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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육해공 교통수단에는 뭔가 인도주의와 관련된 법적 의무라는 게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다.

  • 자동차: 뒤에서 긴급자동차(구급차,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오면 반드시 양보하고 길을 트고 비켜 줘야 한다.
  • 비행기: 비상 착륙 요청은 국적 불문하고 근처에 있는 어느 공항에서나 최우선적으로 받아 줘야 한다.
  • 선박: 망망대해에서 어떤 선박이 조난/구조 요청 신호를 보낼 경우, 근처에서 이 신호를 받은 선박은 의무적으로 반드시 달려가서 도와줘야 한다. 이것 때문에 그 배의 원래 스케줄이 꼬여서 손해 본 것에 대한 보상은 사람부터 구하고 나서 다음에 보험사에서 해 준다. 현장 근처에 있는데도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씹은 것으로 드러난 선박은 처벌 받는다.

비행기는 다른 교통수단과 달리, 비상 착륙을 위해서 부득이하게 연료까지 버리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리고 비상구 좌석에 앉은 승객은 승무원과 함께 다른 승객들의 대피를 도와야 한다는 규정도 타 교통수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관행이다.

그에 비해 철도는 워낙 꼼꼼하게 통제된 선로에서 정규 노선 차량만 다니다 보니, 타 교통수단과 같은 예외적인 규정 같은 게 존재할 여지가 없다. 대통령이 탄 전용 열차가 몰래 지나가게 되면 걔를 0순위로 먼저 보내 주느라 근처의 정규 열차들의 스케줄이 몽땅 작살 나긴 하지만.. 이건 흔히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요즘은 우리나라가 교통 관련 법 집행이 쬐끔은 선진화돼서 긴급자동차를 고의로 비켜 주지 않으면 처벌하고, 또 출동 중인 소방차는 불가피한 경우 불법주차 민폐 길막 차량을 강제로 밀어 버려도 되게 바뀌고 있다.

오죽했으면 일부 지역에서는 이렇게 소방차가 길막 차량을 밀어버리는 훈련까지 공개적으로 하게 됐다. 소화전 근처에 차가 불법으로 세워져서 공간 확보가 안 되면 그 차를 부수고 호스를 끄집어 낸다. 다음은 지난 4월 말에 경남 김해시에서 시행됐던 소방 훈련에 대한 보도 자료이다.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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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니 난 옛날에 철도청에서 건널목 사고 공개 시연을 주기적으로 했던 게 생각나더라.
건널목 사고가 하도 많이 나자 철도청에서는 "제발 건널목을 무리해서 통과하지 마세요~ 열차는 자동차 같은 급제동을 절대로 못 합니다~!! 무거운 열차에 스치기만 해도 차고 사람이고 다 박살 납니다!"라고 홍보하고 또 홍보했는데.. 나중에는 고육지책으로 시청각 교보재를 직접 만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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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부터 시작해서 1996년, 97년, 그리고 제일 마지막으로는 KTX의 개통을 앞두고 2003년에 했다.
교외선 일영 역 근처의 선로에다가 폐승용차를 한 대 세워 놓고.. 열차가 200미터쯤 앞에서 급제동 걸지만 그래도 승용차를 밀고 100미터 이상 나아가는 걸 촬영해서 보도자료로 만들었다. 승용차는 당연히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안의 사람 마네킹은 산산조각이 났다.

이때 현장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예비 법조인인 사법연수원 연수생들을 잔뜩 초청했다고 한다. 이런 사고는 철도 쪽에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는 걸 특별히 내세우고 싶었던가 보다.
이게 새마을호에서 Looking for you가 흘러나오던 시절에 대한민국 철도청에서 하던 행사 중 하나였다.;;

* 주요 건널목 사고 일지

(1) 지난 2011년엔 서울-대전 구간을 기존선으로 달리던 KTX가 지금의 세종시 부근 모 건널목에서 승용차와 충돌해서 어느 중년 여성 운전자가 사망했다. 믿을 수 없지만.. 이 사람은 차단기를 들이받아서라도 건널목을 빠져나갈 생각을 안 하고, 하다못해 차를 버리고 몸만이라도 빠져나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정말 어리석게도 꼼짝도 안 하고 가만히 있기만 했다. 가만히 있으면 열차가 알아서 자기 앞에서 정지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2) 2019년 가을엔 동해시 망상 해수욕장 부근의 영동선 건널목에서.. 어느 승용차가 열차가 뻔히 달려오고 있는데도 자기가 먼저 통과하겠다고 차단기가 없는 차로로 역주행 객기까지 부리다가 와장창..! 운전자인 아들과 동승자 노모가 모두 나란히 사망했다.

(3) 2002년 5월 초에 전라선 상행 새마을호에서 발생했던 건널목 사고 콤보는.. 이 바닥의 전설을 넘어 가히 레전드 급이다. 한 열차가 여수, 완주, 익산에서 3연속으로 건널목을 무단횡단하는 노인을 치는 사망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 여담: 특수한 차량

대통령 전용 자동차는 시꺼먼 방탄 리무진이 당연히 있을 것이고, 열차는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기준으로 경복호라는 게 있다. 비행기는 air force one이 있는 반면, 선박 버전은 딱히 그런 게 없는 듯하다. 인도네시아처럼 왕창 많은 섬으로 이뤄진 나라 형태가 아닌 한 별로 필요 없기 때문인지도..??

이런 VIP가 업무를 위해 이용하는 육상 교통수단들은 모든 기존 교통 신호들을 씹어먹으며 어쩌면 타 긴급자동차들보다도 우선순위가 높은 0순위이다. 아니, 아예 사전에 길을 몽땅 틀어막는다. 이런 차가 신호에 갇혀서 멈춰 서 버리면 스케줄에 지장이 생길 뿐만 아니라 보안에도 굉장히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경복호도 ITX 새마을 도색(빨강+검정)으로 칠을 한 걸 보니, 쟤도 지금까지 계속 관리는 하는가 보다.
한때는 KTX의 개통 초기엔 모 편성 열차의 어느 객실이 VIP용으로 예약되어 있어서 일반인에게 발매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이 사실이 언론에 왕창 공개되어 버리고 그게 VIP의 업무에 크게 유용하지도 않았던지라, 이런 관행은 없어지고 그 객차도 몽땅 일반실로 공개되었다.

한편, 다른 차량/기체를 끌어서 이동시켜 주는 물건도 자동차에는 견인차나 카캐리어, 철도에는 입환기, 비행기는 토잉카, 선박은 예인선.. 종류별로 다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9/15 08:35 2021/09/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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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열차 등의 특이점

1. 통상적인 위치와 형태로 만들어지지 않은 지하철역

지하철역이라는 건 ‘대로’급 큰길의 특정 지점에 출입구가 만들어지며, 보통은 길과 길이 만나는 교차로에 만들어지는 게 정석이다.
그런데 이런 통념을 깨는 역도 소수나마 존재한다.

(1) 4차로밖에 안 되는 아담한 크기의 도로에 지하철역이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종점 부근이나 지형이 특이한 곳에는 지하철이 2차로 골목길 아래로 지나기도 한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면목-사가정 사이.. 여기는 지상에서 땅을 파헤치는 개착식은 엄두를 낼 수 없고 그냥 지하에서 땅굴을 파서 길을 냈을 것이다.

그리고 6호선 독바위 역, 5호선의 마천 종점 부근도 좁은 골목길이다. 특히 마천의 경우 그나마 큰길이 있는 오금로-마천로를 일부러 회피하고 엄한 곳에다 역을 힘들게 만든 것에 가깝다. 지하철을 만들던 당시에는 그쪽에 군부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2) 7호선 청담 역은 단일역만으로 학동로의 한 블록(약 600미터;; ) 거리를 몽땅 커버하는 형태로 엄청 길게 만들어졌다. 역을 양 교차로에 두 개 만들고 이들을 지하 상가 통로로 한데 연결한 게 아니라, 중간에 단일역이라니.. 참 특이하다. 그래서 환승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출입구도 종로3가 급으로 엄청 많다.

