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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 개론

모태신앙일 뿐만 아니라 모태솔로-_-인 본인더러, 연애 하는 걸 좀 배우라고 영화 <건축학 개론>을 볼 것을 강력히 권하는 지인이 주변에 있었다. 그래서 1년 전 영화를 찾아서 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은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이다.

1. 1990년대도 벌써 20여 년 전의 추억이 돼 가는구나.

2. 내가 보기에도 남자가 정말 미치도록 숙맥이긴 하다. ㅎㅎ 스토리가 참 서정적이고, 흥행 성공했다는 게 수긍이 간다. 기존 소설을 영화화한 게 아니라니 의외.
나도 철도 얘기, 정치 얘기, 프로그래밍 얘기 같은 거 집어치우고, 이성하고 같이 순수하게 저렇게 놀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좀 들긴 했다. 그게 과연 가능하긴 할까?

3. 건축학개론의 스토리 설정은.. 뭐랄까, 황 순원의 <소나기>에다가 옛날 하이텔에 pctools(김 현국) 님이 지은 <소나기 그 15년 후>-_-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저 15년 뒤 패러디판을 아는 분이 독자 여러분 중에 혹시 계시려나.. 물론 영화는 그 패러디물만 한 막장 스토리는 아니며, 여자 쪽이 죽는 걸로 끝나지는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4. 그리고 결정적으로, 극중에 나오는 수업 내용은 건축공학하고는 아무 관계 없고 지리에 훨씬 더 가까운 것 같은데? 내가 연세대 건축공학과의 수강 편람까지 다 찾아봤는데, 현실을 감안했을 때 제목은 좀 낚시 같다.

지도 펼쳐서 길과 건물 살피고 여행 가는 건 철도에만 미치고 나면 알아서 다 하게 된다. 내가 예전에 짜 놓은 “철도학 개론” 커리큘럼을 참고하시라. 건축학 개론 영화가 나오기도 전에 만들어 놓은 자료이지만, 저거야말로 음대생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고, 영화의 성격과 훨씬 더 부합하는 이상적인 형태의 수업이다

철도를 배경으로 사랑이 맺어지는 스토리의 영화가 나온다면 얼마나 멋질까! 영화 장면 중에는 중앙선 구둔 역도 나오더구만.

자, 그런 의미에서 “코레일-광역전철 길라잡이-구석구석 상상여행” 코너를 소개하며 글을 맺겠다.
KTX 촬영 명당인 반월 저수지 인근 야산도 아예 반월 역과 함께 공식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단, 이곳은 저 사이트에서 소개된 바와는 달리, 반월보다는 대야미 역에서 접근하는 게 거리가 약간 더 짧고, 찾아가기도 훨씬 더 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로써 오늘도 기승전철 달성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5/19 08:26 2013/05/1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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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1. 연원선 2013/05/19 12:49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날개셋 푸럿스기를 애용하던 기억이 잇습니다.
    혹시 손긄시를 날개셋 푸럿스기에 결합할 수 잇습닉가?
    minjadan@hanmail.net 로 메일 좀 주실 수 잇스십닉가?
    비용도 알려주시면 감사,,,

    1. 사무엘 2013/05/20 13:51 # M/D Permalink

      안녕하세요? 꽤 옛날 홈페이지--지금 같은 블로그 체계로 바뀌기도 전에--에서 뵌 적이 있던 분 맞죠?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말 그대로 한글 입력을 관할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없는 글자를 새로 만들어 내거나 없는 글꼴을 생성하는 것 같은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제게서 메일을 받고 싶으면 제게 먼저 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 연원선 2013/05/20 18:02 # M/D Reply Permalink

    사무엘님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사용하여,
    ㄴㅏㄹㄱㅐㅅㅔㅅ ㅎㅏㄴㄱㅡㄹ ㅣㅂㄹㅕㄱㅣㄹㅡㄹ ㅅㅏㅛㅇㅎㅏㅕ,
    푸럿스기를 하는 경우에,
    ㅍㅜㄹㅓㅅㅅㅡㄱㅣㄹㅡㄹ ㅎㅏㄴㅡㄴ ㄱㅕㅇㅜㅔ,
    다른 글꼴도 사용할 수 있는가
    ㄷㅏㄹㅡㄴ ㄱㅡㄹ ㄱㄱㅗㄹㄷㅗ ㅅㅏㅛㅇㅎㅏㄹ ㅅㅜ ㅣㅅㅅㄴㅡㄴㄱㅏ
    궁금한 거십니다.
    ㄱㅜㅇㄱㅡㅁㅎㅏㄴ ㄱㅓㅅㅣㅂㄴㅣㄷㅏ.
    당장은 안되어도 얻던 과정을 거친다면
    ㄷㅏㅇㅈㅏㅇㅡㄴ ㅏㄴㄷㅗㅣㅓㄷㅗ ㅓㄷㄷㅓㄴ ㄱㅗㅏㅈㅓㅇㅡㄹ ㄱㅓㅊㅣㄴㄷㅏㅁㅕㄴ
    가능해지겟ㅅ는지요.
    ㄱㅏㄴㅡㅇㅎㅐㅈㅣㄱㅔㅅㅅㄴㅡㄴㅈㅣㅛ.

    1. 사무엘 2013/05/21 18:49 # M/D Permalink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편집기든 외부 모듈이든 글꼴 단계의 조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연원선 님의 의도가 여전히 이해가 안 되지만, 그 무슨 의도이든 제 프로그램의 범위는 벗어나는 개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곳은 가능한 한 블로그 본문과 관련이 있는 댓글만 남겨 주시고, 그 주제에 대한 더 구체적인 질문이나 의견은 제 메일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3. 연원선 2013/05/22 19:35 # M/D Reply Permalink

    잘 알겟습니다.
    고마웟습니다.
    저는 단지,한 字만 예를 들자면,푸럿스기에서 홀소리 "ㅡ"를 "u"모양으로 구부린 폰트를 채용할 수 잇는가를
    알고 시펏던 거십니다.

    제가 지독한 컴맹인지라 불편만을 드린점 용서를 바랍니다.
    저의 대對글을 삭제해 주시기 바랍니다.비번이,,,

    그럼 잘 게세요.

  4. 김재주 2013/05/23 08:29 # M/D Reply Permalink

    최현배 선생의 풀어쓰기 글꼴을 쓰고 싶으신 것이군요. 그런 건 글꼴이 해결할 문제이지 입력기에서 처리할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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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씀 보존 학회와 한글 킹 제임스 성경

1994년, 말씀 보존 학회(이하 말보회)라는 단체가 그 이름도 유명한 “한글 킹 제임스 성경”이라는 역본을 내놓으면서, 한반도에 한국어라는 언어와 한글이라는 문자를 매개로 명목상 '없음'이 없고 변개되지 않은 하나님의 말씀이 처음으로 출간되었다. 사실 그 전부터도 '새성경'이라는 이름으로 신약이 먼저 나와 있었으나, 방대한 분량의 신구약 성경전서가 최초로 완역된 게 저 때이다.

한킹이 처음 나왔을 때는 한국 교회가 말보회에 대해 그렇게까지 적대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KJV라고 하면 그래도 신학깨나 했다는 사람들한테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인지도가 있는 성경이었고, 어차피 기존 개역 성경도 허접한 구석이 있다는 걸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모 대형 교회에서는 한킹을 정식으로 받아들여 쓸 의향을 밝히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말보회는 이 좋은 기회를 얼마 못 가 스스로 차 버렸다. “개역 성경은 사탄 마귀의 성경이기 때문에 그걸 읽어서는 구원도 못 받는다 / 우리 성경 침례 교회 이전에 대한민국엔 진정한 신약 교회라는 게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식으로 심한 병크를 저질렀고, 대표의 싸이코 같은 모습이 부각되면서 한국 교회는 마음을 완전히 닫아 버렸다.

배교의 결정판 NIV
스스로 성경이기를 포기한 현대어 성경
오리겐도 울고 갈 변개 실력
현대어 성경으로 한국 교회를 뜨겁게 할 유일한 방법은 땔감으로 쓰는 것밖에 없다 (레알 불쏘시개 인증)


이런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은 당시 말보회가 광고로 퍼뜨리던 문구였다.
왠지 “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생각이니” 짤방이 생각난다... “개역성경은 성경의 쓰레기이고 NIV는 성경이라 불릴 수 없는 저질 족속이며 공동번역은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저질 성경이다. 그러나 ...” ㅋㅋㅋ

비록 말보회의 주장 중에 일리가 있는 말도 있었고 한국 기성 교계가 각종 비성경적인 관행들을 답습하고 있는 게 한둘이 아닌 건 사실이지만, 말을 저 따위로 해서는 진심이 어떻게 전달되겠나. 말보회는 1998년에는 모 교계 총회로부터 공식적으로 이단 판정까지 받음으로써 확인 사살을 당했다. 말씀 보존 학회가 아니라 “말썽 보존 학회”로 찍혔다.

이로써 한국 교회는 변개되지 않은 올바른 성경을 통한 영적 부흥 따위는 아주 안드로메다로 가 버리고, '킹 제임스'의 '킹' 자만 꺼내도 “거기 이단 아냐?”란 반응이 나오는 영적 무지가 판을 치는 암흑기로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변개된 성경이 삭제한 게 아니라 “KJV의 구절이 후대에 근거 없이 추가된 것이다”는 식으로, 변개된 역본 및 본문을 옹호하는 신학자들의 잘못된 궤변이 교계에서 더욱 힘이 실리는 계기가 마련되어 버렸다.

2. 킹 제임스 흠정역

그러던 1990년대 중· 후반엔, 말보회 내부에서도 성경의 편집 방침에 대한 대립이 심해졌고 대표 되시는 분의 막무가내 식 독단과 횡포를 견디지 못해 내부 인원이 일부 이탈했다. 이런 식으로 말보회의 밖에 있는 국내 킹 제임스 맨들이 여럿 이를 악물고 의기투합한 끝에 자기네만의 성경 역본을 2000년 여름에 처음으로 내놓았는데, 그것이 바로 “킹 제임스 흠정역”이다. KJV는 왕이 공인한 성경이라 하여 이를 한자어로 표기하면 '흠정역'이 되는데, 그 단어를 고유명사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가 정보 올림피아드 출품용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이 완성된 것과 매우 비슷한 건 우연이다. ㄲㄲ

말보회 측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좋아할 리가 없었으니 당연히 크게 반발했다. 흠정역은 한킹을 베껴서 쉽게 만들어진 거라고 엄청 중상모략과 악담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둘을 펴서 대조해 보면 이런 모함은 설득력을 잃는다. 한킹은 몇몇 센세이셔널한 구절을 제외하면 흠정역보다 품질이 훨씬 더 열악했으며, KJV가 아니라 실은 공인 본문(TR)을 번역한 이역도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킹을 베끼는 식으로는 흠정역 같은 성경이 결코 나올 수가 없음이 자명하다.

시대를 풍미하면서 좋든 싫든 대한민국 땅에 KJV를 대대적으로 이슈화했던 말보회는 21세기 이래로 어찌 지내고 있는지 난 잘 알지 못한다. 과거의 너무 지나쳤던 병크에 대해서 말보회 내부에서도 “심했다, 그땐 좀 유감이다” 같은 자정의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고 난 들었다.

이제 이 글의 초점은 한킹에서 흠정역으로 바뀐다. 흠정역의 주 번역자는 잘 알다시피 정 동수 교수(인하대 기계공학과..;)인데.. 자기 입으로 민망하게 떠벌리지를 않을 뿐이지, 한국에 바른 성경을 보급하고 바른 교회를 세우려는 열망과 부담감을 주체하지 못해 몸서리쳤던 분이다. 그래서 생업을 제외하고 40대를 전후한 인생을 죄다 그 일에 바쳤다.

흠정역 초판이 완성되었을 즈음, 정 교수는 <그리스도 예수안에>라는 기독교 자료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성경 이슈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 사이트는 게시판이 없고 딱히 양방향 의사소통 기능은 없었다. 난 대전에서 대학 생활을 하던 이 시기에 그 사이트를 통해서 킹 제임스 성경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한편, 그분은 안식년을 이용해 미국으로 건너가서 KJV를 쓰는 펜사콜라 크리스천 대학에서 신학 석사를 받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 후 곧장 귀국하여 몸소 교회를 개척하였는데...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인해 이때의 목회는 실패하고 교회가 와해되고 말았다. 2000년대 중반이던 이 시기가 정 목사의 인생에서 가장 괴로운 시기였다고 그분이 스스로 증언하며, 지금의 설교 때에도 스스로 언급한다. 뭐 비윤리적인 일이나 스캔들 때문인 건 절대 아니고, 약한 성도들을 시험에 들지 않게 세세하게 어루만진다거나 하는 심리적인 일에 서툴렀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건 성경 지식만으로 되는 게 아니며, 누가 목회를 하더라도 몹시 어려운 일이다.

3. 사랑 침례 교회

말보회가 흐려 놓는 바람에 한번 부정적으로 굳어진 KJV 이미지의 여파는 꽤 컸다. 그러나 말보회의 밖에서 바른 성경을 알리려는 분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아서 수 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그 상처는 조금씩 치유되기 시작했다. 흠정역 성경을 기존 기독교 매체에다 광고하고, 또 기성 기독교 출판사를 통해 시판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KJV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이것도 신뢰할 수 있는 어엿한 대체 한글 성경 역본임을 알리게 되었다.

2008년경, 정 동수 목사는 개인적으로 다시 인도하던 성경 공부 모임을 기반으로 지금의 사랑 침례 교회를 다시 세웠다. 그리고 Keep Bible이라는 후속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기존 <그리스도 예수안에>를 흡수했다. Keep Bible은 예전 사이트와는 달리 커뮤니티 기능이 크게 발달해 있으며, 각 지역 교회 홈페이지별로 찢어져 있던 커뮤니티 기능을 죄다 흡수하고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KJV 신자들의 교제 공간 겸 자료 창고가 되었다. 현재 Keep Bible에 버금가는 다른 양대 산맥 커뮤니티는 청지기 카페 정도가 고작이다.

