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철도 이야기

1. 경의-중앙선 전철 직결 운행

지난 2014년 12월 27일엔, 지하 공덕에서 끝나던 경의선이 용산까지 연결됨과 동시에.. 운행 계통도 둘이 통합되어 직결 운행을 시작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문산에서 출발하여 탄현을 경유한 전철이 용산, 옥수, 한남, 왕십리, 청량리를 거쳐 양평, 용문까지 한번에 간다는 뜻이다.

1978년에 용산에서 성북까지 겨우 1호선의 지선 국철 취급이나 받았던 마이너 노선이 2005년 말부터 용산-덕소 중앙선으로 운행 계통이 분리되었는데, 그게 동쪽으로는 용문까지 연장되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서쪽의 경의선과도 연결되는 발전을 이뤘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어도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

이 경우, 중앙선을 달리는 열차도 경의선 시내 구간(공덕, 서강대 같은)에서는 잠시 지하 운행을 하게 된다.
공항 철도와 복층으로 겹치는 구간도 있지만, 어쨌든 서울역-공항(김포, 인천) 테크와 용산역-파주,청량리,양평 테크가 확실하게 분리가 이뤄질 것이다.

이 날짜에 맞춰서 일산선(서울 지하철 3호선 직결)의 원당-삼송의 무려 4km에 달하는 구간 사이에도 역이 하나 더 생겼고, 수인선에도 중간에 역이 하나 더 개통했다.
나는 프로그래머이면서 뭐 Visual Studio 새 버전이 나오고 아이폰 6이 나오고 뭐가 나오고 하는 건 별 관심 없고, 새로 개통하는 철도에 더 관심이 많고 그게 더 기쁘게 들린다. 어떡하지? =_=;;

2. 야탑 역 대합실의 열차 위치 안내 전광판

대한독립만세...!! 응? 까지는 아니어도 어쨌든 만세 만세 만만세!
자고 일어나니 드디어 야탑 역에도 생겼다. 열차 위치 안내 전광판. (승강장 말고 대합실 기준)
인근의 가천대, 태평, 모란, 이매, 서현 등엔 다 있는데.. 도대체 무슨 조화인지 야탑에만 이런 기본 시설이 지금까지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타려는 열차가 지금 어디쯤 있는지, 빨리 내려가면 탈 가망이 있는지를 예측을 할 수 없어서 얼마나 불편했나 모른다.
카드 찍고 개표 구역으로 들어갔는데 이제 막 하차 승객들이 내 쪽으로 스물스물 계단을 올라오는 게 보이면 낚였다는 생각에 내면으로부터 진심어린 짜증과 분노와 빡침이 솟구치곤 했다. 안 겪어 본 사람은 내 심정을 이해할 수 없다.
탈 가망이 없는 걸 진작에 알았으면 화장실이라도 먼저 들르면서 다음 6분간의 시간 활용 계획을 달리 수립했을 텐데.

서울 지하철 9호선처럼 아예 지하철 출입구에서부터 위치 안내가 되는 건 좀 오버라고 치더라도, 최소한 대합실 층에는 있어야 한다. 개표 구역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의사 결정이 가능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스크린도어 같은 건 없어도 되니 저 전광판이 현실적으로 더 필요했다.
너무 불편하고 싫어서 성남시에 민원이라도 넣을 생각이었다.. 아무튼, 이 기쁜 소식을 온 천하 알리세~

3. 2013년 1월 5일

지난 이 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을지로/안국에서 출발하여 청와대 분수대/춘추관까지 가는 초록색 지선 버스가 있었다. 번호는 8000. 시내버스답지 않게 타이어에 무슨 고속버스처럼 은색 휠캡이 고급스럽게 장착돼 있었고, 앞부분에 '청와대' 마크가 달려 있었다.

그러나 비현실적인 노선 설정 때문에 이 버스는 한강 수상 택시와 영등포-광명 셔틀 전철을 능가하는 극심한 공기 수송에 시달렸다. 현재 영등포-광명 셔틀은 주말에는 운행을 안 하는데 얘는 반대로 주말에만 운행하다가 결국 나중엔 폐선됐다.

