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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규 노선 버스가 드나드는 대학교

국내의 대학교들은 캠퍼스가 왕창 넓다거나, 기숙사가 없는데 교통이 좀 불편한 곳에 있다거나 하면 통학 버스, 셔틀버스, 내부 순환 버스 같은 것을 자체적으로 굴리곤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학교에서 굴리는 버스 말고 해당 지역의 정규 노선 버스가 마을버스건 지선버스건 캠퍼스 내부까지 들쑤시고 다니는 학교로는 어떤 예가 있을까?

정규 노선 버스가 상시 다니려면 학교 안팎으로 골고루 거리가 일정 규모 이상이고 여객 수요도 받춰 줘야 할 것이다. 쉽게 말해 대도시에 소재한 종합대학 급의 매우 큰 학교라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서울에서는 서울대가 독보적이고 '거의' 유일하다. 55xx 지선과 관악02 마을버스가 다닌다. 얘는 지하철역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도 꽤 멀고, 캠퍼스 자체도 워낙 크기 때문에 셔틀버스와 내부순환의 역할을 겸하는 정규 노선 버스가 당당히 존재한다. 게다가 여기는 학생뿐만 아니라 주말에 관악산 등산객의 수요도 있기 때문에 명분이 더욱 크다.

서울대 말고는 서울 과학기술대가 있다. 얘도 인서울 대학치고는 캠퍼스가 꽤 크며, 노원13 마을버스가 학교 안과 석계 역 사이를 오간다. 원래 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셔틀버스를 운영하다가 접고 마을버스를 교내로 유치한 거라고 한다.

연세대는 캠퍼스 심시티를 어찌 하느냐에 따라 이런 버스를 유치하지 못할 법은 없어 보이지만.. 오히려 백양로 차도를 주차장과 같이 지하로 집어넣어 버렸다. 사실, 지상을 정원과 인도 위주로 단장하는 건 요즘 대학교들의 디자인 추세이기도 하다.

서울 밖에서 노선 버스가 존재하는 대학으로 내가 아는 건 역시 지거국인 충남대(대전)와 부산대(부산), 거기 말고는 조선대(광주) 정도이다. 대구의 지거국인 경북대는 안 그런 듯하다.
충남대 옆의 카이스트는 캠퍼스는 꽤 크지만 종합대는 아니고 기숙사가 발달해 있으니 내부 관통 노선 버스 같은 건 없다. 그 대신 학부 기숙사와 기계공학동 사이에 택시들이 잔뜩 들어와서 대기해 있긴 했다. 비싼 택시를 안 탈 거면 그냥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야 했다.

뭔가 마을버스 하나라도 캠퍼스 안까지 들어가는 대학을 다니면.. 사람들로 바글바글 북적거리고 내가 뭔가 고등학교가 아닌 대학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

2. 성남시 수정구

서울의 수서 이남으로 지방도 23호선을 따라 남쪽으로 쭉 가면, 동쪽으로(진행 방향 기준 왼쪽) 서울 공항과 15비행단 공군 부대 부지를 길게 지난다(심곡동, 고등동). 거기서 더 남쪽으로 시흥동 구간에 진입하면.. 금토동과 판교동으로 진입하기 직전에 이번엔 서쪽으로(진행 방향 기준 오른쪽) 뭔가 범상찮은 기관들 근처를 지나게 된다.

  • 세종 연구소: 연구 분야가 외교 쪽인지 대북 안보 쪽인지, 주체 기관이 무엇이며 국영인지 민영인지, 어떤 사람이 취업해서 들어가는지 정체를 영 모를 연구소이다. KDI(한국 개발 연구원) 같은 느낌도 들지만 거기보다는 공신력이나 인지도가 훨씬 낮아 보인다. 설립 배후에 5공 전땅크의 입김이 많이 개입해 있는 듯하며, 아웅산 폭탄 테러 피해자 유족을 지원하는 일도 해 왔댄다.
  • 국가 기록원 나라 기록관 서울 분원: 기록원의 본부는 정부 대전 청사에 있지만 서울· 수도권에도 이렇게 적절하게 으슥한 곳에 보관소가 있다. 프로토스 템플러 아카이브 생각이 나네..
  • 한국 국제 협력단(KOICA): 한때는 여기에 파견 나가는 것으로 병역 특례까지 있었지만, 그 제도는 이미 10여 년 가까이 전에 폐지됐다. 이거 활동이 요즘 취준생들의 스펙 쌓기에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세종 연구소와 이웃집처럼 바로 붙어 있는데, 둘이 어째 교류· 협력 관계이기도 하댄다.

인상적이지 않은가?
과거엔 여기 부근에 원래 한국 도로 공사의 본사가 있기도 했다. 마침 경부 고속도로와도 아주 가까워서 '대왕판교'라고 서울 방면으로만 통하는 도로 공사 전용 나들목까지 있을 정도였다. 그랬는데 걔는 수 년 전에 김천으로 이사를 갔고, 옛 부지는 업무 지구로 전면 재개발되는 중이다.

서울 공항을 포함해 지방도 23호선 주변, 그리고 탄천의 건너편 동쪽으로 서울 지하철 8호선이 지나는 구 시가지가 모두 성남시 '수정구'에 속한다. 하지만 양쪽은 생활권과 분위기가 서로 매우 다르다. 마치 성남시 분당구가 경부 고속도로 동쪽과 서쪽별로 분위기가 매우 다르듯이 말이다.

3. 서울의 중앙 버스 전용 차로

서울에서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큰 길을 꼽자면 아예 자동차 전용 도로인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내부순환로 등이 있다.
그런 길은 대중교통과 보행자의 접근성은 떨어지며, 시내 도로로서 큰 길과는 영역이 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본인이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서울에 현재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개설되어 있는 대로가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이건 자동차 전용 도로 말고 당연히 시내 도로에 해당되는 사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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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을 해 봐도 의외로 최신 자료가 나오는 게 별로 없다. 하지만 대체로 도심을 향해 방사형으로 길이 생겨 있는 게 보인다.
경인국도(국도 46), 지하철 3호선과 비슷한 선형의 통일로, 종로와 천호대로, 구리 방면 망우로(국도 6), 강남의 횡축 강남대로 쪽은 본인이 직접 본 적도 있다.

종로는 동쪽 방면에 버스 전용 차로가 끊기는 구간이 좀 있었는데 그게 아마 1~2년 전인가 공사를 해서 연결을 시켰다.
천호대교는 한강 교량들 중에 중앙 버스 전용 차로가 있는 유일한 물건이지 싶은데.. 개인적으로 이건 좀 삽질인 것 같다. 안 그래도 6차로밖에 안 되던 교량이 너무 좁아졌기 때문이다.

강남은 횡축으로도 차로가 굉장히 많은 대로가 여럿 있어서 중앙 버스 전용 차로를 만들 법도 하지만 아직 딱히 없는 것 같다. 만들게 된다면 지금 같은 화단· 가로수 중앙분리대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종축 중에 동쪽 끝에 있는 영동대로는 중앙이 아니라 구석에 버스 전용 차로가 있다.

4. 서울에서 놀고 있는 땅

서울에 딱히 외곽 그린벨트 지역이 아니면서 출입금지 장벽이나 가림막만 쳐진 채 아직까지 놀고 있는 공터라고 본인이 들은 건 다음과 같다.

  • 동대문구 배봉산 기슭의 전동 초등학교와 래미안 아파트 사이에 자그마한 공터가 있다. 국유지인지 사유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딱히 업무용 건물이 들어설 만한 곳은 아니니 개발된다면 그냥 공원이 들어설 것 같다.
  • 금천구청 역 바로 옆에 있던 군부대 부지는 앞으로 어찌 활용되려나 모르겠다. 인천 공항의 개항으로 인해 김포 공항의 청사 하나가 리모델링되던 무렵에 거기서 영화 <튜브>의 공항 총격전이 촬영됐는데.. 저기 군부대 시설의 해체에 맞춰서 역시 군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미운 오리 새끼>가 촬영되기도 했다.
  • 과거에 거대한 철도차량 공작창이 있던 용산 역 인근의 넓은 부지는 아직도 감감무소식인가 보다. 거기에다 용산 미군 기지가 대거 평택으로 이전하고 나면 용산구는 완전히 환골탈태할 것 같다.
  • 정동에 덕수 초등학교와 구세군 역사 박물관이 있는 곳 일대에도 문화재 보존과 복원을 위해서인지 딱히 개발하지 않고 오랫동안 묶어 놓은 넓은 공터가 있다.
  • 이 분야의 끝판왕은 송현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복궁 동쪽 덕성여중 근처의 넓은 공터이지 싶다. 오랫동안 국유지였다가 1990년대가 돼서야 민간으로 넘어갔으며, 삼성을 거쳐서 현재는 한진 그룹 소유이다. 위치는 엄청 좋지만 고도와 용도 등 규제가 붙은 게 한둘이 아니어서 뭔가 진지하게 크고 아름다운 업무용 건물을 올리는 건 불가능한 계륵 같은 땅이라고 한다.

5. 지리 관련 노래

(1) 우리나라 유행가 중에 뭔가 지리(+역사) 교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의 독보적인 원탑은 "독도는 우리땅"이지 싶다. 그 다음은 개인적으로 "화개장터"를 꼽는다. 저게 아니었으면 영남과 호남 사이에 무슨 강이 있고 뭐가 달려 있는지 일반인들이 알 일이 없었을 테니까..
어째 철도 경전선과 88올림픽 고속도로가 대대적으로 리모델링 된 게 모두 2015~16년 비슷한 시기인 것이 의미심장하다.

