럼 수리돼야 하는 게 아래처럼 얼렁뚱땅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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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강판이 한데 이어져 있지 않으니.. 결국 리벳 한 줄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고 외력에 훨씬 더 취약해지게 된다.
수 년 동안 반복된 비행으로 인해 압력을 너무 많이 받은 부위가 결국 피로파괴를 일으켰고, 유압 상실과 조종 불가로 인해 여객기의 추락과 끔찍한 인명 피해를 야기한 것이다.

그런데 철도에서 관절대차가 개념상 하는 일이 바로 저 파란 보강판이 양 옆의 철판을 붙드는 것과 정확하게 동일하다~!! 철판 둘은 앞뒤 차량에 대응하고.. 절묘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

Posted by 사무엘

2022/11/04 08:35 2022/11/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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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도

자동차는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는 게 법적으로 특별한 '고속'으로 간주된다. 고속도로는 신호 대기가 없고 보행자와 느린 차량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아서 좋은 대신, 모든 탑승자에게 안전벨트 착용도 의무이다. 그리고 입석이나 10% 남짓 정원 초과가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
1차로를 추월용으로 비워 두는 지정차로도 내가 알기로 고속도로에서만 엄격하게 적용된다.

허나, 철도에서는 시속 200 이상으로 꾸준히 달리는 열차와 선로 시스템을 고속철도라고 규정한다. 철도는 소음· 진동이나 급가속· 급선회 없이 주행의 품질이 워낙 좋기 때문에 자동차 도로보다 요구 사항이 더 높다. 그리고 고속철은 시속 200~300으로 달리더라도 안전벨트 따위 없고 정원 초과 입석 승객도 얼마든지 받는다.

자동차가 100이 경계이고 철도가 100의 두 배의 200이 경계라면.. 비행기는 100의 뒤에다 0을 하나 더 찍은 1000대의 속도가 초음속이라는 중요한 경계를 형성한다. 초음속으로 날아야 다른 평범한 비행기보다 더 빠른 '고속기'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바닥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속 900~1000대의 아음속 여객기가 대세이다. 초음속기는 경제성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객기의 주류가 되어 있지 못하다.

자동차의 경우, 1920년대에 독일과 오스트리아 같은 일부 유럽 국가에서 평면교차 신호대기가 없는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라는 것을 처음으로 구상하고 만들었다. (아우토반..!!)
철도에서 비슷하게 건널목을 없애고 터널과 교량으로 굴곡 선형을 없애서 고속선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구상하고 실현한 나라는.. 잘 알다시피 1960년대의 일본이다. (신칸센)

고속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깔끔한 선로와 고성능 동력원뿐만 아니라 차량의 공기 저항 최소화, 선로와 차륜을 극도로 정밀하게 유지 보수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에 덧붙여서 신호· 통신 시스템도 첨단화돼야 한다.
바깥 경치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이제는 기관사가 신호기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 현재 이 차량에 적용되는 신호가 차내의 계기판에 나타나게 해야 한다.

일본 신칸센은 그 당시에 그런 것도 다 자체 개발했다고 한다. 중앙 집중 제어 장치(CTC)도 당연지사..
그 시절에 한쪽에서는 원시적인 단선에서 증기 기관차가 통표를 싹 낚아채면서 다녔는데.. 그에 비해 신칸센은 얼마나 무시무시한 과학 기술의 산물인지를 알 수 있다. 아무튼...

자동차는 완전 통제 무인 운전이 보급되지 않는 한, 현행 교통법규가 지금보다 더 증속을 허용할 가능성이 전무하다. 즉, 인간의 조종 능력의 한계 때문에 더 빨라지는 게 불가능하다.
비행기는.. 뭔가 획기적인 고효율 제트 엔진이 개발되지 않는 한 가성비가 안 맞아서 증속을 못 한다.
그나마 가까운 미래에 지금보다 속도가 유의미하게 더 빨라질 가능성이 제일 높은 교통수단은 철도 같은 육상의 궤도 교통수단이라 하겠다. 물론 새로 지어지는 것 한정으로 말이다.

일본의 신칸센 다음으로 곧장 등장한 고속철도는 잘 알다시피 프랑스 TGV이다. 얘는 1970년대 초 맨 처음엔 잠시 가스 터빈 엔진 기반으로 개발된 적도 있었다는 게 매우 흥미롭다. (헬리콥터나 탱크처럼!) 전철로 먼저 개발됐던 신칸센과의 차별화 시도를 일부러 했던 것이다. 뭐, 전철 설비도 처음 만드는 비용이 정말 엄청 비싸기도 하니까..
하지만 계산기를 두들겨 보니 가스 터빈은 연료비가 너무 많이 들고 환경 문제도 있다는 게 고려되어 신칸센과 동일한 전기 모터 기반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2. 바퀴와 무한궤도

동물에게 달린 다리와 기계에 달린 바퀴는 하는 일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동작하는 원리는 서로 놀라울 정도로 상극이다.
혈관과 신경이 연결된 생체 조직에서 배배 꼬이지 않고 끝없이 굴러갈 수 있는 바퀴라는 부위는 존재 불가능하다. 반대로 다리를 기계로 구현하는 것은 다족이건 사족· 이족이건 공학적으로 극도로 어렵고 까다롭다. 이건 굉장히 흥미로운 차이점인 것 같다.

바퀴는 관성 버프를 받아서 평평한 길에서는 아주 빠르고 편하게 잘 굴러갈 수 있는 대신, 지형에 따른 효율의 편차가 굉장히 커진다.
경사를 오를 때 사람은 좀 가파르더라도 이동 거리가 짧은 계단이 유리한 반면, 바퀴 달린 교통수단은 긴 경사면/빗면이 반드시 필요하다.
바퀴는 계단을 오르내리기란 거의 불가능이며, 과속방지턱 하나만 있어도 주행 가능 속도가 크게 떨어진다. 비포장 도로에서는 어지간한 급커브처럼 시속 40 이상도 내기 힘들어진다.

다리 달린 동물이야 아스팔트 도로, 사막의 모래밭, 자갈밭도 모두 별 차이 없이 동일한 속도로 주행 가능하다.
인간이 21세기 최첨단 과학 기술을 동원한다 해도, 숲 속에서 산짐승보다 더 빠르고 날렵하게 달리는 건 불가능하다. 모래 사막· 자갈 사막에서 낙타의 수송력을 능가할 수도 없다. 아예 헬리콥터를 띄워서 기름을 퍼부으며 위험하게 떠 다니지 않는 한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리 움직이는 걸로 육지를 시속 200~300으로 달리는 건.. 생체로든 기계로든 심각한 무리수일 것이다. =_=;; 두 방식의 장단점은 절대적이기보다는 좀 상대적인 구석이 있다.
(또한, 다리뿐만 아니라 새나 곤충의 날개도 말이다. 동물들은 날개를 퍼덕일지언정, 프로펠러나 로터나 팬 같은 걸 돌리는 게 없다는 걸 생각해 보자. 쟤들은 비행 원리도 고정익과 회전익 중 하나로 정확하게 딱 떨어지는 형태가 아니다. 하늘에 뜨기 위해서 활주로가 필요한 새가 있는가?? =_= 이런 것도 참 오묘하다.)

생물과의 비교 얘기가 좀 길어졌는데.. 바퀴와 다리는 특성이 이렇게 다른 게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같은 바퀴 중에도 자동차의 고무 바퀴와 철도 차량의 철바퀴는 특성이 굉장히 다르며, 심지어 이들의 중간인 무한궤도라는 것도 있다.
철도는 바퀴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특화된 방식이다. 그 반면 무한궤도는 바퀴의 단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특화된 방식이다~!

철도는 바퀴와 노면의 마찰을 줄여서 일반적인 자동차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차량을 견인할 수 있다. 조향이 필요하지 않으니 안정된 고속 주행이 가능하고, 매끈한 궤도 위만 달리니 승차감도 아주 좋다.
그러나 이런 쇠바퀴로 울퉁불퉁한 일반 도로를 주행할 수는 없으며, 철도는 마찰이 작다는 특성상 오르막 등판능력도 매우 취약하다.

한편, 무한궤도는 일부 건설기계나 군용 무기(탱크..!!)에서 쓰이는데, 차축이 많이 달렸고 바퀴가 구를 궤도를 자기가 내장하고 있는 형태이다. 일반 자동차보다 접지압이 훨씬 더 높기 때문에 모래밭 수렁을 포함한 온갖 험지를 더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으며 등판능력이 더 높다. 고무 타이어 기반이 아니니 압정이나 유리 조각을 잘못 밟아서 타이어가 터질 일도, 타이어 옆을 칼로 긁는 테러를 당할 일도 없다.

또한 얘는 그 특성상, 비포장 도로를 달릴 때 바퀴에 밟혔던 돌멩이가 튀어오르는 게 없다. 비행기가 선회하듯이 좌우의 구동 속도를 달리해서 매우 작은 회전 반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빙판길에서는..?? 무한궤도는 고무 타이어에 장착하는 체인의 넘사벽급 상위 호환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무한궤도는 단단한 쇳덩어리인 만큼 엄청나게 무겁고 연비가 안 좋으며.. 고속 주행과도 상극이다. 고무 타이어만으로도 충분한 잘 닦인 길에서는 너무 단단한 무한궤도가 오히려 도로 포장을 손상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도로에서는 무한궤도 차량을 그냥 일반 트럭에다 실어서 나르거나, 고무 같은 걸로 무한궤도를 감싸서 자력 주행한다고 한다.

