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버전에서는 외부 모듈이 다음과 같이 대대적으로 개선됐다.
1.
TSF B급 프로그램(메모장 같은)에서 '호환용 한글 자모'를 쓰고도 옛한글이 전혀 입력되지 않던 문제를 해결했다.
이것은 직전 버전인 7.1에만 있던 버그이다. TSF A급 프로그램에서 두벌식 도깨비불 현상에 의해 옛한글이 곧장 시작되었을 때 조합이 끊어지던 문제를 해결했었는데 불행히도 그게 TSF B급 프로그램에서는 심각한 오동작을 유발하고 있었다.
결국 A급일 때와 B급일 때를 인위적으로 나누어 따로 동작하게 하는 방식으로 두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한글 IME 개발이라는 게 이렇게 지저분하고 어렵다.
모호한 스펙 때문에 IME를 사용하는 구현체별로 문서화되지 않은 예측 불가능한 동작이 너무 많으며, 이것을 하나하나 다 맞춰 줘야 한다. 한 프로그램에다 동작을 맞춰 주면 다른 프로그램에서 오동작하는 게 왕왕 있다.
물론, TSF B급 프로그램에서는 '호환용 한글 자모'를 써서 첫 조합은 한 글자 길이를 보장시킨 뒤에 제한적으로 옛한글 입력이 가능하지만, 두벌식의 경우 도깨비불 현상으로 옛한글이 곧장 시작되었을 때 조합이 끊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MS에서는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자기가 개발한 옛한글 입력기는 오로지 TSF A급 프로그램에서만 동작하게 제약을 걸었다. 지원하는 글자판 자체도 두벌식밖에 없기도 하니 말이다.
2.
Windows 8에는 일명 메트로라고 불리기도 한 Modern UI가 있고 거기서 일부 앱은 권한이 극도로 제한된 상태로 동작한다. 본인은 입력기를 테스트할 때 날씨(Weather) 앱을 실행한 뒤 장소 추가 대화상자를 꺼내 보곤 했다. 그런데 테스트를 하려면 인터넷 연결을 꼭 해야 해서 개인적으로 무척 성가시고 불편함을 느꼈다.
어쨌든, 그런 제한 모드에서는 IME가 자기 입력 설정을 불러올 수조차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설치 직후의 기본 입력 설정으로 동작한다. 이때는 입력 설정이 제대로 로딩되어 있는 다른 프로그램--데스크톱 앱 또는 권한 제약이 없는 Modern 앱--을 미리 실행해 놓고, 제약이 걸린 앱도 덩달아 같이 실행해야 입력 설정이 동기화된다. 이것은 기술적으로 더 어쩔 수 없는 귀결이다.
그런데 이번 버전에서는, 제약이 걸린 앱을 먼저 실행하고 제약이 없는 앱(데스크톱 앱 포함)을 “나중에” 뒤늦게 실행한 뒤, 제약이 걸린 앱으로 되돌아오더라도 입력 설정이 동기화되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했다. Modern 앱에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의 사용 편의성이 더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당연히.. 제약이 없는 앱을 실행한 뒤엔 그 프로그램에서 <날개셋> 한글 입력기 외부 모듈을 로딩도 하고서 돌아와야 한다.
3.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외부 모듈도 현대 한글뿐만 아니라 옛한글까지 bksp 낱자 단위로 지우기 및 달라붙기 같은 기능이 동작 가능해졌다. 물론 TSF A급 프로그램 한정이고, 단순한 한글 자모 나열이 아니라 filler까지 정규화가 잘 된 글자에만 한해서 말이다.
이 기능을 구현하는 기반은 사실 지난 6.5 버전 때 이미 다져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제공되지는 못하고 봉인되어 있었는데,
그건 TSF A급 프로그램에서 존재하던 옛한글 조합 관련 버그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버그를 고치면서 봉인돼 있던 기능까지 다시 살펴보게 되었고, 결국 이것도 덩달아 구현에 성공한 것이다. 만세! 한글 처리 기술의 진보를 이뤘다.
외부 모듈과 관련된 위의 세 이슈가 중요한 것이고 다음은 사소한 변화 사항들이다.
(1) 이 프로그램은 입력 설정이 없는 경우 MS 한글 IME의 설정이 어떻냐에 따라서 세벌식이나 두벌식을 자동으로 가져온다. 그런데 0번 말고 2번에 배당되는 기본 한글 글자판은 언제나 세벌식 옛한글로 고정이었다.
이제부터는 0번이 두벌식으로 맞춰지면 2번의 옛한글 글자판도 두벌식 옛한글로 지정되게 바뀌었다.
(2) 영문 about 대화상자에 layerd 오타-_-를 잡았다. 2004년에 나온 3.0의 영문 GUI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존재했던 오타이다. -_-;;; 오타가 그 단어의 실제 발음과 직관적으로 잘 대응하는 편인 관계로, 오타가 있는 줄 9년이 넘게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편집기의 편집 화면 옵션 대화상자에 있던 '이동줄'이라는 단어도 '스크롤 막대'라고 MS 표준 번역 용어로 바꿨다. 이 역시 해당 옵션이 처음으로 추가되었던 3.0 버전 때부터 썼던 단어인데 드디어 변경.. ㅎㅎ
사실 '이동줄'은 한글 윈도 3.1의 도움말에 있던 용어이다.
(3) 지난 7.1에서는 앞으로 '고급 입력 스키마'를 재개발할 것을 염두에 두고 기존 '동시 입력 스키마'를 제거했다.
그랬는데, 이 입력 스키마를 사용하고 있는 분으로부터 요청을 받고 그걸 다시 원상복귀시켰다.
다만 이제 이 입력 스키마는 이름 뒤에 '임시용'이라는 단서가 붙었으며 영문 명칭에는 아예 legacy라는 단어가 추가되었다.
(4) 화면 키보드 입력 도구가 지금까지 크기가 너무 작은 게 흠이었는데, 작게-중간-크게 3단계로 크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물론 글쇠 자체는 여전히 16*16 고정된 크기로만 찍히지만, '중간'으로만 해도 고해상도 화면에서는 글쇠배열이 훨씬 더 시원스럽게 보일 것이다.
(5) 두벌식 종성으로 입력한 종성으로 중성+종성을 한꺼번에 입력하여 도깨비불 현상을 일으킬 때, 내부 처리가 좀 더 정확하게 되도록 입력 엔진을 개선했다. 내부 사연이 좀 복잡하므로 이에 대한 자세한 내역은 별도의 글로 다루도록 하겠다..
(6) <날개셋> 편집기의 찾기 기능을 다소 손질하여, 찾는 문자열 영역이 한글을 이루는 글자의 중간에 걸치는 것은 정상적인 찾기 결과로 인정하지 않게 했다. 그래서 'ㅎㆍ'를 검색하면 정말로 'ㅎㆍ'만 걸리지, 'ㅎㆍㄴ'이 걸리지는 않게 했다. 'ㅎㆍ'로 'ㅎㆍㄴ'을 찾는 건 '한글 낱자 단위로' 옵션을 켰을 때에만 가능하다.
업데이트가 귀찮으시더라도, 부디 최신 버전을 사용하여 프로그램의 원 저자가 의도한 모든 기능을 마음껏 활용하시기 바란다.
아울러, 10월 한 달간 두 분이 후원금을 보내 주셔서 누적 후원자 수는 세 분이 되었다. 태어나서 이런 걸 연달아 받아 보는 경험이 거의 처음이어서 감개무량하고 보람을 느낀다. 감사드리는 바이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