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뮤지컬 관람

본인은 지난 6월, 일본 출장을 다녀온 지 얼마 안 됐던 시기에 아내 인맥으로 대학로에서 뮤지컬 '시데레우스'를 관람할 기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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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17세기 초에 망원경이라는 도구의 도움으로 목성의 위성들을 발견하고, 요하네스 케플러와 학술 교류를 하면서 지동설을 정립하던 과정을 극화한 작품이다. 과학사를 소재로 한 이례적인 국산 창작 뮤지컬로, 2019년에 초연을 해서 올해는(2026년) 벌써 5연째였다.

아시다시피 갈릴레이 갈릴레오는.. 공기 저항이 없는 한 모든 물체는 언제나 같은 속도로 떨어진다는 걸 규명한 걸로 명성을 떨쳤다. 그리고 진자의 등시성 운동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했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요하네스 케플러를 만나면서 연구의 범위가 우주로 확장됐다.

그도 처음에는 지동설이 정말 맞을까 긴가민가 했다. 하지만 목성의 위성 등, 천동설로 설명이 안 되는 더 복잡한 천체 현상들을 발견하면서 지동설에 확신을 갖게 됐다.
이들이 관측만으로 정립한 사실들을 수십 년 뒤 뉴턴이 미적분학과 고전역학을 정립하면서 수학 이론 차원에서 쐐기를 박았다.

우리가 지금 너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천체의 운동 패러다임이 저 1600년대에는 정말 사고방식의 대격변이었겠구나 싶었다. 갈릴레이나 케플러 같은 17세기 우주덕들이 지금처럼 우주 망원경에다 현대 우주론의 연구 성과들을 본다면 놀라서 까무러치지 싶다.

여담으로는..

  • 갈릴레오의 딸은 세례명이 '마리아 첼레스테'였다고 한다. (본명은 따로 있음) 19세기 말에 악명을 떨쳤던 전설적인 유령선도 이름이 '메리 셀러스트'이다! 일단 같은 이름이란 게 공교롭게 느껴진다. 뭐, 얘도 처음엔 이름이 아마존 호였다가 나중에 저렇게 개명됐다.
  • '토리첼리'가 갈릴레이의 제자였다. 그 옛날에 수은 76cm, 물 10.3m.. 이렇게 대기압이라는 개념을 발견하고 규명한 사람이다.
  • 천체의 운동이 수학적인 질서가 있으면서도, 그게 역설적으로 너무 카오틱하기도 해서 해석적인 일반해를 정확하게 구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건.. 훗세에 의해 추가로 증명되었다(삼체 문제..).

  • 천동설 vs 지동설 다음으로 천문학이 비교적 현대에(20세기 중후반) 논쟁을 벌였다가 결판이 난 분야는.. 우주의 기원과 관련하여 정상우주 vs 대폭발이었다. 이때는 갈릴레이나 뉴턴 연배의 사람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을 "우주가 팽창한다"라는 개념까지 정립된 상태였다.

  • 17세기 저 때의 물리학은 “현상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에 진심이었다. 하지만 사과가 떨어지는 운동에 대해 정확하게 기술하고 계산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해도.. 그 중력이란 게 본질적으로 왜 생기는지늘 규명하는 건 또 별개의 영역이다. 그걸 캐기 위해 현대 물리학은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을 개척했지만.. 여전히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건 아니다.

  • 그러고 보니 망원경은 거시세계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작고 안 보이는 목표물(건물, 지형, 천체..!)을 확대해 보여주는 기기이고, 현미경은 그냥 크기가 절대적으로 너무 작아서 안 보이는 목표물을 확대해 보여주는 기기이다. 흠, 그럼 안경은 스케일이 둘의 중간인 건지..
    역사적으로는 망원경과 현미경 모두 1600년대 초에 비슷한 시기에 첫 등장했다. 그 뒤 둘은 자기 역할에 맞게 특화되고 따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2. 우주에 대한 성경의 서술

내가 아는 한, 성경은 천체를 분류하는 게 해와 달과 별들.. 이걸로 끝이다. 별은 집단으로 다뤄지며, 욥기 38장 같은 데서 특정 별자리 이름이나 좀 나오는 정도이다.

