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트리플

  • 저그 해처리 레어 하이브 : 학사 석사 박사
  •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 서울 지하철 1호선 2호선 3호선 (힌트: 색깔의 유사성)
  • 크레용-크레파스-파스텔 : 짜장면-짜파게티-스파게티
  • 레코드 SP EP LP : 그래픽 카드 CGA EGA VGA =_=;;

세상에는 3개로 이뤄진 진영이 속성이 서로 다 동일하거나 제각기 다 다른 경우가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플토, 테란, 저그가 좋은 예이다. 미네랄과 가스, 서플라이를 사용하며 기본적인 공방 업그레이드가 3단계씩 있는 건 공통이지만, 건물을 짓는 방식이나 각종 스킬 같은 건 전부 제각기 다르다. 두 종족은 완전 공통인데 한 종족만 다른 경우는... 일단 없다.

요런 체계를 모델링한 세트(Set)라는 아주 재미있는 머리 싸움 보드 게임도 있다. 4가지 속성(색깔, 도형 개수, 채움 패턴, 도형 모양)이 전부 같거나 전부 다른 카드 트리플을 빨리 찾는 게 목적이다. n개의 카드가 있을 때 세트가 하나라도 존재할 확률 내지 전혀 존재하지 않을 확률도 구할 수 있을 텐데 내 수학 지식으로는 모르겠다.

필기 내지 그리기 도구로서 색연필-크레용-크레파스-파스텔-콩테로 갈수록 특성이 어떻게 달라지나 모르겠다. 파스텔은 그냥 딱딱한 분필 같고, 크레파스는 왁스가 들어가서 그런지 좀 끈적거렸던 것 같다.
콩테나 목탄 같은 건 본 적 없다. 목탄화는 <플란다스의 개>의 주인공이 화가 지망생이라 쓰던 물건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다.

2. 트윈

  • 지하철역 중에서 종로3가와 종로5가는 영락없이 삼겹살과 오겹살을 떠올리게 한다. -_-
  • 농사에 비닐하우스가 있다면, 야구에는 돔구장이 있는 듯..
  • 서울 강북에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이 있다면 강남에는 국정원 뒷산인 대모산이 있다. 그리고 강북에 거대한 군사 시설인 용산 미군 기지가 있다면, 강남에는 국군정보사가 있어서 서초대로에 길이 끊겨 있고 gap이 존재한다. 서로 비슷한 심상이 느껴지는데, 얘들은 가까운 미래에 서울 밖으로 이전할 계획이 잡혀 있다.
  • 스타크래프트에나 있어야 할 옵티컬 플레어의 실사판: 공중으로 쏘는 레이저 포인터(특히 녹색), 육지 자동차에는 HID 불법 개조.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에 대해서는 그분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시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 우리에게 유익한 것을 주신다고 믿는다.
허나, 사람에 대해서는 능력껏 벌어서 "필요한" 만큼 가져가는 세상은 필연적으로 다같이 망하고 거지 되는 세상을 부른다.
이것이 신과 인간에 대해서 '필요'라는 개념이 작용하는 방식의 차이점이다. 이건 성악설이 성립하는 한 반박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한편, 컴퓨터와 관련해서는..

  • 옛날에 컴퓨터를 다루던 사람들은 디스크의 배드 섹터를 걱정했지만 요즘 사람들은 모니터의 불량 화소를 신경 쓰는 듯하다.
  • 옛날 사람들은 컴퓨터를 오래 쓰면 Windows 3.x 내지 9x의 리소스 퍼센티지가 줄어드는 걸 보고 바싹 긴장했지만,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배터리 퍼센티지가 줄어드는 걸 보고 바싹 긴장한다.