분당선 서현과 수내는 길이 아니라 건물의 내부와 아래에 역이 들어섰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지하철 출입구 번호와 건물의 출입구 번호가 상이한 아주 괴상한 구조가 됐다.

그 뒤, 신분당선· 경강선의 환승역인 판교 역도 교차로가 아니라 건물 공간의 정중앙에 있다. 그래서 주변의 버스 정류장이 "판교 역 동서남북편"이라고 다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역을 감싸는 건물이 있는 건 아니다. 뭐, 앞으로 지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보니 출입구가 하나밖에 없는 지하철역도 아주 드문 편이다. 내가 아는 건 3호선 학여울 정도가 유일하다.

2. 존재감 없거나 봉인된 지하철 출입구

(1) 수도권 전철 4호선의 북쪽 종점인 당고개 역은 마지막 5번 출구가 철덕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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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없이 영화 아저씨의 "나와라, 죽는다"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좁고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에다, 통로도 엄밀히 말하면 역의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더 가까웠다. 3호선 남부터미널 역의 4-1, 4-2번 출구 같은 느낌??
심지어 이 출구는 안내도에 표시돼 있지도 않았었다(1~4번만..).

그러다가 2010년대 후반이 돼서야 주변의 폐상가 건물들이 다 헐리고 6번 출구까지 생기면서 5번 출구도 회생하게 됐다.
게다가 이 역은 4호선이 산 너머 남양주 별내와 진접까지 연장되면 종착역이 아닌 단순 통과역으로 바뀔 예정이다. 창동 차량기지조차 이전하니까 말이다.

(2) 공교롭게도 같은 4호선의 남쪽 종점인 오이도 역 역시... 마지막 3번 출구는 그냥 버려진 잉여 출구나 마찬가지이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거기는 텃밭과 야산밖에 없는 황무지이다.;;

(3) 분당선 야탑 역은 지상 출입구 말고 근처의 버스 터미널로 직통하는 지하 통로가 만들어져 있긴 했으나, 2000년대 후반까지 모종의 이유로 인해 개방되지 않고 오랫동안 봉인돼 있었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 전부터 옛말이 됐고 2010년쯤부터는 완전히 개방 상태이다.

또 이런 예가 더 있을 것 같은데.. 별로 생각이 안 난다.
출구가 하나밖에 없는 드문 역은 2호선 신답, 3호선 학여울, 6호선 독바위 정도가 전부인 것 같다. 광역전철까지 포함하면 산을 뒤로 낀 한적한 지상 시골역 중에 이런 예가 더 나오겠지만 그건 논외로 하자.
서울 지하철 5호선의 마천, 마곡 역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출구가 1개밖에 없었지만 훗날 공사를 통해 출구가 더 생겼다.

3. 좌석의 테이블 배치 방식

내가 철덕 겸 교통덕으로서 이 주제를 하루 이틀 파고든 게 아니었는데 비교적 최근에야 눈에 띄기 시작한 차이점이 있다. 바로 좌석의 뒤쪽에 그물과 테이블이 비치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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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는 기내지가 꽂혀 있는 그물이 좌석의 위쪽에 있고, 테이블은 그 아래에 있다. 그래서 테이블을 펼치려면 아래에 접혀 있던 것을 위로 끄집어내면 된다.
이런 형태의 좌석은 내가 아는 교통수단들 중에서는 KTX만이 유일하다. 산천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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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면, 비행기는 이렇게 테이블이 좌석의 위쪽에 있고, 그물이 그 아래에 있다. 테이블을 펼치려면 스위치를 살짝 돌려서 테이블이 아래로 내려오게만 하면 된다. 차이점이 신기하지 않은가?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SRT도 비행기와 같은 형태로 좌석이 만들어져 있다.

한편, 고속버스는 전통적으로 테이블이 없고 그 특유의 컵 받침대 정도만 있다.
그리고 좌석이 우등 이상으로 안락해져서 간격(피치)이 커지면 테이블은 저렇게 앞좌석의 뒤쪽이 아니라 자기 좌석의 팔걸이나 옆쪽에서 끄집어내는 형태로 바뀌게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21/07/25 08:35 2021/07/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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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방 정환 선생

“앗, 저 문앞에 검은 말이 끄는 검은 마차가 날 데리러 와 있어. 난 이제 가야겠소. 어린이들을 두고 떠나니 잘 부탁합니다.” -- 1931년 7월 23일, 소파 방 정환의 임종 직전 유언


내가 ‘고혈압’이라는 단어를 태어나서 최초로 접한 곳이 방 정환 위인전이었다.; 이분은 어린이를 사랑한 인물답게 입맛과 식성도 초딩 스타일이었던가 보다. 담배도 골초였고..
그는 비만, 고혈압 같은 성인병을 낀 채로(아마 당뇨도?) 엄청난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려다가 겨우 30대 초반의 나이로 동화 구연 중에 코피 흘리면서 쓰러지고 절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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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부실한 영양과 위생 때문에 결핵에 걸려 요절한 사람도 있었더라만(예: 날자꾸나 이 상, 수학자 닐스 아벨 등..), 방 정환은 그 시절 트렌드와 달리, 현대인과 굉장히 비슷한 방식으로 돌연사했다. 몸을 혹사시키며 자기 인생을 아이들을 위해 갈아 넣었다.

이 사람은 살아 생전에 동화 구연을 어찌나 리얼하게 잘했는지.. 감시하던 일제 헌병, 형사, 형무소 간수들조차 듣다가 자기도 모르게 훌쩍거리며 울었다. 가령, 주인공이 병으로 가련하고 불쌍하게 죽는 장면 같은 데서 말이다.

요즘 관점에서 보면 그냥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신파극처럼 보이겠지만 저 때는 현대의 초딩 꼬마들이 상식 수준으로 접하는 외국 동화들도 이제 막 번역되고 국내에 소개되던 시절이었다. 유흥이고 문화 생활이고가 없던 재미없는 시절에 이런 참신한 신문물을 약간만 각색을 해 주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울리고 웃기는 게 가능했다.

뭐, 그런 시대 상황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방 정환의 화술은 요즘으로 치면 어지간한 TV 코미디언을 능가하는 구석이 있었다.
오죽했으면 따라 붙던 일본인 형사조차도 “이 아재는 조센징이 아니라 일본인이었으면 한낱 나 같은 일개 짭새한테 쫓기는 처지가 되지 않고 저 실력으로 훨씬 더 성공했을 텐데” 안타까워했을 정도였다.

이렇듯, 1920년대의 한반도는 방 정환처럼 “어린이를 인격적으로 대해 줍시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도 나오고, 커리어우먼 신여성도 나오고, 좌익 사회주의 문학도 나올 정도로.. 일제 시대 중에서는 ‘그나마’ 자유롭고 개방되고 살기 좋던 시절이었다. 이것도 감안할 점이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정말로 저 정도로 평소에 안 보이던 헛것이 보이고 헛것이 들리게 될까? 난 어린 시절에 어린이를 그렇게 사랑했다는 사람이 저런 유언을 남겼다는 걸 읽고서 꽤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수명이 다해서 눈을 감을 때쯤 철길에 놓인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가 눈앞에 짠~ 나타나 보이고 Looking for you가 하늘에서 어렴풋이 들려 온다면.. “아 내가 그래도 확실하게 구원은 받은 게 맞구나~!”하면서 평안하게 최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아니라 산 채로 들려 올라간다면, 딩동댕~ 새마을호 로고송이 들려오지 싶다. (영상음악 컴필레이션 음반인 Headline News, 6번 트랙 Outlook)

아아~! Looking for you는 정말.. 천국 음악이었다.
내 인생은 경부선 새마을호이다. 요르단 강을 건너는 게 아니라 한강을 건너는 거다. 벌써 용산, 남영을 지났고 인생의 종착역인 서울역이 얼마 안 남았다~! 이제 로고쏭과 Looking for you가 객실에 흘러나올 일만 남았다.