(2) 그 밖에 "서울 대전 대구 부산"과 "남행열차"는 주제가 지리 쪽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목만 봐도 철덕의 감성을 마구 자극해서 좋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에만 정차하던 옛 4시간 10분짜리 경부선 새마을호 #1~#4 열차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데 요즘 자동차들은 지름길 고속도로가 많이 뚫린 덕분에 굳이 대전을 경유할 필요가 없어졌다. 여객기야.. 원래부터 지름길 경로도 아닐 뿐더러 각종 보안 연구 시설들이 있는 곳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대전 쪽은 전혀 안중에 없었다.
이제 열차만이 서울-부산을 오가면서 대전을 꼬박꼬박 찍어 주고 있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그리고 공식 용어는 '남행'이라기보다는 '하행'이지..
"남행열차"를 듣거나 부르면 내 머릿속에는 예전에 "손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희 철도를 이용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열차는 목포 행 무궁화호 열차입니다 ..." 이러던 200x년 철도청 시절의 안내방송이 자동 재생된다.
호남고속철까지 개통된 지금의 시점에서는 참 격세지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1/21 08:35 2021/01/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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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이미 언급했던 아이템들도 좀 있지만 도로 철도 항공 몽땅 한데 통틀어서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단선 터널

육상 교통수단에서 단선이란 건 선로를 따라 매우 정교한 신호와 통제가 가능한 철도에서나 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그리고 요즘은 철도도 교통량이 아주 적은 곳이 아니라면 최소한 복선으로 만드는 게 기본이다. 철도가 넘사벽의 접근성을 자랑하는 자동차와 경쟁해서 이기려면 자동차로 도저히 불가능한 고속 대량 수송에 올인해야 하는데, 그건 단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상황이 달랐다. 자동차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고, 도로를 닦는 기술과 자본도 부족하다 보니 도로에 지금 같은 엄격한 상· 하행 구분이나 차량과 보행자의 구분 자체가 별로 돼 있지 않았다. 일제 시대만 해도 경성 시내 도로에 깔끔하게 중앙선과 차선이 그어져 있고 신호등이 설치된 것을 내가 본 기억이 없다. 노면전차 때문에 공중에 전차선들만 어지럽게 늘어서 있었을 뿐..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정말 믿기 어렵지만, 자동차 도로 터널이 겨우 1차로로 만들어진 게 있다. 짤막한 굴다리 수준이 아니라 나름 600m가 넘는 길이이며, 일방통행도 아니고 상· 하행 공용인 게 말이다.
2020년 현재 국내에는 딱 두 곳이 있는데, 하나는 여수의 '마래 터널'(현재는 정확히는 마래 제2 터널로 개칭)이고, 다른 하나는 울릉도의 '통구미 터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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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터널의 입구는 교차로나 횡단보도 따위가 없어서 그냥 직진만 하면 됨에도 불구하고 신호등이 있다. 한쪽에 차량이 진입했으면 맞은편에서는 차량의 진입을 막아야 한다.
자동차 도로가 이렇게 되는 건 보통은 왕복 2차로 도로에서 차로 하나가 사고나 공사 때문에 막혔을 때일 것이다. 이때는 현장의 인부가 일정 주기로 상행과 하행의 통행을 허용하면서 교통을 정리하는 편이다.

그런데 터널이 통째로 1차로인 건.. 무려 1920년대의 여건 하에서 산의 암반을 힘겹게 뚫어서 차로 하나만 개통시킨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해야 했기 때문이다.
마래 터널은 단면이 철도 터널처럼 생겼으며 마침 전라선 구선로(여수 엑스포에 맞춘 복선전철화 이전)도 근처를 지난다. 그러니 마래 터널이 전라선 철도의 진짜 오리지널 구간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도 든다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자동차용 터널 중에 이런 비좁은 물건이 있는 게 흥미롭지 않은가..?
참, 여담이지만 인터넷으로 찾아 본 바에 따르면, 울릉도는 모든 도로가 시멘트로만 포장돼 있고 아스팔트 포장은 없다고 한다. 도로가 처음으로 포장되던 시절에 아스팔트 포장을 위한 중장비를 거기까지 동원하는 건 여러 모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2. 2차로 고속도로

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라는 건 통행료를 내야 이용 가능한 대신, 평면교차가 없고 보행자도 없고 길이 가장 곧고 상태가 좋아서 차가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최고급 도로이다.

요즘은 지방에 국도도 중앙분리대를 갖추고 고속도로 못지않은 고속 주행이 가능한 고퀄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것들도 시내로 들어가면 다시 신호를 받기 시작하며 지속적으로 빠르게 달릴 수 없다.
그리고 상하 구배나 커브가 레알 고속도로보다는 아무래도 더 급격하다. 운동 에너지라는 게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는 만큼, 시속 80 기준 설계와 100/110 기준 설계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그런데 이렇게 도로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고속도로가 겨우 왕복 2차로라면..?? 그 도로는 제대로 추월을 할 수 없으며 사실상 고속도로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역사적으로 왕복 2차로의 열악한 반쪽짜리 고속도로가 존재했으며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 영동 고속도로의 강원도 구간은 20세기까지 아예 국도/고속도로 공용을 표방하는 막장 2차로 산길 형태였다. 그러다가 2001년이 돼서야 지금과 같은 깔끔한 새 길이 완공됐다.
  • 우리나라 최후의 왕복 2차로 고속도로는 잘 알다시피 88 올림픽 고속도로였다. 하지만 2015년에 전구간이 4차로인 대구광주 고속도로로 리모델링 됐다.
  • 중앙 고속도로는 나름 장거리 횡축 간선인 주제에 2차로 형태로 건설되고 있다가 뒤늦게 4차로로 다시 만들어졌다.

그래서 2020년 현재, 우리나라는 수십 km 이상 간선 고속도로 중에 2차로짜리는 완전히 전멸했다. 그나마 남아 있는 건 제2경인 고속도로에서 인천대교로 이어지는 학익-옥련 사이의 아주 짤막한 구간, 그리고 151번 고속도로의 말단인 동서천 IC-동서천 JC 구간이다. 간선이 아니라 고속도로 연결선에 가까운 자동차 전용 도로일 뿐인데.. 법적인 이점을 얻기 위해서 명목상 고속도로라고 등재해 놓은 듯하다.

어떤 도로가 고속도로라면 한국 도로 공사 관할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해당 지자체의 관할이 된다. (경부 고속도로 vs 양재IC 이북의 경부 간선 도로의 차이처럼..)
그리고 고속도로의 주변 부지는 다른 도로의 주변에 비해 개발 제약이 더 심하기 때문에 지금 미리 고속도로라고 찜해 놓는 게 나중에 이 도로를 확장하는 데 더 유리하게 된다.

3. 철도

(1) 신호(재래식 통표 폐색): 정선선의 끄트머리인 정선-아우라지가 최후의 보루이다. 정선선은 20여 년 전에 비둘기호의 최후의 보루였는데 이제는 통표 폐색 방식을 마지막까지 간수하고 있나 보다.
여기 말고 전라선 모 구간에서 2000년대까지 아직 통표가 쓰이는 곳이 있었다고 하지만.. 복선 전철화가 모두 완료되면서 옛날 이야기가 됐다. 호남선은 주요역 위주로 호남고속선이 새로 깔렸지만 전라선은 본선 자체가 준고속선으로 개량됐다는 차이가 있다.

(2) 오르막 급경사(인클라인/스위치백): 영동선 통리-심포리 구간이 전국 유일의 스위치백 구간으로 잘 알려져 있었으나, 이미 2012년에 루프식 터널(솔안 터널)로 바뀌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전국에 루프식 터널은 내가 알기로 중앙선에 두 곳(치악), 함백선, 그리고 저기 저렇게 총 네 곳 있다.

(3) 기관차 방향 전환: 증기 기관차 시절의 엄청 옛날 이야기이다만, 그때는 서울에서 출발한 열차들이 대전에서의 정차 시간이 꽤 긴 편이었다. 호남선이 서울 방면과 곧장 연결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호남선과 전라선 열차는 대전에서 기관차를 열차의 뒤쪽으로 바꿔 달아야 했다. 그리고 경부선 열차라 해도 어차피 150km 정도 달린 뒤에는 물 보급이라든가 기관차 상태 관리 때문에 10분이고 20분이고 쉬어 줘야 했다.
대전 역이 우동(가락국수)으로 유명해진 이유가 이 때문인 것은 이미 다들 아실 것이다. 호남선에서 서울 방면으로 곧장 진입 가능해진 것은 1978년에 호남선 북쪽 구간이 복선화된 뒤부터이다.

(4) 나무 침목, 자갈밭과 레일 이음매: 우리가 철도 선로에 대해서 흔히 생각하는 이 모습조차도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갈수록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요즘은 그냥 다 하얀 시멘트인지 콘크리트인지 노반이 침목과 자갈 역할을 다 하고 있다. 교량이고 평지고 터널을 가리지 않고 말이다.
도로는 시멘트 포장과 아스팔트 포장이 장단점이 있어서 현재까지 모두 쓰이고 있지만, 철도는 뭔가 획일화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4. 비행기

(1) 엔진 수: 기술의 발전 덕분에 요즘 여객기는 어지간해서는 쌍발 엔진만으로 다 커버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3발기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보기 힘든 퇴물이 됐으며, 4발기도 2010년대부터 대형 비행기(A380, 747..)들이 몰락하면서 갈수록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2) 앵커리지 중간 기착: 과거에는 비행기의 항속거리가 지금만치 길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국까지(서부· 동부 불문) 직통으로 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미국 본토까지 미묘하게 덜 간 알래스카 앵커리지가 중간 기착 허브로 굉장히 각광을 받았다. 과거의 한국 철도에다 비유하자면 저기가 마치 대전 역의 비행기 버전 같은 지위에 오르기라도 한 것 같은데..
한국-미국 직통 비행이 가능한 보잉 747-400이 1990년대에 등장하면서 앵커리지의 명성은 퇴색하기 시작했다.

(3) 항로 안내: 지금이야 GPS라는 게 자동차와 개인 스마트폰에도 다 들어있어서 지도와 현재 위치 표시 서비스(내비게이션)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제공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여객기에 기장· 부기장에다가 항공기관사와 항법사까지 조종실에 탑승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훗날 항법사가 항공기관사에 흡수되고, 더 나중엔 후자까지 없어짐) 게다가 항로 측정에 착오가 생겨서 적성 국가 영공에 잘못 들어갔다가 여객기가 격추 당한다니... 이것도 지금이야 소설 같은 일이지만 1980년대에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였다.

Posted by 사무엘

2021/01/12 19:35 2021/01/1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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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비행기 수준은 아니지만 지면이나 수면을 약간 떠서 다니는 교통수단이 있다.

1. 지면에서는 자기 부상 열차가 대표적인 예이다. 얘는 분명 육상의 궤도 교통수단이고 차량을 열차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철도의 범주에 드는 물건이 아니다. 당장 차량의 밑에 바퀴가 달려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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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전자기력의 힘으로 아주 미세하게나마(수 cm 남짓) 위로 떠서 달리니 구름 마찰력 따위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조용하고 진동 없고 주행 속도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198, 90년대의 공상 과학 매체에서 진작부터 미래의 교통수단이라고 주목 받아 왔다.

하지만 기존 철도와 전혀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선로, 그것도 첨단 기술의 집약체여서 건설비도 엄청 많이 깨지는 시설을 수백 km씩 새로 건설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2020년 현재까지도 자기 부상 열차는 장거리 고속 간선이 아니라 단거리 중저속 도시철도 경전철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국내의 경우 대전 엑스포 공원과 인천 공항의 자기 부상 열차가 대표적인 예이다. 중국에는 상하이 시내와 푸동 국제 공항을 잇는 공항 철도가 어째 자기 부상 고속철 형태이다.

다음으로 일본의 츄오 신칸센이 2020년 현재 세계 최초의 유일한 장거리 간선 + 초전도 기반의 자기 부상 열차를 표방하며 건설 중이다. 시속 200km짜리 고속철에 이어 시속 600짜리 자기 부상까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은 놀라운 일이겠지만, 요즘 세계의 경제 시국을 감안하면 저건 경제 대국 일본의 입장에서도 꽤 버거운 과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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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부상 열차의 동력원은 linear motor라고 부르는 선형 전동기이다. 하지만 얘 자체는 부상식이 아닌 철차륜 접지식 철도에도 적용 가능하다. 용인 경전철이 ‘선형 전동기’라는 말을 국내에 거의 처음으로 선보인 사례이다.