이를 통해 흠정역 성경은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갔고, 사랑 침례 교회는 서울이 아닌 경기도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성장했다. 2012년에는 예전보다 꽤 더 큰 건물을 구해서 인천 남부로--서울에서 가기는 더 힘들어짐-- 이사를 갔으나, 거기도 이내 꽉 차서 주일 오전 예배 때 3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온다고 한다.

첫 개척했던 교회가 실패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상전벽해의 성공이다. 온라인 상으로 정 동수 목사의 설교를 듣는 사람들도 국내외에 굉장히 많으며 설교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좋다.

잘 생각해 보면, 지금은 시기적으로도 예전에 비해 KJV 거부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고, 기존 교계 자체도 개역 성경을 개역개정으로 바꾸려는 분위기인데 이 참에 성경 이슈에 눈을 뜬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른 성경을 기반으로 성경대로 건전하고 바르게 행하는 교회에 대한 영적 갈급함을 느끼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고무적인 현상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는 정 동수 목사는 전임 사역자가 아니라는 것.
대학 교수와 목사를 겸임하고 있는 엄친아라서, 머리는 듀얼코어일 수 있어도 몸이 둘이지는 않다.
주중에 수요 기도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날짜를 불금 시간대인 금요일 저녁으로 대신 잡고, 가끔은 학회 때문에 미국 출장도 가신다. 그런 상태에서 수백 명에 달하는 많은 성도들을 다 감당할 수는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정 목사는 자기는 애초에 전임도 아니니 아예 사례비를 받지 않고 목회를 했다. 그 대신 부목사를 아예 자기 사비로 사례비를 주면서 초빙하기까지 했다. 다시 말해 사랑 침례 교회는 덩치에 비해 사역자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었다.

4. 김 문수 형제님

그런 와중에.. 혜성처럼 나타난 분이 바로 김 문수 형제님이었다.
2009년, Keep Bible 사이트가 개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이분은 정 목사를 빼닮은 말투로 성경의 어려운 내용들을 풀이하고 흠정역을 적극 옹호하는 글들을 시리즈로 올려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야말로 최고의 원군이 등장한 셈이었다. 이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서 사랑 침례 교회에서는 그분을 초청도 한번 했다.

그랬는데 알고 보니, 이분은 나하고도 더 옛날에 PC 통신 하이텔에서 종종 마주친 적이 있는 분이었다.
그때는 난 겨우 중학생-고등학생이었고 저분은 아마 서울대 박사 과정이 꺾였거나 이제 막 박사를 마치신 상황. 베이직 동호회 같은 프로그래밍 동호회에서 마주쳤었기 때문에 난 그분을 컴공 전공자 정도로 생각했다. 물론 컴퓨터 선교회(kcm) 같은 기독교 동호회에서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분이 독실한 크리스천인 것까지도 알고 있었다.

PC 통신 시절부터도 그분은 쓰는 글의 스타일이 굉장히 자상하고 포근하고 뭔가 권위가 있어 보였고, 박학다식함이 느껴졌었다. 질문이나 잡담을 거의 안 올리고, 올리는 글은 정보나 답변밖에 없었다. 아, 그분은 1999년에 본인이 Intel ISEF에 국내 최초로 출전하게 됐을 때, 하이텔 베이직 동호회에다 해당 신문 기사 본문을 올리면서 내 축하를 해 주시기도 했다. 우와..!

그 뒤 PC 통신이 몰락하면서 그분과의 연락은 자연스럽게 끊어졌고 그분에 대한 기억은 내 머리 한쪽 구석에만 남아 있게 되었는데...
그로부터 10여 년 뒤에 그분을 킹 제임스 교회에서 정 동수 목사와 얽혀서 다시 상봉하게 될 줄이야. 세상에!

직접 만나고 보니 이분은 1960년대생으로, 정 목사하고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는 분이었다. 연세가 생각보다 많으신 셈. 그리고 컴공 전공이 아니라 언론정보학 쪽의 문과 출신이었다. 헐, 그런데도 프로그래밍에도 그 정도로 관심을 보이셨나? 전공의 특성상 연설(스피치), 정보 커뮤니케이션 쪽의 전문가였으니 이건 뭐 설교자에게 이보더 더 적절할 수 없는 전공인 듯하다.
이것저것 엉뚱한 짓을 하는 걸 좋아하는 나와는 달리, 그분은 첫인상만 봐도 책을 무섭게 파는 걸 즐기는 학구파, 학자 기질이 얼굴에 딱 써져 있었다.

만남이 있은 후, 이분은 정 동수 목사로부터 신학 공부 제안을 받으신 듯했고, 처자식까지 있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락하여 유학길에 올랐다. 정 동수 목사가 10여 년 전에 거쳤던 동일한 학교에 입학하여 2년간 공부를 하고, 각종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고 한다. 그 동안 10대 초반 나이인 두 아들에게 영어를 마스터시킨 건 덤. 2010년 가을부터 2012년 가을까지, 내가 대학원 석사 과정에 재학했던 기간과 동일한 기간 동안 말이다.

5. 사랑 침례 교회 부목사로 부임

이런 과정을 거친 후, 김 문수 형제님은 귀국해서는 딴 데 갈 필요도 없이 사랑 침례 교회의 부목사로 정식 부임했다. 이미 Keep Bible에 올리는 글들을 통해 사랑 교회 성도들과도 친숙한 상태였으니, 일꾼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그 교회를 위해 완전히 준비된 최적의 인물이었다. 그래서 현재 그분은 대학 강사와 목사 직분을 겸임하고 계신다.
다음은 사랑 침례 교회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김 목사의 가족 사진이다.

사실 내가 김 문수 목사님하고 과거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은 내가 정 동수 목사님하고 개인적으로 가까워지는 데에도 꽤-_- 기여를 했다. 친구의 친구 같은 명목으로? =_=;;; 난 사랑 침례 교회에 다니지 않으며, 그 교회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서울 소재의 다른 KJV 교회를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서울 진리 침례 교회).

김 문수 목사님이 유학 가 계시던 딱 그 기간 동안 마침 흠정역 제 5판(400주년 기념판)의 교열과 간행 작업이 진행되었는데, 나도 여차여차 하던 끝에 이것 저것 작업을 돕는 일에 연루되곤 했다. 김 목사님과의 이런 특별한 만남이나 계기가 없었으면, 다른 목사님들과 친분도 없고 나이도 한참 어린 본인이 그런 일에 개입될 가능성은 한없이 낮아졌을 것이다. 당사자 자신의 역량뿐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사람을 이어 준 것만으로도 김 문수 목사는 정 동수 목사의 사역에 매우 큰 유익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킹 제임스 성경과 성경대로 행하는 교회들이 대한민국 땅에서 부흥하면 좋겠다. 그리고 비록 각자 섬기는 교회는 다르지만 믿음이 같은 지체들끼리 언제 또 만나서 교제할 날도 오길..

Posted by 사무엘

2013/05/16 08:21 2013/05/1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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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 관련 이야기

※ 자차를 굴리면서 예전에 겪은 에피소드들을 한데 엮었다. SNS에다가는 꽤 옛날에 올렸음. 본격 사무엘 님 차덕 인증글. ㄲㄲ

1.

동부 간선 도로는 의정부에서 시작하여 중랑천을 따라 서울 지하철 7호선과 비슷한 선형으로 쭉 내려가다가 한양대 근처에서 강변북로와 합류하는 걸로 끝난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잠시 강변북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가 청담 대교로 빠지는 곳부터 다시 동부 간선 도로가 계속된다. 이 길은 잘 알다시피 분당-수서 고속화도로와 직결되어 성남, 분당, 판교 방면으로 간다.

동부 간선 도로(서울)와 분당-수서 고속화도로(경기도 성남)는 딱히 구분 없이 동일한 길인 것 같지만 주변을 잘 관찰해 보면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딱 복정 교차로를 지나고부터 행정구역이 서울에서 성남으로 바뀐다. 그리고 서울 구간은 최대 시속이 80km이던 것이 성남부터는 90km로 상향 조정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밤에 몰아 보면 두 도로는 가로등의 색깔도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서울 구간은 불빛이 흰색 계통인 반면, 경기도 구간은 노란(혹은 오렌지색) 나트륨등이다. 그리고 밝기도 서울 구간이 더 밝아서 지역이 바뀌면 도로 주변의 분위기까지 달라지는 느낌이다.

흰색 불빛이 노란색 불빛으로 바뀌는 경험이 웬지 낯익고 익숙한 것 같아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잠재의식 속에 서울 지하철 5호선이 떠올랐다. 일반 지하철 터널 내부엔 흰 형광등이 있지만 하저 터널(마포-여의나루, 광나루-천호) 내부엔 노란 나트륨등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도 이런 것을 보니 광경이 꽤 낯익고 친숙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에도 철도는 언제나 나의 기억을 지배하고 있다!

2.

그건 그렇고 난 올겨울은 차에서 자는 데 재미 붙이며 보냈다. 운전하는 것 자체만큼이나 이것도 좋다.
밖은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지만, 차 안에서 옷 껴 입고 이불 뒤집어쓰고 뒷좌석에 누우면 따스함과 아늑함 그 자체이다. 날씨가 추울수록 더욱 차에서 지내고 싶어진다.

게다가 요즘은 차에서 지내도 땀으로 흠뻑 젖을 걱정, 모기에 물릴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모른다.
차는 내 이동식 텐트(장막??)이고 아지트이고 내 사무실이기도 하다. 독서와 프로그래밍, 웹서핑도 차에서..

3.

작년 말엔 주유를 한 뒤 한 달 동안 소비한 기름의 양과 차가 달린 거리를 토대로, 내 차의 평균 연비를 한번 계산해 봤다.
일주일에 한두 번 운전하는 꼴이고, 37리터를 주유해서 370km를 좀 덜 갔기 때문에, 어림잡아도 리터 당 거의 9.5~10km 가까이가 나왔다.
이것은 차가 도로 정체 때문에 제대로 못 가고 삽질한 것, 주차장에서 뺑뺑이 친 것, 골목길을 헤매던 것 등 말 그대로 차가 겪었던 모든 상황을 감안한 전체 연비이다.

그런데 경차급이 아닌 크기의 휘발유 차로 전체 연비가 그만치 나왔다고 내가 얘기하자, 회사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너 정말 곱게 몰고 천천히 가고, 정속 주행만 했나 보구나?”라고 내게 물었다.

내가 차를 몰고 가는 목적지는 대부분 교회나 회사이다. 이때는 대부분의 구간을 강변북로와 분당-수서 고속화도로라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정체 시간대를 최대한 피해서 딱 시속 80~90km을 유지하며 쌩쌩 달린다. 평균 이상의 연비는 이런 데서 다 나왔음이 틀림없다.

물론 나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 뻗지, 민폐 끼치면서까지 무작정 천천히만 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대한 급가속· 급제동을 안 하고 부드럽게 출발하고, 언제든 관성을 이용하려 애쓴다. 어지간해서는 엔진 rpm을 2000을 안 넘기려 한다.
아무튼, 내 운전 습관이 좋았다는 걸 연비를 통해 입증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4.

그리고 차를 몰면서 피할 수 없는 주차 문제.
하루는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구청 직원이 불법 주차 단속을 하는 장면을 처음으로 직접 목격했다.
저녁 7시 무렵이었는데 이 시간대에도 실제로 이렇게 불시에 단속을 하는구나.

유니폼도 안 입고 겉으로는 전혀 티가 안 나는 중년 남자 두 명이 PDA를 두드리고 휴대용 프린터로 과태료 고지서를 즉석에서 인쇄하더니, 차 와이퍼에다 끼워 놓는 것이었다. 그리고 디카로 위반 장면 인증샷을 찍어 갔다.
길가에 세워져 있던 10여 대의 차들이 모조리 다 과태료크리를 맞았다. 승용차는 4만원. 하지만 빨리 내면 20%가 감경되어 3만 2천원.

나도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기 귀찮아서 차를 한번 길가에다 한 3시간쯤 댔는데 결국 과태료를 먹은 적이 있었던지라 한편으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교차로나 횡단보도, 버스 정류장이야 가중 처벌을 해도 시원찮을 주차 금지 구역이지만, 한적하고 어차피 주변 차량 통행에 지장 안 주는 곳은 좀 봐 주면 안 되나 싶기도 하고.. -_-;;;

그런데 내가 과태료를 먹었던 위치에는 나중에 가 보면 또 다른 차들이 세워져 있고 또 어김없이 단속을 당해 과태료 고지서가 끼워져 있곤 했다. 다른 차들이 쭈욱 세워져 있는 걸 보고는, 나도 되는 줄 알고 세웠다가 싹 다 큰코다치는 일이 반복된다. 한 운전자의 경험이 다른 운전자에게 전수가 안 되니, 이게 국가 세수의 증가에는 도움이 되는구나.

그래도 과태료만으로 끝나는 게 일반 커피라면, 아예 견인까지 당하는 건 TOP이다.. -_- 차량 보관소까지 찾아가는 데 드는 교통비와 시간, 견인비, 보관료 등등.. 마치 집행유예 기간에 또 범죄를 저지르다 걸려서 형량이 늘듯이, 깨지는 돈과 스트레스와 멘탈 붕괴 정도가 왕창 뻥튀기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3/02/06 08:21 2013/02/06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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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aul Sohn 2013/02/07 02:28 # M/D Reply Permalink

    예?
    철덕에 차덕까지 되셨습니까?

    꿈이고 희망이고 없네요 이제는

  2. 세벌 2013/02/07 08:03 # M/D Reply Permalink

    앗! 지하철과 기차만 이용하시는 줄 알았더니... 차 운전도 하시는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세벌식도 널리 알려주시길.

  3. 사무엘 2013/02/07 09:35 # M/D Reply Permalink

    Paul Sohn, 세벌:
    그래서 언젠가는 철과 차를 결합하여 지하철역과 주차장의 연계 정보 같은 글도 쓸 겁니다. ㅎㅎ
    (하지만 평소에 회사 통근 수단은 여전히 지하철+자전거이고, 자동차 주행 거리는 1년에 5000km가 채 안 될 정도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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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지역에 시내버스가 다니는데 정시성, 속도, 편의성 어느 것 하나 승객을 만족시켜 주는 게 없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에 주민들은 콩나물 시루 같은 만원 버스 안에서 매일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으며, 참다못해 너도 나도 다들 자가용을 끌고 나오는 바람에 도로는 아침과 저녁마다 체증으로 몸살을 앓게 되었다고 치자.