3. 부정적인 예

  • C++ 템플릿의 문제(소스 코드가 노출된 채 모든 번역 단위에 매번 인클루드 돼야 함)를 해결하려고 고민했는데 기껏 나온 게 export
  • 남북이 통일하랬더니 기껏 나온 게 고려연방제 (1국가 2체제.. 그냥 전쟁만 없는 반쯤 적화통일)
  • ActiveX를 없애라고 하자 나온 게 EXE 프로그램

이들이 무슨 공통점이 있는지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본질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하지 않은 채 그냥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4. 긍정적인 예

  • 건축업계· 학계에서는 '철근 + 콘크리트'가 신이 건축· 재료공학계에 내린 천혜의 재료 궁합이라고 그런다. 열팽창 계수가 거의 같아서 혼합 가능하면서도 서로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은 보완하면서 최고의 건축 자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항공업계에서는 하필 여객기의 최적 순항 고도에 제트 기류라는 게 존재하는 게 기적적인 행운이라고 한다.
  • 1970년대에 인류가 우주 개발을 하고 있을 때 마침 태양계 행성들이 가까이 일렬로 배열돼 있어서 보이저 2호는 단독으로 천왕성과 해왕성을 동시에 탐사하는 대박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것도 못해도 백수십 년 만에 한 번 찾아오는 기회였다고 그런다.

이런 예가 더 있을지 궁금하다. 혹시 반도체를 만드는 데에도 무슨 천혜의 자연 광물 특성이 활용되는 게 있지 않을까?

5. 예상치 못한 대박

예전에 교통수단 관련 글을 쓰면서 한 번씩 언급한 적이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복습 차원에서..

  •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잠재적 수요를 인정받은 덕분에 서울 3기 지하철 중 거의 유일하게 얘 혼자만 노선 계획이 온전히 살아남아서 건설되고 개통되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국가에서는 이거 만들어 봤자 지상의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의 적수가 못 될 것이고 공기수송 적자이면 어쩌나 지금의 입장에서는 참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 그래서 전동차도 달랑 4량으로 편성하고, 최대한 메리트를 끌어올리려고 급행도 만들었다. 그랬는데, 실제로 뚜껑을 열어 보니 9호선은 초대박을 쳐서 최악의 가축수송 혼잡도를 보이는 노선이 됐다.
  • 지난 1960년대 말, 보잉 사에서는 유럽에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개발되는 걸 예의주시하면서 "이거 초음속 여객기가 대박을 치면 어쩌나"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자기들도 초음속기인 보잉 2707을 개발 준비만 하면서 간을 보는 한편으로, 이미 개발 중이던 보잉 747 아음속 여객기는 주류에서 밀려날 경우 화물기로 언제든지 개조 가능하게 만반의 대비를 해 놓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초음속기는 가성비가 심각하게 부족했고 오일 쇼크와도 맞물려 영 재미를 못 봤다. 그 대신 747은 대형 여객기로 수십 년간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6. 2단계 계층

컴퓨터 프로그램 내지 알고리즘을 보면 작업을 수행하는 양상이 명백하게 독립된 두 phase로 나뉘는 것이 있다.

  • 힙 정렬: 정렬 알고리즘 중에는 얘가 꽤 독특하다. 배열을 기반으로 heap을 생성하는 단계와, 그 heap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정렬된 리스트를 하나씩 뽑아내는 단계로 나뉜다.
  • 컴파일러: 소스 코드를 구문 분석을 해서 내부 representation으로 변환하는 프런트 엔드, 그리고 이를 토대로 최적화와 기계어 코드 생성을 하는 백 엔드로 단계가 분명하게 나뉜다.
  • 일본어 IME: 일본 문자 자체를 입력하는 방식과, 그 일본어 문자열을 NLP 관점에서 분석해서 어절을 나누고 한자 변환 후보를 제시하는 것은 서로 완전히 별개의 단계이다. 그러니 전자와 후자를 분리해서 일부 파트만 서로 다른 알고리즘 내지 DB 제품으로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데이터 압축이 있다. 흔히 간과하기 쉬운데, 압축이라는 절차도 두 단계로 나뉜다. 먼저, 원소나열법을 간단한 조건제시법으로 바꿀 만한 규칙성, 반복 패턴을 찾아서 더 간결한 방식으로 표현 방식을 바꾸는 것이 전자이다. 전자를 수행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며, 손실 압축과 비손실 압축도 이걸 수행하는 방식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압축된 데이터는 데이터 + 탈출문자 + 약어에 대한 번문 명령(expansion instruction) + 사전 참조 오프셋 같은 게 뒤죽박죽 섞여 있다.

