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일 포맷

(1) 음원 mp3, 동영상 mp4, 글꼴 ttf은 통상적으로 쓰이는 파일 포맷이다. 그런데 담겨 있는 정보와 기능, 역할은 거의 같으면서 웹에서만 주로 쓰이는 비주류 포맷이 좀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weba, webm, webp, woff(웹폰트=_=) 같은 거..
아, webp는 jpg보다 압축률이 더 좋고 jpg를 대체하는 사진 포맷이라고 들었다. 구글에서도 사용을 적극 권장할 정도라고 하던데.. 그래도 jpg의 압도적인 인지도를 넘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mp3의 특허 로얄티를 피하기 위해서 오픈소스 진영에서 ogg를 만들기는 했는데 그건 요즘 살아 있는지 모르겠다. 마소에서 20여 년 전에 만들었던 독자 포맷인 wma/wmv는 이제는 완전히 듣보잡이 되고 도태한 듯하다.

(2) 요즘도 RAR이나 7zip 같은 압축 프로그램이 살아 있는지 모르겠다.
PC에서는 하드디스크 용량이 워낙 넘쳐나고, 일정 수준 이상부터는 압축 프로그램들의 데이터 압축률이 도찐개찐이다 보니.. 뭐 압축률이 1%, 0.5% 더 좋다는 건 별 의미가 없다. 그냥 64비트 지원, 파일명에 유니코드 지원, 압축할 때 멀티코어 지원.. 이런 것만 따지면 된다.

그리고 압축 파일 중에 zip은 생성하고 해제하는 게 소스가 완전히 공개되어서 운영체제에 다 포함되었다 보니, 이게 사실상 독점이나 마찬가지이다. 어지간해서는 다른 압축 유틸을 쓸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다만, 유닉스 진영에서는 여러 파일을 한데 묶는 것과 이걸 압축하는 절차가 분리되어서 tar.gz / tgz라는 압축 포맷이 쓰인다. 그리고 이것 말고 bz /bz2라는 압축 포맷도 있다. 원래는 bz였지만 무슨 심각한 보안 결함 때문에 사용이 금지되고 bz2로 완전히 대체된 것 같다.

2. 명령 프롬프트

(1) Windows 명령 프롬프트에도 where에 해당하는 명령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는데.. 요즘 win10 무렵에 드디어 도입된 것 같다..;; 이름만 적어 준 실행 파일이 PATH 환경변수에 지정된 수많은 디렉터리들 중에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능 말이다. XP 때까지만 해도 확실하게 없었다.
PATH 설정이 꼬여서 동명이인 중 엉뚱한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것의 해악은 C에서 #define, C++에서 using이 잘못 사용되어서 컴파일러가 난독증을 일으키는 것과 거의 동급이라 하겠다.
오늘날 환경변수라는 건 아무래도 컴파일러와 빌드 툴 같은 데서만 쓰이는 경향이 있는데, PATH는 다른 많은 환경변수들과 달리 문자열의 길이가 혼자 압도적으로 길다. 수백~수천 자에 달한다.

(2) Windows에도 한쪽 폴더 내용을 다른 쪽으로 무식하게 복사하는 게 아니라, '동기화'를 시키는 rsync 같은 명령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크기나 날짜가 변한 파일만 복사하고, 반대로 목적지 쪽에만 있고 출발지 쪽에는 없는 파일은 삭제도 하고 말이다.
옛날에 도스 시절엔 backup이라는 외부 명령이 있었는데.. 이와 비슷한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파일을 지금 날짜로만 바꿔 주는 touch도.. 도스/Windows에는 이런 아기자기한 유틸이 은근히 부족하다.

(3) mkdir에 여러 단계의 디렉터리를 한꺼번에 생성하는 기능은 이제 추가된 것 같은데.. 새로 생성된 디렉터리로 바로 이동하는 옵션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114로 전화번호를 문의한 뒤, 그리로 바로 발신까지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리고 Windows 9x 시절에 잠깐 있었던 cd ..... (여러 단계의 상위 디렉터리로 한꺼번에 이동) 도 있어서 나쁘지 않았던 기능인데.. 좀 그립게 느껴진다.

(4) 하위 디렉터리를 깔끔하게 한번에 몽땅 지우는 명령이 유닉스는 rm -rf *.*이고, Windows에서는 del /s /q *.* 이다.
하지만 하위 디렉터리까지 깔끔하게 표시하는 명령은 상황이 다르다. 도스/Windows는 아주 간단하게 dir /s인 반면, 유닉스의 ls에는 비슷한 명령이 없어서 좀 아쉽다. 글쎄, 설계 취지가 다른 건가?
find라는 명령을 이용해서 다른 명령과 조합을 해야 하는데.. 영 직관적이지 못하다.

(5) 파일과 디렉터리들이 엄청 많이 주렁주렁 달린 부위를 지울 때는 탐색기 같은 GUI 환경에서 지우는 것보다, 이렇게 명령을 이용해서 조용히 지우는 게 속도가 월등히 더 빠르다. 진행 상황 같은 거 표시 안 해도 좋으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지우는 명령이 GUI에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복사하고는 상황이 좀 다르다.