현장에서 더 들을 수 없는 음악을 하늘나라에서 또 듣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새마을호에서 이것도 안 들어 본 주제에 무슨 천국 갔다 온 간증..?? 체험담..?? 일고의 가치도 없다.
오늘도 철도님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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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무엘

2021/04/11 08:34 2021/04/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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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철도역명 관련 여러 분석

1. 볼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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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장 레인의 표준 규격은..
길이 19.15미터, 폭 1066mm이다.

선수가 투구하는 구역 말고, 도랑이 등장하는 지점과 맨 뒤쪽 핀이 있는 지점 사이의 거리가 19.15m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전철 및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대형 전동차'가 1량의 길이가 19.5m로 정해져 있어서 볼링장 레인보다 근소하게 더 긴 수준이다. 무궁화호 이상의 일반열차는 이보다 더 길어서 20m를 상회하며, 반대로 중형 전동차는 더 짧다.

다음으로 폭은.. 도랑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공이 굴러가는 공간의 폭이 1066mm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신칸센 말고 1067mm짜리 협궤를 사용하는 일본에서 지하철이나 재래선 열차를 볼링장에다 가져오면 바퀴를 양 도랑에다가 딱 맞게 얹을 수 있다.
양쪽 도랑(커터)의 폭을 몽땅 포함시키면 1520~1524mm가 되며, 이는 표준궤를 넘어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궤간과 얼추 비슷해진다.

볼링장에서 공이 굴러가면서 일으키는 잔잔한 진동은 열차가 주행하면서 근처에서 들리고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을 연상케 한다.
그리고 볼링장의 여러 레인들은 마치 철도 차량기지에 있는 여러 출입구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 주변에 철도를 알게 할 만한 것들이 충분히 널려 있다(롬 1:19-20).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변명할 수 없다.

2.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의 특성

(1) 서쪽의 경의선 방면으로는 공항 철도가, 동쪽의 중앙선 방면으로는 경춘선이 같이 분기해 나가는 형태이다. 분기하는 노선들은 운임 체계가 수도권 전철과 다른 열차가 다닌다는 공통점이 있다. (직통열차, ITX 청춘)

(2) 경의선의 종점은 문산이며 중앙선의 종점은 용문이다. 하지만 양쪽 모두 열차가 매우 드물게 제한적으로 다니는 추가 종착역이 존재한다. 중앙선은 지평이며, 경의선은 민통선 안의 도라산까지 연장 개통 계획이 있다.

(3) 경의선과 중앙선은 모두 일반열차 트래픽 때문에 서울 시내 구간의 선로 용량 제약이 심한 편이다. 그래서 둘 다 서울 외곽에 중간 시종착역이 존재했다. 중앙선과 연결되기 전의 경의선은 DMC, 지금도 경춘선은 상봉. DMC-수색과 상봉-망우는 역간 거리가 매우 짧다는 공통점이 있다.

(4) 경의선의 경우, 서울 역 이북으로 신촌을 경유하는 선로가 만들어지면서 이게 오랫동안 경의선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용산선 구간이 지하로 내려가면서 다시 경의선 본선으로 바뀌었으며, 신촌 구간은 지선이 됐다.
1시간 1대 서울-신촌-대곡 4량 운행 계통은 마치 영등포-광명 4량 계통과 비슷해 보인다. 훗날 교외선이 어떻게든 전철로 부활한다면 이 열차가 경의-교외-경원 순으로 운행 구간이 그대로 연장되어 의정부나 광운대 정도까지 다니지 싶다.

(5) 경의선은 경부선과 만나는 용산-효창공원과 서울-신촌에 굉장한 급커브가 있다. 기존 건물과 시설을 피해서 아주 힘들게 철도를 건설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용산-효창공원의 경우, 짧은 구간에서 지상과 지하도 오르내리기 때문에 경사도 강원도 산악철도처럼 거의 법적 한계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6) 하긴, 용산에서 이촌 쪽으로 진입하는 구간도 원래 급커브에다가 절연 구간까지 있어서 만만찮게 열악했다. 무슨 기술로 극복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절연 구간이 없어진 게 한 2017년쯤부터였지 싶다.

3. '역'이라는 글자로 시작하는 전철역

우리나라의 지하철역 중에는 이름이 '역'으로 시작하는 것이 있다.
수도권 전철의 경우 역곡(1호선 경인선), 역삼(서울 2호선), 역촌(서울 6호선) 이렇게 세 개인데, 소속된 노선이 모두 다르고 위치도 각각 부천, 강남, 은평구로 흩어져 있다.
하지만 저 역명들은 모두 인근의 행정구역(동)의 명칭에서 유래되었으며, 첫 글자인 '역'은 한자가 정거장/정류소를 뜻하는 驛으로 동일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동차가 없던 조선 시대에 서양처럼 말이 끄는 대중교통 마차 정거장이 있었던 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철도역의 의미로 쓰고 있는 驛이라는 글자 내지 단어(역참)는.. 전근대 시대에 높으신 분이 말 타고 지방으로 출장을 가거나 어명 같은 소식을 급히 전하러 이동할 때, 지친 말과 쌩쌩한 말을 교환하는 일종의 보급소였다.

'파발', '파발꾼', '파발마' 같은 말을 들어 보셨을 것이다. 성경에도 post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특히 에스더기에 왕의 명령을 전하는 파발꾼이 말 타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흘어지는 모습이 유난히도 생생하게 묘사된다. (에 3:13, 15 등)
뭐, 역참까지 나오지는 않지만 그런 파발꾼이 중간에 들르던 보급고가 바로 역참이다.

그리고 驛이라는 글자로 시작하는 지명은.. 과거에 여기 일대에 역참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교통· 이동과 관계 있는 한자이지만 부수가 車가 아닌 馬인 것을 주목하자. 하긴, 옛날에 車는 '싣는 수레'라는 심상이 더 강했지, 스스로 움직인다는 심상은 馬보다 약했다.
한편, 서울 지하철 3호선의 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구파발은 '역' 대신 '파발'이라는 말을 집어넣어서 동일한 어원을 나타내고 있다.

옛날에는 파발꾼이 말 타고 장거리를 쉴 새 없이 달리는 모습이 신기한 한편으로 불안하고 부정적으로 여겨지기라도 했는지.. '역마살이 꼈다'라는 관용구는 그다지 좋은 뜻이 아니다.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지내지 못하고 늘 분주하게 떠돌아다니며 사는 액운)
조선이 도로가 별로 발달하지 않은(못한) 것도 이런 정서 배경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랬는데.. 한때 역참을 가리키던 한자가 나중에는 철도역을 가리키는 한자로 바뀌었다는(확장?) 것이 신기하다.
역명 속에 또 들어있는 驛은 철도역에서 유래된 글자가 아니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겠다.

4. 새로 생기는 역들의 이름

(1) 가끔은 철도 노선이 새로 생기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두 철도역 사이에 새로운 역이 추가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 서울 지하철에서는 1호선 동묘앞(동대문과 신설동 사이)과 2호선 용두(신답과 신설동 사이)가 대표적이며, 수도권 광역전철에서는 분당선 이매(야탑과 서현 사이)가 있다. 이들은 다 2004~05년이라는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지하역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런데 앞으로는 대전 지하철 오룡과 용문 사이에 용두라는 역이 추가될 예정이라 한다. 두 역은 유등천을 끼고 있어서 역간거리가 1.5km 정도로 약간 긴 편인데, 그 사이에 역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다.
서울과 대전 모두 지하에 추가되는 역이 용두동에 있어서 이름도 용두라니.. 매우 흥미롭다. 게다가 서울 2호선과 대전 1호선은 노선색도 초록색 계열로 비슷하다.

(2) 지난 2010년 1월, 서울 지하철 3호선 수서-오금 연장과 비슷한 시기에 수도권 전철 1호선에서는 군포와 의왕 사이에 ‘당정’이라는 역이 추가됐다.
그런데 그로부터 11년 정도 지난 지금은 그 1호선의 장항선 구간인 아산과 배방 사이에 ‘탕정’이라는 역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름이 참 절묘하지 않은지?

게다가 옆으로 배방과 온양온천 사이에는 ‘풍기’라는 역을 추가로 만들려는 계획이 잡혀 있다. 양평(5호선)에 이어 중앙선의 역과 이름이 겹치는 전철역이 하나 더 생기게 되겠다.

