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ake, build

요즘 소프트웨어라는 건 여러 개의 실행 파일들로 구성되고, 그 각각의 실행 파일들도 수십~수백 개에 달하는 소스 코드들로 구성된다. 이를 빌드하려면 단순 배치 파일이나 스크립트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옵션과 입력 파일 리스트들을 컴파일러 및 링커에다가 일일이 전해 줘야 한다. 기존 소스 코드들을 빌드하는 시나리오를 짜는 것조차도 일종의 프로그래밍처럼 된다.

그래서 이런 빌드 시나리오를 기술하는 파일을 makefile이라고 하며, 이 시나리오대로 컴파일러와 링커를 호출해서 빌드를 수행해 주는 별도의 유틸리티가 make라는 이름으로 따로 존재한다. 얘는 이전 빌드 때 만들어져 있는 obj 파일과 소스 파일과의 날짜를 비교해서 새로 바뀐 파일만 다시 컴파일 하는 정도의 지능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름이 저렇게 고정 불변이며, 한 디렉터리에 하나씩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프로젝트는 디렉터리별로 독립적이므로..

그런데 소스 말고 헤더 파일은? 조금 어렵다. 이게 수정되면 역으로 얘를 인클루드 하는 소스 파일들도 재컴파일이 돼야 하는데, make 유틸이 C/C++ 컴파일러나 전처리기는 아닌지라, 그걸 자동으로 파악하지는 못한다. 이건 makefile 스크립트 내부에서 각 소스별 헤더 파일 의존성을 사람이 수동으로 지정해 줘야 한다. 이를 기술하는 문법이 따로 있다.
이건 매번 풀 빌드 명령을 내리는 것보다 분명 편리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의존성을 잘못 지정할 경우 빌드가 꼬일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이다.

이렇듯 C/C++ 공부 좀 해서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을 유지 보수하려면, 언어 자체 말고도 다른 툴이나 스크립트를 알아야 할 것이 이것저것 생긴다. 이 바닥도 체계가 정말 복잡하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은 말 그대로 소스까지 다 차려 놓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멀쩡히 받아 놓고도 빌드를 못 해서 돌려보지 못하곤 한다. 최소한 Visual C++ 솔루션 파일 하나 달랑 열어 놓고 F7만 누르면 바로 짠~ 빌드 되는 물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복잡한 시스템들은 훨씬 더 복잡한 상황을 간편하게 제어하고 관리하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해 도입되었겠지만.. 그마저도 초보 입문자에게는 쉬운 개념이 아니다.
Visual Studio 같은 개발툴들이 그런 make 절차를 얼마나 단순화시키고 프로그램 개발을 수월하게 만들어 줬는지 짐작이 된다. 당장 include 의존성을 자동으로 파악하는 것만 해도 말이다.

이런 개발툴 덕분에 프로그래머가 makefile 스크립트를 일일이 건드려야 할 일이 없어졌다. makefile은 해당 개발툴이 읽고 쓰는 프로젝트 파일로 대체됐으며, 얘는 비록 텍스트 포맷이긴 하지만 사람이 수동으로 편집해야 할 일은 거의 없다. 한때는 포맷이 제각각이었는데 요즘은 xcode건 비주얼이건.. 껍데기는 XML 형태인 것이 대세가 됐다. 스크립트라기보다는 설정 데이터 파일에 더 가까워진 셈이다.

Visual C++도 지금 같은 번듯한 IDE가 갖춰진 버전은 적어도 1995년의 4.0이다. 그때의 IDE 이름은 Developer Studio이었다. 이 시절에는 얘도 IDE와 별개로 유닉스 유틸과 비슷한 스타일의 make를 따로 갖추고 있었으며, 프로젝트 파일로부터 make 스크립트를 export해 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능은 후대의 버전에서 곧 없어졌다. 명령 프롬프트로 빌드를 하는 건 그냥 IDE 실행 파일의 기능으로 흡수되었다.

2. cmake

유명한 대규모 크로스 플랫폼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받아 보면 분명 Windows를 지원하고 Visual C++로 빌드도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는데, 그 빌드라는 게 내가 생각하고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행해지는 건 아닌 경우가 있다.
한때 직장에서 이미지 처리와 인식 때문에 OpenCV며 Tesseract며 머신러닝 라이브러리까지 C/C++에서 돌리겠답시고 삽질을 좀 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했던 프로젝트 구조와 빌드 방식 때문에 식겁을 하곤 했다.

압축을 풀거나 git으로 생성된 저장소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sln, vcxproj 같은 파일은 보이지 않는다. 먼저 MinGW에다 cmake 같은 유닉스 냄새가 풍기는 런타임을 설치해야 한다. 그래서 cmake를 돌리고 나면 자기 혼자 무슨 라이브러리 같은 걸 한참을 받더니 그제서야 디렉터리 한구석에 Visual C++용 솔루션과 프로젝트 파일이 생긴다.