요즘 자동차가 휘발유에서 전기 같은 대체 에너지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면, 철도는 전철은 진작부터 따 놓은 당상이니, 다음으로 기존 열차의 틀을 깨고 공기 저항이나 구름 마찰력을 차원이 다른 방법으로 극복해서 초고속을 실현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철도가 아음속기의 속도를 따라잡을 때쯤이면 비행기는 초음속기가 다시 실용화되지 않을지?

2. 다음으로 수면에서는.. 위그선과 수중익선, 공기부양정(호버크래프트)이 있다.

(1) 먼저 위그선은 생긴 것부터가 날개가 달린 게 경비행기 내지 헬리콥터.. 어쨌든 비행기를 짬뽕한 것처럼 생겼으며, 수면 위를 수~수십 m 정도 뜰 수 있다. 덕분에 속도도 시속 수백 km에 달하고 매우 빠르다. 배멀미가 없는 것은 덤.. 그 대신 얘는 평범한 배를 운전하는 감과 노하우만으로는 제대로 조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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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좀 더 발전시켜서 아예 비행정이나 수상기를 만들면 되지 이런 어중간한 물건은 왜 만들까? 위그선은 비행기와의 차이가 무엇일까?
위그선은 아무래도 완전한 비행기보다는 연비가 훨씬 더 좋으며, 조종 난이도도 비행기만치 높지는 않다. 그러면서 비행기의 장점을 바다 위에서 저렴하게 얻을 수 있다. 참고로 위그선은 초저공 비행 중에 날개가 공기를 아래로 누르면서 발생하는 '지면 효과'로부터 생성된 양력을 활용해서 뜬다.

다만, 위그선은 굉장히 빠르게 날아가는 도중에 아래의 파도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양력 비행이란 건 어떤 형태로든 밀도가 낮은 공기 중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공기보다 훨씬 무거운 물이 기체에 부딪혀서 좋을 건 하나도 없다. 금세 자세가 흐트러지고 속력을 잃고 양력도 잃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나쁜 상황이 발생한다.

위그선은 선박의 경제성과 비행기의 속도를 적당히 절충한 교통수단으로서 나쁘지 않지만.. 전문적인 선박이나 비행기의 틈새를 뚫고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할 만치 획기적으로 뛰어난 물건은 아니어서 그냥 마이너한 특수 목적 교통수단의 영역에 머물고 있다. 이걸 타고 굳이 태평양이나 대서양을 건널 필요는 없으니까.. 단지 포항이나 울진에서 울릉도 정도를 갈 때, 인천이나 안산에서 백령도 연평도 정도를 빨리 가고 싶을 때 비싼 헬기를 띄우느니 이런 물건이 가성비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위그선은 비행기와 선박 사이의 정체성이 무척 모호한 물건인데,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물론 선박이다. 법적으로 수면 위에서 고도 150m 이하로만 떠 다니는 것들은 다 선박이고 그 이상부터가 비행기라고 한다. 비행기가 이륙을 성공한 것으로 간주되는 최소 높이가 35피트(약 10.7m), 국내에서 사전 신고 없이 경량 드론을 띄울 수 있는 최대 고도가 150m이다가 최근에 최대 300m로 완화됐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기체 반경 600m 이내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의 옥상 높이에서 추가적으로 이 높이까지)

(2) 다음으로 수중익선은 선체 아래에 U자 모양의 둥그런 '날개'가 달렸다. 주행을 시작하면 이게 물 속에서 양력을 받아서 선체를 위로 수 m 남짓 띄운다. 양력을 공기 중에서 얻는 게 아님을 유의할 것. 날개(수중익) 부위는 여전히 물에 잠겨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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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배도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워낙 압도적으로 더 높기 때문에 비행기처럼 크게 돌출되지도 않은 저 작은 날개만으로도 그 무거운 선체를 띄울 수 있다고 한다.
수중익선은 모든 부위가 공중에 뜨는 위그선보다야 느리다. 하지만 위그선보다 더 대형화가 가능하고, 같은 출력으로 일반 선박보다 더 빠르고 편안한(= 배멀미 없는) 운항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중익선은 저렇게 떴을 때는 물이 양력의 매체 역할만 하지 스크루를 돌려서 동력을 전하는 매체 역할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워터제트 엔진을 따로 장착해서 물을 뒤로 뿜어서 나아간다.

(3) 끝으로, 공기부양정은 마치 호치키스처럼 본명보다도 호버크래프트라는 제조사의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는데..
얘는 날개가 없고 딱히 항공역학적인 디자인이 아니다. 하체가 공기 쿠션으로 둘러져 있고, 그 공간에다 압축 공기를 불어넣어서 그 공기의 압력으로 뜬다. (양력이 아니라 추력...) 딱 자기 부상 열차가 뜨는 만치만(cm 단위..) 간신히 뜨기 때문에 공중부양(?)을 한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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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얘는 위그선보다야 훨씬 더 크게 만들어서 많은 사람과 짐을 실을 수 있으며, 물 없는 바닥 위에서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다. 일반 선박들은 바닥이 지면과 닿으면 곧바로 긁히고 좌초하는 반면, 얘는 그런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중부양정은 험한 지형의 바닷가에 상륙 작전을 펼치는 군사 용도로 매우 적합하다. 물의 저항을 덜 받는 덕분에 일반 선박보다 훨씬 더 빠를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내륙 깊숙히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속도는 비행기만치 빠르지는 못해도 승용차 정도는 나온다.

공기부양정은 일반 선박처럼 물에 잠긴 형태의 스크루가 달려 있지 않으며, 옛날 증기선 같은 외륜도 없다. 뒤에 달린 프로펠러가 선체 상부의 공기를 뒤로 내뿜어서 나아간다는 게 특징이다. 물이 아니라 공기를 뒤로 밀어낸다.
사실, 비행기도 프로펠러를 뒤에다 장착해서 추진하고 뜨는 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단지, 이륙하면서 기수가 위로 들릴 때 뒤의 프로펠러가 땅에 닿을 위험이 크기 때문에 안 할 뿐...

모든 교통수단은 이것저것 겸용으로 만들면 효율이 매우 떨어지고 생산 비용도 비싸진다. 공기부양정 역시 예외가 아닌지라 일반 선박보다 수송량 대비 매우 비싸고 연비도 낮고 엔진 소리가 시끄럽다. 그렇기 때문에 잠수함처럼 민간이 아닌 군용으로 주로 쓰이고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0/12/28 08:35 2020/12/28 08:35

항공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꼭 볼 만한 명작 영화로는
Flight 93 (2006), 그리고 Sully (2016)가 있다. 실제 사건으로나 영화의 작품성으로나 모두 탁월하다.

1.
전자는 2001년 9 11 테러 당시에 테러리스트에게 피랍된 유나이티드 항공 93편(미국 국내선, 보잉 757-222) 여객기 내부에서 벌어졌던 일을 다룬다. 9 11 테러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항공 보안 규정은 지금보다 훨씬 더 널널했다.

사건은 빨간 머리띠를 두른 테러리스트들이 갑자기 승무원들을 제압하고 조종실로 난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중에는 승객들이 힘을 합쳐 기내식 카트로 박치기를 해서 조종실 문을 부수기는 하지만.. 이미 조종간을 잡고 있던 테러리스트가 이판사판 동귀어진 차원에서 비행기를 평지로 추락시켜 버렸다.
추락 충격이 얼마나 컸으면 영화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커다란 버섯구름이 피어오르면서 기체는 형체도 없이 박살났다. 그리고 전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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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승객들의 영웅적이고 숭고한 저항 덕분에 이 사건은 저 비행기만 혼자 추락하는 걸로 끝날 수 있었다. 테러리스트들을 그대로 놔 뒀으면 쟤는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이나 국회의사당에다 꼬라박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때 미처 무장을 못 하고 긴급 출격했던 미군 F-16 전투기 2기는 얘와 몸으로 충돌할 각오까지 했었다고 한다.
이 기체가 추락한 지점에는 현재 Tower of Voices라는 이름의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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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편, 후자는 2009년 1월,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US 에어웨이즈 1549편(미국 국내선, 에어버스 A320-214)의 불시착 사고를 다룬다. ‘설리’는 당시 여객기 기장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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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체는 이륙한 지 얼마 못 가 새떼들과 제대로 충돌한 덕분에 좌우 엔진이 몽땅 망가지고 시동이 꺼져 버렸다. 새가 기체와 단순히 부딪힌 정도를 넘어 엔진으로 빨려들어갔기 때문이다. 공기만 들어와야 하는 엔진 내부에 크고 무거운 생명체 이물질이 들어갔으니 뭐..
기체는 순식간에 글라이더로 전락하고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기장이 얼마나 적절한 상황 판단으로 강에 잘 불시작해서 승객들을 전원 구출했는지는.. 직접 보면 알 수 있다. 공포의 GPWS 경보음을 “웽웽~ pull up!” 단계까지 듣고도 멀쩡히 살아남은 여객기 기장은 세계적으로도 드물지 싶다.

영화에서는 NTSB 조사관들이 저런 영웅 기장을 과실 있는 가해자인 것처럼 막 의심하고, 그때 비행기를 꼭 이렇게 처박았어야 했냐는 식으로.. 검사가 피의자 심문하듯이 거칠게 몰아세우는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 사고 조사 때는 그렇지 않았다. 도저히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것이 명백했기 때문에 딱히 빡세게 조사할 것도 없었다. 오히려 기장 당사자가 영화에서 상대측 조사관들이 너무 악의적으로 묘사됐다고 이의를 제기했을 정도였다.

3.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도 1971년 1월, 대한항공 포커 27기 납북 미수 사건 정도면 충분히 영화로 만들 만한 스토리였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납북 미수라고는 하지만 이건 진짜 북괴 간첩은 아니고 그냥 중2병 또라이의 단독 범행이었다. (대공 용의점 없음) 그렇지만 피의자가 진짜 폭발물을 소지하고 있었고 여객기를 진짜로 이북으로 보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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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승무원들은 매우 적절하게 잘 대처했다. 기내에 탑승 중이었던 보안관이 놀라운 실력으로 테러리스트를 사살했으며, 결정적으로 놈이 기폭시킨 폭탄은 전 명세 부기장이 자기 몸으로 덮어서 폭발을 상쇄했다. 그리고 그분은 순직.. 기체는 다행히 바닷가에 잘 불시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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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강 재구 소령의 비행기 버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시절에 강 소령 전기 영화(1966)도 나오고, 공군의 활약을 다룬 빨간 마후라(1964)도 나왔는데.. 저 일화가 잊혀져 가고 있는 건 아쉬운 일이다.
또한, 보안관이야 1969년 말 YS-11기 납북 사건의 교훈 때문에 도입된 것이지만 그 당시에 소지품 보안 검색은 저런 사제 폭탄의 반입을 허용했을 정도로 여전히 허술했던가 보다.

