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 간 뒤부터 컴퓨터나 프로그래밍 쪽 글은 눈에 띄게 줄고, 확실히 언어 쪽 글이 늘었다. 물론 철도 글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빈도로.. ㅋㅋㅋ
그래도 언젠가 한 번쯤 이런 글을 올리고 싶었다.

비주얼 C++ 4.2는 본인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 도스용 프로그램으로 정올 공모를 한 번 마친 후, 그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한 툴이다. 이때 윈도우 API, MFC, 심지어 C++ 객체 지향 개념까지 전부 뭉뚱그려서 동시에 공부를 시작한 셈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비주얼 C++은 나의 소중한 친구이고 내 마음의 고향이다. ^^;;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이 VC++ 4.2로 개발되었다.

참고로 4.2 버전은 4.0 버전이 몇 차례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거친 것이었다. 4.2가 따로 4.0처럼 별도의 패키지로 출시되지는 않았으며, MSDN 구독자에게만 비공식적인 경로로 배포되었다고 한다. 이 점에서 4.2는 윈도우 95로 치면 마치 OSR2 업그레이드 에디션과 비슷한 위상이다.
지금은 윈도우든 개발툴이든 오피스든 MS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다 서비스 팩이라는 개념으로 업데이트 방식이 통일되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4.2라는 버전은 굉장히 의미가 크다. 윈도우 운영체제가 시스템 차원에서 MFC 라이브러리의 하위 호환성을 보장해 주고 있는 최후 버전이 4.2이기 때문이다. 그 이름도 유명한 MFC42.DLL이다. MFC40.DLL이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이 바로 윈도우 95 + 800*600 화면 + 비주얼 C++ 4.2 환경에서 개발됐다.)

그 전부터도, PC 환경에서 이제 윈도우가 대세로 넘어갔으니 윈도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려고 마음을 안 먹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때는 비주얼 베이직이나 델파이, C++ 빌더처럼 RAD 툴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차에 접한 비주얼 C++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이 툴로는 다른 툴과는 달리, 운영체제와 직통으로 대화하고 다른 이상한 런타임이 필요하지 않은 가볍고 빠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주얼 C++ 4.2 자체도 요즘 최신 버전에 비하면 정말 미치도록 작고 가볍다. ^^;;; 도움말은 RTF 기반이었고, C/C++ + 윈도우 API + MFC 레퍼런스를 전부 합해서 용량이 150MB 남짓밖에 안 했다. 그 당시 왼쪽의 class view는 실시간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으며, 소스 코드를 저장해야 업데이트 됐다. ^^;;;
또한 프로그램 파일들이 압축되지 않은 형태로 CD에 그대로 들어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CD에서 곧바로 MSDEV.EXE를 실행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도 있었다. 물론 전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는 없었지만.

한동안 MS 오피스와 비주얼 C++은 요즘 서울 버스 색깔처럼 빨-노-초-파가 어우러진 4색 고리 모양 아이콘을 사용해 왔다. 4.2도 그랬다. 그런데 2010 버전은 둘 다 단색 아이콘으로 돌아갔으니 이 또한 흥미로운 점. 오피스는 노랑-주황색 사각형 창 4개 모양이 됐고, 비주얼 스튜디오(C++ 포함)는 보라색 ∞ 모양이 돼 있다.

세월이 흘러, 현재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9개 모듈을 모두 비주얼 C++ 2008로 개발되는 중이다. 그러나 타자연습과 파워업은 적극적인 개발보다는 유지 보수만 하는 만큼 여전히 2003을 사용 중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0/10/29 16:10 2010/10/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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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대화상자

1. 파일 대화상자라는 개념

윈도우 운영체제.. 사실 이뿐만이 아니라 플랫폼을 불문하고 현대적인 GUI 프레임워크들은
불러오기/저장하기(파일 선택) 기능을 공통 기능으로 제공한다.

어떤 형태로든 사용자가 작업하는 문서(데이터)를 파일로 읽고 쓰는 소프트웨어치고 이 기능을 안 쓰는 녀석은 없으므로, 이건 가히 필수 공통 기능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도스 시절에는 불러오기/저장하기 UI도 프로그래머가 제각각으로 직접 구현해야 했으니 얼마나 번거로웠는지 모른다. 이거 하나만 운영체제가 고수준 API를 제공해 줌으로써 응용 프로그램이 직접 FindFirstFile, FindNextFile 같은 파일 탐색 함수를 호출해야 할 일은 상당수 없어졌다.