5. 기타

(1) ‘캐나다’라는 나라를 우리나라 수도권 전철에다가 투영시켜 보면 개인적으로 일산선이 떠오른다. 붉은색 계열(노선색 주황, 붉은 단풍), 미국보다 북쪽 위치인 것(서울보다 북쪽), 영연방 국가이지만 우측통행인 것(코레일 구간이지만 우측통행), 뭔가 전원적인 분위기.. 이런 것들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ㄲㄲㄲ

(2) 구워 먹는 육상 동물 고기(소, 돼지)는 디젤 차량 같고, 날로 먹는 생선회는 전기 차량 같다. 그리고 바닷물고기는 교류 차량, 민물고기는 직류 차량, 연어는 직-교류 겸용 전동차처럼 느껴진다.

(3) 국도 6호선을 타고 양평으로 가는 길목에는 '아세아 연합 신학 대학교'라는 초교파 복음주의 성향의 신학교가 있다.
그런데 이 학교에서 제일 가까운 전철역이 경의중앙선 '아신' 역이라니.. 매우 공교롭게도 학교명의 이니셜처럼 들린다. 역명은 학교와 아무 상관 없이 그냥 양평군 아신리라는 지명에서 유래됐을 뿐인데..

학교가 있는 곳은 남한강이 내려다 보이고 주변 자연의 정취가 죽여준다. 애초에 온통 상수원 보호 구역이니까.. 그 대신 통학하기 불편하고, 일명 2호선 대학교들처럼 도시 문명과 어우러진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없는 건 감수해야 한다.;;

(4) 끝으로.. 이야, 수도권 전철 전체를 통틀어 낚시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신길온천역이 올해 초에 드디어 '능길'이라고 이름이 바뀌었다니 참 감개무량하다. 이제 "우리 역 주변엔 온천 시설이 없습니다 -- 신길온천역장" 이렇게 써 붙여 놓지 않아도 되겠군.

Posted by 사무엘

2021/03/22 08:33 2021/03/2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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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선 등 옛날 철도 역사

1. 수인선 옛 협궤와 관련된 역사 맥락

수인선은 일제 강점기의 중후반기인 1937년 7월 11일에 협궤 형태로 개통했다가 지난 1995년 12월 31일에 완전히 폐선됐다. 최후까지 운행하던 구간은 수원-한대앞이었다.

수인선이 사라진 때는 대한뉴스가 폐지되고 방위병 제도가 폐지된 때로부터 정확히 1년 뒤이다(1994. 12. 31.). 그리고 에쿠스가 단종되고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잡지의 월간 발행이 중단된 때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이다(2015. 12. 31.)

상록수 최 용신 선생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샘골이 수인선의 역세권에 있었다. 하지만 이분은 수인선 개통보다 훨씬 일찍 요절했다. (1935)
그래서 신 상옥 감독의 1961년작 옛날 영화 "상록수"를 봐도.. 이분이 버스에서 내리는 걸로 영화가 시작된다! 수인선 철도가 한 10년쯤 더 일찍 개통했다면 열차에서 내리는 걸로 씬이 바뀌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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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영균 씨가 주연으로 나오는 1977년작 주 기철 목사 전기 영화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보면, 주 목사 가족이 열차 타고 평양으로 이사 가는 장면에서 수인선 '혀기' 증기 기관차가 달리는 씬이 잠깐 나온다. 딱 봐도 폭이 정말 좁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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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으로 가는 경의선은 표준궤였을 텐데 자그마한 협궤 열차가 나오는 건 영락없는 고증 오류다. 하지만 그 당시에 국내에서 증기 기관차 운행을 저렴하게 컬러로 촬영할 수 있는 곳이 거기였으니 수인선이 대신 쓰였던 것이지 싶다. 증기 기관차는 달리는 모습을 컬러로 보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물건이다.

1937-1995는 뭔가 사람 인생 연대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비록 자연사라고 보기에는 좀 짧은 감이 있지만..
내가 아는 유명인사 중에서 수인선 협궤와 lifespan이 가장 비슷한 사람은.. 이단 연구가 탁 명환 씨이다! (1937. 7. 8. ~1994. 2. 18.) 단, 이 사람은.. 병이나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 살해당했다.;;
그리고 천문학자 겸 저술가인 칼 세이건(1934-1996)도 얼추 수인선 세대라고 볼 수 있다.

1995~96년은 철도청의 입장에서도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
둥근 터널을 형상화한 Q 모양의 철도청 CI (보신 기억 있으신 분??)가 거의 30년 만에 폐지되고, 레일을 역삼각형 모양으로 형상화한 새 CI가 이때 도입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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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Q자를 형상화한 듯이 생긴 로고를 본 건.. 게임 퀘이크 로고랑 철도청 옛날 CI였다. ㄲㄲㄲㄲㄲ
그리고 노랑-초록의 철도청 도색이 등장한 것도 이때이다. 새마을호 열차가 새 도색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아서 바뀌었다.

수인선이 폐지되고 나서 얼마 안 된 96년 1월에 서울 지하철 3호선의 북쪽 연장선 격인 일산선 구파발-대화 구간이 개통했으며, 96년 3월엔 철도 기술 연구원이 창립됐다.
그리고 전철 개통식 때 대통령이 친히 참석하는 관행도 김영삼 시절 이때가 거의 끝물 마지막이었다.
아이고, 수인선 하나만 갖고 연대기 얘기가 얼마나 미주알고주알 쏟아져 나오는지~! ^^

2. 1940년 열차 시각표

어떤 철덕 용자께서 무려 1940년, 지금으로부터 딱 80년 전의 한반도(조선) 열차 시각표를 구해서 엑셀로 알아보기 쉽게 전부 입력해 놓았다. 우와~!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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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선과 수인선도 있다. 수려선은 하루에 편도 5회, 수인선은 하루 6회 열차가 운행되었다.
말로만 듣던 금강산선은 하루 7회.. 경인선은 그나마 많이 다녀서 하루 15회였다. 참고로 경인선이 선로가 꼴랑 하나밖에 없는 단선이었다는 걸 감안하도록 하자.;;
지금보다야 시설이 열악하고 열차의 속도도 엄청나게 느렸겠지만.. 어쨌든 한반도 역사상 철도 노선이 제일 다양하게 뻗어 있던 시절은 일제 시대였다는 걸 부인할 수 없겠다.;

더구나 1940년은 일제 시대 중에서도 철도가 최고로 번창했던 시기이다. 건설될 노선들은 사실상 다 건설된 말기인 데다, 40년 이후부터는 전쟁 때문에 여객 열차 운행이 줄어들고 일부 비수익 노선은 레일마저 전쟁 물자로 공출돼서 없어진 악화일로이기 때문이다. 저 때는 금강산선이 종점까지 온전하게 남아 있던 시절이니 다행이다.

이런 귀한 자료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럼 맨 앞 페이지 경부선을 살펴보도록 하자.
지금이야 경부선이 수도 서울과 제2의 수도 부산만을 잇는 정도이지만.. 일제 시대에 경부선은 북쪽이 경의선과 이어져서 평양과 중국으로 가고, 남쪽은 연락선과 이어져서 일본으로도 연결됐다. 그 중요도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뻘밭 천지였다던 대전은 경부선 덕분에 얼마나 발전할 수 있었을지를 짐작케 된다. 경부선 주요 정차역으로도 모자라서 호남선 분기 지점까지 됐으니 말이다~!
그 외에도 시각표를 보면 우리는 여러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 아무래도 일본의 관점에서 작성된 것이다 보니, 시모노세키-부산 연락선의 스케줄도 같이 기재돼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부산에서 서울(경성) 방면으로 가는 게 하행이다. 상행이 아님.
  • 그래도 일제 시절의 로망은.. 열차 타고 중국까지 직통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저기서 안동, 봉천, 신경, 북경은 한반도의 지명이 아니다.
  •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이 적은 열차 운행 횟수.. 그 시절에 열차라는 건 지금 우리가 여객기를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위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 그래 봤자 저 때 다녔던 열차는 전부 '증기' 기관차였다. 디젤이나 전기 따위 없었다.
  • 경성-부산이 영업거리표 상 거리가 거의 450km에 달한다. 부산 역이 지금보다 바다에 더 가까이 있어서 1.7km 정도 더 길어졌고, 또 지금보다 선형개량이 덜 되어 길고 구불구불한 구간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열차로 매일 부산 7시 5분 출발, 경성 13:45 도착.. 증기 기관차로 중간에 대전과 대구에만 정차해서 서울-부산을 6시간 40분 만에 찍었던 '아카츠키' 호는 그 시절 정말 최강의 갑부 금수저만 타는 최고급 최고속 호화 사치 열차였다.
또한 이건 일본의 입장에서도 증기 기관차를 최강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로 굴려서 산출한 속도였다.