3. 보조 전원/엔진(APU)

승용차 같은 작은 차량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우리 주변의 여러 교통수단들은 주행· 비행을 위한 주 엔진뿐만 아니라 보조 엔진이 추가로 장착된 경우가 많다. 개발툴로 치면 실제 코드 생성용 컴파일러 vs IDE의 빠른 문법 체크용 컴파일러처럼 말이다.;;

크레인, 레미콘 같은 중장비· 건설기계는 이동 말고 자기 기계를 가동하기 위해서 별도의 보조 엔진이 당연히 필요하다.
그리고 꼭 그런 부류가 아니더라도 버스처럼 사람을 많이 태우는 교통수단의 경우, 접객 공간에 전기를 공급하는 게 엔진 힘만으로는 다 감당하기 곤란할 수 있다.

특히 쌍팔년도 이전, 기술이 부족하던 시절엔 40인승 대형 버스에 탑재되는 6~7000cc 급 디젤 엔진의 최대 출력이 200마력이 채 안 되고, 요즘으로 치면 겨우 중형 승용차급인 150~160마력 남짓이기도 했다.
그런데 버스 내부의 넓은 공간을 식히기 위한 에어컨을 가동한다면..?? 부족한 엔진 출력을 끌어다 쓴 발전기나 압축기만으로는 답이 없었다. 에어컨 내지 발전기만을 위한 전용 엔진을 가동해야 했다.

또한 얘는 자동차의 본 엔진 시동과 무관하게 켜고 끌 수 있다. 관광버스는 운전사가 시동을 끈 채로 차에서 장시간 대기할 일이 많으니, 이런 게 설령 주 운전사의 복리후생을 위해서 필요한 구석이 있었다. 주 엔진의 출력이 충분하다 할지라도 말이다.

비행기는 엔진의 무서운 괴력으로 하늘을 날았다가 사뿐히 내려앉지만, 정작 공항 계류장에 있는 동안은 너무 시끄럽고 연료 소모와 후폭풍이 심한 주 엔진을 함부로 가동하지 못한다. 터미널 건물에서 뒤로 돌아서 활주로로 가는 동안 견인차의 도움을 받을 정도이다.
그래서 이렇게 주 엔진이 꺼져 있는 동안 객실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 공항 시설의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있지만, 자체 보조 엔진을 가동해서 전력을 생산하기도 한다.

비행이 시작되면 보조 엔진은 시동이 꺼지며, 주 엔진이 발전기까지 같이 돌리게 된다. 그러나 비행 중에 주 엔진이 꺼지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보조 엔진이 다시 동작한다. 추락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라도 기내에 전기가 공급되고 조종에 필수적인 장비가 동작하고, 조종실과 지상의 통신이 되게는 해 준다.

보조 엔진은 벌크헤드나 블랙박스와 마찬가지로 비행기의 맨 뒤 꽁무니에 장착되는 편이다. 얘마저 맛이 가면 동체나 날개의 하체에 비상용 풍력 발전기(램 에어 터빈 RAT)가 비행풍을 맞으면서 돌아가서 최소한의 전기를 생산하는 발악을 한다. 비행의 입장에서는 공기 저항을 늘리는 물건이지만.. 전력을 생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훨씬 더 중요하니 말이다.

끝으로, 철도 차량은 기관차-객차의 경우, 별도의 발전차가 앞이나 뒤에 편성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엔진 차원에서 객실 전원 공급 장치(HEP Head End Power)라는 파트가 같이 있다면.. 전원 공급이 자체적으로 가능했다. 무슨 10량 이상의 엄청 긴 열차만 아니면 됐다.

디젤이더라도 새마을호 디젤 동차나 7000호대 봉고 기관차는 HEP가 장착돼 있었다. 반대로 전기이더라도 초창기 8000호대 기관차는 HEP가 없었기 때문에 여객열차는 발전차를 또 편성해야 했다.
7000호대 디젤 기관차의 HEP는 엔진 소음을 심하게 키우고 문제가 많아서 결국 쓰지 않게 됐다는 건 잘 알려진 일화이다.

이렇게, 보조 동력에 의지하지 않은 채 엔진의 동력이나 자체 배터리만으로 차내에서 전기를 많이 끌어다 쓰는 건 아무래도 무리이다.
특히 자동차용 납 배터리는 시동을 걸 때 전기를 잠깐 짧고 굵게 썼다가 다시 곧장 충전하는 것에 최적화돼 있다.
시동을 끈 채로 많이 방전시켰다가 오랫동안 재충전을 안 하고 방치해 버리면 영원히 충전을 다시 못 하게 되고 배터리가 망가져 버린다. 명색이 이차 전지라지만 반쪽짜리 이차 전지일 뿐인 것 같다.

소싯적에 전자기기에서 쓰이던 니켈카드뮴 배터리는 메모리 효과 때문에 완충 완방이 권장되었다지만.. 이런 납 배터리 내지 리튬이온 배터리는 그렇지 않다. 그냥 조금 쓰고 바로 바로 충전해 주는 게 낫다.

Posted by 사무엘

2022/11/01 08:35 2022/11/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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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의 급행화

열차 중에서 KTX나 새마을· 무궁화 같은 일반열차 말고.. '통근형(입석형) 전동차' 기반인 일명 '지하철, 전철'들 말이다.

얘들은 좌석이 길쭉한 형태이고 좌석 번호 같은 것도 없다. 운임 체계가 일반열차와는 다르며, 버스와 환승 연계가 되고 모든 열차가 사실상 모든 역에 정차하는 완행만 있는 게 당연시되는 편이다.
하지만 어떤 노선에서는 이런 열차에도 급행이란 게 있다. 전철에서 급행이 제공되는 형태를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경부선 (1호선)

급행 전철의 원조라 할 만하다. 1981년 말에 경부선에서 전철이 다니는 서울-수원 구간이 특별히 2복선으로 연장된 뒤, 전동차의 선로용량이 늘어난 걸 기념해서 무려 1982년 초부터 하루 3차례 서울-수원 급행 전철이 운행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하철 1호선 서울 역이 아니라, 지상 일반열차 서울 역의 동쪽 끝 플랫폼에서 탑승하고 내린다.

즉, 경부선은 급행에 관한 한 압도적으로 유구한 짬을 자랑한다. 그러다가 전철이 천안까지 연장되고 경인선도 2복선화가 완료된 2005년 즈음에는 매일 1시간에 1대꼴로 용산-천안 급행이라는 것도 추가로 생겼다.

이렇듯, 경부선은 복복선 덕분에 일반열차과 전철의 선로가 완전히 분리되긴 했다. 그러나 급행 전동차가 완행 전동차를 추월하려면 역시 전철이 일반열차 선로로 위험하게 들어가야 했다.
이런 문제로 인해 경부선 급행은 안양에서 수원까지 굉장한 장거리를 일반열차 선로(내선)에서 무정차로 달렸다. 중간의 환승역인 금정 역에는 급행이 정차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2010년대를 보내고 2020년부터는 여기에 변화가 생겼다. 안양, 의왕 같은 넓은 역에 전철용 대피선을 추가로 설치하고, 급행 전동차도 평소에는 언제나 외선으로만 다니게 했다. 급행의 정차역을 좀 더 늘린 대신 종점을 용산이 아니라 청량리로 늘려서 지하철 1호선과 더 가까운 운행 계통으로 바꿨다.

이제 이전의 동인천-천안 급행이 다니던 승강장에는 동인천 급행만 다니게 됐다. 경부선에 전철 운행과 관련된 변화를 한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주행 선로가 일반열차와 완전히 분리됨: 경부선 서울-수원 2복선화 (1981~82)
  • 종점 회차 공간이 일반열차 선로와 완전히 분리됨: 병점 기지, 그리고 수원-천안 2복선화 (2003, 2005)
  • 급행의 추월 공간이 일반열차 선로와 완전히 분리됨 대피선: 구로-수원간 대피선 설치, 운행 계통 변경 (2020)

    한편, 40여 년의 유구한 짬을 자랑하는 서울-수원(천안) 급행을 대체하기 위해 한때(since 2009??) 누리로 열차가 경부선에 도입됐었다. 그러나 무궁화호 급인 누리로가 저렴한 전철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었으며, 현재 누리로는 현재 중앙· 영동선 쪽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2. 경인선 (1호선)

    경인선은 한반도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철도이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일반열차 없이 전동차만이 2복선으로 다니는 전동차 천국이다.

    급행이 완행과 1:1급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정 간격으로 하루 종일 상시 운행된다. 게다가 완행과 급행이 서로 자기만의 전용 선로에서 따로 다니니 지저분하게 대피/대기 따위 없다. (급행열차를 먼저 보내 주느라 기다립니다) 그냥 자기 시각표대로 가기만 하면 된다. 게다가 경인선은 전국의 전철들 중 유일하게 급행보다도 정차를 덜 하는 '쾌특'이란 게 시도된 적이 있기도 하다.

    1990년대, 경인선은 딱히 급행화보다는 그냥 절대적인 수송 능력의 증대를 위해 2복선화됐다. 급행화만이 목적이라면 그냥 주요역에다가 대피선만 설치하면 됐을 테니까..
    2복선화 공사가 진행 중이던 시절엔 개통된 구간만 슬그머니 다니는 잉여 보조 열차가 다녔다. 기존 선로의 양 옆 바깥에 외선이 추가되는 형태였다.