Posted by 사무엘

2020/10/31 19:34 2020/10/3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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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여 년 전, 찰스 린드버그의 대서양 무착륙 횡단

요즘 An-2니 세스나 172니 하는 경비행기들은 항속거리가 대체로 1000km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찰스 린드버그는 무려 1927년에 겨우 20대 중반의 나이로 직접 마개조한 붕붕이 경비행기를 조종해서 대서양을 무착륙 직통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참고로 뉴욕에서 파리까지는 직선 최단거리만으로도 무려 5800km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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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속 300km 정도 될까..? 딱 KTX 열차의 주행 속도로 나아가는 비행기를 꼬박 33시간 동안 혼자서 한숨도 안 자고 조종했다. 한 순간도 조종간을 놓지 않고, 밥도 안 먹고 용변도 그냥 제자리에서 해결하면서 근성으로 날아갔다.. (☞ 관련 자료)

그는 1920년대 기술로 만들어진 가냘픈 경비행기로 초장거리 무착륙 비행을 하기 위해, 닥치고 기체의 무게를 줄이고 연료를 무조건 많이 꽉꽉 채워넣고, 기계 시스템을 최대한 '신뢰성' 있게 꾸미는 데 목숨을 걸었다.
그래서 일체의 편의장비를 제거했다. 엔진은 단발로 편성하고, 교대 운전도 포기하고 자기 혼자 타고, 고도계 속도계 오토파일럿, 무전기, 전등, 비상 탈출용 낙하산 전부 없앴다..;;; 그리고 자기 자신도 경마 기수 수준으로 살 빼고 체중을 줄였다.

아문센이 1910년대 기술로 남극점까지 갔다가 살아서 돌아오기 위해 체면 따위 마다하고 개썰매와 개고기까지 적극 활용했으며, 1940년대에 둘리틀 특공대가 항공모함에서 함재기가 아닌 뚱뚱한 육군 폭격기를 이륙시키기 위해 이것저것 다 떼어내고 눈물겨운 최적화를 한 것과 같은 급의 노력을 한 것이다.

그 결과 린드버그는 파리에 잘 도착했다. 환영 인파들에게 간단히 답례를 한 뒤, 그는 그대로 탈진했다. 다 때려치우고 곧장 근처 호텔에 가서 방 잡고 잠부터 잤다. 비행 시간만 33시간 반이고, 자기 자신은 거의 50시간이 넘게 잠을 안 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으로 귀환할 때는 비행기째로 미군 항공모함에다 싣고 그냥 배 타고 돌아왔다고 한다;;)

1920년대엔 한국인 중에도 안 창남, 신 용욱 등의 비행기 조종사가 최초로 등장하긴 했다. 하지만 동양에서 이제 막 파일럿이 배출될 정도이면 서양에서는 더 앞서가서 저런 엄청난 똘끼를 발산한 사람이 나온 셈이다.
무모하고 위험한 짓을 한 대신, 그는 지금 같은 복잡한 비행 계획 신고, 관제 교신에 착륙료, 영공 통과료 지불 따위 없이 아무도 없고 아무의 통제도 받지 않던 하늘을 최초로 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무한한 자유를 경험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저 양반은 파리에 도착해서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착륙 지점을 찾는 심정이 어땠을까? 아폴로 우주선이 처음 보는 달 표면 지형을 내려다보면서 착륙 지점을 찾는 것과 비슷했지 싶다~!

2. 20세기 전반과 후반의 비행기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아직..

(1) 로켓 엔진이 없었고 미사일이라는 것도 없었다. 그래서..
태평양 전쟁에서 전함을 격침시키기 위해 가냘픈 함재기들이 폭탄을 싣고 직접 날아가서 급강하 폭격을 하거나.. 해수면 근처까지 하강해서 어뢰를 떨궈야 했다.
지금으로서는 정말 상상하기 힘든 원시적이고 위험천만한 기동이지만, 그 시절엔 통상적인 해전이 항공모함 함재기 교전으로 바뀐 것만 해도 공상과학 느낌이 들 정도로 첨단 기술이었을 것이다.

미사일이 없으니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 폭탄도 미군의 폭격기가 현장까지 친히 찾아가서 떨구고 갔다. 버튼 하나 누르면 자동으로 핵 미사일이 발사되는 것 따위는 그때 없었다.

그리고 지상이나 수면의 목표물이니까 위력이 강한 폭탄이지, 높이가 자신과 대등한 비행기끼리는 여전히 기총사격에 의존해야 했다. 그래도 옛날에는 이것만으로도 공중전을 벌여서 적기를 잡았다. 일본의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만 해도 항공 이동 중에 미군의 습격을 받았으며, 기관총에 벌집이 돼서 전사했다.

(2) 사실은 아직 제트 엔진도 없었다. 독일에서 말기에 간신히 개발에 성공해서 잠깐 투입했던 물건을 제외하면 이때 활약했던 모든 비행기들은 아직 피스톤 왕복 엔진 기반의 붕붕이였으며 프로펠러기였다.

그리고 초음속 비행이라는 것도 전무했다. 그런 것들은 다 종전 후에 등장하고 가능해졌다. 그로부터 몇 년 되지도 않아 6· 25 사변 때 곧바로 P-80 같은 미군 최초의 신형 고성능 제트 전투기가 나타났으니.. 그 시절 사람들이 ‘쌕쌕이’라고 부르며 신기해할 만도 했다.

비행기에서 제트 엔진의 등장은 열차가 증기 기관차에서 디젤이나 전기 기관차로 바뀐 것만큼이나 큰 혁신이었다. 등장 시기도 서로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열차가 좀 더 먼저) 20세기 중반 정도로 비슷한 편이다.

오늘날은 비행기고 배고 미사일이면 다 끝나는 것 같다. 그리고 전투기들이 너무 강해지는 바람에 오히려 2차 대전 시절 같은 툭탁툭탁 공중전이 벌어질 여지가 없어진 감이 있다.

3. 이스라엘의 일란 & 아사프 라몬 국제공항

바로 1년 반쯤 전, 2019년 1월에는 이스라엘의 남부에서 '일란 & 아사프 라몬 국제공항'이라는 커다란 공항이 개항했다. 넓은 땅을 찾다 보니 간척지나 인공섬이 아닌 더운 사막에 최첨단 기술을 동원하여 공항이 지어졌다.

이 공항은 명칭에 한 사람도 아니고 두 사람의 이름이 부여된 게 인상적이다. 저건 친형제나 부부의 이름이 아니라 부자(아버지 아들)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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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란 라몬은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이스라엘이 배출한 최초의 우주비행사였으나.. 2003년, 컬럼비아 호 우주왕복선 공중분해 사고 때 순직했다. 이때는 이스라엘 전국민이 슬퍼하면서 추모하고 난리가 났다.
다음으로 아들인 아사프 라몬은 부친을 따라 공군 조종사의 길을 갔는데.. F-16 훈련 비행을 하던 중 추락 사고를 당해 2009년, 겨우 20대 초반의 나이에 순직했다.

부자가 나란히 나라를 대표해서 항공우주와 관련된 일을 하다가 순직했으니 이들의 이름은 공항의 이름으로 매우 적절하게 쓰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라몬(Ramon)'이라는 명칭은 비록 어원은 전혀 다르겠지만 필리핀의 옛 대통령도 떠오르게 한다. 라몬 막사이사이.
매우 공교롭게도 이 사람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순직했고, 공항 이름에 쓰여도 될 정도로 훌륭한 인물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드골 국제공항, 케네디 국제공항..)

세상에 재임 중에 비행기 추락 사고로 죽은 국가 원수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되겠다 궁금했는데.. 찾아 보니 생각보다 많다. (☞ 링크) 위키백과가 별 걸 다 정리해 놨다.;;

4. 보잉 사

보잉 사는 초창기엔 지금 록히드 마틴이 그러는 것처럼 방산업체로서 군용기의 인지도가 더 높은 기업이었으며, 먼 옛날엔 심지어 선박도 만들었다.

그러다가 20세기 후반에 여객기 제조의 넘사벽 명가로 잘 자리잡은 데에는 경영자가 비행기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게 크게 기여했다. IT 업체에다 비유하자면 처음엔 SI 외주 개발이나 정부 과제만으로 먹고 살다가.. 온라인 게임 하나 자체 개발해서 초대박을 터뜨린 것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격이다. 닥치고 비행기를 만들기만 한 게 다가 아니다.

군용기를 만들던 노하우를 살려서 명작 707로 숨통을 튼 뒤, 삼발기 시절에 727, 그리고 대형 점보 여객기가 각광받을 때 747, 적당히 작은 중거리용으로 737, 나중에 여객기의 트렌드가 2발기로 다운사이징 될 때 777로 시장을 적절히 잘 공략했다.

옛날에 초음속 여객기라는 도박이 시도되던 시절에는.. 같이 개발하던 747을 언제든지 화물기로 개조할 수 있게 대비를 잊지 않았다. 그러다가 주판알을 튕겨 보니 초음속기는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는 게 명백해지자, 개발을 깔끔하게 포기하고 손 뗐다.

콩코드를 굴리던 영국과 프랑스는 비록 체면과 명성은 얻었지만, 기체를 처음 예상한 것만치 다 생산하지도 못하고 적자 때문에 많이 고생해야 했다.
그 반면 아음속기 747은 1970년대에 여객과 화물에서 모두 흥행 대박을 냈다. 석유 파동 시국에 경제적인 아음속기가 옳은 선택이었음이 더 명백해졌다.

훗날 유럽의 에어버스는 보잉 747보다 더 큰 A380을 내놓으면서 크기면에서 747을 추월했다.
하지만 21세기는 초대형 여객기, 더 나아가 4발기의 시대 자체가 저물고 있었다. 결국 A380도 콩코드와는 다른 이유로 인해 처음 예상 분량만치 생산을 못 하고 단종되게 됐다.
보잉 사는 오랜 역사에 비해 이런 식으로 시대를 잘못 읽은 삽질이 별로 없이 경영을 잘 해 왔다.

Posted by 사무엘

2020/10/17 19:35 2020/10/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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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속도로 톨비

우리가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늘 지불하는 통행료, 일명 톨비라는 건 생각보다 다양한 변수를 감안해서 복잡한 방식으로 산출된다.
가장 간단하게는 “기본 요금 + 주행 거리 * 임률”이며, 임률이 경차 포함 6종의 차종별로 차이가 있는 것까지는 다들 아실 것이다. 민자 고속도로는 여기에 부가세가 추가되어서 살짝 더 비싸진다.

그런데 이 표준 임률은 4차로(편도 2차로)짜리 고속도로 기준이다. 2차로 고속도로에서는 임률이 절반(50%)으로 할인되고, 반대로 6차로 이상의 넓은 고속도로에서는 20% 할증이 붙는다. 이런 제도도 있었다니.. 과거에 열악하던 88 올림픽 고속도로가 통행료를 반값만 받았던 건 단순 예외적인 특례가 아니라 매뉴얼 상의 규정이었다.

물론 오늘날은 2차로 고속도로는 모두들 확장되고 개량되어 사실상 전멸했으며, 1992년 이래로 국내에 새로 건설하는 고속도로는 무조건 4차로 이상의 규모로 만들고 있다.
그러니 2차로 고속도로의 50% 할인 규정은 마치 삼륜차 운전 면허처럼 비현실적인 사문이 됐다. 오늘날 실질적으로 50% 할인을 받고 있는 건 경차이다. 6종 경차의 임률은 1종 소형차의 절반이기 때문이다.

톨비는 여기에다가..

