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너무 오랜만에 블로그를 업데이트 하면서 소식 전한다.
다름이 아니라 지난 11월 9일, 본인은 결혼했다~~~!!
올해 초부터 사귀기 시작한 본인의 여친은 약혼자로 바뀌었고, 이제 정식으로 배우자· 반려자· 아내, 여왕님이 되었다.
내 결혼식은 영남 집안과 호남 집안의 만남이고,
한킹 유저와 흠정역· 표준역 유저가 한데 만나는 자리가 되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_=;;
결혼 준비하느라, 신혼여행 다녀 오느라,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아내와 즐기고 노느라 올해 4사분기부터는 내 정규 스케줄이 대부분 멈췄다. 한글 입력기의 개발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블로그도 보다시피 글이 10월 말쯤부터 완전히 끊겨 버리고 시간이 정지했다. 2010년 개설 이래로 2~3일 간격으로 새 글이 올라오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블로그가 말이다!
사실은 새 글의 공급은 거의 올해 여름쯤부터 끊겼다. 그 뒤로 2개월 가까이는 글을 미리 써 놨던 예약분만으로 버텼으나.. 가을부터는 예약분도 고갈되면서 이 지경이 됐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새로 글 쓸 거리는 엄청 많다. 하지만 이젠 혼자서 뭔가를 할 시간 자체가 팍 줄어서 예전 같은 방식으로 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리고 그나마 글을 쓰는 건 공개 블로그보다는 비공개 일기에 우선순위와 역량이 훨씬 더 집중됐다.
내 인생은 2024년과 그 이전이 대격변 수준으로 달라져 버렸다.
본인은 올해는 결혼을 했고, 신혼집이 생기면서 주거지가 서울을 벗어나게 됐으며, 직장도 바뀌었다. 그리고 예식 전에 대략 1개월, 예식 후에 대략 1개월, 이렇게 2개월을 쉬면서 잘 놀았다.
이 나이에 재취업을 용케 해내서 다행이다. 그런데 백수로 지내서 시간이 더 많아진 동안에도 블로그나 날개셋 개발 같은 개인 덕질 잉여질은 씨가 말랐다는 게 참 안습하다. ㅋㅋㅋㅋ 직장 출근을 안 한다고 해서 그 시간이 몽땅 내 자유 시간이 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2020년대 초중반에 한창 재미를 붙였던 호박 농사는 올해가 마지막이 될 듯하다.
한겨울에 얼음 캠핑, 폭우가 쏟아질 때 강가 캠핑도 이제는 안녕. =_=;;;
내가 아직까지 미혼 총각이었다면 요즘 같은 좋은 날씨에 밤에 집안에 절~~대로 있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날 미쳤다고 집에서 자나..
당장 밖에 뛰쳐나가서 어디 언덕이나 강가나 공원 정자에서 텐트 치고
두터운 패딩 잠바와 겨울 침낭을 뒤집어쓰고 누워서 "아이 따뜻해라~~ 나는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아무 난방 없이 대자연과 싸워서 가뿐하게 이기지롱~~" 이랬을 텐데........ ^^
이제는 이런 계획을 여왕님에게 결재 올리면 바로 광탈 당한다.
그래도 이제는 한겨울 단독 캠핑보다 더 좋은 생활이 생겼다. ㅋㅋㅋ
내가 여왕님의 덕질에 동참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토토로, 센과 치히로, 라퓨타, 원령공주 같은 지브리의 세계를 접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머털도사나 흙꼭두장군을 만들던 시절에 이웃 열도에서는 저런 미친 스케일의 만화영화가 만들어졌었구나. 인어공주 같은 디즈니 애니들하고는 뭔가 다른 의미, 다른 방향으로 불후의 명작이 아닐 수 없다.
신혼여행으로는 이런 델 다녀왔다.
아무쪼록 2024년은 2000년 정보 올림피아드 입상, 2002년 침례와 KJV 진영 입문, 2004년 철도 입문에 이어 당당히 내 인생의 기념비 전환점이 될 것이다. (2020년경 호박과 캠핑 입문은 임팩트가 상대적으로 작은 듯..)
결혼 이후에도 여행 이야기, 고양이와 호박 같은 근황 업데이트를 할 것이 있는데, 시간 나는 대로 차차 썰을 풀도록 하겠다. =_=;;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