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한번씩 했던 말들이긴 하지만 그걸 이런 식으로 나열하고 한데 대조· 비교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주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니 이렇게 한번 더 개념을 정리하도록 하겠다.

1. 비킹: 예정 vs 자유의지

난 기회가 된다면 킹 제임스 진영의 밖에 있는 제도권/일반 교회 신자와 다음 주제들에 대해 언제든지 진지하게 토론해 보고 싶다.

  • 님 다니는 교회· 교파에서는 예정과 자유의지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
  • 구원의 영원한 보장에 대해 어찌 생각하느냐?
  • 선과 악을 분간 못 하는 어린 아기는 병이나 사고로 죽으면 어찌 될까? 이런 의문에 대한 댁들의 생각은 어떤가..?

난 이 주제에 대해 극도로 단순화시켜서 비약해서 말하자면..
"십자가 이전에는 알미니안(자유의지), 그 이후부터는 칼빈(섭리, 예정, 영원한 구원)"설을 개인적으로 지지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과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뜻을 분간한다.

성경에는 당연히 절대자 하나님의 주권과 재량, 예정이라는 게 있다.
그래서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마다 환경 처지가 제각각이고 신체· 지능 리소스도 제각각이다. 하루 종일 일한 품꾼이건 마감 1시간 전에 온 품꾼이건 동일한 일당을 받았다는 포도원 비유도 있다. 모태신앙 구원도 있고, 십자가 강도 같은 끝물 구원도 있다.

(1) 그러나 이건 개개인의 구원 여부가 엿장수 마음대.. 아니, 하나님 마음대로라는 얘기가 아니다.
미리 아심도 있고 구원받은 사람의 신분 변화가 '예정'된 건 있지만, 그게 로보트 마냥 개개인의 구원 여부를 말하는 건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예정을 수학 집합에다 비유하자면 원소나열법이 아니라 '조건제시법'이다. 울나라 법에다 비유하자면 특별사면이 아니라 일반사면을 말하는 거다.

"파라오의 마음을 더 강퍅하게 만들겠다" 이건 스스로 삐딱서니 타기 시작한 악인의 벡터의 크기 정도나 하나님이 더 키워 버리시겠다는 얘기이다, 아예 벡터의 방향을 마인드 컨트롤 하는 게 아니다. 하나님의 시험이나 함정수사는 기회제공일 뿐, 아예 대놓고 죄 지으라고 꼬드기는 범의유발이 아니다.

어떤 경우건 "신이 누구누구는 처음부터 죄인 역할극을 하게 만들려고, 지옥불로 떨굴려고 창조했다", "하나님이 악도 필요해서 같이 창조했다" 같은 식의 결론은 난 절대절대 지지하지 않는다.

아 그래서 하나님이 악도 필요해서 아우슈비츠 수용소 독가스실도 냅두고, 북괴 정치범 수용소도 저렇게 냅두고 731 부대와 캄보디아 킬링필드도 다 묵인한 건가?
그러면 죄의 책임이 인간이 아니라 신에게 있는 꼴이 된다. 그런 하나님 믿으라고 불신자한테 복음을 참 잘도 전할 수 있겠다.

저걸 믿을 바에야 차라리 진화론이 낫다!! 진화론은 "서로 죽고 죽이고 속고 속이고 중독시키고 말려 죽이는 자연의 적자생존 약육강식을 신이 만든 게 아니라면 오랫동안 스스로 진화해서 저리 된 거다"라고 이렇게 변명하는 거라도 있다! 알겠는가?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죄악까지 전부 하나님이 의도한 빅픽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건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착각하는 거다.

(2) 이와 같은 맥락으로.. 아기· 영유아가 병이나 사고로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가 도대체 신학적으로 왜 논란이고 논쟁거리인지 난 이해되지 않는다.
예수님 탄생 당시에 헤롯 왕에게 학살당했던 2살 이하 아기들이 다 원죄 때문에 지옥 갔다면.. 나는 정말 기독교 안 믿었을 거다. 나부터가 부끄러워서라도 그런 신 믿으라고 주변에 못 전한다.