그런데 성경엔 영킹 기준으로 딱~~ 한 번 planet 행성이라는 단어가 나온다(왕하 23:5). 해와 달 다음으로 별들, 하늘의 군대/군상 같은 통상적인 용어가 아니라 행성이라니! 이게 뭘 의미할까? 비킹에서는 그냥 별자리, 성단 등이라고 바뀌어 번역됐다.

성경에는 참교육이나 분노의 질주 같은 개념은 있다.
그러나 성경에 이 땅(지구), 해와 달과 별 말고 '태양계'라든가, 수성 금성 화성 목성 같은 특정 '행성'을 암시하는 용어나 개념은 내가 알기로 전혀 없다. 그런 건 인간들이 훗날 망원경을 발명하고 로켓과 인공위성을 발명하면서 관측과 탐사를 해서 알아낸 것들이다.

물론 그 전 까마득한 옛날에도 인간은 육안으로도 목성을 넘어 무려 토성까지 어렴풋이 관측을 해냈다.
허나, 그때는 지금 우리가 아는 것 같은 항성과 행성이라는 엄밀한 구분이 없었다. 수성이니 화성이니 목성이니도 1~6등성 범주에 드는 독특한 별 중의 하나로 여겨졌을 것이다.
왕하 23:5의 planet은 "어둡지만 가까운" 수성 화성 목성 같은 천체건, "까마득히 멀면서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건.. 뭔가 움직임이 독특하고 인간 눈에 띌 만한 천체 픽셀을 통틀어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었을까 싶다.

비슷한 예로 베드로후서 3장에 나오는 elements 원소도 있다.
현대의 과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야 이 단어를 읽으면서 화학 원소를 떠올리겠지만.. 성경의 저 본문은 돌턴의 원자설과 원소 체계 같은 게 없던 시절에 기록되었다. 갈라디아서에서는 같은 단어가 어떤 분야의 101급, '개론, 초등 원리' 비슷한 뜻으로도 쓰였다. 뭐, 화학 원소 내지는 그에 맞먹을 정도로 어떤 system의 구성원, 구성요소 같은 걸 떠올려도 될 것 같다.

3. 과학과 종교의 경계

뮤지컬에서 케플러의 대사 중에는.. "나는 신을 안 믿는 게 아니고 성경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우주는 그저 신이 창조한 미지의 안알랴줌 공간인 것이고 그걸 관찰해서 정체를 밝히는 건 자연과학 하는 사람의 별개의 영역일 뿐이다"란 요지의 말이 있었다.

과학은 자연에서 똑같은 방법으로 실험했을 때 누구에게나 똑같은 결과가 재현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따지는 학문이다. 과연 그러한가, 가설이 맞는가 끊임없이 의심하고 입증하는 학문이다. 이런 정상적인 방법론만 동원했다면 부정이니 사기니 틈탈 여지가 전혀 없다. 증거 없이 일단 믿는 신앙이나 신학하고는 완전히 다른 분야이다.

교황청은 지동설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게 마음에 안 들었으면 갈릴레이를 잡아 족칠 게 아니라, 선량한 과학자들의 눈을 현혹하는 결과를 내는 망원경부터 때려부수고 망원경 제조업자부터 화형 시켰어지??? 개인적으로는 뮤지컬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건 뭐 아침이 오는 게 싫다고 수탉을 죽이는 것과 같은 뻘짓이지 않은가? 그런 것처럼 괜히 갈릴레이를 종교 프레임 씌워서 괴롭힌 것도 죄다 뻘짓이었다.

혹시 설마 '안알랴줌'이 불편하거나 불경스럽게 들리시는가? 하나님은 당장 우리 삶 속에서도 갑자기 이유 없는 고난을 주실 때가 있고, 예수님 재림 날짜도 안 알려주시고, 나 언제쯤 죽는지도 안 알려주신다. 우리 일상 속에서 안알랴줌이 엄청 많다. 하물며 자연과학 영역에서 안알랴줌 정도는 하나님의 성품과 관련하여 문제될 게 하나도 없다.

그리고 하나 더..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이 교황청이라는 데가 오로지 성경의 문자적인 묘사에만 집착하면서 천체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할 생각이라고는 1도 안 한 고지식한 반지성주의 꼰대 집단이기만 한 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쟤들도 이 바닥에 굉장한 조예가 있었다. 이스터가 언제, 성모승천일이 언제, 날짜와 절기를 따지는 일에 진심이었다. 달력 역법의 이름에 괜히 교황 이름이 붙은 게 아닌 걸 생각해 보자.

