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x 시절

윤곽선 폰트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엔 도트용과 레이저용이라는 기묘한 구분이 있었습니다.
레이저용이라고 해 봤자 겨우 300dpi짜리 프린터였는데, 그때는 그 고해상도 비트맵 글꼴만 해도 제작 비용이라든가 컴퓨터 상의 처리 부담이 만만찮았습니다.
레이저 프린터용 자형의 존재 여부가 한 프로그램의 에디션을 구분하고 복사 방지장치 장착 여부를 결정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 2.0, 2.1

일반용과 전문용으로 구분했습니다. 가격 차이는 거의 2.5배 정도.
글씨를 자유롭게 확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일단 레이저 프린터용 비트맵 자형도 일반용에 기본 내장은 되는 '거저 먹는' 양상이 되었습니다.
아래아한글 2.0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역사에 그야말로 획기적인 한 획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컬러 인쇄와 윤곽선 글꼴, 맞춤법 검사기 같은 기능은 전문용에만 있었지요. 윤곽선 글꼴이 없었으니 일반용은 글씨 크기 조절이 사실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전문용은 락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2.1 전문용은 386 전용 코드로 개발되었습니다.

※ 2.5

드디어 2.5에서 일반용과 전문용이란 구분도 없어지고, 대신 86, 386 코드 에디션 구분이 생겼습니다. 86 에디션은 제 기억으로 덧실행, 맞춤법 같은 기능이 없는 거 빼고 문서를 만드는 기능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286 AT 기종에서도 드디어 컬러 인쇄와 윤곽선 글꼴을 구현해 냈습니다. 눈물나게 감동스럽습니다.
다만, 2.5부터는 영한사전, 추가 확장 글꼴 같은 '확장팩'이란 개념이 생겼고, 확장팩에만 락이 걸렸습니다. 락이 없으면 영한사전 메뉴는 비활성화됐고, 신명시스템 글꼴은 아무 말 없이 그냥 동작하지 않고 명조로 대체되어 나왔죠. "한글과컴퓨터 2"라는 폰트 드라이버 자체가 락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 몇 가지 중요한 사실

- 아마 2350자에 없는 비완성형 한글에 대해 최초로 동작한 윤곽선 글꼴은 2.1에서 추가된 휴먼 안상수체 계열의 조합형 글꼴입니다.
- 신명조가 비완성형 한글과 옛한글까지 윤곽선화한 건 2.5나 3.0때부터입니다. 제 2수준 한자가 윤곽선화한 것과 시기가 비슷합니다.
- 1.X 시절부터 있던 샘물과 필기체는 정확하게 2.5에서 윤곽선화했습니다.

- 윈도우용 아래아한글 3.x에서부터 2.5 확장팩 글꼴이 락이 풀린 형태로 제공되기 시작했습니다. 윈도우용 버전은 기존 도스용 2.5의 락이 걸린 확장팩 글꼴도 바로 읽어들였을 뿐만 아니라, 3.0용 확장팩 자체도 락이 풀려서 도스용 2.5에다가 복사하면 바로 읽을 수 있는 형태로 글꼴이 들어있었다는 뜻입니다. 사용하는 폰트 드라이버가 "한글과컴퓨터 2" 대신 일반 "한글과컴퓨터"로 바뀌었습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43 2010/01/1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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