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철도를 광적으로 좋아하며, 이것의 영향을 받아서 교통수단의 전반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그래서 비록 기계 공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교통수단의 내부 원리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편이다. 오히려, 내가 겉으로는 전산을 전공한 프로그래머 및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먹고 살고 있지만,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로 가자면, 컴퓨터 쪽의 논리 회로 같은 내부 구조보다는 교통수단들의 내부 구조에서 '신기함과 호기심'은 더 느낀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자동차 엔진의 원리에 대해서 몇 차례 블로그에다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문득 의문이 들었다.
자동차의 제원을 나타내는 각종 숫자들의 의미를 좀 더 몸에 와 닿게 느끼는 방법은 없을까?
더 구체적으로는... 자동차 엔진의 힘과, 자전거 페달을 밟는 내 발의 힘을 서로 비교해 보면 어떨까?

물론 이건 중· 고등학교 시절의 물리 지식만 적용해서 조금만 생각해 보면 금방 답을 구할 수 있다.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물리는 고전 역학만 생각해 봐도 정말 고도의 사고의 추상화를 요구하는 고차원적이고 어려운 학문이다. 특히 미적분이 없이는 이 학문이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이 세상에 겉으로 드러나는 힘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들을 다 계층별로 분류하고 나눠서 각 계층만을 따로 생각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힘, 일, 에너지 등의 개념과, 단위의 차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만 감을 잡아도 물리는 반은 먹고 들어간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정작 학창 시절에는 그런 고민을 할 기회가 없이 그저 입시를 위한 계산 테크닉 암기만 했야 했던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본론으로 들어간다.
요즘 4기통 2000cc급 가솔린 엔진 중형차의 최대 토크가 20kg·m/4600rpm 정도 된다고 한다. 이때 /는 per이라는 뜻이 아니라 at이라는 뜻이다. 'rpm 당 얼마'가 아니라, '이 rpm에서 얼마'라는 뜻. (그리고 kg는 정확히는 kgf 즉, 질량이 아닌 중력의 단위이다)
어지간한 가솔린 엔진의 출력 그래프를 보면 최소 회전수에 가까운 1000~2000rpm대라도 최대 토크의 60%정도는 보통 나오니, 12kg쯤 된다고 쳐 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가 품은 의문은, 저 숫자의 의미가 정확히 무얼까 하는 것이었다.
토크는 말 그대로 비트는 힘, 회전력이며 팔씨름에서 이기기 위해 커야 하는 값이다. 그 자체는 하나도 어려울 것 없는 개념이다.

그런데 저게 너무 작은 값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로 오르막을 오를 때만 해도 힘들어서, 일어나 한쪽 페달에다가 내 체중을 다 힘주어 싣는다. 그것만 해도 100kg에 가까운 힘은 족히 걸릴 텐데? 이 힘이 만만찮기 때문에, 요즘 한창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제발 걷거나 뛰지 말라고 캠페인을 하고 있지 않은가.

1톤이 넘는 무게를 끌면서 백수십 마력짜리 출력을 자랑하는 자동차의 최대 토크가 겨우 10~20kg대라고? 쌀 한 가마니 무게가 채 안 될 텐데?
여러분은 그런 생각이 안 드시는가?
하지만 이것이 단견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단위에서 명시된 회전력에서 회전축의 길이이다. 사람이 발로 돌리는 성인용 자전거의 크랭크암은 길이가 겨우 17cm이고 넉넉잡아도 20cm가 채 되지 않는다. 그에 반해 자동차의 토크는 이것의 무려 5배가 넘는 1m짜리 회전 반경을 가정하고 명시된 수치이다. kg·m에서 m이 바로 그런 의미인 것이다. 회전력은 회전 반경의 길이에 정비례한다는 건 시소를 타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테고.

똑같이 자전거의 페달에다 체중을 실어도 17cm짜리 크랭크암에다 싣는 것과 1m짜리 크랭크암에다 싣는 것의 차이는 어떨까? 다시 말해 자동차는 공회전 수준에서도 10kg·m 이상급의 토크가 나오니, 이는 자전거의 크랭크암 길이 기준으로는 5배 이상의 50~60kg급의 힘이 기본으로 나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둘째, 사람과 기계가 넘사벽급의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역시 회전수이다.
사람이 크랭크를 돌리는 회전수는 죽을 힘을 다 해 전속력으로 최고 빨리 달릴 때라 해도 100수십rpm이 될까말까이고, 전속력 질주가 아니라면 평소에는 겨우 수십 rpm에 불과하다. 체중을 다 싣는 페달링은 몇 번만 하고 나면 지쳐서 더 못 한다.

