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4년부터 1767년 사이에 프랑스의 Gevaudan이라고 불리던 지역에서는 정체 모를 시커먼 괴물 맹수가 출현하여 사람을 죽이고 잡아먹어서 주민들이 극심한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총 희생자 수는 피격 210명에 사망자가 무려 113명에 달했다. 단시간에 여러 지역에서 한꺼번에 피해가 보고된 적이 있는 걸 보면, 한 마리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18세기이면 막 황당무계할 정도의 옛날이 아니다. 더구나 유럽에서 나름 수학과 과학이 발달하고 선진국 축에 들던 프랑스에서 저런 괴수가 나타났다는 것은 비록 사진이나 박제 현물이 없어서 아쉽지만, 문헌과 그림이 있고 외국의 동시대 기록을 통해 교차 검증까지 되는 100% 팩트이다. 단순 괴담 도시전설이 절대 아니다.

그럼 그 맹수의 정체는 정확히 무엇이었을까?
지금으로서는 그냥 커다란 늑대, 아니면 그냥 하이에나 같은 평범한 개과 부류가 아니었을까 추정되지만.. 당대 사람들은 단순 늑대가 아니라 beast라고 적었다.
덩치가 꽤 컸으며(특히 머리와 입과 이빨) 시커먼(검붉은?) 털에 온몸이 악취로 가득했다고 한다. 박제가 보존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도 지독한 악취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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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맹수라면 사냥감을 목을 물어 죽였을 텐데, 이놈은 강력한 턱과 이빨로 목이 아니라 말 그대로 대가리를 물어서 깨뜨리는 식으로 공격했으며.. 가축보다도 사람을 일부러 더 공격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정말 평범하지는 않아 보인다.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비현실적인 몬스터에 근접한 건지도..??
그나마 인간이 아닌 짐승인 덕분에, 도구를 쓰거나 뭘 던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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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와서 놈의 정체를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 군대까지 동원하여 의심 개체를 모조리 사살하고 토벌한 뒤부터는 다행히 이런 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건 마치 15세기에 스코틀랜드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잡아먹다가 결국은 발각되어 처형된 식인귀 소이 빈 패밀리..;;
19세기 말에 미국에서 수많은 양과 소들을 지능적으로 학살하면서 농장주들을 치를 떨게 만들었던 시튼 동물기 이리 왕 로보..
이런 얘기처럼 들린다.

인간이 기관총을 발명해서 자연 먹이 사슬의 최강자로 군림하기 전까지는 동양 서양 할 것 없이 산에서 호랑이나 늑대에게 물려 죽거나 심지어 잡아먹히는 사람도 매년  장난 아니게 많았다. 옛날 어린이들의 3대 재앙 중에 "호환"이 괜히 포함된 게 아니었다. 이를 생각하면 '제보당의 괴수'가 창궐하던 시절과 지금 사이에 참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괴짐승에 대한 온갖 묘사가 적혀 있고 독자가 그걸 읽으면서 짐승의 정체를 추론하는 게.. 무슨 성경에 묘사된 짐승의 묘사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프랑스는 안 그래도 "미녀와 야수" 스토리의 원산지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는데, 그 동네에서 정체불명의 야수 괴수에 의한 끔찍한 인명 피해가 실제로 있었다는 것도 매우 놀랍다.
이 스토리는 이미 2001년에 <늑대의 후예들>이라는 제목으로 프랑스에서 영화화도 됐다. 영화로 만들기 좋은 소재인 것 같다. 한국 영화 <대호>의 프랑스 버전과 비슷하게 대응될까? ㄲㄲ 공포에 질린 주민들, 괴수 잡으러 파견된 사냥꾼, 그리고 괴수를 잡았다고 거짓 보고를 올리면서 비리를 저지르는 부패 정치인 등.. 뭔가 프랑스 식으로 정의를 추구한다는 냄새가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옛날에 아동용 반공물 내지 각종 반공 포스터에서 북괴 공산당을 딱 저런 괴물로 묘사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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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제보당의 괴수의 이미지와 좀 오버랩 되는 것 같다.;; 물론 저 괴수보다는 작고 귀엽게(?) 그려졌지만.. (1950년대 어느 고딩들의 멸공 북진통일 퍼레이드 모습)

Posted by 사무엘

2021/03/15 19:33 2021/03/1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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