한국은 해방 후에 1960년이 돼서야 증기가 아닌 '디젤 기관차'로 서울-부산 6시간 40분을 겨우 따라잡을 수 있었다(무궁화호 우등 열차). 물론 일본은 그때 이미 시속 200km짜리 신칸센을 세계 최초로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있었으니 격차는 또 벌어졌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에이트맨이 1963년, 신칸센 0계 열차가 정식 개통하기 1년 전에 출시됐는데.. 이때 벌써 신칸센처럼 생긴 열차가 나온다. 신칸센은 그만큼 개통하기도 전부터 국민적인 관심을 끌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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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철도가 아닌 고속도로에서는 바다 때문에 더 연장의 여지가 없는 부산 방면을 상행으로 일률적으로 정해서 시행하고 있어서 일본 방면과 얼추 비슷해졌다. 서울 방면을 상행으로 정하고 있는 철도와는 다른 관행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1/02/27 08:35 2021/02/2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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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의 건설과 개통 내력

서울 지하철의 건설 형태는
"1 / 2 / 3,4 / 5,6,7,8 / 9 (,10,11,12)"호선.. 이렇게 나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1.
1960년대 말, 서울시의 높으신 분들은 이렇게 서울시가 팽창하고 인구가 증가하다가는 시내의 교통은 체증 때문에 완전히 끝장이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래서 선택한 돌파구는 지하철.. 우리도 외국의 대도시들처럼 땅 아래로 길을 파서 지하철을 건설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때까지 서울 시내에는 노면전차라는 게 있었다. 하지만 경영 수지가 안 좋아 적자가 쌓여 가고, 차량과 시설의 노후화도 심한 노답 상태였다. 얘는 지하철 건설을 위한 시범타로 완전히 폐선· 퇴출되었다.
전차가 없어진 종로 도로를 파헤쳐서 몇 년 동안 극심한 버스 혼잡과 교통 체증을 감내한 끝에, 서울 최초의 지하철 1호선은 철도청 광역전철 경인(인천)/경부(수원)/경원선(성북)과 직결된 독특한 형태로 건설되고 개통됐다. 차량 운행을 철도청(현 코레일)과 서울 지하철 공사(서울 교통 공사)라는 두 주체가 공동으로 하기 시작했다.

차량은 그 당시 유행이던 중문 달린 식빵 모양 '초저항'(초기 저항 제어 방식 전동차) 차량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와서 굴렸다. 철도청은 차량에 파란 도색을, 서지공은 빨간 도색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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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일본의 신칸센 0계 전동차만큼이나 우리나라 철도 역사의 상징인 매우 귀중한 차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레일과 서교공 모두 자기네 초저항 차량을 내구연한 경과로 인해 퇴역한 뒤에도 한 량씩 자기 방식으로 도색해서 정태보존 중이다. (각각 철도 박물관, 신정 차량기지 내부)

저런 식빵 모양의 디자인은 비슷한 시기에 일본 현지에서 다닌 도쿄 지하철 5000계 전동차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단지, 차폭은 일본 내수인 1067 협궤가 아니라 1435 표준궤로 커진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초저항 전동차는 일본의 철덕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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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항 전동차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전방 중앙에 출입문이 있다는 것이다. 필요한 경우, 전동차를 그대로 중련 편성해서 기관사가 아니라 승객이 객차 사이를 지나다닐 수 있게 하려는 의도였다!

지하철 1호선이 첫 개통한 날엔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성대한 개통식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하필 개통식 당일의 이전 행사에서 영부인 육 영수 여사가 괴한에게 피격 당하는 바람에 지하철 개통식은 대통령 없이 아주 우울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치러지게 됐다. 그리고 서울 시장도 경질되고(양 택식 → 구 자춘) 향후의 지하철 건설 계획까지 확 바뀌게 됐다.

2.
서울 지하철 2호선은 1980년부터 84년까지 점진적으로 개통하면서 거대한 순환선으로 만들어졌다. 이때 굉장히 큰 변화가 생겼다.

  • 고유 노선색 패턴 (2호선은 초록색)
  • 저항 제어보다 조금 더 발전한 초퍼 제어 방식 전동차 (MELCO). 국영 공작창이 아닌 민간 기업 중심으로 차량 생산 시작
  • 매큔-라이샤워 로마자 표기법
  • 노인 무임승차(!!!)
  • 지금과 같은 지하철체
  • 최초의 우측통행 (조금 뻘짓 같지만), 최초의 지하철간 환승역 (신설동)
  • 8량 증결 (처음엔 6량 1편성이었음.. 역들의 건설만 10량 기준으로 해 놓고)

이 정도면 서울 지하철의 실질적인 기틀은 2호선 때 완전히 잡혔다고 봐도 되겠다.
용답 역 근처에 있는 군자 차량기지는 서울에서 중심부에 가장 가까이 있는 지하철 차량기지이다. 그러면서도 창동이나 구로 기지와 달리 이전 계획도 없고, 오히려 여기 주변에 서울 교통 공사 본사와 종합 관제센터까지 들어서 있다.

아, 그리고 1호선이 지상 광역전철과 직통 운행하는 지하철을 선보였다면, 2호선은 유의미한 구간을 계속해서 지상 고가로 달리는 지하철? 도시철도?를 최초로 선보였다. 타 노선들은 한강을 건널 때 내지 외곽 종점 차량기지에 다 왔을 때에만 잠시 지상에 나온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강변-뚝섬이라든가 신대방-대림 지상 구간은 서울 시내에서 보기 드문 형태이다.

3-4.
3호선과 4호선은..

  • 최초로 Y자형 분기(1호선)나 O자형 순환(2호선)이 아닌, 단순한 I자 선형..;;
  • 서울 올림픽에 대비하여 자금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최초로 두 노선이 동시에 건설· 개통되어 서울 중심부를 X자로 관통했다. 충무로 역은 최초로 2개 노선이 동시에 건설된 환승역이다.
  • 일본물이 아닌 유럽물을 먹은 광폭형 GEC 초퍼 전동차가 이때 도입돼 들어왔다.
  • 올림픽을 염두에 둬서 그런지 인테리어를 1· 2호선보다 더 신경쓴 역들이 제법 등장했다. 경복궁, 교대, 동대문운동장처럼..
  • 신호 시스템이 ATS보다 더 정교하고 발전된 ATC로 바뀌었다.
  • 얘들이 등장한 시기부터 전동차들이 드디어 10량으로 증결됐다.
  • 얘들은 일산, 분당, 과천 이렇게 새로 건설된 광역전철들과 직통 운행을 시작했다.

참고로 80년대 중반 올림픽 준비의 산물들로 다른 분야로는: 올림픽대로, 현대 그랜저, 유선형 새마을호 열차가 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 되지만 과거에는 2호선에도 1호선의 초저항 전동차, 또는 3-4호선의 GEC 초퍼 전동차가 잠시 다닌 적이 있다. 그 반면, 2호선의 MELCO 초퍼는 2호선 외의 타 노선을 다닌 적이 없다.

5-8.
이제 1990년대에 서울 2기 지하철 노선 4개가 한꺼번에 계획되고 건설됐다. 세부적으로는 이것도 95~96년 사이(5호선 전체, 7호선 강북 구간, 8호선 남쪽 구간)와 99~01년 사이(6호선 전체, 7· 8호선 나머지 구간)의 두 타이밍으로 나뉜다만..
얘는 지난 15년간의 지하철 건설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변화가 생겼다.

