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벌식 사용자는 얼마나 될까요?
저는 수천~수만 명 정도 될 거라고 추측하고 있었는데 마침 모 지인은 1만 명 안팎 정도로 추정한다기에 서로 견해가 비슷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게 객관적인 수치가 집계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세벌식 사용자라고 해서 다 온라인 상으로 세벌식을 활발하게 알리고 다니는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저의 추정치는 이렇게 조용히 혼자 세벌식 쓰는 사람들을 모두 감안한 것입니다.
세벌식 짬밥이 20년 가까이 되는 분 중에서도 저보다 좀더 낙관적으로 추측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훨씬 더 비관적으로 추측하는 분도 계십니다.
키보드로 한글 타이핑을 할 줄 아는 컴퓨터 사용 인구 중에서 1%가 채 안 된다는 건 확실하고, 0.01~0.1% 정도 되겠죠.
공 병우 세벌식도 비주류 글자판이라는 표본 중에서야 워낙 인지도가 있고 유명해서 각종 운영체제들도 기본 지원해 줄 정도이지만, 전체라는 표본에서는 얼마나 극소수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마치 개인 데스크톱 OS 중에서(서버가 아닌) 리눅스의 차지 점유율과 비슷한 차원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리눅스는 그만치라도 차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거의 기적에 가깝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네티즌들의 수준을 믿기 때문에, 세벌식이 이렇게 극소수 얼리 어답터, 파워 유저, 매니아의 글자판만으로도 언제까지나 존속할 거라고 봅니다.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마치 한국어의 미래와도 같죠. 우리나라가 국력이 어느 정도인데, 이제 한국어가 소멸할 걱정은 할 필요 없습니다. 한국어가 무슨 이름 없는 소수 민족도 아니고, 더구나 한글 같은 BMP 영역의 1/5 가까이를 차지하는 어엿한 고유 문자까지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다시 일제한테 주권을 빼앗긴다거나, 다시 북한으로부터 6 25 같은 남침을 당할 확률만큼이나 일어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 한국어야 소멸하지는 않지만 단지 변질될 뿐이죠.)
하지만 아예 얼마 못 가서 몇십 년 안으로 세벌식은 대가 끊길 거라고 생각하는 세벌식 사용자도 봤습니다. ^^;;
2006년 가을이던가요, 그때는 흥미롭게도 우리나라 종교 분포 통계가 통계청으로부터 공식 발표됐었습니다. 그때 기독교가 860만 명이던가로 잡혔습니다. 1천만 기독교인이라는 구호가 설득력을 잃게 됐죠.
더구나 이건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지 않는 자유주의자들을 포함해서 스스로 자기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는 기독교 이단들까지 다 포함한 수치입니다. 우리나라도 사실은 예수 안 믿는 게 왜 죄인지를 알 정도로 확실하게 구원 받은 크리스천은... 의외로 극소수이며, 이건 미국조차도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이런 것처럼 세벌식 사용자 통계도 뭔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집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성비, 나이 분포, 사용하는 자판(390/최종)... 생각만 해도 흥미롭지 않겠나요?
아울러, <날개셋> 한글 입력기 사용자의 집합과 세벌식 사용자의 집합 사이에는 교집합이 제법 규모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들이 당연히 일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두벌식 쓰면서도 Shift+Space 같은 다른 많은 기능들 때문에 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고, 세벌식 쓰면서도 그냥 MS IME+파워업만으로 만족한다거나 새나루 같은 다른 프로그램을 쓰는 경우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사무엘