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dows에서 메뉴, 리스트박스, 콤보박스처럼 세부 항목이 존재하는 고전적인 UI 컨트롤에는 기본 글꼴로 문자열을 찍는 기능뿐만 아니라 임의의 크기로 임의의 그림도 그리는 owner draw 기능이 있다. 한두 개 정도 특수하게 쓰이는 owner draw 기능이라면 해당 UI 컨트롤을 구동하는 대화상자 등 부모 윈도우에서 메시지를 받아서 처리한다.

그러나 매 아이템들마다 check box가 달린 리스트라든가, 트리 계층 구조를 owner draw 기능을 이용해서 얼추 구현한 리스트처럼.. 특정 owner draw 기능과 동작을 컴포넌트화해서 여러 곳에서 동시에 사용하고 싶다면 그 UI 컨트롤 자체가 개조 대상이 된다. 윈도우 프로시저를 서브클래싱한 후, owner draw 메시지를 부모 윈도우로부터 되받아서 자신이 직접 처리하면 된다. 이건 뭐 16비트 시절부터 존재해 온 아주 고전적인 Windows 프로그래밍 테크닉이다.

owner draw는 개념적으로 모든 아이템의 크기가 동일한 owner-draw fixed와, 각각의 아이템 크기가 모두 다를 수 있는 owner-draw variable이 존재하는데, 개인적으로 후자는 전혀 다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string 버퍼를 사용하는 owner-draw가 있고(LBS_HASSTRINGS 내지 CBS_HASSTRINGS 스타일), 그런 게 없는 owner-draw도 있다. 문자열의 옆에다가 아이콘 같은 걸 추가로 그리거나 문자열 자체를 좀 색다른 색깔과 폰트로 출력하기 위해서 owner-draw를 사용하는 것이라면 전자를 선택해야 할 것이고, 그게 아니라 완전히 생판 다른 그림만을 찍거나, 자체 버퍼에 있는 문자열을 직통으로 찍으려면 후자를 선택하면 된다.
문자열 없는 owner draw 리스트박스는 일일이 LB_ADDSTRING을 호출할 필요 없이 LB_SETCOUNT만으로 간단하게 아이템 수를 뻥튀기할 수도 있다.

owner draw 컨트롤이 동작을 시작하면 아이템을 손수 직접 그리라는 WM_DRAWITEM 메시지가 오기에 앞서, 그림을 그릴 영역을 정하기 위해 WM_MEASUREITEM 메시지가 부모 윈도우로 날아온다. 그런데 여기서 꽤 재미있는 동작 특성이 있다. WM_MEASUREITEM는 DRAWITEM과는 달리, 굉장히 일찍 날아온다. 대화상자의 경우, MEASUREITEM은 WM_INITDIALOG보다도 먼저 날아온다.

WM_INITDIALOG는 대화상자 내부의 모든 컨트롤들이 생성되었고 모든 준비가 완료되어서 대화상자가 화면에 표시되기 직전에 날아온다. 그러나 MEASUREITEM은 그렇게 내부 컨트롤이 생성될 때마다, WM_CREATE 타이밍에서 자신의 스타일에 owner draw 속성이 주어져 있으면 곧장 부모 윈도우로 전달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 자기 주변의 다른 대화상자 컨트롤들이 다 생성되기도 전의 굉장히 이른 타이밍에 날아온다.

대화상자 윈도우(HWND)를 그에 상응하는 C++ 개체 같은 사용자 정의 오브젝트(LPARAM)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CreateDialog나 DialogBox 같은 함수에다가 연결할 그 오브젝트 포인터를 넘겨주는 편이다. 그리고 HWND와 LPARAM이 실제로 만나는 타이밍이 WM_INITDIALOG이다. 즉, 이 메시지가 대화상자계에서 WM_CREATE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하지만 WM_MEASUREITEM은 이런 통상적인 초기화 메커니즘이 수행되기 전에 부모 윈도우로 호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MFC 말고 자체적인 Windows API 프레임워크를 구현하고 있다면 이 메시지의 처리를 좀 특수하게 해 줄 필요가 있다.
리스트박스나 콤보박스가 좀 지연 초기화를 지원해서 대화상자의 초기화가 다 끝나고, 자기가 WM_PAINT를 받아서 화면에 그려지기 직전(WM_DRAWITEM)처럼 정말로 폭을 알아야 할 때에나 저런 메시지를 보냈으면 사용자가 UI 프로그래밍을 하기 약간 더 수월했을 텐데 싶은 아쉬운 생각이 좀 든다.

그리고 WM_MEASUREITEM의 도착 타이밍이 너무 일러서 부담된다면, 아이템의 폭을 꼭 이때 지정해 주지 않아도 된다. 뒤늦게라도 부모 윈도우에서 LB_SETITEMHEIGHT(리스트박스), CB_SETITEMHEIGHT(콤보박스) 메시지를 보내서 아이템 전체(ower-draw fixed), 또는 개별 아이템(owner-draw variable)의 폭을 지정해 줄 수 있다.
리스트박스의 경우 경험상 둘의 차이는 거의 없다. 콤보 박스는 WM_MEASUREITEM 메시지의 결과에 따라서 drop list 내부에서의 아이템 높이뿐만 아니라 한 줄짜리 자기 본체의 높이도 그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되는 반면, CB_SETITEMHEIGHT 메시지는 그런 효과까지는 없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메뉴야 대화상자의 내부 컨트롤 같은 존재가 아니니 저런 대체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owner-draw 메뉴 아이템의 폭을 지정하는 타이밍은 WM_MEASUREITEM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딱히 MENUITEMINFO 같은 구조체에 자신의 높이를 지정하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 운영체제의 옵션에 따라서는 콤보 박스의 drop list가 튀어나올 때, 또는 메뉴가 출력될 때 바로 툭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fade in으로 서서히 나타나거나 위-아래 내지 대각선 방향으로 슬라이딩 하듯이 튀어나오곤 한다. 이건 임의의 윈도우에 대해서 AnimateWindow라고 이런 애니메이션 효과를 구현해 주는 함수가 따로 있다.

그런데, 과거의 Windows 9x에서는 owner-draw 아이템이 들어있는 콤보박스나 메뉴에 대해서는 그런 애니메이션이 지원되지 않았다. 기본 스타일로 문자열을 출력하는 컨트롤만 애니메이션이 나오던 것이 2000/XP 같은 NT 계열에 와서야 owner-draw 방식의 컨트롤에 대해서도 동등하게 애니메이션이 지원되기 시작했다. 그림을 화면에다 바로 그리는 게 아니라 내부 버퍼 DC에다가 그려 놓고 그런 처리를 하게 된 듯하다.

참고로 AnimateWindow는 애니메이션 대상인 윈도우에다가 WM_PRINTCLIENT라고 좀 생소하게 생긴 메시지를 보낸다. 이것은 WM_PAINT와 비슷하게 창의 내용을 그리라는 메시지이지만, WM_PAINT 때와는 달리 BeginPaint나 EndPaint 호출이 필요하지 않다. invalid 영역이나 클리핑 처리 같은 개념도 없으며 주어진 DC에다가 언제나 윈도우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려 주면 된다.

Posted by 사무엘

2017/09/18 08:37 2017/09/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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