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음 사진은 보다시피 경의선 지하 가좌 역의 승강장 역명판이다. 이 역명판이 있는 승강장은 서울(홍대입구)과 문산(DMC) 중 도대체 어느 방면 승강장일까?
정답과 해설
먼저, 경의선 승강장 역명판의 인테리어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비슷한 시기에 개통한 분당선 신규 구간만 해도 역명판에 화살표가 첨부되었거나, 뒷쪽 역명은 충분히 채도가 낮고 배경과 비슷한 흐린 색으로 써졌기 때문에 방향을 충분히 분간할 수 있다.
하지만 경의선은 그렇지 않다. 완전히 대칭이고 화살표도 없는데, 앞과 뒤의 글자색이 완전히 보색을 이루는 흑백이니 도저히 분간을 할 수 없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다. 운영체제의 표준 GUI를 쓰지 않고 GUI가 독자적으로 구리게 설계되어 있는 프로그램에서 선택 막대가 없이 글자색만으로 selection을 표시하는데, '예' 아니면 '아니요' 중 어느 것이 선택되어 있는지를 알기 어려울 때가 있다.)
다만, 위의 사진의 경우, 철덕이라면 저것만 봐도 좌측통행 + 상대식 승강장이라는 특성을 감안하여 이곳은 DMC 방향임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즉, 흰색이 아니라 검은색 글자 방향이라는 뜻이다!
2. 아래의 사진은 대략 언제 어디에서 촬영되었을까? 물론 국내이다. (힌트: 레일의 개수가 심상찮다)
정답과 해설
이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쉬운 문제이다.
우리나라에 선로가 4개씩이나 있는 복복선 구간은 뻔할 뻔자이고, 더구나 새마을호 열차의 도색이 저러던 때는 1990년대 초.
그 옛날에 전후 동력형 새마을호가 다니던 복복선 구간은 서울-수원 구간 하나뿐이다.
그리고 경부선 구간에서 열차를 타 본 분은 아시겠지만, 저기는 그 중에서도 의왕 이남으로 수원 근처에 지금도 딱 저렇게 생긴 곳이 있다. ㅎㅎ
좀 더 눈썰미가 있다면 저 사진에서 굉장히 이상한 점을 추가로 발견할 수 있다. 새마을호는 일반열차인데 왜 내선이 아닌 외선에서 달리고 있을까? 사진 촬영 지점은 수원과 아주 가까운 곳이고, 전동차의 수원 종착과 회차를 위해 내선과 외선의 용도가 잠시 바뀌는 구간이었던 것 같다. 나의 추론으로는 그런 결론을 내린다.
아울러, 저 새마을호는 외선에 진입한 점으로 미뤼 볼 때 수원 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놈은 아닐 것이다. 수원에 정차하는 새마을호가 등장한 것은 아무리 일찍 잡아도 1990년대 이후이니, 저건 1980년대 사진은 아니라는 것도 유추할 수 있다.
이렇듯, 철덕은 사진 한 장만 봐도 철도에 대한 굉장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Posted by 사무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