1582년에 제정되어 오늘날 전세계 공통으로 통용되고 있는 그레고리력 말이다.
"윤년을 4의 배수 연도마다 한 번씩 무조건 넣으니까 갈수록 오차가 생기더라~ 그래서 400의 배수가 아닌 100의 배수 연도에는 열외를 넣자"
거기 교황과 추기경들은 예나 지금이나 머리 하나는 최고로 날고 기는 똘똘이들이다. 전세계 종교 수장이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니.. 지금으로부터 400년도 더 전에 저 정도 관찰을 하고 대안까지 생각해 낸 집단이란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세계 각국에서는 자기네 무슨 왕 재위 n년.. 이렇게 연호를 쓰다가 19세기 말이 돼서야 서구화 근대화 명목으로 서기 연도와 그레고리력을 도입한 편이었다.
그런데 저 동네에서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도 전에 저런 달력을 제정해서 쓰고 애초에 기준 연도도 '서력'이었다니, 이것도 굉장히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천동설 지동설 관련해서는 옛날에 이상한 ㄸ고집을 부렸던 것 같다.

4. 태양계 행성들의 주요 제원(?)

  • 자전축: 0도 부근(수성, 토성, 해왕성), 23도 부근(지구, 화성, 목성), 90도 전도(천왕), 180도 전복(금성)
  • 중력가속도: 3.7 (수성, 화성), 8~12 (금성, 천왕성, 지구, 토성, 해왕성), 25 (목성)
  • 자전 주기: 10시간(목성, 토성), 16~17시간(천왕성, 해왕성), 1일(지구, 화성), 58일(수성), 243일(금성) + 27~30일 부근(달, 태양)
  • 표면 대기압: 0 부근(수성, 화성), 1~1.x(지구), 95(금성)

수성은 태양과 워낙 가깝다 보니 공전 주기가 엄청 짧으며(각속도), 실제 공전 속도(선속도)도 혼자 초속 47km에 달할 정도로 겁나게 빠르다. 공전 궤도의 이심률도 독보적으로 가장 크다(타원에 가까움).
화성은 지구와 자전 주기가 비슷하고 자전축 기울기도 비슷하다.

지구야 뭐 표면에 물(바다)이 있고, 달이라는 이례적으로 큰 위성이 있는 게 특이하다.
금성은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고 거리도 가장 가깝지만.. 고체 땅이 있는 지구형 행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엄청난 고온 고압 불지옥이다. 자전 속도가 끔찍히 느리고 심지어 역행 자전인 것도 특이점이다. 금성만 왜 저렇게 됐을까.;;

그리고,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행성이 있을 법도 한데 왜 텅 비었고 소행성대만 있는 걸까?
수성이 공전이 빠르다면 목성과 토성은 그 큰 덩치로 자전이 왕창 빠른 게 특징이다. 특히 토성은 자전 원심력 때문에 적도 쪽이 대놓고 부푼 게 티가 날 정도이다. 그렇잖아도 가스형 행성이기도 하니..

끝으로, 하나 더 생각할 만한 건.. '태양일'(또는 회합일)이다.
지구가 스스로 한 바퀴 도는 자전 주기는 23시간 56분 남짓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지구가 1/365.25만치 공전을 하니, 지구가 태양을 바라보는 각도도 미세하게 더 나아가 있다. 그래서 지구도 4분만치 더 돌아야 하늘에서의 태양 위치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이를 더함으로써 지구의 태양일은 24시간이 된다.

이건 1/(자전 시간)이라는 각속도가 1/(공전 시간)이라는 각속도만큼 느려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 앞의 값에다가 뒤의 값을 빼면 태양일에 해당하는 각속도가 나온다. 그리고 이 각속도의 역수가 곧 태양일이 된다.
지구와 화성은 이렇게 이해하는 게 별로 어렵지 않은데.. 자전이 매우 느린 수성과 금성은 일이 굉장히 재미있어진다.

수성은 자전(약 58.x일)을 3번 하는 동안 공전(약 88일)을 2번 하는 형태로 조석 고정이 돼 있다.
달처럼 1:1이 아니라 3:2라니.. 수성이 공전 궤도가 이심률이 크기 때문에 이런 형태가 된 듯하다.
1/x - 1/(x+1) 의 값은 1/(x*(x+1))이니, 1/2 - 1/3은 1/6이다. (6 = 2*3 = 3*2)
실제로 수성의 태양일은 자전 주기의 3배 겸 공전 주기의 2배인 약 175일이다. 수성의 태양일은 지구나 화성과는 달리, 자기 자전 주기와는 차이가 엄청나게 많이 난다.