그에 반해 자동차 엔진의 회전수는 기본 단위가 1000이다! 시동 유지를 위한 최소 회전수가 이미 수백에서 시작하며, 사람이 체중을 다 실어서 끙끙거리며 공급하는 힘을 자동차는 단위 시간당 적게는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나 더 많이 끊임없이 뿜어낸다. 그 힘이 쌓이고 축적되어서(=적분) 차를 굴리는 일을 한다.

즉, 사람이 페달을 체중으로 내리치는 순간적인 충격량이 몇 번 좀 커 봤자, 그건 전기로 치면 순간적인 전압이 좀 높은 정전기에 불과하다. 그것만으로는 사람을 잠깐 찌릿하게는 해도 감전시킨다거나 다른 일은 못 한다. 진짜 승부는 그게 지속적으로 흐르는 척도인 전류에서 결정된다.

이것이 바로, 500ml 우유팩 1개짜리 부피의 엔진 실린더 4개에서 휘발유를 분사하고 폭발시켜서 나오는 힘의 실체이다. 하긴, 가스나 석유가 적은 양이라도 좋지 않은 곳에서 한꺼번에 폭발하는 사고라도 났다간 주변이 어떻게 되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 괴력이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1톤짜리 쇳덩이에다 자전거 체인을 연결해서 사람이 페달을 밟아서 가는 것하고, 1톤짜리 자동차에다 시동 걸어서 액셀러레이터 밟아서 가는 것의 차이가 여기서 유래된다.

끝으로 마지막으로 생각할 것은 변속기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자동차 엔진도, 1톤이 넘는 쇳덩어리를 지탱하고 있는 바퀴에다 곧바로 엔진의 크랭크축을 연결하고서 동일한 회전수를 유지하게 할 수는 없다.
엔진 자체의 힘은 본질적으로 비록 사람보다야 강하다 해도 생각만치 강하지는 않다. 앞의 계산에서 보았듯, 5배 좀 해 봤자 토크가 수백 kg 이상으로 뻥튀기된 건 아니다. 그 대신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높은 회전수).

그래서 높은 회전수로부터 토크를 더욱 뻥튀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변속기이다.
요즘 승용차는 최저단인 1단의 기어비가 3.7에서 4.0 사이이고, 고속인 4단 정도는 돼야 크랭크축의 회전수와 바퀴의 회전수가 1.0x대로 비슷한 직결이다. 5단 이상이 초고속 주행에 속하는 오버드라이브.
정지 상태에서 4단에서 바로 출발이 가능한 자동차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 동력을 제어해 준 뒤에야 자동차는 비로소 나아가기 시작한다.

물론, 자전거에도 고급 차종에는 변속기가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변속기와 자전거의 변속기는 성격이 무척 다르다.
외형적으로는 자동차의 변속기는 수동 기준으로 기어와 기어가 곧바로 맞물리는 반면, 자전거의 변속기는 체인을 거치는 형태이니 그렇지 않다.
하는 역할도 다르다. 자동차는 높은 회전수로부터 더 큰 힘을 얻는 게 주목적이기 때문에 최고단의 한두 단계만이 오버드라이브이다.

그 반면, 사람이 페달로 자전거의 크랭크축을 회전시키는 속도는 근본적으로 몹시 느리다. 그래서 자전거의 변속기에는 자동차보다 더 다양한 단수가 존재하며, 언덕을 오를 때나 쓰는 몇몇 저단 기어를 제외하면 나머지 단계는 모두 크랭크축보다 바퀴를 더 많이, 최고 2~3배까지도 돌릴 수 있는 오버드라이브이다. 정말 가볍게 잘 밟아지지만 답답할 정도로 안 나아가는 자전거의 최저단이 자동차의 변속기로 치면 3~4단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런 차이로 인해 자동차에는 변속기가 닥치고 없으면 안 되는 필수품인데 비해, 자전거에는 변속기가 언덕 오르는 걸 편하게 해 주거나 좀 더 고속 주행을 위해 쓰이는 고급 사양쯤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즉, 자동차의 변속기는 힘을 뻥튀기시키지만, 자전거의 변속기는 힘 버프보다는 속도 버프의 목적이 더 크다. 그리고 속도 버프는 전문적인 자전거 라이더 외의 계층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물론, 좋은 변속기를 적절히 잘 활용하면 자전거 운전이 정말 편리해지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자전거의 변속기는 비싸고 정교한 부품이며(자동차의 부품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조심스럽게 안 다루면 고장도 잘 나는 편이다.