  1. 1~3종 차량(초대형 차량만 아니면 다~)에 한해서 출퇴근 시간대 할인,
  2. 사업용 화물차는 반대로 심야 시간대 할인이 적용된다. 대형 트럭 기사들이 톨비를 할인받으려고 무리해서 밤 시간대를 골라서 다니는 게 이 때문이다.
  3. 소형차는 주말과 공휴일에는 또 반대로 소폭이나마 할증되기도 한다.
  4. 끝으로, 차량이 아니라 사람을 근거로 할인해 주는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할인도 있다. 이 분야로 등급이 높으면 톨비가 아예 완전히 면제되기도 한다.

지난 2014년인가 15년부터는 설과 추석 연휴 3일 동안은 아예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에서 모든 운전자를 대상으로 톨비가 면제되기 시작했다. 그 전에 무슨 임시 공휴일 때도 잠깐 면제된 적이 있었지만 그건 일회성 이벤트였고, 명절 면제는 관행이 됐다.

생각보다 변수가 굉장히 많지 않은가?
아 참, 폐쇄식 말고 개방식 구간도 있다는 걸 깜빡했다. 개방식은 차들의 실제 주행 구간을 알 수가 없는데 그럼 전국의 모든 개방식 고속도로 톨게이트는 차종별로 고정된 액수의 통행료를 징수하는지?
자동차 내비에서 경로 계산과 동시에 예상 톨비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건 매우 까다로우며, 도로 공사로부터 공인 API/SDK 같은 거라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하철의 운임이 비현실적으로 환승을 자주 하더라도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단 거리를 가정하고 산정되듯, 고속도로 톨비도 출발 IC와 도착 IC 사이에 여러 경로가 존재 가능하다면 이론적으로 가능한 가장 저렴한 구간을 가정하고 톨비가 산정될 것이다.

2.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 요금제

오늘날 서울과 수도권에서 시외버스 아래 등급의 버스들, 그리고 일반열차 아래 등급의 광역전철과 지하철들은 통합 환승 할인 요금제를 적용받고 있다. 승객은 이용한 교통수단들 중 가장 비싼 것의 기본요금(마을버스 < 시내버스 < 지하철 < 좌석버스 < 광역버스..)부터 시작해서 나머지 추가 요금을 내게 되는데, 추가 요금은 이용한 거리에 비례한다.

대부분의 경우 10km 거리까지가 기본 요금이고, 그 뒤 5km당 100원씩 올라가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전철에는 버스에 없는 다음과 같은 바리에이션이 존재한다.

  • 총 이용거리가 50km (기본 10km + 40km, 800원 추가)를 초과하면 이후 거리부터는 8km당 100원으로 임률이 저렴해진다.
  • 단, 서울· 인천· 경기도 구간과 그 바깥 구간을 연속해서 이용하는 경우, 전자의 구간에 대해서만 위의 임률이 적용된다. 충청도(경부선 천안..)나 강원도(경춘선 춘천..) 구간은 무조건 4km당 100원으로 비싸게 계산된다.
  • 공항 철도는 역시 영종대교를 건너는 구간이 제일 비싸다. 10km까지는 900원 고정이지만 그 뒤부터는 1km당 130원으로 폭증한다.
  • 용인과 의정부에 있는 경전철들은 기본요금이 2, 300원 남짓 추가되는 것 말고 임률이 바뀌는 건 없다.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방식이 기존 기본요금 + alpha인지, 아니면 max(기존 기본요금, 경전철 기본요금)인지는 잘 모르겠다.
  • 신분당선은 1차 개통 구간인 강남-정자, 2차 개통 구간인 정자-광교로 구분해서 둘중 한 구간만 이용하면 기본요금 1000원 추가, 모두 이용하면 1300원 추가이다. 물론 거리비례 요금은 별도로.. 2차 구간이 개통했던 직후에는 요금 계산 방식이 더 복잡했고 서울-경기도 경계 구분을 했었지 싶은데.. 저건 그나마 간소화된 형태이다.
  • 경춘선 ITX 청춘, 공항철도 직통열차는 동일 승강장에서 운임 체계가 다른 별도의 좌석형 일반열차를 굴리는 예이다. 누리로는 동일 승강장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좀 애매하고..

고속도로와 철도 모두 민자 구간이 등장하면서 요금을 따로 정산할 필요가 생겨서 시스템이 이렇게 복잡해져 있다.

  • 버스/전철 공통 적용: 조조할인
  • 버스: 아무리 장거리여도 추가요금이 기본요금보다 더 많이 발생하지는 않게 보정, 1회 비환승은 기본요금으로만(서울 한정), 다인승
  • 전철: 최단거리 이용 추정 원칙, 운영구간별 요금 정산, 노인 무임

3. 제한 시간

고속도로는 통행료만 지불한다고 다가 아니고.. 회당 체류 시간이 제한돼 있다.
서울 지하철이 5시간 제한이 있듯이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제한 시간은 24시간이다. 즉, 진입한 지 하루 안으로는 출구 IC로 나가 줘야 한다. 시간이 경과되면 고속도로에서 도대체 뭘 했는지를 의심받을 수 있고 추가 요금을 내게 된다.

솔직히 이 좁은 땅에서 한쪽 끝에서 반대편 끝까지 이동한다 해도 자동차로 24시간이 넘게 걸릴 일은 없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건 차로 여러 사람들이 휴게소에서 모인 뒤, 자기 차를 거기에 두고 한두 차량에만 다 모여서 타고 놀러 가서는 며칠 있다가 돌아오는 상황이다. 그러면 그 차들은 고속도로 내부에서 24시간이 넘게 세워져 있게 된다.

글쎄, 이렇게 세워진 차들이 많다면 휴게소에 장기 주차된 차들 때문에 다른 차들이 못 들어와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장기 주차가 가능하다고 정식으로 지정된 휴게소에서 추가 요금이라도 내는 조건으로 이런 걸 허용한다면 운전자와 도로 공사들이 모두 윈윈 하는 전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요즘은 화장실과 편의점 정도만 달랑 있는 '주차장' 휴게소도 있으니 말이다. (졸음 쉼터보다 크고 정규 휴게소보다는 작은..)

쉽게 말해 이런 식으로 장기 주차를 양성화 합법화하는 것이다. 주차 요금이 그 차들이 모두 움직일 때 드는 기름값과 톨비와 타지의 주차 비용보다 더 비쌀 리는 절대 없을 테니..
안 그래도 요즘은 하이패스 기술이 발전하고 휴게소도 중간 회차를 굳이 금지하지 않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추세이지 않은가? 휴게소에다가 차를 장기 주차했다가 중간 회차하는 것은 마치 휴게소를 고속버스 중간 환승지로 이용하는 것만큼이나 새로운 활용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20/06/23 08:36 2020/06/2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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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의 종류

하늘을 날아다니는 유인 비행기는 운영 주체와 비행 목적· 방식에 따라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그룹으로 나뉘는 것 같다.

1. 민항기(여객기+화물기)

항공사에 소속되어 정해진 스케줄대로 승객을 태우고 날아가는 바로 그 물건이다. 비행기들 중 덩치가 가장 크고 일반인들 눈에도 제일 많이 띄니 존재감이 가장 크다. 자동차로 치면 고속버스(여객)나 대형 트럭(화물)에 대응하겠다. 자가용· 사업용을 넘어 가장 어려운 운송용 조종 면허까지 딴 파일럿만이 이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다.

사고가 한번 나면 전세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게 되는 비행기도 바로 여객기이다. (특히 국제선) 일례로 1997년 8월 6일 같은 날에 괌에서 대한 항공 801편 추락 사고와, 여주에서 KF-16 전투기 추락 사고가 났었다. 하지만 후자는 전자에게 완전히 묻히는 바람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2. 군용기

민간 여객기와는 운용 방식이 사뭇 다르다. 그나마 수송기는 단순 민항기와 비슷한 구석이 있지만, 날개가 위쪽에 달렸고 날개 아래에 프로펠러가 있다거나, 선박처럼 뒷문을 개방해서 진출입 램프로도 쓰는 식으로 구조가 차이가 있기도 하다.

전투기는 그 덩치에 겨우 2명밖에 못 타지만 자동차로 치면 탱크의 무장에다 스포츠카의 성능을 갖췄다! 비행기들 중에 속도가 제일 빠르고 제일 과격한 급기동을 할 수 있다. 다만, 훈련을 빌미로 너무 위험한 기동을 하다가 종종 고장· 추락 사고가 난다.

3. 헬리콥터

정· 재계 높으신 분들의 자가용, 또는 병원· 소방서· 방송국· 산림청 등의 기관에서 특수한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민· 군· 관에서 모두 골고루 비슷한 유형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회전익기에다가만 따로 고유한 그룹을 부여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 다만, 얘는 긴급한 인명 구조용으로 쓰이는 대신, 평시 여객용으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육상 교통수단으로 치면 오토바이와 비슷해 보인다. 공중 정지와 수직 이착륙처럼 고정익기로 할 수 없는 기동을 할 수 있지만, 덩치가 매우 작고 항속거리가 짧으며 자세가 더욱 불안한 것도 오토바이를 닮아 있다.
 
4. 나머지 자가용· 개인 사업용이나 교육 실습용 소형 비행기

이런 마이너한 수요를 위해 공항 중에는 일반항공용 FBO(운항 지원 사업자)를 갖춘 곳이 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요즘 생산되는 경비행기는 전투기의 사출 좌석 같은 건 아니어도 비상 낙하산이 있다. 탑승 인원이 워낙 적고 기체가 작고 가볍기도 하니 그런 것까지 챙길 수 있구나 싶다.

지금까지 얘기한 것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분 민항기 군용기 헬리콥터 경비행기
취급 장소 일반 공항 공군 기지 헬리포트/패드 비행장/이착륙장
식별번호 7/8xxx (제트기) ?? 6/9xxx 1/2/5xxx (피스톤/프롭)
자동차 대응 고속버스, 트럭 탱크, 장갑차, 경찰차, 지프 오토바이 승용차

2와 3이야 워낙 독특한 분야이니까 그렇다 치지만, 1과 4는 더 분명한 구분이 필요해 보인다.
단적으로 말해, 프로펠러 경비행기라도 비행기 조종만 하는 것하고, 아예 여객기 조종사가 되는 건 격이 완전히 다르다. 자동차만 해도 그냥 승용차 모는 것하고 아예 고속버스 기사가 되는 건 격이 완전히 다르니 말이다. 항공 쪽 진로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0/03/17 08:36 2020/03/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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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로의 풍경들

세월이 흘러 2019년 가을부터는 번호판의 앞자리가 세 자리(!!)인 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 말고도 당장 아스팔트 길바닥에도 시각적으로 새로운 요소들이 눈에 띄고 있다.

불법 주차를 더욱 강하게 금지하고 계도하기 위해서 요 얼마 전부터는 소방차의 진입에 필요한 크리티컬한 구역 한정으로 길가에 빨간 실선이 도입됐다. 원래는 주황색 실선만으로도 주· 정차 금지인데, 여기는 불법 주차 적발시 더 강하게 처벌할 것이고 차를 세울 생각일랑은 꿈에도 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더 강한 색깔이 도입됐다.