그리고 수성의 하늘에서 해가 떴다가 지는 건 단순히 지구 일출 일몰의 slow motion 겸 확대(태양이 훨씬 더 가까이 있으니) 버전이 아닐 것이다.
해가 중천까지 좀 올라가더니만 도로 내려간다. 그런데 이대로 완전히 지는 것도 아니고 다시 뜬다. 게다가 수성의 공전 궤도의 특성상, 태양의 크기 자체도 멀어지면서 작아졌다가 다시 커지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아주 천천히 진행되니 굉장히 기괴한 모양이 될 것이다. 수성은 이 점에서 아주 특이한 행성이다.

다음으로 금성은.. 자전 방향이 역행이어서 해가 서쪽에서 뜬다. 자전 각속도에서 공전 각속도를 빼는 게 아니라 더해 주면 된다. 1/(1/243.02+1/224.70)의 역수는 약 116~117일.. 즉, 금성의 태양일은 각속도 버프를 받는 덕분에 자기 자전 주기의 절반으로 줄어들며, 수성의 태양일보다도 짧다.

금성의 하늘에서 태양의 움직임은 수성 같은 기괴한 변화 없이 지구 일출 일몰의 역주행 slow motion에 가까울 것이다.
다만, 너무 짙은 안개 때문에 실제 금성의 지표면에서는 태양 따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이다.

수성이나 금성의 공전 주기는 저 갈릴레이 시대에도 망원경 관측을 통해 일찌감치 알려져 있었다. 이 행성들의 복잡한 위상 변화가(커졌다 작아졌다, 초승달-보름달 등등) 천동설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니 지동설의 근거로도 제시될 정도였다. 그러나 자전 주기는 행성의 표면을 정밀히 관측해야 하기 때문에 알아내기 몹시 어려웠다.
무려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수성은 1:1로 조석 고정되어 자전 주기도 공전 주기와 동일한 88일일 거라고 잘못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금성은 구름 때문에 완전 불명 오리무중 미스터리였고.. (하긴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금성은 마이애미 해변 같은 곳일 거라고 예상됐었다ㄲㄲㄲㄲ)

그래서 수성과 금성의 정확한 자전 주기는 1960년대에 전파 레이더가 발명된 뒤에야 알려졌다고 한다.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는 마치 지구 임의의 지점에서 위도와 경도를 측정하는 것과 비슷하달까? 그렇게 엄청난 난이도의 차이가 있었다.

Posted by 사무엘

2026/09/15 08:35 2026/09/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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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야기

본인은 작년 2024년 초부터 현재까지 뮤지컬이라는 걸 총 7편 관람했다.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정식 공연 관람이 아니라 리허설을 참관한 것에 가까웠다.
얘는 나중에 본 딴 뮤지컬들에 비해 무대 규모가 작고 BGM 연주 악단도 다 노출돼 보이고, 같은 인물에다 역할 중첩 배당이 엄청 많은 게 특징이었다. 그래서 배역 명칭도 호스트 A, 호스트 B .. 이렇게 붙었다.
뮤지컬이라는 게 이런 세계이다~ 입문용으로 적절했던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2. Come from away

비행기 타고 여행 가는 기분에다 스토리도 휴먼 드라마 장르이고, 늘 유쾌한 노래가 끊이질 않고.. 무난하게 잘 봤다. 씬이 바뀔 때 배경 세트들이 실시간으로 바뀌고 배우들도 잽싸게 무대 소품들을 옮기는 게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맨 첫 남바인 Welcome to the rock, 그리고 같은 배우가 제복 모자를 쓰고 기장을 연기하다가 마이크 잡고 기자 연기도 하던 게 기억에 남아 있다.

3. 파과

동명의 국산 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스토리는 뒷세계 암살자가 어떻고 하면서 약간 어두운 분위기.. 내가 다니는 교회의 성도 중에 저기에 출연하는 배우께서 계셔서 특별히 보러 갔다.
뱅글뱅글 회전하면서 3층인가 4층까지 올라갈 수 있는 세트가 인상적이었다. 거기에다 현란한 액션은 연습하기가 엄청 힘들었을 텐데.. 실제로 그 배우님께서 회고하시기를 연습 중에 부상자가 속출했었다고 한다.

