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와 도로의 차이

도로는 과속을 방지하고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 일부러 길을 어느 정도 꼬불꼬불하게 만들기도 해야 하지만,
철도는 지형적으로 가능하기만 하다면, 무조건 곧게만 만드는 게 최고입니다.

철도 차량은 고무 타이어로 다니는 도로 차량보다 동력비가 훨씬 적게 들고 수송력이 월등합니다. 하지만 가감속이 도로보다 매우 더디고, 등판능력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철도는 궤도로만 차량이 다닌다는 특성상, 버스보다도 폭이 더 큰 차량이 도로보다 폭이 훨씬 좁은 선로 위를 다닐 수 있습니다. 즉, 토지 이용면에서 대단히 효율적입니다.

도로는 항공· 해운만치는 아니어도 기상 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지만
철도는 사실상 전천후이며, 기상과 가장 무관하게 운행 가능한 교통수단입니다.
멀미 걱정할 필요 전혀 없고, 좌석 안전벨트가 필요없다는 점도 큰 매력.
질량 차이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건널목에서 자동차 정도하고 부딪혀 가지고는 승객은 아무런 영향도 가지 않습니다.

철도는 조향(steering)이란 개념이 없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단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운전을 매우 용이하게 해 주어, 도로를 능가하는 고속 주행이 가능합니다. 또한 선로를 따라 전기 동력원을 손쉽게 공급할 수 있다는 독자적인 장점이 철도의 매력을 매우 높입니다. 이 둘이 연합하여 등장한 개념이 바로 고속철도입니다.
지하철과 고속철도는 사실상 전기철도 기술의 개발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전자: 지하에 매연 없이 고가감속 차량 구현 / 후자: 저렴한 동력원으로 손쉽게 고속 차량 구현

도로는 차들이 진행할 수 있는 방향을 나타내는 비교적 단순한 신호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철도에는 방향은 별 의미가 없고 대신 속도를 제어하는, 비교적 복잡한 다단계 신호/열차 통제 시스템이 존재하며 이에 대해서는 기관사의 고도의 학습이 필요할 정도입니다. 마치 컴퓨터에서 둘 이상의 스레드가 동시에 접근할 수 없는 코드나 리소스를 관리하기 위한 스레드 동기화 오브젝트가 있는 것처럼, 철도에는 폐색 구간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이 구간에는 둘 이상의 열차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있습니다.

도로는 어느 한 곳이 사고나 천재지변 때문에 불통되면 다른 곳으로(고속도로 -> 일반국도 등) 우회가 대부분 가능하지만, 철도는 그렇지 못합니다.

아마도 철도의 가장 큰 단점은 유지 보수 비용이 아닐까 합니다.
도로는 한 번 길 닦고 난 뒤부터는, 과적 차량에 의한 표면 파손이나 큰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가 없는 한, 거의 반영구적으로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반면...
철도는 남자가 매일 면도를 하고, 고기 구워 먹으면서 주기적으로 불판 가는 것만큼이나 빈번하게, 차량뿐만이 아니라 레일 자체에 대한 유지보수와 정비가 필요합니다. 깔끔한 레일이 그냥 유지되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지하철도 복선 선로만으로는 원천적으로 24시간 운행이 불가능한 교통수단입니다. 뉴욕 지하철은 예비 선로를 번갈아가면서 쓰면서 24시간 운행을 하는 것입니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0 22:37 2010/01/10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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