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글씨는...
영문은 기본적으로 Times Roman을 표방하며 특히 숫자는 이를 더욱 엄격히 따른다. 소문자 a와 g도 언제나 Times 스타일의 정자체로 쓴다.
하지만 세부적인 획은 기분에 따라 Courier 또는 Century Gothic 스타일로 쓰기도 한다.
소문자 i, t, l 같은 글자를 보면 차이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데..
- Times 스타일은 세로획의 위쪽에 자그마한 / 모양의 삐침이 있고 글자가 대체로 홀쭉하다.
- Courier 스타일은 세로획의 위쪽에 비교적 길게 - 모양의 삐침이 있고, 글자들의 폭이 대체로 균일하고 뚱뚱하다.
- Century Gothic 스타일은 삐침이 전혀 없어서 t조차도 가로획과 세로획만 있다.
이 세 계열 중 어느 스타일을 따를지는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듯. 딱 하나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한편, 한글은 바탕체를 표방하며 네모꼴 스타일과 샘물/세벌/빨랫줄 스타일 두 개가 존재한다.
내 손글씨를 정형화해서 디지털 서체로 만들고 싶은 소박한 바람이 있다.
한글은 라틴 알파벳보다 획이 (1) 더 많고 복잡하다. (따라서 한 글자를 표현하는 데 알파벳보다 일반적으로 더 많은 픽셀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복잡하긴 한데 (2) 개개의 획은 기하학적으로 더 단순하다. (로마자 같은 꼬부랑한 느낌이 별로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글꼴에 라틴 같은 수준의 오동통한 개성이 들어갈 여지가 좀 덜하다.
한글 글꼴에 맞춰 만들어진 영문 글꼴은 순수 영문 글꼴보다 그런 기교가 neutralize된 경향이 있는 게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