성경에 따르면 그 어떤 흉악범죄자라도 회개하고 예수 믿으면 죽어서 천당 갈 수 있다. 반대로 예수 안 믿고 자기 죄 가운데 죽었다면 그 범죄자를 체포한 경찰이나 사형 판결을 내린 판사 검사, 심지어 그 범죄자에게 희생당한 피해자라 해도 지옥 간다.
이건 불신자 입장에서는 선뜻 동의나 납득이 안 될 수 있지만, 이게 기독교 교리이다. 허나, 이런 기독교조차도 예수님을 선택하거나 거절할 능력조차 아직 없는 아기까지 몽땅 지옥으로 보내는 미친 짓거리는 하지 않는다!

(3) 내가 간극 재창조를 적극 지지하는 이유도 겨우 젊은 지구 오래된 우주 같은 과학 연대기 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6천 년 전 6일 창조가 전부라면 사탄 마귀는 도대체 언제 창조됐고 언제 타락했는데? 인간은 죄를 짓는 바람에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고 후손들이 대대로 고생하게 됐구만, 그럼 저놈은 언제 어디서 반역해서 무슨 처분을 받았는데? 최소한 인간보다는 훨씬 더 큰 스케일의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는가?
이게 이전 세상의 멸망과 간극 없이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

이러니 성경에는 하나님의 주권 예정도 있고, 인간 쪽의 자유의지도 있다. 가중치가 반반이고 상호 보완적이다. 마치 예수님의 인성과 신성, 세 분과 한 분.. 빛의 입자성과 파동성.. 거의 그런 급이다. 서로 자기만 옳다고 피터지게 싸울 주제는 아니어 보인다.

이것 말고도 킹 진영과 비킹 진영 간에는 교회와 이스라엘(유대인)의 관계, 전천년주의 vs 무천년주의 같은 관점도 차이가 있다. 더 깊게 들어가면 세대주의도 나온다만, 이 이슈는 이 글에서는 일단 논외로 하련다. 벌써 글이 너무 길어졌으니 말이다.

2. 킹: 영어 vs 원어

자, 킹 제임스 진영은 한킹이고 흠정역이고 표킹이고 어느 역본 진영을 가건, 위에서 논했던 저런 교리 문제는 그럭저럭 다 일치한다. 이견이 없고 교통정리가 돼 있다. (적어도 난 그런 걸로 알고 있음) 나는 저 관점이 매우 합리적이고 건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좁디좁은 진영을 지지하고 있는 거다.

하지만 킹 제임스 진영들이 시급하게 필요한 게 뭐냐 하면.. 원문과 원어, 원어와 영어 사이의 개념정리 교통정리이지 싶다.
이게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자체적으로 승패가 가려지질 않았기 때문에 안 그래도 작은 킹 진영들이 더 쪼개지고 분열되는 거다. 그러면서 자기 역본이 제일 짱이네 하면서 도토리 키 재기 대립이 끊이질 않는다. 이거 심각한 지경이다.

일단, 원문 레벨은.. 정말 더 말이 필요하지 않다.
루터고 칼빈이고 옛날 종교개혁자 대선배들은 마 5:22가 "누구든지 자기 형제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화내는 자"라고 적혀 있는 바른 본문 계열의 성경을 봤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오늘날의 비킹들은 그렇지 않다. 그냥 무조건 화내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다.

요일 5:7 요한의 콤마 삼위일체 구절도 마찬가지. 비킹이 삭제한 게 아니라 오히려 킹이 후대에 첨가한 거라고 반박하는 분도 있다. 근데.. 이때는 킹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아예 가톨릭 예수회의 두에 랭스 성서조차도 이 구절이 들어가 있었다. 빼면 뺐지 도대체 누가 언제 왜 뇌피셜을 펼쳐서 첨가를 했다는 말인지..??