물론 이것 말고도 색깔을 찍는 대화상자, 인쇄 대화상자 같은 것도 공통 대화상자에 속하며 운영체제가 제공해 주는 게 있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대화상자의 일부 요소나 동작 방식을 프로그래머가 자기 입맛에 맞게 customize하는 테크닉도 응당 제공된다.

2. 윈도우 운영체제의 파일 대화상자의 역사

윈도우 3.x의 파일 대화상자는 파일 목록과 디렉터리 목록이 리스트 박스의 형태로 좌우로 나란히 나오고, 그 아래에는 저장하거나 열려는 파일의 format 그리고 드라이브 목록이 콤보 박스의 형태로 나란히 나와 있었다. 드라이브-디렉터리-파일이라는 클래식한 형태에 충실한 디자인이라 하겠다. 가정에서는 네트웍이 아직 많이 생소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네트웍 드라이브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버튼을 눌러야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던 것이 윈도우 95/NT4에 와서는 크게 바뀌었다. 사실 윈도우 95부터는 쉘의 디자인의 근간이 싹 바뀌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드라이브를 제공하는 장치간의 구분이 완화되었고, 가장 최상위 계층인 바탕 화면 아래로 내 컴퓨터, 휴지통 등등이 따르는 컨셉이 이때 도입된 것이다. 파일 리스트는 구닥다리 리스트 박스 대신, 소위 공용 컨트롤이라고 불리는 리스트뷰 컨트롤 기반으로 바뀌고 디렉터리와 드라이브는 폴더라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탐색기가 제공하는 쉘 기능(파일 복사, 붙여넣기, 삭제, 개명, 각종 우클릭 메뉴)은 파일 대화상자 내부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게 된 것 역시 큰 변화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윈도우 98부터는 파일 대화상자의 크기 조절이 가능해졌다. 상당히 바람직한 변화이다.

윈도우 2000/ME부터는 파일 리스트 왼쪽에 바탕 화면, 내 문서 등 주요 폴더로 곧바로 이동하는 아이콘이 추가되었다(일명 favorite bar). 그리고 아마 이 무렵부터, 파일이나 디렉터리 이름의 처음 몇 자를 입력하면 자동 완성 후보가 뜨는 아주 편리한 기능이 생겼다.

이 구조가 윈도우 XP까지 이어지다가 비스타/7부터는 또 파일 대화상자가 싹 바뀌었다. 변화의 양상에 대해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탐색기와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좀더 "웹처럼"(webby) 바뀌었다. 웹 페이지 탐색하는 기분으로 내 컴퓨터의 폴더를 탐색하게 되었는데, 이는 IE4부터 MS에서 부르짖은 캐치프레이즈이기도 하다. 물론 탐색기와 IE의 완전 통합은 보안상의 이유로 인해 IE7부터는 좀 지양되었지만 말이다.

얼마나 바뀌었냐 하면, 파일 대화상자에도 웹브라우저처럼 "뒤로, 앞으로" 버튼이 생겼고, 검색란이 생겼다. 자주 쓰는 폴더 목록은 마치 인터넷 즐겨찾기처럼 뜨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디자인이야 디자이너의 취향 나름이라 하지만, 기본 크기가 좀더 큼직해지고 마우스로 두세 단계의 폴더를 바로 건너뛰어 상위 단계로 갈 수 있어서 디렉터리 변경이 좀더 편해진 게 매우 좋다.

3. 과거 호환성

이렇게 운영체제가 버전업되면서 파일 대화상자의 디자인은 몇 차례 변화를 겪었다.
응용 프로그램이 아무 조작을 안 가하고 기계적으로 MSDN에 명시된 input과 output만 FM대로 잘 활용한다면, 파일 대화상자의 디테일은 응용 프로그램의 본질적인 동작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윈도우 비스타 이전에 개발된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파일 대화상자 API만 곱게 쓴다면 비스타에서 실행했을 때 최신 디자인의 파일 대화상자가 뜬다. 이게 무슨 공용 컨트롤 매니페스트도 아니고, 최신 대화상자를 쓰기 위해서 응용 프로그램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체제들은 옛날 버전 파일 대화상자들의 디자인도 갖고는 있다.
응용 프로그램이 파일 대화상자에다가 자신만의 컨트롤을 추가하고, 동작 방식을 제어하고 특정 컨트롤을 서브클래싱까지 하는 경우, 그 파일 대화상자의 디자인이 최신 운영체제에서 바뀌어 버린다면 동작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프로그램의 경우 열기 대화상자에다가는 그림 preview를 추가하기도 하고, 저장 대화상자에다가는 JPG로 저장할 경우 화질을 지정하는 추가 옵션을 대화상자에다 덧붙이곤 했다.
압축 유틸리티나 파일 변환 프로그램은 아예 파일 열기 대화상자에다가 자기네 동작 옵션을 한 보따리 가득 집어넣어 그걸로 프로그램 메인 화면을 만들기도 했다는 걸 알 필요가 있다.