여기에 소개된 뮤지컬들은 거의 다 아내 덕분에 본 것이다. 아내와 주요 배우 사이에 인맥이 있다.
그러나 '파과'는 유일한 예외였다. 아내가 아닌 본인 쪽에 배우 연줄이 있었고 티켓도 내가 장만했다.

4. 영웅

우리나라에서 역대급으로 제일 오랫동안(무려 2009년부터이니!) 많이 재연됐던 뮤지컬이다. 그 인기에 힘입어 2022년에 영화가 나왔고 근래에는 아예 뮤지컬 실황 영화까지 만들어지기도 했다.
얘는 내 개인적으로도 스토리 관련 배경을 사전에 제일 많이 아는 상태에서 제일 편하게 봤다. 남바들 중 무려 세 곡이 그냥 잊혀진 게 아니라 내 장기기억에 등록됐다(게이샤, 출정식, 누가 죄인인가).
그나저나 실황 공연 무대에서 철도역과 열차를 짠 만들어 내다니.. 이 정도면 세트 전환이 어지간한 스테이지 마술 급인 것 같았다.

5. Evil dead

배우들이 특정 이벤트 때는 무대 아래 관객석으로도 내려오고 심지어 앞쪽 관객들에게 피 뿌리는 서비스까지 해 줘서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핏물 맞고 싶은 관객은 비닐봉지 뒤집어쓰고 옷도 더럽혀져도 되는 것으로 미리 준비를 해서..)
haunted mansion에 들어갔던 일행이 하나 둘씩 좀비로 바뀐다는 전형적인 서양식 공포물을 표방하고 있다. 외국 작품인데 대사들이 꽤 의역 초월번역이 잘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식 조크와 유행어 개드립이 가득해서 말이지;; ㅋ

위의 다섯 뮤지컬은 작년 1월부터 7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봤었다. 그 뒤 8월부터 11월까지는 동거와 결혼 준비 때문에 뮤지컬 관람이 없었다. 여친이 약혼자로 바뀌면서 데이트 자체를 안 하게 되고, 생활 패턴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외식을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아내가 차려 주는 집밥을 먹고.. 여친 집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둘이 같이 살기 시작했으니 이 정도면 큰 변화이지 않은가? ㄲㄲㄲㄲㄲ

6. 아이참

작년 말,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꽤 오랜만에 관람한 작품이다.
1930년대 일제 시대에 한국인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받았고 영화 배우에다 최초로 서양식 미용사에 미용실 사장까지 한 신여성 '오 엽주'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라는데.. 그러니 저 시대를 다루지만 뭐 항일 독립운동 이런 얘기는 없다.
소재는 참신하지만 그걸 뮤지컬로 표현한 방식이 좀 아쉬웠다. 어디까지가 팩트이고 어디부터가 허구인지가 분명치 않고 그래서 어찌 됐다는 건지 결말이 허무하고 찝찝했다.

7. 스윙데이스: 코드명 A

유한양행의 설립자가 기업가이기만 한 게 아니라 젊은 시절 태평양 전쟁 말기에 미군에 협력해서 일본 본토에 침투하는 첩보 공작원에 지원하기도 했다는 사실에서 모티브를 딴 창작 뮤지컬이다. 물론 일제가 일찍 항복하고 패망했기 때문에 그 공작원 부대가 실제로 투입되지는 않았다. 이거 뭐 실미도 공작원도 아니고. ㅠㅠㅠ

유 일한은 굳이 항일 독립운동 안 했어도, 현대· 삼성 이전 세대의 “기업인”으로서 조선인들에게 정말 위대한 본을 보인 위인이다. 정말 미친 생활력 생존력 적응력 사회성에다 지능과 노력이 겸비돼서 그 시절에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인물이다.
설령 1940년대 전쟁 시국에 걍 일제에 삥 뜯기고 어쩔 수 없이 상납금 좀 바쳤다 하더라도 흑역사나 허물이 될 게 하나도 없었을 사람이었다. 그 시절에 그 정도 협력도 안 했으면 일제 시대에 조선 땅에서 기업 경영을 도대체 어찌 했겠나 말이다.

