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절차: 우리나라 같은 단순무식한 직접 선거가 아니고 뭐가 그리 복잡하냐.. 잘 알다시피 땅이 너무 넓어서 그냥 선거인만으로 간접 선거를 하는데, 선거인단을 뽑는 절차와 조건, 그리고 표를 취합해서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도 그냥 직관적인 다수결이 아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현행 선거 방식이 너무 복잡하다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

(2) 야구 룰: 득점 조건이 정확하게 무엇이고, 경기를 이기려면 각 선수들이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투수가 던진 공을 타수가 빠따로 친 뒤, 그 다음부터 벌어지는 일의 내막을 전~혀 모른다.
전산학 용어로 표현하면, 야구 경기라는 프로그램의 내부 상태 전이 그래프에 대한 총체적인 그림이 없다.

(3) FIFA 월드컵에서 토너먼트가 진행되는 절차: 이 경기에서 몇 점 이상으로 이기면 상대방 국가에도 어떤 영향을 주고, 저쪽 나라가 이기면 우리도 16강 가고, 반대로 우리가 이 경기를 이기면 다른 무슨 나라가 탈락하고 이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그 조건과 원리.. 모름.

물론 요즘 세상에 10~20분만 투자해서 검색해서 공부해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본인이 원리를 잘 모르는 분야가 또 있는데, 바로 달력이다.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는 세계 공통인 서기 연호에다가 그레고리 태양력을 사용한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여전히 음력 날짜가 쓰이며, 설이나 추석 같은 주요 명절은 음력으로 계산된다. 그렇기 때문에 달력에는 음력 날짜도 병기돼 있다.

철도에서 디젤 기관차가 더 정확하게는 디젤-전기 기관차인 경우가 대부분이듯, 한국에서 음력이라고 불리고 쓰이는 달력은 더 정확하게는 태음 태양력이다. 윤달을 넣어서 음력을 양력 달력에다가 절충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음력 달력은 딱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라는데 중국· 일본에서는 음력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떤 방식을 쓰는지 모르겠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이런 음력 달력을 써 왔는지도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단기 대신 서기 연호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박 정희 3공 때라고 하는데, 음력 대신 양력 달력을 쓰기 시작한 것은 훨씬 더 옛날인 구한말 을미개혁 때부터라고 한다(1896년).

그리고 더 궁금한 것은 양력과 이 음력 달력은 공식 계산만으로 날짜의 상호 변환이 가능하느냐는 것이다.
그때 그때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천문 데이터가 필요하기라도 한지, 음력 변환은 임의의 연도로 아무렇게나 가능하지 않고 수십 년 정도의 가까운 미래나 과거까지만 제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 궁금하면 한국 천문 연구원에 문의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개인 취향상 생일을 음력으로 지키는 걸 고집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과거의 음력 관행을 우리나라보다 더 철저하게 없앤 것으로 본인은 기억한다. 성명을 로마자로 표기할 때도 우리나라처럼 성-이름 따위 고집하지 않고 깔끔하게 이름-성 서양 스타일을 받아들였는데..

그런데 일본은 책이나 신문에서 세로쓰기 정서법은 의외로 보수적으로 꿋꿋이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주변의 한국과 중국에서는 세로쓰기가 거의 다 사라졌는데 말이다.
중국은 일본처럼 서양 문물을 받아들인 것보다는, 공산당 시절의 적폐 청산 개혁을 거치면서 글자가 간체자로 바뀌고 가로쓰기가 시행되어 있다.

여름에 마케팅 차원에서 어김없이 따지는 복날도 음력 달력과 관계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아마 아닌 듯). 지금은 상식으로 다 알려져 있는 천제의 움직임과 절기, 달력 같은 것도 먼 옛날에 관찰만으로 최초로 알아낸 사람들은 당대 최고의 엘리트 지식인이었을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8/10/13 08:37 2018/10/1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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