    그러다가 주안 정도까지 개통되면서 완행과 급행의 구분이 생겼고, 내선과 외선의 용도가 바뀌었다. 처음에는 '직통열차'라는 부정확한 명칭이 쓰이다가 2복선화 공사가 완료된 2005년 즈음에 '급행'이라고 공식 용어가 개정됐다.

    3. 서울 9호선

    얘는 처음에 만들어질 때부터 급행이 계획됐고, 그 덕분에 진정한 완급 결합 운행이 이뤄지고 있는 국내 유일의 모범 사례이다.
    "n분 뒤에 급행이 오며, 얘는 n개역 이후부터 앞의 완행을 추월할 예정. 그러니 XXX 역 이전까지만 가면 지금 완행을 타는 게 낫고, 더 멀리 갈 거면 더 기다렸다가 급행을 타는 게 낫다" 이런 안내까지 적극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경인선 같은 빵빵한 2복선이 아니라, 그냥 복선에서 주요역 대피선만 동원해서 말이다. 경부· 경인 같은 광역전철이 아니라 인서울 도시철도 지하철에 이렇게 급행이 존재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
    무시무시한 10량 편성이 서울 지하철 1~4호선에만 존재한다면, 상시 완급 결합 지하철은 우리나라 전체를 통틀어 9호선이 아마 전무후무한 사례가 될지도 모른다. 경전철이 완급 결합 운행이 필요할 정도로 장거리를 달릴 리는 없을 테니..

    경인선 급행이 종점인 인천 바로 직전인 동인천 역까지만 가는 것처럼.. 9호선 급행은 종점인 개화의 바로 직전인 김포공항까지만 간다. 사실, 인천과 개화 모두 방향이 틀어진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이 노선이 서쪽으로 계속 연장된다면 이 역들은 지선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현재는 둘 다 지형적인 이유 때문에 서쪽으로 연장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말이다.

    • 여담이지만,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중전철 형태로 건설된 서울의 마지막 지하철이다.
    • 대전 지하철은 전국에서 경전철이 아닌 중형 중전철 형태로 건설된 사실상 마지막 지하철이다.
    • 울산은 우리나라의 마지막 광역시이다. (이후의 수원, 성남 따위는 그냥 특례시로..) 지하철이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광역시이기도 하다.
    • 한편, 대전은 공항이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광역시이고, 인천은 아직까지는 KTX를 탈 수 없는 유일한 광역시이다.
    • 그리고 광주야말로 무엇무엇이 없는 유일한 광역시.. 이런 타이틀이 여럿 있을 텐데.. 꼭 교통 분야가 아니어도.. 당장 기억이 안 난다.

    4. 신분당선

    신분당선은 별도의 급행이 다니는 건 아니지만, 그냥 서울과 성남 시계 구간이 역간거리가 엄청나게 긴 덕분에 빠른 급행 같은 효과가 나는 전철이다. 여기 말고 서울이나 용인-성남 시내 구간은 그냥 평범한 도시철도 수준이다.

    앞으로 노선이 왕창 길어지고 시계 구간에도 역이 막 생긴다면 여기도 먼 미래엔 급행이 필요해질지도 모르겠지만.. 처음에 대피선 같은 게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현실은 시궁창이다.
    무인 자동 운전으로 완급 결합과 열차간 대피, 추월까지 구현한다면 이건 정말 최첨단 기술일 듯하다. =_=;;

    5. 경춘선, 공항철도

    얘들은 급행이 통상적인 새마을/무궁화가 아닌 별도의 좌석형 열차로 존재하는 노선이다.
    경춘선 전철의 경우, 개통 직후에는 일반 통근형 전동차 기반의 급행이 잠시 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ITX-청춘 2층 열차가 도입되면서 곧 폐지되어 없어졌다.

    공항철도는 급행 정도가 아니라 철도역에서 미리 수속을 마친 승객을 태우고 공항으로 논스톱으로 끊는 진짜 직통열차라는 걸 굴리고 있는데.. 얘는 수요가 너무 적은 것 같다. 중간에 몇 역이라도 정차하는 통상적인 좌석형 급행으로 전환하는 게 어떨까 싶다.

    사실, 경춘선과 공항철도 모두 신분당선 만만찮게 역간거리가 길어서 완행도 표정속도가 꽤 높긴 하다.
    하지만 공항철도는 역세권이 개발되면서 10년 전에 비해 역이 굉장히 많이 생겼다. 그러니 얘들도 급행이 좀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공항 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광역버스와의 경쟁력도 더 확보될 것이다.

    경강선도 현재는 수요로나 역 수로나 완행만으로 충분한 정도이지만, 여기는 장차 일반열차가 투입될 계획도 잡혀 있는 엄연한 간선이다. 급행은 ITX-청춘처럼 일반열차에 준하는 별도의 열차가 담당하게 될 것 같다.

    6. 나머지 광역전철들

    수인분당선, 안산선, 경의중앙선, 1호선 경원선 구간 등에도 살짝 급행이 다니는 게 있다. 그러나 이건 평일 출퇴근 시간 한정이고 아주 일부 구간밖에 무정차 통과를 하지 않는다. 완행에다 붙는 추가 서비스 액세서리에 가까운 위상이기 때문에 시간 절약 효과는 미미하다. 허나, 그래도 이것도 아예 시도를 안 하는 것보다는 나아 보인다.

    즉, 얘들은 앞서 소개했던 경부· 경인선이나 9호선 등에 비해서는 급행의 상황이 열악하다.
    사실, 경부선도 40년 전에 처음 전철이 들어섰을 때는 역간거리가 지금의 경춘선이나 경강선 같은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역세권이 개발되고 역이 엄청 많아지면서 급행이 등장한 것이다. 나머지 전철 노선들도 차차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통근형 입석 전철을 급행화하는 것만으로는 이동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에 한계가 있으니 지금은 결국 '대심도 좌석형 급행 전철 GTX'라는 걸 완전히 새로 만드는 지경이 됐다. 버스에 한계를 느껴서 지하철을 파고, 일본에서 기존 철도에 한계를 느껴서 신칸센을 새로 만든 것과 비슷한 격이라 하겠다.

    자동차 쪽이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구분을 없애고 재래식 톨게이트를 없애는 게 장기 과제라면, 철도 쪽은.. 여객열차들을 사실상 다 동차형으로 바꿔서 기관차-객차는 화물에만 남기는 것, 그리고 승강장을 모두 계단 없는 고상홈으로 바꾸는 것이 장기 과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승객이 적은 곳에서 버스 같은 1량 동차가 다니든, 1000명씩 태우면서 동력분산식으로 빠르게 가속하든, 어느 경우든 여객 철도에는 동차가 더 유리하다. 지금은 차량은 동차가 갈수록 늘어 가고, 승강장은 저상홈과 고상홈이 뒤섞여 쓰이는 과도기에 속한다. 이 와중에 전철 시스템과 일반열차 시스템의 구분이 많이 문란해지고, 둘의 중간에 속하는 운임 체계가 등장할 수도 있다.

    이런 한국 철도의 하드웨어 백 엔드를 주관하는 기관은 '한국 철도 공단' 이럴 것이지 웬 '국가'라고 이름을 붙였냐? 전국구 단체나 기관 이름이 대한/한국 대신에 '국가'라고 시작하는 건 미국에서 NBA, NASA, NRA(전미 총기..) 같은 이니셜의 N에서나 확인할 수 있는 관행이다.
    갑자기 '국가 철도 공단'이라고 하니까 옛날 철도청 시절 같은 사회주의 냄새가 난다.

    Posted by 사무엘

    2022/08/21 08:35 2022/08/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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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인천

    우리나라에서 뭔가 사람, 물자, 정보 따위가 흐르는 통로는 아무래도 서울-인천 사이가 가장 먼저 개통되곤 했다.

    • 모스 부호 전신: 1885
    • 철도: 1899
    • 상수도: 1910 (1908 뚝도 정수장 다음임. 완전 최초는 아님. 서서울 호수 공원, 선유도 등, 과거에 서울의 서부에 있었던 상수도 시설들이 흥미롭다)
    • 고속도로: 1968~1969
    • 광역전철: 1974
    • 송유관: 1992년 말 (1990년에 대한 송유관 공사 설립 후 최초)

    철도를 조금만 더 살펴보면..

    • 1899년에는 경성 전차(5월)와 경인선 철도(9월)가 나란히 개통했다.
    • 1910년대 중후반에는 어째 서대문과 관련된 건축물들이 철거됐다. 1915년쯤에 노면 전차의 복선화를 위해 서대문(돈의문)이 헐렸으며, 3· 1 운동 직후에는 서대문 역과 이쪽 선로가 없어지고 신촌 방면 급커브 선로가 새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남대문 역이 경성 역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다.
    • 1967~68년에는 증기 기관차와 서울 전차가 나란히 퇴역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시기가 절묘하게 비슷하다.
    • 1974년 8월 15일에는 서울 지하철과 수도권 광역전철이 동시에 개통했다.
    • 2015~16년은 호남 고속철, 경부 고속철의 대구· 대전 도심 구간, 포항 방면 KTX, SRT 수서 고속철이 연이어 개통해서 나름 고속철도의 중흥기였다..

