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한에서 수뇌부가 거주하는 곳은?

우리나라야 대통령이 근무하는 관저는 북악산 기슭에 있는 '청와대'이다. 대통령은 출퇴근 이동을 하지도 않으며, 잘 알다시피 보안을 위해 아예 이 캠퍼스 안에 가족이 다 눌러앉아서 지낸다.
그럼 한편으로 북한에서 청와대에 해당하는 건물은 무엇일까?

일명 주석궁이라고 불리는 평양의 그 거대한 건물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지 모르겠다. 본인 역시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됐다.
주석궁은 2~30년 전, 김 일성이 살아 있던 시절에는 '금수산 의사당'이라고 불리면서 김 일성이 거주하고 집무하는 관저로 쓰인 게 맞다. 그러나 저 사람이 죽고 나서는 그 궁전 전체가 무슨 성경에 나오는 지성소 같은 성역이 되어 버렸다. 이름도 '금수산 기념 궁전'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금수산 태양 궁전'이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면 현충원에 묻어 준다. 그것처럼 김 일성 역시 개인적으로는 북한의 현충원뻘인 '대성산 혁명렬사릉'에 묻히길 원했으나.. 독재자를 한도 끝도 없이 우상화해야만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북한에서 바랄 걸 바라야지. 그 유언은 상큼하게 씹혔다. (베트남에서는 호치민의 유언도 그렇게 씹혔음.)

그 큰 주석궁 전체가 예전에는 프로토스 넥서스에 해당했는데 이제는 시타델 오브 아둔 같은 역할로 바뀌었다. 김 일성의 미라가 들어갔으며 나중에는 김 정일의 미라까지 추가로 들어갔다. 그리고 근처의 지하철역이던 광명 역은 보안 강화를 위해 폐역되고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게 됐다. 달랑 미라 두 구만 보관하기에는 아무래도 너무 큰 건물인데.. 다른 공간은 어떻게 바뀌었나 모르겠다.

어쨌든 이런 이유로 인해 금수산 태양 궁전은 일종의 박물관 내지 왕릉 같은 곳이 됐기 때문에 지금 김 정은이 거기에 늘 상주하지는 않는다. 김 일성이 죽은 뒤 오늘날까지 김씨 가문이 사용하는 관저 내지 아지트는 평양, 신의주, 원산, 심지어 백두산 근처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평양 근처에 있는 걸로 알려진/추정되는 아지트도 시내에서 상당히 떨어진 외곽 모처이며, 위성 첩보 사진으로 위치를 추측할 뿐이다.

요컨대 거기는 워낙 폐쇄적이고 비밀도 많은 집단이다 보니.. 대한민국의 청와대, 미국의 북악관 같은 딱 떨어지는 단일 집무 공간이라는 개념이 현재 공식적으로 없는 셈이다. 더구나 그런 아지트들의 지하에는 무슨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가 깔려 있을지 생각하면 의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김 정일의 카게무샤(대역)

우리나라 육군에는 KCTC(육군 과학화 전투 훈련단)이라는 훈련장이 있으며, 거기엔 '전갈 대대'라고 타 부대를 상대로 북한군 코스프레를 하면서 가상의 적군 역할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부대가 있다. 얘들은 마치 버추어 파이터의 듀랄 컨셉 같아 보인다고 본인이 예전에 언급한 바 있다. 여느 군부대 사격장이나 각개전투장에서 볼 수 있는 북한군 차림의 인형(?) 표적만으로는 실전 같은 훈련을 하기에 충분치 못하니 군대에서 저런 것까지 도입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북한군 코스프레만 하는 게 아니다. 북한 김돼지의 코스프레를 전문으로 하는 북한 전문가를 몰래 양성해서 운용하기도 했다. 요즘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그런 게 확실하게 있었다는 것이 김 달술 씨 같은 전직 코스프레 요원의 증언을 통해 알려져 있다.

