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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말 근황

요즘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겠다.
글이 마를 일이 없을 거라 여겨졌던 내 블로그가 예약분이 다 고갈됐고.. 새 글이 1주일을 넘어 열흘씩이나 끊겼다.; 으악 세상에, 이건 지구 멸망 급의 이변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은 글감이야 많다. 기승전결 형식을 갖추고 이 블로그 글 스타일로 다듬는 게 금방 되지 않을 뿐이지.

연애와 결혼이란 게 사람 인생에 정말 큰 영향을 끼치는가 보다.
솔까말 지난 몇 달은 내 개인 일과 대신 여친, 아니 약혼자, 아내(진)와 늘어지게 놀고 추억 만드는 것에 1순위로 시간을 할애해 왔다. 많이 돌아다니고, 생전에 안 보던 일본 애니들도 잔뜩 보고.. 그랬더니 시간이 너무 순식간에 잘 간다. ^^ (물론 순수하게 놀기만 한 건 아니고, 각종 결혼식 준비도.. =_=;;)

평생 영원히 이런 식으로만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올해 이 기간과 앞으로 한동안은 여친한테 더 집중할 것이다. 본인은 그에 대한 후회가 없다. 금덩이를 주고도 못 구할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녀를 나이 40이 넘어서야 만나게 됐기 때문에. 이제 다음달 초에 결혼 예정이다.

뭐, 10월도 벌써 다 가니 반려동물과 반려식물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호박 농사는 이제 끝물이고, 그 대신 올가을에 혜성처럼 등장한 꼬냉이를 더 많이 소개하도록 하겠다.

1.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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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하순에 맺혔던 12호 열매는 이렇게 무럭무럭 잘 자랐다. 위의 사진은 각각 9월 25일, 9월 30일, 10월 2일, 10월 8일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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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이 아이는 지난 한글날 연휴를 즈음해서 애호박 상태일 때 땄다. 수분 성공 후 약 3주 동안 저 정도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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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 옥상 아지트에서 얻은 마지막 호박은 바로 저 13호였다. (10월 13일에 개화)
10월이 넘어가고 날씨가 추워지자 호박이들이 암꽃을 예전보다 훨씬 더 자주 만들기 시작했다.
11호 이후에 12호가 피는 데 50일, 12호 다음으로 13호가 피는 데 3주 반..

수꽃은 펜촉이 생기고 나면 거의 하루나 이틀 만에 바로 피는 반면, 암꽃은 호박의 입장에서 만들기도 더 어려운지 피는 데 시간도 훨씬 더 오래 걸린다.
다만, 이틀 사흘이 넘게 펜촉에 노란색이 깃들지를 않고 있으면 그거는 꽃이 못 핀 채 시들어 버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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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10월 15일과 10월 17일의 모습이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호박이들이 수명이 다해서 그런지.. 이 13호는 예전의 호박처럼 무럭무럭 잘 자라지 못했다.

13호가 피던 당시에 얘 말고도 곳곳에 암꽃 씨방이 생기고 있었고, 무려 14~16호 후보 암꽃이 하루 이틀 간격으로 계속 피기도 했다. 심지어 씨방과 꽃은 아주 크고 튼실했다. 본인은 12호와 13호에다가 했던 것처럼 꽃가루를 묻혀 줬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수분을 전혀 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수분이 실패했고, 열매가 더 자라지 못했다.
심지어 17호 후보도 있었는데, 얘는 꽃이 피지 못한 채 그대로 시들어 떨어졌다. 13호를 끝으로 호박들이 명줄이 다하기라도 하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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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3호는 농사를 끝내고 호박들을 정리할 때 요 줄기째로 통째로 땄다. 내 주먹보다도 작고, 양파나 귤과 비슷한 가냘픈 애호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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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날씨가 잠깐 아주 추워졌을 때 폈던 호박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내 경험상 호박꽃들도 노란색이 덜 배고 아주 창백해지더라.
그런데 그날 이후로 날씨 자체는 낮 기온이 20도 중반까지 올라가면서 호박들이 아주 못 살 지경은 아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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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지난 10월 중순쯤에 꽃이나 열매 말고 그냥 평범하게 호박 키우던 모습이다.
올해도 호박이 있어서 내 인생이 즐거웠다. 건물 옥상에서 호박 키우는 건 이제 올해가 마지막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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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건물 옥상 말고 다른 야생(?)에다 몰래 심었던 호박이들이다.
테러를 많이 당해서 10월 초까지만 해도 저랬던 게 죽고 쪼그라들어서 결국 저 지경이 됐다.

하지만 완전히 죽은 줄 알았던 줄기에서 그래도 용케 새순이 돋아서 파릇파릇하게 또 자라 있는 게 기특하다.
얘는 꽃이나 열매를 더 바랄 수는 없고, 길어야 2~3주 더 버티다가 11월의 추위 속에 장렬히 최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2.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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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호박 다음으로는 고양이..
지난 9월부터 찔끔찔끔 내 근황글에 등장하기 시작한 그 턱시도 턱수염 꼬냉이는 우리 커플을 자기 전담집사로 간택했고=_=;; 완전히 상팔자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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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과 낮에는 혼자 자기 나와바리를 쭐래쭐래 돌아다니다가 저녁과 우리 작업실로 돌아와서 자는 게 일상이 됐다.
얘는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는 딴 길고양이들과는 성격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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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닝겐들 앉는 소파 위를 점령해서는 온몸을 비틀며 난리를 쳤다.
너무 포근해 죽겠다고 아주 그냥 웅변을 하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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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얘를 실내까지 상시 들여놓지는 못한다. 그 대신 신발장 현관에다가 꼬냉이를 위한 편의시설을 좀 설치해 놨다.
사람 입장에서는 신발 발꼬랑내가 진동하는 마굿간 같은 곳이지만, 길고양이의 입장에서는 이것만으로도 호텔 특실이 따로 없을 것이다.

바깥은 춥고 바람 들어오고 사람이나 자동차나 심지어 멍멍이들도 수시로 돌아다닌다. 잠시라도 긴장을 풀 수 없다. 그에 비하면 여기는 얼마나 따뜻하고 아늑하고 안전하고 편안하겠느냐 말이다.
얘도 밖에 나가서는 주변의 다른 길고양이들과 접촉을 하는 것 같던데, 그때는 자기들끼리 무슨 얘기를 나눌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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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달쯤 전과 달리, 일단 얘가 물을 잘 마신다. 정작 지금보다 훨씬 더 더웠던 초창기엔 물을 입에도 안 대는 것 같더니만 태도가 달라졌다. 우리와 많이 친해지고 가까워지고 경계심을 더 해제한 것 같다.
  • 우리 앞에서 눈 지그시 감고 눕는다거나, 저주파의 '그르르르르릉' 소리를 자주 내기 시작했다. 이 역시 이곳을 아주 편하게 생각하고 있고, 여기에 있으니 기분 좋다는 걸 뜻한다고 한다.
  • 그리고 이놈의 츄르.. 이젠 츄르 스틱만 봐도 환장을 한다. 애가 벌떡 일어나고 눈빛과 표정이 달라진다. 츄르는 정말 고양이의 마약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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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님이 평소에 반려묘 유튜브를 즐겨 보는 편인데.. 어쩌다 보니 우리도 그 영상 내용을 얼추 실습을 하게 됐다. =_=;;
글쎄, 난 저 꼬냉이가 야생 본능을 발휘해서 벌레라든가 쥐(!!!)도 잡고, 심지어 보은 차원에서 우리한테 그런 거 선물도 좀 줬으면 싶다. 그래야 사료값을 하는 것이고 인간의 입장에서 고양이 키우는 보람을 느끼지 않겠는가?
하지만 여친님은 그런 건 사양하더라. 댓가를 바라는 것 없이 고양이에게 오로지 내리사랑만을 베푸는 것 같았다. ^^

우리가 신혼여행을 가면 거의 1주일 가까이 얘를 집에 들여다놓지 못할 텐데.. 그때는 평소처럼 집 근처 야생에서 잘 생존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10/27 08:35 2024/10/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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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

백화점· 쇼핑몰 정도가 아니라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라면.. 상승· 하강 어느 방향이건 걸어서 좀 급하게 이동하려는 사람들을 배려해야 한다. 한줄(오른쪽)로만 서고 한쪽(왼쪽) 줄을 비워 두는 게 당연한 매너이다. 요즘은 두 줄로 에스컬레이터를 꽉꽉 채운 채 서 있으라는 오지랖 홍보 캠페인은 그만둔 것 같아서 다행이다.

물론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도의적으로 무릎에 힘 좀 주면서 발을 살살 디뎌야 한다. 특히 내려갈 때 말이다.. 붙박이 콘크리트 계단을 뛰어 내려갈 때처럼 쿵쿵거리지 말지어다.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면 막대한 수리 비용이 깨지며, 수리하는 동안 에스컬레이터를 아예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 민폐 인간들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에서 오르내리지 말라는 소리가 또 나오게 된다!!

자, 이렇게 가만히 서 있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의 구분이 생기고 나면 말이다.
사람들이 엄청 몰리는 출퇴근 시간엔 말이다. 서 있는 사람 구획(오른쪽)은 줄이 엄청 길다. 그러나 걸어가는 사람 구획(왼쪽)은 빨리빨리 빠져나가기 때문에 줄이 짧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몸 움직이기 귀찮으니까 세월아 네월아 오래 기다렸다가 천천히 갈지,
아니면 빠릿빠릿 걸어서 몸 쓰는 대신, 덜 기다리고 빨리 이동할지..
승객이 자기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둘 중 하나를 공평하게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줄 서는 건 싫어서 걷는 구획에 갔다가, 에스컬레이터에 도달한 뒤에는 더 안 가고 서서 걷는 구획에 정체를 유발하는 거는 엄청난 민폐 행위이다. 무단횡단에 준하는 범칙금을 먹여서 처벌해야 된다.