킹 유일주의를 반대하고 반박하는 그 어떤 목사, 신학자도 벧전 2:2가 "말씀의 젖을 사모하라, 영적으로 자라려면"이 틀렸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려면"이 사본학적으로(?) 맞다고 자신의 학자적 양심과 손모가지를 걸고 맹세하는 사람..? 난 못 봤다.

이런 것들 말이다. 이건 번역 오역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원문 내용이 변개되고 달라진 사항이다. 다시 말하지만 옛날 칼빈이나 루터나 에라스무스 이런 사람이 번역했거나 봤던 성경이랑, 지금 현대인들 대다수가 보는 성경이 이런 건 서로 같지 않다. 이런 문제에 관해서는 나는 킹 쪽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말씀 보존 학회가 다른 행실이나 언변에서 제아무리 깽판을 쳤어도 걔네들이 이 주제에 관해서 말하는 건 절대적으로 맞다. 나는 저쪽을 지지한다.

자 여기까지는 한킹 흠정 표킹 어느 진영들도 일치한다. 그러나 그 뒤에 번역을 함에 있어서 영어와 원어의 비중을 서로 어떻게 둘 것인가 하는 것에서 또 예송 논쟁 노론 소론, 탕수육 부먹 찍먹 같은 당파싸움이 벌어져 있다.

내가 예전에도 말했지만, 이 바닥 대안 성경 1호라 할 수 있는 말보회 한킹은 영어 킹을 그대로 곧이곧대로 중역한 성경이 아니라, 영킹과 동일한 원어 대본을 번역하고 영킹을 일부 참고만 한 성경이다. 그래서 여기에 만족하지 못해서 원어 누룩(?)을 좀 뺀 게 흠정역이고, 흠정역보다도 더 과격하게 영어 직역을 추구한 역본이 표준역.. (심지어 도량형까지 마일, 파운드 그대로 썼을 정도로. =_=)

예를 들자면 "영어로 같은 단어이면 우리말로도 (가능한 한 어지간해서는 몽땅) 다 같은 단어로 번역돼야 한다", "it came to pass도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 "God forbid는 하나님이 금하신다라는 뜻을 넣어서 번역해야 한다" 이런 거 말이다. 영어 KJV는 영어권 화자에게만 최종 권위인가, 아니면 원어 원문과 대등한 전세계의 최종 권위인가???

사실 성경 원어 원문은 우리 생각 이상으로 꽤 함축적이고 모호성이 많다. 뜬금없이 나오는 it he 대명사가 뭘 가리키는지 애매한 게 많고, 시제가 과거 미래 중 뭔지, 대화 인용이 어디까지이며 어디부터가 내레이터인지.. 알쏭달쏭한 게 많다.
이런 부분에서 한킹은 영킹과 자잘하게 미묘하게 일치하지 않는 게 있다. 그러니까 오역 변개는 분명 아닌데 어쨌든 영킹과는 미묘하게 다른 이게 오로지 영킹 최종 권위 순수주의(!!!) 성향인 분들한테는 성이 안 차는 거다. =_=;;

그럼 원어가 헷갈릴 때는 무조건 영킹대로 번역만 하면 되느냐? 그런데 영어는 또 영어만의 중의성이 있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자면 전치사. for을 '위하여'라고 할지, '인하여'라고 할지?? of나 in은 또 얼마나 뜻이 다양한가?
제아무리 교리적인 편견 없이 기계적으로 곧이곧대로 번역만 했다고 한들, 교리와 해석을 전혀 가미하지 않고 번역을 옳게 할 수는 없다.

그리고 킹 제임스 영어는 현대 영어와는 뜻이 달라진 것도 여럿 있고, 이럴 때도 번역자의 해석과 취사선택이 필요하다.
제아무리 영킹이 단어 뜻을 스스로 정의하는 내장사전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대로 엄밀한 뜻 구분 없이 단순히 운율이나 패러프레이징 차원에서 비슷한 단어를 일부러 다르게 늘어놓은 것도 있다. slay와 kill, create / form / make 같은 거.