최신 디자인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 운영체제는 여전히 윈도우 2000이나 심지어 98(favorite bar까지 없어진) 스타일로 파일 대화상자를 출력해 준다.
특히 MFC를 써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경우 이 점을 매우 신경써야 한다. MFC는 프로그래머가 원하는 타이밍에 손쉽게 이벤트를 날려 주기 위해서.. 쉽게 말해 개발자의 편의를 위해서 윈도우에다가 온갖 보이지 않는 훅킹과 서브클래싱을 남발하는데, 이런 이유로 인해서 구형 버전의 비주얼 C++로 CFileDialog 클래스를 쓰면, 아무리 내가 customize를 하는 게 없어도 최신 운영체제에서 파일 대화상자가 최신 디자인으로 나오지 않는다!

까놓고 말해 본인이 개발한 <날개셋> 편집기의 열기 대화상자와, <날개셋> 타자연습의 연습글 추가 대화상자를 윈도우 비스타/7에서 살펴보기 바란다. 차이가 느껴질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최신 운영체제의 GUI 혜택을 입으려면 새로운 기능을 쓰는 게 없어도 개발툴도 최신으로 써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싫으면 MFC 클래스 쓰지 말고, 불편하더라도 GetOpenFileName처럼 윈도우 API를 직접 호출하든가 말이다. ^^

4. 파일 대화상자의 중복 개발

그런데 MS 오피스 제품들은 전통적으로 운영체제의 표준 API를 쓰지 않고, 무려 자기네가 따로 자체 개발한 파일 대화상자를 사용해 왔다. 가령, 운영체제의 표준 파일 대화상자는 윈도우 2000/ME대에 가서야 favorite bar가 추가된 반면, MS 오피스의 대화상자는 꽤 일찍부터.. 최소한 오피스 97 시절부터 그런 걸 갖추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MS 내부에서 운영체제 GUI가 오피스 GUI를 뒤쫓아가는 양상은 일상적인 모습 같다. 하다못해 윈도우 3.1 시절에도 오피스가 자체 구현했던 도구모음줄(toolbar), 상황선(status bar), 은빛 3D 효과 대화상자, 프로퍼티 시트와 위저드 같은 게 95로 넘어가면서 운영체제 표준 GUI로 나중에야 편입되었다. 그러던 관행이 세월이 흘러 윈도우 7에서는 리본 인터페이스가 워드패드와 그림판에까지 적용되어 있다.

오피스 제품 중에서도 무려 1980년대부터 개발되어 온 워드와 엑셀은, 겉모습은 별 차이 안 나지만 사실 일반 대화상자들마저도 윈도우 운영체제의 표준 대화상자가 아니며 마치 아래아한글처럼 자체 구현 대화상자이다! 걔네들이 처음부터 아주 크로스 플랫폼으로 개발되어서 그런 건 아니고, 애초에 개발 컨셉이, 빈약한 운영체제의 기본 컴포넌트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네 컴포넌트로 UI를 자체 구상하겠다는 방향이었던 것 같다. 그 부자 기업이 하고 싶은 걸 뭘 못 하겠는가?

90년대 이후부터 개발된 파워포인트나 액세스는 그런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열기/저장 대화상자라든가 About 대화상자만은 여전히 MS 오피스 공용 라이브러리의 것을 사용해 왔다.
개발툴인 비주얼 스튜디오도 닷넷급부터는 MS 오피스의 GUI 엔진을 이어받고 있는 중이다. 순수 MFC만으로 MS 오피스 짝퉁 GUI을 구현했던 비주얼 C++ 5와 6의 계보는 흑역사가 된 지 오래.

그런데, 그러던 정책이 이제는 바뀌었다.
윈도우 비스타와 동일한 timeline에 개발된 제품인 비주얼 스튜디오 2008과 MS 오피스 2007부터는
놀랍게도 운영체제의 표준 파일 대화상자를 사용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런 구도가 유지될 것이다!
비주얼 스튜디오 2005와 MS 오피스 2003은 그렇지 않다는 소리.