개인적으로는.. 애초에 에스컬레이터들의 주행 속도를 지금보다 두세 배쯤 더 올려 주면 어지간해서는 사람들이 답답해서 걸을 생각을 안 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전기료라든가 안전사고 문제도 있어서 현실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_-;;;

2. 승강장에서 줄 설 때

출퇴근 시간에 열차를 타려는 승객이 엄청 많고 승강장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을 때 말이다.
앞에 선 사람들은 제발 제발 맨앞 코앞까지 바싹 붙어 서라! 내가 고함을 지르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 맨 뒤 사람들은 줄 설 공간이 없어서 난리인 거 안 보이나?

지금은 역마다 스크린도어가 다 깔려 있다. 선로 쪽으로 바싹 붙어 서도 전혀 위험하지 않다. 뒤에서 누가 날 떠밀면 어쩌나 걱정할 필요 없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열차 안에 빨리 빨리 타서 자리가 있는지 1초 만에 스캔해야 하지 않나? 왜 이렇게 시간관념이 없고 느긋한지 모르겠다.

마치 버스나 택시에서 승객이 내릴 때 개문사고를 예방하려면 차를 길가에 빈틈 없이 바싹 붙여서 세워야 하듯, 지하철 승객도 스크린도어 앞에 바싹 붙어 서는 게 공중도덕으로 정착해야 한다.
이래도 띄엄띄엄 서 있으면.. 그 공간으로 아무나 새치기 해 들어올 수 있게 법으로 허용해야 된다. 법과 질서는 자기 권리를 스스로 부인하고 포기하는 사람까지 밥 떠먹여 주면서 보호하지는 않아도 된다.

난 이런 광경을 보면 진짜로 새치기를 할 생각이다. 누가 저지하면 "아, 줄 서신 거 아닌 줄 알았네요"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물러날 거고. excuse me나 sorry 같은 말은 절대로 안 한다는 게 핵심이다. -_-;;

그리고 하나 더.
줄 길이를 줄이기 위해서 지하철 회사에서는 출입문의 각 방향별로 일렬이 아니라 '2열 종대'를 권장하곤 한다. 아까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일렬이고, 승강장의 양쪽 끝에는 2열인 것이다.
이거는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이 옆에 2열로 채워 줄 서는 게 자연스럽게 이뤄지기는 어렵다. 그러니 발자국 표식을 그린다거나 시스템적인 장치를 설치해서 이 관행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은 뒤에 계속 추가되는 사람들이 설 공간도 좀 생각하면서 움직여야 한다.

3. 열차에서 내릴 때

모든 교통수단이 그렇듯이 하차자들이 몽땅 다 내린 뒤에 승차자가 타는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하철의 하차자들은 일렬이 아니라 2열 종대로.. 출입문 공간을 꽉 채워서 내리도록 신경을 좀 써야 한다.

절대로... 한 출입문에서 어느 쪽은 일렬로 쭈루룩 줄 서서 타고, 어느 쪽은 일렬로 동시에 쭈루룩 내리지 않게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타는 줄의 반대 방향에서 줄 서 있던 승차자들의 승차가 늦어진다. 자리에 앉을 기회를 불공평하게 빼앗긴다. 이건 정의롭지 못하고 불공평한 처사이다. 선진국 문명 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계몽하고 캠페인을 해야 한다!!!!

진짜 과장 좀 보태면.. 내리는 사람이 자기 양팔을 옆으로 쫙 뻗으면서 내리기라도 해서 승차와 하차가 동시에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이상이다.
지하철 얘기만 하려 했는데.. 생각난 김에 시내버스의 승하차와 관련된 이야기도 딱 둘만 늘어놓고 글을 맺도록 하겠다.

1.
앞문으로 탔으면 제발 좀 차 안으로 빠릿빠릿 들어가라.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데 뒷문 승차를 강제하는 상황을 만들지 마라.
이러다 보면 원래 규칙대로 앞문으로 탄 사람들은 못 앉았는데 뒷문으로 슬금슬금 탄 사람이 뒷부분의 자리에 앉는 일도 벌어진다. 이건 부조리 병폐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2.
요즘은 좌석버스가 아닌 시내버스에도 좌석이 창측· 내측 2개가 장착된 경우가 있다.
근데 일부러 창측이 아니라 내측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면 개인적으로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개인적인 바람은 앞으로 두 정거장 안으로 내리는 사람이 아니면 혼자 내측 좌석에 못 앉게 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럴 때는 그 사람의 무릎을 좀 세게 끌고 접촉하면서 창측 자리에 앉는다. 남 배려 좀 하라고 경고하는 차원에서 말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10/17 08:35 2024/10/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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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근황

벌써 10월이 됐다. 두 주 남짓 전에 근황글을 올리고는 얼마 안 되어 또 근황 업데이트를 하게 됐다. =_=;;
본인은 연매와 결혼 준비 중이고 호박 농사도 잘 짓고 있다. 2024년과 그 이전.. 신혼집과 약혼자가 생긴 지금과 그 전은.. 생활 방식이 서로 너무 달라져 버렸다. 정말 꿈만 같다. 이전엔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지경이다.

올해는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갑자기 지정돼서 놀게 됐다. 그렇잖아도 회사에 따라서는 개천절과 주말 사이의 금요일인 10월 4일을 전사 휴무(각자 연차 써서)로 지정한 곳이 있다. 그런데 10월 1일과 2일까지 연차로 연결하면 사기적인 연휴를 만들 수 있을 듯하다.

(막간을 이용해 정치 얘기를 좀 꺼내자면.. 윤통의 재임 기간이 이제 과반이 지난 듯하다.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고 특히 야당 그 정신나간 후보의 당선을 막은 것만으로도 이 사람은 정말 훌륭한 기여를 했다.
그 사람 덕분에 나라의 여러 부분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나도 지난 몇 년간 이념 걱정, 정치 얘기를 꺼낼 일 없이 정말 편안히 지낼 수 있었다.

다만 영부인의 논란거리는 나도 차마 실드를 칠 수 없고, 의료 쪽은 왜 저리 깽판을 치는지 그건 우려스럽다. 의대 증원 갖고 욕 먹는 걸 예전 MB 시절 4대강이나 미국산 쏘고기 때문에 욕 먹는 것과 동급으로 칠 수 있는지?
나야 의료 행정 쪽은 문외한이기 때문에 뭐라 주장을 할 수는 없지만 뭔가 우려스럽긴 하다. 저 두 가지만 빼면 난 정치 쪽은 딴 불만이 없다.)

뭐 그건 그렇고.. 본인은 지난 추석 때는 처가(진)까지 포함해서 고향을 두 군데 다녀오면서 양가 부모님을 뵈었다.
올해는 주말과 명절이 이어져서 연휴가 길었으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근데 다들 아시다시피 올해 9월은 추석을 포함해 셋째 주가 다 지나도록 날씨가 어찌나 더웠는지... 80년이 넘는 관측 사상 제일 더운 9월을 기록했다. 추석 때 열대야와 폭염경보를 접하다니 살다 살다 별꼴을 다 본다.
9월 중순에 8월 중순 날씨가 계속됐고, 이건 추석이 아니라 그냥 하석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지금이야 밤에 10도대 중후반, 낮에 20도대 중후반이니 그런 미친 무더위는 끝났다. 추분이 지나서 낮 길이도 엄청 짧아진 게 느껴진다.
하지만 낮에는 여전히 땀 나고 덥고 실내에서 에어컨이 필요한 건 여전하다. 단지, 더워도 기분 좋게 덥고.. 아침과 밤에 시원해졌기 때문에 견딜 만할 뿐이다.

이번 여름에 살인적으로 더웠던 것처럼 올해 겨울은 반대로 엄청 혹독하게 추울 거라는 분석을 벌써부터 한 사람이 있다. 과연 그 전망이 적중할지 지켜봐야겠다.

1. 파는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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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때 고향 재래시장 곳곳에서 이렇게 호박이들이 쌓인 걸 볼 수 있어서 몹시 좋았다.
늙은 호박뿐만 아니라 동그란 풋호박도 잔뜩 담긴 게 정말 사랑스러워 보였다.
호박은 사랑이다~!! 집집마다 안방에 한두 개 갖다놓으면 미관에도 좋고 힐링이 된다. 내게는 늙은 호박이 뭐 복조리니 dream catcher이니 하는 물건 역할을 하고도 남는다.

2. 해수욕

추석 때 도대체 해수욕이 웬말이냐.. 햐 올해는 더워도 너무 더웠다. 이런 날은 물놀이를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았다. 계곡과 바다 중에 고민하다가 바다를 골랐고, 경주 감포에 있는 나정 고운모래 해수욕장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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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와~~ 여긴 정말 대박이었다.
진흙탕 없이 깨끗한 자갈 바닥에다, 물은 시원하고.. 해질녘인데도 발등까지 다 보일 정도로 맑았다. 흐리고 탁한 영종도 해수욕장 바닷물과는 차원이 달랐다.

저런 바닷물에 몸을 담그니 이루 말할 수 없는 시원함과 상쾌함이 느껴졌다. 하루 종일 흘렸던 땀이며, 고속도로에서 저속 차량 때문에 쌓였던 짜증을 바닷물에 모조리 흘려보냈다. 수십 km를 달려서 감포까지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3. 키우는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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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 호박이들이 축 늘어지고 제대로 못 자랐던 이유도 너무 더웠기 때문인 듯하다. 계절이 바뀌자 얘들은 다시 새순이 쭉쭉 돋기 시작했고 꽃도 예전처럼 자주 피우기 시작했다.
흰 줄무늬가 그어진 싱싱한 잎을 봄과 초여름에나 보다가.. 지금 다시 보니 몹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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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8월 초 이후 무려 50일 만에.. 암꽃이 하나 활짝 폈다. 얘를 주변의 다른 호박에서 수꽃을 꺾어 와서 수분시켰더니 수분 성공.. 그래서 제12호 열매가 탄생했다. 만세~!!!
수분된 지 하루 만에 옆으로 뻗었던 줄기는 아래로 축 내려갔다. 그리고 이 아이는 1주일쯤 뒤, 귤 정도 크기까지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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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9월 초에 암꽃이 잔뜩 폈었는데 지금은 타이밍이 좀 늦어졌다.
앞으로 기온이 더 내려가고 추워지면 호박들이 암꽃을 더 피울 것이다. 얘 이후로 13, 14, 15호 열매도 계속 맺혔으면 좋겠다.