저 작품에서 유 일형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가상의 여성 총잡이 독립운동가(?) 베로니카는..
아일랜드의 실존 여기자 ‘베로니카 게린’에서 모티브를 따서 이름을 저렇게 붙인 건가 싶었다. 저 시절에 무슨 1920년대 스타일의 총잡이 독립운동가가 실제로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만 말이다.;;
그냥 배경이랑 큰 사건, 인물 설정만 따 왔고 그 뒤의 스토리는 죄다 창작 허구라고 생각하는 게 속 편하다. 결정적으로 일제 시대 조선 총독 중에 저렇게 유 일형에게 칼빵 맞고 최후를 맞이한 사람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고~ ㅎㅎㅎ

사실성 따지지 말고 뮤지컬로서의 스토리 전개, 음악과 무대 세팅,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
영웅에서 안 중근 역이었던 배우가 저기서 유 일형을 맡았다. 잘나가는 주연 배우이신 듯.

하긴, '영웅'에서는 이토 히로부미가 무슨 대동아공영권을 외치질 않나, 생체실험 부대를 창설하겠다고 말하질 않나..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는 미래 예언을 하기도 했다. 뭐, 나중에 30여 년 뒤에 731 부대가 하얼빈에서 창설됐으니, 이토가 시찰하러 갔다가 뒈진 장소와 개연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만 말이다. =_=;; 각본 작가는 이토 히로부미와 도조 히데키, 이시이 시로를 한데 합쳐 놓은 개새끼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뭐 그렇다.
"할리우드(영화)랑 브로드웨이(연극, 뮤지컬)는 영역이 다르고 지리적인 위치도 완전히 다르구나!!" =_=;; 이걸 깨닫고는 현타를 경험했던 게 엊그제 같다. 맘마미아, 시카고, 명성황후.. 이것들도 다 뮤지컬 포스터였구나.
대학 시절에는 노 영해 교수라고 교양 수업을 개설해서 뮤지컬을 가르쳤던 전문가도 계셨는데.. 그땐 난 저런 분야는 정말 까맣게 몰랐다. -_-;;

이 어마어마한 대사와 춤과 노래, 그리고 실시간으로 잽싸게 옷 갈아입고 소품들 바꿔치는 거 도대체 얼마나 연습한 걸까? ㄷㄷㄷㄷㄷ
이 바닥은 영화보다 저변이 더 좁으니 소수의 연뮤덕 매니아 고인물들이 업계를 먹여살리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같은 작품이라도 매번 공연할 때마다 100% ctrl+C, V 동일한 공연이 나오지를 않으니..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사람도 있댄다.

그럼 뮤지컬이나 연기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들을 더 늘어놓으며 글을 맺도록 하겠다.

1.
영화관이 주유소라면 뮤지컬 극장은 LPG 충전소인 것 같다. 일반 기름 주유소는 전부 무인화 셀프화가 된 반면, LPG 충전소는 액체보다 더 위험한 기체를 다루는 관계로 법적으로 무인화를 못 한다. 가스 안전 교육을 이수한 직원만이 가스 충전기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처럼 영화관이야 요즘은 입장 게이트를 지키는 검표 요원까지 차차 생략할 정도로 온통 무인화 자동화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뮤지컬은 그 특성상 여전히 직원들이 “1막이 끝났습니다. 20분 휴식 후 X시 Y분까지 극장 안으로 들어와 주세요~ 사전 승락되지 않은 촬영은 금지입니다” 등등으로 일일이 직접 통제를 한다. 지연 입장 조건도 훨씬 더 까다롭다.
그래도 뮤지컬은 영화처럼 광고만 지겹도록 10분씩 나오는 게 전혀 없고 칼같이 정시에 본 공연이 시작된다. 그거 하나는 참 좋다.. ^^


2.
대중가요는 댄스곡이 늘어나면서 립싱크 입질 관행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춤이나 뮤직비디오 같은 비주얼은 보조 요소이지, 명색이 가수라는 사람이 현장에서 노래를 직접 부르지 않는 건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뮤지컬은 말할 것도 없다. 얘들은 배우의 연기뿐만 아니라 BGM도 다 근처의 악단이 실황 연주를 하는 게 원칙이다. 무대 아래에 숨어 있던 음악 감독이 잠깐 나와서 인사를 하고 지휘를 시작하는 걸로 공연이 시작된다.

