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딸라
"중립국."
"동무, 중립국도, 마찬가지 자본주의 나라요. 굶주림과 범죄가 우글대는 낯선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중립국."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요?"
"중립국."
"동무, 지금 인민공화국에서는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는데, 동무는 가기만 하면 인민영웅이 될 거요."
"중립국."
최 인훈의 유명한 소설인 <광장>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4딸라 드립이랑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같은 패턴이다. ㅋㅋㅋㅋㅋㅋㅋ
"4딸라."
"이러시면 안 돼요.. 여기 버거킹이에요."
"4딸라."
"더블패티인데..."
"4딸라."
"이거 세트 메뉴인데.."
"4딸라!"
(그럼 4900원으로 하시죠~! / 오케이 땡큐! 는... -_-)
원작 소설은.. 무려 1960년작이라는 게 굉장히 놀라운 점이다.
6· 25 사변이 끝난 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던 시절인데.. "난 남한도 북한도 싫고 제3 중립국으로 갈 거야!"는 자칫 잘못하면 코렁탕 먹기 딱 좋은 민감한 소재였다.
이 작품은 할배와 원조가카 사이의 과도기 때 절묘하게 발표됐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다.
작가는 20대 중반일 때.. 딱 존 카맥이 둠을 만들고 윤 봉길 의사가 폭탄을 던지고 손 기정이 마라톤에서 우승했던 나이 때 저 소설을 썼다.
2. 텐트와 강변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라고 제안을 했더니 울 어머니와 누나는 단칼에 거절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변에 텐트가 아니라 아파트였으면 거절하지 않았겠지 ㅋㅋ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사진에서 텐트의 오른쪽뿐만 아니라 왼쪽에도 작은 도랑이 있어서 물이 흐르고 있었다. 돗자리와 텐트가 젖을 수도 있었다.
내 경험상, 나의 텐트 운용 엔진은 전진 7단, 후진 3단 정도 된다.
더우면
- -1 옷 최대한 벗기
- -2 텐트 창문 덮개 개방
- -3 물 적시기
0 중간: 텐트 창문 다 닫고 아무 준비물 없이 그대로 잠듦
추우면
- 1 얇은 여름 이불(모시)
- 2 여름 침낭
- 3 담요
- 4 담요는 밑에다 깔고 겨울 침낭
- 5 침낭 두 겹 (여름 침낭까지 추가 동원)
- 6 내복과 패딩 잠바
- 7 보조 이불까지 추가
2018년의 폭염 속에서 해변에다 텐트 쳤을 때는 -3으로도 부족해서 더위에 허덕였으며..
올해 초, -15도의 혹한 속에서 꽁꽁 언 강물 얼음판 위에다 텐트 쳤을 때는 7까지 다 하고 잤다. (갈 때부터 해외여행 캐리어에다가 담요를 쑤셔 넣었..)
나의 목표는 인위적인 냉· 난방 전혀 없이 체온만으로 자연 속의 한 마리 멧돼지마냥 푹 잘 자고 컴퓨터 작업도 겸사겸사 하다가 돌아오는 것이다.
그냥 에어컨이나 난로를 켜 버리는 건 맨손 무술이 아니라 총 쏴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과 같으며, 마라톤 선수가 중간에 그냥 버스· 지하철을 슬쩍 타 버리는 것과 같다. 그냥 반칙 실격이다. ㄲㄲㄲㄲㄲㄲㄲ
요즘 날씨는 처음 텐트를 쳤을 때는 -1.5 정도에서 시작했다가 새벽과 아침엔 0.5에서 1까지 가는 듯.. 쉽게 말해 밖에서 자기에 정말 정말 좋은 날씨이다. 이런 때에 겨우 집에서 선풍기나 틀어 놓고 자는 건 내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뭐, 울 어머니나 누나 등 가족은 저 등급에다가 +1 ~ +1.5쯤 더해서 인식하는 편이더라만..
독자 여러분도 기회가 되는 대로 밤에 으슥한 산이나 강가에서 자연을 많이 즐겨 보셨으면 좋겠다. ^^ 특히 비 예보가 있는 날 밤에 계곡이나 강물 바로 옆에 텐트 치는 게 내 경험상 제일 좋다.
보안을 위해 구체적인 위치는 공개하지 않지만-_- 내가 텐트 치는 숙소는 한두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 분산돼 있다. 이것들은 다
- 접근성: 도보/자전거/차로 몇 분
- 편의시설: 화장실, 식수대, 공공 와이파이
- 방수 가능 여부: 비가 올 때..
- 주변 소음: 자동차 도로에서 가까운 곳은 밤에도 시끄러운 편
- 은폐/보안성: 사람 발길이 잦은 곳이면 해가 뜨자마자 철수해야 함
등으로 자체적으로 점수가 매겨져 있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돌아가며 이용한다. 온도별 대처 요령도 그렇고.. 이게 일상생활이 되니 분야와 상황별 매뉴얼이 다 구축된다. ㅋㅋㅋㅋ
아침엔 입을 옷을 고민하고 점심 때는 밥 먹을 식당을 고민하고, 밤에는 텐트 칠 곳을 고민하니 의식주가 골고루 갖춰진다.
3. 흑돼지
하루는 근처 식당 간판에서 "팔공산에서 방목한 흑돼지"라는 광고 문구를 보고 약간 의아했던 적이 있었다.
팔공산이라고 하면 대구에 있는 산이지 않은가. 그 대도시에도 한켠에 돼지 농장이 있나..? 그리고 흑돼지는 제주도가 유명하지 않나..??
알고 보니 전라북도 장수군과 진안군 사이에도 팔공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있고, 거기서도 흑돼지를 키우고 심지어 한우도 키우는가 보더라.
산의 인지도로나 돼지의 인지도로나 다 콩라인...이어 보인다만, 그래도 기회가 되면 여기 돼지를 먹을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다. ^^
4. 성경 이야기 패러디
이런 게 요 근래에 떠올랐다. ㄲㄲㄲㄲㄲㄲ
(1)
이세벨: 어이 아합 (우리 자기~^^)
아합: 이세벨, 어서 오고.
이세벨: 아침부터 왜 이렇게 죽상이야.
아합: 나봇이 꼴받게 하잖아. 씨X 젓X색X가.
이세벨: ㅋㅋ 떨 한 대 할래? (왕상 21:4-6)
(2) 탕자의 비유
작은아들은 타지에서 아버지의 자산을 탕진하여 알거지가 됐다. 그는 돼지가 먹는 사료도 얻어먹지 못하던 와중에 불현듯 현타가 왔다. “우리집은 먹을 게 너무 많아 썩어날 지경인데 난 이렇게 굶어 죽는구나 ㅠㅠㅠ” (눅 15:16-17)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