    2. 근래에 한강에 새로 만들어진 다리들

    (1) 성산대교 바로 옆의 월드컵대교 (일반 도로): 예산 부족 때문에 꽤 오랫동안 진도를 못 빼고 질질 끌었던 물건인데.. 작년 9월 1일에 드디어 개통했다. 얘가 있으면 강북에서 서부 간선 도로로 가기가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2) 서울 지하철 8호선 암사 이북으로 구리로 가는 하저 터널 (철도): 역시 작년 6월 28일에 터널이 다 뚫려서 관통됐다. 이제 거기 안에다 선로와 전차선을 설치하면 되겠지..
    8호선도 이제 한강을 건너며, 심지어 5호선과 분당선에 이어 하저 터널을 보유하게 됐다. 분당선과 마찬가지로 실드 공법을 써서 만들어졌다.
    원래 8호선은 복정-산성 사이가 굉장한 장거리 구간이었는데 이젠 저 북쪽 구간이 장거리 구간이 될 듯. 복정-산성 사이엔 '남위례'라는 역이 추가될 예정이다.

    (3) 8호선 하저터널과 강동대교 사이에 일명 고덕대교 (고속도로): 세종-포천 고속도로(29)의 구간으로서 건설 중이다. 올림픽대교와 같은 사장교 형태이다. 얘는 아직 건설 중이다.

    부산만 해도 아직 낙동강을 건너는 하저 터널이 없구나..
    부산 지하철 2호선 민락-센텀시티 사이는 '수영강'을 건너는 하저 터널이다.

    3. 서울 경전철 신림선

    지난 5월 28일부로 서울에서 경전철 2호격인 신림선이 개통했다. 신안산선과 비슷하게 서울 서남부의 종축을 잘 관통한 것 같다.
    우이선은 철차륜 2량 편성이었지만 신림선은 고무차륜 3량 편성이다. 그리고 차량의 폭이 우이선의 것보다도 더 작다고 한다.

    • 경전철 1호인 우이선은 중전철 1호선의 신설동 역을 잇는다. 이와 비슷하게 경전철 2호인 신림선은 중전철 2호선인 신림 역을 잇는다.
    • 1호인 우이선이 북한산 기슭까지 간다면, 신림선은 관악산 기슭까지 간다.
    • 우이선이 왕십리까지는 차마 못 가고 그 앞 신설동에서 그쳤다면, 신림선도 여의도까지는 차마 못 가고 그 앞 샛강까지만 간다.

    경전철은 2010년대에 서울 바깥 수도권에서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지하철의 본좌급인 서울도 경전철 노선을 2개나 보유하게 됐다.
    대한민국에서 경전철이 아니라 '작은 중전철'(중형)이 만들어진 것은 대전 지하철이 마지막이 됐고 사실상 맥이 끊겼다.;; 도시철도 레벨에서는 경전철이 트렌드로 정착했기 때문인 듯하다.

    도시철도가 아닌 광역철도에서는 서울· 수도권 밖에서도 여전히 대형이다. 부산과 울산을 연결하는 광역전철 동해선에도 '대형 중전철'이 들어갔지, 중형이 투입되지는 않았다.

    다음으로 주목할 점은 지역별로 경전철의 작명 방식이다.
    의정부, 용인, 김해에서는 도시철도가 하나 개통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이니 그냥 '지역명 경전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 반면, 이미 중전철 지하철이 있는 부산· 대구· 인천 같은 도시에서는 새로 만들어진 지하철 n호선이 통째로 경전철 기반이다. 중형 중전철이나 경전철이나.. 규모면에서 서로 호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은 사정이 다르다. '지하철 n호선'이라는 명칭은 중전철 전용으로 예약됐고, 경전철은 저렇게 'XX선'이라는 별도의 이름이 붙게 됐다.
    경전철은 지하철 n호선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커버하는 구간이 너무 짧고 수송력도 기존 지하철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명명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 서울 지하철 8호선 (그냥 성남시 마을전철에 더 가깝.. ㄲㄲㄲㄲㄲ)
    • 제2중부 고속도로 (그냥 중부의 지선인걸 37보다는 351 같은 번호가 더 적절했을 듯.. 훨씬 더 긴 영천-상주 고속도로도 301인데..)

    그러니 이런 특례를 앞으로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뭐, 서울 8호선의 경우, 서울시가 옛날에 시민들을 성남 저 동네로 대거 이주시키면서 좀 빚진 게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서울의 연장선 차원에서 특혜를 주는 것도 있긴 하다(광주대단지 사건 흑역사.. ㅡ,.ㅡ;; ). 그래서 8호선의 성남시 구간까지 모두 지하철 정기권 서울 전용 구간으로 이용 가능하고 말이다.

    그나저나 서울 경전철 신림선의 운영에 왜 광주 도시철도공사가 개입하는 거지..??? 벌써부터 냄새가 좀 난다.. =_=;;

    Posted by 사무엘

    2022/07/31 19:36 2022/07/3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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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하철: 일반열차와 도시철도

    수도권 전철 1, 3, 4호선에는 코레일 광역전철 구간과 서울 지하철 구간이 한 노선으로 직결 운행을 하는 게 있다. 1호선은 전기 공급 방식이 바뀌며(남영-서울), 4호선은 심지어 좌우 통행 방향까지 바뀐다. (남태령-과천선)

    3호선 일산선은 저런 과거의 삽질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광역전철 구간도 지하철과 동일한 직류 우측통행 규격으로 맞춰서 건설됐다.
    그런데 일산선을 건설하면서 기존 종점이던 지축 역 이북으로 선로만 더 만드는 게 아니라, 지축 역 자체도 확장을 하게 됐다. 얘는 6량 기준의 아주 작은 지상 임시 종점 형태로만 만들어졌는데 이걸 10량 기준의 정식 통과역으로 바꿔야 했기 때문이다.

    이거 공사는 철도청이 담당했다. 이 때문에 지축 역은 길이를 2:3으로 나눠서 새로 확장된 곳은 철도청 관할, 기존 영역은 서울 지하철 관할..;; 승객 집계도 따로 하고 출입구 번호의 폰트도 서로 다르고...;;;
    무슨 도끼 만행 사건 이후에 남북 영역 경계선이 그어진 판문점 같은 꼴이 됐다. 4호선의 꽈배기굴 같은 삽질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그마한 삽질인 셈..

    지금은 그런 관행이 없어져서 지축 역은 전부 서울 지하철 관할로 바뀌었으며, 어지간해서는 한 역은 그냥 한 회사가 몰아서 관리하는 관행이 정착했다. 지하철 회사조차도 서울 메트로와 도철로 나뉘어 있던 것이 통합된 게 벌써 4년도 더 전의 일이 됐다.

    2. 도로: 서울과 지방

    그런데 이런 식의 관할 변화는 철도뿐만 아니라 도로에도 있다.
    같은 자동차 전용 도로이지만 청담대교에서 복정 교차로까지는 서울 관할이고 '동부 간선도로'이다. 하지만 거기 이남부터는 분당-수서 고속화도로이며 경기도 관할이다.

    이 도로는 서울 시내 구간은 가로등 불빛이 백색이다가, 복정 이남 경기도 구간부터는 불빛이 모두 노랑으로 바뀌었다.
    그랬는데 지금 다시 보니 가로등이 교체됐는지 백색 구간이 더 늘었다. 모란 정도는 간 뒤부터 불빛이 노랑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수 년 전에는 서울 시내 구간은 속도 제한이 80이고 경기도 구간부터는 90이었다.
    그랬는데 요 근래에 다시 주행해 보니 전부 80으로 바뀌었고, 등신 같은 과속 단속 카메라가 더 늘어 있었다. 내 인생에 도움이라고는 안 되는 물건 같으니라고.
    (특히 학교 주변이라고 멀쩡한 60짜리 도로까지 상시 30으로 까내린 공무원놈은.. 멱살 잡아 주고 싶을 뿐이다.)

    경부 고속도로도.. 한데 연결된 도로인 것 같지만 법적으로는 양재 IC 이남만이 한국 도로 공사에서 관리하는 최대 시속 100~110짜리 진짜 고속도로이다. 그 이북은 그냥 강변북로 같은 시속 80짜리 서울 시내 관할의 자동차 전용 도로일 뿐이다. 정식 명칭은 '경부 간선 도로'.

    단지, 폐쇄식 톨게이트가 있는 곳과 버스 전용 차로가 적용되는 곳이 법적인 고속도로의 시종점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운전자들에게 혼동의 여지가 있다.
    양재 IC는 1987년 11월, 지금의 서울 톨게이트가 성남 궁내동에 세워지기 전에 최초의 서울 톨게이트가 있던 곳이기는 했다.

    3. 지하철: 서울과 지방의 격차

    그나마 부산은 동해선 광역전철이 생긴 덕분에 이 노선 한정으로는 서울· 수도권과 같은 대형 전동차를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서울과 수도권의 전철의 차이는 이런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지금은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만..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서울 지하철 7호선이 인천까지 연장됐을 때의 일이다. 본인은 인천 지하철 1호선과 서울 지하철 7호선의 환승역이 된 부평구청 역을 찾아가 봤다. 그랬는데 두 노선의 승강장은 완전 극과 극 수준이었다.

    서울 지하철은 전광판이 고해상도 컬러 LCD 화면이었고 스크린도어도 갖춘 최신식 시설을 자랑했다.
    그러나 인천 지하철은 여전히 청색이 없는 90년대의 저해상도 LED 화면이었고 스크린도어도 없고.. 내 기억이 맞다면 심지어 노반도 콘크리트가 아니라 자갈이었다. 참고로 서울 지하철은 굳이 이렇게 새로 개통한 구간 말고 기존 구간도 다 저렇게 리모델링을 완료한 상태였다.