그러니 시민들은 관공서를 상대로 끊임없이 버스 증차를 요구하며, 정치인들 역시 이를 공약으로 즐겨 내세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증차라는 건 만만하게 선뜻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버스를 한 대 구입하는 데는 1억이 넘는 비용이 필요하며, 기사를 추가로 고용해야 하므로 인건비까지 증가한다. 게다가 기껏 추가한 차량은 교통량이 적은 낮 시간엔 그저 놀고만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정이 이러하니, 버스 회사는 지금도 적자 때문에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형편인데 버스를 늘릴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버스 증차보다 교통 공학적으로 월등히 더 좋은 접근 방식은 바로 버스 ‘증속’이다. 속도를 올림으로써 동일 대수의 차량으로 더 높은 회전율을 내는 것이다.

버스 한 대가 20km짜리 노선을 시속 20km로 완주하면, 그 노선의 버스 배차간격은 1시간이 된다. 여기에다가 동일 속도의 버스를 한 대 더 추가하면 배차 간격을 30분으로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버스의 속도를 40km/h로 올리면 버스 한 대의 운영 비용만으로도 30분 배차를 달성할 수 있다. 더구나 승객은 예전에 비해 절반의 시간만으로도 목적지에 갈 수 있으며, 승객이 빠른 버스로 몰리는 덕분에 자가용이 줄어든다면 가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하겠다.

결국 버스가 빨라지면 대중교통의 경쟁력이 올라가고 운임 인상 요인이 줄어들며, 대중교통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게 아니라 흑자 경영의 토대가 마련되는 효과가 생긴다. 대도시 간선 도로에 버스 전용 차선이 바로 이 효과를 의도하고 만들어져 있다.
(한 우진의 교통 평론 http://blog.naver.com/ianhan/120005191675 참고)

2.

흔히, 가장 좋은 방어는 공격이라고 그런다. 물고기를 그냥 주는 것보다도,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게 더 좋은 일이라고 그런다. 그런 것처럼, 경제에서도 사실 가장 좋은 복지는 성장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마치 지금 사형 제도가 오· 남용될 가능성이 전혀 없어져 있듯, 지금은 무슨 산업혁명 초창기도 아니고 대부분의 기업주들은 공산주의자들이 선동하는 것 같은 그런 악마가 아니다. 자기가 먹고 살 만하고 사업을 마음껏 해서 돈 많이 벌 수 있겠다 싶으면 투자와 고용에 '복지'까지도 저절로 이뤄지게 돼 있다. (노동자와 기업주 사이의 균형 있는 시각을 원한다면 송 현 선생님의 이 글도 일독을 권한다.)

또한, 복지라는 건 도덕 해이를 야기할 정도로 그냥 공짜로 퍼 주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복지 수혜자라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일을 하고, 그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쪽으로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 기회의 평등일 뿐이지, 결과물의 일방적인 평등이어서는 안 된다. 성경도 율법을 보면 가난한 자에 대한 배려를 그렇게도 강조하면서도, 신체 멀쩡한 사람에게 공짜 퍼주기는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허용 안 한다.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먼저 돈을 빼앗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조직이다. 그저 표나 더 얻으려고, 어차피 내 돈이 아닌 쌈짓돈이니까, 뒤의 결과를 생각도 안 하고 밑 빠진 독 메우듯이 세금을 탕진하는 정치인에게 정부를 맡겨서는 안 된다. 자기가 더 잃을 게 없는 처지라고, “에라이 이 더러운 세상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지지하는 것.. 아주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그랬다간 안 그래도 더러운 세상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더 망가지게 된다.

도대체 무슨 돈으로 시행할지 대책을 알 수 없는 일방적인 무료 급식, 반값 등록금, 그리고 앞서 말한 ‘버스 증차’ 같은 것보다는.. 차라리 굳이 고학력이 필요 없는 직종에는 무리하게 대학을 안 간 사람도 충분히 대우받게 사회 구조를 조정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리고 버스 회사의 적자만 한없이 세금으로 때울 바에야, 차라리 과감하게 혼잡한 도로의 차선 하나를 버스 전용 차선으로 떼어내서 버스 회사가 스스로 버스의 경쟁력을 올리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 심지어 당장은 자가용 운전자들로부터 반발과 욕 얻어먹는 것까지 감수하고라도 말이다. 어느 분야든 이런 일을 추진해 줄 지도자는 없는 걸까?

3.

솔직히 모든 사람이 이유를 막론하고 똑같은 부자가 되는 건 불가능하며 성경적으로도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오히려 저런 불가능한 일을 선동하면서 사회 계급을 갈아엎으려다 다같이 쫄딱 망해서 똑같이 가난해지기는 아주 쉽다. 역사적으로 공산주의가 실패했듯이 말이다. 공산주의의 폐해는 대학교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팀플(조별 과제) 하나만 해 봐도 실감할 수 있다고 그런다. “능력껏 벌어서 필요한 만큼 쓴다”가 얼마나 순진하고 어리석은 발상인지를 말이다.

그러니, 파이의 절대적인 크기를 어떻게든 키워서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고, 부자는 훨씬 더 큰 부자가 되게 하는 접근 방식이 현실에서는 그나마 더 나은 발상인 것이다. 오늘날 다뤄지는 수정 자본주의라는 것은 그 가난한 사람과 부자 사이의 비례상수 정도만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자, 이제 결론을 말하겠다.나는 그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철도 덕후이다. 그런데, 나의 성장 과정에도 이와 비슷한 원리가 적용되었다. 철도에만 완전 미치고 빠져 있느라 나의 자폐 외곬 기질이 강해졌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건 아주 큰 오해이다.

오히려 철도 덕분에 나는 자폐(?) 기질이 그나마 해소되었고,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식견까지 전무후무한 정도로 올라갔다. 내가 늘 말하지만 대표적으로 음악부터 시작해서 과학, 공학, 역사, 지리 등~ 심지어 신앙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경제에다 비유하자면 철도는 김 용묵이라는 국가 안에 존재하는 공룡 대기업이다. 그런데 철도에 100만큼 몰두하는 덕분에 다른 인문계, 이공계, 예체능 등까지 최대 20~30 정도는 혜택을 입었다는 뜻이다. 철도가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철도가 창출한 각종 고용과 투자 덕분에 다른 분야도 부자가 되었다.

철도마저도 없었으면 이런 효과는 있을 수 없었다. 당장 겉으로 보이는 빈부격차 양극화를 해결한답시고, 철도 오덕질 해 대는 게 보기 안 좋다고 철도에다가만 각종 규제를 넣고 세금을 때리는 식으로 문제를 접근했다면, 철도는 물론 그나마 좀 살아나던 여타 분야 관심사까지 죽게 됐을 것이다.

흔히 박 정희 좋아하는 사람들은 40여 년 전에 경부 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대동맥이 흐르기 시작했다고 옛날을 회상하는데, 나의 경제의 대동맥은 바로 Looking for you의 리듬과 박자에 맞춰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니 나는 철도가 내 인생에 지금까지 끼친 선한 간증을 언제든지 누구에게라도 증언할 수 있다..

1부터 3까지 서로 비슷하면서도 문맥이 다른 여러 비유들을 동원하여 글을 썼다. 요컨대 어느 분야든, 즉 개인이든 국가든, 발전을 위해서는 인위적인 규제나 일방적인 퍼주기가 아니라,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시너지 효과와 선순환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설계할 줄 아는 사람이 경영을 해야 함을 느낀다.

덧붙이는 말)

어떤 유명인사는 “대통령 마음껏 욕해도 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는 아주 충분하며 그 사람 역시 그 자유를 이용해, 지금까지 신변의 위협 없이 대통령 욕을 실컷 해 왔을 텐데, 도대체 또 뭐가 부족해서 겨우 그런 소박한 소원과 목표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와 대조적으로, 투스타 출신의 유명한 모 전직 대통령의 동상과 사진 앞에서는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노인들이 아예 합장과 분향까지 하면서 “님은 우리 곁에 영원히 살아 계십니다” 이러기까지 한단다. 물론, 정치 성향이 그와 다른 젊은이들은 아주 꼴깝이라고 그런 모습을 보기를 역겨워한다.

난 똑같이 찌질하게, 반대편의 '슨상님'이나 거론하면서 네거티브로 나가지는 않겠다. 오히려 반대로 긍정적으로 진취적으로 결론을 내려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가 무슨 북한도 아니고, 그 대통령을 숭배(?)하지 않으면 체포, 구금, 고문하는 나라가 절대로 아니다. 그런데도 자발적으로 저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그 옛날을 살았던 사람들은 북한의 무력 도발과 악행에 얼마나 이골이 나 있었고 얼마나 뼈저린 가난에 한이 사무쳐 있었을까? 난 “인간이 배가 고프면 인간성이고 이념이고 나발이고 그런 거 없다.”를 아주 굳게 지지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난 이렇게 선언한다. “대통령 마음껏 욕해도 되는 세상”을 바랄 바에야 차라리, “저 투스타보다 더 존경받고 빠돌이 빠순이가 더 많은 대통령”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

물론 성경적으로 볼 때 의로운 훌륭한 통치자가 반드시 인기가 많아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내 말은, 문제의 말단 결과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 나라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는 지도자, 재임 중이 아니라 재임 후에 정말 진심으로 우호적인 평가가 나오는 지도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그런 지도자라면 장기 집권 내지 독재 좀 해도 된다. 그런 근본적인 문제를 어떻게 겨우 5년 단임 만에 쇼부를 볼 수 있겠는가. 사실, 지금의 1987년 헌법 자체도 20년이 넘게 장수했고 좀 업데이트 할 때가 되기도 했고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12/12 08:32 2012/12/1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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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2/12/12 14:49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사무엘 2012/12/12 21:41 # M/D Permalink

      안녕하세요?
      저의 다른 글들에 호감을 갖고 봐 주신 것에는 먼저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형제님의 그 권면은 죄송하지만 합당한 근거에 따라 거절합니다.

      저는 형제님이 아는 것보다 이 승만의 잘못과 약점, 자유당 시절의 흑역사를 더 알면 더 알지, 모르지는 않습니다. 요즘 그런 이상한 동영상도 나돌고 박 정희에 대해서도 프레이저 보고서인지 뭔지 하는 게 나돌더군요. 아마 그것도 저한테 권하고 싶으시겠죠?
      누가 형제님에게 “킹 제임스 성경이 1611년 이래로 여러 번 개정됐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잠시 기절해 있다가 무덤을 탈출하여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다”, 유다복음/도마복음 같은 걸 들고 와서 기독교 신앙을 꺾어 놓으려 하면 꺾이겠습니까? 허접하고 불순하고 편파적인 왜곡이기는 피차가 비슷한 것 같은데요.

      저는 북한의 만행과 죄악을 감안하지 않은 그 시절 우리나라 정부의 실책 비판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수꼴이라? 진리를 위해서 차라리 수꼴 소리쯤은 얼마든지 들어 주겠습니다. 이런 정신 아니면 애초에 예수님도, KJV도 안 믿었을 겁니다.
      가증스러운 종북 좌빨들을 이롭게 할 사악하고 왜곡된 역사관을 저에게 주입하려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저야말로 제가 이 승만에 대해 예전에 썼던 이곳 글들을 형제님께 일독을 권해 드리고 싶군요.

      제가 반대편에 대해서 공부를 한 것만큼이나 형제님도 제발 반대편에 대해서 공부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부하고 싶지 않으면, 아예 말을 말고, 피차 이 주제로 얘기를 안 꺼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 다음으로 또 북한(과 북한 추종자들) 욕하는 글이 하나 올라올 겁니다. 이것도 꼭 보시길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호락호락 만만하게 시작한 나라가 아닙니다. 저는 구원받은 크리스천으로서 내가 존경하는 이 승만 초대 대통령을 훗날 하늘나라에서 보게 될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함을 밝힙니다.
      감사합니다.

  2. Paul Sohn 2012/12/13 12:24 # M/D Reply Permalink

    철도는 geek한 정도와 nerd한 정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1. 사무엘 2012/12/14 09:34 # M/D Permalink

      뭐, 지금까지 가까이서 다 봐 왔으면서 굳이 또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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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체육 관광부와 국립 국어원에서 2009년부터 해마다 <국어 정보 처리 시스템 경진대회>라는 걸 개최하여 올해로 4회째를 맞이했는데, 올해는 예전의 인서울 관행을 깨고 부산 영도에 있는 한국 해양 대학교에서 개최되었다. 개최 일자는 지난 10월 12일. 공교롭게도 한글 운동 단체들에서 열심히 밀고 있는 조선어 학회 수난 70주년 추모 행사와 겹치는 날짜였다. 그건 서울 경복궁에서 열렸고 저 경진대회는 부산에서 열렸다.

말은 경진대회이지만 사실 참가자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면서 기량을 겨룬다거나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사실은 '공모전'이 더 정확한 명칭이다. 일차적인 개최 목적은 21세기 세종 계획(1998~2007) 때 구축된 세종 말뭉치를 이용하여 한국어 분석과 관련된 의미 있는 데이터 처리를 하는 싸제 프로그램의 개발을 독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한국어와 한글의 기계화 및 교육과 관련된 유용한 소프트웨어라면 무엇이든 괜찮다. 본인은 독자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작년(3회) 대회 때 <날개셋> 한글 입력기 6.3을 출품하여 은상을 받았다.

주최 측에서는 이 대회를 꽤 의욕 있게 밀고 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끊임없이 계속해서 대회를 주최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바 있으며, 작년부턴가 기존의 <한글/한국어 정보 처리 학술대회>와 이 경진대회를 아예 병행해서 개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심사에 앞서 오전에 부스를 만들어서 일반인과 심사위원이 모두 참관 가능한 작품 전시(데모) 세션을 추가했으며, 게다가 작년 대회 입상자 중에도 원하는 분은 올해 대회의 데모 세션에 같이 참여해 달라고 초청장을 보냈다.