소스를 사용자 자리에서 일일이 빌드해서 쓰는 것도 모자라서 빌드 스크립트 자체도 사용자 자리에서 즉석에서 동적 생성되는 모양이다. 흠..;
그 생성된 솔루션 파일을 Visual C++에서 열어서 빌드를 해 보면.. 비록 컴파일러는 마소 것을 쓰더라도 소스 파일이 선택되고 빌드되는 방식은 절대로 Visual C++ IDE의 통상적인 스타일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다.

솔루션/클래스 view에는 아무것도 뜨는 게 없으며, 빌드되는 파일을 열어도 인텔리센스 따위 나오는 게 없다. 이 상태로 Visual C++ IDE에서 곧장 코드를 읽으면서 편집할 수 있지 않다. IDE에서는 그냥 debug/release나 win32/x64 같은 configuration을 변경하고 빌드 명령만 내릴 수 있을 뿐이다.

이런 프로젝트는 Visual Studio도 반드시 거기서 쓰라고 하는 버전만 써야 한다. 가령, 2017을 쓰라고 했으면 IDE까지 꼭 2017을 깔아야 한다. 2019에다가 컴파일러 툴킷만 2017을 설치하는 식으로는 안 통한다. 도대체 프로젝트를 어떻게 꾸며야 이런 빌드 환경이 만들어지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알고 보니 얘는 프로젝트의 Configuration type이 Utility 내지 Makefile로 잡혀 있었다. Visual C++에서 빌드되는 일반적인 프로젝트라면 저건 EXE, DLL, static library 중 하나로 지정하는 속성인데, 그런 것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서 Visual Studio IDE는 그냥 명령줄을 실행해 주는 셔틀 역할밖에 안 한다. Visual C++ 컴파일러가 호출되는 것도 IDE가 원래 동작하는 방식으로 호출되는 게 아니다. 세상에 C/C++ 프로젝트를 이런 식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경험하게 됐다.

요컨대 cmake는 기존 make 툴의 또 상위 계층이며, 얘만으로도 기능이 굉장히 많고 덩치가 큰 프로그램이다. qt가 소스 레벨 차원에서 Windows와 리눅스와 맥을 모두 지원하는 범용 GUI 프레임워크로 유명하다면, cmake는 범용 빌드 시스템 관리자인 셈이다. qt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GUI 앱의 프로젝트를 cmake 기반으로 만들면 진짜로 한 소스와 한 프로젝트로 Visual C++과 xcode와.. 음 리눅스용 IDE는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진정한 크로스플랫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맥OS야 요즘은 다 유닉스 스타일의 터미널을 갖추고 있으니 빌드 내지 패키지 관리 툴이 Windows보다는 이질감이 덜하다. 그러나 맥도 리눅스와 완전히 동일하게 호환되는 건 아니라는 건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나저나 같은 x64 환경이면 GUI 말고 a.out급의 명령 프롬프트 실행 파일은 리눅스와 맥이 바이너리 차원에서 호환되나?? 아마 그렇지는 않지 싶다.

3. Source Insight

Source Insight라고 프로그래밍 및 소프트웨어 개발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 만한 유명한 개발툴이 있다. 단순 텍스트 에디터보다는 코드 구조 분석과 심벌 조회 기능이 훨씬 더 정교하게 갖춰져 있지만, 그렇다고 Visual Studio 같은 급으로 특정 플랫폼용 컴파일러나 디버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IDE도 아니다. 위상이 둘의 중간쯤에 속하는 독특한 물건이다.

즉, Source Insight는 각종 언어들 컴파일러의 ‘프런트 엔드’ 계층에만 특화돼 있다.
얘가 굉장히 독특한 점이 뭐냐 하면.. 전문 IDE와 달리, 실제 컴파일 결과에 꼭 연연하지 않고 유도리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코드에 컴파일 에러가 좀 있더라도 괜찮고, 심지어 #if #else로 갈라지는 부분까지 개의치 않고 특정 심벌이 정의된 부분을 몽땅 한꺼번에 조회 가능하다.

그래서 프로젝트와 configuration이라는 걸 꼭 바이너리를 빌드하는 단위로 만들 필요 없이, 전적으로 사용자가 심벌을 조회하고 코드를 분석하고 싶은 큼직한 단위로 만들 수 있다. 생각해 보니 이게 Source Insight의 강점이다.
Visual Studio나 Android Studio 같은 IDE만 쓰면 되지 이런 게 왜 필요하냐고..?? 응, 필요하고 유용하더라.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제품 같다.