    인천뿐만 아니라 부산도.. 부산 지하철 1호선은 지금도 자갈 노반인지 모르겠다.
    서울 2호선과 부산 1호선은 둘 다 1980년대로 비슷한 시기에 개통했고 처음 개통했을 때는 다들 비슷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서울 지하철은 그 뒤로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지만 부산 지하철은 그리 되지 못하고 옛날 모습에서 멈춰 버렸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디자인만 해도 그렇다. 가령, 서울· 수도권 전철의 노선도에서는 환승역 모양에 태극 무늬가 없어진 지 10여 년이 훌쩍 넘었지만, 부산에서는 여전히 그걸 쓰고 있다. 그러니 옛날 생각이 날 수밖에.. 다만, 부산은 4호선에, 동해선, 김해 경전철까지 전철이 많이 생겨서 예전에 비해서는 노선도가 많이 풍성해진 게 느껴진다.

    그리고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2015년 이후에 도입된 신형 차량은 좀 각진 모양에다 객차간 출입문의 위에 자막 전광판이 있는 게 지금까지 서울· 수도권에 없던 디자인이다. 부산 같은 지방 지하철 차량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4. 도로와 철도의 외곽순환선

    벽제, 일영, 송추 쪽을 지나는 그 존재감 없는 철도는 1961년에 처음 개통했던 시절엔 '서울교외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강남이 아직 서울로 편입되지 않아서 광주군이었던 까마득한 옛날이니.. 그때는 이 철도에다가 경원 구간을 합하면 진짜로 서울의 변두리를 빙 도는 노선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랬는데 얘는 2008년에는 '서울'을 떼어낸 그냥 '교외선'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리고 처음에 '판교-구리 고속도로'로 시작했던 그 고속도로는 '서울 외곽순환 고속도로'라는 이름이 붙었다가 나중에 '수도권 1순환 고속도로'라고 개명됐다.
    둘 다 서울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서울의 변두리, 덤터기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속도로 번호 체계가 지금과 같은 형태로 개정되고 정착한 지도 어언 20년이 넘었다. (since 2001)

    이제 고속도로는 번호가 없이는 제대로 지칭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많아졌고, 요금제도 하이패스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복잡해져 있다. (늘어나는 민자 구간, 폐쇄식/개방식 등등..) 하지만 철도는 노선이 그 정도로 많고 복잡하지 않아서 여전히 이름 위주로 불리고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2/07/29 08:34 2022/07/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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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철도역, 차량 관련 이야기

    1. 오지에 만들어진 철도역

    경부선 신거 역(청도-상동 사이)은 1967년에 청도에서 새마을 운동이 벌어지면서 만들어졌던 전설적인 간이역이다. 마을 주민들이 인근의 철길에다가 역을 뚝딱 만들고, 열차를 세워 달라고 철도청에다 요구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서거하고 새마을 운동 붐이 끝나자, 저기는 열차가 상시 정차하기에는 수요가 너무 없는 오지로 되돌아갔다. 결국 역사 건물이 1988년쯤에 철거됐고, 하루 단 한 번 정차하던 대구-마산 무궁화호 NDC 열차도 2007년에 운행을 중단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역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체는 없는 폐역이나 마찬가지인 잉여가 됐다. 그래도 근처의 새마을 운동 발상지 기념관에 신거 역의 레플리카가 만들어져 있다.

    다음으로 영동선 양원 역(분천-승부 사이)은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오지인 봉화군에서도 첩첩산중에 자리잡은 간이역이다. 열차를 좀 더 가까이서 편하게 이용하고 싶다고 주민들이 철도청에다 필사적으로 청원을 넣고, 사비를 모아서 역사와 승강장을 직접 만든 덕분에 정식으로 승인됐다.
    이때가 1988년이라니, 참 공교롭게도 신거 역이 없어진 때와 시기가 비슷하다.

    굳이 따지자면 신거는 무배치간이역이고, 양원은 임시승강장이어서 서류상의 지위는 신거가 눈꼽만치 더 높다. 하지만 지금은 관광 열차라도 정차하고 있는 양원이 존재감이 더 높아져 있다.
    본인은 신거는 2020년에, 양원은 2019년에 하계 휴가 여행을 떠나면서 다 방문해 봤다.

    그나저나 '기적'(2021)이라고 양원 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상당히 최근에 개봉하기도 했다. 소재와 배경만 저 동네에서 따 오고, 주인공과 스토리는 완전 허구 신파이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감지덕지이지.
    감독이 소싯적에 pump it 리듬 게임의 개발에도 참여했을 정도라 하니, 공돌이 배경이 있고 철덕 기질도 좀 있었던 것 같다. 제목은 열차 기적 소리와 miracle을 동시에 의도한 작명일 테고..

    2. 대구의 철도역과 고속도로 진출입로 명칭

    국제 표준(SI) 과학 단위 중에서 킬로그램은 유일하게 접두사가 붙어 있는 단위이다.
    이와 비슷하게, 동대구 역은 우리나라의 메이저 철도역들 중에 유일하게 접두사가 붙은 역이다.
    대구는 서울, 대전, 부산 같은 타 도시들과 달리, KTX가 정차하는 역이 그냥 대구 역이 아니라 '동대구' 역이다. 희한하지 않은가?

    이건 기존 대구 역보다 더 큰 역을 1960년대 말에 대구의 동부 외곽의 넓은 부지에 새로 만들면서 야기된 특이한 현상이다.

    대구 역은 1905년 경부선의 개통 직후부터 있었지만, 해방 이후의 훨씬 나중에 만들어진 동대구 역이 기존 대구 역을 몰아내고 주인 노릇을 하게 됐다. 하지만 동대구 역이 '동'자를 떼어내고 대구 역의 이름까지 빼앗지는 못했다.

    참 흥미로운 건.. 고속도로에도 딱 '대구'라는 이름의 나들목이나 분기점, 요금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960년대 말에 경부 고속도로의 대구-부산 구간이 건설될 때도 나들목의 이름은 '동대구'였지, 그냥 대구가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지역에 건설 중이던 동대구 역과 이름을 일부러 동일하게 맞췄던 것 같다~!

    • 신경주도 접두사가 붙긴 했지만 이건 논외로 하자. 더구나 이제 기존 경주 역이 선로가 없어지면서 폐역됐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이 이름에서 거추장스러운 '신'자를 그냥 떼어낼 수도 있다.
    • 광주도 광주송정 역에 밀려서 기존 광주 역은 거의 폐역 직전의 잉여가 된 듯하다. 그러게 시내를 관통하던 선로를 다 걷어내서 낙동강 오리알을 만들었으니 몰락이 예고된 수순이었다.
    • 알고 보니 광주 역시 접두사가 붙은 순수 '광주'라는 이름의 고속도로 나들목/분기점은 없다고 한다. 경기도 광주 쪽은 전철역과 나들목 모두 '경기광주'라고 이름이 붙었다.

    3. 도시철도법과 궤도운송법

    엔진 달린 자동차 중에는 정식 등록을 안/못 해서 번호판이 없고 일반 공도를 다니지 못하고, 특정 시설이나 구역 내부만 주행할 수 있는 특수한 물건들이 좀 있다. 공항 계류장 안의 대형 램프 버스나 토잉카, 에버랜드 주차장 셔틀버스, 운전학원 장내 기능 연습 차량 같은 것 말이다.

    이와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개념이.. 핸들 없이 길 따라만 다닐 수 있는 궤도 교통수단에도 존재한다. 3량 이하 소규모 저속 노면전차라든가 케이블카, 모노레일 같은 것 말이다.
    어째 인천에 이런 게 여럿 있다. 인천 공항 지하의 탑승동 셔틀열차(구 스타라인), 월미 바다열차, 그리고 인천 공항/영종도 자기 부상 열차 말이다. 대전의 엑스포 과학 공원 부근을 다니는 자기 부상 열차도 좋은 예이다.

    이런 애들은 등하교· 통근용 대중교통이라기보다는 시설 내부의 왕복 셔틀, 관광, 놀이기구의 성격이 강하다.
    건설과 운영에 통상적인 도시철도법을 적용받지 않으며, 더 각종 책임이 더 적은 '궤도운송법'의 적용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얘들은 법적으로는 도시철도, 광역전철이 아닐 뿐만 아니라 심지어 경전철도 아니다.
    승객이 차내에서 불필요한 헛짓을 하면 철도안전법이 아니라 그냥 해당 교통수단을 운영하는 시설에 대한 업무방해죄로 처벌받는다.

    노면전차라는 게 2000년대 이후부터는 '트램'으로 탈바꿈해서 대도시의 대중교통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얘가 수송력이 커지면 법의 적용 주체가 궤도운송법이 아니라 도시철도법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월미 바다열차는 작정하고 관광 놀이기구이기 때문에 이용료? 운임도 그에 맞게 책정돼 있다. 그러나 인천 공항 자기 부상 열차는 영종도를 쭉 순환하는 대중교통으로 확장돼서 본격적인 도시철도로 탈바꿈하려는 계획이 잡혀 있다.

    옛날에 용인 경전철만 해도 우여곡절 끝에 얼마나 어렵게 개통했었나 모른다.
    의정부나 용인 경전철은 경전철 형태의 도시철도임에도 불구하고 승객 없고 기관사도 없다 보니.. 재미로 놀러 일부러 타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운영 사업자들이 자괴감을 느낄 법도 했겠다.

    4. 관광 열차

    여러 사람을 태우는 교통수단 중에는 많이 태워서 목적지까지 최대한 빠르고 저렴하게 가는 게 목적인 일반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좀 천천히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가는 관광형 교통수단도 있다.
    대표적으로 선박 말이다. 비행기가 발명되면서 대륙을 횡단하는 여객선은 자취를 감췄다. 그 대신 관광 크루즈선이라는 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얘는 그냥 선상 호텔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좀 생소한 물건이다.

