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 간 뒤부터 컴퓨터나 프로그래밍 쪽 글은 눈에 띄게 줄고, 확실히 언어 쪽 글이 늘었다. 물론 철도 글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빈도로.. ㅋㅋㅋ
그래도 언젠가 한 번쯤 이런 글을 올리고 싶었다.
비주얼 C++ 4.2는 본인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 도스용 프로그램으로 정올 공모를 한 번 마친 후, 그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한 툴이다. 이때 윈도우 API, MFC, 심지어 C++ 객체 지향 개념까지 전부 뭉뚱그려서 동시에 공부를 시작한 셈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비주얼 C++은 나의 소중한 친구이고 내 마음의 고향이다. ^^;;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이 VC++ 4.2로 개발되었다.
참고로 4.2 버전은 4.0 버전이 몇 차례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거친 것이었다. 4.2가 따로 4.0처럼 별도의 패키지로 출시되지는 않았으며, MSDN 구독자에게만 비공식적인 경로로 배포되었다고 한다. 이 점에서 4.2는 윈도우 95로 치면 마치 OSR2 업그레이드 에디션과 비슷한 위상이다.
지금은 윈도우든 개발툴이든 오피스든 MS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다 서비스 팩이라는 개념으로 업데이트 방식이 통일되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4.2라는 버전은 굉장히 의미가 크다. 윈도우 운영체제가 시스템 차원에서 MFC 라이브러리의 하위 호환성을 보장해 주고 있는 최후 버전이 4.2이기 때문이다. 그 이름도 유명한 MFC42.DLL이다. MFC40.DLL이 아니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 1.0이 바로 윈도우 95 + 800*600 화면 + 비주얼 C++ 4.2 환경에서 개발됐다.)
그 전부터도, PC 환경에서 이제 윈도우가 대세로 넘어갔으니 윈도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려고 마음을 안 먹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때는 비주얼 베이직이나 델파이, C++ 빌더처럼 RAD 툴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차에 접한 비주얼 C++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이 툴로는 다른 툴과는 달리, 운영체제와 직통으로 대화하고 다른 이상한 런타임이 필요하지 않은 가볍고 빠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주얼 C++ 4.2 자체도 요즘 최신 버전에 비하면 정말 미치도록 작고 가볍다. ^^;;; 도움말은 RTF 기반이었고, C/C++ + 윈도우 API + MFC 레퍼런스를 전부 합해서 용량이 150MB 남짓밖에 안 했다. 그 당시 왼쪽의 class view는 실시간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으며, 소스 코드를 저장해야 업데이트 됐다. ^^;;;
또한 프로그램 파일들이 압축되지 않은 형태로 CD에 그대로 들어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CD에서 곧바로 MSDEV.EXE를 실행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도 있었다. 물론 전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는 없었지만.
한동안 MS 오피스와 비주얼 C++은 요즘 서울 버스 색깔처럼 빨-노-초-파가 어우러진 4색 고리 모양 아이콘을 사용해 왔다. 4.2도 그랬다. 그런데 2010 버전은 둘 다 단색 아이콘으로 돌아갔으니 이 또한 흥미로운 점. 오피스는 노랑-주황색 사각형 창 4개 모양이 됐고, 비주얼 스튜디오(C++ 포함)는 보라색 ∞ 모양이 돼 있다.
세월이 흘러, 현재 <날개셋> 한글 입력기는 9개 모듈을 모두 비주얼 C++ 2008로 개발되는 중이다. 그러나 타자연습과 파워업은 적극적인 개발보다는 유지 보수만 하는 만큼 여전히 2003을 사용 중이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