다만, 이건 비스타 이상에서 실행됐을 때에 한해서이다. 윈도우 XP에서 돌아가는 비주얼 스튜디오 2008이나 MS 오피스 2007은 여전히 자체 대화상자를 사용한다. -_-;; 이것도 무지 신기한 점임.

비스타부터는 이제 운영체제의 파일 대화상자도 기능이 매우 향상되었고 customize하는 수단도 충분히 깔끔해졌기 때문에 굳이 운영체제 따로, 오피스 따로 노선을 갈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되어 그렇게 바뀐 것 같다.
비스타에서는 비주얼 스튜디오 2005의 옛날식 파일 대화상자가 오히려 더 촌스럽게 느껴진다. ^^;;

Posted by 사무엘

2010/05/13 07:34 2010/05/1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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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dilascia.com/ruint.htm

본인이 이 사람 이름을 본 것은 비주얼 C++ 6.0을 쓰던 시절부터이다.
MSDN을 보면 각종 함수 레퍼런스, 툴 설명서뿐만이 아니라 고맙게도 일부 책이나 간행물 내용까지 수록돼 있었는데, 어느 프로그래밍 잡지의 C++ Q&A란을 애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코너를 집필하는 사람이 바로 저 전설의 프로그래머 Paul DiLascia였다.

특히 비주얼 C++ 6.0 MSDN에는 bmp 파일 뷰어를 밑바닥부터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놓은 게 있었는데
친절한 설명도 설명이거니와 이 아저씨는 글빨 입담이 정말 구수하다는 것을, 생소한 영어를 읽으면서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윈도우+MFC 프로그래밍의 달인인 건 의심의 여지가 없고,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사람은 원래 수학 전공에다 컴퓨터 예술 쪽에도 심취해 있는 다재다능 엄친아였다. 이름이 좀 유럽풍인 것 같아 보이나, 실제로는 뉴욕에서 태어나서 자란 골수 미국인이라고 한다. 조상이 이민자?

링크를 건 곳은 저 사람의 2003년 시절 인터뷰이다.
고수 프로그래머로서의 조언도 여럿 담겨 있는데, 그 내용이 무척 공감이 간다.

- 최신 기술 동향은 놓치지 않되, 남들이 좋다고 하는 데에 소신 없이 절대 우루루 휩쓸려 따라가지 말라. 가령 클라이언트처럼 C/C++가 독보적인 분야가 있고, .NET 같은 곳이 더 유리한 분야가 따로 있을 뿐이다. 자신의 문제 해결에 가장 적합한 툴이나 기술을 잘 고르는 요령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 것들은 도구일 뿐이며 절대적인 우열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 Win32 API가 존재하는 한.. 윈도우즈 운영체제가 밑바닥부터 새로 뒤바뀌지 않는 한, 너무나 클래식(?)한 C/C++이나 MFC 같은 것은.. 결코 그렇게 호락호락 없어지지 않는다. 더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다는 말은 그만큼 API가 성숙하고 안정화됐다는 뜻으로 오히려 다행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 늘 목표를 명확히 하고 내가 무슨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무슨 도구를 쓰는 게 가장 최적일까를 고민하라. 디자인 과정을 소홀히 하지 말라.

민장(minjang.egloos.com) 님 블로그에서도 비슷한 요지의 말을 봤던 것 같다.

그리고.....

  "워드, 엑셀 같은 유명 소프트웨어에 들어있는 GUI 베껴서 따라 만드느라 시간 낭비 절대 하지 말라!" (그 시간에 실제 기능 구현에 필요한 자료구조/알고리즘 연구나 더 해라)

란 주문도 들어있다. ^^;;
아마 C++ Q&A 운영하면서 "나도 저기에 들어있는 그 기능, 그 UI 만들고 싶다. 어떡하면 좋은가?" 류의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는 급의 문의를 엄청 많이 받았지 싶다.

* * * * *
  Too many programmers spend all their energy implementing some cutesy UI feature like docking windows or pink scrollbars because they saw it somewhere else. Microsoft has 5000 programmers to create animated paper-clips. You don't. Don't fall into the code envy trap!

  Don't get side-tracked implementing the latest GUI feature you saw in Word or Excel.
(그런 공룡 대기업들이나 부리는 '가진 자의 여유'를 당신이 따라할 여건은 안 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 * * * *

저건 우리나라의 유명한 비주얼 C++ 서적의 저자인 이 상엽 씨도 똑같은 말을 했다.