4.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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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내가 멧돼지를 좋아하는 걸 알고는 여친님이 한사토이(Hansa toy) 멧돼지 인형을 선물로 장만해 주었다. 우와~~~ 멧돼지와 호박이라니!! ^_^
크기는 새끼 같지만 새끼라면 다람쥐 같은 줄무늬가 있어야지. 저건 성체를 묘사한 인형이다. 그리고 한사토이에 멧돼지 새끼 인형은 또 따로 만들어 팔더라.
한사토이는 어린애들 갖고 노는 완구보다는 좀 더 진지하고 현실적으로 동물 박제라든가 인테리어를 추구한 동물 인형을 만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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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지난번에 소개했던 그 검은 고양이와 자주 마주치고 있고 잘 지내는 중이다.
꼬냉이들은 태생적으로 몸에 물이 묻는 걸 싫어하고 심지어 물을 마시는 것조차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대신 자체적인 '그루밍'이라는 테크닉으로 몸을 깨끗하게 유지한다나..?? 개와는 다른 새로운 특성인 것 같다. ㅎㅎ

Posted by 사무엘

2024/10/01 19:35 2024/10/0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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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전하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열받았던 순간

하루는 본인은 시속 90~100으로는 밟아도 될 정도로 곧게 뻗은 4차로 도로의 1차로를 주행하고 있었다.

이 도로는 중간에 교차로나 횡단보도 없고, 보행자 튀어나올 일 없고, 근처에 초등학교 따위는 더욱 없고, 시야가 가려지는 것도 없고.. 지형적으로는 시화 방조제 같은 도로다. 위험 요소라고는 단 1도 없다.
그런데 여기는 4km 남짓 전 구간에 정말 빌어 쳐먹을 60 구간 단속이 걸려 있어서 운전할 때마다 열이 뻗치고 분노가 치민다.

그렇게도 과속이 싫으면 한두 군데 ‘지점’에만 80 이하 정도 단속만 걸어도 충분하다.
도대체 여기를 왜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병적으로 변태적으로 차를 못 달리게 하는 걸까?

이건 진짜 모든 대한민국 운전자를 잠재적 교통사고 유발자 범죄자로, 아니면 초등학생이나 유치원뻘 지능으로 취급하는 무식하고 우악스러운 규제 만능주의의 산물이다. 이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게 아니고 그냥 놀이공원 범퍼카 운전이다.
운전자들이 다 자기가 정당하게 달릴 권리를 빼앗기고 10분 만에 갈 거리를 20분 넘게 가느라 시간을 빼앗기고, 자기 인생을 부당하게 빼앗긴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말 같지도 않은 "안전을 위해.." 가스라이팅에 세뇌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차를 천천히 부드럽게 운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로지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서이다. 기름값 걱정 없이 오로지 안전만이 목적이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과격하고 운전하고 세게 밟아도 된다!!

이렇듯, 저기는 안 그래도 마음에 안 드는 도로인데.. 그 날은 내 앞의 1차로와 2차로에 차 두 대가 비슷한 간격으로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심지어 그 느린 60으로 달리는 것도 아니고 더 느리다.
당장 추월하고 싶은데 1차로 차는 2차로로 비킬 생각을 안 하고(옆에 뻔히 공간 있음!!) 내 옆의 2차로 차는 속도를 줄일 생각을 안 한다.

나 정말 분노가 치밀었다. 이거 정말 어디서 배워 쳐먹은 운전 매너냐?
내가 면허 딴 이래로 이 정도로 앞차에다가 빵빵대고 상향등 오래 켠 적이 없었다.
결국은 2차로 차가 속도를 줄여서 추월 자리를 만들어 주는 듯했으나.. 1차로 그 운전자는 정말 끝까지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비키질 않았다. 야 정말 제발..

* 도로는 뒷차 운전자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다.
* 나의 뻘짓 병신짓 때문에 뒷차가 안 걸릴 신호에 더 걸려서 2~3분을 날릴 수 있다.
* 난폭운전 칼치기가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칼치기를 유발한 진상 운전자 잘못도 아마 6~70%는 있을 거다.


이걸 좀 명심하라고.
천천히 가고 싶으면 그냥 n차로 맨 가에서 찌그러져 있고 수시로 뒷차한테 비켜 주기만 하면 정말 아무도 뭐라 안 한다. 도로 평화가 유지되고 난폭이니 보복운전이니 그런 거 생길 일 없다.
이런 마인드로 운전을 해도 시원찮을 텐데. 하여튼 우리나라는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담으로, 기억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난 2019년 여름엔 시화 방조제에서 시속 무려 200을 넘게 밟으며 질주하던 어느 오토바이가..
저 앞에서 2차로로 쓰윽 변경을 하던 승용차와 부딪히는 바람에 운전자가 즉사하는 끔찍한 사고가 났었다.
그런데 그 사고 이후에 정말 엉뚱하게도 시화 방조제 도로에 시속 60 구간단속이 생겼었다고 한다.

미친 거 아냐..?? 도대체 오토바이 혼자 날뛰다가 뒤진 거랑.. 오토바이도 아니고 애꿎은 자동차들을 강제로 포복 단체기합 주는 게 무슨 상관인데..?? 나라의 교통행정이 이 따위로 멍청하고 저능하고 미개한 거다.
그리고 그 구간단속은 지역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도로 철거됐다. 차들이 빠릿빠릿 못 빠져나가서 정체가 너무 심해진다고 말이다.

그거 카메라 설치했다가 철거할 돈 있으면 그냥 나한테나 주지 제기랄..
난 구간 단속이랑 24시간 상시 어린이 보호구역 시속 30 단속이 너무 혐오스럽다. 내가 운전하던 시간대엔 전국의 모든 어린이 보호 구역에서 13세 이하 어린이가 거기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걸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2. 신호대기

세상에서 제일 무의미하고 쓸데없이 허무하게 낭비되는 시간은 바로 교통수단의 신호대기이다. 시간 낭비, 기름 낭비.
근데 인간이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생명체이다 보니 이걸 원천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 없앨 수 없다면 그 시간을 누구든 그나마 최대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호대기 중이라면 시내버스들이 중간 승하차를 조건부로 좀 허용해 줬으면 좋겠다. (짐 없고, 잽싸게 빨리 타고 내릴 수 있는 소수 인원 한정.. 하다못해 몇백 원 추가 운임을 받아서라도)
그 대신, 그때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100% 전적으로 승객 책임. 기사에게 절대 책임 묻지 않는다는 걸 법으로 명시하고 말이다.
정류장에서 얼마 떨어지지도 않았구만 뻔히 승객을 태울 수 있는데 기사가 법 운운하면서 생까는 걸 보면.. 참 열받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빌어먹을 신호대기 중이라면 운전기사가 간단히 개인 폰 카톡을 확인하거나 통화하는 것도 허용했으면 좋겠다.
그 대신 파란불 됐는데도 2초 안에 제때 출발 안 하거나 딴짓을 티가 나게 하는 게 적발되면 당연히 쎄게 징계.
나는 큰 자유, 큰 책임 신봉자다.

이런 게 잘 정착되려면 빨간불 남은 시간 초수를 신호등에 좀 표시해 주고, 신호등은 교차로 건너편에 설치했으면 좋겠다.
운전자가 아닌 보행자 입장에서도 차량 신호등은 건너편에 있는 게 "훨~씬" 낫다.
그래야 보행자도 차량들 신호를 파악하면서 내 횡단보도가 언제쯤 파란불이 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횡단보도에다가 빨간불 남은 시간 표시를 해 주는 게 더 좋겠지만.

차들이 정지선 약간 좀 넘어와도 좋으니 나로서는 저런 정보가 더 필요하다.
도 넘게 침범한 차가 있으면 횡단보도 건너면서 차 툭툭 치고 쌍욕 좀 퍼부어 주고 건너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 해소 된다. 아니면 점잖게 신고해서 금융치료 때리던가. (차라리 욕만 먹고 뒤끝 없이 넘어가는 게 더 나을 거다! ㅋ)

좌회전 유도차로도 공간을 아주 효율적으로 쓰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인데.. 왜 없애고 난리인지 모르겠어..
자꾸 시동을 껏다 켜면 엔진에 무리가 가는지 아닌지 모르겠다만, 난 ISG 같은 장치도 찬성 지지 소신이다. 쓸데없는 신호대기 때 소모되는 기름은 단 100cc라도 아깝다.
나 좀 강박관념이 심한 건가~~??^^

3. 유령 정체는 사회적 낭비이자 사회악

고속도로에는 악명 높은 상습 정체 구간이 있다.
교통량 대비 차로가 부족하고 길이 좁다던가, 전방에 차량들의 대규모 분기· 합류가 발생한다면 뭐 어쩔 수 없다.
공사나 사고· 고장 차량 때문에 차로가 줄어들어서 막히는 거면.. 그것도 뭐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막힐 이유가 전혀 없는데.. 갑자기 차들이 속도를 줄이면서 지체· 서행· 정체되는 구간이 있다. 터널을 앞두고 꼭 그런 경향이 있더라.

아무 이유 없이 막히다가 터널만 통과하고 나면 거짓말같이 소통이 다시 원활해지는 거.. 특히 오르막 터널 말이다.
천안-논산 고속도로 차령 터널. (남풍세-정안 사이)
중앙 고속도로 다부 터널 부근.

