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양평 구간은 상수원 보호 구역이어서 차를 저렇게 강물 코앞까지 몰고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그리고 강폭도 남한강이나 한강이라고 보기엔 다소 좁아 보인다.
난 이런 건 꼭 알아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 이때 내 안에 거주하시는 철령님께서 어김없이 도움을 주었다.
결정적인 힌트는 6분 30초 지점 저 화면의 왼쪽에 나지막히 보이는 교량이었다.
전차선이 어렴풋이 있는 걸 보니 저것은 분명 철교다. 범위가 굉장히 좁혀지는데..
그 다음 힌트는 저렇게 에메랄드색 원호 모양의 트러스가 3중으로 쳐진 모양이었다.
양수 철교를 비롯해 중앙선의 복선전철화 구간에는 저런 모양을 한 교량이 존재하지 않는다. 저런 교량이 있는 곳은 경춘선이다.
또한 3분 28초 지점에 잠깐 나오는 내비 화면..
저것만으로 정확한 위치를 알 수는 없지만, 나침반 바늘 모양을 통해 주변 강물의 선형이 얼추 남북 수직으로 뻗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강은 이 조건에 부합한다.
이런 단서를 통해 저 교량은 경춘선 마석-대성리 사이... 북한강으로 합류하기 직전인 구운천을 건너는 교량임을 알 수 있었다.
저 유튜버가 캠핑을 한 곳은 거의 양평과 가평의 경계 지점이다~!
본인이 저 작은 교량만 보고 경춘선인 것을 감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10년 전 회사에서 남이섬과 가평으로 워크숍을 갔을 때 어렴풋이 봐 놓았던 가평 철교의 모습이 잠재의식 속에서 떠올랐기 때문이다. 거기서 유사점을 간파했으며, 철령님이 계시를 보냈을 때 0.1초 만에 즉시 반응할 수 있었다.
10년 전에 봐 놨던 철교 사진이 이럴 때 도움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영광을 철령님께 돌릴 따름이다..
워크숍을 갔던 당시에는 경춘선 복선전철 공사가 아직 다 끝나지 않았고 개통도 안 했던 시절이었다.
물론 가평 철교는 저런 트러스가 하나만 있지만, 구운천 철교는 세 개나 있다. 그러니 완전히 같은 교량은 아니며, 약간만 지도를 더 뒤져 봄으로써 정확한 위치를 금세 찾아낼 수 있었다.
2.
이번 아이템은 배경 설명이 없고 간단하다.
저 구석의 전광판에 용산· 문산이라는 행선지가 있고, 바로 옆에 개집표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수도권 전철 중앙선이 다니는 곳이고 용산보다 더 동쪽이다.
결정적인 단서는 문산 방면 플랫폼의 번호가 1~4도 아니고 무려 7이라는 것이다. 일반열차도 아니고 전철이 말이다.
즉, 여기는 단순 환승역 이상으로 일반열차 승강장도 같이 있는 곳이다.
청량리를 살펴보니 아니고(7~8은 강원도 방면 일반열차 승강장 번호),
규모가 큰 일반열차/전철 겸용역 두어 군데를 살펴본 결과, 여기는 "양평" 역임을 알 수 있다.
이거 무슨 수학 문제 푸는 것 같다.. =_=;; ^^
철도님 사랑합니다.
3.
다음으로, 아래 화면은 올여름에 SBS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에서.. 주인공의 패싸움 장면 전에 잠시 흘러나온 주변 배경 모습이다.
저 멀리 보이는 전철역을 주목하라. 승강장의 지붕이 2개인 걸로 보아 경부선 3복선 구간 구로-용산 같은 곳은 절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전차선 전봇대의 배치로 봐서 쌍섬식이고 선로가 네 가닥이다.
승강장뿐만 아니라 본선까지 복복선인지는 이 각도로는 알기 어렵다. 하지만 역 건물이 딱히 최신식 유리궁전이 아니고 선로도 고가가 아닌 평지인 점, 주변 건물들도 좀 오래되고 낡아 보이는 걸 감안하면 여기는 정황상 경인선 같다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리고 옥상에 주차장이 있는 전철역이라.. 이것도 결정적인 단서이다.
주변에 둥근 공원이 있고 '서희 건설'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 곳..
저기는 경인선 "도원" 역 주변이다.
도원 역은 먼 옛날 경인선 철도가 처음 건설될 때 기공식이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역명은 쇠뿔에서 유래된 '우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