그런데 얘가 폐선이 확정된 날짜가 왜 하필 2013년 1월 5일이어서 철덕인 나의 눈을 번득이게 하는 걸까?
새마을호 전후동력형 디젤 동차가 운행을 완전히 중단한 날과 동일하다. 같은 날에 나란히 은퇴했다. 물론 버스의 경우는 노선만 없어졌지 물리적인 차량이 없어진 건 아니지만. 우연치곤 대단한 우연의 일치임을 뒤늦게 발견했다.

4. 언제 터널 내부 전등이 교체됐지?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여의나루 하저터널 구간.
원래는 노란 나트륨등이 켜져 있었는데 언제 여타 구간들처럼 흰 형광등으로 바뀌었지..???
교회 갈 때 지하철이 아닌 자차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이 구간을 이용해 보니 바로 티가 남.

<공주와 완두콩> 동화에서 진짜 공주는 담요와 매트리스 수십 장 밑에 깔려 있는 자그마한 콩알에도 배겨서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한다.
그것처럼 정말 철도와 교감하는 철덕이라면 전동차의 구동음 멜로디 주파수가 자그마한 Hz만치 바뀌어도,
레일의 상태가 조금만 바뀌어도, 지하 터널 바깥 배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바로 눈치를 챌 것이다.

(1) 그나저나 콩알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쇠구슬이 더 현실적이었을 거다. 콩알이었으면 그 무게를 못 버티고 그냥 으깨져 버릴 테니.
(2) 서울 한강의 아래에 존재하는 전철용 하저 터널은 총 3개이다. 지하철 5호선 마포-여의나루와 광나루-천호, 그리고 분당선의 압구정로데오-서울숲. 각각 폭약 NATM, 개착식, 실드라는 서로 다른 공법으로 건설되었다는 것도 특이하다. 광나루-천호는 강을 가림막으로 완전히 틀어막고 맨땅이 드러난 바닥을 파서 터널을 만든 뒤, 다시 터널 위를 덮어서 완공을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마포-여의나루보다는 얕고 존재감이 덜하다.

5. 답정너, 결론은 철도 자뻑

신약 성경 사도행전에 유독 자주 나오는 '이 길', '그 길'은..
this way 9:2, 22:4
that way 19:9, 19:23, 24:22
the way 24:14
분명 강철로 된 1435mm 궤간의 레일이 깔린 길이 틀림없다.
어쩌면 그 길은 그런 궤도가 두 개 깔려 있고 그 위로 25000V 60Hz 교류 전기 전차선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도행전이라는 책이 전반적으로 기행문 분위기이기도 해서 이런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든다.

그리고 송명희 시인의 <나>를 생각해 보자.
난 솔직히 전반부에 나오는 것처럼 가난하고 못 배우고 병약한 처지는 아니다. 하지만 후반부 가사를 보면..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는.. 새마을호+Looking for you를 집어넣으면 너무, 딱 맞아떨어진다. 아, 음성은 아니고 그 자리에 '음악'이 들어가야 하겠다.
하나님은 역시 공평하시다. 그래서 난 한국 철도를 통해 받은 이 셀 수 없는 복을 주변에 나눠 주는 삶을 살고 싶다. 철도교의 사도 바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Posted by 사무엘

2015/02/13 19:25 2015/02/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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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5/03/06 14:53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사무엘 2015/03/06 23:36 # M/D Permalink

      1. 네, 그 옛날 역명판이 야탑 역의 명물이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 태평인가 인근역에도 옛날 역명판이 또 있었습니다.

      2. 지금은 분당선의 모든 역들이 컬러 LCD 모니터로 교체되긴 했지만, 과거에도 인근역들은 대합실 층에 3줄짜리 LED 전광판이 있어서 다음에 오는 3개 열차들의 위치를 미리 표시해 주곤 했습니다. 청색이 없고 비트맵 글꼴이 찍히는 그 저해상도 전광판 말이죠.
      그런데 모란, 이매 등 인접역들과는 달리 야탑만 이상하게도 그게 없었습니다. =_=;; 지금은 다 과거 일이 됐지만.

      3. 말씀하신 것처럼 원래는 도철 전동차들이 기관사 안을 들여다볼 수가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그렇게 막혔습니다. 저 역시 아쉽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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