    비행기는 굳이 따지자면 과거의 힌덴부르크 같은 비행선이 이런 관광형으로 딱일 것이다. 느릿느릿 둥실둥실 떠 다니니까.. 하지만 덩치가 너무 크고 위험하다는 문제가 있다.
    다만, 코로나19 때문에 외국 여행이 봉쇄 당했던 바로 얼마 전에는.. 일반 여객기로도 그냥 목적지까지 한 바퀴 뺑 돌고 도로 제자리로 돌아오는 관광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비행기를 타는 생색만 내는 것이다.

    쌍팔년도 이전의 옛날엔 심지어 남극의 상공만 도는 남극 관광까지 있었다. 하지만 추락 사고가 한번 난 뒤부터는 여객기의 남극 상공 비행은 현재까지 영원히 금지되고 말았다.

    다음으로 철도는 본격적인 대중교통은 광역전철 아니면 고속철로 이원화됐고, 나머지 레거시 중에서 자동차 도로 교통과 경쟁이 안 되는 것들은 상당수 관광형으로 바뀌어 간다. 그래서 코레일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내륙 순환 열차 O-트레인, 그리고 천혜의 영동선 경치를 감상하는 협곡 관광 V-트레인을 굴리곤 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것 말고 동해 관광 열차인가도 있는데.. 얘는 정규 여객열차가 다니지 않는 삼척선을 경유한다. 지금은 정선선도 그렇게 관광열차만 다니는 구간이 됐고 말이다.

    남한과 북한이 통일인지 경제 협력인지를 하면 대륙이 육로로 연결되고, 중국과 러시아까지 열차를 타고 갈 수 있게 된다고 다들 설레발을 친다. 하지만 철도는 무슨 자동차 도로가 아니다. 인프라를 다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베이징이나 모스크바는 예나 지금이나 그냥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게 훨씬 더 낫다.
    시간이 남아돌고 열차 탑승 자체가 목적인 여행객 관광객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국제열차는 그냥 크루즈선의 육상 버전일 뿐이다. 일반형 대중교통과 관광형 대중교통을 혼동하지 말자.;;

    Posted by 사무엘

    2022/05/01 19:35 2022/05/0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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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해남부선 복선 전철화

    지난 2021년 말엔 2010년대 내내 떡밥이었던 동해남부선-중앙선-대구선 일대의 복선전철화 사업이 완료됐다. 참 어지간히도 오래 걸렸는데..
    경주 시내와 안압지(현 동궁과 월지)를 관통하던 구 동해남부선 철길은 몽땅 폐선되었으며,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구 경주 역도 드디어 영업이 중단됐다. (단, 역 건물은 철거되지 않고 보존 예정)

    그 대신 신경주 역이 기존 경주 역의 역할까지 완전히 승계하며, 전국의 모든 신설 고속철역으로서는 "유일"하게.. KTX, SRT에다가 일반열차까지 모두 취급하는 역으로 바뀌게 되었다. 동대구나 대전, 서울 같은 터줏대감들은 신설역이 아니니까..
    기존선과 수직 교차하는 신설 고속철역으로는 천안아산(장항선)과 오송(충북선)이 있긴 하다. 하지만 신경주 같은 사례는 정말 전국 유일이 맞다.

    예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 싶다만, 신경주는 그냥 '신'자를 떼어내도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울산의 경우, 새로 생긴 고속철역이 '울산 역'이라는 이름을 뺏어가고, 구 울산 역은 태화강이라고 개명된 바 있다.
    동대구 역에서도 진작부터 '동'자를 떼어내자는 말이 있었지만 그건 실현되지 않았다. 이것도 공교롭게도 가까운 동네의 역들 사정이 비슷하다.

    현곡 초등학교 근처에 같이 만들어지던 나원/서경주 통합역은 결국 서경주라고 이름이 정해졌다.
    신경주와 포항이 근처에 있으니 이 역에 고속열차가 또 서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열차만 취급하면서 승객을 근처의 고속철역으로 환승 연계만 하지 싶다.

    2. 서울 지하철 9호선과 공항 철도의 직결 운행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을 하던 시절엔 공항 철도가 아시다시피 KTX와 직결운행을 했었다. 이걸 하느라 경의선-공항철도 연결선을 만들기도 했고, 검암 역엔 저상 플랫폼을 만들어서 KTX를 정차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건 완전히 없어졌다. 사실, 지방에서 무려 서울 역과 수색을 찍었다가 다시 서쪽으로 가는 건 동선도 굉장히 안 좋고 비효율적이다.

    앞으로는 KTX 대신, 서울 지하철 9호선이 공항철도와 직결 운행을 할 예정이다. 그게 동선이 더 자연스러우니 진작에 그렇게 됐어야 했다. 둘은 애초에 그걸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기도 했었다.
    인천 공항에서 서울 역 가는 공항철도도 타고 강남으로 직행하는 9호선도 탄다니~! 단, 이건 가까운 미래에 당장 되는 일은 아니고 2~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그리고 9호선 열차들이 몽땅 다 공항까지 연장 운행되거나 최소한 반반씩 가는 것도 아니다. 아마 9호선 급행 중의 일부가 공항까지 연장 직결 운행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수인분당선을 전구간 다니는 열차가 거의 30분 간격으로 매우 드물게 다니듯, 이 공항 직결 열차도 그에 준하는 빈도로 드물게 운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이 열차를 타려면 시각표를 확인해야 된다.

    KTX야 공항 철도와 완전히 동일하게 교류 + 좌측통행 규격인 반면,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직류 + 우측통행이다.
    수도권 전철 4호선 이래로 좌측/우측 교차 꽈배기굴과 직/교류 겸용 전동차 + 절연구간 진입 열차가 또 등장한다니 이건 우리나라 철도 역사에 굉장히 흥미로운 사건이 될 것이다.

    3. 무궁화호의 멸종

    무궁화호의 멸종은 아마 고속도로 유인 톨게이트가 없어지는 것과 비슷한 시기에 실현되지 않을까 싶다. 2020년대 중후반 내지 2030년대 초쯤?
    비둘기호(2000), 통일호(2004.. 경의/경원 통근열차), 새마을호(2018.. ITX-새마을)에 이어 무궁화호의 멸종은 재래식 기관차-객차형 열차가 사실상 전멸하며, 1984년에 정착됐던 4등급 열차 체제가 완전히 붕괴된다는 걸 뜻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여객열차는 전부 동차가 담당한다.

    장거리 선박이 이제 화물만 담당하는 것처럼, 기관차는 입환 아니면 거의 화물에서나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실, 무궁화호의 멸종은 이미 10년도 더 전에 도입됐던 누리로 때부터 야금야금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걔가 '서울-천안' 급행 전동차의 대체제를 표방하며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그 전철 이용객의 반발이 너무 심했기 때문에 기존 급행을 없애지는 못했다. 누리로는 그냥 경부선 단거리 내지 충북선 무궁화호를 대체하고 명절 대수송 임시열차부터 뛰면서 차츰 인지도를 올려 나갔다.
    누리로는 일반열차로서는 굉장히 특이하게 수색이 아니라 병점 차량기지에 소속돼 있다. 얘도 나중에는 요즘 스타일로 'ITX-어쩌구'로 개명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4. 나머지

    • 지난해 12월 18일엔 서울 지하철 8호선 산성-복정 사이의 지상 구간에 '남위례'라는 이름의 역이 새로 생겼다~! 분당선의 유일한 지상역은 죽전, 6호선의 유일한 지상역은 신내, 7호선의 지상역이 뚝섬유원지와 장암이라면.. 8호선의 유일한 지상역은 바로 저기가 됐다.
    • 서울에 우이-신설선에 이어 제2의 경전철 노선인 신림선이 오는 5월에 개통될 예정이다. 얘는 부산 지하철 4호선과 동일한 고무차륜 차량에 편성수만 절반(3량)이다.

    다음은 다들 북쪽으로 연장된 철도들이다.

    • 서울 지하철 4호선이 당고개 이후로 불암산을 관통하여 북쪽으로 더 연장 개통했다~!! (진접선)
    • 신분당선이 강남 역 이북으로 쪼끔 더 길어져서 논현-신사까지 개통 예정이다.
    •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역시 소요산 이북으로 연천까지 더 길어질 예정이다. 그런데 여기는 수요가 적다 보니 아주 특이하게도 양방향 '단선 전철'이다. 부산 북부의 양산 도시철도도 단선이라는데.. 마치 그런 느낌이다.

    아울러, 시외· 고속버스 아래 등급의 버스가 마을버스, 시내 지선· 간선 버스, 광역버스 등으로 세부적으로 나뉘듯, 요즘은 일반열차 아래 등급의 철도도 단순 지하철(중전철) 아니면 광역전철보다 더 세분화되고 있다.

