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의 속도를 올리는 방법 외

- 차량: 더 성능이 좋은 동력차를 도입한다. 특대형 디젤 기관차와 새마을호 디젤 동차는 1980년대에 열차 고속화의 선두 주자였다. 특히 역에 자주 정차하고도 표정 속도가 높으려면 가감속이 높은 차량이 필요한데, 이런 형태에는 동력 집중식보다는 동력 분산식이, 기름보다는 전기 차량이 훨씬 더 유리하다.
- 동력차의 기어비를 바꾼다. 8200호대 전기 기관차의 경우, 스펙상의 최고 속도는 시속 150이지만, 기어비를 바꾸면 시속 200을 넘길 수도 있다고 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전기 기관차는 산업선 화물 위주로나 많이 쓰여서 속도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져 있다.

- 선로: 당연히 선형을 직선화하고 개량함으로써(필요하다면 고가, 터널 건설) 열차의 속도를 올릴 수 있다. 물론 이는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 레일을 더 무겁고 튼튼한 재질로 교체하고, 덜컹거리지 않는 장대 레일을 쓰면 된다. 그래야 레일이 빠르게 달리는 육중한 열차를 견딜 수가 있다. 물론 요즘 건설되는 철도는, 굳이 고속철이 아니더라도 m당 60kg 이상의 최고급 장대 레일은 기본이다.

- 선진적인 신호 시스템도 알게 모르게 열차의 고속(빠르게 운행), 고밀도(자주 운행) 운행에 매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똑같은 복선이지만 지금의 경부선은 별다른 하드웨어 투자 없이도, 일제 강점기 때보다 허용 선로 용량이 5배에 가깝게 증가해 있다. 신호 시스템이 낙후해 있으면 안전상의 이유로 인해, 단위 구간에 대해서 열차를 매우 띄엄띄엄 보수적이고 소극적으로 운행할 수밖에 없어지며, 구간별로 진입 허가를 받기 위해 수시로 열차 속도를 줄여야 하게 된다.
교통수단들 중에 오로지 철도만이 ATS, ATC 같은 잘 통제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지하철의 경우는 신호 시스템만 치면 기술의 첨단성이 고속철 뺨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부선 열차가 1970~80년대에 들어서 서울-부산이 6시간이 넘다가 4시간 50분대로 진입하고, 나중에 4시간 10분으로까지 단축된 것은 그 당시에 위의 모든 분야에서 시설 투자와 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바퀴를 굴리는 육상 교통수단은 축중 하중이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본인은 운전 경험이 아직 거의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같은 차라도 FF(전륜구동), FR(후륜구동)은 핸들에 전달되는 느낌부터 시작해서 차가 움직이는 감각이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흠 난 FF 승용차를 몰 때나, 자동차 학원에서 FR 트럭을 몰 때나 별 차이를 못 느낀 걸로 기억하는데.

일단 기술적으로 FF가 FR보다 부품 수는 줄일 수 있지만, 만들기는 좀더 어렵다고 들었다. FR은 앞바퀴의 조향 반경이 FF보다 더 클 수 있고 핸들링 성능이 좋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뒷부분이 지나치게 가벼울 경우 바퀴가 헛도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FR은 뒤에 화물로 인한 충분한 하중이 실릴 수 있는 트럭 같은 차에 적합하다.
FF는 역시 작은 승용차에 적합하지만 차체가 커질수록(=엔진 무게보다 훨씬 더 큰 하중이 실린다는 보장이 있는) 점점 FF보다는 FR이 더 유리해지는 것 같다. 반면 버스는 엔진까지 뒤에 있는 RR 방식이 동력 전달에도 유리하고 앞부분이 가벼워져 핸들 조작에도 좋다.

철도 차량은 조향이라는 개념도 없고 그런 구동축 위치도 별 의미가 없다. 하지만 마찰이 작다는 특성상, 축중 하중이 더욱 중요하다. 쇠로 된 길 위에 쇠로 된 바퀴가 구르다 보니, 차가 지나치게 가벼우면 바퀴가 헛돌기 쉽다. 8200호대 전기 기관차라든가 새마을호 디젤 동차도 엔진 자체의 성능은 훌륭하지만, 이런 현상 때문에 선형이 안 좋은 곳에서 도입되지 못해 왔다고 한다.

Posted by 사무엘

2010/01/11 10:54 2010/01/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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