그런 사람을 왜 두냐고? 북한의 고위 관료나 심지어 김돼지를 직접 만날 예정인 우리나라 측의 대통령 내지 고위 관료를 비밀리에 교육· 훈련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언어는 일단 같은 한국어를 쓰는데 현실적으로는 일본보다도 위험한 반국가단체 빨갱이들의 수괴요 적장이고.. 그런데 또 대놓고 적대시만 하기에는 좀 민망한 존재이니..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누게 되더라도 절대로 기선제압 당하지 말고 쫄지 마라."라는 취지에서 우리 내부에서 모의 훈련을 할 만도 해 보인다. 이건 북파 공작원을 양성하는 것과도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

김돼지 등 북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무슨 공작원처럼 인간흉기로 양성되지는 않는다. 단지, 자고 일어나면 맨날 역대 로동신문과 평양 방송을 송두리째 흡입하면서 북한 정세를 학습하고 김돼지의 말투와 몸짓, 요즘 관심사, 머리에 든 것 따위를 숙지했다고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단순히 정치 드라마에서 김돼지 연기만 하는 배우와는 차원이 다른 양의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런데 남한 내부에서 북한의 사고방식을 룰 기반으로 정공법으로 익힐 수는 없으니, 결국 통계 기반으로 북한에 대한 빅데이터 머신 러닝 딥 러닝을 몸으로 실행하는 셈이다. 또한, 마치 음란물 자동 탐지 필터를 개발하는 엔지니어가 직업적으로 맨날 음란물에 파묻혀 지내야 하듯, 저 아저씨는 합법적으로 맨날 이적표현물에 파묻혀서 산다고 볼 수 있다.

북한 내부에서는 쿠데타나 암살에 대비해서 가짜 김돼지가 예비용으로 돌아다닐 법도 한데, 어쨌든 남한에서는 뭔가 다른 용도로 김돼지의 코스프레가 이런 식으로 그것도 몇 대에 걸쳐 비밀리에 양성되어 왔다는 게 신기하다. 인간을 화성으로 보낼 생각으로 지구의 하와이 모처에다가 화성 같은 환경을 꾸며 놓고 우주인들에게 몇 개월 동안 생존 훈련을 시키는 것과 비슷한 관행으로도 보인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이런 짓을 해 봤자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 사람과 만나는 데 무슨 도움이 됐겠냐 싶지만...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실제로 김 정일이 만나서 거론한 것, 질문한 것은 남한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해 간 예상 문제의 범위를 별로 벗어나지 않았으며 적중률도 대단히 높았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역사상 북한 수뇌를 최초로 직접 대면한 김 대중의 경우 70대 중반의 고령에도 참모진들이 준비해 준 대응 매뉴얼을 일일이 숙지하면서 답변을 아주 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때문에 이 나라에서는 안 그래도 지금까지 곳곳에 비밀도 많고 비리도 많고 숨겨진 게 너무 많은 채로 돌아갔던 게 사실이며, 저 카더라 통신도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니 전적으로 믿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게 기껏 철저히 준비하고는 김돼지를 만나고 와서 이뤄진 열매가 겨우 이 모양이라면 말이다.
김 대중 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국정원을 싹 뒤집어엎고 북파 공작원들의 신원을 북쪽에다 넘겨 줘 버렸다는 말까지 나도는데.. 그것도 내가 직접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다만 김 대중· 노 무현 같은 친북 성향의 정권이 설령 악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북한에 엄청난 거금을 퍼 주고도 북한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으며 전화· 서신 왕래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었다. 가만히 놔두기만 하면 붕괴했을 북한 정권은 이 돈으로 원래 계획했던 핵을 무난히 개발하는 쾌거를 이뤘다. 철도 연결이나 이산가족 상봉 깜짝쇼쯤은 도박판에서 돈 다 날리고 받은 위로금 개평 수준?

남북 경제 협력 명목이랍시고 이뤄 냈다는 개성 공단을 온갖 이상한 논리와 궤변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양심이 있다면 박통 시절에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특히 전 태일 열사)을 같이 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박통 시절에 아무리 노동자 인권이 열악했어도 임금의 90%를 체제 충성 비용으로 국가가 떼어 가던가?

이래도 햇볕 정책이 악의적이지 않은 실책일 뿐이라고 별다른 비판 없이 넘어간면, 그렇다면 6· 25 때 이 승만 정권의 한강교 폭파와 인명 살상이야말로 훨씬 더 악의적이지 않은 실책일 뿐이라고 실드 치고 넘길 수도 있겠다. 이게 전체 그림의 진실인 것이다.

정치색 들어간 얘기는 이쯤에서 접고 다시 본문으로 돌아오면..
이렇듯 국가 대표로서 적성국가 사람과 대면하는 건 어지간히 힘든 일이 아니다. 옛날에 이 후락 중앙정보부장도 몰래 북한을 방문했을 때,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니 만약을 대비해 언제든지 즉시 자폭 가능하게 독약 앰플을 준비해 갔을 정도였다.

