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윈도우 3.1 시절이던 1990년대 초중반에, PC에 최초로 CD-ROM과 사운드카드 같은 멀티미디어 열풍이 불었다.
그 후 얼마 안 가 온통 인터넷 열풍이 불었다. 요즘 스마트폰 열풍인 것과 동일한 맥락이다.

초기에는 인터넷도 모뎀으로 접속을 하느라 인터넷을 쓰는 동안에 별도의 접속 유틸리티를 띄워야만 했지만, 이내 전용선이 깔리고 전용선으로도 모자라 오늘날엔 무선 인터넷이 등장했다. 2010년대의 무선 인터넷이 10년 전의 유선 인터넷보다 더 빠른 시대가 됐다. 흠좀;;

그리고 그와 더불어 이메일이라는 게 국민들에게 알려졌다. 그 이름도 유명한 ‘한메일넷’은 이미 1990년대 중후반부터 전국민에게 무료 이메일 계정을 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포털 사이트로 발전했다. 포털 사이트의 이름은 ‘다음’이 된 지 오래이지만 과거 호환성을 위해 이메일 계정의 도메인은 여전히 hanmail.net을 쓰고 있다.

그런데 본인은 드물게도 드림위즈 이메일을 쓰고 있다. 1999년, 한창 신문 광고를 연달아 내면서 자기 사이트를 홍보하던 이 찬진 사장의 모습에 영향을 받아서 가입한 것 같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직접 돈은 한 푼도 낸 것 없이 이메일과 파일 보관함을 잘 쓰고 있고, 심지어 내 홈페이지조차도 처음엔 이곳 계정에서 시작했으니 긴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싼 게 비지떡인 건 사실이다. 드림위즈는 처음에는 이메일 계정의 용량이 15MB, 홈페이지 계정의 용량은 5MB밖에 안 되었다. ㄲㄲㄲ
한때는 SMTP/POP3을 지원해서 아웃룩으로도 수월하게 메일 확인이 가능하였으나 2002년 무렵에 금세 그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그런데 1999~2000년대엔 내가 메일 확인을 며칠에 한 번도 아니고 몇 주에 한 번 하던 시절이 있었다! 기숙사에서 사는 한낱 고삐리가 뭐 중요한 연락을 주고받을 일도 없고 지금처럼 자주 인터넷에 들어갈 일도 없었고 여건도 안 됐으니까. 이메일이 없던 시절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나마 고3 때 정보 올림피아드 입상 후에 방송국 관계자와 연락 주고받느라 이메일 확인 빈도가 잠깐 늘었던 것 같다.

그 후 지금은? 하루에도 몇 시간 간격으로 메일을 확인한다. -_-;;; 가히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생각하면 마치 한때 뻘밭, 논밭이던 땅이 지하철까지 다니는 최대의 번화가로 개발된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온라인 공간도 오프라인 부동산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비유할 수 있겠다.

본인은 카페에 가입하기 위해 다음 ID도 갖고는 있지만, 거기 이메일 주소는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공개한 적이 없고 로그인도 며칠에 한 번꼴로 한다. 직장 생활만 하던 시절에는 진짜로 로그인을 몇 달에 한 번 한 적도 있다. 거기도 가입한 지 최하 5년은 넘었지만 그 ‘땅’은 아직까지 전혀 개발되지 않고 있다.

초창기에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다모임이나 아이러브스쿨 같은 커뮤니티가 유행처럼 번졌었고 세이클럽도 있었다. 싸이월드는.. 2000년대 초에 떠오르는 스타였으나, 지금은 블로그라든가 다른 social network들에 밀려서 완전히 망한 상태.

메신저로는 대학 입학과 함께 가입한 MSN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다. hotmail은 메신저에 가입하기 전부터 이용은 해 왔지만 드림위즈 같은 주류가 되지는 못해 있다. 그리고 메신저 자체도 오늘날은 MSN이 급속도로 몰락하고 네이트온로 물갈이된 듯하다.