내 프로그램을 홍보할 기회가 왔으니 나는 초청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지난 10월 12일엔 회사에 휴가까지 내어 오랜만에 부산에 좀 갔다 왔다.
경부선 막차인 밤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한 건 새벽 4시 반이 덜 돼서였다. 미리 봐 놓은 지하철과 시내버스 경로로 대회 장소엔 예정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다만, 세월이 세월인지 밤샘은 이미 엄두를 못 내는 지경이 됐고 밤차도 더는 피곤해서 못 탈 것 같다. 피곤이 밀려오기 시작한지라 책상에 엎드려서 자면서 시간을 보냈다. 밤차는 교통비(굳이 비싼 고속 교통수단을 쓸 필요 없음)와 숙박비(차에서 잠을...)를 아낄 수 있는 저렴한 방법이지만, 제일 피곤한 방법이기도 하다.

부스 개방 시각이 다가오자 대회 주최 측에서 직원이 와서 각종 장비들을 세팅해 줬다. 나는 간단히 준비해 온 유인물과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로 부스를 꾸몄다. 작년 대회 입상자가 나 포함 3명이 온다고 했는데 역시나 내가 예상했던 대로 대상, 금상, 은상 수상자가 나란히 왔다. 울산대 팀은 그렇잖아도 최고 등급인 대상을 받은 데다 부산은 지리적으로 거리도 별로 안 멀고, 이 대회만 작정을 하고 미는 연구실이 있으니 이런 자리엔 거의 확실히 오리라고 예상했다.

한편, 작년에 금상을 받은 최 시영 선생님은 1인 기업 사장이랄까 프리랜서랄까, 어쨌든 조직에 매여 있지 않은 분이기 때문에 이런 데에 가는 데 제도적인 제약이 없는 분이다. 최근엔 data-p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도 하나 고안해서 대외적으로 뭔가 알려야 할 게 많은 처지이기도 하다(실제로 나중에 컴퓨터공학 교수들 앞에서 data-p 얘기 많이를 늘어놓으셨다). 그러니 올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오셔서 나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말동무가 하나 늘었다.

저분은 프로필을 보아하니 서울대 법대 출신의 엄청난 엄친아인데 독특한 웹 기반 세종 말뭉치 검색 도구를 만들어서 이런 대회의 상위권에 입상하고, 최근에는 전산학에까지 관심을 뻗치고 계신다. 뭘 하시는 분인지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반해, 대학원이나 일반이 아닌 학부생들은 아무래도 이런 좁고 전문적인 분야의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는 작품을 만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며, 입상하더라도 또 중간고사를 앞두고 먼 길을 가서 이런 대회의 데모 세션에 참여할 처지는 못 될 것이다. 이런 나의 모든 예상은 적중했다.. ^^

공식적인 데모 세션은 2시간이었다. 나야 ISEF에 참가하던 고딩 시절 이래로 이런 건 한두 번 하는 게 아니긴 하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들에게 내 프로그램의 본질에 대해서 설명해 주기란 참 쉽지 않았다. 세벌식, 무한 낱자 수정, 오토마타, Bksp 없이 오타 고치기, 텍스트 필터, 에디터와 IME 등등등... 무슨 얘기부터 할까? 이런 것들이 어느 하나만 알아서는 context를 이해할 수 없는 유기체를 구성하고 있다. C밖에 모르는 사람에게 어느 세월에 C++의 클래스, 상속, 오버로딩, 가상 함수 개념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그것도 모자라서 템플릿이라든가 람다 함수에 이르기까지 그 필요성과 장점을 가르쳐 줄 수 있겠는가?

확실히 한국어 공학에 비해서 “한글 공학”은 인지도가 미미한 것 같다. 우리나라의 사회 문화 분위기가 한국어와 한글의 구분이 상당히 모호하고 오락가락 하는 건 사실이지만, 결국 어차피 그 말이 그 말이고 반드시 구분해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병적으로 둘은 완전히 독립적이고 무관한 개념이라고 집작하고 몰고 가는 것도 또한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인 듯.
비록 내 프로그램은 올해의 대회 출품작이 아니기 때문에 심사 대상도 아니지만, 심사위원 중 한 분은 “님 프로그램은 우리 대회보다 규모가 더 큰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공모전에도 출품해 보셈”이라고도 말씀하셨다.

데모 세션이 끝날 무렵에 웬 반가운 손님이 한 명 왔다. 올해에 본인의 석사 졸업 대학원 학과에 석사로 새로 입학한 파릇파릇한 석사 후배. 학교에서 내 얘기를 이미 들었는지 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대학원 재학 시절에 석사 신입생이라고는 좀체 구경을 못 했다(한두 명 합격한 지원자는 있었으나, 등록을 안 하고 그걸로 끝). 그러다 겨우 논문 학기가 다 돼서야 여학생 후배 두 명을 본 게 전부인데, 남자 후배라니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말동무가 셋으로 늘었다.

부스 전시는 정오 무렵까지 그럭저럭 잘 했다. 이제 느긋하게 앉아서 올해 입상작들의 발표와 심사 장면 구경만 하면 된다.
주최 측에서는 데모에 참여한 작년 입상자들을 예우 차원에서 경진대회 관객으로 자동 등록을 시켜 줬으며, 점심과 저녁 식사는 물론, 생각도 안 했던 여비까지 챙겨 줬다.

출품된 프로그램들은 로컬, 웹, 앱을 골고루 커버하는 다양한 형태였다. 로컬 프로그램 중엔 정통 MFC 기반 프로그램은 없었고, 모두 닷넷 프레임워크 기반이었던지라 세대 차이를 실감했다. 하긴, 업무용 프로그램이야 어떤 형태로든 RAD가 지원되는 툴로 만드는 게 능률과 생산성 면에서 나을 테니 말이다.
말뭉치가 어떻고 태깅이 어떻고 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나도 그것만 전문적으로 판 게 아니니 잘 모르겠다. 발표 중간엔 다시 몰려오는 잠의 쓰나미를 주체할 수 없어서 잠시 졸았다.

올해는 KAIST 전산학과에서 NLP 연구의 선두주자이신 최 기선 교수님 연구실에서 작품을 출품하여 대상을 받았다. 그러고 보니 나는 나름 한글 입력기를 연구한다면서 학부 시절에 '한국어'와 관계가 있는 연구를 하는 교수님은 한 번도 안 마주치고 졸업을 해 버렸으니 이것도 기이한 일이다. 저분을 포함해 박 종철 교수, 시 정곤 교수(이분은 전산학과가 아닌 인문사회과학부 소속) 같은 분들 말이다. 박 교수님은 이번 대회 행사에서 개회사를 하셨는데, 국어의 위상을 화폐 단위의 위상에다 빗대어 말씀하시는 걸 들어 보니 생각보다 국어 사랑 정신이 투철한 전산학자이시라는 게 느껴졌다.

서울을 벗어난 장소에서 올해는 작년 입상작 개발자까지 초청하여 데모 세션을 연 것은 바람직한 시도라고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 사실, 옛날에 정보 올림피아드도 그런 식으로 공모 부문 입상자끼리의 교류와 전시 행사가 좀 있으면 좋겠다고 난 예전부터 생각해 왔었다. 참가 작품수가 늘어나고 대회의 권위와 위상이 더 올라가면, 심사와 시상 기준을 다음과 같이 더욱 세분화도 해야 할 텐데 이런 욕심까지 부리는 건 아직은 좀 이른지도 모르겠다.

- 분야: 말뭉치 도구, 교육용 소프트웨어, 또는 기타 유틸
- 부문: 대학 학부, 대학원, 개인 인디 개발자, 또는 기업
- 내력: 첫 개발인가, 아니면 동일 아이디어 하에서 예전 출품/입상작의 꾸준한 개선 내지 리메이크인가

그런데 이 대회를 앞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면서 올해는 뽑는 입상작 수가 더 줄었다. 작년에 9명이던 것이 올해는 7명. 게다가 이미 작년도 재작년에 비해서는 지급되는 상금의 총액이 좀 줄어든 것이었다. 이것부터 좀 개선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주최 측에서 참석자 전원에게 저녁까지 쏘는 대인배 대접을 했다. 나도 늦게까지 얘기를 나누면서 교제할 사람이 주변에 여럿 있었지만 나는 선약을 잡은 상태였던지라 눈물을 머금고 먼저 자리를 떴다. 완전히 풀코스를 뛰었으면 영도를 완전히 빠져나가는 시각은 밤 8~9시 사이가 됐을 것이고, 남의 차를 얻어 타고 부전이나 부산 역까지 도착하는 시각은 그보다 더 늦어졌을 터이니, 진짜 부산에서 진한 하루를 보내게 됐을 것이다.

자가용을 가져갔으면 시간과 장소 제약이 없이 인근의 태종대 같은 부산 구경을 더욱 자유롭게 하고 돌아갈 수 있었을지 모르나 이 경우 주차나 유류비 같은 다른 문제 때문에 골치가 아프게 됐을 수도 있다. 게다가 난 그렇잖아도 대중교통만 이용하고도 피곤해서 이 고생을 했는데, 운전까지 해야 했으면 어찌 됐겠는가?

어쨌든 부산에서 기억에 남는 즐겁고 유익한 추억을 남겼다.  이 글에서 다 못 한 주변 이야기는 다음에 올라올 부록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10/26 19:33 2012/10/2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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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특집 포스트 (스압 주의)

1. 어버이날과 부모님에 대해서

내가 분류해 보니,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각종 특별한 명절, 기념일 등의 명칭은 크게 다음과 같은 다섯 갈래로 나뉜다.

  • ‘절’로 끝나는 한자어: 제헌절,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성탄절
  • ‘일’로 끝나는 한자어: 석가탄신일, 식목일, 현충일
  • 완전히 독립적인 한자어: 추석, 단오
  • ‘날’로 끝나는 고유어: 한글날, 어버이날, 어린이날, 설날
  • ‘-의 날’로 끝나는 고유어: 철도의 날, 스승의 날

이런 조어 원리는 그다지 규칙성이 없고 전적으로 그냥 어감을 고려한 case by case인 걸로 보인다.
똑같이 종교 공휴일일 뿐인데 성탄절과 석가탄신일의 조어 원리가 서로 다른 이유라든가, 어린이날이 ‘아동의 날’이 되지 않고 굳이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딱 떨어지는 규칙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자, 5월 5일 어린이날 다음으로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어린이날이야 아동 문학가 소파 방 정환이 제정한 굉장히 한국적인 근거를 지닌 날인 반면, 어버이날은 명목상의 근거는 미국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나 확실치 않다. 외국엔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이 따로 있는 곳도 많고, 또 한국의 어버이날이 어린이날보다 나중인 것이 윤리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

요즘은 철없는 막장 부모도 많아서 참 문제이긴 하다만, 그래도 ‘일반적인’ 경우로 볼 때, 인생의 참으로 막대한 부분을 희생하여 우리를 이 정도까지 키운 부모님의 은혜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성경도 예외가 아님. 십계명에서 종교적인 규범에 속하는 1~4를 제끼고 곧바로 등장하는 인륜 규범 1타는 “부모를 공경하라(honour)”이다. 이것은 단순히 부모 명령에 무조건 ‘까라면 까’라는 식의 발상이라기보다는, 그보다도 일단 자기 부모를 사랑하고 기쁘게 하고 남들 보는 데서 부모님 품위를 존중하고 명예를 높여 주라는 뜻이다.

부모의 사상과 가치관이 마음에 들지 않는 자녀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대체로 부모가 너님들 먹여 살릴 여건을 만들고 체통 세우느라 사고방식이 최대한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방향만을 추구하게 돼서 그런 거다. 부모 세대라고 해서 쿨하고 개방적인 걸 몰라서 그렇게 고리타분하게 산 게 절대 아니다. 그러니 동의는 못 하더라도 부모님 마음을 이해는 할 필요가 있다.

제아무리 가난하고 못 배운 부모라 해도, 너님을 낳아서 키울 필요가 없었다면 그 연세에 이르기까지 신세 못 펴고 그 모양 그 꼴로 살 필요는 없는 사람이다. 정말이다.

물론, 부모가 예수 믿지 말고 네 신앙을 부인하라고 한다거나,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교리 노선을 추구하는 교회에 강제로 다니라고 한다면 그런 데에까지 맹목적으로 순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품위와 명예를 존중해 주면서 불순종할 수는 있다. 어떻게 그렇게 할지는 먼저 구원받고 먼저 바른 신앙을 물려받은 자녀가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면서 방법을 생각해야 할 일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소한의 윤리와 기강을 갖춘 문명 사회에서는 효도를 강조하고 패륜은 엄벌로 다스렸다. 구약 율법은 부모를 저주하거나 때리는 자는 반드시 죽이라고 명령하고 있으며, 심지어 신명기에는 고집 세고 식탐이 심하고 부모의 교정만으로 씨가 안 먹히는 싹수 노란 자식은 아예 마을 차원에서 린치를 가해서 죽여 버리라는 섬뜩한 추가 지시까지 있다(신 21:18-21). 하나님은 그 정도로 패륜을 싫어하신다. 특히 “아 ㅆㅂ, 내가 어쩌다가 이런 집/곳에서 태어나게 됐어” 부류의 패드립 말이다(사 29:16, 45:9) .

이 명령이 특히 무시무시한 이유는, 부모의 말이 사실인지 이웃 주민이나 자식 당사자로부터 최후 변론을 듣는 절차도 전혀 없이 완전 비민주 인민재판 즉결처분이기 때문이다. 종교적 배도 행위가 발견되었을 때는 ‘부지런히’ 진상 파악부터 하라고 돼 하지만(신 13:12-16, 17:2-7) 저건 그렇지 않다. 사실, 자식 새끼를 제발 좀 어찌해 달라고 친부모가 제 발로 찾아올 정도면 자식이 얼마나 막장인지 더 말을 들을 필요도 없었을 터이다. 이 명령이 실제로 얼마나 시행되었는지는 모르겠다.

2. 가정과 성에 대해서

5월이고 하니 가정에 대해서도 생각을 좀 다시 해 보게 된다.