시간과 지면이 부족하고 이 블로그는 킹이나 비킹, 심지어 불신자까지 다 보는 공간이니 내가 내막을 자세하게 다 늘어놓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거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하다. 앗싸리 오로지 영킹 그대로 번역만 할 수 있다면 모든 문제가 진작에 해결됐을 텐데 그것도 아니니 참 문제다.;;

그러니 이 동네에서는 아까처럼 예정이냐 자유의지냐 이런 거 논쟁은 할 필요 없고, 그 대신 비킹 입장에서는 정말 상상도 못 할 희한한 주제를 갖고 논쟁을 벌이는 지경이다.

아 끝으로.. 영킹에 하나님 영감이 또 짠~~ 임했건, 자필원문에 임했던 영감이 번역과 필사 과정에서도 쭉 내려오고 '보존'되어 왔건.. 결과물은 어쨌든 지금 우리말 성경도 영감으로 주어져 있다는 얘기 아니냐?
이거 갖고도 너무 쓸데없이 머리 쥐어뜯고 싸우지는 말자구우~~ 아멘!

Posted by 사무엘

2024/10/30 08:35 2024/10/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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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세카이 2024/12/18 21:08 # M/D Reply Permalink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성경 말씀 보존에 관하여-

    창세기에서 계시록까지 전체 구절이 약 3만개 정도 된다고 해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나오기 전에는 사람들이 다 직접 손으로 필사를 했는데
    3만여 구절을 손으로 필사를 하면 그걸 완벽하게 복사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그 필사자가 악의를 가진 게 아니더라도 사람이라면 어딘가에 무언가 단어를 빼먹거나 숫자를 착각하여 적거나 어딘가는 실수를 하게 되어 있어요 사람은 컴퓨터가 아니니까요
    성경을 완벽하게 필사하는 것 또한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런데 또 다른 관점에서 성경 말씀을 조작 변개한다는 게 kjv유일주의자들이 생각하는 거 만큼 만만히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말씀 기록이 파편화되어 있다면
    어떤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조작할려고 한다면 어떤 상황이 될까요?
    설령 내가 조작한다고 해도 다른 누군가가 필사본을 얼마나 더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 되겠죠 민주주의에서 입법 사법 행정만 상호 견제가 되는 게 아니라 말씀 보존도 필사본들끼리 상호 견제가 돼요

    또 같은 필사본 내에서도 성경은 서술 방식자체가 중요한 부분은
    한 두 구절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다른 저자로 하여금 다른 관점에서 중복하여 서술되어 있어요 신약의 사복음서가 그렇고 구약의 역사서도 그렇죠

    그러면 어떤 사람이 한 곳을 조작할려면 남이 얼마나 더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다른 필사본에 의해서도 제어가 되지만 또 같은 역본 내에서도 제어가 돼요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에요

    또 다른 문제는 성경 말씀을 조작한다고 하면 그 행위의 주체가 누구죠? 누가 조작한다는 거죠? 카톨릭이? 오히려 kjv가 카톨릭 성경가 비슷한 점도 많은데

    여기 본문에 예를 든
    베드로전서2장2절 이 구절이 어떻게 번역되든
    사실 교리적으로 별 영향을 주지 못해요
    님의 주장은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라가 되면 행위 구원이 되어 버리니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
    행위를 강조하는 구절도 성경 전체에서 보면 수십구절이고
    믿음을 강조하는 구절도 수십구절이에요
    그러니까 그 구절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수십 구절중에 플러스 마이너스 하나 되는 거 뿐이거든요
    그 구절이 님 주장대로 kjv식으로 번역되어야 한다고 해도
    모든 역본들이 다 그렇게 번역해도
    어차피 행위를 강조하는 야고보서의 구절들은 그대로 있거든요

    kjv 유일주의자들은 한 두 구절로 치명적이고 결정적인 한 방 홈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없음)에서 빌립이 신앙고백하는 부분이 다른 역본에는 삭제되었기 때문에
    유아세례를 한다?
    과부의 집을 삼키고 겉치레로 길게 기도한다 그 구절이 없어서
    연옥 교리로 카톨릭에서 과부들을 갈취한다?
    정작 카톨릭에서 표준 영어 성경 지위에 있는 두에랭스에 그대로 있거든요