무대나 극단이 상황이 너무 열악하고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에나 BGM을 사전 녹음된 MR로 때운댄다. 이게 개념적으로 대중가요의 립싱크처럼 느껴진다.

한편, 저런 거 말고 클래식 성악은..?? 얘들은 애초에 마이크가 없다.;;; 마이크라는 게 발명되기 전부터 시작되고 발달한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걸출한 중년 남자 성악가들이 다들 엄청난 뱃살을 자랑하는 뚱보인 건 몸 관리 안 한 비만 때문이 절대 아니다. 저게 다 폭발적인 성량을 뿜어내는 근육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씨름 선수가 뚱보인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3.
연기를 하다 보면 가끔 전문적인 동작이 필요한 게 있다.
액션이나 스턴트는 말할 것도 없고... 너무 과격 위험한 건 대역의 도움을 받겠지만 그래도 이것도 일종의 립싱크나 마찬가지인데 가능하면 본 배우가 직접 다 소화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영화에서 수학 문제를 쓱쓱 푸는 거,
영화 "탈주"에서 북한군 장교 현상이 어려운 피아노를 치는 거..
은행원 연기를 하는 배우는 하다못해 돈을 능숙하게 세는 걸 코치받고 배운다고 한다.
본인이 봤던 뮤지컬 중에도 각종 외국어라든가 액션을 해당 배우가 꽤 힘들게 외우고 공부해서 연기했다고 한다. 뮤지컬은 대역을 쓸 수도 없으니 말이다.

4.
마지막으로.. 작품이 끝날 때 말이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디트가 흘러나올 때는 핵심 주연 배우의 이름부터 제일 먼저 단독으로 큰 글자로 화면에 뜬다. 그러고 나서 조연, 단역이 다음에 뒤따르는 게 국룰이다.

그러나 오페라, 연극, 뮤지컬 같은 실황 공연이 끝나고 커튼 콜을 할 때는 순서가 정반대이다. 앙상블, 단역부터 여러 명이 한꺼번에 나와서 인사하고 나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로 올라간다.

제일 중요한 핵심 주연 배우는 맨 나중에.. 이미 등장해서 서 있는 출연진들의 환호까지 받으면서 성대하게 나와서 인사한다.
무슨 장려상, 동상, 은상 금상 다음으로 영예의 대상이 호명되는 시상식 같은 느낌마저 든다. 신기하지 않은가?

영화는 아무래도 녹화된 영상 필름일 뿐인 거, 배우 실물이 아니라 이름만 뜬다는 거, 그리고 관객이 크레디트를 일일이 다 보지 않고 먼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특성이 있다.

그 반면, 실황 공연의 커튼 콜은 해당 배우가 엔딩 때 다시 몸소 나타난다는 거, 관객이 커튼 콜까지 끝까지 다 보고 열렬히 박수를 치는 게 관행이라는 거. 이런 점이 저렇게 정렬 순서의 차이를 만든 것 같다.

Posted by 사무엘

2025/02/06 08:35 2025/02/0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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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기와 장소별로 인상적이었던 작품들

(1) 1970년대 중후반에는 성행위, 폭력, 고문 등.. 뭔가 하드코어한 장면을 높은 수위로 묘사하는 걸로 주목 받은 영화가 여럿 등장했다. 이탈리아 영화 중에 "살로 소돔의 120일"(1975), "카니발 홀로코스트"(1980).
일본에는 "쇼군의 새디즘"(1976)이라든가 "감각의 제국"(1976)이 다 비슷한 시기의 작품이었다.

(2) "마지막 황제"(1987)와 "시네마 천국"(1988)도 비슷한 시기에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명작 영화이구나. 스토리 배경이나 장르는 둘이 서로 다르지만.

(3) 한때 인조인간이나 사이보그, 반쯤 좀비 귀신인 인간.. 이런 장르가 아주 인기였던 것 같다. 로보캅, 터미네이터, 아 그리고 가위손..!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은 원작 소설이 아주 옛날옛적부터 있었고.

(4) 후뢰시맨-_- 같은 특촬물이라든가 애니-실사 합성 영상물(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도 쌍팔년도 시절의 참신한 촬영 기법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닥치고 다 CG가 대세가 됐다.