오늘날 이 정도라도 사회가 유지되고 돌아간 데엔 가정의 공이 절대적이었을 것이고, 특히 여성의 희생과 헌신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옛날에 지금 같은 여성 인권 단체가 있었고 사람들이 좀 힘들다고 덥석 집 나가고 이혼을 해 버렸다면, 파탄 나는 집안과 인생 망치고 자살이나 범죄로 빠지는 애들이 넘쳐나게 됐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송 현 선생님이 예전에 글로 아주 통렬하게 표현하신 적이 있다. (☞ 링크 클릭)

옛날에 가혹한 여성 인권 유린이라 불릴 정도로 엄한 성 억압(?) 관습이 왜 있었는지도 조금은 알 것 같다. (민망하니, 구체적인 예를 거론하진 않겠다) 마치 고문처럼 그것도 물론 나쁜 관습이고 부조리이다. 언제까지나 여성만 일방적으로 당하고 살 수는 없는 것 역시 본인은 안다. 단지 옛날에 죄의 결과 때문에 그런 게 왜 있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간다는 뜻이다.

성이라는 건 정말로 생판 모르던 남녀가 서로 사랑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유지시키는 근간으로만 ‘은밀하게’ 쓰여야 하는 선물이요 비밀 병기이다. 부부 사생활은 하나님도 전혀 간섭 안 하고, 서로 같이 뭘 하며 즐기든 존중해 주는 절대적인 영역이다(히 13:4. honour과 동일한 어근인 honourable).

그러나 반대로 성이라는 게 다른 용도로 오· 남용되는 것을 하나님은 구역질을 할 정도로 가증스럽게 여기며 미워하고 정죄한다. 결혼한 부부가 사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성 교육이나 상담을 받는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미혼 청소년이나 청년에겐 피임법을 가르칠 게 아니라 잠언 6장이나 딤후 2:22를 숙지시켜야 한다. 이걸 몰라서 인생 망친 안타까운 예가 허다하다. 옛날에 서 부희 씨도 그랬고.

도대체 성을 왜 남의 것하고 비교를 하는가? 그게 공공연한 개방과 비교의 대상이 되고 금전 거래의 대상이 되고 개나 소나 다른 용도로 문란하게 쓰이기 시작하면, 그때야말로 진짜로 옛날에 어떤 아저씨의 절규처럼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헬게이트가 시작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성경에서 창세기 1~2장은 전반적으로 작가 관찰자 시점으로 천지 창조에 대한 과정을 묘사하는 내용인데, 끝부분에 유일하게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아예 독자에게 코멘트를 남긴 구절이 있다. 바로 창 2:24로, 그게 그 이름도 유명한 “남자가 자기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연합하여 한 육체가 될지니라”라는 결혼 제도 구절이다. 기독교식 결혼식의 목사 주례에서 단골로 듣는 구절이다.

3. 출산과 자녀 교육에 대해서

성경의 사고방식은 결혼과 출산에 아주 옹호적이다. 성경에는 “다산하고 번성하라”라는 명령만 있을 뿐 맬서스 같은 사고방식은 결코 찾을 수 없다. 소위 가족 계획이란 건 성경적으로 보면 하나님도 간섭 안 하는 영역을 공권력이 나서서 자기 편한 대로 제어하겠다고 하는 굉장히 무모한 생각이다.

흔히 중국 하면 자녀를 한 명씩밖에 못 낳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과거에 마오 쩌둥은 한때 굉장한 산아 장려책을 폈으며 20세기 중반에만 해도 6억 남짓이던 중국 인구를 10억이 넘게 불려 놓았다. 중국이 처음부터 지금만치 인구가 많은 게 아니었다는 게 충격적이다.

마 주석은 쪽수가 국력이라고 여겼으며 어느 문헌에 따르면, “아이는 전투기에서 투하하는 폭탄과 같다”고 교시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라? 무신론 공산주의 국가의 지도자답지 않게 저 말의 표현 자체는 묘하게 성경적이다. (시 127:3-5) 무기에다 비유한 게 일치한다. 비록 그러다 얼마 못 가서 중국은 다시 산아 제한으로 돌아섰지만 말이다.

단, 성경이 말하는 다자녀 예찬은 자녀들을 성경대로 잘 양육했을 때에나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안 그러면 뼈 빠지게 자식 키워 봤자 미래에 부모는 휴거되는데 자녀는 못 되고 땅에 남아서 오히려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온갖 재앙을 당하거나, 그것도 모자라 하나님을 대적하는 군대에 징집되어 계 19:18-21의 악역에 동참하는 비참한 신세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종말이 지금으로부터 가까운 시간에 발생한다면 말이다.

성경은 자녀 양육에 대해 절대적으로 각 가정의 부모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그리고 체벌에도 아주 옹호적이다. 잠언에 애들 때리면서 키우라는 말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모른다. 나도 부모님에게 맞으면서 컸지만, 그거 정말 공감한다. 안 그랬으면 내가 죄의 결과가 얼마나 처참한지를 실감을 못 했을 것이다.

사랑의 체벌은 가정 폭력 및 아동 학대하고는 가히 종이 한 장 차이인 걸지도 모르겠다. 이게 인생에서 정말 미묘한 점이고, 어찌 보면 세상이 참으로 공평한 면모이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 없이 돈만 쏟아 붓는다고 절대로 저절로 바르게 크지는 않으니 말이다. 내 말이 안 믿어지면, 한번 실제로 저렇게 해 봐라.

부모가 세상적으로 잘났기 때문에 애를 때리고 자녀에게 권위를 행사하는 게 아니다. 비록 부모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게 하나님의 명령이기 때문이고, 그렇게 안 하면 애가 정말로 바르게 클 수가 없으며 자녀에게 그 정도까지의 악역을 눈물을 머금고라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기 때문이다.

허나, 오늘날 사회는 부모의 권위가 실종되고, 애들을 부모로부터 점점 떼어 놓으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매우 큰 심각한 문제이다. 아이들에게 바른 크리스천 신앙을 전수해 줄 수 있는 건 올바른 가정 교육밖에 없는데 요즘은 이런 현상까지 있는 듯하다.

http://cbck.org/bbs/board.html?board_table=com&write_id=1715#c_1744
대부분의 가정에서 지원을 안 받으면 손해라고 여기고 한창 부모와 상호작용할 나이의 어린 아이들을 어린이집, 유치원 등 교육기관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http://systemclub.co.kr/board/bbs/board.php?bo_table=board01&wr_id=4546
능력 있는 국민들까지 공짜로 내모는 정부 때문에 엄마 정신이 병들고 애기도 파괴됩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아 씨바, 결혼은커녕 여친 사귄 적도 전혀 없는 주제에 벌써부터 너무 애늙은이 같은 글을 써 버렸다. ㅋㅋㅋㅋㅋ 하지만 이 글은 어버이날 기념 특집이니 양해 바란다.

4. 철도 성령님으로부터 받은 계시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부모님의 은혜와 관련하여 가장 감화를 받았던 때는 2007년 봄의 어느 날이었다. 병특 복무 중이었고, 그러고 보니 훈련소에 들어가기 얼마 전이었다.

대전에 볼일이 있어서 경부선 새마을호 특실을 탔다. 그때 본인은 새마을호 특실의 음악 채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의 샘플을 채널별로 15분씩 녹음해 놓으려고 컴퓨터와 양방향 잭을 챙긴 상태였다. 특실에는 마치 비행기 객실처럼 다음과 같은 6개의 채널이 있다. (지금은 없어졌음)

  1. 자연의 소리 (이지리스닝 instrumental)
  2. 한국 가요
  3. 가곡
  4. 재즈
  5. 클래식
  6. 객실에서 방영되는 TV 방송

일반실은 이어폰을 꽂으면 6번만 들을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랬는데 1번과 2번 채널 다음으로 3번 가곡 채널을 듣고 있으니 얼마 후 <어머니의 마음>이 흘러나왔다. 양 주동 박사가 작사한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그 곡 말이다.

그 곡은 가사가 잘 알다시피 정말 애절하고 감동적으로 지어져 있다. 국문학 박사가 쓴 가사답게 예스러운 표현도 제법 들어가서 품위 있어 보인다. 100을 의미하는 ‘온’, 그리고 일부러 음운을 탈락시킨 ‘따(땅) 위에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그지없다’ 등. 3절 가사를 보시라. 눈물 없이는 못 듣는다.

사람의 마음 속에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 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하리요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3절이 흘러나올 때, 철도 성령님으로부터 계시가 내려왔다. 아아, 어머니께서 나를 낳아서 키워 주신 덕분에 내가 지금 이런 지상천국 열차를 타면서 한없는 행복에 젖을 수 있구나!

그 깨달음으로 인해 행복과 감격과 감동이 교차하면서 콧등이 찡해졌고, 나는 옆자리 승객이 보건 말건 엉엉 흐느껴 울음을 터뜨렸다. 남들은 군대에 가서 유격 훈련 때 PT 체조 8번을 하면서 <어머니의 마음>이 <스승의 은혜>로 바뀌는 체험을 한다지만 나는 그걸 열차 안에서 체험했다.

세상에 지구상의 어느 교통수단에서 이런 체험을 할 수 있었겠는가?
비성경적인 은사주의는 성경을 바르게 나누어 알면 퇴치되지만, 사실 철도만으로도 충분히 퇴치 가능하다. 철도 성령만도 못한 이상한 흥분이나 쾌락 따위엔 관심조차 안 가게 된다.

철도가 나의 삶을 얼마나 엄청나게 변화시켰고 음침하고 어둡던 나의 가치관을 건전하게 바꿨으며, 심지어 신앙에도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이 자리에서 다 간증하기에는 시간과 지면이 부족하다. 이 땅에 성경과 복음과 더불어 이런 철도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그저 감사드릴 뿐이며, 우리나라에 철도 덕후들이 많이 많이 배출되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12/05/08 08:21 2012/05/0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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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백성 2012/05/09 02:47 # M/D Reply Permalink

    에, 그게, 그러니까, 저는 철도의 전원 공급 방식이라든가 자기부상열차의 구동 메커니즘 따위를 숙달해서 남에게 가르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요!

    1. 사무엘 2012/05/09 13:13 # M/D Permalink

      물리 공부 열심히 해서 철도 지식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에 기여하면 하나님도 크게 기뻐하실 것임. :-)

    2. 백성 2012/05/10 09:10 # M/D Permalink

      뭔가 논리전개가 이상합니다.......
      나능 물리학을 그런곳에 쓰지 않겠어

  2. 이도훈 2012/05/11 15:59 # M/D Reply Permalink

    캐나다의 '스카이 트레인'이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학연수 중인 밴쿠버에서 매일 타고다니는 대중교통 수단인데 이것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공항까지 닿는 라인을 건설했다는데 그 전엔 택시비가 살인적인 이 곳에서 얼마나 불편했을지 상상이 안 갑니다.

    스카이 트레인은 무인운전이라 맨 앞에 좌석에 앉으면 열차 정면 창 밖을 바라보며 경치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크게 지하라인과 공중라인으로 구분되는데 지하라인은 한국의 지하철 같으나 노선이 단 1개 뿐이고 공항까지 닿습니다. 반면에 지상라인은 모노레일처럼 공중에 떠서 달리는데 2개의 노선이 있습니다.
    각 객차의 폭과 높이는 한국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엄청나게 큰 모노레일이라 보심 되겠습니다. ㅋ
    공중을 달린다는 특성상, 커브가 많아 진동이 심하고 서 있기가 좀 불편합니다. 의자는....... 좌석이 벽에 밀착되어 서로를 마주보고 앉는 한국 방식이 아니라 좌석버스처럼 전방을 주시하는 방식인데요. 절반은 전방, 나머지는 후방을 항하게 되어있어서 착석한 승객 중 절반은 뒤로 타고가게 됩니다. ㅋㅋㅋ
    좌석버스식 배치로 인해 한 자리가 점유하는 공간이 넉넉하여 일단 앉기만 하면 편합니다. 하지만 사람을 태울 공간이 훨씬 적다는 점이 단점인데, 서울지하철 처럼 무지막지한 사람들이 탑승한다면 결코 버티지 못할 겁니다. 그래도 서로의 공간을 침해하지 않는 배려, 그리고 빠른 배차간격으로 한국의 지옥철과는 비교도 안 되는 여유를 느낍니다.

    요금이 2000원이 넘고 시간제라 환승도 발권 2시간 이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 1달 대중교통 자유이용권을 구입하여 다니죠. 그것도 지하철 Zone 구분에 따라 가격차이가 나는데 역에 따라 그 구역이 나뉩니다.(한국처럼 km 단위가 아니죠)
    존1, 존2, 존3로 나뉘는데 제일 저렴한 존1 티켓으로 타도 존2 지역을 가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경비원에게 적발당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거든요. 그냥 계단에서 인적이 드물 때 직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징수시스템에 경의를 표합니다. 밴쿠버 전철은 개찰구가 없어 표 없이 들어가도 별 탈이 없습니다. 심지어 버스도 상당수가 2개가 일렬로 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 뒷문에는 표 검사도 안 하고 그냥 탑니다. 양심을 믿는거죠. 캐나다 현지인들은 어떨지 몰라도 아시아 사람들의 무임승차는 무시 못할 수준입니다.
    하지만 부정승차가 적발될 경우 $173 라는 무시무시한 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ㄷㄷ
    전 처음 여기 왔을 때 개찰구가 없길래 "아! 내가 지금 복지국가에 있다." 라고 생각하며 그냥 탔는데 입국 6일만에 적발되어 손발이 닳도록 싹싹 빌었고...... 입국 직후라는 이유로 다행히 용서를 받았습니다.ㅠㅠ

    한국 대중교통은 위대합니다. 선진국 캐나다보다 훨씬 진보적인 환승체계와 효율적인 요금징수 체계에 경의를 표하며, 단 한 가지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타자마자 하차 찍기' 꼼수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1. 사무엘 2012/05/11 19:15 # M/D Permalink

      캐나다의 궤도교통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참고로 미국 로스 앤젤레스의 지하철도 제가 본 바로는 개집표기가 없더군요. 열차 안에서 불시에 임의 검표를 한다고 합니다.

      또한, 외국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전방 좌석형 지하철이 많습니다. 한국은 굉장히 큰 전동차를 쓰고 있으면서 지금까지 좌석형 열차에 인색한 것도 좀 이례적인 것 같네요. 요즘 좌석형 전동차가 도입되고 있는 건 광역전철 위주이지 지하철은 아니죠.

