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마츠 관광 (2024/12/9~11)

본인은 지난 11월에 결혼한 직후에는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그로부터 1개월쯤 뒤에 새 직장 취업을 앞두고는..
백수 생활 졸업을 기념하여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 시즌 2격인 외국 여행을 한번 더 다녀왔다.
가까운 일본을 딱 2박 3일 동안 방문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1.
이건 관광 가이드 없이 여행사 측에서 왕복 항공권과 숙소만 잡아 준 자유 일정 여행이었다.
본인이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외국 여행은 (1) 도착지에서 작정하고 만날 사람과 용무가 있는 여행이거나, 아니면 (2) 가이드를 동반한 단체 패키지 관광이었다. 심지어 신혼여행조차도 숙소만이 부부 단위로 private이지, 관광은 4개의 커플이 가이드와 함께 다닌 (2)번 형태였다.

그런데 도착지 공항에서 나를(우리 부부) 맞이하는 사람이 전혀 없는 외국 여행은 이게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후속 교통수단을 알아보고 이동하는 걸 전적으로 관광객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
일본 문화와 일본 여행 잘알인 아내가 없이 나 혼자 이런 걸 시도할 엄두는 못 냈을 것이다.

2.
본인은 비행기 타고 일본 가는 게 이게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옛날에 쓰시마(대마도) 섬 관광은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다녀온 것이었으니까.
심지어 일본의 진짜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혼슈' 땅은 아직 한 번도 못 가 봤다.
타카마츠는 일본 우동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중소도시인데, 한국으로 치면 뭐 나주, 곡성, 임실 정도의 규모와 인지도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쓰시마는 한국으로 치면 아예 울릉도 정도의 시골이었을 테니, 그때보다는 좀 더 발전(?)한 셈이다. 앞으로는 혼슈에 있는 교토, 오사카 같은 대도시를 거쳐 도쿄도 방문하는 날이 올 것이다. =_=;;

3.
아울러, 본인은 인천 공항에서 서쪽(동남아, 유럽..)이 아니라 동쪽(일본,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탄 것도 이번이 정말 엄청나게 오랜만이었다. 2008년 미국 방문 이후로 처음이었을 테니.
서울/인천에서 국토를 동남쪽 대각선으로 내려가서 일본으로 가는 항로는 G585라고 명명되어 있다. 얘는 정확하게는 포항 영일만 일대에서 우리나라 영토를 빠져나가서 일본으로 간다.

이런 드문 항로로 비행을 밤이 아닌 낮에 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한 달쯤 전 신혼여행은 왕복 모두 밤 비행기여서 경치는 꽝이었음)
여담이지만, 50여 년 전 박 정희 시절에 포항 영일만 바닷가 부근의 언덕에서 사방 공사(= 나무 심기)가 대대적으로 진행됐던 이유도.. 여기가 비행기 항로와 가깝기 때문이라는 카더라가 있다.

한국과 일본을 비행기로 오가는데 일본 영토는 산들이 온통 초록색 수풀로 뒤덮인 반면, 한국은 처음으로 마주치는 포항부터가 시뻘건 민둥산이었기 때문이다. 그게 서로 비교되고 국제적으로 창피하니까 저기부터 먼저 나무를 심고 정비했다는 것이다. 뭐 설득력이 아주 없지는 않아 보인다.

4.
끝으로, 본인은 신혼여행과 이번 일본 여행이 인천 공항 2터미널을 구경하고 이용한 최초의 경험이었다.
본진이라 할 수 있는 1텀은 마지막으로 이용한 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지경이고.. 2009년부터 지금까지는 오로지 탑승동만 이용했기 때문이다.

탑승동의 내부는 정말 겁나게 길쭉하기만 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2텀은 출국 심사를 받고 들어간 대기 공간 안에도 거대한 홀(?)이 있고 마냥 기존 건물의 대칭 버전이 아니었다.
그리고 인천 공항은 건물과 비행기가 무조건 탑승교로 연결돼 있었던 것 같던데, 2텀은 꼭 그렇지 않은 듯했다. 인천 공항에서도 비행기 타러 갈 때 램프 버스가 등장한 건 내 경험상 2텀이 최초였다.

글쎄, 2024년 11월쯤부터 인천 공항이 인력 부족에다 새로 도입한 보안 검색 장비의 장애 때문에 여행객들 처리 속도가 미치도록 느려졌다고 원성이 자자했다. 뉴스에서도 이게 대대적으로 보도됐을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는 비수기 때 공항을 이용해서 그런지.. 아니면 1텀+탑승동이 아니라 2텀을 이용해서 그런 불편을 딱히 겪지는 않았다. 탑승 수속과 보안 검색을 싹 마치고는 면세 대기 공간에서 탱자탱자 놀다가 비행기를 탔다.