    기존 도시철도보다 물리적인 크기나 전기 규격이 더 작은 경전철, 그리고 반대로 기존 도시철도보다 더 깊고 빠르고, 어쩌면 좌석도 앞을 보는 형태인 '고심도 급행 전철'이 추가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전자는 이름에 지명이 붙지만 후자는 번호도 아닌 그냥 A, B, C라는 알파벳으로 노선을 구분하는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2/04/29 08:34 2022/04/2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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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발산-마곡: 지하철의 선형을 따라 뒤늦게 형성된 시가지

    어떤 도시에 건물과 길이 평범한 직사각형 바둑판이나 방사형이 아니라 부자연스러운 곡선 궤적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면..
    그건 지금은 없어진 과거의 철도 폐선의 흔적일 가능성이 높다. 경주 성건동과 황오동 일대의 옛 중앙선 선로 주변이라든가, 서울 홍대 근처의 서교동 예술의 거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서울 지하철 5호선 발산역 인근의 건물 배치는 굉장히 흥미롭다.
    얘는 폐선이 아니라.. 아래에 이미 만들어져 있는 지하철의 선로를 피해서 건물을 짓느라 형성된 궤적이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발산-마곡 사이, 공항대로 북쪽의 땅은 2010년대 이전까지는 미개발 허허벌판 논밭이었다. 오죽했으면 마곡 역은 멀쩡히 건설됐던 뒤에도 2008년까지 12년을 미개통으로 봉인 당했을 정도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년경에 발산-마곡 사이의 풍경은 정말 저랬다. 그 당시에 본인이 직접 답사해서 디카로 찍었던 사진!)

    그러니 여기는 고심도 땅굴을 팔 필요 없이 지면을 파헤치는 개착식으로 얕고 저렴하게 만들었으며, 애초에 공항대로라는 도로를 들쑤시지도 않았다. 그냥 옆의 공터를 대신 파헤치는 걸로 끝.. 그래서 마곡 역도 도로를 약간 비껴간 곳에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다음의 송정역부터는 다시 도로 중앙 아래로 들어간다.

    그리고 발산 역 주변의 경우, 김포 공항 방면의 엄청난 급커브 때문에 회전반경을 확보하기 위해 선로가 도로 바깥의 벌판(건설 당시에)을 약간 침범하는 것도 있다.
    옛날에 지하철 1호선을 처음 만들던 시절에 시청-종각의 엄청난 급커브를 구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지가 같이 떠오른다. 부족한 기술과 열악한 여건 하에서 저심도로 주변의 동아일보 사옥의 지하를 건드리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다.

    광역전철 일산선(구파발-대화)도 나름 서울 지하철 5호선과 비슷한 시기에 건설되고 개통한 놈이다.
    얘는 굳이 비싸게 FM대로 지하로 건설할 필요가 없는 널널한 구간은 아예 지상 고가 형태로 건설해서 약간 지상 지하 롤러코스터처럼 됐다.

    그런데 5호선 마곡 역은 지상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주변 땅이 워낙 널널했으니 주변 공간을 미리 점유하면서 건설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티를 내서 만들어졌던 셈이다.
    그리고 인근의 발산 역 주변은 “지하철이 먼저 만들어지는 바람에 건물이 지하철을 피해서 건설된” 대단히 특이한 사례로 남게 됐다~!

    2. 원형 시가지

    우리나라에서 지도상으로 시가지가 확연하게 원형 방사형으로 만들어졌다 싶은 곳이 본인의 기억에 따르면 딱 두 곳 있다. 안산 선부동, 그리고 화성 동탄동 신도시.
    전자는 정확하게는 육각형 모양이다. 원의 중앙에는 서해선 전철 선부 역이 지하로 지나며, 지상에는 선부/다이아몬드 광장이 있다.

    후자는 완전한 원이 아니고 사실 반원의 크기도 안 되지만.. 그래도 선부동보다 반경이 더 큰 부드러운 원형이다. 원의 중앙에는 반석산이라는 언덕이 있으며, 원의 중심은 아니지만 근처에 경부 고속도로와 고속철 동탄 역이 있다.
    저 두 곳 말고 다른 원형 시가지가 또 있는지 궁금하다.

    3. 지하철역 바로 근처에 있는 보안 시설

    청와대나 군부대처럼 민간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보안 시설은 아무래도 시 외곽이나 산기슭 으슥한 곳에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지하철역 바로 옆이나 근처에 그런 보안 시설이 자리잡은 경우가 아주 드물게 존재한다.

    그런 경우는 보안 시설이 먼저 있었고 그게 처음 생기던 시절에는 거기가 외곽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거기까지 개발되고 지하철이 놓이게 된 것이다. 테란· 플토 건물의 주변에 저그 크립이 깔려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건물이 당연히 크립보다 먼저 지어진 것.. ㄲㄲㄲㄲㄲ)

    • 평촌(4과천): 4번 출구 주변에 웬 자원 재생 센터가 있다.
    • 가락시장(3/8): 그 유명한 중앙 전파 관리소가 있다. 지방으로 이전할 거라는 말이 진작부터 있었지만 2021~22년 현재 아직도 건재해 있다. 여기는 주변에 가락시장, 비닐하우스, 물류센터, 자동차 운전 학원 같은 거나 있던 외곽이었지만, 2010년대에 싹 바뀌었다.
    • 세류(1경부): 공군 부대와 바로 붙어 있다. 이 부대도 이전 떡밥만 잔뜩 무성하다.
    • 금천구청(1경부, 과거): 역시 군부대와 붙어 있다가 2000년대 말쯤에 싹 이전했다. 여기도 공군 부대였다고 한다.
    • 오금(3/5, 과거): 근처에 구치소가 있었지만 문정 법조 타운 쪽으로 이전했다.

    4. 지하철 5호선의 특이한 과거

    • 천호대로(답십리-천호)는 바로 5호선 건설 공사를 하느라 파헤쳤던 것을 복구하면서 96년 초에 국내 최초로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 마곡 역은 초기에 잠깐 영업하다가 문을 닫은 게 아니었고, 처음부터 미개통 봉인 상태였다. 초창기엔 열차가 마곡 역에 도착할 때 형식적으로라도 감속이나 잠깐 정차를 했다가 출발했지만, 몇 달 후엔 이마저도 생략하게 됐다.
    • 5호선은 1인 승무로도 모자라서 아예 전면 무인 자동 운전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다. 무려 96년경에 실제로 시행한 적도 있었으나, 열차가 제 위치에 제대로 못 서고 버그와 문제점이 속출하면서 도로 봉인되었다.
    • 5호선이 전구간 개통하기 전에는 열차의 출력 설정이 지금과 달랐는지.. 가속 구동음의 첫음이 지금 같은 ‘레’가 아니라 ‘솔~라b’ 사이였다고 한다. 매우 충격적이다. (☞ 1995년 6월경의 시운전 영상 기록)

    첫음이 저러니 영락없이 7,8호선 1차 도입분 열차의 GEC-알스톰 구동음처럼 들린다.
    스타크래프트 개발 중 베타 버전에서 시즈 탱크가 뮤탈(!!!)을 공격하는 거..
    Doom의 개발 중 베타 버전에서 BFG가 빨강 초록 파이어볼을 난사하는 형태이던 거..
    그런 걸 보는 느낌과 비슷하다.

    지금 같은 가속 구동음은 5호선이 전구간 개통한 뒤에 설정 변경을 통해 정착한 거라고 한다. 피치를 낮춘 셈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12/14 19:35 2021/12/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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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육해공 교통수단에는 뭔가 인도주의와 관련된 법적 의무라는 게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

    • 자동차: 뒤에서 긴급자동차(구급차,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오면 반드시 양보하고 길을 트고 비켜 줘야 한다.
    • 비행기: 비상 착륙 요청은 국적 불문하고 근처에 있는 어느 공항에서나 최우선적으로 받아 줘야 한다.
    • 선박: 망망대해에서 어떤 선박이 조난/구조 요청 신호를 보낼 경우, 근처에서 이 신호를 받은 선박은 의무적으로 반드시 달려가서 도와줘야 한다. 이것 때문에 그 배의 원래 스케줄이 꼬여서 손해 본 것에 대한 보상은 사람부터 구하고 나서 다음에 보험사에서 해 준다. 현장 근처에 있는데도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씹은 것으로 드러난 선박은 처벌 받는다.

    비행기는 다른 교통수단과 달리, 비상 착륙을 위해서 부득이하게 연료까지 버리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리고 비상구 좌석에 앉은 승객은 승무원과 함께 다른 승객들의 대피를 도와야 한다는 규정도 타 교통수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관행이다.

    그에 비해 철도는 워낙 꼼꼼하게 통제된 선로에서 정규 노선 차량만 다니다 보니, 타 교통수단과 같은 예외적인 규정 같은 게 존재할 여지가 없다. 대통령이 탄 전용 열차가 몰래 지나가게 되면 걔를 0순위로 먼저 보내 주느라 근처의 정규 열차들의 스케줄이 몽땅 작살 나긴 하지만.. 이건 흔히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요즘은 우리나라가 교통 관련 법 집행이 쬐끔은 선진화돼서 긴급자동차를 고의로 비켜 주지 않으면 처벌하고, 또 출동 중인 소방차는 불가피한 경우 불법주차 민폐 길막 차량을 강제로 밀어 버려도 되게 바뀌고 있다.

    오죽했으면 일부 지역에서는 이렇게 소방차가 길막 차량을 밀어버리는 훈련까지 공개적으로 하게 됐다. 소화전 근처에 차가 불법으로 세워져서 공간 확보가 안 되면 그 차를 부수고 호스를 끄집어 낸다. 다음은 지난 4월 말에 경남 김해시에서 시행됐던 소방 훈련에 대한 보도 자료이다. (☞ 링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걸 보니 난 옛날에 철도청에서 건널목 사고 공개 시연을 주기적으로 했던 게 생각나더라.
    건널목 사고가 하도 많이 나자 철도청에서는 "제발 건널목을 무리해서 통과하지 마세요~ 열차는 자동차 같은 급제동을 절대로 못 합니다~!! 무거운 열차에 스치기만 해도 차고 사람이고 다 박살 납니다!"라고 홍보하고 또 홍보했는데.. 나중에는 고육지책으로 시청각 교보재를 직접 만들게 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80년대부터 시작해서 1996년, 97년, 그리고 제일 마지막으로는 KTX의 개통을 앞두고 2003년에 했다.
    교외선 일영 역 근처의 선로에다가 폐승용차를 한 대 세워 놓고.. 열차가 200미터쯤 앞에서 급제동 걸지만 그래도 승용차를 밀고 100미터 이상 나아가는 걸 촬영해서 보도자료로 만들었다. 승용차는 당연히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안의 사람 마네킹은 산산조각이 났다.