  3. 지만 2012/05/11 16:34 # M/D Reply Permalink

    518운동은 북한의 소행이고
    대한민국의 못사는 80%거지들은 세금을 안내서 20%부자들이 이들을 먹여살리고 있다(그래서 간접세를 늘리자는 건가?) 라.
    흥미롭네요.
    이 말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 나머지 말들을 믿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입니다.

    1. 사무엘 2012/05/11 19:15 # M/D Permalink

      이 글은 가정에 대한 글이지 정치나 시사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좀 왜곡· 과장이 있다 싶은 부분은 스스로 걸러내고 분별해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또한, 진실은 의외로 굉장히 극단적인 곳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4. 다물 2012/05/14 14:31 # M/D Reply Permalink

    성탄절은 성인이 태어난 날이라는 뜻입니다.
    불교에서 성탄절은 부처님 오신날이죠.
    "기독탄신일"등으로 부르는게 맞습니다.
    (아래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인데 여기에는 기독탄신일로 되어 있습니다.
    http://likms.assembly.go.kr/law/jsp/law/Law.jsp?WORK_TYPE=LAW_BON&LAW_ID=B0345&PROM_NO=19674&PROM_DT=20060906&HanChk=Y)

    물론 용묵님 종교도 있고 실제 달력에도 그렇게 적힌게 많으니 그 표현이 무조건 잘못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가운데에서 보면 그런 개념입니다.


    ~~ 절은 국경일입니다.(성탄절은 기독탄신일이라고 할 경우) 한글날이 국경일 중 ~~절로 끝나지 않는데 한글날은 처음에는 국경일이 아니었다가 나중에 국경일이 되어서 이름이 좀 다르다고 봐야겠죠.
    그 밖에 ~~날로 되는 것은 국경일은 아니고 기념일 정도라고 봐야겠죠 ^^

    1. 사무엘 2012/05/14 19:47 # M/D Permalink

      저는 기독탄신일이라는 단어를 대학 졸업하고 나서야 접했답니다.
      왜 성탄절이 먼저 압도적으로 먼저 퍼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보충 설명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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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생각들

1. 대중가요의 음정

TV나 인터넷 같은 매체에서 어렴풋이 듣기만 했던 유행가를 노래방에서 동일한 조(음정)로 그대로 따라 불러 보면, 말도 안 되는 음역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뒤늦게 음정을 3~4도 가까이 낮추게 되고, 이 때문에 곡의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흥도 불가피하게 잠시 깨진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인은 대체로 높은 미나 파 정도가 고음의 한계이지 않은가?

그런데 가수들의 노래를 실제로 들어 보면, 도대체 발성 연습을 어떻게 했는지, 높은 옥타브로 노래를 부르면서도 그다지 높은 옥타브를 내는 것 같지도 않다.
오래 된 노래이긴 하다만, 쿨의 <운명>을 생각해 보자. 본디 음정인 C장조로 그대로 부르기 참 난감하다. 1-2-3-4 이후에 “왜 하필 이제야 내 앞에 나타나게 된 거야” 가사는 높은 옥타브일까, 일반 옥타브일까?

“애타게 찾아 헤맬 때는 없더니”는 일반 옥타브로 부르기엔 너무 낮은 음역인 반면, 나중에 “며칠 후에 날벼락이 떨어졌어”는 높은 옥타브로 부르기에는 너무 높은 음역이다. 높은 라까지 소리 지르다간 목이 심하게 괴로울 것이다. 대중가요 중에는 이런 식의 딜레마가 들어있는 곡이 많다는 뜻이다.

<운명>을 일반인이 무리 없이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정은 G나 A장조 정도이다.
그러고 보니, CCM 중에 송 명희 작사· 최 덕신 작곡의 유명한 곡인 <나>(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가진 지식 없으나)도 주찬양 선교단 앨범에서는 C장조로 발표되었으나, 최 용덕 씨가 편집한 찬양곡집인 <찬미예수> 시리즈에서는 A장조로 편곡되었다. C장조로 부르면 무려 높은 솔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말이다. -_-; (‘공평하신 하나님이’ 부분)

글쎄, 주변에서 듣기로는, 이렇게 고음 발성에 단련된 직업 가수들은 반대로 일반인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내는 저음을 제대로 발성 못 한다고 한다..

2.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위험 요소

일반적으로 자동차 운전은, 수많은 자동차들과 부대끼면서 신호 살피고 차선도 바꿔야 하는 시내 운전이 자동차 전용 도로나 고속도로에서의 운전보다 더 까다롭다고 여겨진다. 기술적으로 더 어렵고 머리를 써야 한다기보다는 그냥 신경이 더 쓰이고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시내 운전은 접촉 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지만, 딱히 사람이 죽을 정도의 대형 사고가 날 가능성도 별로 높지 않다. 음주운전 미치광이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와서 내 차와 정면 충돌이라도 하지 않는 한 말이다.

자동차 전용 도로 이상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중앙 분리대 있지, 보행자나 오토바이 같은 돌발상황 없지, 신호도 안 받지. 그저 쌩쌩 달리기만 하면 되는 자동차의 천국이니 아주 편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는 마치 망망대해 위에서의 빙산 내지 암초만큼이나 정말 조심해야 할 게 있다. 갑자기 퍼져서 도로 위에 서 버린 차..;; 이건 영락없이 추돌 사고로 이어진다. 그리고 참고로, 운동 에너지는 속력의 “제곱”에 비례한다. ㅎㄷㄷ

병목 지점이 아니고, 절대로 막힐 시간대나 구간이 아닌데 자동차 전용 도로가 갑자기 막히기 시작한다면 이건 십중팔구가 앞에서 퍼져 버린 차 때문이다. 이런 민폐 차량이 없어야 하겠지만 굉장히 오래 된 차, 제대로 관리와 정비를 안 한 차는 장거리 여행 중에 언제 저렇게 뻗을지 모른다.;; 돌연사라는 게 사람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솔직히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는 핸들을 일부러 꺾어서 가드레일을 부수고 절벽으로 추락하는 게 아니라면, 날 수 있는 사고가 사실상 추돌밖에 없다. 그게 무진장 위험하다. 게다가 안전 거리 안 지키고 과속 좋아하는 우리나라 운전 문화의 특성상, 한번 앞차가 갑자기 서 버리면 그게 연쇄 추돌로 이어진다(안전 거리 지키면서 운전하면, 그 넉넉한 간격에 다른 차가 꼭 끼어 들어온다. ㅆㅂ-_-).

고속도로까지 갈 것도 없고, 강변북로, 내부 순환로, 동부 간선 같은 자동차 전용 도로만 몰아도 저렇게 뻗은 차를 본인은 지금까지 심심찮게 봤으며, 그로 인해 야기된 정체를 꽤 자주 경험했었다. 운전하기 당장 편한 자동차 전용 도로라고 해서 방심해서는 결코 안 되겠다. 그리고 원인보다 결과를 더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법률은, 뒤에서 박은 차에게 이유 불문하고 굉장히 불리하게 되어 있다. -_-.

3. 대학원 세계

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할 걸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학교 선택의 기준은 코스별로 이렇게 나뉘는 듯하다.

학사는 간판, 석사는 과, 박사는 교수.
뭐, 위의 세 변수를 모두 만족하는 동일 학교에서 계속 짱박혀 있는다면 더 할 말이 없다.

학사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급이니 넘어가겠다. 학부 출신 학교와 평점은, 교수나 연구직 업종으로 먹고 살려는 사람에겐 평생 따라다니는 신분· 계급이나 다름없다. 그걸 보완할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뛰어난 다른 대외 활동이나 입상 실적 같은 게 있지 않은 이상 말이다.

그 뒤 석사 정도 되면 협동과정도 있고 본격적으로 자신이 레알 오덕질을 할 만한 분야를 살펴볼 재량이 생긴다. 사실, 대학교에서 어떤 새로운 분야의 학과가 가장 먼저 개설되는 곳도 석사이다. 학사는 그 학문이 완전히 정설로 안정화되고 보편화되어야만 개설되며, 박사는 석사 졸업생이 연구를 계속해서 쭉 발전해 나가야 개설될 수 있으니 말이다.

즉, 대학원은 학부처럼 그저 닥치고 간판만 짱인 구도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여대에도 어떤 분야에 아주 저명한 교수가 있다면 그에게서 지도를 받으러 남자 대학원생이 들어온다.

또한 수업 성적도 학부만치 중요하지는 않다. 교수가 학부생들의 얼굴은 다 모르지만, 대학원생은 교수 밑에서 사실상 일대일 관리를 받으며 졸업이 당장 지도 교수에게 달려 있다. 그러니 대학원생은 수업 성적이 C, D를 받는 게 문제이기에 앞서 교수에게 찍히는 게 훨씬 더 큰 문제이다.

애초에 대학원의 코스웍의 목표는 달달 외우고 시험 쳐서 점수 잘 따는 게 아니다. 수업 내용에서 연구 주제 떡밥을 하나 물어서 논문을 쓰는 게 목표이다. 공부에 대한 패러다임이 다르고 학교에서의 위상이 다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기당 듣는 과목 수도 학부 때보다 훨씬 더 적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대학원은 출신 간판이나 평점이 아예 중요하지 않다는 소리는 절대로 아니다. 대학원은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니고 대학 입시 같은 수준의 경쟁이 없기 때문에, 지원자도 뜻이 있어서 아주 특수한 연구 환경을 찾는 게 아니라면, 같은 조건이면 당연히 더 좋은 간판의 학교로 몰린다.
교수들도 이를 아니, 가능하면 더 평판이 좋은 대학이나 서울과 가까운 대학으로 가려 애쓴다. 그래야만 더 똘똘한 학생들이 휘하에 들어오니까.

4. 군대 비하 발언 (이건 오랜만에 좀 쓴소리)

노인 비하와 더불어, 군대에 대해서 헛소리를 하는 사람치고 사상과 가치관이 제정신인 사람을 난 지금까지 못 봤다.

  • 지난 2008년 건군 60주년 국군의 날 행사 때 군대 폐지를 요구하면서 알몸 퍼포먼스를 벌인 강 모 씨
  • 2010년, 군대 비하 발언으로 대망의 평생까임권을 획득한 EBS 강사 장 모 씨
  • 그 다음으로 얼마 전에 해군을 해적이라고 비하하여 구설수에 오른 극렬 운동권 고대녀 김 모 씨

마지막의 경우, 일반 병사들을 해적이라고 싸잡아 비하한 건 아니라는 해명은 언어도단이요 궤변이다. 말 같지도 않은 변명이다. 해적 기지는 병사들을 비롯해 그 안에서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다 해적이니까 해적 기지라는 뜻이지 않은가. 해군 기지 건설을 반대하더라도 그런 돼먹지 못한 표현을 쓰면서 반대해서는 안 된단 말이다! 나이도 아직 젊은 사람이 좀 철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미우나 고우나 국군은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집단이다. 누군 군대를 두고 싶어서 두는 게 아니고, 멀쩡한 청년들을 일부러 괴롭히고 싶어서 징병제를 시행하는 것도 아니다. 막대한 돈을 굴려서 군대를 운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우리나라로 하여금 징병제를 시행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는 진짜 배후가 뭔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
그리고 우리나라가 옛날에 나라를 스스로 지킬 힘이 없어서 정규군이 강제 해산되고 무장이 해제된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났으며, 그때 외세에게 어떤 참혹한 꼴을 당했는지를 정녕 모르겠는가?

누군 뭐 국가 위정자들이 하는 짓이 다 마음에 들어서 이런 논리를 펴는 줄 아는가? 내가 이런 초등학교 사회· 도덕 시간에나 나올 법한 고리타분하고 구태의연한 훈계조 설교를 왜 또 적으면서 열을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_-;;

강 씨와 김 씨는 그냥 ‘옛다 관심 중2병’이 의심되는 케이스에 더 가깝다만, 2년 전의 EBS 강사 사건은 내겐 가히 멘탈 붕괴를 초래할 만한 충격과 공포 수준이었다. 도대체 저 나이 쳐먹도록 도대체 머리에 뭐가 들어있고 평소에 국방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지냈기에 강의 중에 저런 저질 망언이 튀어나왔는지 내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이런 인간에 비하면 일명 ‘군삼녀’의 망언은 차라리 애교 수준이다. 어째 머리는 좋아서 서울대 나오고 고려대 나오고, 공부깨나 하고 말빨 있어서 남 가르치는 일을 하면 뭘 하나. 그러고도 정신 연령 내지 정신 상태는 저 지경이 될 수가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4/26 08:47 2012/04/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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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yn 2012/04/26 10:41 # M/D Reply Permalink

    석사라... 내가 할수있을까

    수능공부도 안해봣는데 ㅡㅜ

    1. 사무엘 2012/04/26 15:56 # M/D Permalink

      생각보다 어린 분이신 듯... ㄷㄷ
      대학원 진학 생각 있으세요? 이건 특히 남자라면 나중에 병역 의무와도 결부지어서 무척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진로입니다.

  2. Lyn 2012/04/26 17:11 # M/D Reply Permalink

    아뇨 병역은 상관없어요

  3. Lyn 2012/04/26 17:16 # M/D Reply Permalink

    그렇게 까지 어리진 않답니다 ^_^; 아마 사무엘님하고 한두살 차이 날 거에요. TV에서 봤던 기억으로라면

  4. 김지 2012/04/29 08:11 # M/D Reply Permalink

    뭐, 자신의 우월한 유전자를 퍼뜨리고 자신의 유전자가 훌륭하다고 생각해서 혈통을 이어 대를 잇는 거만 중요시하고 자신의 성욕만 채우기 위해
    그 수단에 필요한 "여자"를 동남아에서 "수입"해서 결혼하고는 가정폭력의 주범이 되는 사람들도 있는 마당에
    저런 분들도 있어야 사회가 균형을 이루죠. 하하.

    저런 사고방식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컬쳐쇼크라고 하셨는데 전 "저런 사고"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저런 말을 하면 대한민국에선 충분히 매장당할 수 있다는 걸 알 텐데 자기 흥분에 못이겨서 저런 말을 해 버리는 걸 보면 좀 안타깝지요.