이건 착각이나 기분 탓이 아니며, 교통공학적으로 원인이 다 규명돼 있다.
터널 앞에서 유령 정체가 제발 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도로공사에서 2차 사고 방지를 위한 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하던데.. 그것보다도 유령 정체를 없애고, 색출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을 스마트하게 좀 찾아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즘은 그렇잖아도 고속도로에 터널과 교량이 많이 그것도 길게 만들어지는 추세이다.
그 긴 구간들을 쓸데없이 실선으로 만들지 말고, 차로 변경과 추월을 좀 자유롭게 허용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진짜로 1차로에서 천천히 가는 인간들 단속도 하면서 저것도 같이 단속해야 형평성이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환경이 후손으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라면, 도로는 뒷차 운전자로부터 빌려 쓰는 공간이다. 내가 쓸데없이 밟는 브레이크가 뒷차에게 큰 민폐와 도로 정체를 야기할 수 있다. 마치 연쇄적인 내리갈굼처럼 말이다. 이에 대한 경각심이 전국적으로 좀 형성돼야 한다.

4. 우회전 사망 사고

정말 잊을 법하면 맨날 우회전 중에 차와 보행자가 부딪혀서 보행자가 죽었다는 소식이 보도되곤 한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우회전 사망 사고에서 대형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36%라고 하는데.. 엥, 겨우 36%밖에 안 돼? 레알?

그런 멍청한 사고는 그냥 십중팔구, 90% 이상은, 사실상 몽땅 대형 트럭이나 버스만 내는 거 아님? (트럭 기준 4.5톤 이상, 에어 브레이크가 장착되는 정도의 크기)
내가 지난 6개월 동안 뉴스로 봤던 우회전 사망 사고 뉴스 보도는 전부 대형차였는데?
승용차 레벨에서는 우회전 사고를 내는 게 더 어려울 거 같은데. 안 믿어진다.;;

난 솔직히 말해서.. 우회전 직후에(직진 말고) 나오는 파란불 횡단보도에서.. 주변에 건너는 사람이라고는 코빼기도 없는데도 파란불 끝날 때까지 멀뚱멀뚱 멍청하게 서 있는 앞차 때문에 짜증난 적이 더 많았는걸 말이다.
그런 횡단보도 앞에서는 일시정지 했다가.. 주변에 보행자가 없으면 그냥 가면 된다!

언론에서 대한민국 운전자들이 우회전을 비보호로 안전하게 할 능력조차 없는 저능아 멍청이 빙신 쪼다로 몽땅 매도해서 저기까지 일일이 다 적록 신호등 설치하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으니 내가 숨이 다 막힌다.

5. 나머지

(1) 고속도로를 처음에 4차로로 만드냐 6~8차로로 만드느냐 하는 게 전철 운행을 4량으로 하냐 6~8량으로 하냐 하는 것과 아주 비슷하게 느껴진다.
분당선이 처음에 10량 기준으로 건설됐다가 지금은 끽해야 8량(역 시설) 내지 6량(현재 전동차 편성)만 쓰는 건 컴터에서 80비트 부동소수점이 현실적으로 쓰이지 않고 최대 64비트만 쓰이게 된 것과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2) 고기집에서 손님이 직접 고기 뒤집고 굽는 건 수동 변속-_-이고, 그걸 직원이 다 알아서 해 주는 건 자동 변속기 차량 같다. 후자는 인건비가 추가되어서 고기값이 더 비싸다. =_=;;;

(3) 2000년대부터 운전 중에 DMB 보다가, 혹은 휴대폰 통화하다가 부주의로 사고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건 좀 냉정하게 보면 음주운전 사고와 비슷하다.
요즘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건.. 고속도로에서 크루즈만 믿고 정신줄 놓고 있다가 정체 구간에서 앞차를 들이받는 거다. 이건 그냥 졸음운전 사고와 하나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4) 운행 중인 교통수단을 실행 중인 컴퓨터 프로그램 프로세스에다가 비유하자면..
블랙박스를 장착하는 건 디버그 정보를 추가해서 빌드· 실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사고가 나는 건 일종의 예외 상황이라 하겠다. 급발진은 SUAException 같은..

(5) 난 대한민국 땅에서 남자로 태어나서 토익 900과, 시속 200을 못 넘어 본 게 한이다...;;; 둘 다 비슷하게 근접만 해 봤을 뿐 저 리미트를 넘어 보지는 못했다.
영어는 듣기가 도저히 안 되니 지금보다 점수를 더 올리지는 못할 것이고, 스피드도 안전이나 차 성능 문제가 아니라 이놈의 과잉 단속 때문에 도저히 제대로 밟기 어렵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21 08:35 2024/09/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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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호박 농사 근황

8월이 가고 9월이 됐지만 날씨가 여전히 너무 덥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 아래로 내려갈 생각을 않는다.
그나마 열대야가 없어졌고 밤과 새벽에 약간 시원해진 것이 일말의 다행스러운 점이다. 그래도 밤에 집에서 에어컨을 틀어야 하는 건 여전하다.
이 와중에 오늘은 호박 농사 소식을 오랜만에 전하도록 하겠다.

지난 7월 말에 암꽃이 여러 송이 연달아 핀 덕분에 8호 이후로도 9호와 10호가 맺혔다. 그리고 내가 직접 수분을 못 했는데 고맙게도 11호가 자연수분으로 추가로 맺혔다~!!

하지만 경사는 여기까지였다. 8월 초의 이 아이들 이후로는 이 호박에서 암꽃이 지금까지 한 달이 넘게 전혀 피지 않았다.
아니, 수꽃도 피는 게 갈수록 뜸해지고 꽃을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흐음~ 물은 1~2일 간격으로 충분히 주는 편이었고 이따금씩 비료도 줬는데.. 얘들도 더위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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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8월 11일까지만 해도 이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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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두 주쯤 뒤의 모습이다.
막 대놓고 시들고 죽어가는 건 아니지만, 기세나 생명력이 좀 깎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요즘은 잎들에서 호박잎의 상징인 허연 힘줄 줄무늬가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 뭐가 문제인 걸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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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이미 소개됐던 8호는 8월 초 당시부터 색깔이 서서히 누래져 갔다.
주름 없는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잘 자랐고 8월 중순 언제쯤엔가 땄다.
8호를 키우던 덩굴은 기력이 다했는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팍 죽어 버렸다. 8호를 배출해 낸 덩굴에게 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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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땄던 호박 1,2,3호에다가 8호를 같이 늘어놓은 모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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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는 지난번 글에서 갓 수분 성공한 초기 모습만 소개됐었는데, 그때 이후로 이렇게 동글동글한 민무늬 모양으로 잘 자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주 남짓 뒤에는 이렇게 사과나 배 같은 모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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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신비로운 건.. 10호였다. 처음에는 9호와 비슷한 동글동글한 모양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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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거랑 저게 같은 호박이라는 게 믿어지는가?
8월 4일 다음으로 8월 10일. 개인 사정 때문에 엿새 가까이 현장을 모니터링하지 못하고 있던 사이에.. 이 아이는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바뀌어 버렸다!
비슷한 시기에 수분된 9호와 10호가 외형이 이렇게 서로 극과 극으로 달라지다니..! 변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해서 몹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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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본인이 올해 얻은 호박들 중에서 제일.. 맷돌호박의 FM에 충실한 모양인 것 같다..!!
동글동글하고 납작하고 쭈글쭈글
하고.. 너무 예쁘지 않은가?
심지어 나중에 따 보니 부피 대비 무게(밀도)도 제법 나가고 단단하고 묵직했다.
비록 크기는 이전의 1호, 2호보다 작지만. 정말 역대급 초우량 호박이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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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막내 11호는 8월 10일인데 아직 꽃잎이 붙어 있을 정도이니 제일 늦둥이이긴 하다.
쟤는 1주일쯤 뒤에 저렇게 바뀌었다. 주름이나 무늬는 적당히 이전의 1호나 2호와 비슷한 외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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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에 9호, 10호, 11호를 모두 땄다. 9호는 훨씬 더 늦게 맺힌 11호보다도 크기가 작고 색깔이 허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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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3호와 8~11호를 모두 한자리에 늘어놓아 보았다. 이때는 8월 31일.
4~7호들은 애호박 상태로 일찍 따서 먹었기 때문에 없다. (4호와 7호는 더 자라지 않고 낙과, 5호는 상처 부위 때문에, 6호는 가지 정리하다가 실수로 따서)

25일 이후 1주일 남짓한 시간 동안 10호는 짙은 초록색 기운이 더 빠지고 더 누래진 것을 알 수 있다. 8호는 두 말할 나위도 없고.. ^^
제일 고참인 1호와 2호는 이미 진작에 초록색이 완전히 없어져서 늙은 호박으로 바뀌었다.
이 아이들을 보면 그저 기쁘고 흐뭇할 따름이다. 호박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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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삼아 1호를 드디어 도축해서 호박전을 만들어 먹었다. 과육은 상태가 양호하고 아주 맛있었다.
수분되고 나서 겨우 3주 남짓한 시간 만에 땄지만 속에 씨가 제법 맺혀 있었고, 심지어 한두 개는 열매 안에서 싹이 터 버려서 콩나물로 바뀌어 있기도 했다.
이제 호박을 분해하는 일에 고맙게도 본인의 여친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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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이 새순과 함께 암꽃을 만들려고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그 시도가 과연 얼마나 성공할까?

10월쯤 돼서 계절이 완전히 바뀌고 날씨가 추워지면 호박들이 자기가 죽을 때가 된 걸 알고 경쟁적으로 몸을 짜내서 암꽃을 피우기는 한다. 그때쯤에라도 얘들이 암꽃을 좀 피웠으면 좋겠다.
튼실한 열매가 하나 맺히면 얘들은 상자째로 실내로 옮겨서라도 11월 이후까지 계속 키울 테니 말이다.

다음 농사 소식글에서는 부디 12호, 13호 소개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참, 여기서 일일이 언급은 안하지만 호박뿐만 아니라 대파와 깻잎도 약간 수확해서 잘 먹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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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농사 얘기는 이 정도면 된 것 같고..
바야흐로 9월이니 이제 가락시장에서 올해 수확된 늙은 호박을 볼 수 있게 됐다. (사실 거의 8월 중순쯤부터 볼 수 있음)
물론 이런 호박을 동네 채소 가게나 할인마트에서도 보려면 10~11월 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시장에서 사 온 호박에 비해 내가 직접 키운 호박은 크기가 참.. 장난감 수준이다.
어떡하면 저렇게 큰 호박을 만들 수 있을까? 나도 저렇게 키워 보고 싶다.