파란색은 버스 전용 차선 또는 고속도로 하이패스 차로를 표시하기 위해 쓰인다. 요즘 초록과 분홍은 고속도로 같은 데서 상· 하행별 진출로 안내를 위해 차선이 아닌 차로에 칠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마치 지하철역 환승띠 같은 느낌이 들고 괜찮다.

자동차 전용 도로에 그런 색깔띠가 있다면, 시내 도로에는 보행자를 주의하라고 횡단보도 부근에 마름모 ◇ 표식이 종종 등장한다. 최근에는 그걸로도 모자라서 지그재그 차선도 거의 같은 용도로 등장해 있다. 어떻게든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서이다.
스쿨존에서는 길바닥뿐만 아니라 자기 차 속도계의 20과 40 사이에 그어진 "빨간 눈금"도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30km/h 이하). 괜히 그어진 게 아니니 말이다.

아울러, 편도 2차로 정도의 좁은 길에서는 아예 교차로에 대각선 횡단보도까지 그려져 있어서 교차로의 모든 방향 차들이 정지하고 모든 방향 신호등이 켜지는 교차로도.. 예전에는 일방통행이나 1차로급 아주 작은 길에서나 가끔 있다가 2010년대쯤부터 더 적극적으로 눈에 띄기 시작했다. 뭐, 보행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는 비효율적일지도 모르겠다.

2. 제2경부, 제2 순환 고속도로

2020년 현재 철도계에 신안산선, 중부내륙선, 동해선, 수인선(아직 건설 중인 잔여 구간) 따위가 개통 예정이라면, 고속도로에는 두 가지 큰 이슈가 있다. 하나는 포천-세종 고속도로(29)이고, 다른 하나는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400)이다.

전자 29의 경우, 한강 이북으로 번듯한 폐쇄식 종축 고속도로가 만들어진 거의 최초의 사례이지 싶다. 기존의 서해안-경부-중부는 서울 시내로 진입하는 선형인 관계로 한강을 건너기 전에 고속도로가 끝나 버리는 반면, 쟤는 서울 시내가 아닌 외곽을 통과하고, 그렇다고 100 같은 순환선도 아니라는 차이가 있다.

지금 한강 강동대교(100 고속도로용)의 서쪽에 건설 중인 교량이 바로 이 고속도로가 사용할 예정인 다리이다. 강을 건너서 남쪽으로 간 뒤에는 서울 강동구와 남한산성을 지하로 통과하게 된다. 여러 모로 대단한 고속도로가 될 것 같다.

한편, 후자 400도 특이한 점이 여럿 있다. 현재 국내에 순환형 고속도로 자체는 서울 수도권 말고 부산 같은 다른 대도시 주변에도 존재하나.. 기존 순환선과 동일한 중심을 기준으로 지름이 더 큰 순환선이 더 생기는 사례는 이게 처음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순환 고속도로인 100은 송파구 끄트머리에서 아주 잠깐 인서울을 경유하기라도 하지만 400은 그런 거 없다. 그리고 100은 개방식이지만 400은 더 멀리 떨어진 관계로 폐쇄식으로 운영된다. 도로의 성격과 분위기가 100과는 사뭇 다를 것 같다.
뭐, 실제로 개통된 구간은 아직은 (1) 인천과 김포의 저 서쪽 끄트머리, (2) 화성-동탄 쪽에 찔끔, 그리고 아직은 너무 짧아서 29의 지선 정도로나 간주되는 (3) 저 북쪽 의정부 근처가 전부이다.

100은 맨 처음에 구리-판교 고속도로라는 타이틀로 시작했는데, 29는 맨 처음에 구리-포천 고속도로로 시작했다는 것 역시 참고할 점이다.

3. 시외· 고속버스와 고속도로의 변화들

  • 언제부턴가 시외버스가 운임이 비정상적으로 굉장히 오른 것 같아서 내막을 살펴보니.. 고속버스에만 존재하던 일반/우등 구분이 이제 시외버스에도 적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 본인이 예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지금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는 경계가 굉장히 모호해지고 구분이 무의미해진 지경에 갔다. 열차가 기존의 '-호'로 끝나는 등급명 구분이 굉장히 문란해진 것만큼이나 이건 피할 수 없는 변화이다. 특별히 역사· 지리적인 사연이 있지 않는 한, 새로 짓는 버스 터미널들은 시외와 고속을 구분 없이 같이 취급하는 게 추세이다.
  • 고속도로가 전국 곳곳에 깔리고 있으니 시외버스도 고속버스처럼 고속화, 직행화, 고급화로 가고 있다. 반대로 고속버스도 휴게소 환승 같은 시스템이 도입되어서 꼭 터미널에서만 타고 내리지는 않는 존재가 됐다.
  • 고속도로의 버스 정류장은 한때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되어서 다들 없어지고 졸음 쉼터로 교체되었지만, 지금은 수도권과(특히 외곽순환) 일부 지역 한정으로는 다시 광역버스 환승 허브로 부활 중이기도 하다.
  • 졸음 쉼터보다는 규모가 크지만 정규 휴게소보다는 시설이 빈약해서 화장실과 편의점 정도만 달랑 있는.. '주차장 휴게소'라는 것도 생겨 있다.

가까운 미래에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는 시스템이 완전히 통합· 합병될 것으로 보인다. 마치 서울 메트로와 도철이 합병한 것처럼 말이다.
이미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시외버스와 달리 고속버스는 운임에 부가세가 붙어 있다. 이건 전국에 고속도로라는 게 경부 등 극소수밖에 없고, 고속도로가 아주 특별한 도로라는 옛날 사고방식에서 유래된 관행이다. 이런 구분도 지금은 전혀 무의미히고 시대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다.

4. 안내방송의 통합

요즘(대략 2010년대 중후반부터) 고속버스와 전철에서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트렌드 중 하나는.. 회사마다 제각각이던 안내방송들이 모조리 하나로 통합됐다는 것이다.

전철의 경우 2000년대까지만 해도 환승역 진입을 알리는 BGM이 코레일, 서울 메트로, 도철이 모두 서로 달랐다. 또한 한국어 및 영어 성우도 전부 달랐다. 그러다가 그 BGM은 언제부턴가 퓨전 국악 '얼씨구야'로 회사를 불문하고 천하 통일이 됐다. 게다가 지난 2017년부터 서울 메트로와 도철이 한데 통합되면서 차이는 더욱 없어졌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졌다.

다만, 코레일의 경우 주요역에서는 영어 방송에 역의 번호까지 명시하고 있으며, 이제 매번 성우를 쓰는 게 아니라 TTS, 일명 보이스웨어를 활용하고 있다. 이런 것이 그나마 코레일 차량과 서울 메트로 차량의 차이점으로 남아 있다.
그러고 보니 시종착역에서의 BGM과 방송도 양 회사가 동일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건 잘 모르겠다. 요 근래엔 시종착역에서 전철을 타 보지를 않아서..;;; 문득 궁금해진다.

한편, 철도 다음으로 고속버스도 금호, 코오롱(과거..), 한진 등 각 회사별로 출발 직후, 휴게소 정차, 도착 직전 등의 이벤트 때 흘러나오는 BGM과 안내방송을 당연히 제각각 따로 다르게 만들었지만.. 이 역시 옛말이 됐다. 지금은 전부 동일해졌다.
다만, 열차 안내방송에서는 종착역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나오는 반면, 고속버스의 안내방송은.. 그냥 "잠시 후 목적지 터미널에 도착하겠습니다"라고.. 아무 행선지에나 적용 가능한 대명사 버전 하나만 만들어 놓고 모든 노선에다 우려먹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내 경험상 육상 교통수단이 아니라 여객기가 TTS나 성우 목소리 없이 기장과 객실 승무원의 라이브 육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들을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도착지의 시각과 날씨, 현재 고도와 비행 속도, 도착 예정 시각, 난기류 발생 따위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0/02/10 19:35 2020/02/1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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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도 복습

인류가 개발한 교통수단들 중에 외형상 가장 철저하게 시스템에 의한 통제를 받으며 돌아가는 교통수단은 철도이다.
철도는 비행기 같은 3차원이 아니고, 선박이나 자동차 같은 2차원도 아니라 오로지 앞 아니면 뒤밖에 진행하지 못하는 1차원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그렇다. 스스로 방향 전환조차 할 수 없고 외부에서 선로를 전환해 줘야 한다.

(덧: 잠수함도 잠항과 부상이 있으니 넓은 의미에서는 3차원이라고 볼 수 있지만.. 공중이 아닌 물 속의 3차원일 뿐인 데다 사실상 군 전용이고, 대중교통의 형태로 운용되는 것은 전무하므로 논외로 하자. 물 속에서는 공기가 없어서 내연기관을 가동할 수 없다!)

철도 차량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파악되고 통제 가능한 '독 안에 든 쥐' 상태로 움직인다. 그리고 조향이라는 차원 하나를 희생한 대신, 일반 자동차를 훨씬 능가하는 수송 능력과 효율, 속도와 승차감과 안전을 얻었다.
"아스팔트 길에서 고무 바퀴 vs 철길에서 철 바퀴"는 동력 효율이 얼마나 차이가 날까? 그리고 도로와 철도에서 무인 자율 주행을 구현하는 기술적 난이도가 서로 얼마나 차이가 날지도 한번 생각해 보자.;;

철도에서는 앞 차와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거나 일정 속도를 벗어나거나, 기관사가 생존을 인증하는 신호에 응답하지 않는 등... 별별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열차는 즉시 제동이 걸리고 멈춰서게 된다.
비행기는 테러리스트에 의해 장악되어 폭주하기 시작하면 전투기가 출격해서 격추시키는 것밖에 달리 통제할 방법이 없는 반면, 철도는 비행기는 물론이고 자동차와도 차원이 다른 안전 시스템을 갖춘 셈이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 보면 열차가 걸핏하면 "앞 차와의 거리 유지" 명목으로 답답할 정도로 서행하거나 심지어 급제동이 걸리는 걸 경험할 수 있는데..
이건 기관사가 자동차 몰듯이 자의로 브레이크를 밟아서 그렇게 된 게 아니다. 차량이 자기가 달리는 선로의 신호 상태를 감지해서 알아서 그렇게 동작한 것이다. 철도는 육안으로 앞 차를 발견한 뒤에야 제동을 걸었다가는 십중팔구 충돌 사고가 나며, 그런 무식하고 원시적인 방식은 현업에서 애초에 쓰이지도 않는다.

철도 차량을 그나마 자동차 운전과 비슷하게 기관사의 자의만으로 조종 가능한 곳은 자동차의 주차장뻘 되는 차량 기지 내부 정도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는 일반인이 절대 출입 금지일 뿐만 아니라, 거기서는 어차피 사람 걷는 속도로밖에 못 밟는다.