다만, 비행기가 문 닫고 출발과 택싱을 시작한 뒤부터 인천 공항 활주로 안에서 삽질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15~20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너무 길어졌다. 이것도 만만찮게 답답하고 불편한 사항이다.
200x년대에는 내 경험상 비행기가 택싱부터 이륙까지 15분이 국룰이었으나.. 오랜만에 비행기를 다시 타 보니 이젠 15분은 텍도 없다. 진짜 30분씩은 걸리는 것 같았다.

비행기가 워낙 너무 많이 드나들어서 저러나..? 그 광활한 활주로를 이리 저리 꼬불꼬불 돌아다니면서 뭘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는지 모르겠다.

암튼 잡소리가 너무 많아졌는데.. 본인은 이번 여행을 계기로 공항과 비행기에 대해서 오래된 경험 기록들을 여럿 갱신할 수 있었다. 타카마츠에 가서 사진은 음식, 몇몇 풍경, 열차, 리츠린 공원 위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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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하고서 얼마 후의 풍경이다. 그 광활하고 방대한 인천 공항이 1텀과 탑승동, 2텀까지 모두 이렇게 한눈에 들어오다니 매우 신기했다.
출발한 지 1시간쯤 지나니 이미 일본 영공에 들어갔다. 낮이긴 했지만 이제는 구름에 가려서 아래 경치가 잘 보이지 않았다.

인천 공항에서 타카마츠 공항까지는 1시간 20분이면 갔다.
이 노선은 저비용 항공사들의 나와바리인 듯하던데, 그래도 수요 많고 장사 잘 되는지 내가 탔던 비행기도 승객들로 꽉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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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마츠 공항은 2층(출국)에 우동 국물이 흘러나오는 수도꼭지가 있는 걸로 유명하댄다. 오뎅 국물도 아니고 우동 국물이라니..!
하지만 우리 부부가 갔을 때는 국물이 제공되지 않아서 이걸 실제로 맛볼 수는 없었다. 일본 도착 직후, 그리고 한국 귀국 직전에 모두 살펴봤지만 헛수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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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안에 우동 전문 식당이 있어서 곧바로 일본 우동의 세계를 탐험해 봤다. 확실히 한국 우동은 얘네들 우동과는 좀 다른 쪽으로 분화가 진행된 것 같다. 심지어 용어조차도 왜색 추방한답시고 ‘가락국수’라고 바꾸네 마네 하는 지경이니.. 마치 오뎅과 어묵의 관계처럼 말이다.

모밀, 라멘, 우동이 일본의 3대 면 요리인 듯? 그에 비해 잔치국수, 칼국수는 한국의 전통 면 요리라 하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동이 고속도로 휴게소나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빨리 먹는 간편식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본동네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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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다른 유명 맛집에서 맛본 카레 우동이다. 와이프가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한국에서 우동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 먹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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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일본..!! 인구 40만 남짓인 이 타카마츠에도 광역전철 배차간격으로 다니는 도시철도가 있다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
역들은 1~2km 간격으로 놓여 였으니 딱 도시철도 수준이다.
차량은 2량 1편성짜리 전철이고, 무엇보다도 선로가 협궤가 아니라 표준궤였다.
대도시가 아니다 보니 타 전철에서 퇴역한 낡은 차량이 싸게 싸게 투입되는 듯했다. 차내에는 심지어 천장 선풍기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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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지에서 두 노선이 선로를 잠시 공유하는 곳은 복선이고, 그렇지 않고 한산한 곳은 단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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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와 함께 타카마츠에 있는 '나카노 우동학교'라는 델 찾아갔다.
'엔자' 역에서 내려서 한참을 걸어 갔다. 주변 풍경이 참 전원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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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 반, 우동 면을 뽑아서 열심히 누르고 밟고, 이걸 직접 끓는 물에 넣어서 불리고는 간장에 찍어 먹는 프로그램까지 참여했다..!
주변에 한국인은 없는 듯했고 설명도 다 일본어로만 진행됐지만, 그래도 옆 사람을 보고 눈치껏 얼마든지 따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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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으로 소개돼 있던 시내의 어느 회전초밥집에서.. 정말 최고로 만족스러웠다.
일본은 엄연히 한국보다 더 잘 살고 소득이 더 높은 나라일 텐데.. 교통비는 X랄맞을지 몰라도 밥값은 일본이 한국보다 절대 더 비싸지 않았다. 게다가 맛과 양과 메뉴 종류도~~
하다못해 제일 싼 계란초밥도 노른자가 더 큼직하고 울나라 것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물론 한국처럼 초장, 김치, 구운 김을 구경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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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당일 마지막 일정으로 오전에 리츠린 공원을 산책했다.
서울로 치면 서울숲이나 북서울 꿈의 숲 같은 느낌이었는데.. 정말 방대하고 숲과 호수가 어우러져 경치가 아름다웠다. 모든 산책로들을 천천히 탐방하는 데 1시간 반이 넘게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대외 공개 가능한 컨텐츠는 이 정도?
시간이 더 충분했으면 3박 4일 이상 일정을 잡아서 붓쇼잔 온천도 가고 고토히라 신사라든가, 주변의 섬도 둘러봤을 텐데~~ 그렇게는 못 해서 아쉬웠다.