  • 1기 시절보다는 환승거리를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역들이 만들어졌으며, 심지어 더 미래에 건설할 3기 지하철까지 염두에 두고 환승 통로와 노반을 미리 만들어 놓았다! (5-9 여의도역처럼)
  • 전동차 외형의 표준화
  • 자갈 대신 콘크리트 노반
  • 재래식 삼발이 대신 깔끔한 개집표기, 무려 하저터널,
  • 롤지 대신 LED 전광판
  • 저항/초퍼보다 더 발전된 VVVF 제어: 자동차 내연기관으로 치면 가변 밸브 개폐량/개방 시간(VVL/VVT) 같은 기술을 떠올리면 되겠다.
  • ATS/ATC보다 더 발전된 ATO 신호 시스템. 차장을 생략한 1인 승무

이렇게 1기 지하철에 비해 정말 정말 많은 부분이 발전했다.
이때는 차량 외형은 다들 비슷해졌지만, 내부의 VVVF 인버터는 제대로 국산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조사별로 ABB, 미쓰비시, GEC 등 갖가지 개성 넘치는 전자악기 소리를 가속 구동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이게 1990년대의 로망이다. 2기는 1기와 달리, 시각 대신 청각적으로 즐길 것이 다양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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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건설이란 게 워낙 재정 등골 브레이커이다 보니 2기 지하철을 만들 때는 어떻게든 원가를 줄이려는 노력을 높으신 분들이 했는데, 그 아이디어 중 하나가 2기 지하철부터는 아예 무인 운전을 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테스트를 해 보니 자동 운전 시스템이 승강장 제 위치에 정차를 정확히 못 했다. 또한 이때는 아직 스크린도어도 없어서 완전 무인 운전을 하기엔 여러 애로사항들이 즐비했다. 이 때문에 현실에서는 2인 승무에서 차장만 뺀 1인 승무로 줄이는 수준에서 머물렀다.

서울 지하철 5호선의 최초 개통 구간이 왕십리-상일동이었으며, 천호대로 구간이 이때 파헤쳐졌다가 복구되면서 국내 최초의 시내 중앙 버스 전용 차로로 탈바꿈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응답하라 1997에서 나름 고증을 반영한답시고 지하철 노선도에서 5~8호선은 하얗게 지워 놨던데 그건 오류이다.
그 시절엔 5~8호선도 점선으로 그려 놓고 "건설 중, 개통 예정"이라고 표시해 놓는 게 올바른 고증이다. -_-;;

처음에는 5~8호선만 운영하는 '서울 도시철도 공사'라는 회사가 따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한 도시의 지하철에 사철도 아니고 공기업이 둘이나 있는 건 꽤 이례적인 경우였기 때문에 2017년부터는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져서 서울 교통 공사로 바뀌었다.
회사가 둘이서 따로 놀던 시절엔 한 회사 구간에서 파업이 벌어져도 다른 회사 노선은 영향이 없었는데.. 지금은 파업 발생 시에 지하철 1~8호선이 몽땅 멈춰 버릴 가능성이 생겨 있다.

9.
다음으로 서울 3기 지하철은 계획대로라면 9~12호선이 추가로 건설됐어야 했다. 하지만 외환 위기와 IMF, 이로 인한 긴축 재정 처방 때문에 지하철 건설 계획은 대부분 칼질 당했으며, 이 때문에 5~8호선 건설 때 미리 준비를 해 놨던 환승역 건설 공간과 노반도 상당수 잉여로 전락하게 됐다.;;
3호선과 7호선의 연장(오금 2010 / 부평구청 2012), 그리고 강남의 횡축 노선인 9호선만이 살아남았다. 나머지는 2010년대 이후에 서울 외곽 구간만이 광역전철(10은 신안산선, 11은 신분당선) 아니면 경전철(12는 우이신설선)로 실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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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 광역전철이 아닌 단순 도시철도 지하철로서는 이례적인 전구간 급행열차 운행
  • 처음 건설 때부터 모든 역에 스크린도어 시공
  • 마분지 승차권의 완전 퇴출
  • 오 세훈 시장 서울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덕분에 혼자 굉장히 이질적인 인테리어
  • 한국형 표준 전동차 규격. VVVF 인버터도 통합됐기 때문에 구동음은 대전 같은 최신 지방 지하철하고 pitch(음높이)만 다르지 음색은 같다.

그러므로 서울 지하철의 건설 계획이 대판 틀어진 계기는

  • 1기 지하철: 육 영수 여사 피격으로 인한 서울 시장 경질 (신설동 역 유령 승강장이 생긴 이유도 이 때문!)
  • 3기 지하철: IMF ...;;

라고 정리된다. 그리고 차량 운용 계획이 실현되지 않은 것은..

  • 1호선: 유동적인 열차 중련 편성 (그런 것 필요없고 지금은 언제나 10량 꽉꽉 채움..)
  • 2기 지하철: 무인 운전 (현실은 시궁창. 1인 승무만으로 감지덕지)

이렇게 정리된다.
유동적인 열차 중련 편성은 무인 운전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운용 계획이라는 게 흥미롭다. 철도 운영 이념이 세월에 따라 이렇게 바뀌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1/02/06 08:35 2021/02/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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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전벨트가 없다~!

정말 압도적인 차이점이다. 더 나아가 열차에는 구토 봉투, 산소 마스크, 구명조끼 등 그 어떤 비상용 장비도 비치돼 있지 않다.

2.
일반실 좌석은 복도의 입석 승객이 잡으라고 모서리 부분이 약간 패여서 손잡이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버스의 경우, 시내버스만이 그렇게 돼 있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광역/시외 이상급의 버스는 입석과 승차 정원 초과가 아예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그런 거 없다.
여객기는.. 승무원들조차 무조건 착석해야 하는 이· 착륙이라는 위험한 절차가 있는 이상, 아무리 단거리 저가 항공이라 해도 입석은 전혀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반면 열차는 버스보다 더 안전하고 더 대량 수송 지향적이기 때문에, 입석형 통근형이 아닌 좌석형 장거리 간선 차량에도 입석 손잡이가 갖춰져 있다.
심지어 시속 200~300으로 달리는 고속열차도.. 좌석에 안전벨트가 없는 걸로도 모자라 입석 승객용 손잡이까지 있는 건 철도만의 고유한 특징이 아닐 수 없다.

애초에 '고속'의 정의가 자동차 도로는 시속 100 이상이 기준이지만, 철도는 시속 200 이상이 기준이다. 또한 철도는 승객뿐만 아니라 운전자의 입자에서도 자동차처럼 2시간마다 휴식 같은 제약에서도 당연히 열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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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일본 신칸센의 좌석이다. 창문은 마치 여객기처럼 작지만 좌석에 잡다한 안전벨트 따위가 없으며, 좌석 등받이의 양 끝 모서리에 동그란 돌기 같은 게 있다(입석 승객용 손잡이). 버스나 여객기의 좌석은 이런 형태가 절대로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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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도 차량의 경우, 무궁화호는 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아주 큼직한 손잡이가 있었고, 새마을호는 고급 열차를 표방하다 보니 손잡이가 아예 없었다. KTX도 원칙은 입석을 안 받는 것을 표방했기 때문에 손잡이가 없다.
그나마 ITX-새마을은 큼직한 손잡이까지는 아니고 신칸센처럼 자그마한 돌기 정도로 타협했다.

3.
앞뒤 좌석을 서로 마주보게 회전시킬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일행끼리 마주보면서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은 세상에 얼마 없다. 자동차의 경우 일반 버스에서는 안 되고 일명 '봉고' 승합차 정도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걔네들도 등받이를 앞뒤로 미는 것까지만 가능하지, 열차의 좌석처럼 좌석을 통째로 뱅그르르 회전시키는 것은 안 된다. 뱅그르르 회전이 가능한 건 진짜 철도 차량 객차의 좌석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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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좌석 2개를 통째로 회전시킬 공간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열차 객실의 좌석은 앞뒤로도 충분한 간격이 필요하다. KTX는 이런 회전이 가능하지 않고 순방향과 역방향 배치가 고정돼 있어서 초기에 논란이 있었다.

