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름 밤엔 저녁에도 집에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더웠다. 저 멀리 강원도에 훌쩍 떠나 버리고 싶은데 시간 관계상 아직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그 대신 동부 간선 도로를 타고 내 마음의 고향인 교외선 일대로 홀연히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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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역은 송추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뒤 얼마 안 지나서 장흥 유원지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그런데 폐역 상태이다 보니 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아무 표지판도 없었다. 그래서 다 와 놓고도 역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을 선뜻 찾을 수 없었다.

열차가 다니지 않고 인적도 끊긴 간이역 근처의 으슥한 골목에다 차를 세워 놓은 뒤, 저녁을 먹고 컴퓨터 작업을 하고 책을 읽다가(가로등 불빛) 이동식 텐트 안에서 잠들었다. 새벽이 되니까 살짝 한기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내가 원하던 경험이 바로 이것이었다. 차를 아무 데나 세워도 될 정도의 한적하고 으슥한 시골에서 혼자 이렇게 자 보는 거. 정말 꿀잼이었다. 그것도 철도역 근처이니 얼마나 아름다운 추억인가? 물론 위의 사진들은 이튿날 새벽에 동이 튼 뒤에 찍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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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체가 아니라 HY울릉도라는 간판 서체 자체가 여기는 1990년~2000년대 이후로 시간이 정지했음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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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장흥의 서쪽 다음 역이며 교외선에서 그나마 가장 크고 최후까지 역무원이 상주했던 곳인 일영 역의 승강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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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영 역은 밖의 마당(?)에 지붕만 있는 실외 광장 대합실이 있었다. 다른 철도역에서는 보지 못한 독특한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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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찾은 송추 역은 건물 모양과 마당, 그리고 광장 대합실이 있는 것이 모두 일영 역과 비슷한 형태였다. 하지만 일찌감치 영업이 중단되고 거의 폐역처럼 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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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추 역의 앞마당에 있는 광장 대합실.
요약하자면 일영과 송추는 형태가 비슷하고 장흥만 임시 승강장만 달랑 놓인 좀 간이역스러운 스타일이었다.
장흥이 아니라 송추나 일영의 저 앞마당에다가 차를 세워 놓고 거기서 밤을 보냈으면 또 느낌이 달랐을 것 같다.

그리고 이 날은 일단 교외선만으로 만족하고 돌아왔지만, 가까운 미래엔 중앙선(양평)과 경춘선(가평)의 한적한 전철역 근처에도 가서 캠핑을 하고 싶다.
그리고 바다로도 가고 싶다. 강원도 동해, 그리고 김포-강화 쪽의 서해 모두. 언젠가 꼭 갔다 와서 여기에 사진과 여행기를 올릴 것이다.

Posted by 사무엘

2016/08/16 08:30 2016/08/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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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선 인증샷

본인은 개인 홈페이지를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시기에 이곳으로 유입되는 걸 목격했다. 그들 중 일부는 다시 이곳을 떠나고 발길을 끊기도 했으나, 본인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

그런데, 이거 참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해야 하나?
이 홈페이지의 창립-_- 순간부터 함께하면서 본인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상당수 공유해 온 친구가 있다. 그야말로 이 홈페이지에서의 짬밥 서열로 치면, 가히 압도적인 랭킹 1위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A class에 속하는 사람이 그 친구뿐인 건 아니다. 지금도 A class에 속하는 분들이 매일 내 홈페이지에 온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현역-_-에서는 물러났고, 딱히 이곳에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지는 않는다. 댓글은 거의 안 남기거나 아주 가끔 단다. ^^;;; 본인은 활동을 안 하더라도 그들의 시선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적절한 상황에서는 전관예우(?)도 할 것이다.

그 A class 중, 본인이 언급하고자 하는 그 친구가 내 홈페이지를 처음으로 알게 됐을 때 그는 겨우 초등학생이었다. 허나, 그가 육신의 연령을 초월하여 내가 쓰는 각종 어려운 글과 민감하고 질긴 글들을 잘 이해하고 개념 있는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것은 나에게 적지 않은 놀라움을 선사했다. 본인의 부모님조차 칭찬하셨을 정도이다.

그 친구가 최근, 군복무를 잘 마치고 제대했다.
걔가 군대에 간 동안 내게는 자가용이 생겼다. ㅋㅋ
걔를 1년이 넘게 못 보기도 했고, 내 홈페이지 VIP의 제대를 축하하기 위해 본인은 선뜻 차를 몰고 나가서 드라이브를 시켜 줬다.

믿거나 말거나 그 친구도 철덕이다.
경춘선 전철은 군 복무 기간 도중에 개통했는데, 휴가 나와 있을 때 이미 전구간 다 타 봤다고 한다. ㄷㄷㄷ;;

그래서 나는 이왕 차를 가져간 김에,
영업 중인 열차로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철도를 답사하는 코스를 제안했다.
바로...

서울 교ㅋ외ㅋ선ㅋ

서울 외곽에 천혜의 경치를 자랑하던 이 철도 노선은 수지가 안 맞아서 지난 2004년 고속철 개통과 함께 여객 영업을 중단한 비운의 노선이다. 게다가 외곽 순환 고속도로가 그쪽까지 전구간 개통하면서 이 철도는 더욱 잉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래도 아주 장기적으로는 여타 서울 우회 간선 철도들과 연계하여 복선 전철로 개량될 거라고는 하던데...)

말로만 듣던 교외선을 자가용으로 답사하다니!
기대에 찬 마음으로 서울 북부로 향했다. 국도 39호선이 교외선 구간을 나란히 따라간다.

아래 사진은 벽제 역 주변 사진이다.
답사를 간 당시, 날씨는 최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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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선은 다들 단선 승강장 형태인가 보다.
일본에 있는 1량짜리 디젤 동차라도 다니면 무척 운치 있을 것 같은데.
교외선은 폐선이 분명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로의 상태가 생각보다 열악해서 녹이 슬고 잡초가 나 있었다.

언젠가는 가 보고 싶었는데 혼자 가기에는 좀 뭣했던 곳엘 후배 철덕 동지와 함께 가서 인증샷을 남기게 되어 기쁘다. 그 친구에게도 좋은 선물이요 즐거운 추억이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는 곳이 서울 서남쪽이면 광명 역이나 김포 공항 근처, 7호선 천왕 차량 기지 일대를 생각하고 있었고
동남쪽이면 철도는 없으니 외곽의 각종 그린벨트 지대를 가려고 했다.
하지만 강북에서는 교외선, 중앙선, 경춘선 코스가 적절하다. ^^

시내는 도로가 너무 막히고 반대로 대중교통도 잘 돼 있으니, 차를 몰고 가는 메리트가 거의 없다. 그러니 교외로 나가는 게 이익이다. 거기가 주차 걱정도 없고.
차가 있으니까 좋긴 정말 좋다. ㅋ 이동의 무한한 자유는 정말 느껴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 것이다. 세상에, 내게도 차를 몰고 교외선을 답사하는 날이 오다니!

Posted by 사무엘

2011/11/06 19:16 2011/11/0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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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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