이렇게 물리적인 디테일을 생각해 보니 자동차가 얼마나 위대한 발명품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또한, 연소나 폭발 없이도 결코 작지 않은 크기의 힘을 순간적으로나마 낼 수 있는 포유류의 근육에 대해서도 생물학적으로 경이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자전거용 자동 변속기가 있다면, 언덕을 오를 때도 비록 속도가 느려질지언정 평지일 때와 동일한 부담이 페달에 걸릴 것이고, 그러면서 평지에서는 알아서 고속 주행도 알아서 되니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러기에는 아무래도 무게, 가격 등의 수지가 안 맞을 것이다.. ^^;;

끝으로, 자동차가 사용하는 내연 기관이야 저렇게 회전수별로 경제 운전이 가능한 대역과 최대 토크가 나오는 대역이 따로 존재하고 기복이 있는 반면, 전기 모터는 회전수에 관계없이 비교적 균일한 토크가 나온다고 한다. 내가 그쪽 디테일은 잘 모르지만 말이다.
수백~수천 톤에 달하는 KTX가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는 얼마나 큰 회전력이 필요할 것이며, 그걸로 시속 300까지 내려면 또 얼마나 높은 회전수가 필요할까? 당연히 톱니바퀴로는 이 정도 스케일의 동력비 변환은 절대 불가능이다.

물론 일반 도로 위를 고무 타이어로 달리는 게 아니라 레일 위를 쇠바퀴로 달리는 것이기 때문에, 정지 마찰력이 작은 것이 고속화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게다가 철도는 전차선을 설치하여 동력비 변환이 유리한 전기로 달리는 게 가능하니 철도는 여러 모로 효율이 좋은 육상 교통수단이라 할 수 있다. 자전거와 자동차 얘기만 하려고 했는데 또 글을 철도로 맺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ㅋㅋㅋㅋㅋㅋㅋ

Posted by 사무엘

2013/01/29 08:30 2013/01/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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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기량
 
연료를 폭발시켜서 출력을 뿜어 내는 내연 기관 실린더에 들어가는 공기의 부피를 말한다. 실린더는 소형 승용차는 통상 4개, 대형 승용차는 6~8개 정도 있는데, 4기통 2000cc 엔진이라고 하면 실린더 하나에 들어가는 공기 부피가 500cc라는 뜻이 된다.

배기량이 많은 엔진은 연소할 때 공기를 많이 쓰며, 이는 연료도 덩달아 많이 씀을 의미한다. 자연히 연비 역시 하락. 마치 인간의 격투기 스포츠 종목에서 체급을 체중으로 분류하듯, 자동차에는 배기량이 곧 자동차의 덩치를 법적으로 분류하는 잣대이다. 자동차세는 엔진의 배기량에 따라 달리 부과되며, 경차의 조건도 크기와 더불어 엔진의 배기량이 명시되어 있다. 오토바이도 몇백 cc를 넘는 대형 차종은 더 상위 등급의 면허가 있어야 운전할 수 있고 등록세가 더 올라간다.
 
한국의 자동차세 체계는 몇백 cc ‘이상’ 단위로 등급이 올라간다. 그래서 가령, 2000cc급으로 통용되는 중형차도 실제 제원을 보면 배기량이 199x cc 이렇게 돼 있는데, 이것은 2000cc에 아슬아슬하게 도달하지 않아서 법적으로 2000cc보다 소형차에 해당하는 세금 부과 대상으로 분류되게 하기 위한 자동차 제조 회사의 꼼수이다. 정말이다.
 
오토바이는 50cc~100cc부터 시작해 경주용 최고급 오토바이는 1000cc가 넘어가는 것도 있고 승용차는 700cc짜리 경차부터 시작해 3000cc가 넘는 대형도 있다. 자동차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한 덕분에, 작은 배기량만으로 옛날에는 더 큰 배기량에서나 가능했던 출력과 연비가 나오는 것이 요즘 추세이다.
 
특히 21세기로 들어서면서 SOHC보다 구조가 복잡하지만 흡· 배기 효율이 뛰어난 DOHC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동일 배기량당 엔진의 출력이 더욱 향상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엔진의 오버헤드 캠샤프트 구조는 생물학에서 2심방 2심실 이런 걸 보는 느낌이다.