그나저나 최근에 회사 업무 때문에 SI 3.5 버전을 쓸 일이 있었는데.. 본인은 또 한 번 굉장히 놀랐다.
2019년 11월에 릴리스 됐다는 프로그램이 알고 보니 구닥다리 노인학대의 종결자인 무려 Visual C++ 6으로 빌드돼 있었기 때문이다.;; ㅠㅠㅠㅠ 실행 파일 헤더에 기록돼 있는 링커 버전, 섹션간의 4KB 단위 패딩(옛날 스타일), 생성돼 있는 기계어 코드의 패턴으로 볼 때 확실하다.

게다가 유니코드 기반도 아니었다. 도움말을 보니 여전히 Windows 9x를 지원한다고 쓰여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레거시 OS 종결자인 프로그램이 날개셋 말고 더 있었구나;;
회사에서만 쓰는 프로그램이어서 많이 다뤄 보지는 못했지만 쟤들도 자기 제품에다가 분명 최신 C++1x 문법을 구현했을 텐데, 그걸 자기들이 제품 코딩을 할 때 좀 써 보고 싶은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VC6을 그렇게 오랫동안 써 온 건지 궁금하다.

그나마 2020년에 출시된 SI 4.0에서는 유니코드를 지원하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거기서는 자기네 개발툴도 새 버전으로 갈아타지 않았겠나 추측해 본다.

4. Visual C++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툴인 Visual Studio.. 얘는 2019 이후로 202x이 나오려나 모르겠다.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소규모 업데이트 형태로만 버전업을 거듭한 끝에, 무려 16.9.x 버전에 진입했다.
업데이트가 너무 잦아서 좀 귀찮은 감이 있긴 했지만, IDE 자체의 안정성은 야금야금 눈에 띄게 강화되어 왔다.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예전에는 컴에 절전/최대 절전을 반복하다 보면 IDE의 글꼴이 내가 변경하기 전의 것으로 되돌아가곤 했는데 그 오동작이 어느 샌가 발생하지 않게 됐다. 상당히 성가신 버그였다.
  • 가끔 대화상자 리소스 편집기를 열 때 IDE가 응답이 멎던 현상이 이제 더는 발생하지 않는다.
  • 또 가끔은 프로젝트 대렉터리 내부에 RCxxxx, *.vc.db-??? 등 임시 쓰레기 파일이 프로젝트를 정상적으로 닫은 뒤에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문제가 확실히 해결됐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 싶은데, 난 Visual Studio IDE가 서로 다른 프로세스 인스턴스끼리도 연계가 더 자연스럽게 됐으면 좋겠다.

  • 다른 인스턴스에서 이미 열어 놓은 솔루션을 또 열려고 시도한다면 그냥 그 인스턴스로 이동하기
  • 다른 인스턴스에서 만들어 놓은 문서창끼리도 한 탭으로 묶거나 떼어내기 지원 (크롬 브라우저처럼)

그리고...

  • BOM이 없는 파일의 인코딩, 또는 새 파일을 첫 저장할 때의 기본 인코딩을 utf-8로 인식해 줬으면 좋겠다.
  • 탭이 설정된 대로뿐만 아니라, 주변 파일의 모양을 보고 탭인지 공백 네 칸인지 얼추 분위기를 파악해서 동작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 프로젝트별로 소스 파일 곳곳에 지정된 책갈피와 breakpoints들의 세트들을 여럿 한꺼번에 저장하고 불러오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디버그를 위해 실행할 프로그램과 인자도 여러 개 한꺼번에 관리하고 말이다.

끝으로.. Visual C++은 2015부터가 Windows 10과 타임라인을 공유한다. 이때 CRT 라이브러리의 구성 형태가 크게 바뀌었다. vcruntime이 어떻고 ucrtbase가 어떻고.. 그리고 Visual Studio 2015~2019는 재배포 패키지도 한데 통합됐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Visual C++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도 시스템 디렉터리를 가 보면 msvcp140, mfc140 같은 DLL은 이미 들어있다.
20여 년 전의 msvcrt와 mfc42 이래로 운영체제의 기본 제공 DLL과 Visual C++의 런타임 DLL이 일치하는 나날이 찾아온 건지 모르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1/04/03 08:34 2021/04/03 08:34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moogi.new21.org/tc/rss/response/1872

Trackback URL : http://moogi.new21.org/tc/trackback/1872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70 : 71 : 72 : 73 : 74 : 75 : 76 : 77 : 78 : ... 1813 : Next »

블로그 이미지

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 사무엘

Archives

Authors

  1. 사무엘

Calendar

«   2021/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ite Stats

Total hits:
1673982
Today:
266
Yesterday:
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