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망했어요
사례 1: USB 플래시 메모리를 ‘안전하게 제거’하지 않고 그냥 뺌 → 어느 날 그걸 꽂으니까 “뭘 스캔해서 수정하시겠습니까?”라고 물음 → 예 → 뭐 오류가 있는 파일 조각을 따로 정리했다고 하는데, 그 후 작업하던 문서 파일이 날아가 버림
사례 2:자기가 작업하던 파일을 인터넷에 올림 → 다른 컴에서 그걸 그대로 엶 (인터넷 임시 파일 디렉터리에서) → 작업을 임시 파일에다 마저 다 해 놓고 저장 → 나중에 그 파일을 찾아보니 없음
이번 학기에 학교에서 주변에 실제로 있었던 낭패 사례이다. 조심하자. 본인이 겪었다는 건 아니고. -_-
PC가 발전하는 걸 도스 시절부터 그 디테일을 쫙 봐 오지 않은 사람이라면 쉽게 저지를 만도 한 실수인 것 같다. 디스크 캐시와 flush의 필요성, 인터넷 임시 파일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니까 말이다.
USB로 연결하는 플래시 메모리의 경우, 평소에 그냥 쑥 제거해도 별 문제가 없는 듯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FAT 구조가 망가졌다고 그러면...;; 정말 사용자들 패닉에 빠뜨리기 딱 좋을 것 같다.
안전하게 제거를 하지 않는 것은 과거에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에 불이 들어와 있는데 디스크를 강제로 꺼내는 것이라든가, 하드디스크를 파킹하지 않는 것만큼이나 위험할 수가 있다.
다만, CD롬은 일단 쓰기가 없는 읽기 전용 매체인 데다가, eject 버튼을 누르면 아무 때나 디스크를 물리적으로 꺼내는 게 아니라 자기가 꺼낼 준비를 다 마치고 나서 eject를 시켜 주기 때문에 다소 예외적인 존재이다.
2. 하드디스크 파킹의 추억
옛날에 컴퓨터에 하드디스크라는 게 처음으로 등장하던 시절엔(도스+윈도우 3.x) 컴퓨터를 끄기 전에 하드디스크 파킹이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절차였다. 파킹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파킹을 하지 않은 채로 나중에 하드디스크가 외부로부터 충격이라도 받았을 때, 헤드가 자기 아래의 디스크 영역을 건드리거나 긁는 게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헤드와 디스크 사이의 간격은 아마 몇 마이크로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 싶다. 하드디스크는 그 당시로서는 그만치 첨단 정밀 기기였던 것이다.
파킹은 하드디스크의 헤드를 디스크가 아닌 다른 안전한 위치로 옮기는 동작을 말하는데, MS 도스 인터럽트를 날려 주면 수행되었다(INT 13, 19h). 286 AT급 이상부터 추가된 명령이다. 도스 시절에 컴퓨터의 C:\Util에 가 보면 park.com/exe는 꼭 한둘씩 있었다.
그런데 이 파킹 유틸리티의 비주얼이라는 게, 오늘날로 치면 마치 화면 보호기의 비주얼만큼이나 아주 잉여스럽게 발달했다.
그냥 파킹만 하면 재미없으니까 좋아하는 볼거리, 미소녀 그림-_- 따위가 뜨는 파킹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것이다.
당시 여러 파킹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본인의 기억에 가장 남는 건 일명 Princess maker 파킹이라고 아래와 같은 소녀 그림이 나오는 프로그램이었다. 어렸을 때는 정말 환상적이기 그지없는 그림이었다.
본인은 도스 시절에 하드웨어 제어 프로그래밍을 경험한 적은 없지만, 그때는 각종 인터럽트 레퍼런스가 지금으로 치면 윈도우 API 레퍼런스나 마찬가지였다. ^^;; 그걸로 마우스를 직접 제어하고, 한글 바이오스가 설치돼 있는지 감지하는 등의 작업을 했는데 오늘날은 다 필요 없어진 셈.
또한, 전원이 끊어지는 순간에 자동으로 파킹이 되는(auto-parking) 하드디스크가 이내 등장하고, 도스에서 윈도우로 PC 환경이 바뀌고, 또 요즘 같은 복잡한 운영체제는 아무 때나 바로 끄면 안 되고 어차피 시스템 종료라는 걸 요구하게 되면서 customized 파킹 프로그램이라는 유행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금은 파킹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화면 보호기도 LCD 모니터가 대세가 되면서 취지가 무색해지긴 했다.
3. 당신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서식 없는 텍스트 작성
컴 초보: 메모장이나 일반 워드 프로세서로 낑낑댐
나: EditPlus나 AcroEdit, <날개셋> 편집기^^ 잘 다룸
전산과 덕후: vim, emacs 등..;;
서식 있는 텍스트
컴 초보: 닥치고 아래아한글
나: 아래아한글이나 워드를 평균 이상으로 그럭저럭 활용
전산과 덕후: TEX이나 그냥 메모장으로 html 코딩..;; 리눅스 용자는 OpenOffice를 쓰기도 함 ㅋㅋㅋ
뭔가 자동화 작업을 반복 수행할 때
컴 초보: 직접 손으로..;; 아니면 프로그램 검색하거나 남에게 부탁
나: 적당한 프로그램이 없으면 그냥 비주얼 C++로 프로그램 자작
전산과 덕후: 파이썬이나 쉘 스크립트
위의 것보다는 더 규모 있고 성능이 중요하고 남에게 실행 파일을 전달해 주는 프로그램을 짠다면?
컴 초보: 그냥 선생이 지정해 준 툴로... 과제만 내고 나면 다 잊어버림
나: 닥치고 비주얼 C++ 짱
전산과 덕후: 커맨드 라인에서 gcc -_-;;
난 소프트웨어 개발자치고는 MS의 종속도가 높으며, 전산과 덕후의 문화를 너무 모른다. -_-;;;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