* * * * *
  그래도 예술적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 제작에 열을 올린다면 좋은 이야기다. 그것도 아닌 것을 예술인냥 착각하고 움직이지는 절대 말라는 것이다. 예술적 가치가 없는 부분이 어떤것인가를 물어 볼것이다. 거 있지 않은가? MS 사에서 도움말 강아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고 자신의 프로그램에 강아지 만들어 넣는거...Visual C++의 워크 스페이스 창이 도킹 되었다가 떨어졌다 하는데 나두 이거 만들구 싶다 라는거...
예를 간단하게 들어서 MP3 에 있는 압축기술이나 음성인식 또는 지문인식 등의 기능이 예술이라고 볼수 있고 그냥 강아지 이리저리뛰어 다니는 것은 처음 만들어 내지 않는다면 것은 잡다구리 테크닉이다.
* * * * *

그래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편집기 프로그램은... 9년이 넘게 개발되고 버전이 5.5가 넘어선 지금까지도 완전 윈도우 95의 기본 컨트롤과 UI 요소만 사용하여 만들어져 있다. ^^;;; 편집기의 경우 과거 3.41 버전에서 MFC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이제 도구모음줄이 도킹을 할 수 없게 바뀌었다. 그게 원래 MFC가 구현해 주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편집기를 실행해 보면 도구모음줄 아이콘들이 좀 중앙에 안 있고 메뉴, 즉 위쪽에 너무 바싹 붙었다는 인상을 받는데 이것도 딱히 바꿀 방법이 없다.
아이콘 사이에 임의의 크기로 여백을 내는 것도 MFC가 윈도우 프로시저를 다 서브클래싱해서 굉장히 지저분한 작업을 한 끝에 구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MFC는 단순히 윈도우 API wrapper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거 따라하는 일에 너무 심취하지 말라는 얘기이다.

아쉽게도 이 사람은 작년(2008) 9월, 40대 후반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비주얼 C++ 2008의 내장 MSDN에는 2006년자로 작성된 그의 글을 볼 수 있는데, 이제 더는 그런 글을 접할 수 없으니 안타깝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10:40 2010/01/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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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 CAppFrame: public CWnd {
public:
        void PostNcDestroy() { delete this; }
};

class CMyApp: public CWinApp {
public:
        BOOL InitInstance();
};

CMyApp g_App;

BOOL CMyApp::InitInstance()
{
        m_pMainWnd=new CAppFrame;
        m_pMainWnd->CreateEx(0, AfxRegisterWndClass(0), _T("Hello World"), WS_OVERLAPPEDWINDOW,
                100, 100, 500, 500, NULL, NULL);
        m_pMainWnd->ShowWindow(SW_SHOW);
        m_pMainWnd->UpdateWindow();
        return TRUE;
}

위의 코드는 MFC를 써서 만들 수 있는 가장 간단한 GUI 프로그램이다. 빈 창만 달랑 뜨는 게 허전하면, message map 넣고 OnPaint에다가 Hello, world! 출력하는 코드만 추가해 주면 된다.
MFC로 창을 띄우기 위해서는 본질적인 것 딱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째, CWnd에서 상속 받은 클래스를 만들기

둘째, CWinApp에서 상속 하나 받아서 전역 개체를 하나 반드시 만들고, InitInstance를 오버라이드하여 내 윈도우 클래스를 생성하는 코드를 짜 주기

물론 요즘은 닷넷 프레임워크 같은 더 객체 지향적이고 깔끔한 API도 나와는 있지만 저 정도만 해도 그냥 C언어 + Win32 API만 썼을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간단하게 내가 원하는 일을 곧장 시작할 수 있다. 윈도우 클래스 등록, 윈도우 프로시저 등 온갖 지저분한 내부 처리를 상당 부분 MFC가 알아서 해 주기 때문이다.

MFC의 핵심부이며 가장 자주 다루게 되는 부분은 역시 윈도우를 나타내는 CWnd 관련 개체이다. 응용 프로그램의 메인 윈도우부터 시작해서 대화상자와 대화상자 안의 자그마한 컨트롤까지 매우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HWND를 한 뿌리 클래스와 상속 클래스만으로 원활히 제어하기 위해 MFC는 굉장히 심도 있게 설계되었으며 내부적으로 자질구레한 일들을 매우 많이 해 주고 있다. 단순히 ShowWindow(hWnd, SW_SHOW)를 wnd.ShowWindow(SW_SHOW)로 바꿔 주는 것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다.