이건 증기 기관차가 단선 선로에서 달리던 시절 이래로 열차의 안전이 인간의 오감과 판단력이 아닌 시스템 차원에서 자동으로 보장되는 방법을 연구해 온 엔지니어들의 노력의 산물이다. 어떤 경우에도 한 폐색 구간에 두 열차가 동시에 진입하지 않고, 열차끼리 정면 충돌이나 후미 추돌 사고가 나지 않게 말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고속철의 경우, 지금의 시속 300에서 400~500으로 증속을 하는 것은 차량만 최신 고성능으로 새로 뽑아서 죽어라고 밟는다고 해서 실현 가능하지 않다. 신호· 관제 시스템이라는 소프트웨어 요소까지 싹 다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내가 알기로는 국내 기술만으로 그냥 가능하지 않다. 과거에 재래선에서 열차의 주행 속도를 100에서 150으로 야금야금 올리던 시절과는 상황이 다르다. 철도라는 게 그만치 상상을 초월하게 정교한 시스템인 것이다.

2. 여객기의 항로

육지에 도로와 철도, 바다에 선박의 항로만 있는 게 아니라 하늘에도 지정된 항로라는 게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본인이 3년쯤 전에도 글을 쓴 적이 있다.
여객기들은 목적지 공항을 향해서 무작정 구면기하학에 근거한 직선 지름길 경로로만 가는 게 아니다. 비록 육상 교통수단처럼 산과 강이라는 지형의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다음과 같은 변수들의 영향을 받는다.

  • 제트 기류: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여객기가 갈 때와 올 때 항로가 서로 다른 이유는 이 때문이다.
  • 언제든지 비상 착륙이 가능한 공항까지 일정 거리 이내 유지: 그러니 아무리 지름길 최단거리여도 태평양 정중앙으로 날아가는 여객기는 없다.
  • 비행 금지 구역 회피: 우리나라의 경우 청와대, 원자력 발전소와 원자력 연구원, 군사분계선 부근이다.

지금이 무슨 린드버그가 살던 때처럼 누가 비행기를 인류 최초로 발명해서 아무런 통제도 없는 하늘을 마음대로 누비고 대서양을 횡단하던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너 말고도 하늘을 날 수 있는 기계류는 너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라도 비행 신고를 하고 허가를 받고, 남의 나라라면 영공 통과료 내고 관제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정해진 길로만 가야 하며, 비행 금지 구역 같은 곳에 가서는 안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객선의 항로는 다음과 네이버의 민간 인터넷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친숙하지만 비행 항로 지도는 정말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직업으로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면 접할 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항로들은 나름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하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명칭까지 부여돼 있다. 마치 고속도로나 국도의 번호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서울-부산을 잇는 경부선뻘 되는 항로는 A582이다(중간에 대구 경유). 그리고 동해를 따라 국도 7호선과 비슷한 종축 항로는 V11이며, 미국으로 가기 위해 국토를 횡단하는 항로는 G597이다.

위의 항로를 보니 대도시 중에서 서울 강북, 그리고 대전은 공중에서 여객기를 볼 일이 전혀 없는 지역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구로-금천 일대는 경부선(+경인선) 때문에 열차가 많이 지나갈 뿐만 아니라 비행기도 굉장히 많이 지나가는 곳이다. 안양 부근에서 미국· 일본행과 국내선 여객기들이 분기한다.

3. 항로의 개선, 복선화

(1) 경상남도 끝자락에 있는 사천 공항의 경우, 서울 김포를 최단거리로 잇는 항로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대구와 광주 사이,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 상공이 공군의 군사 훈련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민항기가 비행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김포에서 사천을 가려면 과거에는 아예 제주도로 갈 때처럼 광주를 먼저 찍고 나서 동쪽으로 우회해서 사천으로 가는 삽질을 해야 했다. 시간 낭비 돈 낭비는 당연지사였다. 자동차도 아니고 비행기가 이게 뭔 뻘짓인가..;;

이것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민원이 빗발쳤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이후에는 규제가 완화되고 대구-사천 항로가 개통된 덕분에 광주가 아닌 대구를 경유하는 것으로 동선이 개선되었다.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의 지상에서는 88 올림픽 고속도로가 오랫동안 악명을 떨치다가 결국은 전구간 4차로로 다시 만들어졌는데.. 하늘길에도 오랫동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우여곡절이 있었던 셈이다.

다만, 개선된 항로가 개통된 때는 이미 통영-대전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항공 수요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뒤이니 시기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2) 지난 2012년에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은 트래픽을 자랑하던 서울-제주 항로가 무려 '복선화'했다. 철도에서 서울-부산이 1군이라면, 국내선 항공은 서울-제주가 1군인 셈이다. 그리고 저기가 국내 최초 유일의 복선 항로가 됐다.

물론 비행기들은 단일 항로에서도 고도 차이로 상행과 하행(그리고 국내선과 국제선도)을 구분하기 때문에 단선이 곧 철도의 단선 같은 열악한 환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울-제주는 그것만으로도 부족해서 비행기가 제때 이· 착륙을 못 하고 공항 주변을 돌거나(착륙 허가) 활주로에서 대기하며(이륙 허가) 시간을 왕창 날려야 했다.

결국 여기는 방향별로 항로가 분리됐다. 원래 서울-광주-제주 항로는 B576이었는데, 하행용으로 Y711, 상행용으로 Y722라는 항로가 새로 생겼다.
상선과 하선은 서로 무려 14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제주 방면이 서쪽이므로 개념적으로 우측통행이다.
기존 B576은 다른 용도로 여전히 쓰인다. 상행인 Y722가 B576에 더 가까이 있다.

항로의 복선화는 철도의 복선화처럼 거창한 시설 따위 만들 필요 없이 지도에서 선만 새로 그으면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거 하나 고치는 데도 관련 법을 고치고 관제 시스템을 업데이트 하고 중국 같은 이웃 나라들로부터 동의도 얻는 등 절차가 굉장히 복잡했다고 한다.

(3) 오늘날의 관점에서야 단선 철도는 느리고 불편하고, 자동차가 발달하지 못해서 어차피 철도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던 옛날에나 존재하던 유물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19세기에 영국에서 철도가 완전 처음으로 등장했던 극초창기에는 철도도 단선이 아닌 복선을 기본으로 깔고 달렸다.

왜냐하면 진짜 옛날에는 전신기라는 것도 없어서 역간의 통신조차 아직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선 교행을 구현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술적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으니 열차 운행은 최소한의 안전이 자명하게 보장되는 복선 위주로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폐색 구간 같은 정교한 안전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더 저렴한 단선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마치 자동차도 19세기 말~20세기 초 극초반에는 전기차가 잠시 활발하게 연구됐고 시속 100도 넘었지만.. 한순간에 도태되고 없어진 것과 비슷한 얘기처럼 들린다.

4. 나머지

(1) 비행기가 기수를 위로 향한 채 땅에 거의 근접해 있는 정지 사진 하나만 보고 이게 이륙 중인지 착륙 중인지 분간이 가능할까?
나 같으면 기체의 pitch 각도(일반적으로 이륙 중일 때가 더 가파름), 랜딩기어 주변의 연기(착륙할 때만 마찰열 때문에..), 주익에 펼쳐진 플랩(착지까지 한 뒤에) 같은 변별 요인이 있으면 가능하겠지만, 그런 차이가 없으면 알 수 없을 것 같다.

전후대칭형 열차의 정지 사진을 보고 진행 방향이 어딜지 판별하는 것은 백색 및 적색 램프가 켜진 방향, 그리고 전철의 경우 팬터그래프가 펼쳐진 쪽(뒤)을 토대로 가능하다. 이거 마치 노을 사진을 보고 아침인지 저녁인지 판별하는 것과도 비슷해 보인다. (그림자의 방향 말고 하늘 색깔만 보고 판별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불가능)

(2) 끝으로, 제트 엔진이 달린 비행기는 자동차처럼 한 엔진이 몇 행정 몇 기통이라는 식의 구분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그냥 엔진 자체가 2개냐 4개냐 같은 구분이 있을 뿐이다.
비행기가 순항 중일 때는 공기가 빨려 들어가고 뿜어져 나오는 소리까지 가미되어 육상 교통수단에 존재하지 않는 고유한 날카로운 소리가 난다. 하지만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이제 막 가속과 이륙을 시도할 때는 '웨에엥~' 하면서.. 뭔가 전동차의 VVVF 구동음과 일말의 유사점이 있는 소리가 잠깐이나마 난다.

전동차와 비행기의 구동음이 서로 더 비슷해질 수는 없을까? 그러면 철덕과 항덕이 모두 좋아할 텐데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0/01/14 08:35 2020/01/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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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전 면허의 종류

자동차를 포함해 모든 교통수단들은 잘 알다시피 관련 면허를 취득한 사람만이 운전하고 운행할 수 있는 물건이다.
특수한 유형의 자동차를 몰기 위해 추가로 따야 하는 자격증이 있긴 하다. (버스 운전 자격, 위험물 차량 취급 자격..) 하지만 아무 특성 없고 제일 몰기 쉬운 자그마한 경차라도, 아니 오토바이라도 몰기 위해서는 면허를 따야 한다.
자격증은 보유자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긍정 관점이지만, 면허는 반대로 이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은 관련 행위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부정 관점이 더 강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면허가 다 같은 면허는 아니다. 몰 수 있는 차체의 크기 내지 승차 인원수에 따라 종류가 갈리며, 다음으로 운전의 성격에 따라서 종류가 갈린다. 자동차 운전 면허의 경우, 보통/대형은 차체의 종류를 구분하며, 1종/2종은 운전 성격을 구분한다. 2종 면허에 같이 붙는 편인 '자동'은 면허 조건을 명시하는 부가적인 옵션 중 하나이다.

운전 성격은 무엇이냐 하면 비영리 자가용 운전이냐, 아니면 금전적인 이득이 걸린 영업용 운전이냐 하는 것이다. 영어에서 명사가 셀 수 있는 개념인지 여부를 매우 중요하게 따진다면(가산· 불가산), 교통수단의 면허에서 매우 중요하게 보는 것은 자가용/영업용 종류이다.

자동차 면허에서 1종은 원래 비행기로 치면 사업용 내지 운송용에 대응하는 전용 면허였다. 그랬는데 자동차가 워낙 흔해지면서 그런 구분이 많이 옅어졌기 때문에 1종은 그냥 대형+수동 연계 면허인 것처럼 굳어졌다. 그러니 요즘은 대형 면허 없이 보통만으로 긴급자동차 승합차를 몰 수 있고, 2종 면허만으로도 '바사아자' 번호판의 택시 기사가 될 수 있게 조건이 완화되고 있다.

잘 알다시피 1종 보통으로도 트럭은 대형 버스 뺨치는 크기인 무려 11톤급까지 몰 수 있다. 2종은 4.5톤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이미 중형 버스를 능가하는 크기이다. 그런 트럭은 차가 아무리 커 봤자 사람이 3명밖에 안 타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1종 보통으로 승합차는 아담한 15인승 봉고차급까지만 몰 수 있고, 중형 버스를 운전하려면 1종 대형 먼허가 필요하다. 차량 크기와 승차 인원에 이런 관계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독자 여러분은 영업용 자동차 중에 제일 몰고 싶은 차가 무엇인가? 택시는 제일 잽싸고 날렵한 난폭운전 총알 기동이 가능=_=하고.. 대형 버스는 왕창 크고 사람을 많이 태운 상태에서 '버스 전용 차로'라는 메리트를 이용해서 꽤 빠르게 달릴 수 있다.
대형 트럭은 차종에 따라서는 버스보다도 더 거대하며, 운전대가 압도적으로 제일 높고 뒷좌석 내지 천장의 아늑한 개인 공간(침대 또는 다락방)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속도와 통행 우선순위는 제일 낮고 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무슨 차량을 몰든 운전은 재미있다. 하지만 쉬고 싶을 때 못 쉬고 운행 스케줄을 맞춰서 불철주야 강제로 운전해야 한다면 그것만 한 고문도 별로 없지 싶다.