Posted by 사무엘

2025/01/30 12:00 2025/01/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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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추억 정리: 고양이와 호박

2025년이 시작된 지 벌써 세 주 가까이 지났다.
본인은 와이프 덕분에 어느 때보다도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블로그가 글이 끊기고 얼어붙어 버렸지만.. 그래도 여기 주인장은 잘 살아 있다. 한글 입력기 관련 문의와 연락은 여전히 들어오고 있고, 후원도 틈틈이 들어오는 중이다.

세벌식 자판에 관심을 갖고 내 프로그램을 사용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블로그를 구독하시는 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

올해엔 입력기와 타자연습이 새 버전이 꼭 나왔으면 좋겠다. 특히 2021년 이후로 버전업이 끊긴 타자연습은 프로그램 안정성과 관련된 심각한 버그가 발견된 게 있다. 꼭 업데이트를 해야 하게 됐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막간을 이용해서 작년 말의 덕질 추억을 전하도록 하겠다. 못해도 한두 달 전에는 올렸어야 할 글인데.. =_=;;

1. 고양이

작년 8월 중순쯤부터 거의 100일 가까이 우리 부부와 친하게 지냈던 그 검은 턱시도 꼬냉이 말이다. 우리는 그 아이에게 '앨리'라는 이름을 붙였었다. alley cat 할 때의 그 alley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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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는 우리가 신혼여행을 가느라 집을 1주일째 비웠을 때도 우리집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3주 정도 지난 작년 12월 초,
본인이 새 직장 출근을 앞두고 부부끼리 2박 3일 정도 또 짤막한 여행을 갔던 어느 날..
새벽 3시쯤에 집을 나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영원히 자취를 감췄다.

뿅 감쪽같이 사라졌고 그 뒤로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제 발로 다른 나와바리로 떠났는지, 아니면 누구 다른 집사의 손에 거둬져 들어갔는지, 아니면 최악의 경우 어디선가 병이나 사고로 객사했는지.. 알 길이 없다. 설마 굶어 죽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ㅠㅠㅠㅠ

이제 막 정이 들려고 했는데 이렇게 사라져 버리니 아쉽고 안타까웠다.
와이프의 작업실 주변에는 얘 말고도 다른 길고양이들이 많다. 특히 저런 검은 고양이, 턱시도 고양이가 많다. 다들 사촌 이내의 혈연관계이기라도 한 건 아닌가 모르겠다만..
하지만 턱시도에 이어서 턱수염까지 있는 고양이, 그리고 이건 후천적인 요인이겠지만 꼬리가 없는 고양이는 앨리가 유일했다.

더 결정적으로는..
그 많은 고양이들 중에서 앨리처럼 사람에게 친근하게 굴고 애교 부리고.. 우리집 안에 기를 쓰고 들어오려고 애쓰는 고양이는 없었다. 앨리가 전무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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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에 대뜸 들어와서 소파 위에 저렇게 벌렁 드러눕는 기백 한번 보소..!!
이불 위에서는 지금까지 말로만 듣던 꾹꾹이질도 하더라. =_=;;