    마태복음5장22절 "까닭없이", "정당한 이유없이"라는 부분이 삭제되었다
    이게 아마 현대인의 성경에는 kjv처럼 이게 있을 거에요
    제가 보기에는 이 구절이 kjv가 더 합리적으로 잘 번역된 걸로 판단하는데

    그 이유는 예수님도 성전에서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고 채찍질을 하시고 화를 내셨잖아요
    화를 내는 것도 감정 표현 중에 하나고 예수님도 정당한 상황에서 화를 내셨으니 아마도 까닭없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게 더 맞겠죠

    언어라는 게 의사소통을 위한 건데
    의사소통에서 언어적이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앞뒤 문맥이나 주변 정황으로도 어느 정도 판단해볼 수 있잖아요?

    한국어와 영어만 비교해도 그 의미가 완벽하게 일대일 대응이 되지 않고
    성경은 원래 우리말로 적혀 있지 않고 외국어를 번역한 것이기에
    이게 언어적으로 완벽하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잖아요
    그니까 까닭없이, 정당한 이유없이 라는 단어가 빠져 있다고 해서
    그게 교리에 영향 준다거나 믿음 생활에 치명적인 결정적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거에요

    예전에 솔로몬의 병거 숫자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는데
    역대하9장25절과 왕상4장26절, 왕상 10장26절

    이런 생각도 해봐야 돼요
    성경을 필사하던 유대인 서기관들이 4만이라는 숫자가 잘못된 걸 몰랐을까? 이건 저의 생각인데 그들이 모르지 않았을 거에요
    그러면 왜 그들은 이걸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었을까
    유대인 서기관들 입장에서는 4만이라는 숫자는 말이 안 되기에
    독자들이 이정도는 충분히 오류임을 알아채고 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성경 필사는 마음대로 수정해서는 안 되고 그대로 따라갈려고 했을 거에요

    4만은 역대하와 왕상 두 구절이 서로 안 맞기도 하지만
    그때 당시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규모 인구수 병력수로 정황으로 봐도 말이 안 돼요

    어떤 사람이 부자가 구원을 받을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잖아요?
    그러니까 간음하지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그 계명을 지키라고 하니까
    그런던 제가 예전부터 이미 지키고 있었다고 말하니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게 있다
    니 재산을 팔아서 이웃들에게 나눠주라고 말하잖아요

    그러면 여기서 "언어적"으로 "재산을 팔아서 나눠주는데" 그 의미가 있을까요?

    이 세상을
    (그게 어떤 사람에게는 권력일 수도 있고 또 재물일 수도 있고 또 지식일 수도 있고 또 쾌락일 수도 있고)
    사랑하지 말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라는 거잖아요

    예수님이 마치 수학 명제나 집합에서
    천국에 들어가는 사람 = 자기 재산을 팔아서 이웃에서 다 나눠준 사람
    이런 의미는 아니잖아요


    kjv 유일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걸 보면
    kjv가 다른 역본들 개역이나 niv보다 더 잘 번역된 구절들을 가지고
    비교하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그 방식은 근본적으로 kjv유일주의를 증명하지도 못할 뿐더라
    상대 입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해주면
    바로 무력화되는 허술한 방식이에요