가락시장을 돌아다녀 보면 엄청나게 큰 호박들도 볼 수 있는데, 그건 대체로 판매 중인 상태가 아니다.
열려 있는 가게에 진열된 게 아니라, 문 닫은 가게나 공터에 대충 쌓여 있는 편이다.
그런 호박들은 판매 준비 중인 건지, 아니면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호박을 대량으로 가공하는 다른 업체에다 납품하는 건지.. 모르겠다.
늙은호박은 애호박이나 단호박과는 다른 그 무언가인 듯하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18 08:35 2024/09/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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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폭염이 극심했던 올여름 8월 동안 전국 이곳저곳을 누볐다. 바다와 계곡에서 두루 물놀이를 했다.

1. 홍천 아름다운마을

지난 광복절 연휴에 교회 수련회를 여기로 다녀왔다. 행정구역 상 홍천이지만 동쪽 끝의 내면 소재여서 인제· 강릉과 가까웠다.
3주가 넘게 지속된 열대야 때문에 고통받던 와중에.. 여기까지 먼 길을 운전해서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새벽 최저 기온이 겨우 18~19도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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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 숙소 근처에는 이렇게 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사실, 여기까지 갈 것도 없이 가는 길에도 곳곳에 강과 계곡이 많이 보였다. 거기서 물놀이를 하는 일행도 눈에 띄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만 아니었다면 나도 몇 번이고 차를 세우고 물놀이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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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구간은 성인 남자의 가슴과 목까지 찰 정도로 물이 꽤 깊었다.
물놀이를 정말 원없이 했고, 미리 챙겨간 말통에다 이 맑은 물을 잔뜩 담아서 40~50리터 가까이 채웠다. 이것들은 모두 우리 호박이들 농업용수로 쓰였다.

그나저나, 수련회 강의 주제가 "약속의 땅 이스라엘"이었던지라.. 준비 찬송으로는 '여호와 하나님', '허락하신 새 땅에 들어가면서', '나는 순례자, 낯선 나라에'처럼 뭔가 이스라엘스러운 곡을 골랐다.
그리고 갈 때와 올 때 모두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명불허전 상습 정체 구간(화도-서종-설악)의 지긋지긋한 위력을 체험했다.

2. 강원도 양양

교회 수련회는 여친과 함께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친과는 두 주쯤 뒤인 8월 말에 바다로 여행을 따로 다녀왔다.
양양과 속초 사이, 대포항과 물치 해수욕장보다 약간 남쪽에 있는 모텔방을 잡았다. 여기는 7번 국도에 바로 붙어 있고 동해 해변도 바로 내려다보여서 경치가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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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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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주변에도 누군가가 텃밭 일구고 호박을 잔뜩 키우고 있어서 몹시 반가웠다. 동업자가 있구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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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비가 내렸고 하늘이 우중충했지만.. 기온으로나 수온으로나 물놀이를 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본인과 여친 모두 물에 들어갔다.
다만, 날씨가 날씨여서 그런지 파도가 강한 편이었다. 하반신 이상 물이 차는 곳으로는 들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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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으로 이런 오글거리는 말을 하기는 좀 뭣하지만.. 바다는 남자의 가슴을 흥분시키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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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로사 커피점이 우리나라 브랜드라는 거, 그리고 본점이 강릉에 있다는 거.. 이 두 가지를 처음 알게 됐다. 지난 6월 에디슨 박물관에 이어 또 다른 강릉 명소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릴 때 이런 곳에서 여친과 함께 커피와 후식을 먹어 보니 아주 운치 있었다.

오후에 돌아올 때는 오랜만에 영동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이때가 8월 29일이었는데, 일본의 무슨 태풍 때문인지 강릉 일대에서는 정말 앞이 안 보일 정도의 물폭탄 폭우가 쏟아졌었다. 대관령 서쪽에 들어서가 날씨가 거짓말같이 바뀌어서 맑아졌다.

영동 고속도로는 2000년대 초에 대대적으로 선형개량이 됐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더 나중에 만들어진 서울-양양보다는 선형이 열악해 보였다. 급커브와 급경사가 많고(물론 고속도로 설계 기준에는 맞췄겠지만), 일부 내리막은 시속 80 구간 단속까지 있었다. 세월의 격차와 기술력의 차이가 느껴졌다.

3. 영종도 왕산 해수욕장

8월 31일, 동해를 다녀오고서 이틀 뒤 주말엔 서해 끝자락인 영종도의 왕산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을왕리의 바로 옆 이웃인데, 여기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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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이런 분위기..
한낮에 갔더니 밀물이어서 물이 많고 나름 파도도 쳤다. (동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사람들도 바글바글 엄청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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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방수빽에다가 전화기를 집어넣은 채로 사진을 찍었다. 이게 있으니 소지품 걱정을 할 필요 없고, 해수욕 중에도 전화기를 늘 몸에 지닐 수 있어서 좋았다만.. 그 대신 사진의 화질을 많이 희생하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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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님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사진은 아니라고 판단되어 그대로 수록한다~~

* 번외편: 길고양이

여친님은 나처럼 회사 다니는 직장인이 아닌 관계로, 작업실 내지 스튜디오를 따로 구해서 평일엔 거기서 일한다.
거기 주변에는 닝겐뿐만 아니라 주인 없는 길고양이가 여럿 돌아댕기는 것 같았는데.. 어쩌다 보니 아주 귀엽고 애교 많은 검은 고양이 한 마리와 마주치게 됐고 얘와 친해져 버렸다. 요것도 지난 8월에 있었던 주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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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요놈이다.
아니, 여느 야생 길고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한테 대뜸 다가와서는 발등에다가 얼굴을 부비고, 벌렁 퍼질러 눕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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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작업실에도 몇 번 초대해 줬더니 거기도 돌아다니면서 자기 영역 표시를 하고, 벌렁 나자빠져서 행복한 표정을 짓더라. 딴 고양이 냄새가 전혀 없는 아지트를 발견했으니 오죽 좋겠어?
이제는 우리 커플의 얼굴과 목소리를 기억한다. 내가 아침이나 저녁에 찾아가서 "냐아옹~" 흉내를 내면 걔도 야옹 거리면서 나온다. 집으로도 쭐래쭐래 따라온다.
여느 고양이한테는 이러면 그냥 경계하고 달아난다. 절대로 얘처럼 반응하지 않는다. 진짜로 집고양이였다가 버려졌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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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반려묘로 키워야 하나 싶은데.. 일단은 밥만 하루에 한두 번꼴로 주고는 밖에 도로 내보낸다. '츄르'라는 간식을 고양이가 그렇게도 좋아한다고 하는군..
얘는 맛있는 참치나 닭가슴살만 먹고 다른 평범한 사료는 남기는 '편식'까지 할 줄 알더라. 주변에 다른 캣맘들도 있으니 대놓고 밥을 쫄쫄 굶지는 않는 듯하다.
그런데 얘는 꼬리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사고나 학대를 당해서 잘리기라도 한 건지.. 그리고 사료에 비해 물을 너무 안 마시는 것 같다.

작업실 주변에 개집.. 대신 고양이집을 하나 마련해 줬는데, 얘가 거기에 들어가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겨울이 되고 날이 추워진 뒤에 저 안에다가 핫팩 하나 던져 주면 어떨까? 그러면 거기서 밤을 보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길고양이들이 겨울엔 따뜻한 곳을 찾아서 갓 시동 꺼진 자동차의 엔진룸 안까지 들어간다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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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작업실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심지어 저 아이의 친구인 듯한 다른 고양이도 가끔 목격되곤 했다. 얘는 꼬리가 있고, 쟤보다 야위었다는 것만 빼면 둘이 색깔이 완전히 동일하고 빼닮았다.
얘는 작업실 근처까지 온 적은 없어서 우리가 직접 밥을 주지는 못했다.
뭐 이런 일이 있었다~~ ^^

Posted by 사무엘

2024/09/15 08:35 2024/09/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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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농사 근황 -- 下

2. 옥상 외의 호박들

본인은 집 옥상 말고도 다른 여러 아지트에 호박을 심었다. 집 옥상 화분에 호박 싹이 너무 많이 나서 몇몇 포기를 옮겨 심기도 했다.
이런 곳에서는 호박이 수꽃까지는 폈지만.. 덩치가 막 커진다거나 암꽃이 피지는 못했다. 강변만 제외하고 말이다. 다시 말해 호박 농사가 유의미하게 성공한 곳은 옥상과 강변 두 곳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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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집 옥상이 아니라 강변 무단경작 현장에서 딱 하나 얻은 열매이다.
타임라인 상으로는 낙과했던 옥상 4호와 비슷한 6월 29일에 인공수분 한 것이 성공해서 열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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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무럭무럭 정말 잘 자라서 큼직해졌다. 옥상 화분이 아니라 야생에서 자라고 있으니 말이다. 허옇고 반들반들하던 게 생후 10일쯤부터 색이 짙어지고 쭈글쭈글해지고 뭔가 호박처럼 바뀌었다.
그런데 7월 13일쯤에 찾아가서 흙바닥 부위를 만져 보니 거기는 물러지고 상하고 있었다. 에구.. 밑에 스티로폼 바닥이라도 깔아 줄 걸 그랬나..
결국 얘는 부득이하게 따게 되었다. 크기를 측정해 보니 옥상 1호보다 크고, 2호보다는 작은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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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과육이 아주 탐스럽다~!!^^
여친님이 이 호박으로 맛있는 호박 부침개를 만들어 줬다. 그리고 싱싱한 호박잎을 잔뜩 딴 걸 데쳐서 호박잎 무침도 만들어 줬다. 이건 시금치와 비슷한 맛과 식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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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말고 여기 들판1의 난쟁이 호박은 지난번 근황 때도 소개한 적이 있다.
물과 비료를 더 주고, 무엇보다도 주변의 잡초들을 더 많이 없애 줬어야 했다.
얘도 꽃을 여러 번 필사적으로 피우고 나서는 점점 기력이 쇠하는 것 같다.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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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 2. 얘들은 사실, 지난 5월 중순쯤에 심은 아이들이다.
5월 말에야 싹이 나기 시작했고, 6월 중순에도 아직 저 모양이었다.
오랫동안 비실비실한 난쟁이였는데 비료와 빗물의 힘으로 드디어 힘차게 자라기 시작했다. 오른쪽 모양으로.
캬~ 이 둘이 같은 호박 사진이라는 게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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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드디어 꽃도 폈다마는..
얘들은 침입자에 의해서 잎이 여러 장 뜯기는 테러를 당했다. 앞으로 안심하고 농사를 더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야외 무단경작이란 게 보안이 취약한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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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양동이에서 키우고 있던 이 아이들은.. 아무래도 공간이 너무 비좁았던 것 같다.
한참 꽃을 예쁘게 피웠던 게 마지막 유작이 되어 버렸다. 그 뒤부터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 없어졌다.