고급 승용차의 엔진명에 흔히 ‘V6’ 내지 ‘V8’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엔진 공간 효율을 위해서 4개를 넘어가는 많은 개수의 실린더를 반반씩 V자 모양으로 마주보게 배치했음을 의미한다.

2.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

이 세상에 마찰이란 게 없다면 힘과 운동을 기술하기란 정말 간단하고 쉬울 것이다. 얼음판이나 스키장을 생각해 보자. 마찰이 없다면 아무리 무거운 물체라도 톡 쳐서 밀기만 하면 무진장 느릴지언정 움직이긴 한다. 물론 무거운 물체보다 훨씬 더 가벼운 자신은 반작용 때문에 뒤로 더 빠르게 밀려나겠지만. 심지어 돌을 뒤로 던져도 자신은 서서히 앞으로 가게 될 것이고, 총을 쏜다면 반동이 더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엔 물질과 물질 사이의 마찰이라는 게 있다. 그 중 정지 마찰력은 좋게 말하면 물체가 미끄러져서 사고가 나는 걸 방지해 주는 한편으로, 나쁘게는 정지 상태에 있는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걸 꽤 어렵게 한다(큰 힘이 필요함).
 
그런데 교통수단의 관점에서도 마찰을 다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 바퀴를 굴리는 육상 교통수단들은 전적으로 구름 마찰력에 의지하여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런 마찰이 존재하지 않으면 바퀴는 도로 위를 헛돌기만 할 뿐 차체를 가게 할 수가 없다. 구름 마찰은 작용· 반작용 효과를 어느 정도 스스로 받아 줌으로써, 교통수단이 뒤로 뭔가를 반드시 뿜어내는 후폭풍이 없이 적은 연료로 정숙한 이동이 가능하게 해 준다.
 
비행기나 로켓의 엔진은 공기만 밀어내면 되기 때문에 닥치고 무조건 배기량과 출력만 세게 만들면 될 것이다. 페달을 최대한 빠르게 밟아서 ‘지표면에 닿지 않고 떠 있는’ 바퀴를 빠르게 돌리기만 하면 되는 운동 기구를 생각하면 되겠다. 내가 배기가스(또는 공기)를 내뿜는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다. ㄲㄲㄲㄲ

그러나 현실에서 나의 무게를 받치고 있는 자전거를 몰 때는 상황이 다르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발에 힘을 주는 방식이 다르며, 빨리 달리는 자전거를 더 가속하려 할 때 힘을 주는 방식이 다르다.
 
엔진의 일률(출력)이 같더라도 이것에서 빠른 속도(m)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지, 아니면 실질적인 힘(F)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지를 나타내는 잣대는 바로 토크이다. 자동차의 성능 제원에서 마력 다음으로 토크가 반드시 뒤따르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오토바이는 엔진의 출력에 비해 토크가 자동차보다 훨씬 더 허약하다.

토크는 쉽게 말해 회전력, 모멘트이다. 팔씨름은 팔의 최대 토크가 더 큰 사람이 이길 수 있다. 자전거로 오르막을 오를 때 운전자가 일어서서 발에다 체중을 한데 실어서 힘껏 페달을 밟는 것도 특별히 속도보다는 토크를 올리기 위한 행동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토크는 자동차의 가감속 성능과 등판능력하고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일명 제로백이라고 불리는 0-to-100 km/h 가속도 토크가 큰 차여야 빨리 달성할 수 있다. 힘의 결과가 곧 가속이니 이는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토크가 시원찮은데 속도만 높게 설정된 엔진으로는 마찰이나 저항이 큰 곳에서 그 속도가 제대로 발휘될 수가 없으며, 조금만 오르막을 올라도 엔진 회전수가 확 오른다. 그런 환경에서 변속이 시원찮으면 엔진에 과부하가 걸려 시동이 꺼져 버린다.
 
토크는 개념적으로는 일이나 에너지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단위의 차원이 힘과 거리의 곱으로 J의 그것과 일치한다. 자동차의 토크로는 통상 kgf(중)· m과 함께 최대 토크가 나오는 엔진 회전수가 명시되는데, 휘발유 엔진은 보통 4000rpm대이다. 최대 출력보다 낮은 회전수에서 어서 최대 토크가 나오는 엔진이 고성능 엔진이라 할 수 있다. 디젤 엔진은 휘발유 엔진보다 더 적은 엔진 회전수로도 큰 토크가 나온다.
 