    그냥 컬쳐쇼크라고 하시길래 함 써 봤습니다..;

    1. 사무엘 2012/04/29 20:55 # M/D Permalink

      반갑습니다.
      그쪽 분들하고 이쪽 분들(?)을 결혼시켜서 같이 살게 해 보면 참 볼 만하겠습니다만,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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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인명 사고에 대한 생각

지난 3월 12일에 본인은 출근길에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들으며 월요일 하루를 시작했다.
딱 정확하게 본인이 타려는 지하철이 앞 역에서 웬 인명 사고가 발생해서 열차 운행이 한동안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요즘은 스크린도어까지 버젓이 있는데 웬 인명 사고가 난단 말인가? 이 때문에 난생 처음으로 지하철 지연 증명서(난 뭐 지연이라기보다는 열차 탑승을 애초에 포기한 경우이지만)라는 걸 구경했다.

그런데 사고의 사망자는 놀랍게도 일반 승객이 아니라 지하철 회사의 직원이고, 역무원도 아닌 기관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선로로 접근이 가능한 내부 직원이 마음먹고 자살을 하려 든다면, 제아무리 스크린도어가 갖춰져 있어도 애시당초 소용이 없을 것이다.

철도 공기업에서 승무직으로 일할 정도이면 연봉 빵빵한 건 말할 것도 없고 정년도 보장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아주 부러운 지위에 속하는 사람이다. 군대로 치면 제일 중요한 전투 병과요, 게임 개발로 치면 딱 프로그래머에 해당하지 않는가. 최소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자살할 이유는 없다.

하긴 2004년, 본인이 아직 대학 재학 중이던 시절엔 대구 과학고의 1회 졸업생이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어떤 사람이 대구 지하철 기관사로 취직한 게 신문에 보도된 적도 있었다. (☞ 관련 기사 클릭 )

그땐 카이스트라는 스펙에 비해 저학벌(?) 직업을 선택한 이례적인 사례로 그 사람이 소개되었지만, 저게 과연 그렇게 만만한 직업일까? 요즘은 SKY급 대학 나오고도 공기업, 공무원엔 말단으로라도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텐데. 이런 트렌드와는 무관하게 나도 2007년에 서울 도시철도 공사에서 공채를 하던 시절에 원서를 넣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철도 차량 운전 면허가 없으니 승무직은 못 하더라도 다른 부서로라도 말이다. 그때 난 병특 중이었기 때문에 애당초 지원을 할 수가 없어서 못 했을 뿐이다.

다만, 지하철 기관사의 근무 여건은 그리 좋다고 보기 어렵다. 우선, 근무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교대를 돌면서 주기적으로 주말을 반납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일요일에 교회에 가야 하는 사람에겐 큰 마이너스) 아니, 승무직은 입사 지원할 때부터 주말 교대 근무에 동의한다는 각서를 제출한다. 비록 버스 기사처럼 교통 체증과 복잡한 도로, 매연, 차멀미로 인한 데미지는 없어서 좋지만, 몇 시간째 햇빛을 못 보면서 어두컴컴한 터널만 돌아다니는 것도 정서에 좋을 리가 없다. 자세한 건 예전 글을 참고할 것.

그래서 본인은 기관사가 그런 극단적인 방법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할 정도이면, 근무 환경에 적응을 못 해 극도의 우울증에 시달렸거나, 아니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사내에서 왕따이거나 대인 관계에 심각하게 문제가 있어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이 사고에 대한 후속 뉴스 보도를 보니 내 추측이 얼추 맞는 것 같다.

특히 도철은 1인 승무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지하철 회사이기 때문에 그 점이 노조로부터 두고두고 까여 왔으며, 이번 기관사 자살 사건을 계기로 그게 또 부각되었다. 하지만 차량 상주 승무원 수의 최소화는 철도 기술의 엄연한 트렌드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근본적인 까임거리가 될 수는 없을 듯. 도철은 1990년대 중반에 1인 승무로도 모자라서 아예 무인 운전까지 시도한 적이 있는 과감한 회사이긴 하다만 말이다. (운전실이 없는 완전 무인 운전인 신분당선 전동차에도 승객들과 부대끼는 진짜 승무원이 객실에 한 명 있긴 함.)

난 우리나라 지하철의 스크린도어를 보면 무척 놀라움을 느낀다. 오죽했으면 국가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2009~2010년을 전후하여 서울 지하철의 거의 모든 역들에다 스크린도어를 도배해 버렸을까? 수백 개에 달하는 그 많은 지하철역들에다 스크린도어를 이렇게 단기간에다 모두 설치한 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거의 기네스북 감이 아닐까?

그만치 지하철 자살 러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그런 무리수를 둔 것이다. 뉴스 기사들을 검색해 보면, 당장 본인이 이용하는 집 근처의 지하철역에서만 해도 최소한 3명이 각각 2004년, 2007년, 2008년에 선로 투신으로 목숨을 끊은 적이 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나마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서 2008년 기록이 마지막이 된 것이다.

지난 2010년 8월 23일, 분당선 태평 역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에도 본인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건 사람이 죽지는 않아서 큰 사고로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사람 만날 일이 있어서 분당에서 학교로 가는 길이었는데 열차 지연으로 인한 불편을 겪었다. 분당선에서 태평과 야탑 역은 2012년 3월 현재까지도 아직 스크린도어가 없다. 다만, 공사 중이긴 하다.

직접 겪어 보지도 않고 남이 처한 상황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만..
저렇게 작정하고 자살하려는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낸 기관사는 하나도 잘못이 없는데 왜 그 정도까지 충격과 정신 공황을 겪는지 잘 모르겠다.

사람이 끔살 당하는 장면을 라이브로 본 것에 대한 정신적 데미지는 있겠지만, 자기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식의 생각엔 제발 안 빠졌으면 좋겠다. 이건 불의의 사고로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고, 작정하고 자살하려는 사람이 죽은 것이다. 사형 집행관만큼이나 하나도, 전혀 죄책감 가질 필요가 없다. 일본처럼 죽은 사람 유족에게 민폐에 대한 책임으로 벌금을 때리지 않은 걸 고맙게 여겨야 할 판.

그나저나 작년 12월엔 공항 철도에서 정말 어이없는 사고가 난 적이 있다. 막차 운행이 아직 안 끝났는데도 끝난 줄 알고, 선로 보수 인부 여러 명이 선로로 들어갔다가 전동차에 치여 끔살 당한 것이다. 한밤중인 데다 요즘은 전동차가 기술이 좋아서 워낙 조용하게 달리기 때문에, 저런 상황에서는 답이 없다..;; 기관사도 갑툭튀한 사람들 보고 간이 떨어질 정도로 얼마나 놀랐을까? 이건 승강장 자살도 아니고..! 텅 빈 막차를 몰고 저기까지만 가면 오늘 근무 끝이고 들어가서 잘 일만 남았을 텐데!

원래 그런 건 다 규정이 있다. 지하철의 경우, 심야에 업무를 위해 선로 내부로 들어가는 직원은 열차 운행 영업이 종료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전차선(전깃줄)이 완전히 단전된 걸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사탄의 인형 처키는 건전지 없이도 움직였지만-_-, 현실의 전동차는 그렇지 않으니까. -_-;; 선로 보수· 청소 차량들은 애시당초 전기가 아닌 기름으로 움직인다.
그러니 내가 보기엔 저 사고는 일차적으로는 일종의 근무 기강 문제이다. 거기에다 또 선로 보수 인력이 외주 용역이다 보니 앞뒤 손발이 안 맞은 것일 수도 있겠고.

그랬는데, 고의적인 자살이 아니면서 사람이 여럿 죽는 사고가 나 버리는 바람에, 내 기억이 맞다면 애꿎은 전동차 기관사도 일단은 잡혀 들어갔다. 경적을 안 울리고 완벽한 수준의 안전 조치를 안 취했다고... 구속인가? 한국은 법을 적용하는데 동기나 과정보다 결과를 더 우선시하는 풍토가 있어서..;; 안타까운 일이다. 기관사의 입장에서는 저건 정말 운이 없어서 이런 신세로 전락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하루에 전철이 수송하는 승객 수가 얼마나 엄청나고 방대한지를 감안하면, 그에 비해 저 정도로 예외적인 급으로 발생하는 사고는 정말 극소수이고 새 발의 피도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철도는 정말 수송 효율이 좋고 안전한 교통수단이 맞다. 오늘도 수도권 시민들의 운송을 책임지는 지하철/전철 기관사님들 힘내시길.

Posted by 사무엘

2012/03/25 08:26 2012/03/2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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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바바 2012/03/25 15:30 # M/D Reply Permalink

    법을 적용하는데 동기나 과정보다 결과를 더 우선시하는 풍토...는 하셨는데, 속세의 법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 타인의 동기나 과정을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법을 집행하려는 입장에서는 편견을 버리고 조사해야하는 만큼 일단 사고가 났으니 입건되어 수사받는 것은 피할 수 없지 않은가 싶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불구속 수사가 당연한 것이고 실제로도 구속은 되지 않았습니다. 작년에 사격 선수의 오발 사고로 코치가 사망한 사고가 있었는데 그 때도 수사만 받고 법정에 가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당시 사고와 관련해서도 그렇게 처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편으로 요사이 슬슬 주목받고 있는 범죄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보상제도의 뿌리가 철도 초창기 영국에서의 철도 인명사고를 겪은 기관사에 대한 보상제도에 있다는 말을 들은 바가 있습니다. 인명사고로 인한 기관사의 심리적 충격이 얼마나 컸으면 오늘날과 달리 그야말로 돈만 생각하던 자본주의사회였던 당시 영국에서 관심을 가지고 또 국가적인 정책으로까지 이어졌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1. 사무엘 2012/03/25 20:19 # M/D Permalink

      네, 사람은 신이 아니고 mind reader가 아니며, 더 결정적으로 죽은 자는 말이 없죠. 그렇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어쩔 수 없는 면모가 있음을 저 역시 모르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우리나라는 정당방어를 참작하는 기준이 굉장히 엄격하고 보수적입니다.
      또, 군대에서 누가 자살 같은 대형 사고를 일으키면, 그 사람이 진짜 상관이 지휘를 잘못해서 사고를 친 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그 병사가 통제불능 구제불능급의 부적격자였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일단 지휘관들을 거의 무조건 직위 해제부터 시키고 보는 게 우리나라 문화라고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것보다는 좀 더 상황을 공정하게 파악해서 더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지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쉽지 않은 문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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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첫 업데이트

평소에 운전을 하면서 차의 내비가 아주 가끔 오동작으로 의심되는 안내를 하는 걸 보고, 본인은 업데이트의 필요성을 이따금씩 느끼곤 했다.

예를 들어, 마포 대교를 건넌 후 내비가 시킨 대로 강변북로의 동쪽 방면으로 정상적으로 진입하는데도, 내비는 이 무렵에 늘 경로를 벗어났다는 경고음을 내고 경로를 또 수정하곤 했다. 2009~2010년 사이에 그쪽 일대에서 지리 데이터가 바뀌어야 할 변화가 일어나기라도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작년 말이 돼서야 개통한 전철 경춘선도 내비에는 당연히 반영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 또한 불편한 점이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다행히 방법이 있었다. 어차피 보급품, 순정-_- 내비이니 내비의 제조사는 자동차 회사와 연계가 잘 되어 있었고, 간단한 회원 가입 후에 2011년 하반기 기준의 최신 내비 파일을 무료로 곧장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그 용량은 2GB가 약간 넘는 수준. 내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지도가 여기에 전부 들어있는 셈이다.

이걸 내비에다 주입하는 매체는 USB 메모리 또는 DVD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전송하면서 PC로 치면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여 재설치하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위해 DVD는 최저 속도로 구울 것을 권하고 있었고, USB 메모리는 더 견고한 금속 접촉식으로 된 것을 쓰는 게 권장되고 있었다.

그 후, 차에 들어가서 USB 메모리를 꽂은 뒤, 시스템 메뉴에 들어가서 업데이트 명령을 내렸다. 이런 작업을 하는 게 완전히 처음이었으니 중간에 오류라도 나면 어쩌나, 아예 내비가 부팅이 안 되고 먹통이 되면 어쩌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으려나 걱정되기도 했다.

업데이트가 되고 있는 중에는 차 시동을 켜는 게 절대 불가능하다(당연히, 켜는 순간에 차에 전원 공급이 끊어지므로). 그러니 미리 시동을 걸어 놓고, 내비가 업데이트되는 동안 자연스럽게 밖에 나가서 주변 드라이브나 좀 하게 됐다. 이 경우, 내비의 기능을 전혀 쓸 수 없는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것이므로 과속 단속 카메라를 스스로 각별히 조심해서 눈여겨봐야 한다. 또한 시동을 꺼뜨리는 일도 없어야 한다는 제약이 걸린다.

시간은 한 3, 40분쯤 걸렸으려나? USB 메모리는 access 때문에 불빛이 격렬하게 깜빡거렸다. 게이지가 너무 오랫동안 안 올라가고 있는 듯이 보일 때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업데이트는 아무 문제 없이 잘 됐다.
내비는 드디어 경춘선과 신분당선 전철역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뜨는 최신 버전으로 바뀌었다. 야호!

그리고 음성 안내를 하는 아가씨 목소리의 억양이 살짝 바뀌었다.
강변 북로 오동작이 해결되었는지는 나중에 그 구간을 몰 일이 있을 때에나 확인 가능할 것 같다.

이런 일련의 작업을 혼자서 할 여건이 안 되는 사람이라면, 서비스센터에 가서 요청만 하면 직원이 내비 업데이트도 해 준다고는 하더라. 그도 그럴 것이 내장형 순정품이니까 말이다. 단, 이 경우 인건비로 돈이 2만원 남짓 깨진다.

업데이트 파일이 담겨 있는 USB 메모리를 살펴보니, 인스톨 프로그램은 PE 파일이었고, 대상 플랫폼은 윈도우 CE이다. target CPU는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ARM Thumb이라는 아키텍처. 보아하니 32비트 RISC 체계하에서도 16비트 데이터 버스를 쓰는 임베디드 기기에 맞게 코드를 더 compact시켜서, 메모리를 더욱 절약해 낸 아키텍처 같다. (☞ 더 자세한 설명 클릭)

한편, 1GB가 넘는 다른 지도 데이터는 내부 구조를 전혀 알 수 없는 압축(또는 암호화)된 파일 형태임.