3. 강변의 비극: 제헌절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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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변 호박은 지난번에도 잠깐 소개했었지만 옥상에 있던 아이를 인구 밀도 조절을 위해 흙째로 옮겨 심은 것들이었다.
몇 주 동안은 본가 호박보다 훨씬 비실비실한 난쟁이 지체아 상태였고, 실제로 몇 포기는 적응을 못 한 채 죽기도 했다.
그러나 살아남은 아이들은 6월쯤부터 갑자기 폭발적으로 미친 듯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난쟁이 발육장애를 벗어나서 급기야는 기존 본가 호박보다도 덩치가 더 커졌다. 얘들은 화분 상자라는 제약이 없고 강변에서 야생의 흙 기운을 마음껏 받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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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러나 이 호박은 지난 제헌절 부근에 서울·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졌을 때 모두 물에 잠겼다. 딱 한 번, 몇 시간 정도 흙탕물에 파묻힌 대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50일 남짓한 짤막한 생애를 마감했다.
거 참, 작년에도 강변 호박이 모두 물에 잠겨 죽은 때가 이때와 거의 일치했다. 이건 제헌절의 저주라고 이름이라도 붙여야 할 것 같다.

작년에는 맺히고 있던 단호박 열매도 같이 침수됐던 걸 나중에 건져서 허겁지겁 먹었다. 열매가 침수됐더니 보통은 쪼갰을 때 열매 내부에서만 나는 향긋한 냄새가 이미 겉에서도 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냄새는 며칠 못 가 강렬해지면서 고약한 악취로 바뀌려 했다.
다시 말해 열매도 절대로 오래 놔 둘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그러니 곧바로 요리를 해서 먹었다.

그에 반해 이번에는 유일하게 맺히고 있던 강변 호박 열매를 며칠 전에 미리 땄으니 엄청난 전화위복이 됐다.
강변 호박을 미리 딴 것은 엄청난 전화위복이 됐다. 딱히 호박의 최후를 대비해서 딴 게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조치가 된 것이다.

저 무성했던 덩굴들이 남긴 열매가 겨우 하나밖에 없었다니 그건 좀 아쉽다. 그게 아주 튼실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호박들이 살판 나서 그런지 자기 덩치를 키우는 영양 생장에만 꽂혀 있었나 보다. 아무리 기다려도 암꽃이 덩치 대비 도무지 피질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 무성하던 잎이라도 더 많이 따 먹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침수된 잎은 잎 자체는 아직 시들지 않았더라도, 미세하게 달라붙은 진흙들 때문에 사실상 먹을 수 없다. ㅠㅠㅠ

작년에는 저렇게 물난리가 난 둑에다가 늦둥이 호박을 더 심었다. 무려 7월 하순에 호박씨를 새로 심었으니 얘들이 한창 자랄 때쯤에는 여름이 끝나서 날씨가 추워져 버렸고, 이 아이들은 거의 3개월 정도밖에 못 살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양파에서 배 크기 정도의 애호박은 몇 개 얻을 수 있었다.

올해는.. 다른 바쁜 일이 너무 많고 거주지도 바뀐 관계로 강가에는 호박을 더 심지 않고 농사를 종결했다.
지금 이 장소에서 호박 농사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4년째 해 오고 있는데,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지난 4년 동안 둑 침수가 없었던 해는 첫 2021년 한 해뿐이었다.

지금 글은 어쩌다 보니 두 파트로 나뉠 정도로 분량이 길어졌다. 허나, 다음 9월쯤에 올리는 호박 농사 근황은 호박밭 자체가 한 군데밖 남지 않았고 1~3호 요리라든가 8~10호, 그리고 그 이후의 1x호 정도 얘기로 분량이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쪼록 호박은 정말.. 사랑이다!!! ^^

Posted by 사무엘

2024/08/05 08:35 2024/08/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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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농사 근황 -- 上

0. 들어가는 말

올해는 6월에 벌써부터 살인적으로 덥더니만 반대로 7월은 맑은 날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장마가 끝나고 미칠 듯한 찜통더위가 시작됐고 말이다.
하지만 여름 그까짓 거 금방 지나가지 싶다. 내가 견뎌야 할 무더위의 기간을 생각하면 여름이 길지만, 호박과 함께할 수 있는 기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여름이 막 길지도 않아 보인다.

본인은 올여름 7, 8월 동안은 상견례 준비차 고향 방문, 웨딩 촬영, 교회 수련회만으로 직장 연차 3개가 꽉 찼다. 지난 6월에 한번 강원도를 다녀오기도 했으니 올해는 장거리 하계휴가 여행이 따로 없을 듯하다.
이 와중에 오늘은 막간을 이용해서 지난 7월 한 달 동안 얻은 호박 열매 소식을 좀 늘어놓도록 하겠다.

1. 옥상에서 수확한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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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올해 호박을 심어서 열매를 현재까지 총 11개 얻었다.
10개는 집 옥상의 화분에서 얻었고, 나머지 하나는 강변 무단경작에서 얻었다. 옥상 1, 2, 3호는 지난 6월 중순쯤에 수분되어서 지난번 근황글에서도 이미 소개했던 바 있다.

그리고 옥상 2, 3, 7호 이렇게 3개는 자연 수분의 산물이다. 암꽃이 핀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자연 수분이 된 것 같다.
꿀벌이 여러 마리가 건물 옥상까지 찾아와서 호박 덩굴들 주변을 많이 얼쩡거리던데 참 좋은 일을 해 줬다.
다만, 7월 장마 이후부터는 꿀벌이 좀체 눈에 띄지 않아서 자연 수분을 기대할 수 없어진 상태이다. 앞으로 비가 안 오고 맑은 날이 계속되면 꿀벌이 또 찾아오려나 모르겠다.

한편으로 내가 직접 꽃가루를 묻혀 줬는데도 열매가 더 맺히지 못하고 수분이 실패한 아이도 세네 개 정도 있었다. 또 기껏 수분이 성공했는데 더 커지지 못하고 낙과해 버린 아이도 있었다(4, 7호).
수꽃보다 훨씬 더 보기 힘든 암꽃이 힘겹게 맺히고 폈는데 수분 실패나 낙과가 발생하면 참 허탈하다. 호박 농사는 정말 운빨 케바케인 듯.. 번호는 최소한 수분이 성공해서 씨방이 더 부풀고 커지는 것이 확인된 단계부터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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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7월 11일에 1호와 2호의 모습이다. 저 사진을 찍고 얼마 후인 17일에 얘들을 땄다.
2호는 올해 수확한 호박 중에 제일 큰 아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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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늠름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이렇게 가만히 놔두고 있으면 쟤들은 차차 늙은 호박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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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는 1주일이 넘게 놔 뒀는데 덩치가 더 커지지 않고, 꼭지가 가늘어지고 말라 가는 듯해서 땄다. 이 정도면 호박 본체로부터 뭔가 공급받는 게 없다는 뜻이므로 딸 때가 됐다.
3호는 처음에는 저렇게 시커먼 색이었지만 그 뒤 3주 정도 시간이 지나자 급격하게 주황색으로 늙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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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는 지난 6월 27일, 내가 직접 인공수분을 한 열매 중에서는 제일 먼저.. 최초로 수분 성공한 아이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씨방이 첫 1~2일 동안 약간 커진 뒤부터는 더 부풀지를 않고 너무 오랫동안 저 상태 그대로였다.
그러다 7월 3일, 툭 건드려 보니 열매는 줄기에서 그대로 떨어졌다. 낙과.. 1주일을 채 살지 못했다. ㅠㅠㅠㅠ

그래도 얘는 수분이 아예 실패한 건 아니며, 저 열매도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작은 애호박이나 마찬가지였다.
수분이 실패하면 씨방이 누래지고 쭈글쭈글해지면서 아주 보기 흉하게 시든다. 얘는 그건 아니었다.
그러니 얘는 번호도 정식으로 부여받았고, 양파 볶음 재료로 잘 쓰여서 나와 내 여친의 배 속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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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 하순에 수분된 저 1~4호 이후로 오랫동안 암꽃 소식이 없었다. 그러다가 7월 10일 부근에 호박들이 암꽃을 하루· 이틀 간격으로 연달아 피우기 시작했다. 이 5호는 7월 7일 아침에 핀 암꽃을 인공수분 한 것이 성공했다.
쟤들이 전부 같은 호박이라는 게 믿어지는가? 하루가 다르게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내게 큰 기쁨을 주었다.

보다시피 5호는 약간 납작하게 기형적인(?) 모양이 됐다. 그리고 가운데 부위가 뭐가 닿았는지 색이 갈색이고 썩은 듯했다. 만졌을 때 물렁물렁하지는 않아서 그냥 놔 뒀지만, 속이 연달아서 썩어 버리면 어쩌나 염려도 됐다.