3. 변속기와 기어비
 
자동차의 엔진이 아무리 강력하다 하더라도, 시동 유지를 위한 최소 회전수로만 돌고 있는 엔진에다가 최하 1톤이 넘는 차의 하중을 받는 바퀴의 회전축을 바로 연결하여 가게 하는 것은 엔진에 많은 부담을 끼친다. 그러면 엔진은 터덜털털거리다가 시동이 꺼짐. 급한 경사는 빗면을 만들어서 거리를 늘려 천천히 오르는 방법이 있듯, 이런 상황에서는 동력비를 조절해서 엔진의 부담을 더는 방법이 있다.
 
동력비를 조절하는 가장 고전적이고 확실한 수단은 톱니바퀴이다. 자전거에도 톱니바퀴 기어가 달려 있다. 엔진이 통상적으로 내는 토크보다 더 큰 힘이 필요할 때는 엔진 회전수가 바퀴의 회전수보다 더 많게 하고(저단 기어), 나중에 딱히 큰 힘이 필요 없이 빨리 주행만 하면 될 때는 고단 기어로 바꾸면 된다. 이 일을 하는 자동차 부품은 바로 변속기이며, 변속기는 자동차의 성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지금 평지를 달리든 오르막을 달리든 상관 없이 엔진은 언제나 ‘지표면에 닿지 않고 떠 있는’ 바퀴를 빠르게 돌리면 되고, 그러면 그 힘으로 차가 알아서 가게 되는 게 변속기의 존재 목표이다.
 
통상 승용차의 기어비는 1단이 4.0 안팎이다. 엔진이 4회전할 때 바퀴가 1회전하기 때문에 시속 4~50km정도까지만 올려도 엔진 회전수는 3~4000rpm에 달한다. 정지 마찰력만 극복한 뒤엔 어서 고단 기어로 바꿔야 할 것이다.
 
기어비는 차츰차츰 낮아져서 일반적으로 4단이 되면 동력비 교체가 없는 직통인 1.0에 근접하게 되고, 5단 이상이 오버드라이브인 0.7~0.9 사이가 된다. 즉, 엔진 회전수보다 바퀴의 회전이 1.2배가량 더 빠른 고속 주행이 된다는 뜻이다.
 
각 단별 기어비는 자동차의 취급 설명서 뒷부분 제원표에 나와 있으나, 그 값의 범위는 같은 종의 자동차들 사이에서는 그럭저럭 대동소이한 편이다. 차를 더 빠르게 몰고 싶어하는 사람은 차를 튜닝하면서 변속기의 기어비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

톱니바퀴가 아닌 변속기 오일을 이용한 유압 변속기는 엔진의 부하를 유체가 대신 받아 주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에서는 자동 변속기에서 쓰이고, 또 초기에 톱니바퀴의 크기만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월등히 더 큰 기어비가 필요한 대형 기계(철도 차량 같은) 중에도 유압 변속기가 쓰이는 경우가 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자동 변속기는 운전자가 클러치 밟을 필요가 없고 실수로 시동 꺼뜨릴 일도 없으니 운전을 여러 모로 편하게 만들어 준 고마운 기계 장치임이 사실이다. 비싸고 연비가 수동보다 좀 더 열악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히는 정도였으나, 요즘은 또 자동 변속기와 연계되는 컴퓨터 장비의 오동작 때문으로 추정되는 급발진 사고가 종종 보고되어, 안전에 의구심을 받고 있다.
 
완전 기계식 수동이라면 사람이 가속 페달을 밟지도 않았는데 급발진 같은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만에 하나 차가 진짜 정신줄을 놓았더라도 클러치만 지그시 밟고 있으면 엔진의 동력 공급이 끊어질 텐데. 편안함을 담보로 위험이 더 증가한 건 아닌가 모르겠다. 참고로 시동을 꺼 버리면 가속은 멈추겠지만, 핸들과 브레이크도 동작을 멈추기 때문에 역시 만만찮게 위험하다. 시동을 끄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정해진 기어비 중 하나가 아니라 기어비 자체가 유연하게 정해지는 무단 변속기, 그리고 피스톤 운동으로부터 원운동을 따로 만드는 게 아니라 아니라 자체적으로 원운동을 만들어 낸다는 로터리 엔진 같은 건 아직까지도 떡밥인가 보다.

Posted by 사무엘

2012/07/07 19:11 2012/07/0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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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를 명절 때에나 떠오르는 4대 교통수단 중 하나로만 아는 것은, 예수님을 사대성인· 성인군자 중 하나로만 아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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