3. 문자

(1) 유니코드와 UTF-8 인코딩이 세상을 다 평정한 이 와중에.. 우리나라도 구닥다리 KS X 1003 규격은 폐기하고 \ 원화 기호를 역슬래시로 좀 되돌렸으면 좋겠다. 역슬래시를 자기네 화폐 기호로 사용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과 일본밖에 없다. 이건 정말 쓸데없는 짓이다.

(2) 도스와 Windows에서는 디렉터리 구분자가 \ 이고, 옵션을 나타내는 스위치는 / 이다.
그 반면, 유닉스 계열에서는 디렉터리 구분자가 / 이고, 옵션을 나타내는 스위치는 - 이다. 이런 쓸데없는 차이 때문에 같은 프로그램의 포팅도 더 어려워져 있다.

(3) 줄 바꿈 문자의 차이점도 아주 유명하다. \r\n이냐 \n이냐 이것 때문에 FTP에도 파일 주고받을 때 텍스트 모드와 바이너리 모드의 구분이 존재했었다.
단, \r 단독은 클래식 macOS에서만 쓰던 전설적인 방식인데, 클래식 macOS가 단종되고 없어지면서 이 표기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4) 보아하니 Windows는 앞으로 시스템 기본 코드 페이지를 utf-8 65001로 바꾸려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렇게 했을 때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는 레거시 프로그램은 시스템 로캘/코드 페이지를 기존 949나 932 따위로 인식되게 호환성 '샌드박스' 보정을 해서 실행시킬 예정이다. 예전에 AppLocale이 하던 일이 운영체제 차원에서 그대로 흡수된다.
..W 함수가 아니라 ..A 함수로도 유니코드 문자열을 주고받을 수 있다니.. 흥미롭다. utf-8 코드페이지를 지원하는지 여부는 고해상도 DPI를 제대로 인식하는지의 여부와 비슷한 척도가 될 듯하다.

4. MS Office

마소 오피스 제품들 나열이 서울 지하철 노선색하고 싱크로율이 은근히 높은 것 같다~!!
Word 1호선 군청, Excel 2호선 초록, PowerPoint 3호선 주황, Outlook 4호선 파랑
OneNote 5호선 보라, Access 8호선 분홍!!!!
6호선만 좀 삐끗하고, Publisher는 7호선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옥색이다. ㄲㄲㄲㄲㄲㄲㄲㄲ (경춘선, 경의중앙선)

사용자 삽입 이미지

- Outlook은 2010까지만 해도 아이콘 색깔이 노랑이었다. 그러다가 2013부터 색깔이 노랑의 보색이나 마찬가지인 파랑으로 급변경..
덕분에 서울 지하철 노선색과의 싱크로율이 크게 올라갔다. 설마.. 일부러 노린 건지? 우리나라 1000원 지폐가 분홍에서 파랑으로 바뀐 것과 같은 큰 변화이다.

- Excel은 수학 쪽으로 발전해서 지금처럼 IEE754 실수뿐만 아니라 임의의 자리수에 정확한 연산을 지원한다거나,
문자 처리 쪽으로 발전해서 위지윅을 지원하는 특별 버전이 존재하면 어떨까 싶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당연이 뒷목 잡을 만한 사항일 것이다. -_-;;

5. 단축키

(1) Ctrl+C는 명령 환경과 GUI 환경에서 기능이 서로 굉장히 다른 단축키가 됐다. GUI에서는 평범한 복사 명령이지만 콘솔에서는 프로그램 실행 중단 명령이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macOS는 복사 단축키는 Ctrl이 아니라 Cmd+C이니 둘이 겹치지는 않는다. 마치 유닉스 셸은 프로그램 실행과 명령이 도스 프롬프트보다 더 엄격하게 구분돼 있는 것처럼 말이다.

(2) 예전에, 특히 도스에서 BASIC 프로그래밍 시절에는 ctrl+C뿐만 아니라 ctrl+pause/break가 중단 용도로 많이 통용됐었다. 하지만 그건 이제 쓸 일이 없는 듯.. 어떤 프로그램이 응답이 멎어도 시스템 전체가 멎는 일 자체가 없어졌고, 키보드 버퍼가 꽉 차서 삑삑대는 일도 없어졌으니 말이다.

(3) 사실, pause/break 키 자체가 완전히 잉여가 되긴 했다. 시스템 속성 페이지를 꺼내는 win+pause 정도나 쓰인다.
Windows에서는 ctrl+break가 ESC와 거의 동급으로 대화상자를 없애는(취소) 기능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얘 용도로 VK_CANCEL이라는 전용 키코드까지 할당돼 있다고.. 이건 또 무슨 의미나 의도인지 모르겠다.

(4) 예전에 Windows 2000 이전의 NT 3/4 시절에는 부팅 이후에 ctrl+alt+del을 한번 누르고 나서 로그인 화면으로 진입하게 돼 있었다. 이건 도스 시절에 컴퓨터를 리셋 시키는 일종의 자폭 스위치였는데 저 절차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뭔가 소프트웨어적으로 생성할 수 없는 key 조합으로 인증을 시행해서 매크로나 악성 코드를 걸러내는 게 아니었나 싶다. "밀어서 잠금 해제"처럼 말이다.

