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람다 함수와 내부 클래스 사이의 관계
본인은 몇 년 전엔 Visual C++ 2010으로 갈아탄 기념으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소스 코드 내부에서도 한 함수 안에 임시로 사용되던 잡다한 매크로 함수들을 대부분 람다나 템플릿 함수로 바꿨다. 이건 무식한 #define의 사용을 최소화한다는 코딩 컨벤션과 부합하는 리팩터링이었다. #define은 조건부 컴파일이나 ##처럼 정말로 컴파일러의 영역을 초월하여 전처리기의 도움이 필요한 영역에서나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그 당시엔 매크로가 함수 안의 지역변수들을 건드리는 건 대부분 캡처로 기계적으로 치환해서 집어넣었다. 허나 무분별한 캡처 난발도 지금 보니 무척 지저분하게 보인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케일만 한 함수 안으로 좁아졌을 뿐, 그 안에서 또 온갖 전역변수들을 덕지덕지 참고하여 결합도가 개판이 된 함수를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말이다. 소프트웨어공학 용어로는 common coupling에 해당한다.
여러 람다 함수가 비슷한 지역 변수들을 참조하는 경우, 그건 데이터와 함수를 몽땅 묶어서 함수 내부에 있는 local 클래스 형태로 떼어 내 버렸다. 어차피 람다의 캡처가 내부적으로는 그렇게 가상의 클래스 멤버 형태로 구현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클래스의 멤버 함수 내부에 있는 람다 함수가 지역 변수들도 참조하고 this 포인터까지 참조하는 경우.. 이건 좀 소속을 어디에다 둘지 좀 난감하긴 했다.
Visual C++ 2012부터는 드디어 캡처가 없는 람다에 한해 일반 함수 포인터로 typecast도 가능해졌다.
2. 템플릿 인자의 성격 분류
다음으로 C++ 템플릿 얘기를 하겠다.
지금까지 템플릿을 매크로 함수의 대체 용도로 사용했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을 공용체의 대체품으로도 잘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클립보드의 내용을 type-safe하게 액세스 해 주는 클래스를 이런 식으로 사용한다.
CClipboard<WCHAR> cb(CF_UNICODETEXT);
CClipboard<DROPFILES> cb(CF_DROP);
예전에는 CClipboard라는 한 클래스 안에
union { PCWSTR pszText; DROPFILES *hDropFiles; };
라고 union을 쓰던 것을 typename T *pData 요렇게 바꾼 것이다.
어차피 한 클립보드 포맷 하에서 다양한 타입을 섞어서 쓸 일은 없으므로, 꼭 공용체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템플릿 인자의 명칭을 용도별로 통일하고 있다.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가 있더라.
(1) 저것처럼 일반적인 임의의 type은 T이다.
(2) 참조 타입은 R이다. 이건 T 자체는 아니지만 call by value로도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T의 값을 온전히 나타낼 수 있는 key이다. T의 생성자에 단독 인자로 들어오는 게 가능하다.
가령, T가 String이라면 R은 const char*가 될 수 있다. 혹은 그냥 복사 생성자 격인 const T&도 상관없고.
R은 컨테이너 클래스다 추가하거나 검색하는 값을 지정할 때 쓰일 수 있다.
(3) 그리고 정수 인자는 N. 클래스에 소속된 static 배열의 원소 개수나 enum 값을 정의할 때 쓰인다.
(4) 끝으로, 람다든 functor든 함수 포인터든.. 어쨌든 실행 코드가 들어가는 부분은 O이다. F를 쓸까 하다가 기분 탓에 O가 됐다.
template<typename T, size_t N> class CStaticArray { T m_dat[N]; };
template<typename T, typename R=const T&> class CLinkedList { };
template<typename O> void EnumData(O func);
같은 식이다. 이것 말고 템플릿 인자의 용도는 또 뭐가 있을지 궁금하다.
다만, C++이 언어 문법 차원에서 템플릿 인자를 명백히 구분하는 건 정수형(N) 아니면 typename(T, R, O) 이렇게 둘뿐이다. 그러니 완전히 귀에 걸면 귀걸이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이다. 템플릿 코드 자체만으로는 컴파일러가 문법 오류를 잡을 수 없으며, 그 템플릿에다 실제로 인자를 줘서 타입을 인스턴스화한 뒤에야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이것보다는 쓰임이 제한적이더라도, 좀 덜 와일드하고 통제 가능하고 쓰임을 예측 가능한 템플릿을 만들 수는 없나 싶은데 아직까지는 갈 길이 요원해 보인다.
아, 그나저나 템플릿 선언은 오로지 global scope 안에서만 가능하다. 한 함수 안에 있는 지역 클래스는 템플릿 형태로 선언될 수 없으며 일부 멤버 함수만이 템플릿 형태로 선언되는 것조차도 불가능하다.
람다 함수도 템플릿 형태로 선언될 수 없다. 미래의 C++ 문법에서는 이 정도 한계는 없어질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3. 전처리기에서 sizeof 연산자 떡밥
전처리기의 #if 조건식에서는 어지간한 정수 연산이 가능한 반면, 잘 알다시피 sizeof 연산자는 사용할 수 없다. sizeof의 값에 따라 곧장 조건부 컴파일이 가능하면 참 좋겠지만 그건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컴파일러에게 넘겨 줄 코드를 전처리 하는 중인데, 임의의 구조체의 크기처럼 소스 코드를 컴파일해야만 값을 구할 수 있는 연산자를 전처리기에다가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 C++에서 컴파일러와 링커 사이의 순리를 거스르는 시도를 하다 템플릿 export 흑역사가 발생했듯, sizeof도 전처리기와 컴파일러 사이에서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싸움이 될 수 있다.
전처리기를 이용한 조건부 컴파일러는 소스 코드의 이식성에 도움이 되는 기능인데, 정작 기계 종속적인 이식성 관련 정보를 무작정 표준 매크로 심벌로 집어넣을 수는 없다니 이거 참 역설이 아닐 수 없다.
물론 int나 void*의 크기 정도야 전처리기에다가 곧장 박아 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전처리기는 코드의 의미나 타겟 플랫폼 따위는 전혀 모른 채 시종일관 lexical한 치환만 하면서 완전 동일하게 동작하는 물건이며, 포인터 같은 기계 종속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완전히 아오안이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포인터의 크기나 비트 endian-ness 같은 타겟 플랫폼 정보는 있으면 유용할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표준 predefined 매크로로 제공되지 않는다. 조건부 컴파일을 위해 그런 정보가 필요하다면 필요한 사람이 해당 매크로 심벌을 별도의 헤더나 컴파일러 옵션을 통해 지정해 놔야 한다. 전처리기가 월권 행위를 저지르지 않아도 되게 해 주기 위해서이다.
다만, 전처리기가 아닌 컴파일러의 입장에서는 sizeof는 컴파일 타임 때 값이 결정되는 아주 static하고 깔끔한 연산자이다. sizeof의 피연산자로는 타입 이름과 값이 모두 올 수 있는데, 값은 '직접 실행이 되지 않는다'. 쉽게 말해 sizeof( *((int *)NULL) )을 해도 뻑이 안 난다는 뜻.
그렇기 때문에 sizeof의 값은 static 배열의 크기를 결정하는 데 쓰일 수 있고, 또 case 문이나 템플릿의 정수값 인자에도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