지금까지 정말 이런 꼬냉이가 없었다. 쟤는 여느 길고양이는 아니고, 어디선가 집고양이 경력이 있는 녀석인 듯했다.
다른 길고양이들은 우리 같은 닝겐이 가까이 접근하기만 해도 필사적으로 잽싸기 달아나기만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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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는 박스도 어찌나 좋아하던지... =_=;;;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얘가 없어지기 1주일쯤 전, 11월 말쯤부터는
얘를 집안에 데리고 와서 머리를 쓰담쓰담 하는데.. 눈 지그시 감고 그르르르릉 '골골송'을 예전처럼 즐겨 하지를 않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보통은 머리만 쓰다듬으면 거의 반사적으로 골골송이 나왔는데 그때는 얘가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글쎄, 앨리가 우리 부부를 마냥 편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기라도 했나 모르겠다. 청소기 소리에 트라우마라도 생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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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슷한 시기인 지난 11월 27일, 서울 시내에 정말 뜬금없이 폭설이 쏟아졌을 때 말이다.
본인은 현장에 없었고 우리 와이프는 볼일 때문에 작업실을 비우고 나가려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때 우리집 주변에 있던 앨리가 와이프를 알아보고는.. 불쑥 튀어나와서 정말 주변에 다 들리도록 울부짖었다고 한다. 냐옹냐옹 수준이 아니고 꺄아아아 발악하듯이. =_=

고양이는 차갑고 축축한 눈 밟는 걸 정말 싫어해서 이런 날은 어디 제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한다는데..
그런데 와이프 역시 그때는 얘를 집안에 혼자 들여놓는다거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게 없었고, 부득이하게 얘를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뭐 그날 당장 앨리에게 큰일이 생긴 건 아니었지만.. 그로부터 1주일 남짓 뒤에 얘는 사라졌다.
그런 일이 있었다. ㅠㅠㅠㅠ 아무리 생각해도 앨리 같은 꼬냉이는 태어나서 정말 처음이었다.

2. 호박

지난 2021년부터 2024년은 내 인생에 호박이 큰 존재감을 차지했던 기간이었다. 호박이 있어서 그동안 행복했다.
글쎄, 결혼을 한 올해부터는 기껏해야 집 베란다에서 스티로폼 화분으로 조그맣게 키우는 거나 가능하지, 예전처럼 강가 무단경작까지는 못 할 것이다. 붙박이 텃밭에서 제대로 키우는 건 20여 년 뒤에 은퇴해서 시골에 간 뒤에나 가능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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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던 호박들을 차례로 도축하고 죽을 쑤어서 잘 먹었다.
좌측 하단에 있는 저 아이를 혹시 기억하시는 분?
작년에 8월 말에 집 옥상에서 땄던 제일 튼실한 성공작 호박이다. 그래서 얘는 제일 늦게까지 놔 뒀다가 거의 4개월 만에 도축했다.

얘는 크기 대비 무게가 묵직하고, 외형도 쭈글쭈글하고, 주름 쪽에 흰 가루 같은 것도 맺히고..
도축해 보니 적당히 축축하면서 향긋한 냄새에.. 정말 교과서적인 완벽한 호박이었다.

옆의 두 호박은 선물 받은 것이고 옥상 호박보다도 더 오래된 아이였다. 그런데 정말 아무리 오래 놔 둬도 외형이나 상태가 변하지를 않아서 진짜 호박이 맞기는 한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얘들 역시 도축해 보니 속이 좀 마르기는 했지만 품질이 아주 양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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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말, 교회 부근에서 이렇게 호박탑을 쌓아 놓고 채소를 파는 분이 있었다. 본인은 커다란 초록색 호박을 샀다. 쟤도 겉은 초록색이어도 속은 주황색으로 잘 익어 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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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까지만 해도 대형 마트에서 이렇게 늙은 호박들이 진열된 걸 볼 수 있었는데.. 1월에는 이런 풍경이 거의 사라진 것 같다.
본인은 이런 호박이 참 좋다. 내 방에 네댓 개가 놓여 있다.

그런데 늙은 호박이란 게 저렇게 4개월~6개월을 거뜬히 버티는 아이가 있는 반면, 어느날 순식간에 흐물거리면서 물러지고 상하고, 심하면 검게 썩는 아이도 생긴다. 이게 참 케바케이기 때문에 호박들 상태 점검을 수시로 꼼꼼히 해야 한다.

본인 역시 구매한 호박을 다 먹지 못하고 이렇게 버린 게 있다.
그래도 호박은 먹을 때뿐만 아니라 관상용으로 놔 두는 동안에도 제 값을 하고 있으니.. 그렇게 버린 게 막 심하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본인은 호박이라는 채소를 좋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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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이들이 있던 시절이 그립다~~~!!

Posted by 사무엘

2025/01/21 08:35 2025/01/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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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즉 이제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이 셋은 항상 있으나, 그 중에 제일은 늙은호박이니라.

- 사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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