    전체 3만여 구절들 중에서 kjv가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면 끝나거든요

    대표적으로 계시록 마지막 쪽에 생명책이냐 생명나무냐 이거죠
    생명책은 라틴어 사본에서만 발견되는 오류인데

    1. 사무엘 2024/12/20 09:58 # M/D Permalink

      네, 참 오랜만이네요 반갑습니다!
      여기 블로그에 글이 끊긴 지도 벌써 두 달이 돼 가고.. =_=;;;
      말씀하신 사항에 대한 제 생각을 몇 가지만 최대한 짧게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 3만여 구절을 손으로 필사를 하면 그걸 완벽하게 복사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네 맞습니다. 인간은 당연히 실수를 하죠.
      그 이름도 찬란한 영킹조차도 수백 년 전, 수작업으로 조판하던 시절에 몇몇 단어가 빠지거나 바뀌어 출간되기도 했고, 심지어 "너는 간음할지니라" 사악한 성경이 만들어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건 악의적인 변개가 아니죠! 더구나 교차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시정되고 걸러졌습니다. 하나님 말씀이라는 큰 그림을 왜곡시키지는 못했습니다.

      -- 오히려 kjv가 카톨릭 성경과 비슷한 점도 많은데
      마 1:25 그냥 아들이 아니라 '첫아들/맏아들'(요셉-마리아 사이에 둘째 셋째 아들도 있다는 뜻) 같은 건 전혀 친카톨릭이어 보이지 않는데요. 근데 킹이 비킹 대비 더 친카톨릭적이라.. 무슨 반례가 더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ㅎㅎ

      -- 베드로전서2장2절 이 구절이 어떻게 번역되든 ...
      그건 아닌 거 같은데요. 변개된 구절은 야고보서처럼 단순히 죽은 믿음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구원'이라는 걸 초신자 시절부터 점진적으로 이뤄 가는 과정으로 왜곡하고 있는데?
      딴 구절도 아니고 벧전 2:2는 정말 치명적이고 심각한 변개입니다. 이스터 루시퍼 같은 번역 문제도 아니고, 진짜 본문이 달라진 거죠.
      구원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오해나 논란 정도나 있는 구절은 차라리 빌 2:12입니다. work out

      -- 한두 구절로 치명적이고 결정적인 한 방 홈런
      KJV 옹호자의 근거 논리 중에 일부 논리적으로 엄밀하지 못한 게 있거나 이런 식의 비약이 있는 건 저도 동의합니다.
      모든 이단 교리가 오로지 성경 변개 때문에 나온 거라면, KJV 쓰고 있는 동네에서는 이단이 절대 나오지 말아야지요.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게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그건 저도 인정.
      그러나~~ "성경 변개 --> 이단 교리"는
      "술, 폭력적인 게임(?) --> 각종 폭력 범죄"와의 상관관계 정도만큼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든 B가 몽땅 A로부터 유래된 건 아니고, A를 한다고 해서 다 B로 빠지는 건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A 문제를 몽땅 내팽개치고 무관심해도 되느냐~~ 그건 저는 동의하지 않아요.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기왕이면 리뷰 평이 좋은 곳/물건, 남이 만진 흔적 없는 조금이라도 새로운 물건을 이용하고 싶어집니다. 유통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그냥 폐기하고 교체합니다.

      저는 성경이 제 인생에서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성경에 대해서 같은 잣대를 동원해서 판단할 뿐입니다.
      님에게는 '까닭 없이'가 있건 없건 뜻이 얼추 통하니 별로 중요하지 않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파들은 학교 교과서에서 '자유 민주주의'에 '자유'가 그냥 빠지는 것도 반대하고 시위를 하던데.. 저는 성경이 그렇게 야금야금 바뀌는 게 더 심각한 문제로 보인답니다.

  2. 신세카이 2024/12/20 22:09 # M/D Reply Permalink

    원어 사본들 사이의 차이 또는
    원어에서 현대어로 번역상의 차이 때문에
    교리가 달라지는 경우는 없다고 단정할 수 있어요
    이건 kjv유일주의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모든 신학자들이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kjv가 카톨릭 영어 성경 두에랭스와 무엇이 비슷한가
    대표적으로는 요한의 콤마와 (없음)에 추가된 구절들이죠