그래서 2주 정도만 놔 두고 7월 20일에 얘를 땄다. 그래도 주먹보다 커지고 늠름한 모습이었다. 5호는 이렇게 맛있는 애호박 볶음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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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는 7월 9일에 핀 암꽃이 수분 성공하면서 맺혔다.
동글동글한 애호박으로 잘 자라고 있었지만 시든 가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얘가 달린 가지까지 실수로 잘라 버렸다. 그래서 얘는 부득이하게 오래 못 키우고 사과· 배 같은 상태에서 먹게 되었다. 4호와 비슷하게 양파 볶음의 재료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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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는 자연수분 된 것을 뒤늦게 발견한 케이스이다. 그런데.. 얘 역시 저기서 더 커지지 않더니만 낙과해 버렸다. 지난번의 4호보다는 더 커졌지만 6호보다는 작다.
얘는 여친이 요리해 준 비빔국수의 고명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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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8호는 7월 11일에 인공수분으로 태어났다.
처음에 암꽃이 폈던 당시에는 줄기와 씨방이 홀쭉하고 영 튼실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얘가 수분 성공할 거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얘는 그 예상을 정면으로 뒤집고 정말 잘 자라기 시작했다.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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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홀쭉하다가 나중에는 종횡비까지 바뀌어서 뚱뚱해졌다. 홀쭉한 타원이 원으로 바뀐 것이 느껴지는가?
가만히 놔 두면 선배인 1, 2호에 필적하는 크기가 될 것 같다. 몹시 대견스럽다.

8호 이후로는 덩굴 전체를 통틀어 암꽃이나 열매 소식이 없는 암흑기(?)가 계속됐다.
7월 13일과 7월 27일에 암꽃이 하나씩 피기는 했다. 그러나 꽃가루를 잔뜩 묻혀 줬음에도 불구하고 수분이 실패하고 씨방이 떨어져 버렸다. 하물며 그 사이 2주 동안은 완전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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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요 얼마 전인 7월 29일과 7월 30일에는 기특하게도 암꽃이 한 송이씩 나란히 폈고, 얘들은 고맙게도 모두 수분이 성공해서 열매가 맺혔다. 이렇게 커졌는데 설마 낙과하지는 않겠지? 얘들이 9호와 10호 번호를 부여받았다.

그래서 2024년 8월 현재, 호박 1~3호는 따서 보존 중이고, 4~7호는 따서 먹었다. 그리고 8~10호는 아직 가지에 달려 있는 중이다. 8호는 더 커지는 않거나 줄기가 시들었다면 따도 될 것 같다.
옥상 호박의 열매 얘기가 길어졌으니 나머지 얘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 늘어놓도록 하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4/08/02 08:35 2024/08/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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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근황: 호박 농사, 연애 등

2024년이 하반기로 들어섰다. 오늘은 오랜만에 내 근황 소식을 분야별로 전하고자 한다.
원래 이맘때쯤이면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다음 버전 개발 근황이 올라오고 신규 개발 아이템만으로 글이 한 편 완성되곤 했는데.. 지금은 딱히 그 방면으로 글을 쓸 게 별로 없다. ㅠㅠㅠㅠㅠㅠ

프로그램 개발 근황 대신, 호박 농사 근황과 딴 얘기가 준비돼 있다.
그리고 개발 근황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받았던 문의 메일들에 대해 총괄적인 소감과 답변을 전하도록 하겠다.

1. 날개셋 한글 입력기 관련

(1) 내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지만, 별 희한한 온갖 오동작 의심 증상에 대한 문의가 종종 온다. 그래도 나를 믿고 문의를 하는 건데 더 도움이 되게 스마트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다.
버그 신고를 하기 전에 날개셋뿐만 아니라 기존 마소 한글 IME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건지를 살펴봐 주시면 좋겠다. 내가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게 된다.

(2) '한글 조합 중에 space 키의 처리 방식' 이거는 정말 이것만을 위해서 응용 프로그램별 전용 보정 옵션을 추가해야겠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이것 관련 문의가 지금까지 한두 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떤 오동작이 마소 IME 기준으로 두벌식이나 세벌식(390/최종은 불문.. 어느 것이건 무관) 중 한 자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99.9% 이것과 관계가 있다. 하나에 맞춰서 동작하게 해 놓으면 다른 방식으로는 오동작이 발생하게 된다. 원래는 오동작이 발생해서는 안 되지만 내 프로그램이 보정을 해서 동작하는 수밖에 없다.

(3) 후원을 해 주신 분들께 늘 감사드린다. 프로그램의 '감사의 글'란에 후원자들을 가나다 순으로 등재하고 있다.

(4) Windows on ARM은 정말 내 주변에서 기기를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쓰는 분이 계신지 궁금하다. 나로서는 개발 장비가 없어서 지원을 못 한다. ARM용으로 컴파일 바이너리라도 올려서 관심 있는 사용자가 비공식 배포본이라도 만들 수 있게 할까~ 정도가 고민거리이다.
자, 공적인 얘기, 업무 얘기는 여기까지. 딱히 새로운 얘기가 없기 때문에 그냥 근황 글의 챕터 하나에다 다 때려박아 넣었다. -_-;; 그 다음으로는..

2. 여친과 함께 바다 여행

이 블로그에다가는 처음으로 소식을 전하는데 말이다.
본인은 올해 초엔 평생을 함께할 사랑스러운 여친.. 아니 약혼자, 배우자(진)를 만났다. 연애가 아주 잘 진행 중이고, 올해 하반기쯤에 결혼할 예정이다.
이제 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상견례는 어떡하고 새 신혼집에다 세간은 뭘 더 갖다놓을지, 신혼집에서 통근은 어떡하나 같은 얘기도 나누고 있다.

지금까지 여친과 함께 여러 곳을 같이 돌아다녔지만, 이 글에서는 바다 풍경만 약간 소개하도록 하겠다.
지난 현충일 연휴 때는 동해 강릉을 다녀왔다. 그 이름도 유명한 경포 해수욕장.. 바닷물이 정말 맑고 시원하고 경치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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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작년에도 동해를 다녀오기는 했지만.. 그때는 강릉보다 더 북쪽 위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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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의 소나무숲은 돗자리 깔고 바람 쐬면서 쉬기에 안성맞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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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충일 연휴가 끝나고 찾아온 토요일 주말에는 서울에서 가까운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도 다녀와 봤다.
사진을 찍은 시간대가 다르긴 하지만(강릉은 아침, 저기는 저녁) 그래도 여기는 동해보다 물이 훨씬 더 얕고 탁하다는 게 절실히 느껴졌다.

게다가 이때는 간조가 오후 4~5시 무렵, 만조가 10~11시 사이였다 그래서 본인이 물놀이를 했을 때는 아직 썰물이었다.
안 그래도 엄청 멀리까지 나가야 물이 깊고 시원해지는데, 진흙 뻘밭도 있어서 땅과 물 사이를 왕래하기가 더 어려웠다. ^^
정작 밤이 되고 철수하고 귀가할 때가 되니까 물이 서서히 차 오르고 파도도 쳤다. 물놀이를 이때쯤 하면 더 좋았을 텐데.. 이게 동해에서는 거의 발견할 수 없는 황해의 특징이다.

3.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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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호박 농사 근황이다.
본인은 지난 5월 말에는 무성해진 호박 덩굴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꽃과 열매가 맺혔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딧물 피해가 좀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남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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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원은 곧 이뤄졌다. 6월 초쯤부터 잎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펜촉이 맺히기 시작하더니.. 매일 노란 꽃들이 어김없이 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싹 난 지 거의 50~60일 만의 일이다. 꽃이 피니 꿀벌도 이른 아침부터 어김없이 날아들기 시작한 건 덤이다.

또한, 진딧물도 말이다. 한때는 보다못해 세제 탄 물을 일일이 잎에다 발라 주기도 했는데..
6월쯤부터는 도대체 어디서 찾아왔는지 새빨간 무당벌레도 여러 마리 붙어서 진딧물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오오~~
꿀벌과 무당벌레라니. 호박 키우는 재미가 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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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 싹이 너무 많이 나서 하천 둑에다 몰래 옮겨 심어 놓은 애들이다. 위에 애들이 두 주 만에 아래처럼 바뀌었다.
얘들은 옮겨 심기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굉장히 오랫동안 난쟁이 신세였지만.. 새로 뿌리를 내리면서 적응에 성공했다. 그래서 한 달쯤 전부터 드디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본가의 화분 호박과도 덩치가 대등해졌고, 주변의 잡초들조차 역관광 태울 만한 세력을 형성했다~!!! 우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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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도 원래 화분 상자에서 싹을 틔웠지만, 공간 부족으로 인해 저 둑보다는 흙이 열악한 곳에 옮겨 심은 애들이다.
물과 영양의 부족으로 인해 영구적인 난쟁이가 됐지만 얘들도 저 상태로 꾸준히 예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저 상태로 암꽃까지는 무리이겠지만 말이다.

다들 이례적인 초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6월 한 달 동안 잘 자라 줬다. 물론 내가 방치만 한 건 아니고.. 꾸준히 물과 비료를 주기도 했다.

강가에 심긴 호박들은 물을 좀 안 줘도 괜찮았던 반면, 건물 옥상의 갑갑한 화분에 심긴 호박은 바로 전날 물을 줬는데도 걸핏하면 목 말라서 기공을 닫고 잎이 축 쳐져 있곤 했다.
식물이 기공을 닫고 있다는 건 광합성을 못 한다는 거고 양분을 만들지도 못한다는 뜻이니 절대 좋지 않은 상태이다.