2. 차들의 크기와 폭

난 대형 시내버스와 고속· 시외· 관광버스는 동일한 반경의 타이어를 사용하는 대형 버스이고 크기가 거의 같지 않은가 생각해 왔다.
하지만 제원표를 보니 시내버스는 대형이라 해도 길이가 11m급인 반면, 고속버스 중에는 12m가 넘는 놈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높기도 후자가 좀 더 높다.

"도로의 구조ㆍ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 도로법 시행령 제79조,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4조"에 따르면, 국내에서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의 최대 크기 한계는 길이 13m, 폭 2.5m, 높이 4m이다. 굴절 버스나 트레일러처럼 중간에 꺾임이 있는 놈은 좀 더 길어도 되지만, 꺾임이 없는 단일 차체의 한계는 저렇다.
그리고 무게는 축당 10톤, 전체 40톤이 한계인데, 이건 사람을 태우는 버스는 무게 따위 걱정할 필요 없고 트럭이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현대 유니버스, 기아 그랜버드 같은 버스의 최고 사양을 보면 길이는 거의 12.1 ~ 12.5m에 달하고 폭은 2.49m, 높이는 3.3 ~ 3.5m여서 법적 한계에 거의 근접해 있다. 이게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제일 큰 버스이다. 엔진은 1미터당 1000cc씩 잡기라도 했는지 역시 12000cc를 넘는 배기량에 400마력 이상이다.
화물차 역시 트레일러 말고 25톤 트럭(현대 엑시언트), 또는 그보다 작은 트럭이라도 초장축 모델을 보면 이 한계에 근접해 있다.

이 크기와 무게를 초월하는 차량은 일반 차량들처럼 등록해서 평범한 번호판을 받고 일반 도로를 주행할 수 없다. 공항 활주로, 탄광 내부, 놀이공원 내부 같은 자기 영역에서만 주행 가능하며, 이에 대해서는 이전 글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
또한 군용차 중에서도 승용차나 트럭을 넘어 아예 탱크나 자주포처럼 무기에 더 가까운 건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는 물건이 아니다. 그거 조종 특기는 군에서든 사회에서든 자동차 운전 면허와 동급으로 인정되지도 않으며 별개로 취급된다.

남자라면 왕창 빠른 차 아니면, 이렇게 엄청나게 큰 차를 몰아야 간지가 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운동 에너지 1/2 mv^2 중에서 m과 v 둘 중 적어도 하나는 왕창 큰 거 말이다.
참고로 국내 기준으로 경차는 길이 3.6m, 폭 1.6m, 높이 2m, 엔진 배기량 1000cc 이내이니 얼마나 작은지가 비교된다..;;

한편, 자동차가 폭의 한계가 저렇게 2m대에 머물러 있는 반면, 철도 차량은 표준궤 기준으로 3m대에서 논다.
"철도차량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과 관련 별첨 자료를 보면 집전 장치를 제외한 높이의 한계는 4.5m이고, 폭은 3.4m가 한계이다. 다만, 차량의 상부와 하부는 폭의 한계가 3.2m대로 약간 줄어든다.
그 좁은 궤도 위에 자동차보다 훨씬 더 뚱뚱한 차량이 올라가서 달린다는 걸 생각하면, 철도가 공간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쓴다는 걸 알 수 있다.

3. 10% 유도리

우리나라에 자동차 주행의 ‘규제’와 관련된 거의 모든 법규에는 10% 초과까지는 봐 주는 유도리라는 게 존재한다.
최대 속도 100km/h 단속이면 이론적으로 110까지는 봐 준다.
과적 단속이 차량 총중량 40톤까지이나, 실제로는 44톤까지는 봐 준다.

승차 정원 초과는 과속· 과적만치 적극적으로 단속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 상태로 사고가 나서 주행 실태가 까발려지면 그때부터 골치 아파진다.
일단 법적으로는 이 역시 10명당 한 명꼴로 초과는 봐 준다. 단, 고속도로 주행이 아닐 때에 한해서다.

12인승 승합차 정도의 덩치라면 13명이 구겨서 타는 것쯤을 묵인한다는 뜻이다. 다만, 택시는 얄짤없다. 기사의 입장에서 승차거부가 불법인 것만큼이나, 승객의 입장에서도 돈 아끼려고 한 차에 기사 포함 6명 이상씩 한 차에 구겨 타는 것은 동일하게 불법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물론, 아침에 입석 시내버스 한 대에 6~70명씩 콩나물 시루처럼 타는 것은 이런 법으로부터 열외된 영역이다. 거기는 좌석의 안전벨트 설치 규정조차도 적용되지 않을 정도이니 말이다. 또한, 경차도 시장의 특수성-_- 때문에 각종 까다로운 안전 테스트에서 열외되어 오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참고로, 승차 인원을 계산할 때 13세 미만 영 유아 어린이는 3인을 성인 2인과 동급으로 친다는 세부 규정도 있다(!!). 어린이는 차량의 승차정원의 관점에서 2/3인으로 간주된다는 뜻이다. ㅎ

사람 머릿수야 사람이 직접 세는 이산적인 값이니 오차가 있을 리 없겠지만, 과속과 과적 단속은 사정이 다르다. 10% 유도리는 운전자 쪽이나 단속자 쪽에서 혹시나 눈금이나 계기에 오차가 생기는 바람에, 법을 아슬아슬하게 지켰는데도 초과 위반이라고 판정되는 논란과 분쟁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 그 여유 buffer는 마치 도로의 갓길이나 안전지대와도 같은 개념인 셈이다.

평소에 갓길이나 안전지대에 주· 정차를 하거나 거기를 주행하지 말아야 하듯, 애초부터 유도리를 전제하고서 “80이라고 쓰고 88이라고 읽는다, 100이라고 쓰고 110이라고 읽는다”에 충실하게 운전을 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러다가는 단속에 걸려도 할 말 없다.

여담: 개인적인 생각

(1) 운전 중에 앞에 차가 없이 공간이 아주 많고, 그렇다고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커브나 내리막이라는 이유만으로 브레이크 좀 남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브레이크 경고등은 뒷차를 굉장히 신경 쓰이게 만들며, 이런 것들이 쌓여서 유령 정체까지 유발하게 된다.

매우 비경제적 비효율적인 짓인 건 덤이고 말이다. 재가속 한번 할 때마다 몇십 원 이상의 비용이 공중으로 날아간다는 관념이 좀 있어야 할 텐데..
버스, 지하철, 택시를 탈 때는 100원 하나 올라가는 것조차 신경 쓰이고 아깝지 않더냐?

(2) 또한 본인은 개인적으로 과속 단속 카메라를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다. 최저임금제뿐만 아니라 저거도 좀 없앴으면 좋겠다. 저것 때문에 쓸데없이 드는 제동+재가속 기름 손실도 전국적으로 장난이 아닐 거다. 대한민국은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라면서? ㄲㄲㄲ
과속 단속 카메라는 커브+신호대기 교차로 같은 걸 앞두고 있을 때에나 극히 제한적으로 뒀으면 좋겠다. 그런데 현실은... 시내 주행 속도 제한이 60이던 걸 50으로 더 낮췄더라. 젠장..

도대체 속도가 무슨 죄냐?
"어 빈부격차 문제가 심하다고? 그럼 부자들을 강제로 세금 걷어서 같이 거지로 만들어 주면 되겠네?" (당연히 자기 패거리들은 더 부자 되고) 식으로..
안내 표지판의 시안성 개선, 1차로 저속 차량 단속, 음주운전의 처벌 강화 같은 더 합리적인 개선을 할 생각은 안 하고, 뭐든지 적기조례 식으로 쥐어짜기 규제부터 하고 보는 인간들 목을 비틀어 주고 싶다.

빼도 박도 못하고 어느 블랙기업의 막장 운영 때문에 발생한 선박 교통사고를 갖고 대통령의 7시간 개X랄 하던 시절이나,
멀쩡히 속도 지키면서 잘 가다가 그냥 자살 급으로 차 사이에서 튀어나온 애를 친 걸 과속이라고 프레임 씌우는 거나..
이 반도가 감성팔이 선동이라는 악성코드에 취약한 건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사람 뇌는 보안 패치 업데이트 좀 할 수 없나? 소프트웨어만으로 안 되면 물리 치료 하드웨어 장착이라도 동반해서..

아아, 그리고 구간 단속은 진짜 최악의 병신짓이고 악랄함의 극치이다.
경제를 시장 자유방임에 맡기는 것만큼이나 자동차 속도도 좀 자유방임에 맡겼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아니면 고속도로에서 속도 제한을 150~160 정도로 좀 현실화하든가 말이다.
이렇게 운전자들이 쌩쌩 잘 달려 줘야.. 시속 120에서도 휘발유 엔진으로 3000rpm을 안 넘어가는 6단 변속기까지 개발해 낸 자동차 회사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대신에 저속 차량은 알아서 우측으로 갖다대고, 추월은 반드시 좌측으로만 하게 해야 한다. 한 차로에 좌우로부터 차량이 동시에 진입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다.

“앞지르기 규정 위반” 이게 알고 보면 무려 중앙선 침범, 음주· 무면허, 신호위반과 동급의 12대 중과실이라는 어마어마하게 큰 교통 범죄이다. 그런데 그 범죄를 저지르도록 강요하는 것들이 바로 1차로에서 저속으로 가고 있는 무개념 차들이다. 이것들이 단순 과속 차량보다 훨씬 더 도로를 무질서하게 만드는 애들이기 때문에 그런 관행부터 근절해야 된다.

아~ 이 정도면 난 운전 습관도 우파인 건가. ㅡ,.ㅡ;;
사람이 먼저 그딴 게 아니라 빠른 차와 느린 차의 편차를 인정하고 장려하고, 규제 대신 운전자의 자율과 책임,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더 중요시하는 성향이니까. 프로그래밍 언어로 치면 C/C++과 비슷한 이념이다.

(3) 이런 맥락에서.. 본인은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왼쪽 줄은 걸어 올라가는 바쁜 사람을 위해 반드시 비워 두자" 주의이다.
안 그래도 에스컬레이터의 주행 속도부터가 세계 최하위권으로 끔찍하게 느린 주제에 걷거나 뛰지도 말라고? 안일한 규제 만능주의 행정 편의주의 미친 짓일 뿐이다.
다만, 오르막이나 평지(무빙워크)가 아닌 내리막에서 쿵쾅거리며 뛰어 내려가는 것은 기계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반대다. 걸어 내려갈 거면 발에다 힘을 줘서 사뿐사뿐 내려가야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9/12/20 08:32 2019/12/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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