혹시나 해서 확인해 봤는데, 카이스트 메일 주소가 아직까지 살아 있고 로그인 가능하다! ㅜㅜ 졸업 후로 몇 년째 돌보지 않고 지냈는데, 편지함의 용량도 생각보다 많아서 스팸 메일이 수천 통 쌓여 있었다. ㄷㄷㄷㄷ;;

요즘 이메일의 종결자는 단연 gmail이라 하겠다. 본인은 이건 5년쯤 전에 지인으로부터 추천장을 받은 덕분에 가입했다. 드림위즈보다 용량도 많고 훨씬 더 편리한데도 불구하고 그냥 10년도 더 전부터 써 온 드림위즈를 아직까지도 주요(가장 자주 확인하는) 메일 계정으로 사용 중이다. 그냥 관성 때문이다. 이미 인지도가 압도적이니까..;;

드림위즈 외의 본인의 이메일 계정을 아는 분이 독자 여러분 중에 계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계정은 확인 주기가 최하 며칠에서 몇 주에 달하기도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드림위즈를 사용하기 바란다. 아울러 본인은 포털 사이트의 쪽지 역시 거의 확인하지 않음을 알린다.

Posted by 사무엘

2011/06/01 08:25 2011/06/0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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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 기윤 2011/06/01 09:21 # M/D Reply Permalink

    1. 90년대 초중반에 PC에 최초로 CD-ROM... 이라고 하시니까, 어째선지 아직까지도 집에 짱박혀있던 95년도 잡지의 광고가 떠오르네요. http://twitpic.com/52rl33 (이 사진을 찍은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건 사진에 같이 찍힌 왼쪽에 살짝 나온 책의 "경" 자 글자가 증명합니다 ㄲㄲ)

    2. 그러고보니 이메일이 쓰인지도 매우 오래되었군요. 저는 '한미르' 에 가입해서 오랫동안 쓰다가, 해당 포탈이 하이텔..이었나? 어쨋든 합병하면서 '파란' 으로 이름을 바꾸고 저도 이메일을 파란으로 같이 갈아탔습니다. 그리고 따로 바꿀 필요를 못느껴서 아직까지도 파란을 쓰고 있고, 현재는 마이너한 곳이 되었습니다.

    3. 그러고보니 저도 아이디 자체는 네이버, 다음 아이디도 몇개씩 가지고 있지만, 이메일 용도로는 전혀 쓰지 않네요. 뭐, 용도를 구분할 목적이 아닌 이상은 하나면 충분한 듯 합니다.

    4. 메신저로는 현재 MSN과 네이트온이 2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듯 합니다. 저의 경우는 MSN"만" 쓰고 있는 지인이 꽤 많아서<실명이 노출되지 않는 장점도 있고> 네이트온과 MSN을 같이 돌리는 상황도 빈번하구요. 다만, 네이트온이 꽤 무거워서 게임중일때는 가능하면 꺼두다보니, 요즈음은 저의 네이트온 사용빈도는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네이트온이 무겁다고 뭐라뭐라 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재밌는건, 리눅스나 맥용 포팅판은 정말 가볍다는것..)

    1. 사무엘 2011/06/01 22:48 # M/D Permalink

      4... 4배속.. ㅠㅠㅠㅠ
      모뎀 속도 증가가 멈추고 CD롬 속도 증가가 멈춘 게 아마 이미 1990년대 말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아직 MSN을 쓰는 분도 있군요. 저는 요즘 접속하는 사람들을 보고는 거의 사멸 단계인 줄 알았죠.
      MSN도 어차피 너무 무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대화와 파일 전송만 되면 충분한데 자꾸 이상한 부가 기능들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말예요.
      MSN은 ID를 잃어버리면 MS측에서도 못 찾아 줄 정도로 익명성 하나는 장점 맞습니다. ^^

  2. 삼각형 2011/06/02 01:18 # M/D Reply Permalink

    1. 저도 언젠가부터 한메일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유는 한메일끼리 수신확인 되는게 편해서 입니다.
    2. 요즘은 @hanmail.net 대신 @daum.net을 쓰라고 배너를 띄워놓았던데 이유는 황당하게도 '짧아서'입니다. 그냥 자사 도메인을 쓰게하고 싶어서겠죠.
    3. Gmail은 외국 서버라 너무 느리더군요. 반면 외국 서버인게 장점으로 작용해서 우리나라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이 통하지 않아서 뭔가 숨길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고들 합니다.

    1. 사무엘 2011/06/02 12:42 # M/D Permalink

      포털 사이트들은 자기네끼리 이메일을 보낸 건, 수신 확인뿐만이 아니라 아직 상대방이 안 읽었을 경우 취소/철회하는 기능까지 있지요. 과거 PC 통신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일반적인 인터넷 이메일 프로토콜만으로는 구현 가능하지 않은 추가 기능까지 제공합니다.

      하긴, daum.net으로 바꿀 때도 됐어요. 요즘은 다음의 전신이 한메일넷이었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많을 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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