이렇게 호박들이 길어지고 굵어지고 잎이 정말 파릇파릇해지고 꽃도 피우기 시작했는데.. 암꽃은 여전히 너무 안 피는 것 같았다.
그나마 암꽃 씨방이 수십 개는 생겼지만 거의 다 암꽃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혼자 누렇게 시들고 떨어지곤 했다.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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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9일에 폈던 암꽃이 수분 성공하면서 새 생명 1호가 저렇게 잉태되었다. ^^ 아~ 얼마 만에 호박 인공수분을 다시 해 보고 열매를 다시 보는지..??
수분이 성공하면 거의 하루나 이틀만 지나도 씨방이 부푸는 게 눈에 띄더라. 사흘 정도면 100% 성공/실패 여부가 결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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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2호와 3호도 맺혔다. 1호, 2호는 이제 어지간한 과일보다 더 커졌고, 동글동글한 형태를 벗어나서 더 납작 쭈글쭈글해졌다.
3호는 모양은 둥글고 예쁜데 더 커지지는 않는 것 같아서 의아하다.
지금 저 호박들을 따면 애호박이고, 그대로 40~50일 정도 두면 색깔이 누렇게 바뀌면서 늙은 호박이 될 것이다.

호박을 한두 포기 심은 게 아닌데, 다음 호박 근황글에서는 열매 소식이 더 전해졌으면 좋겠다. 부디 암꽃이 더 피길.. ^^
저렇게 줄기와 잎이 파릇파릇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일부 잎은 수명이 다해서 갑자기 누렇게 말라 비틀어지면서 시들고, 한 줄기가 통째로 힘 빠져서 죽기도 하더라. 그러면서 또 새 줄기와 잎이 딴 곳에서 나고.. 참 신기한 현상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4/07/05 08:35 2024/07/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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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호박 농사 근황

올해도 벌써 5월이 끝나 간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7이 나온 지도 거의 한 달이 돼 간다.
해마다 봄이면 언론에서 맨날 봄 가뭄이 심하다고 떠들곤 했다. 그러나 올해 봄은 초여름 더위가 일찍 찾아오긴 했지만 비도 꼬박꼬박 많이 내린 것 같다. 봄 가뭄이니 산불이니 하는 말이 없었다.

지난 3월 이래로 이 블로그에 호박 얘기가 전혀 없었다니.. 오랜만에 그거 근황을 전하도록 하겠다.
작년 겨울부터 지금까지 실내에서 호박씨를 뿌려 봤는데.. 안타깝게도 결과가 별로 좋지 못했다.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실내에서 암꽃을 수분시켜서 사과· 배보다 큰 호박을 따기도 했는데.. 그런 일이 그 뒤로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설마 동일한 화분에다 계속 연작을 해서 그런지?

호박이 조금 자라려 하면 어김없이 잎에 흰가루병이 생기고.. 나중에는 온통 진딧물이 꼬이곤 했다.
한때는 호박이 하루 이틀 간격으로 꽃을 피우곤 했는데 나중엔 기력이 다했는지 꽃이 더 피지 않고, 잎이 시들고 빠졌다.
특히 전에도 얘기했었지만.. 작년 겨울 동안 실내에서는 암꽃이 단 한 송이도 피지 못했다. 씨방이 맺히던 것이 기력이 부족한지 암꽃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다 떨어졌다.

흐~~ 이 정도면 저 화분의 흙이 지력이 다한 건지? 비료만 보충해 주는 걸로는 안 되는지? 다 엎어버리고 화분을 다시 세팅해야 할지..???
그래도 이제 3월 말부터는 날이 따뜻하니 화분을 실외로 옮기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시 호박씨를 흙에 파묻었다. 이때가 4월 1일인가 2일이었다. 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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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경에 이랬던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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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싹이 돋기 시작하더니 사흘 뒤에는 이렇게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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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에는 진도가 빠른 아이들은 벌써 본잎도 이만치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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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26일, 화분이 터져나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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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난 5월 2일과 5월 5일.. 잎이 엄청나게 커졌다.
이때 파릇파릇한 호박잎을 수십 장이나 따서 먹었다.
이 많은 호박들을 저 비좁은 화분에서 모두 끝까지 키우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을 솎아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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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이 큼고 넓적하고 허연 힘줄(줄무늬)이 가득한 잎 좀 보소. 장기복무에 탈락한 호박들이 남긴 유산이다.
찌거나 데쳐서 쌈장 찍어서 고기와 함께 먹기도 했고, 라면에다 넣어서 먹기도 했다. 별미였다.
지금은 잎만 수십 장 얻었지만, 몇 달 뒤엔 작은 거라도 열매를 10여 개라도 좀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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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너무 조밀하던 아이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하니 화분들이 다시 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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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주일쯤 뒤인 5월 19일, 그래도 살아남은 아이들이 몸집이 예전에 비해 길어졌다. 화분이 휑하다는 느낌이 거의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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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몸집이 눈에 띄게 길어진 게 느껴졌다. 바닥에 치렁치렁 늘어진 덩굴 줄기를 추스르고, 막대기를 타고 오르도록 가이드를 하기 시작했다. 우주 발사체에다 비유하자면, 이제야 얘들이 수직 상승이 아니라 수평 이동을 시작하고 지구 공전 궤도에 진입한 것 같았다. 생후 40~50일쯤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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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은 이런 덩굴손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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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로부터 사흘이 또 지난 5월 25일의 모습이다.
아아~호박이여~!! 어서 꽃 피고 열매도 맺히기를. 다음 호박 근황글에서는 꽃과 열매 이야기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 여담

1.
화분에서 다 키울 수 없어서 퇴출된 호박 중 일부는 집 근처의 공원 모처에 몰래 옮겨 심어 보기도 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살면 다행이고, 죽어도 그냥 본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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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뿌리째 뽑힌 채 방치되면 마치 물 밖으로 꺼내어진 물고기처럼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 시들고 죽는다.
그런데.. 최대한 조심해서 주변의 흙까지 다 같이 파더라도, '옮겨 심기'는 식물에게 큰 부담과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다. 흠 그러고 보니 금붕어 어항 물갈이와도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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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져서 심긴 식물은 분명히 죽은 건 아니지만, 성장도 못?안? 하는 채로 한참을 저렇게 있으면서 발육이 뒤쳐졌다. 이거 효율을 좀 개선할 수 있겠는지 궁금하다.
화분에서 붙박이로 있었던 아이들은 저렇게 굵어지고 길어지고 난리를 치는 중인 반면, 쟤는 그냥 난쟁이가 돼 버렸다. 그 상태로 이제 잎 몇 장 더 나고 흰 줄무늬가 생긴 게 생존 인증의 전부이다.

이것 말고도 옮겨 심은 애들이 여럿 있지만, 그나마 제일 잘 자라고 있는 아이가 저런 상태이다.
그래도 이제 뿌리를 다시 잘 내렸는지, 살짝 잡아당기는 정도로는 꼼짝도 안 한다.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잘 보살펴 줘야겠다.
뉴스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울나라도 올여름에 재앙 급의 물폭탄이나 폭염이 예상된다고 벌써부터 난리를 치고 있다. 그러면 얘는 또 물에 잠기려나? 자연재해나 도난 걱정, 공간 걱정 없이 호박을 마음껏 키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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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실내에서 키우고 있는 이 생후 한 달짜리 호박도 제법 많이 컸다. ㅎㅎ 얘는 힘줄이 전혀 없네.. 단호박인가 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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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살아 있는 호박은 아니지만.. 보기가 참 좋아서 힐링용으로 잠시 소개한다. 침실에 온통 이런 방석, 베개로 가득하면 참 훈훈할 것 같다.

나는 이걸 호박 쿠션이라고 부르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베개라고도 하고 심지어 인형이라고도 부르더라. 사람의 평소 개념 인지 알고리즘이 어떻느냐에 따라서 어휘 선택이 달라지는 듯하다.
아무렴, 동물이나 만화 캐릭터 얼굴이 아니라 식물.. 그것도 채소 열매가 쿠션이나 베개 모양으로 쓰이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 호박이 이래서 매력만점 채소인 것이다. 열매뿐만 아니라 덩굴과 잎까지도 말이다.

우리 예쁜 여친님이 호박 쿠션을 선물해 줬을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쿠션을 세탁까지ㅠㅠㅠ 해 주고 있다.
그런데 쿠션의 안에 들어가는 솜이 반영구적인 재질이 아닌지, 세탁을 여러 번 하면 비가역적으로 뭉개지고 망가지는 것 같다. 그러면 예전처럼 푹신하고 탱탱하지를 않아서 쿠션· 베개 용도로는 못 쓰고 그냥 관상· 전시용이 된다.

3.
이렇게 호박들이 잘 자라고 있는 와중에 본인의 가장 큰 고민은 앞서 얘기했듯이 백해무익 불청객인 진딧물이다.
저 화분과 저 흙의 문제인지..??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호박이 어느 정도 자란 뒤부터는 실내와 실외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멀쩡히 시퍼렇게 잘 자라던 잎이 갑자기 쭈글쭈글해지고 시들고 말라 죽는다. 그런 잎은 뒷면을 들여다보면 진딧물 떼거지가 새까맣게 뒤덮힌 끔찍한 몰골이다.
이건 뭐 그냥 시꺼먼 점들이니까 난 벌레일 거라고 생각도 안 했고 그냥 얼룩이나 세균 차원의 병이라고 생각했었다.

진딧물은 단순히 식물의 진액만 빨아먹는 게 아니라 자기가 소화시키지 못한 똥까지 주변에 싸지르면서 식물을 완전히 작살을 내 죽인다고 한다. 정말 보이는 족족 무조건 박멸해야 된다. 오히려 완전 야생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다.

인터넷을 보니 물에다가 퐁퐁 같은 주방 세제를 타서는 분무기로 잎과 줄기, 주변의 흙까지 뿌려 주라고 했는데.. 당장 눈에 띄는 진딧물을 퇴치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진딧물을 손으로 일일이 터뜨리고 뭉개고 거기다가 세제 탄 물을 뿌렸더니 그 부위가 깨끗해졌다.

하지만 문제는 겨우 그렇게만 해 준다고 딴 데 있는 진딧물이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거. 그런데 이것 말고 딱히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본인의 호박 농사가 꽤 큰 고비에 부딪힌 것 같다. =_=;;

Posted by 사무엘

2024/05/28 08:35 2024/05/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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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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