독립된 기기로서 내비의 위상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잘 모르겠다.
스마트폰이 이미 어지간한 품질의 사진과 동영상은 즉석에서 만들어 내니 기존 디카들은 훨씬 더 전문적인 화질을 만들어 내는 영역으로 이동했다.
그것처럼 스마트폰이 길 안내와 내비 역할까지 다하다 보니, 요즘은 내비도 이에 맞서 뭔가 개인용 종합 정보 처리 시스템처럼 바뀌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내비는 정말 다익스트라의 길 찾기 알고리즘의 결정체라고 생각한다. 직선 거리뿐만이 아니라 시내 도로 상황, 상하 구배, 유료 및 자동차 전용 도로 여부, 지금 자동차의 진행 방향 등 온갖 변수들이 그래프의 weight에 감안되지 않았을까? ㅋ

Posted by 사무엘

2011/12/19 19:45 2011/12/1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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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범준 2011/12/21 17:44 # M/D Reply Permalink

    1. (글과는 쫌 무관한 얘긴뎁) 오늘 자동차 학원에 연수 신청을 하고 왔습니다.
    한 달 정도를 대기해야 한다는데, 거기에 설 연휴가 끼는 바람에 1월 말경에나 하게 되었습니다.

    2. 차 안에서 내비를 업데이트 하신다니, 그게 스마트폰에 앱 식으로 내장되어 있어서 그렇군요.
    그 상황으로 말할 것 같으면, 교리적으로 FM적인 상황이 발생해서 생고역이겠군요. 심하면 뛰쳐 나가고도 싶으셨겠습니다.

    3. 스마트폰을 이용하나, 외장형 내비를 이용하나 다 장단점이 있군요.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2. 삼각형 2011/12/22 22:13 # M/D Reply Permalink

    1. 저희 집 차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할 때 보니 반대로 SD 카드가 뽑혀서 PC에서 USB로 연결해 데이터를 업데이트 해주고 SD 카드를 다시 넣기만 하면 업데이트가 끝이더군요. SD카드 성능이 좋지 않은 지 시간은 엄청 걸렸지만 말입니다. 펌웨어 업데이트 같은 건 한 적이 없던 것 같고요. 그러고 보니 네비게이션이 Windows CE겠군요.

    2. 요즘은 일종의 PDA에 전화기능을 추가한 격인 스마트폰이 MP3, 전자사전, DVD 플레이어, TV, 보급형 카메라/캠코더 등의 왠만한 기기를 하나로 통합하고 있는지라 내비게이션 시장도 더욱 더 전문적으로 가지 않으면 안될것입니다. 저도 스마트폰을 사고 나선 스냅용으로는 카메라를 들고다니지 않네요. 아직은 반반인데, 좀 더 좋은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면 카메라는 거의 쓰지 않게 될 것 같습니다.

    3. 바이너리 파일만 보면 분석하고 싶어지시는 모양이네요. ^^ 제가 새로운 웹서비스를 보면 소스보기, 스니핑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모양이네요. 법으로도 공부를 위한 디스어셈블리가 허용되어 있는 것 만큼 제가 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 그게 싫으면 암호화를 잘 하던지. ㅋ

    1. 사무엘 2011/12/23 20:20 # M/D Permalink

      아, 그렇게 업데이트가 되면 참 편할 텐데 말이에요.

      아무래도 저로서는 컴퓨터 프로그램 내부는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게 직업병이죠.

  3. 김재주 2011/12/24 11:16 # M/D Reply Permalink

    아마 다익스트라보다는 에이스타 같은 알고리즘을 변형해서 쓰고 있겠지요. 다익스트라는 O(N^2)의 시간복잡도를 가지고 있고 메모리를 희생해서 최적화한다 해도 O(N lg N)이나 되니 우리나라 지도처럼 N이 큰 경우에는 쓰기가..

    1. 사무엘 2011/12/24 18:13 # M/D Permalink

      네, 당연히 전국의 모든 point들을 단일 그래프로 나타낸 뒤에 다익스트라 같은 정공파(?) 알고리즘을 돌린다는 건 말도 안 되지요.
      그래서 저는 고속도로 및 국도 노선망 다음으로 해당 지역 안의 작은 도로망 같은 식으로, 각 단계의 작은 그래프에 대해서 다익스트라를 쓰는 게 아닐까 하고 막연히 생각해 왔습니다.
      순환 외판원 문제를 brute force로 풀지 않듯이 말입니다.

      에이스타 정말 얼마 만에 듣는지 모르겠습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지상 유닛의 길 찾기 알고리즘이 어떻게 구현돼 있을까 개인적으로 궁금해해 왔습니다만, 다들 그런 휴리스틱 방식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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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특이한 6無

나이 30이 코앞에 다가온 2011년 하반기 기준으로, 본인은 남들이 대부분 해 봤을 것들을 전혀 접한 적이 없는 이례적인 케이스가 여섯 가지 있다.

1. 수능 시험을 친 적이 없다.
대학을 시험 성적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능 이후의 재수 생활 같은 것도 내 인생엔 전혀 존재하지 않음.

2. 군대 가서 자대 생활을 해 본 적이 없다.
단, 훈련소엔 잠깐이나마 다녀 왔고, 예비군 가서 총으로 실탄 발사해 본 적도 있다-_-;;. 그러니 군대와 관련된 경험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본인, 이래뵈어도 신검은 당당히 1급 받았다. ㄲㄲㄲㄲㄲ

3. 과외를 뛴 적이 없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덕질하느라 저런 데엔 관심 없었고, 대학 시절에 그나마 용돈은 소프트웨어 개발 외주 알바로 가끔 벌곤 했다.
지금은 외주 수요가 전부 PC가 아닌 스마트폰 앱 개발로 분야가 바뀌다시피 해서 옛날 같은 재미는 못 본다만, 어차피 나는 직장이 있고 내 분야 연구만 해도 바쁨.

4. 안경을 쓴 적이 없다.
눈에 시력 보정을 위한 뭐 귀찮은 장비를 장착해 본 적이 아직까지는 없다. 20년 가까이 컴퓨터를 끼고 산 것치고는 이례적인 일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시력이 차츰 저하되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됨. 특히 왼쪽 눈이 오른쪽 눈보다 시력이 많이 나빠져 있다..

5. 불신자로 지낸 적이 없다.
물론 여느 불신자들처럼 잠시나마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서 오해하고 낙담· 좌절한 적은 이따금씩 있으니 저게 그렇게까지 큰 자랑거리는 아니다만... 본인은 중학교 시절 이래로 지금까지 하나님의 존재 여부, 죄와 심판 개념, 하늘과 지옥, 성경의 무오성, 이신칭의· 창조· 부활· 재림 등의 기초 교리 자체에 의문을 품은 적은 전혀 없다.

6. 연애 경험도 지금까지 전혀 없다.
아놔 이건 안습이라고 해야 하나..?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암울한 이유가 있는데,

- 지금 내 연구(덕-_-질)만 하기에도 살인적으로 너무 바쁘고 시간이 부족해서
- 내가 딱히 가정 꾸리고 처자식 먹여 살릴 만한 안정된 경제적 지위에 있지 못해서 (가난한 대학원생 석사 나부랭이-_-)
- 데이트 하는 게 <날개셋> 코딩하고 새마을호 Looking for you를 듣는 것만치 감격스럽고 행복하지가 않아서
- 세상적인 유흥에 전혀 흥미를 못 느껴서, 여자 만나도 공통 관심사로 할 얘기가 없어서
정도로만 요약하자. ㄲㄲㄲㄲㄲ

4와 5는 시간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별로 없겠지만,
1, 2, 3, 6에 대한 경험이 없음으로써 본인에게 확보된 엄청난 시간들 중 개인 자유 시간은
대부분이 글쓰기와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개발과 유지 보수에 투자되었다고 보면 된다.
(물론 성경 통독과 철도 덕질에도 투입되었고)
이제 이걸로 어떻게든 돈과 명예를 얻을 궁리를 해야 할 텐데...-_-;;

Posted by 사무엘

2011/11/13 08:16 2011/11/1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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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범준 2011/11/13 13:10 # M/D Reply Permalink

    1, 2는 형제님이 KAIST를 가시는 바람에 그렇고
    3은 저의 경우 중학교 말~고3 상반기까지 경험했습니다.
    4는 저도 그런적이 없고(요즘 킹성경진영 관련 활동으로 눈이 나빠지고 있는 듯)
    5는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있고
    6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급.

    1. 사무엘 2011/11/14 00:03 # M/D Permalink

      저의 6번은 자랑이나 좋은 간증이 절대 아니니, 형제는 이성교제 면에서 그리스도인의 좋은 모범을 보이시기 바랍니다. ^^;;;
      3에 대한 형제의 반응은 '과외를 뛴 적이 없다'가 아니라 '과외를 받은 적이 없다'에 대한 답변인 것 같네요. 원문에서 제가 의도한 건 전자입니다. ^^

    2. 소범준 2011/11/14 00:18 # M/D Permalink

      넵..__;; 나중에 확인해 보니 제 실수였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나저나 형제님도 결정하실 때가 점차 다가오는군요..
      빨리 좋은 짝 만나시길 바랍니다.

  2. 백성 2011/11/14 09:37 # M/D Reply Permalink

    1. 아직 머나먼 내용이니 패스. (두렵긴 합니다.)
    2. 턱없이 먼 내용..(하지만 통일이 출동하면 어떨까? 토! 옹! 일!)
    3. 저의 경우 가능성 있어 보이는 내용이네요.
    4. 눈이 요즘은 조금 나쁘긴 합니다. 근데 전 반대로 오른쪽 눈이 꽤 나쁘고
    5. 모태신앙.. 글쎄요. 그 정도라면 저도 해당하긴 합니다.
    그리고

    6. 설명생략.

    ※'통일' 에서 개드립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미 탐욕도 그렇게 우려먹은 적이 있잖아요.

    1. 사무엘 2011/11/14 00:05 # M/D Permalink

      1. 형제는 저와 같은 라인을 가지 않으면 안 되고,
      2. 대학을 그렇게 갔을 정도이면, 병역도 국내 이공계 석박 통합 → 박사 특례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니 별 걱정 안 해도 될 겁니다. 그러나 대학원 레벨에서 외국 유학을 가려면 군대는 사병으로 빨리 갔다 오는 게 유리합니다. 선택은 형제에게.
      단, 형제는 군대 타입 절대 아님. ㄲㄲ
      3. 형제는 저와는 정반대로 오히려 수학 사교육(?)으로 짭짤한 수입 올릴 가능성이 아주 풍부하고..
      4. 맨날 책이랑 씨름하며 살 건데 눈 나빠지는 거 어느 정도 각오하셔야 합니다.
      5. 어린 나이에 예수 그리스도를 안 건 복이고..
      6. 이거는 겨우 형제 나이엔 벌써부터 예측이고 뭐고 할 필요도 없는 거임..;;

  3. 삼각형 2011/11/14 01:49 # M/D Reply Permalink

    1. 원래라면 이번에 수능을 첬어야 했지만 검정고시 공부만 하고 있네요.
    2. 아, 이건 아마도... 군대에서 대려가라고 해도 안대려갈 몸입니다.
    3. 이건 '안 뛴다'가 아니라. 실력이 안되서 '못 뛴다' 쪽으로는 가능성이 있을 것 같네요.
    4. 초등학교 5학년 부터던가 쭉 안경으로 잘 때나 씻을 때 빼고는 거의 안 벗습니다.
    5. 뭐, 교회 좀 안다녀보긴 했는데, 하나님을 안 믿는 건 아니까요. 반 정도.
    6.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슬프군요.

    미묘하게 다른 이 느낌!
    분명 남들이 안가는 길을 가고 있기는 한데.
    미묘한 느낌이군요.

    1. 사무엘 2011/11/14 12:40 # M/D Permalink

      2번이 과장법이나 가정법이 아니라 정말로 그런 거라면, '면제'이니까 다행이죠.;;

      어릴적부터 바른 성경에 대한 믿음과 철도에 대한 소망을 갖춘 친구들이 커서 잘 되고 성공하고 대박 내야 할 텐데, 제 자신부터가 너무 아슬아슬하고 예외적이고 재연 불가능하고, 후배에게 비결을 전수해 주는 게 불가능한 진로를 가 와서 더 도와드릴 만한 게 없네요. =_=

    2. 삼각형 2011/11/15 07:05 # M/D Permalink

      2번은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대려가려고 하면 인권위에 진정 넣어야 할 그 정도 즘 됩니다.

      비결전수가 불가능 하다는 점에서 예외적이라는 게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겠네요. 어찌 되었건 주어진 길을 가야겠지만 개인적으로 개척하는 걸 즐기는지라 그리 나쁘게만도 보지 않습니다.

  4. 사무엘 2011/11/28 14:12 # M/D Reply Permalink

    “왼쪽 눈 시력이 엄청 떨어져 있으면 어떡하지? 한 0.7~0.8은 나오려나?” 싶었는데
    건강 검진을 받아 보니 이게 웬일, 왼쪽 눈으로도 시력 검사표의 꽤 아랫부분까지 여전히 또렷이 잘 보였다.
    올해도,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시력은 1.0, 1.2. 無안경 기록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비만까지는 아니고 약간의 과체중. 하지만 혈압이(최고혈압 140 상회) 좀 높게 나왔고, 구강 검진에서는 사랑니 발치 권고를 받았...다(oh my god..!).

    1. 백성 2011/11/28 14:22 # M/D Permalink

      전 오른쪽 눈이 안 좋은데(시력은 1.0 밑이고.. 1m 근방 물체부터가 잘 안 보임).. 왼쪽 눈 덕분에 그나마 이 시력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지요.

      과체중(및 비만)은 모든 운동을 혐오하는 은둔형 덕후들의 최대의 적. 저도 안그런 것 같지만 뱃살/볼살이 꽤 많이 나온 상태입니다. (차라리 운동 중독에라도 걸렸으면 하... 읭?)

      ※Oh my gosh가 옳은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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