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1. 볼링 기계

이 사진은 1910년 4월경에 뉴욕 모처의 한 볼링장의 내부 모습이다. 제법 유명한 장면이기 때문에 조금만 검색하면 금세 잔뜩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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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울나라가 일제 식민지가 되던 타이밍 때 볼링장이란 게 있었던 나라도 흔치 않기는 하다. 그런데 그땐 볼링장에서 핀을 다시 세워 놓는 걸.. 알바생들이 했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와 진짜 쌈박하다 ㄷㄷㄷㄷㄷ 시내버스 안내양은 저리 가라이군..
이 알바생들은 볼보이도, 비보이도 아니고 핀 보이라고 불렸다. 딱 봐도 얼굴이 앳돼 보이네 ㅠㅠㅠㅠㅠ

공 회수와 핀 세팅을 다 자동으로 해 주는 첨단 기계는 1950년대가 돼서야 발명됐다고 한다.
요즘 기계처럼 넘어진 핀 개수를 세고 점수 계산까지 다 해 주는 장치는 아마 더 나중에 발명된 게 아닐까 생각된다.

음악계에서 넘순이 넘돌이(page turner)와 비슷한 처지인 것 같다. 악보 넘겨 주는 사람.
그런데 이건 아무나 할 수 있지 않고.. 악보를 어느 정도 읽으면서 언제쯤 페이지를 넘겨야 할지 알아야 할 수 있다. 그러니 넘돌(순)이들도 음악 전공자에 심지어 연주자의 후배, 부사수, 심지어 제자인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전자 악보의 등장 덕분에 넘돌(순)이의 필요가 많이 없어졌다.

2. 2020년대에도 현역인 현대 올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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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2021년 설 때 고향에서, 그리고 2022년 10월경에 서울 시내에서 목격한 포니 2 픽업트럭이다.
포니는 후륜구동에, 카뷰레터 밥통에다 초크 밸브까지 달려 있는 완전 옛날 석기 시대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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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에 서울 시내에서 목격한 엑셀 1세대 GLSi (뉴 엑셀이 아니라~!! ㄷㄷㄷ)
그런데 이런 올드카에 어떻게 초보운전 딱지가 붙어 있을 수 있는지 더욱 의문이다. 자녀가 부모 차량을 물려받는 상황 정도는 돼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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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2022년 10월 초에 강변북로에서 목격한 각그랜저 V6 3000cc.. 차주가 나름 애착을 갖고 차를 잘 관리했는가 보다.
5~6년쯤 전이었나? SBS 모닝와이드 블랙박스로 본 세상이었는지.. 각그랜저가 교차로에서 다른 차와 충돌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각그랜저는 잘못 없고 피해자로 말이다.

이제는 수리 받기도 극도로 힘든 희귀한 올드카가 됐을 텐데 각그랜저 차주가 당시에 굉장히 억울했을 것 같다.
그라나다를 아직 끌고 다니는 차주도 있다고 TV에 나왔었는데.. 그 사람은 각그랜저보다도 더한 고인물이다.

지금이야 평범한 공돌이 직장인인 내가 끌고 다니는 국산 양산차가..
1990년대 금수저의 상징이었을 각그랜저 V6 순정보다 엔진 출력 더 강하고, 더 효율 좋고, 더 친환경적이고, 편의 시설이 더 많다.

그 시절에야 그랜저에다 창작하던 모토롤라 카폰이 완전 부자용 돈지랄 사치품 그 자체였겠지만.. 그래 봤자 한낱 카폰이 갤럭시 S2x니 아이폰 1x보다 더 뛰어난 물건이겠는가?
어찌 보면 지금 서민들이 옛날에 문자적으로 금수저를 갖고 놀았던 솔로몬 왕도 못 가졌던 것들을 당연하게 갖고 누리는 셈이다.

3. 페르시아, 이집트

1990년대 초(1990~92)엔 매체에서 ‘고대 페르시아’가 떴었다. (혹은 그에 준하는 아랍/이슬람 문화권)
페르시아의 왕자 게임, 그리고 월트 디즈니 알라딘.
난 태어나서 지금까지 저 게임과 만화영화 말고 술탄이나 쟈파 같은 이름을 접한 곳이 없었다. 전자에서는 쟈파를 Jaffar이라고 표기했는데, 후자에서는 F가 하나 생략돼서 Jafar가 됐을 뿐.

알라딘은 아라비안 나이트에 있는 얘기이긴 하지만 원래 의외로 중국이 배경이다!! 그렇게도 국뽕에 쩔어서 뭐든지 중국산으로 둔갑시키질 좋아하는 그 나라에서 알라딘에 대해서는 뭐라 할 생각을 안 했나 모르겠다.
디즈니의 제작자들은 알라딘을 만들면서 세계관을 쿨하게 통째로 아랍권으로 바꿨다. 페르시아의 왕자 게임 영향을 받아서 그랬던 건지 궁금해진다.