그 다음으로, 이런 인코딩 결과를 정보 이론 관점에서 빈틈 없는 아주 compact한 형태로 물리적인 표현 방식을 바꿔서 최종 출력하는 것이 후자이다. 후자는 이론적인 압축률의 한계도 다 증명돼 있고 전자에 비해 더 발전할 게 별로 없는 상태이다.
압축 알고리즘이라 하면 이 둘을 싸잡아서 한데 일컫는 경향이 있으나, 이 두 단계는 엄연히 용도와 성격이 다르다. 가령, jpg 이미지 포맷의 경우 이산 코싸인 변환은 전자요, 결과를 허프만 코딩으로 출력하는 것은 후자에 대응한다.

요즘은 보기 힘든데 1990년대에 Windows Installer가 아직 없던 시절에는 마소에서는 확장자가 cab이던가? 독자적인 압축 파일 포맷을 써서 프로그램을 배포했다. 더 옛날에는 원본 디스크를 보면 설치되는 파일들이 확장자만 다 _xe, _ll 혹은 ex_, dl_ 이런 식으로 바뀌고 안에 내용은 어설프게 압축되어 있곤 했다. Lempel-Ziv 같은 알고리즘으로 압축되긴 했는데, 코딩 방식을 조밀화하는 '후처리'는 하지 않아서 가끔씩 원본 파일에 들어있는 문자열이 드문드문 보이곤 했다.

파일을 압축하면 기본적으로 전자 과정을 거쳐서 크기가 줄어드는데, 후처리까지 거치면서 크기가 좀 더 감소할 뿐만 아니라 이때 진짜 난수표 같은 뒤죽박죽 비트 나열로 바뀐다. 둘은 마치 사이다에서 (1) 단 맛을 내는 향신료와 (2) 탄산, 에어컨에서 (1) 온도를 낮추는 압축기와 (2) 송풍기하고 얼추 비슷한 관계가 아닌가 싶다.

7. 혈액형과 상속 개념

코딩 하니까 드는 생각인데..
중등학교 때 혈액형과 수혈 가능성에 대해 배울 때 우리는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에서 말하는 상속이라는 개념을 어렴풋이 접했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수혈 가능성은 형변환 가능성이고.

O형이 베이스 클래스이고 A, B형은 O형으로부터 상속이며 AB는 A와 B 다중 상속이다.
A형과 B형이 O형을 가상 상속을 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매끄럽지가 않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반드시 같은 유형끼리만 수혈을 하지, A/B계열형에다가 O형 피를 수혈하고 AB형에다가 A나 B형 피를 수혈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런 얘기는 어렸을 때 과학 책이나 교과서에서 접하지 못했다.

아무쪼록 다중 상속은 포인터의 형변환이 이뤄질 때 오프셋 보정이 필요하게 하며, pointer-to-member도 포인터 하나 형태로 간단하게 구현할 수 없게 만드는 주범이다.
다중상속 받은 한 클래스의 포인터를 다른 상속 파생 클래스의 포인터로 바꾸는 건 굉장히 조심해서 해야 한다. 이럴 때 C-style cast는 reinterpret_cast와 개념적으로 다를 바 없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static_cast를 써야 실수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니 혈액형간 typecast도 가능한 한 안 하는 게 좋아 보인다. 아무래도 위험해 보인다.

Posted by 사무엘

2017/05/22 08:27 2017/05/2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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