참고로, 철도 차량 중에도 옛 통일호 객차는 봉고차처럼 등받이를 앞뒤로 미는 것만으로 좌석의 방향을 조절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이런 좌석은 등받이의 앞뒤 구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고급화에 한계가 있다. 등받이 뒤에 컵 받침대, 개인 모니터, 쓰레기 담는 그물 등등.. 아무것도 장착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런 좌석은 최하급 열차 내지 봉고차에만 머물렀던 것이다.

4.
객실과 분리된 짐칸 공간이 따로 있지는 않다.
고속버스는 객실 아래에 짐칸이 있으며 여객기는 아예 부치는 수화물이라는 개념이 따로 있다. 그래서 선반에 올리기도 힘들 정도로 거대한 캐리어 같은 건 거기에다 싣거나 보내면 된다.

하지만 철도는 운행 중에 정차가 잦다는 특성상, 객실과 분리된 짐칸이라는 걸 운용하기는 어렵다. 객실 밖의 공간에 짐칸을 둔 열차도 있긴 하지만, 이 공간은 운행 중에 아무 승객이나 자유롭게 접근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도난· 분실의 위험이 약간이나마 더 높다.

5.
주행 중에 객실이 24시간 내내 가장 밝다. 이 역시 운행 중 정차가 잦다는 특성 때문에 존재하는 특징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열차는 승차감이 좋은 것과 별개로, 밤에 탑승 중에 잠을 자는 용도로는 버스나 여객기에 비해 불리한 면모가 있다. 전용 침대차가 아닌 이상 말이다.

* 보너스: 철도 차량의 운전석 창문 밖엔 백미러가 있는가?

자동차야 후진 또는 주행 중 차선 변경을 안전하기 하기 위해 후방 시야를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운전석 창문 밖에 툭 튀어나온 백미러라는 게 반드시 있어야 한다.
물론 이건 주행 중에 차량의 공기 저항을 늘리는 부작용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은 이것도 다 카메라 화면으로 대체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거울보다야 콩알만 한 렌즈만 노출시키는 게 공기 저항 부담이 덜할 테니까 말이다.

버스나 트럭 같은 큰 차는 운전석의 바로 전방 아래쪽도 사각지대이기 때문에 거기를 비추는 거울도 같이 달려 있다. 자그마한 거울로 최대한 넓은 영역을 비추기 위해서 거울의 표면은 볼록하게 만들어져 있다.
이런 게 달려 있어도 차량 주변의 사각지대를 모두 없앨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각지대 교통사고를 예방하려면 시동이 걸려 있는 대형 차량의 주변에는 차든 보행자든 너무 가까이 얼쩡거리지 않는 게 좋다.

공기 저항에 목숨 걸어야 하는 비행기는 아무래도 백미러 따위와 접점이 없는 교통수단일 것이다. 그럼 철도 차량은..?
여객열차라면 출발 전에 승객이 모두 타거나 내렸는지 확인하기 위한 용도로 저런 거울이 있으면 좋을 때가 있다.
하지만 자동차만치 절실하게 필요하지는 않다. 열차는 역에 정차하는 지점이 늘 일정하기 때문에 그냥 역 승강장의 앞쪽에다가 기관사가 볼 수 있는 커다란 거울을 비치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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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철도 차량들은 길쭉한 백미러가 기관실의 양 끝에 있는 편이었다. 기관차라든가 CDC, NDC, 심지어 새마을호 디젤 동차에도 있었다.
하지만 KTX를 비롯해 2000년대 이후에 생산된 전동차와 기관차는 그렇게 돌출된 백미러가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얘들이야말로 거울 대신 측면· 후방 카메라 영상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0/12/23 19:34 2020/12/2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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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덕질 근황

1. 용어

  • 철덕: 뭔가 찰떡 같은 근성이 느껴진다.
  • 철렐루야: 첼로 악기 같은 중후함과 VVVF 전동차 가속 구동음이 울려퍼지는 것 같다.
  • 철로역정: 천로역정을 패러디 한 the Celestial Railroad라는 소설이 1843년에 실제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소설의 한국어 번역판 제목은 저렇게 지으면 완전 딱일 것 같은데 말이다. -_-

2. 행복/쾌락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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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기준대로라면, 새마을호 열차에서 Looking for you 들었던 순간은 내 경험상 80~100은 되지 싶다. ^_____^
철도님 사랑합니다.

3. 방언

내가 철도교 믿어서 방언 받은 것의 대표적인 예는...

"고네렛샤와 마모나꾸 동대구 에키니 토차쿠이따시마스. 오오리노사이와 오와스레모노노 고자이마세이요 고요이노우에, 오아시모토니 오오리오츠케테 오오리쿠다사이마세."
"화닝니 청쭈어 워먼 더 리에처. 번쯔리에처 드 칼왕 목포 더 무궁화 하오리에처."


정도다. 단어 단위 분석이 가능한 건 "렛샤 / 리에처".. ㅋㅋㅋㅋ
늘 하는 말이지만.. 은사주의를 체험하고 싶으면 오순절 시즌 때 진작에 끝난 이상한 성령 역사를 쫓아다니지 말고, 그냥 철도교에 입문하면 된다.
아 그런데 새마을호가 몽땅 퇴역하고 없으니, 철도교도 보고 듣는 표적이 언제까지나 있는 건 아니었군..;;

4. 사랑이 없으면 / 철도가 없으면

온몸을 불살라 헌신하고 진리를 전하고 하나님 말씀 전한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것처럼 제아무리 화려한 교보재와 기막힌 강의 테크닉을 동원한다 해도.. 지리 역사 교육에 철도가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

철도가 없던 시절의 역사 교육은 암기 고문이다. 철도의 연계가 없는 지리 역사는 시험만 치고 나면 다 까먹는 죽은 지식 말짱 꽝 울리는 징과 같다.
그래서 내 진정 소원이, 다만 내 비는 말은 철도님을 더욱 사랑합니다. ♥ Looking for you여 영원하라!!

철도 왕국이 임하옵시며,
수도권 순환 전철이 남쪽 수인선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북쪽 교외선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철렐루야~

5. 외국 철덕, 철길 떡볶이

얼마 전엔 유튜브를 돌아다니다가 정말 대단하고 놀라운 외국인 처자를 보게 됐다.

"안녕하세요? 저는 브라질에서 온 서울을 많이 사랑하는 철덕 '비아'라고 해요." (☞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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켁, 뭐지 이 사람은..???

  • "저는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뭔가의 유래와 역사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으면 다 읽어 봐요."
  • "Oh my favorite!" 이러면서 카메라 내밀어서 기관차 사진 찍기
  • All trains are beautiful.
  • I love train.

헐.. 정말 진심으로 저러는 거 맞냐..??
저분 얼굴도 예쁘지만 심성은 더 아름답구나~!!!
진심이 아니라 그냥 연기라 해도 완전 사랑스럽다 ㅠㅠㅠㅠ

마익흘 지하철쏭이 나온 지도 벌써 어언 10년이 돼 가는데.. 한국에 인물이 없으니 외국에서 이런 사람도 다 나타난다.
국대 떡볶이에 이어 철길 떡볶이라는 곳도 있었구나~ 꼭 가야겠다.