그 다음으로 1990년대 말(98~2000), 세기말엔 매체에서 ‘고대 이집트’ 코드가 이례적으로 떴었다.
툼 레이더 4 게임, 영화 미이라 시리즈, 만화영화 이집트의 왕자, 심지어 국내 가수 중에서도 이 정현 2집 ‘너’
내가 그 당시 학창 시절에 이런 트렌드를 느꼈을 정도였다. 흥미롭지 않은가?

물론 이건 이슬람이라는 게 없던 시절, 한참 옛날 이집트이다. 바빌론에다가 비유하자면 이집트는 고대 바빌론이고, 페르시아는 후기 바빌론 정도에 대응할 것이다.
성경에서 페르시아는 유대인들의 바빌론 포로기 때 에스라, 에스더, 느헤미야, 다니엘.. 이런 책에서나 언급된다.
그러나 이집트는 그야말로 창세기부터 계시록에 이르기까지 두루 언급된다. 출애굽기는 뭐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예수님의 아기 시절 피신 장소도 이집트이다.

아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저것들보다 훨씬 전.. 무려 1953~54년경에 ‘페르샤 왕자’라는 트로트 노래가 있었다~!!! ㄷㄷㄷㄷㄷ “별을 보고 점을 치는 페르샤 왕자 ... 아라비아 공주는 꿈속의 공주” =_=;;; 시대를 얼마를 앞선 거냐..
저 동네를 배경으로 저런 로맨스가 완전 생소한 개념은 아니었던 것 같다.

4. 마이클 잭슨 음반

나 중딩 시절.. Windows 3.1에서 95로 넘어가고 컴퓨터에 씨디롬이라는 게 장착되어서 2배속 4배속 이러던 시절 말이다.
그때 컴퓨터의 씨디롬 드라이브라는 건 컴퓨터와 완전 별개로 돌아가는 CD player의 상위 호환이었다.

드라이브에는 eject뿐만 아니라 play 버튼도 있었다. 오디오 씨디를 넣고 재생 버튼을 누르면.. 지금 컴퓨터의 CPU나 I/O와는 완전히 별개로 오디오 씨디가 재생되어 흘러나왔다.
그 시절엔 CD 한 장에다가 프로그램은 거의 70~100MB 용량만 넣고, 나머지 40분 남짓한 공간에다가는 오디오 CD 트랙을 넣은 하이브리드 매체도 있었다. 게임이라면 자기네 게임 BGM을 그렇게 넣곤 했다.

참 재미있던 나날이었는데..
그때 내가 선물을 받았는지 누가 언제 어디서 득템했는지는 알 수는 없다만.. 집에 웬 마이클 잭슨 best of best 컬렉션 음반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거기 있던 노래들이 1980년대에 세계를 뒤흔들었던 그렇게도 명곡들이었구만. 그때 들었던 곡을 거의 25년 만에 다시 들어 봤는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 thriller는 마이클 잭슨 판 "오페라의 유령"인 거 같고.. ㅋㅋㅋㅋㅋ
  • the girl is mine은.. 맨날 '똥꼬 똥꼬' 하던 게 doggone이었구나. 우리말 '씨X'에 가까운 어감으로 그닥 품위 있는 어휘는 아니다. -_-;; bullshit이나 goddamn은 영화에서 많이 봤지만 doggone은 저 노래 이외에서는 한 번도 접한 적 없다.
  • beat it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얼추 let it go에 필적하는 어감의 떠나라, 때려쳐라, 잊어버려라 이런 뜻인 거 같다.
  • 중간에 "if they say why? why?"가 반복되던 이상한 노래는 제목이 human nature이었다.

내가 we are the world라고 생각하고 있던 노래는 heal the world이었구나.
여러 가수들이 한꺼번에 출현해서 인류화합 건전가요 풍의 노래를 한 소절씩 부르는 게 we are the world가 원조였다고 한다. 부라보콘 쌍팔년도 CF 중에도 딱 저 컨셉인 게 있었다~!!

그런 리즈 시절이 지나고.. 마이클 잭슨은 무리해서 얼굴 피부색을 허옇게 바꾸느라 후유증을 겪은 거 같기도 하고, 막 좋은 소식이 들리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2009년 6월경,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용인 고속도로와 서울 지하철 9호선이 뚫리던 시절에 그는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내가 대중음악 쪽은 거의 알못인 관계로 저 사람이 록커였는지.. 문워크는 무슨 퍼포먼스인지, 저 사람이 개척한 장르가 정확하게 뭐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2020년대의 관점에서 생각해 봐도 저 사람은 말년에 자기 관리 못 해서 몰락한 사람이 아니라 위대한 사람, 좋은 사람이었다고 평가되는 것 같다.

딱 1980년대에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마이콜'이 저 아저씨를 모티브로 딴 캐릭터였을 테고, 둘리한테 호이 호이 초능력 설정이 들어간 건 딱 그 시절 유행하던 '유리 겔라' 아저씨 영향을 받은 걸 테고.. 1980년대 감성 돋는다.. ^^

Posted by 사무엘

2024/02/01 08:35 2024/02/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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