그리고 같은 전방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해 있는 동부 전선 강원도 산간지대 말고.. 서울과 가까운 평지이고 판문점도 있는 서부 전선이 훨씬 더 엄선된(체력· 사상 모두) 정예 군인들이 배치된다. 여기 일대는 민통선과 DMZ의 구분이 좀 므흣해서 북한군과 직접 대면하기 쉽고 각종 높으신 분들도 많이 오며, 덩달아 어느 지역보다도 월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기가 그야말로 노다지 진급 코스이다. 육사 졸업생은 바로 이런 데에서 소대장으로 첫 근무를 시작한다.

3. 탈북자가 가는 곳

북한 주민들이 탈북을 하는 경로는 신분과 지위에 따라 다양하다. 외국에 파견 나가 있다가 별안간 망명을 신청하기도 하고, 천신만고 끝에 중국 국경으로 넘어간 뒤 다른 나라를 거쳐 한국으로 오기도 한다. 배를 타고 넘어오거나 국경에서 근무 중인 군인이 별안간 남쪽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남쪽으로 넘어오는 북한 주민들은 명목상으로는 반국가단체의 지배 하에 있다가 탈출해 온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자유 대한의 품에 안긴 그들을 최대한 인간적으로 대우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탈북자로 위장 행세를 하는 간첩도 있기 때문에, 대접을 하기에 앞서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의심과 검증은 거친다. 탈북했다가 별안간 "나 마음이 바뀌었으니 북으로 다시 보내 주쇼" 하고 떼쓰는 이상한 아줌마도 있는데 이건 99.9% 간첩이다.

필요 이상으로 이상하게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사람도 굉장히 의심해야 한다. 그런 놈들은 북에 가서는 돈 왕창 바친 뒤 또 지령 받아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정치· 종교 쪽으로 유명한 사람이 북에서 자기 지위와 관련된 약점을 한번 잡힌 뒤부터는(마약이나 성 스캔들 같은) 북에 대해서 소신 발언은 끽소리도 못 하는 친종북 인사가 돼 버린다.

뭐 이런 경위가 있기 때문에, 탈북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접수되면 곧바로 하나원 같은 정착 지원 시설로 가는 게 아니다. 이들은 정확한 신원 파악을 위해 먼저 탈북자 전용 신문 센터에 며칠간 수용되어 정밀 조사를 받는다. 이건 국정원 자체는 아니지만 국정원에서 관할하는 시설이며, 시흥시 수인로라는 대로변에 자리잡아 있다. 당연히 아무 이정표도 없고, 밖에서 봐서는 이런 시설이 있는지 일반인은 전혀 알 수 없다.

정밀 조사를 통해 이들이 정말로 북한에서 왔고 악의가 없는 탈북자가 맞는지를 최종 확인한다. 우리나라도 정부 수립 이래로 지금까지 탈북자가 한두 명 쌓인 게 아니고 이 바닥 장사를 하루 이틀 하는 게 아닌데, 수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교차 검증 가능한 데이터쯤이야 왕창 쌓여 있다. 정말로 북한의 그 지역에서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내용을 거듭 질문해서 제대로 대답하는지 확인한다.

검증을 통과한 뒤 탈북자들은 하나원에서 총 12주간 남조선 사회 제도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각종 정착 자금을 받고 사회로 배출된다. 게임에서 튜토리얼을 한 뒤, 캐릭터가 본게임 필드에 스폰돼서 처음엔 깜빡거리는 실드 모드이다가 그 뒤부터는 실드 모드가 꺼지는 것과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탈북자가 워낙 많아지고 이들을 받아들이는 게 '귀순 용사'로 일일이 띄울 필요도 없는 일상적인 일과가 되자.. 하나원 역시 2010년대에 와서는 화천군에 멀티를 또 만들었다. 본원은 안성 품곡마을 근처에 있다.

하나원과 신문 센터 모두 법적으로 '가급 보안 시설'이고 지도에는 전혀 나와 있지 않다. 북한이 위치를 알아서 좋을 게 하나도 없는 시설이니까. 국정원 본원 자체도 코렁시설이지만 신문 센터라든가 국가 정보 대학원 같은 추가적인 연계 코렁시설도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나저나 서독산과 수리산의 사이에 있는 안양 박달동은 보아하니 산지 같은데 산 전체가 몽땅 온갖 군부대로 가득하구나. 예비군 훈련장도 당연히 있고. 산 전체가 탄약고인 천안 성환읍 학정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12/05 19:37 2016/12/0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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