(5) 어지간한 GUI 환경에서 Ctrl+Z는 Undo를 의미하는 만국 공통 단축키로 정착했다. 허나, Undo를 도로 철회하는 Redo의 단축키는 의외로 여전히 파편화돼 있다. Ctrl+Y 아니면 Ctrl+Shift+Z로 말이다. 참 신기한 노릇이다.
마소 Windows 진영에서는 Ctrl+Y를 꿋꿋이 미는 듯하다. 그러나 맥 진영 등 다른 동네에서는 Ctrl+Shift+Z도 여전히 유효하다.

아래아한글의 경우, 다단계 undo 기능이 도입되기 전부터 Ctrl+Y가 caret 이후의 글자들을 몽땅 지우는 단축키로 쓰였기 때문에 자연히 Ctrl+Shift+Z를 선호하게 되었다.
그런데 실수로 Ctrl+Y를 누르면 undo 히스토리를 몽땅 날려서 redo를 앞으로 영원히 할 수 없어지는 동작이 행해진다니 거 참... 이것 때문에 낭패를 본 사람도 좀 있었다.
뭐, 본인은 한컴 사의 방침이나 정책이 마음에 안 드는 건 있지만 워드 프로세서로서 아래아한글은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단축키로 전광석화 같이 표를 편집하는 성능은 Word가 절대 범접할 수 없을 것이다.

6. pdf의 페이지 번호

워드 프로그램으로 출판물을 만들다 보면 종이에 인쇄되는 페이지 번호와, 실제로 인쇄될 때 순서상의 페이지 번호가 일치하지 않게 된다. 편의상 전자를 논리적인 쪽번호, 후자를 물리적인 쪽번호라고 구분하도록 하자.

물리적인 페이지는 그냥 직관적으로 1부터 N까지 번호가 순서대로 매겨져 있고 번호와 페이지가 일대일 대응한다. 그러나 논리적인 페이지는 같은 번호가 리셋되어 여러 번 쓰일 수 있고, 물리적인 번호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마치 텍스트 파일의 실제 줄 번호와, 컴파일러의 에러 메시지에서 #line에 의해 보정되어 표시되는 줄 번호가 다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pdf 포맷을 잘은 모르지만 각 페이지마다 이런 논리적인 페이지 정보가 들어가는지는 모르겠다.
특정 페이지로 찾아갈 때 물리적인 번호와 논리적인 번호를 구분해서 인식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7. 나머지..

(1) 2010년대 중후반에는 macOS도 10 (X), Windows도 10이더니만 2020년대부터는 다들 10 버전을 탈피했다.
Java가 1.3, 1.4 이렇게 버전을 매기다가 어느 때부터 1을 떼어내고 그냥 5, 6, 7 버전을 매기기 시작한 것처럼.. PC용 소프트웨어들이 버전을 대체로 큼직하게 매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Windows 11은 지금 생각해 봐도 10과 차이가 뭔지, 왜 갑자기 어설프게 동글동글한 비주얼을 도입했는지 모르겠고 개발 취지가 이해가 잘 안 된다. 레지스트리를 한참 뒤져보지 않으면 11인지 알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2) 한 PC에서 오가는 네트워크 패킷을 몽땅 훔쳐보는 기능이 있고 Windows는 훅킹을 통해서 내부 메시지가 오가는 걸 들여다볼 수도 있는데.. 어떤 운영체제에선 프로세스별로 파일을 여닫는 내력을 좀 훔쳐보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현재 열려 있는 파일 핸들, 그리고 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한 파일명도 전부 로깅을.. 이러면 어떤 프로그램의 내부 동작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이런 기능은 딱히 없는가 보다.

(3) 컴퓨터를 끌 때 시작 메뉴에서 전원 버튼을 클릭하는 건 마우스를 움직여야 하고 번거롭고 불편하다.
그래서 본인은 바탕 화면에서 Alt+F4를 눌러서 시스템 종료 대화상자를 꺼내곤 하는데..
가끔은 '절전'을 눌러야 하는데 실수로 종료나 재시작을 눌러서 열어 놨던 창들을 다 날리는 삽질을 하곤 한다.
동작을 선택하는 UI가 콤보 박스가 아니라 옛날 Windows 95/98 시절처럼 라디오 버튼 UI였으면 좋겠다. 걔는 원하는 명령을 단축키로 확실하게 지정 가능하기라도 하니까.. 아니면 콤보 박스라도 조작이 좀 더딘 extended UI를 사용하든가..

(4) macOS의 Finder는 파일에 대해 복사만 되지, 오려두기는 왜 늘 disable돼 있나 모르겠다. 이거 은근히 불편하다. Windows 탐색기처럼 단축키로 파일 이동이 간편하게 됐으면 좋겠다.

Posted by 사무엘

2024/01/21 08:35 2024/01/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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