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한글 서체

북한에서 만든 한글 서체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
ㅌ을 E 모양이 아니라 ㅡ+ㄷ 모양으로 쓰는 걸 선호한다! 즉, 위의 가로줄을 아래의 몸통과 분리해서 따로 적는다는 뜻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북한 서체 중에도 E자 모양인 물건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일단 북한의 굴림-바탕-돋움-궁서에 해당하는 4대 기본 글꼴인 천리마-청봉-광명-붓글이 모두 ㅌ이 ㅡ+ㄷ모양이니, 북한에서는 이걸 ㅌ의 공식적인 기본형으로 간주하는 듯하다.

남한에서 쓰는 글꼴 중에는 ㅌ이 그렇게 돼 있는 물건은 진짜 궁서체밖에 없지 싶다.
북한이야 원래 문화가 196, 70년대-_-의 복고풍을 추구하고 서체도 순명조 내지 붓글씨 계열을 쓰는 걸 좋아하는 동네이긴 하지만, 명조 계열 서체까지 ㅌ을 그렇게 적는 관행은 남한에서는 좀체 찾아볼 수 없다.

북한과 한글 서체라는 두 분야에 모두 평균 이상으로 관심이 많은 나조차 이걸 눈치채는 데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린 이유는, 역시 ㅌ이 자주 쓰이는 자음이 아니기 때문이어서인 것 같다.

두음법칙만큼이나 한글의 자형의 미세한 차이도 남북의 문화 차이를 나타낼 수 있는 잣대가 된 듯하다.
원래 ㅌ의 모양은 ㅡ+ㄷ이 맞다는 설명도 옛날에 본 것 같으나, 그 근거를 모르겠다. 당장 훈민정음해례 같은 엄청 옛날 문헌을 봐도 ㅌ은 E 모양으로 그려져 있는데?

Posted by 사무엘

2013/07/23 08:36 2013/07/2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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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재주 2013/07/27 14:34 # M/D Reply Permalink

    ㄷ에다가 가획을 해서 만들었다는 걸 보다 확실히 보여주고 싶은가봅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도 ㅌ은 지금 우리가 쓰는 ㅌ이 원래 모양에 가까운데...

    1. 사무엘 2013/07/27 18:40 # M/D Permalink

      네, 그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그럼 ㅋ은 ㅡ+ㄱ 아닌가 하는 일관성 문제도 생기죠. (북한 서체도 ㅋ의 자형은 우리 것과 동일합니다.)
      ㅡ+ㄷ 설을 옹호하는 문헌 중 하나가 제 기억이 맞다면 원 광호 지은 <이것이 한글이다>랍니다.. 이 책을 문득 다시 찾아보고 싶네요.

  2. 십삼각 2013/11/15 21:19 # M/D Reply Permalink

    북한에선 아예 ㅌ을 "ㅣ+ㄷ" 식으로 쓰는 경우마저 있더군요. 한자 亡자처럼요.

    1. 사무엘 2013/11/16 00:38 # M/D Permalink

      오, 그렇게까지 과격한 모양을 한 서체도 있던가요? 눈여겨봐야겠습니다. (처음 뵙는 분이군요.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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