    이때 현장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예비 법조인인 사법연수원 연수생들을 잔뜩 초청했다고 한다. 이런 사고는 철도 쪽에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는 걸 특별히 내세우고 싶었던가 보다.
    이게 새마을호에서 Looking for you가 흘러나오던 시절에 대한민국 철도청에서 하던 행사 중 하나였다.;;

    * 주요 건널목 사고 일지

    (1) 지난 2011년엔 서울-대전 구간을 기존선으로 달리던 KTX가 지금의 세종시 부근 모 건널목에서 승용차와 충돌해서 어느 중년 여성 운전자가 사망했다. 믿을 수 없지만.. 이 사람은 차단기를 들이받아서라도 건널목을 빠져나갈 생각을 안 하고, 하다못해 차를 버리고 몸만이라도 빠져나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정말 어리석게도 꼼짝도 안 하고 가만히 있기만 했다. 가만히 있으면 열차가 알아서 자기 앞에서 정지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2) 2019년 가을엔 동해시 망상 해수욕장 부근의 영동선 건널목에서.. 어느 승용차가 열차가 뻔히 달려오고 있는데도 자기가 먼저 통과하겠다고 차단기가 없는 차로로 역주행 객기까지 부리다가 와장창..! 운전자인 아들과 동승자 노모가 모두 나란히 사망했다.

    (3) 2002년 5월 초에 전라선 상행 새마을호에서 발생했던 건널목 사고 콤보는.. 이 바닥의 전설을 넘어 가히 레전드 급이다. 한 열차가 여수, 완주, 익산에서 3연속으로 건널목을 무단횡단하는 노인을 치는 사망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 여담: 특수한 차량

    대통령 전용 자동차는 시꺼먼 방탄 리무진이 당연히 있을 것이고, 열차는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기준으로 경복호라는 게 있다. 비행기는 air force one이 있는 반면, 선박 버전은 딱히 그런 게 없는 듯하다. 인도네시아처럼 왕창 많은 섬으로 이뤄진 나라 형태가 아닌 한 별로 필요 없기 때문인지도..??

    이런 VIP가 업무를 위해 이용하는 육상 교통수단들은 모든 기존 교통 신호들을 씹어먹으며 어쩌면 타 긴급자동차들보다도 우선순위가 높은 0순위이다. 아니, 아예 사전에 길을 몽땅 틀어막는다. 이런 차가 신호에 갇혀서 멈춰 서 버리면 스케줄에 지장이 생길 뿐만 아니라 보안에도 굉장히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경복호도 ITX 새마을 도색(빨강+검정)으로 칠을 한 걸 보니, 쟤도 지금까지 계속 관리는 하는가 보다.
    한때는 KTX의 개통 초기엔 모 편성 열차의 어느 객실이 VIP용으로 예약되어 있어서 일반인에게 발매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이 사실이 언론에 왕창 공개되어 버리고 그게 VIP의 업무에 크게 유용하지도 않았던지라, 이런 관행은 없어지고 그 객차도 몽땅 일반실로 공개되었다.

    한편, 다른 차량/기체를 끌어서 이동시켜 주는 물건도 자동차에는 견인차나 카캐리어, 철도에는 입환기, 비행기는 토잉카, 선박은 예인선.. 종류별로 다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15 08:35 2021/09/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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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역, 열차 등의 특이점

    1. 통상적인 위치와 형태로 만들어지지 않은 지하철역

    지하철역이라는 건 ‘대로’급 큰길의 특정 지점에 출입구가 만들어지며, 보통은 길과 길이 만나는 교차로에 만들어지는 게 정석이다.
    그런데 이런 통념을 깨는 역도 소수나마 존재한다.

    (1) 4차로밖에 안 되는 아담한 크기의 도로에 지하철역이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종점 부근이나 지형이 특이한 곳에는 지하철이 2차로 골목길 아래로 지나기도 한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면목-사가정 사이.. 여기는 지상에서 땅을 파헤치는 개착식은 엄두를 낼 수 없고 그냥 지하에서 땅굴을 파서 길을 냈을 것이다.

    그리고 6호선 독바위 역, 5호선의 마천 종점 부근도 좁은 골목길이다. 특히 마천의 경우 그나마 큰길이 있는 오금로-마천로를 일부러 회피하고 엄한 곳에다 역을 힘들게 만든 것에 가깝다. 지하철을 만들던 당시에는 그쪽에 군부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2) 7호선 청담 역은 단일역만으로 학동로의 한 블록(약 600미터;; ) 거리를 몽땅 커버하는 형태로 엄청 길게 만들어졌다. 역을 양 교차로에 두 개 만들고 이들을 지하 상가 통로로 한데 연결한 게 아니라, 중간에 단일역이라니.. 참 특이하다. 그래서 환승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출입구도 종로3가 급으로 엄청 많다.

    분당선 서현과 수내는 길이 아니라 건물의 내부와 아래에 역이 들어섰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지하철 출입구 번호와 건물의 출입구 번호가 상이한 아주 괴상한 구조가 됐다.

    그 뒤, 신분당선· 경강선의 환승역인 판교 역도 교차로가 아니라 건물 공간의 정중앙에 있다. 그래서 주변의 버스 정류장이 "판교 역 동서남북편"이라고 다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역을 감싸는 건물이 있는 건 아니다. 뭐, 앞으로 지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보니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는 지하철역도 아주 드문 편이다. 내가 아는 건 3호선 학여울 정도가 유일하다.

    2. 존재감 없거나 봉인된 지하철 출입구

    (1) 수도권 전철 4호선의 북쪽 종점인 당고개 역은 마지막 5번 출구가 철덕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유명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락없이 영화 아저씨의 "나와라, 죽는다"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좁고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에다, 통로도 엄밀히 말하면 역의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더 가까웠다. 3호선 남부터미널 역의 4-1, 4-2번 출구 같은 느낌??
    심지어 이 출구는 안내도에 표시돼 있지도 않았었다(1~4번만..).

    그러다가 2010년대 후반이 돼서야 주변의 폐상가 건물들이 다 헐리고 6번 출구까지 생기면서 5번 출구도 회생하게 됐다.
    게다가 이 역은 4호선이 산 너머 남양주 별내와 진접까지 연장되면 종착역이 아닌 단순 통과역으로 바뀔 예정이다. 창동 차량기지조차 이전하니까 말이다.

    (2) 공교롭게도 같은 4호선의 남쪽 종점인 오이도 역 역시... 마지막 3번 출구는 그냥 버려진 잉여 출구나 마찬가지이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거기는 텃밭과 야산밖에 없는 황무지이다.;;

    (3) 분당선 야탑 역은 지상 출입구 말고 근처의 버스 터미널로 직통하는 지하 통로가 만들어져 있긴 했으나, 2000년대 후반까지 모종의 이유로 인해 개방되지 않고 오랫동안 봉인돼 있었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 전부터 옛말이 됐고 2010년쯤부터는 완전히 개방 상태이다.

    또 이런 예가 더 있을 것 같은데.. 별로 생각이 안 난다.
    출구가 하나밖에 없는 드문 역은 2호선 신답, 3호선 학여울, 6호선 독바위 정도가 전부인 것 같다. 광역전철까지 포함하면 산을 뒤로 낀 한적한 지상 시골역 중에 이런 예가 더 나오겠지만 그건 논외로 하자.
    서울 지하철 5호선의 마천, 마곡 역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출구가 1개밖에 없었지만 훗날 공사를 통해 출구가 더 생겼다.

    3. 좌석의 테이블 배치 방식

    내가 철덕 겸 교통덕으로서 이 주제를 하루 이틀 파고든 게 아니었는데 비교적 최근에야 눈에 띄기 시작한 차이점이 있다. 바로 좌석의 뒤쪽에 그물과 테이블이 비치된 방식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KTX는 기내지가 꽂혀 있는 그물이 좌석의 위쪽에 있고, 테이블은 그 아래에 있다. 그래서 테이블을 펼치려면 아래에 접혀 있던 것을 위로 끄집어내면 된다.
    이런 형태의 좌석은 내가 아는 교통수단들 중에서는 KTX만이 유일하다. 산천도 포함해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반면, 비행기는 이렇게 테이블이 좌석의 위쪽에 있고, 그물이 그 아래에 있다. 테이블을 펼치려면 스위치를 살짝 돌려서 테이블이 아래로 내려오게만 하면 된다. 차이점이 신기하지 않은가?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SRT도 비행기와 같은 형태로 좌석이 만들어져 있다.

    한편, 고속버스는 전통적으로 테이블이 없고 그 특유의 컵 받침대 정도만 있다.
    그리고 좌석이 우등 이상으로 안락해져서 간격(피치)이 커지면 테이블은 저렇게 앞좌석의 뒤쪽이 아니라 자기 좌석의 팔걸이나 옆쪽에서 끄집어내는 형태로 바뀌게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25 08:35 2021/07/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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