(5) 쉬리(1999) 이후로 본인의 대학 시절.. 딱 2000년대 초중반이 울나라 국산 영화의 중흥기 황금기였던 것 같다.
"라이터를 켜라"(2002)는 지금도 유튜브에서 요약, 평론이 올라오는 명작이고.. "지구를 지켜라"(2003)도 시대를 앞서갔던 문제작, 포스터를 너무 생뚱맞게 만들어서 망한 비운의 명작 소리를 듣는다. 이것 말고도 여러 작품들이 떠오른다.

(6) 그때 "친구", "공공의 적", "두사부일체" 등 조폭물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었다.
그 뒤 2010년대에 들어서는 범죄도시 시리즈라든가 청년경찰, 나쁜 녀석들, 베테랑, 극한직업 같은 영화들도 잘 만든 것 같다.

(7) 2012년에는 일본에서 "공포의 물고기"라는 애니가 나왔고, 우리나라에서는 "파닥파닥"이 만들어졌다. 이것도 꽤 의미심장하다.;;

(8) 2015~16년 사이에는 우리나라에서 일제 시대 배경의 반일물이 인기를 끌었다. "암살"(2015)과 "밀정"(2016).
2019년이야 3· 1 운동 100주년이니 "항거", "말모이", "엄복동", "봉오동 전투" 등의 일제 시대 배경 작품이 유난히 많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얘들은 명작까지는 못 되는 퀄리티이거나 심지어 엄청난 졸작 망작도 있었다.
이거 유행이 식고 관객들이 식상하기도 했으니, 향후 몇 년간은 일제 시대 영화가 흥행 주류가 되기 어려울 것이다.

2. 영화에서의 전쟁 전투 묘사

영화에서 각종 폭발(포탄, 자동차 등)은 화염만 실제보다 더 딥다 크게 묘사되고, 폭발음은 더 작게 묘사된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낑낑대면서 폭탄 전선 해체하는 장면 따위 없다. 발 떼면 터지는 지뢰 같은 것도 없다.

영화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끝까지 싸우다 전멸하는 연출을 좋아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훨씬 더 조심하면서 신중· 소심하게 움직이며, 병력을 반도 채 잃지 않았어도 철수하고 후퇴하고 추가 지원을 요청한다거나 한다. 현실의 전장은 영화 300 같은 스타일이 아니다.

(1) 스타십 트루퍼스: 수백 년 뒤를 다루는 SF물인데도 저그 괴물들을 상대하는데 미사일은 안 쓴다. 알보병들이 수류탄 하나 깔 생각조차 안 하고 소총만 드르르륵 갈기다가 죽어나가는 게 참 이상하다.

(2) 태극기 휘날리며: 제아무리 1950년대 배경이라지만.. 마지막 금성 전투는 너무 비현실적인 백병전 지향적으로 연출됐다. 무슨 1차 세계대전 참호전이나 그 이하 19세기의 전투 같은 스타일이다.

(3) 봉오동 전투: 독립군 장수가 일본군 장교하고 검으로 맛다이 떠서 목 따는 씬이 있던데...;;; 정말 어이가 달아나는 줄. 저 때가 1920년대인지, 아니면 기원전 삼국지 무협지 시절인지..??
근데 이런 식의 국뽕 왜곡은 중국에서도 엄청 많이 한다. 중일 전쟁 시절에 재야의 은둔 쿵푸 고수가 일본군 1개 소대를 다 쳐바른다는 식으로.. 유튜브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ㅠㅠㅠㅠㅠㅠ

(4) 그레이트 월: 이 바닥 판타지의 끝판왕.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여군들 발 묶어놓고 아래로 점프하면서 괴물들 잡는 거는.. 현실성, 전술적 가치는 안드로메다 행이다. 잊을 수 없네.

(5) 패트리어트: 이때는 전열보병이라는 그 당시 전투 방식 자체가 미친 짓이었다. 그러니 영화가 특별히 더 왜곡하고 과장하고 고증 무시할 필요가 없었다. =_=

하긴, 전투기 공중전을 찍어도 적당히 도그파이팅 하면서 그림다운 그림이 나오는 거는 1~2차 세계대전 사이가 마지막이지 싶다.
오늘날의 전투는 버튼 띡 눌러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갑자기 폭탄이 날아와서 적군을 쳐잡는 형태이기 때문에 영화 연출이 들어갈 게 별로 없다. 옛날처럼 드라마틱한 전쟁 영웅이 배출되는 형태로 전쟁이 진행되지 않는다.;;

Posted by 사무엘

2024/09/29 08:35 2024/09/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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