    베전2장2절 그니까 제 말은요
    예정처럼 나오는 구절들도 수십구절이고
    그게 아닌 거처럼 나오는 구절들도 수십구절이고
    믿음으로 구원 받는걸로 나오는 구절도 수십구절이고
    행위로 성화되어서 구원 받는 거처럼 나오는 구절도 수십구절이라고요
    언어적으로 그렇게 다르게 표현된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아마도 관점의 차이겠죠
    믿음이 있으니까 행위를 하는 거고
    행위를 하니까 믿음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거겠죠
    그 수십구절들 중에 하나 플러스 마이너스 되는 정도에요
    저의 논점은 원어 사본간의 차이 또는 현대어로 번역상의 차이가 교리에 변화를 줄 수 있는가에요
    또 구원에 관한 설명이 그 구절 하나에만 의존하고 있나요?
    수십 수절들 중에 하나 플러스 마이너스 되는 건데

    kjv가 우수하게 잘 번역된 구절들이 많다는 거 저도 인정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에 지금보다 훨씬 부족한 고대 사본들을 가지고
    이 정도 수준의 잘 번역된 역본이 나왔으면
    그때 제임스 왕의 명령으로 번역에 참여한 학자들은
    자기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거 같아요

    그리고 님이 언급한 "까닭없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거 그것도 niv나 개역보다 더 합리적으로 잘 번역되었다는 것도 인정해요
    그런데 "언어적 완벽함"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그것과 똑같은 기준 똑같은 잣대로
    계시록 마지막에 생명책과 생명나무의 차이는 왜 중요하지 않고 대충 넘어가는 건가요?
    말 외얀간의 수가 4만이라는 건 언어적으로 잘못된 건데
    이건 언어적으로 완벽하지 않은데 이건 오류여도 괜찮은 건가요?....
    제가 아니여도 kjv의 오류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은데

    1. 사무엘 2024/12/21 17:25 # M/D Permalink

      >> 원어에서 현대어로 번역상의 차이 때문에
      >> 교리가 달라지는 경우는 없다고 단정할 수 있어요

      그 정도로 가능성이 0% 급으로 상관관계가 전혀 없는 건 아닐 뿐더러,
      "술, 폭력적인 게임(?) --> 각종 폭력 범죄"와의 상관관계 정도만큼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본다고 저는 말씀드렸었습니다.
      "우파들은 학교 교과서에서 '자유 민주주의'에 '자유'가 그냥 빠지는 것도 반대하고 시위를 하던데"
      라고 다른 예시까지 들었었습니다.

      또한, 만에 하나 교리가 직접적으로 달라지는 게 아니더라도 저는 성경의 말이 제멋대로 바뀌고 빠지고 달라지는 것이 싫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의 입장은 이렇게 명확하니, 제가 했던 말을 그대로 인용해서 정면반박하실 게 아니라면 제가 했던 말을 또 꺼내게 만들지는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 대표적으로는 요한의 콤마와 (없음)에 추가된 구절들이죠

      두에 랭스 역본에 있는 요한의 콤마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그건(삼위일체) 친카톨릭 옹호 교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두에 랭스 이후의 오늘날 가톨릭 성서에는 여전히 요한의 콤마가 없습니다. 따라서 저 예는 제가 원하는 예시가 될 수 없습니다.

      KJV가 연옥, 마리아 숭배, 교황 같은 것과 관련해서 비킹보다 더 옹호하는 구절이 있으면 어디 알려 줘 보세요.

      >> 생명책과 생명나무

      뭐 말씀이신가요? 질문을 하려면 정확한 책 장 절을 알려주세요.
      만약 KJV가 틀렸다면 변개된 성서 본문의 관점에서 틀린 것일 뿐이겠지요. ㅎㅎ

      ** 거듭 강조합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기왕이면 리뷰 평이 좋은 곳/물건, 남이 만진 흔적 없는 조금이라도 새로운 물건을 이용하고 싶어집니다. 유통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그냥 폐기하고 교체합니다."

      "님에게는 '까닭 없이'가 있건 없건 뜻이 얼추 통하니 별로 중요하지 않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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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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