더구나 메시지 맵을 통해 컨트롤 서브클래싱(기존 윈도우 컨트롤의 동작을 부분적으로 조작하는 것)까지 매끄럽게 연결시킨 것까지 보면, 솔직히 굉장히 잘 만든 프레임워크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프레임워크를 만들 때 근본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CWnd라는 C++ 오브젝트와 운영체제의 HWND 사이의 씽크를 맞춰 주는 작업이다. 둘은 원래 개념적으로 생성 주기나 scope이 서로 완전히 다른 존재이다. 하지만 MFC는 한 HWND를 가리키는 CWnd 오브젝트가 중첩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나의 C++ 코드에 의해 생성되지 않은 외부 HWND에 대해서도 임시 맵까지 만들어 가면서 CWnd를 동기화해 주고 있다. 멀티스레드 환경까지 감안하면 이는 더욱 복잡한 작업이 된다.

new 연산자로 CWnd가 생성될 때 CreateWindow를 같이 해 주고, HWND가 완전히 소멸되어 WM_NCDESTROY가 왔을 때 CWnd까지 delete로 지워 주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엔 바람직한 디자인 패턴이나, 이것이 언제나 유용한 것은 아니다. 가령 modal 대화상자는 자체적으로 message loop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heap이 아닌 스택에다가 간단히 지역변수로 선언하는 경우가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화상자는 사용자가 대화상자를 닫았더라도, 이 C++ 클래스 갖고 있는 데이터 변수들을 후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HWND 개체가 사라진 뒤라도 C++ 개체는 남아 있어 줘야 한다.

이래저래 CWnd와 HWND 사이의 관계와 생성/소멸 주기는 여러 모로 이해하기 까다롭다. CWnd 클래스 중에서 new로 생성되고 HWND의 소멸과 동시에 소멸되어야 하는 오브젝트라면, PostNcDestroy 함수를 오버라이드하여 delete this를 넣어 주어야 메모리 누수가 발생하지 않는다. 응용 프로그램의 주 프레임 윈도우라든가 modeless 대화상자가 이런 예에 속한다.

저 소스 코드에서는 CWnd를 날것으로 사용했지만, CWnd에서 파생되어 아예 전문적으로 응용 프로그램의 주 프레임 윈도우를 담당하고 있는 MFC 클래스인 CFrameWnd는 PostNcDestroy가 이미 저렇게 구현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 클래스는 LoadFrame 함수에서 이미 윈도우 클래스의 등록까지 다 알아서 해 주기 때문에 저 소스 코드에서처럼 AfxRegisterWndClass를 번거롭게 호출할 필요도 없다. 사용자가 준 ID와 일치하는 응용 프로그램 타이틀, 아이콘, 심지어 단축키 액셀러레이터 테이블 따위를 모두 엮어서 윈도우의 기반을 자동으로 구성해 주기 때문이다.

MFC를 써서 아주 간단한 프로그램을 짜고 싶은데 비주얼 C++의 MFC 마법사가 기본으로 생성해 주는 코드는 군더더기가 너무 많다. 그래서 이럴 때 본인은 MFC 없이 일반 Win32 응용 프로그램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저 코드 템플릿을 갖다 붙이고 프로젝트 세팅을 “MFC 사용”으로 수동으로 바꾸는 방법을 쓴다.

필요한 건 MFC가 잘 캡슐화해 준 message loop, 몇몇 GDI 오브젝트 같은 것밖에 없는데 이것만 쓰기에는 MFC는 덩치가 너무 커지고 static link를 하기에도 오버헤드가 너무 큰 것도 불만이다. 차라리 known DLL만 쓰기 때문에 매우 가벼운 바이너리를 만들 수 있는 비주얼 C++ 6.0이 그리울 때도 있다. 어차피 이후 버전에서 추가된 기능은 거의 안 쓰기 때문에.

<날개셋> 타자연습은 소스를 보면 알겠지만 딱 MFC를 써서 개발되었다. 하지만 한글 입력기는 3.0부터 MFC를 쓰지 않으며, 믿거나 말거나 MFC를 어설프게 흉내 내어 본인이 내부적으로 자체 개발한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를 static link하여 개발해 오고 있다. 하지만 자체 라이브러리는 오버헤드 줄이고 최대한 가볍게 만드느라, Win32 API라든가 각종 핸들을 캡슐화한 수준이 MFC 수준으로 범용적이고 체계적이고 편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여전히 MFC가 그리울 때가 있다. ^^;;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00:27 2010/01/1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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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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