저분에게 달려가서 Looking for you 복음도 전해주고 싶다. 당신이 좋아한다는 이 코리아라는 나라에서는 한때 이런 음악을 들려주는 열차도 다녔다고 말이다.
저 처자는 한국을 처음 접한 계기는 BTS였을 텐데.. 어쩌다가 철도에까지 관심을 갖게 됐을까? Looking for you를 듣고 나면 BTS는 BTS "따위"쯤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싶다. =_=

요즘 가요계는 내가 알기로 전부 걸그룹 일색이고 걸그룹 멤버들이 대만이나 일본 애들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그런데 방탄소년은 여자가 아닌 남자 멤버로 어째 저렇게 외국 팬들까지 만들어 오는지도 일면 대단하다.
특히 이 동영상을 보고는 본인도 철길 떡볶이를 직접 찾아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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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역 이북의 경의선 철길 바로 옆에 터를 잡아서 197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거의 45년이 넘게 영업해 왔으며, 지금 지배인 부부가 자녀에게 가게를 물려주면 3대째가 된다고 한다.
자기 건물인 덕분에 임대료가 나가는 게 없어서 그런지, 건물이 있는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음식들 가격은 포장마차급으로 매우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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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떡볶이’는 창업주가 올바르고 건전한 사상의 소유자여서 좋은 곳이라면, 여기는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울타리· 펜스 하나 없이 입출고 회송 열차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떡볶이집이어서 아주 좋다.
민통선 안에서 부부가 영업하는 철원 전선 휴게소(메기 매운탕 전문)와도 뭔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충정로 역 근처에는 그렇잖아도 충정 아파트라고 전국에서 제일 오래된 아파트가 있다. 무려 일제 시대, 1932년에 지어졌으니 회현 시민 아파트보다도 짬이 아득히 앞선다. 그것처럼 충정로역 근처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이런 떡볶이집도 있다.

Posted by 사무엘

2020/12/03 08:33 2020/12/0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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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기둥에다가 케이블을 연결하고, “그 케이블 아래로 뭔가를 또 늘어뜨려서 하부를 지탱”한다는 개념은 현수교뿐만 아니라 전기 철도에서 전차선을 설치할 때도 쓰인다.
현수선을 영어로는 카테너리(catenary)라고 한다. 이것은 철덕에게는 굉장히 익숙한 단어일 것이다. 전기 철도에서 가공전차선(= 제3궤조가 아닌 공중 부설) 방식으로 전깃줄을 매다는 방식들에 온통 저 이름이 붙기 때문이다.

전기 철도는 사용하는 전기 종류에 따라 직류와 교류로 나뉘고, 전차선이 부설된 위치에 따라 제3궤조(아래) 또는 가공전차선(공중)으로 나뉜다. 가공전차선의 경우, 차량 쪽의 집전 장치는 트롤리 폴, 뷔겔, 팬터그래프의 순으로 바뀌어 왔다. 옛날 원시적인 노면전차에서는 전자가 쓰여 왔지만 오늘날 전기 철도 차량의 대세는 팬터그래프이다.

그런 것처럼 공중에다가 전차선을 매다는 방식도 생각보다 매우 다양하다. 어느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건설 비용과 유지 보수 비용, 그리고 심지어 열차의 주행 속도 한계까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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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차선 하나만 대롱대롱 매달아 놓는 건(직접현가식) 형태가 간편하고 건설 비용이 저렴하다. 하지만 전선이란 게 아무래도 축 늘어지는 관계로, 전신주 기둥에 가까운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이 높이와 장력이 동일하게 유지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이런 생짜 방식은 고속 주행을 하지 않는 옛날의 소형 노면전차 수준에서나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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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노면 전차. 차량의 집전 장치인 뷔겔이나 트롤리 폴도 원시적이지만, 전깃줄도 현대의 전기 철도에 비하면 꽤 단순하고 허술하게 매달려 있다.)

(2) 현대의 전기 철도에서는 선의 계층을 하나 더 추가했다. 보조 가선을 양 기둥과 연결해서 늘어뜨린 뒤, 보조 가선의 아래에다 전차선을 매달아 놓는 것이다.
교량으로 치면 현수교의 메커니즘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셈이다. 전봇대는 주탑이요, 보조 가선은 주케이블, 전차선은 보조 케이블과 이어진 다리 상판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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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전기 철도 설비는 이 정도가 보통이다. 과거의 노면 전차 시절에 비해 얼마나 복잡한가~!)

이렇게 하면 전차선의 높이와 장력이 훨씬 더 균일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열차가 안정되게 고속 주행을 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심플 카테너리, 헤비 카테너리, 트윈-심플 카테너리, 컴파운드 카테너리 등 여러 변종이 존재하는데, 어떤 형태든 핵심은 전차선의 위에 선이 이중으로 깔렸고 이들이 상하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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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너리는 전차선 위의 보조선이 축 쳐지는 역할을 대신함으로써 아래의 진짜 전차선을 평평하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카테너리 방식은 여러 장점 덕분에 고속철까지 커버하는 주류 전차선 형태가 됐다. 단점은 아무래도 터널을 더 높게 만들어야 하고 시설이 더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3) 요즘은 스크린도어 때문에 제대로 보기가 어렵겠지만, 지하철 선로를 눈여겨본 분이라면 지하철의 전차선은 여느 지상 전철만치 선이 치렁치렁 복잡하지 않고 단촐(?)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 지하철은 터널의 단면적을 줄여서 건설비를 절약하기 위해 전차선 한 줄만을 단단 딱딱한 쇠막대기 형태로 만들어서 천장에 매달아 놓는다(강체 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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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전차선은 지상 철도의 전차선보다 왠지 군더더기 없고 더 깔끔 단촐하게 생겼다.)

강체 가선 방식은 복잡한 줄들을 여러 겹 주렁주렁 매달아 놓는 게 없어서 공간을 덜 차지하고 깔끔하며, 유지보수 비용도 덜 드는 등 장점이 많다. 자갈 노반 대비 콘크리트 노반의 장점과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유연성이 없는 강체의 특성상 팬터그래프의 높이와 잘 맞게 처음에 건설을 아주 정확하게 잘 해야 하며, 그러고도 고속 주행과는 어울리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얘는 천상 지하철용이다.

일반인에게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겠지만, 강체 전차선을 매다는 방식은 일명 T-bar 아니면 R-bar이라는 두 계열로 나뉘어 있다. T는 1960년대에 일본에서 독자 개발한 방식으로, 구조물이 꼭대기 천장에 달려 있다. 그 반면 R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점진적으로 발전시킨 방식으로, 구조물이 전차선의 옆으로 비스듬하게 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은 R-bar, 오른쪽은 T-bar. 복정 역은 코레일 광역전철과 서울 지하철이 지하에서 매우 가깝게 교차하는 환승역이다 보니, 서로 다른 강체 전차선을 쉽게 대조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1974년의 서울 지하철 1호선 때부터 모든 지하철들이 전통적으로 T를 사용해 왔다. R은 1990년대에 최초의 지하철 형태의 광역전철인 과천선과 분당선이 만들어질 때 철도청에서 처음 도입했다. 이때 지하 교류 구간에, VVVF 전동차에, R-bar까지 나름 신기술이 많이 등장한 셈이다.

오늘날 기술적으로는 R이 T보다 더 우수하고 경제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더 높은 솔루션으로 여겨진다. T는 직류 전용인 반면 R은 둘에 모두 대응 가능하다는 차이까지 있다.
하지만 T는 R보다 훨씬 일찍부터 국산화에 성공했고 덕분에 단가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지하철에서는 T가 주류 노릇을 해 왔다. 2010년대에 와서는 R도 국산화에 성공했으니, 앞으로 만들어지는 가공전차선 방식의 지하 철도에는 R-bar를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20/11/19 19:34 2020/11/1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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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사진 분석 퀴즈 - 3

1.
요즘 유튜브에는 혼자 차박 캠핑을 즐기는 여행 유튜버들의 동영상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특히 엄지, 밍동, 리랑 등 여자사람도 많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렇게 유튜브의 AI가 추천해 주는 동영상을 몇 편 봤는데.. 한번은 이 풍경이 내 눈에 들어왔다. (☞ 동영상 전체 보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서 문제: 저 캠핑 장소는 어디일까?

정답과 해설

2.
이번 아이템은 배경 설명이 없고 간단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제: 위의 사진은 어느 역의 내부 모습일까?

정답과 해설

3.
다음으로, 아래 화면은 올여름에 SBS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에서.. 주인공의 패싸움 장면 전에 잠시 흘러나온 주변 배경 모습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제: 저기는 어딜까?

정답과 해설

Posted by 사무엘

2020/10/29 08:35 2020/10/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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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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